학대
2016.06.13 04:44

문 너머

kkk
조회 수 402 추천 수 10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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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쨔의 세계는 좁다.

마리사가 눈을 떴을 때 가장 먼저 본 것은 이 세상에서 그 누구보다 사랑하고 존경하는 부모였다. 그 다음은 하얀색 벽으로 둘러쌓인, 무척이나 느긋하게 있을 수 있는 윳쿠리 플레이스이다.

푹신푹신한 침대. 맛있는 방, 따뜻한 실내. 그 무엇하나 마리쨔의 마음에 안 드는 것이 없었다.

그런 마리쨔가 아는 세상이라곤 정말로 느긋할 수 있는 윳쿠리 플레이스에 사는 이 세상에서 가장 멋있고 힘이 쌘 아빠 마리사, 노래를 잘 부르고 상냥한 엄마 레이무, 그리고 언니 마리사와 언니 레이무, 그리고 자신. 5윳 가족이 마리쨔가 아는 세상의 전부였다.

 

모두 잘 들으라는 거제. 인간씨는 상냥하지만 정말로 무서운 생물이라는 거제. 그러니 인간씨를 보면 최대한 느긋하게 인사를 하며 예의바르게 구는 거라는 거제. 이해했냐제?”

““마리사()는 느긋하게 이해했다제!””

레이무는 느긋하게 이해했쪄!”

 

마리쨔는 오늘도 훌륭한 애완 윳쿠리가 되기 위해 존경하는 아빠 마리사에게 교육을 받고 있었다. 아빠 마리사가 말하길 이 세상에는 두 종류의 윳쿠리가 있다고 한다. 선택받은 애완 윳쿠리. 그리고 선택받지 못 한 들윳쿠리.

애완 윳쿠리는 무척이나 느긋할 수 있는 엘리트 윳쿠리이다. 마리쨔가 매일 배부르게 달콤달콤씨를 먹을 수 있는 것도, 푹신푹신한 침대씨에서 잠을 잘 수 있는 것도, 구제소를 두려워하지 않고 살 수 있는 것도 모두 엘리트 윳쿠리인 애완 윳쿠리이기 때문이다.

그에 반해 아빠 마리사의 입으로 전해들은 들윳쿠리의 삶은 어린 마리쨔가 듣기에도 도저히 느긋하지 못 한 삶이었다.

애완 윳쿠리가 아닌 윳쿠리를 인간씨는 무척이나 싫어해서 인간씨의 눈에 들어오면 끔찍한 제제를 받는다고 한다. 그것만이 아니라 무척이나 맛이 없는 풀씨나 쓰레기를 먹어야 했고 느긋한 윳쿠리 플레이스를 마련하지 못 하면 비씨에 맞아 죽을 수도 있다고 한다.

들윳쿠리의 삶은 언제나 영원하게 느긋해버릴 수밖에 없는 순간의 연속이었고 도저히 느긋할 수 없는 삶이었다. 그런 윳생은 싫다고 마리쨔는 생각했다.

그렇기 때문에 마리쨔는 애완 윳쿠리가 되고 싶었다.

마리쨔가 존경하는 아빠 마리사와 엄마 레이무는 애완 윳쿠리이지만 자신들은 애완 윳쿠리가 아니다.

애완 윳쿠리가 되기 위해선 인간씨의 시험에 합격을 해야하고, 시험에 합격을 하면 성적에 따라 배지를 받는다고 한다.

아빠 마리쟈의 멋있는 모자에는 마리쨔가 보기에도 무척이나 느긋할 수 있는 은색 배지가 달려 있었다.

은색 배지는 엘리트 윳쿠리의 증거라고 아빠 마리사가 말했다. 배지에는 금,,동의 계급이 있고 대부분의 윳쿠리는 동배지를 취득하는 것이 고작이라고 말했다.

그 말에 언니 마리사는 아빠는 어째서 금배지가 아닌 고야?”라고 물었고, 그 말에 아빠 마리사는 부끄럽다는 듯이 이게 나의 한계라제라고 대답하였다.

그 대답에 실망을 하지 않았다고 하면 거짓이 되겠지만 그래도 매일 아버지가 가르쳐주는 인간씨와 같이 살기 위한 지식은 마리쨔가 이해하기에는 너무나도 어려운 것들 투성이었고 그렇기 때문에 어렴풋하게나마 배지를 따는 것이 힘들다는 것을 마리쨔는 이해했다. 그리고 그런 배지를 딴 아버지에 대한 존경심은 매일 높아져 갈 뿐이었다.

 

마리쨔 뭐해?”

반짝반짝씨를 보고 있는 거제.”

 

침대 위에서 가만히 앉아 있는 마리쨔에게 언니 레이무가 물었다.

그 물음에 마리쨔는 득의양양한 표정으로 침대 너머에 있는 문, 그 위에 있는 반짝반짝씨를 보고 있었다.

애완 윳쿠리가 되기 위해선 인간씨의 시험을 봐야하고, 그러기 위해선 인간씨의 선택을 받아야 한다.

그리고 인간씨는 문 위에 달린 반짝반짝씨가 반짝이는 날 밤에 찾아온다고 아빠 마리사가 말했다.

마리쨔는 매일 아버지의 가르침을 받으면서 언제 문 위에 달린 반짝반짝씨가 빛날까 기대를 부풀리며 바라보고 있는 것이었다.

마리쨔의 대답에 언니 레이무도 기대어린 눈으로 문 위에 달린 반짝반짝씨를 보았다. 아빠 마리사의 가르침을 받은 아이 윳쿠리들은 틈만 나면 문을 바라보는 것이 일과였다.

아이 윳쿠리들은 꿈꾼다. 언젠가 찾아올 인간씨가 자신을 선택하고 배지 시험을 치르는 날을, 그리고 아빠 마리사와 똑같은 은배지를 딸 날을.

시험은 어렵다고 하지만 마리쨔는 자신감에 가득 찼다. 왜냐하면 자신은 엘리트 윳쿠리인 아빠 마리사와 엄마 레이무의 사이에서 태어난 엘리트 윳쿠리니까. 시험 따윈 문제없을 것이다.

 

아가야, 노래를 부를 시간이야. 같이 느긋하게 노래를 부르자.”

 

뒤에서 엄마 레이무가 마리쨔와 언니 레이무를 부르고 있었다. 엄마 레이무의 밑에선 언니 마리사가 몸을 늘리면서 자매들을 재촉하고 있었다.

마리쨔와 언니 레이무는 느긋하게 노래를 부르는 거야!” 라고 대답을 하면서 엄마 레이무에게 다가갔다.

그런 모습을 아빠 마리사는 조용히 바라보고 있었다.

오늘도 마리쨔의 세계는 평화롭다.

마리쨔는 행복했다.

 

 

 

 

언제 문 너머로 갈 수 있을까?

마리쨔는 오늘도 문을 바라보고 있었다. 마리쨔의 몸은 아기 윳쿠리에서 아이 윳쿠리라고 부를 수 있을 만큼 성장하였다.

 

레이무! 아가야! 오늘은 진수성찬이라제!”

 

그 때 아빠 마리사가 사냥에서 돌아왔다. 아빠 마리사의 머리 위에는 철제 사료그릇이 재주 좋게 실려 있었고. 그 위에는 윳쿠리 푸드로 혀가 기름진 마리쨔가 보기에는 맛있는 달콤달콤씨가 가득 담겨져 있었다.

코를 간질이는 달콤한 냄새에 자매들은 침을 흘리며 아빠 마리사의 곁으로 달려갔다. 자매들은 모두 어서 달콤달콤을 달라고 재촉을 하였고, 아빠 마리사는 웃음을 터뜨리며 아이들을 달래며 땋은 머리로 사료 그릇을 바닥에 내려놓았다.

 

“““우걱우걱! 이거 무진장 맛있어! 행뽁~~~!”””

 

오늘 사냥에 다녀온 아빠 마리사가 가져온 달콤달콤씨는 무척이나 맛있었다. 너무 맛있어서 눈물을 흘리며 아빠가 하지 말라고 가르쳐준 행뽁~”마저 해버릴 정도였다.

평소라면 엄히 주의를 줄 아빠 마리사도 이해한다는 듯이 애틋한 시선으로 아이들을 바라볼 뿐이었다.

모두가 식사에 열중하고 있을 때, 엄마 레이무는 무언가 불편하다는 듯이 인상을 찌푸릴 뿐이었다.

 

느늣? 레이무 뭐하는 거제? 안 먹는거제?”

레이무는 입맛이 없어. 이 달콤달콤씨는 왠지 느긋할 수 없어.”

…….”

 

레이무의 말에 마리사도 입을 다물었다. 식사를 하면서 아빠와 엄마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있던 마리쨔는 엄마 레이무의 말을 이해할 수 없었다. 지금 먹고 있는 달콤달콤씨는 멋있는 아빠가 사냥해서 가져온 달콤달콤씨이고 지금까지 먹어온 달콤달콤씨 중에서 최고로 느긋할 수 있는 것이었다.

그런 것을 보고 느긋할 수 없다고 말하다니. 마리쨔는 엄마 레이무를 이해할 수 없었고, 그런 엄마 레이무의 발언은 아빠 마리사에게 무척이나 실례가 된다고 생각했다.

도저히 엘리트 윳쿠리의 발언이라고 생각할 수 없었다.

하지만 아빠 마리사는 그런 엄마 레이무의 발언을 이해한다는 듯이 그저 쓴웃음을 지을 뿐이었다.

멋있는 만큼 도량도 큰 엘리트 윳쿠리라고 마리쨔는 생각했다.

 

그러지 말고 먹으라는 거제. 레이무에게 줄려고 특별히 남겨둔 특별한 아마아마라제.”

알았어.”

 

아빠 마리사는 모자 속으로 땋은 머리를 집어넣더니 하늘색으로 빛나는 것을 꺼내었다. 그것을 보고 마리쨔는 저것이 인간씨의 간식인 사탕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들어보기만 했지 실물을 처음 보는 마리쨔는 엄마 레이무의 입가로 옮겨지는 사탕씨를 보고 자신도 먹고 싶다고 조르고 싶었지만 엘리트 윳쿠리인 마리쨔는 오늘 기운이 없는 엄마에게 사탕씨를 양보해주기로 했다.

엄마 레이무는 사탕도 내키지 않는 것 같았지만, 아빠 마리사의 성의를 무시할 수 없는 것인지 마지못해 사탕을 입에 넣었다.

단란한 가족의 식사 시간은 마치고, 아빠 마리사가 사냥터로 사료 그릇을 가져다 놓을 때, 마리쨔는 발견했다.

 

반짝반짝씨가 반짝거리고 있다제! 드디어 때가 온거라제!”

 

마리쨔의 말에 자매들은 바닥을 뒹굴며 놀던 것을 멈추고 일제히 문을 바라보았다. 마리쨔의 말대로 문 위에 달린 반짝반짝씨는 붉은색을 반짝거리며 무척이나 느긋하게 있었다.

 

엄마! 엄마! 반짝반짝씨가 반짝이고 있다제! 마리쨔, 오늘 엘리트 애완 윳쿠리가 되는 거라제!”

.”

 

마리쨔는 곁에 있던 엄마 레이무의 몸에 부비부비를 하면서 온몸으로 기쁨을 표현하였지만 지쳤던 것일까? 엄마 레이무는 잠을 자고 있었다.

평소에 낮잠을 자고 있지 않던 엄마 레이무이기에 의아하게 생각하며 엄마 레이무의 몸에 부비부비를 하면서 깨우려고 하지만 일어날 생각을 하지 않았다.

 

엄마? 뭐하는 거제? 인간씨가 오는 거제? 어서 일어나지 않으면 혼날지도 모르는 거제?”

 

잠에서 일어날 생각을 하지 않는 엄마 레이무에게 걱정스럽게 말을 하는 마리쨔.

 

아가야들을 돌보느라 지친 거라제. 인간씨는 관대하니 이 정도는 넘어가 준다제.”

...느긋하게 이해했다제!”

 

어느새 다가온 아빠 마리사가 땋은 머리로 마리쨔를 때어놓으면서 타이르듯이 말하였다.

마리쨔는 석연치 않았지만 존경하는 아빠 마리사의 말이기 때문에 순순히 따랐다.

그리고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마리쨔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문이 열리는 것을 보았다.

 

느늣? 저게 인간씨인거제? 엄청나게 크다제.’

 

문을 통해 나온 것은 마리쨔가 처음 보는 생명체였다. 이 세상에서 아빠 마리사가 가장 크고 힘이 쌔다고 생각해온 마리쨔에게 있어서 처음 보는 인간의 모습은 충격 그 자체였다.

지금까지 인간씨는 무서우니 예의 바르게 있어야 한다는 아빠 마리사의 말을 듣고 과장이 심하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보니 인간씨는 정말로 크고 힘이 쌔보였다. 아빠의 말대로 인간씨가 화가 나면 정말로 느긋할 수 없을 것이라고 본능적으로 깨달았다.

 

느늣! 인간씨! 인간씨! 어서 마리사를 데려가 달라는 거제! 마리사는 엘리트 윳쿠리다제!”

능능는! 레이무는 노래를 잘 부른다구! 느긋한 날~! 여유로운 날~! 엄마한테 노래를 많이 배웠다구!”

 

마리쨔가 인간의 모습에 몸을 벌벌 떨고, 쉬쉬를 지릴 뻔한 것을 참고 있을 때. 자매들은 무슨 용기가 난 것인지 인간씨의 발밑에서 몸을 통통 튀기면서 자기 어필을 하고 있었다.

그제야 마리쨔도 한 발 늦었다고 생각을 하며 인간씨에게 다가가려고 하였지만.

 

흐응이번에도 기운이 좋은 걸. 역시 우수해. 3번 마리사.”

, 감사합니다. 이번에도 열심히 아이를 키웠습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응응, 나도 잘 부탁해. 너만큼 우수한 윳쿠리는 찾기 힘들거든.”

, 영광입니다.”

 

그런 자매들의 어필은 듣지도 않은 채 인간씨는 아빠 마리사와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아빠 마리사는 지금까지 마리쨔가 본 적이 없는 얼굴을 하고 있었다. 잔뜩 굳어진 인상. 벌벌 떠는 몸. 아무리 좋게 봐줘도 멋있다고 할 수 없었다. 그 모습에 마리쨔는 적잖이 실망을 하였지만 인간씨는 아빠 마리사의 모습에 대단히 만족을 한 것 같았다. “좋은 태도야 3번 마리사. 자기 주제를 아는 윳쿠리, 난 싫지 않아.” 웃으면서 그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그걸 보고 마리쨔는 아빠 마리사가 말한 예의가 바른 태도라는 것은 저런 것이라고 배웠다.

그렇기 때문에 자매들처럼 요란하게 자기주장을 하지 않고 아빠 마리사의 곁에서 인간씨의 눈치를 보며 조용히 있었다.

그리고 내심 이걸로 자기가 이겼다고 생각했다. 이걸로 선택을 받는 건 자기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럼 이번에는 어느 걸 고를까. , 이 녀석이 가장 기운이 좋은 걸.”

느늣! 하늘을 나는 것 가타!”

, 어째서 언니야를 고르는 고야아아앗!’

 

자신감으로 가득 찼기에 언니야를 고른 인간씨의 행동을 마리쨔는 이해할 수 없었다. 그건 언니 레이무도 마찬가지인 듯 방방 자리에서 뛰면서 항의를 하였지만 인간씨는 그런 언니 레이무의 목소리는 들리지도 않는다는 듯이 언니 마리사를 손에 든 채 문을 닦고 나갔고, 인간씨의 뒤를 쫓던 언니 레이무는 그대로 문에 거세게 머리를 들이박고 말았다.

 

느겟! 느느아파귀여운 레이무의 얼굴이 아프다구융야아아아앗!”

 

문앞에서 울먹거리던 언니 레이무는 아픈 얼굴과 그리고 선택받지 못 했다는 사실에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언니 레이무가 울자 마리쨔도 서러워져서 울음을 터뜨렸다.

 

너무 실망하지 말라제. 다음 기회가 있다제. 아가야들은 우수하니까 다음 기회도 빨리 찾아올 거라제.”

 

아빠 마리사가 언니 레이무의 붉게 부어오른 얼굴을 할짝할짝 하면서 우는 아가야들을 달랬다. 아빠 마리사의 말에 마리쨔는 훌쩍거리면서 울음을 그쳤지만 금방 다음 기회가 찾아올 것이라는 말을 믿을 수가 없었다.

자신이 태어나고 단 한 번도 모습을 보인 적이 없던 인간씨의 등장이다. 다음 기회가 언제 올지, 도저히 다음 기회가 찾아올 것이라고 믿겨지지 않았다.

 

, 달콤달콤씨를 먹고 기운 내라는 거제.”

 

아빠 마리사는 모자 속에 땋은 머리를 집어넣어 무언가를 꺼내었다. 엄마 레이무가 먹었던 하늘색 사탕이었다. 그것을 본 마리쨔와 언니 레이무는 선택받지 못 했다는 슬픔은 단번에 잊어버리고 사탕에 달려들었다.

 

““할짝할짝! 행뽁~!””

 

사탕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맛있었다. 마리쨔는 사탕을 준 아빠 마리사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기 위해 고개를 들었다.

 

. 어쩔 수 없는 거라제.”

 

얼굴을 들자 그곳에는 고뇌에 찬 아빠 마리사의 얼굴이 보였다. 아빠 마리사는 문을 바라보고 있었다.

왜 그런 얼굴로 문을 바라보는 것일까?

마리쨔는 생각했다. 그리고 이해했다. 엘리트 애완 윳쿠리가 된다는 것은 아빠 마리사와 엄마 레이무와 헤어진다는 것이라는 것을. 어쩌면 저 문너머로 나가면 두 번 다시 만나지 못 할지도 모른다는 것을.

그 사실을 깨닫자 마리사는 슬퍼짐과 동시에 선택받지 못 해서 다행이라는 생각을 하였다.

그리고 그 사실을 아빠 마리사에게 말해주려고 하였을 때 갑자기 졸음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어떻게 수마를 이겨내고 말을 하려고 했지만 어차피 일어나서 말하면 그만이라고 생각하고 마리쨔는 수마에 몸을 맡겼다.

 

아빠마리쨔는 아빠랑 같이 있어서 행복하다제.’

 

마리쨔는 꿈속에서 부모 윳쿠리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였다.

그리고.

아빠 마리사의 말대로 선택의 순간은 금세 찾아왔다.

그리고 이번에도 마리쨔는 선택을 받지 못 하였다.

 

 

 

 

 

떠들썩했던 방은 상당히 쓸쓸해졌다.

언니 마리사도 언니 레이무도 모두 인간씨의 선택을 받고 시험을 받으러 갔다. 그리고 돌아오지 않았다.

자랑스런 자매들이다. 분명 어엿하게 시험에 합격하고 지금쯤 다른 인간씨의 곁에서 무척이나 느긋하게 있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면 가슴에 찾아오는 적적함도 어느 정도 가셨다.

 

아가야. 같이 응응 체조를 하자.”

느긋하게 이해했다제!”

 

언제 반짝반짝씨가 반짝일까? 마리쨔는 다음은 자기 차례라는 것을 확신하면서 엄마 레이무의 말에 기운차게 대답하였다.

 

엄마야! 엄마야! 언니야들은 잘 지내고 있을까? 마리쨔는 조금 걱정이 된다제.”

느늣? 무슨 소릴 하는 거니?”

그러니까! 언니야들은 잘 지내고 있냐고 물었다제! 엄마야는 걱정이 안 되는 고제?”

느늣?”

 

같이 응응 체조를 하면서 마리쨔가 자매들의 안부를 물었지만 레이무는 마리쨔의 질문이 이해가 안 되는 눈치였다. 그 모습에 답답함을 느끼며 다시 입을 열려는 순간.

 

아가야 어디 아프니? 아가야는 레이무와 마리사의 하나뿐인 아가야인걸. 아가야에게 언니야가 있을 리가 없잖니. 꿈이라도 꿨니?”

느늣!?”

 

엄마 레이무의 걱정스런 물음에 마리쨔는 할 말을 잃었다. 엄마는 도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 것인가? 바로 어제까지만 해도 같이 달콤달콤씨를 우걱우걱하고 부비부비를 한 다음 응응 체조까지 같이 하지 않았는가?

마리쨔는 오히려 엄마야말로 어디 아픈 게 아닌가 싶었지만 마리쨔의 눈에는 엄마 레이무는 평소의 엄마 레이무였다.

마리쨔는 알 수 없는 불안감에 휩싸였다. 저부 밑에서부터 슬금슬금 기어 올라오는 한기에 몸을 부르르 떨면서 사냥터로 그릇을 다시 가져다놓는 아빠 마리사에게 달려갔다.

 

아빠야! 아빠야! 엄마야가 이상하다제! 엄마야가 언니들은 없다고 말하는 거제!”

…….”

 

마리쨔의 말에 아빠 마리사는 엄마 레이무를 바라보았다. 엄마 레이무를 걱정스럽다는 눈으로 마리쨔와 아빠 마리사를 보고 있었다.

아빠 마리사는 한숨을 쉬면서 마리쨔를 타이르듯이 말했다.

 

아가야 어디 아픈 거제? 마리사의 아가야는 오직 아가야뿐이라제.”

느늣!?”

 

믿었던 아빠야의 입에서도 자매들의 존재는 부정되었다. 마리쨔는 혼란에 빠졌다. 도대체 아빠야와 엄마야는 무슨 소릴 하는 걸까? 분명 어제까지만 해도 언니 레이무랑 같이 우걱우걱을 하고 부비부비를 했고, 그 전에는 분명 언니 마리사도 함께 우걱우걱을 했었다.

자신의 팥소가 분명 기억하고 있는데, 왜 그런 말을 하는 걸까?

마리쨔는 불안에 빠져 아빠 마리사와 엄마 레이무를 번갈아 보았지만 부모 윳쿠리는 그런 마리쨔가 걱정된다는 표정으로 바라볼 뿐이었다.

 

마리쨔가 착각한 것인거제? 실은 언니야는 없었던 것인거제? 그런 거제?’

 

오히려 자신의 기억에 의문이 가는 마리쨔였다.

불안에 떠는 마리쨔를 보며 마리사는 모자 속에 땋은 머리를 집어넣어 무언가를 꺼냈다. 가끔씩 엄마 레이무에게 주는 하늘색 캔디였다.

 

아가야는 지친 거라제. 달콤달콤씨를 먹고 쉬라는 거제.”

느늣.”

 

평소라면 눈에 불을 키고 달려들었을 달콤달콤씨. 하지만 마리쨔는 아빠 마리사가 건네주는 하늘색 사탕이 왠지 무척이나 느긋하지 못 한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존경하는 아빠의 성의를 무시할 수 없기에 주저하면서 사탕에 입을 대었다.

사탕은 여전히 맛있었다. 무심코 행뽁~!이라고 외치고 싶을 정도였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리사의 중추 팥소뇌에 도래한 불안감을 불식하지 못 하였다.

그리고 어느 사이엔가 마리쨔는 잠에 들고 말았다.

그리고 눈을 떴을 때에는 문 위의 반짝반짝씨가 붉은 빛을 내고 있었다.

 

 

 

 

엄마야! 엄마야! 오늘 마리쨔가 떠나는 거제! 일어나라는 거제!”

느으.”

 

반짝반짝씨가 반짝이는 날은 인간씨가 찾아온다. 그리고 남은 자매가 없는 이상 이번에 선택을 받는 것은 자신이다.

지금까지 선택을 받은 자매들은 돌아오지 못 한다. 그렇다면 사랑하는 부모님과 할 수 있는 시간은 지금 이 순간이 마지막이다.

그렇기 때문에 마리쨔는 필사적으로 엄마 레이무를 깨우려고 하였지만 엄마 레이무는 일어날 생각을 하지 않았다.

 

아가야. 엄마야는 지친 거라제. 자게 내버려두라는 거제.”

그치만그치만 마리쨔 떠나는 거제? 언니야들은 문밖으로 나간 뒤 돌아오지 않았다제? 마리쨔도 문밖으로 나가는 거제? 이제는 두 번 다시 돌아오지 못 하는 거제? 아빠야는 슬프지 않은 거제? 마리쨔는 엘리트 윳쿠리가 되어서 기쁘지만 아빠야랑 엄마야랑 두 번 다시 만나지 못 하는 건 무척이나 슬프다는 거제? 정말로 느긋할 수 없다는 거제?”

느읏!?”

 

마리쨔의 말에 아빠 마리사의 몸이 흠칫 떨렸다. 몸을 부들부들 떠는 아빠 마리사. 아빠 마리사의 두 눈망울에는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다.

 

, 아가야실은.”

“3번 마리사. 준비는 다 됐냐?”

 

아빠 마리사가 무언가 말을 하려고 하는 순간 문이 열렸다. 인간씨다. 자매들을 데려간 인간씨가 온 것이다. 드디어 자신도 문밖으로 나가 엘리트 윳쿠리가 되는 것이다. 그리고 부모 윳쿠리와 헤어지는 것이다.

환희와 슬픔이 교차하는 순간. 마리쨔는 기운차게 인간씨에게 느긋하게 있으라제!” 라고 인사를 하지만 마리쨔의 인사는 무시되고 말았다.

 

, 오빠야. 이 아이는.”

? 무슨 소릴 하는 거지 3번 마리사.”

느늣!”

 

아빠 마리사가 슬금슬금 인간씨의 발밑으로 기어가 호소를 하듯이 말을 하였다. 아빠 마리사의 말에 인간씨는 싱긋 웃으면서 아빠 마리사를 내려다 보았다.

웃고 있는 얼굴. 하지만 마리쨔의 눈에는 인간씨의 미소가 도저히 느긋할 수 없는 것으로 보였다.

 

설마, 이 아이만은 봐달라고 말하는 거야? 3번 마리사?”

느읏,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그렇게 말하려고 했습니다. 이번에도 잘 키웠습니다.”

 

인간씨의 물음에 아빠 마리사는 필사적으로 미소를 지으며 몸을 저었다. 그 아빠 마리사의 얼굴이 마리쨔의 눈에는 정말로 추하게 보였다. 자랑스런 아빠야가 할 얼굴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인간씨는 그런 비굴한 아빠 마리사의 태도가 마음에 든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우수해 3번 마리사. 그렇게 주제 파악을 하면 정말로 느긋한 윳생을 보낼 수 있을 거야.”

, 맞습니다.”

 

인간씨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는 아빠 마리사. 인간은 씨익 웃으면서 아빠 마리사를 한번 본 뒤 아빠 마리사의 옆에 있던 마리쨔를 집어 들었다.

 

느읏! 하늘을 나는 것 가타!”

 

갑자기 높아진 시야에 본능에 새겨진 말을 입에 담는 마리쨔. 그리고 문밖으로 나서려고 할 때.

 

느늣? 아가야? 어디에...”
엄마야? 엄마야!? 마리쨔는 떠나는 거제! 어엿한 엘리트 윳쿠리가 되는 거라제!”

 

잠을 자고 있던 엄마 레이무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 목소리에 어쩌면 윳생 마지막으로 보게 될지도 모르는 엄마 레이무를 향해 소리쳤다. 눈에는 어느새 눈물이 맺히고 있었다.

 

느늣!? 어째서!?”

 

아빠 마리사가 초조한 얼굴로 엄마 레이무를 바라보았다. 엄마 레이무는 마리쨔의 목소리를 들었는지 놀란 얼굴로 마리쨔와 마리쨔를 들고 있는 인간씨를 보고 있었다.

그리고 인간씨는 놀란 얼굴로 자신을 바라보는 레이무를 짜증 섞인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엄마 레이무의 얼굴에 처음 보이는 것은 경악이었다. 그 다음에는 절망, 그리고 분노였다.

평소의 상냥했던 엄마 레이무밖에 몰랐던 마리쨔는 수라처럼 변한 엄마 레이무의 얼굴을 보고 자기도 모르게 쉬쉬를 지르고 말았다.

 

인가아아안! 망할 인가아아안! 아가야를 내놔아아앗! 아가야! 엄마가 구해줄게! 느긋하게 기다려!”

 

침대에서 일어난 엄마 레이무가 몸을 튕기면서 윳쿠리라고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른 속도로

인간씨를 향해 달려들었다.

그런 엄마야의 태도에 당황하는 마리짜. 왜 엄마야는 저렇게 화를 내는 것일까?

 

망할 인가아아안! 어서 아가야를 내놔아앗느게에에엣!”

 

인간씨를 향해 몸통 박치기를 하려고 하는 엄마 레이무. 그런 엄마 레이무를 아빠 레이무가 몸을 부딪쳐 튕겨냈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레이무는 조금 지친 것뿐이에요!”

마리자아아앗! 어째서 그런 소리를 하는 고야아아앗! 아가야가아아앗! 아가야가 문밖으로 나가버린다고오오옷!”

 

사랑하는 아내가 바닥을 뒹굴고 팥소를 토해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빠 마리사는 레이무에겐 시선도 주지 않고 인간씨를 향해 고개를 숙이며 필사적인 사죄의 말을 늘어놓았다.

그런 아빠 마리사에게 배신감을 느낀 것인지 바닥을 뒹굴면서 레이무가 원한어린 소리를 질렀다.

 

으응내성이 생겼나.”

 

마리쨔는 눈앞에서 펼쳐지는 광경을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다. 단란했던 가정이 풍비박산이 나는 순간이었다. 그런 광경을 목도하면서도 인간은 히죽거리면서 그런 말을 중얼거렸다. 마리쨔는 도저히 상황을 이해할 수 없었다. 누군가에게 어째서 이렇게 된 것인지 묻고 싶었지만 누구에게 물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 잘 해봐. 다음에도 잘 키워보라고.”

, 알겠습니다앗!”

 

인간씨는 흥미를 잃었는지 손을 팔랑거리면서 등을 돌렸다. 인간의 손에 붙잡힌 마리쨔는 몸을 바둥거리면서 문 너머의 아빠 마리사와 엄마 레이무를 바라보았다.

그곳에는 몸을 버둥거리면서 저항을 하는 엄마 레이무와, 엄마 레이무를 저부로 제압을 하면서 땋은 머리로 하늘색 캔디를 엄마 레이무의 입에 집어넣는 아빠 마리사의 모습이 보였다.

 

 

 

 

도대체 어떻게 된 것이라제? 마리쨔는 엘리트 윳쿠리가 되는 게 아닌거제?’

 

인간의 손에 잡힌 채 마리쨔는 생각했다.

지금까지 문밖으로 나가면 엘리트 윳쿠리가 될 것이라고 마리쨔는 믿었다. 하지만 방금전에 본 광분한 엄마야의 모습, 그리고 인간씨에게 비굴하게 고개를 숙이는 아빠야의 모습을 보고서는 도저히 엘리트 윳쿠리가 될 것이라고 믿을 수가 없었다.

마리쨔는 자신을 들고 있는 인간씨에게 질문을 던졌지만 마리쨔의 질문에 인간씨는 대답을 들려주지 않았다.

마리쨔는 생각했다. 자신은 어떻게 되는 것인가?

그리고 느긋하지 못한 순간이 찾아올 것이라고 어렴풋한 예감이 들었다.

인간씨의 걸음이 멈춰졌다. 그곳은 넓은 방이었다. 마리쨔가 살았던 윳쿠리 플레이스보다 더 넓은 곳이었다. 바닥은 반짝반짝 윤이 나는 돌이 깔려 있었고 향긋한 냄새가 방안에 충만하였다. 척보아도 자신이 살았던 윳쿠리 플레이스는 쓰레기라도 느껴질 정도로 느긋한 윳쿠리 플레이스였다.

마리쨔는 이 새로운 윳쿠리 플레이스를 보고 자신의 걱정은 기우였다는 것을 깨달았다.

 

역시 마리쨔는 엘리트 윳쿠리가 되는 거라제. 엄마야는 마리쨔랑 헤어지기 싫어서 그런 것이라제.’

 

마리쨔는 새로운 환경에 만족을 하면서 중추 팥소에 쌓인 불안을 떨쳐내었다.

 

식사시간이다~”

 

그리고 마리쨔를 든 인간씨는 아무도 없는 방에 소리를 쳤다.

누구를 부르는 건가? 어쩌면 헤어진 자매가 자신을 반길지도 모른다. 마리쨔는 가슴을 두근거리면서 누가 나올지 기다렸다.

그리고 그 순간. 부유감이 마리사의 몸을 덮쳤다.

 

하늘을 나는 것 같느겟!”

 

정형적인 대사를 뱉으면서 자유낙하를 하던 마리사는 그대로 바닥에 부딪혔다.

전신을 엄습하는 통증에 몸을 뒹구는 마리쨔.

어느 정도 통증이 가시자 마리쨔는 인간씨를 노려보았다.

 

무슨 짓을 하는 거냐제! 엄청 아팠다제! 당장 달콤달콤씨를 가져오라는 거제!”

 

인간씨에게는 언제나 예의바르게 굴라고 아빠 마리사가 가르쳤지만 마리쨔는 자신의 요구가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자신을 아프게 했으니 당연한 보상을 요구하는 것이다.

마리쨔의 말에 인간씨는 힐끔 마리쨔를 보았지만 다시 시선을 방구석으로 돌렸다.

 

플랑! 밥 먹을 시간이야!”

무시하지 말라는 거제! 당장 달콤달콤씨를 가져오라는 거제!”

 

마리쨔의 말을 무시하고 누군가를 부르는 인간씨. 마리쨔는 뿌꾹을 하면서 위협을 하지만 인간씨는 여전히 마리쨔를 무시하였다.

이건 슬슬 본격적으로 본때를 보여주지 않으면 안 되겠다. 그렇게 생각한 순간이었다.

 

우우~달콤달콤씨가 있다우~”

 

마리쨔의 머리 위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마리쨔는 고개를 들었다.

 

느게에엣! 플랑이다아아앗!”

 

난생 처음보지만 눈에 들어온 순간 마리쨔의 입은 자연스럽게 그 이름을 말했다. 피포식종 윳쿠리의 팥소에 각인된 본능이 허공에 떠있는 윳쿠리가 천적인 포식종 플랑이라는 것을 알려주었다.

 

느늣! 마리쨔는 도망가는 거라제! 느긋하게 있지 않고 도망가는 거라제! 슬금슬금!”

 

마리쨔는 도망을 가려고 하였지만 아이 윳쿠리가 성체 포식종의 손에서 벗어나기란 무리였다. 하물며 현재 마리쨔가 있는 곳은 엄폐물이라곤 찾아보기 힘든 곳.

금세 마리쨔는 플랑에게 붙잡혔다.

 

느야아아앗! 마리짜의 모자! 돌려주라는 거제!”

그럭저럭인 맛이네.”

 

머리가 허전해지만 마리쨔는 도망치는 것을 멈추고 고개를 들었다. 마리쨔의 눈에는 자신의 모자를 씹어먹고 있는 플랑의 모습이 보였다. 마리쨔는 그 자리에서 방방 뛰면서 소리쳤지만. 마리쨔의 호소에도 불구하고 플랑은 식사를 할 뿐이었다.

 

다음은 메인 디쉬라구~”

느늣!?”

 

메인 디쉬. 그것이 무슨 의미인지는 모르겠지만. 다음은 자길 잡아먹는다는 것을 마리쨔는 눈치챘다.

자신의 발로는 도망칠 수 없다. 마리쨔는 곧장 인간씨에게 달려갔다.

 

인간씨! 인간씨! 마리쨔를 구해달라제! 느긋하게 있지 말라제! 지금 당장 구하라는 거제!”

 

마리쨔의 요구에 인간씨는 씨익 웃으면서 손을 내밀었다.

마리쨔는 인간의 손에 올라타려고 하였다. 하지만 마리쨔가 손에 올라타기 직전 손이 웅크려지더니 인간씨의 손가락이 마리쨔의 안면을 강타하였다.

인간이라면 조금 따가운 수준으로 끝날 딱밤. 하지만 아이 윳쿠리인 마리짜에겐 생애 처음 느껴보는 고통이었다.

 

느게에에엣! 어째서 이런 짓을 하는 거야!”

 

안면에 느껴지는 고통에 눈물을 흘리며 소리치는 마리쨔. 하지만 그런 항의도 오래 가지 않았다.

 

우우~ 이번에는 정말로 달콤달콤하다구~ 우우~”

느갸아아앗! 마리쨔의 팥소를 먹지 말라제! 마리쨔 영원히 느긋하게 돼버린다고옷.”

 

플랑의 날카로운 송곳니가 마리쨔의 몸에 박혔다. 그와 동시에 마리쨔의 팥소가 플랑의 입으로 빨려들어갔다. 그 소름끼치는 느긋하지 못한 감촉에 마리쨔는 비명을 지르지만 플랑도, 그리고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는 인간씨도 마리쨔의 요구를 듣지 않았다.

마리짜는 발버둥을 쳤다. 자신을 이렇게 끝날 윳쿠리가 아니다. 엘리트 윳쿠리가 되어서 언젠가 아빠 마리사와 엄마 레이무에게 훌륭한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플랑의 입에서 빠져나올 수 없었다. 오히려 힘을 주면 줄수록 압력 때문에 플랑의 입으로 빨려나가는 팥소의 양이 많아질 뿐이었다.

 

 

이게 뭐냐제! 이게 뭐냐제! 마리쨔는 엘리트 윳쿠리가 되는 게 아니거냐제? 어째서 이렇게 된 거냐제?’

 

작은 아이 윳쿠리인 마리쨔의 팥소는 금세 플랑의 입으로 빨려나갔다. 탱탱했던 피부는 쭈글쭈글해졌고 조금만 더 빨리면 그대로 마리쨔는 영원히 느긋해질 운명이었다.

하지만 다행인지 불행인지 플랑의 배는 마리쨔의 적은 팥소로도 불렀는지 쭈글쭈글해진 마리쨔의 몸을 뱉어냈다.

죽기 일보직전, 하지만 치료를 한다면 마리쨔는 분명 살 수 있을 것이다.

 

, 느늣인간씨, 마리쨔를 살려달라제마리쨔는 엘리트 윳쿠리가 되는 거라제.”

 

땋은 머리를 바들거리면서 인간씨를 향해 뻗는 마리쨔. 인간씨는 마리짜의 쭈글쭈글해진 몸을 들어 올리면서,

 

사료가 무슨 소릴 하는 거야.”

 

냉담하게 그렇게 말을 할뿐이었다.

 

마리쨔는사료가아니라제엘리트……윳쿠리가 되는거라.”

응응, 그래 엘리트, 엘리트, 확실히 너네 자매들은 다른 사료보다 맛이 좋다고 하더라.”

 

인간씨는 건성으로 대답을 하면서 방구석에 놓인 쓰레기통의 뚜껑을 열었다.

뚜껑을 연순가 윳쿠리의 시체 냄새가 진하게 풍겨져 나왔다. 도저히 느긋할 수 없는 냄새였다.

마리쨔는 몸을 바들거리면서 피하려고 하였지만, 인간씨는 무정하게 마리쨔의 죽어가기 일보직전의 몸을 쓰레기통 안으로 던져버렸다.

 

느겟.”

 

있는 힘껏 비명을 지르지도 못 하는 몸이 되었다.

마리쨔는 눈을 굴렸다. 자신이 발을 딛고 있는 곳은 윳쿠리의 시체가 쌓여있는 쓰레기통 안이었다. 자신처럼 전신이 쭈글쭈글해진 아이 윳쿠리의 시체가 많았다. 그중에는 성체 윳쿠리의 시체의 일부도 보였다. 윳쿠리의 입장에서 보자면 소름이 끼치는 광경이었다.

 

, 인간씨! 마리짜를 구해달라제!”

 

다 죽어가는 몸에도 불구하고 요란한 소리가 절로 나오게 만드는 광경이었다. 하지만 인간씨는 마리쨔의 말을 무시하고 쓰레기통의 뚜껑을 닫았다.

마리쨔의 시야에는 어둠만이 가득했다. 하지만 냄새가, 저부에서 느껴지는 감촉이 방금 전 본 끔찍한 광경을 더욱 선명하게 마리쨔에게 전해주었다.

 

싫다제이런 건 싫다제마리쨔는 엘리트 윳쿠리가 되기 위해서 태어난 게 아닌거제? 마리쨔는 사료가 되려고 태어난거제? 그런거제?”

 

마리쨔는 어둠 속에서 물었다. 하지만 답변을 들려주는 이는 없었다.

자신의 자매들도 이곳 어딘가에 묻혀있을까? 마리쨔는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런 건 싫다. 살고 싶다. 자신은 애완 윳쿠리가 되는 것이다. 아니, 들윳쿠리가 되어도 좋다. 영원히 느긋해지는 건 사양이다.

하지만 사신의 손길은 점점 마리쨔를 향해 뻗어오고 있었다. 마리쨔는 점점 정신이 희미해지는 것을 느꼈다. 말을 할 힘도 없어져, 사유는 그저 머릿속을 맴돌 뿐이었다.

많은 생각이 중추 팥소뇌를 스쳐지나갔다. 그런 와중 마지막으로 드는 것은

 

아빠야는 알고 있었던 것인 거제? 마리쨔가, 언니야들이, 플랑에게 잡아먹히는 걸 알고 있었던 것인 거제? 어째서 이런 짓을 하는 것인 거제?’

 

마음속으로 물어보지만, 돌아오는 답변은 없었다.

마리쨔는 눈물을 흘리며 천정으로 여겨지는 허공을 바라보았지만 보이는 것은 어둠뿐이었다.

윳쿠리의 시체 냄새로 가득 찬 쓰레기통에서 마리쨔는

 

좀 더느긋하게있고 싶었다제.’

 

그 생각을 마지막으로 영원히 느긋해졌다.

 

 

 

 

 

…….”

 

마리사는 지친 몸으로 레이무를 침대에 옮겼다. 레이무의 몸은 상처투성이다. 제압을 하기 위해 다소 난폭하게 손을 쓴 탓이었다. 그런 마리사의 몸도 상처투성이지만, 마리사는 그래도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어떻게 오빠야에게 받은 라무네 캔디로 재웠으니 망정이지, 그게 없었다면 어쩌면 자신의 손으로 레이무를 죽였을지도 몰랐다.

 

, 어째서이렇게 된 것인 거제.”

 

마리사는 한탄을 하며 묻지만 답변은 돌아오지 않았다.

 

마리사와 레이무는 들윳쿠리였었다. 사람의 시선이 닿지 않는 곳에서 숨을 죽이면서 하루를 그저 연명할 뿐인 흔한 들윳쿠리였었다. 그런 마리사와 레이무에게 애완 윳쿠리 못지 않은 환경을 제공한 것이 현재의 오빠야였다.

오빠야가 자신의 앞에 나타난 날. 그 날은 윳쿠리 엘리스와 마리사 커플에게 집을 빼앗긴 날이었다. 보금자리를 지키기 위해 마리사는 필사적으로 저항을 하였지만 신체능력으로 다른 윳쿠리에 비해 떨어지는 레이무종인 자신의 아내와 달리 상대방은 신체능력이 월등한 마리사종과 엘리스종 커플. 유달리 신체능력이 뛰어난 것은 아닌 마리사는 그대로 흠씬 두들겨 맞고 집을 빼앗기고 말았다.

아픈 몸을 이끌며 인간씨의 시선을 피하며 새로운 집을 찾기 위해 기어가는 마리사와 레이무에게 오빠야는 다른 윳쿠리의 위협도, 비씨에 집이 무너질 걱정도 할 필요가 없는 윳쿠리 플레이스와 매일 달콤달콤씨를 줄 것을 제안했다.

오빠야의 제안은 너무나도 매력적이라서 오히려 의심스러웠다. 마리사는 부모에게 배웠다. 겉으로는 느긋한 얼굴을 하면서 실상 윳쿠리를 괴롭혀서 죽이는 학대 오빠야라는 인간종이 있다는 것을.

눈앞의 오빠야가 그런 인간종이 아닐까? 마리사는 그렇게 생각했다. 옆에 있던 레이무는 두말할 것도 없이 오빠야의 제안을 받아들일 기세였지만 마리사는 어떻게 하면 도망칠 수 있을까 고민했다.

 

대신 정기적으로 너희들의 아가야를 나에게 줘야해.”

 

그리고 이어지는 오빠야의 조건에 레이무는 비명을 지르며 그게 무슨 소리냐고 물었다. 하지만 마리사는 오히려 납득을 했다. 그렇게 윳쿠리에게 좋은 이야기가 있을 리가 없다. 오히려 그 말에 안심마저 들 정도였다.

 

그건 무리라제. 어차피 아가야를 괴롭히는 게 아니냐제? 학대 오빠야처럼.”

 

그렇게 할 바에야 차라리 죽는 게 나았다. 들윳쿠리지만 자신의 아이를 인간의 노리개감으로 삼을 바에야 매일 힘들게 살지언정 들윳쿠리의 삶이 나았다.

그때의 마리사는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했다.

마리사의 말에 레이무도 그 가능성을 생각했는지 겁에 질린 얼굴로 오빠야를 보았다.

하지만 그 말에

 

날 그딴 저열한 녀석으로 보지 마. 나는 힘없는 녀석을 괴롭히는 취미는 없어.”

느늣미안하다제.”

 

정말로, 진심으로 그런 족속들로 보지 말라고 말하는 오빠야의 말에 마리사는 당황했다. 마리사는 오빠야의 눈치를 보았다. 정말로 화가 난 듯 눈매가 날카로워졌다. 마리사는 다급하게 사과를 하였다.

 

, 정말로 아가야를 괴롭히는 게 아니라제?”

아니래도.”

그럼, 왜 아가야를 데리고 가는 것이냐제? 우리들이 키우면 되는 게 아니냐제?”

나는 윳쿠리 펫숍을 운영하고 있거든, 펫숍 운용에는 아기 윳쿠리가 많이 필요해.”

.”

 

펫숍.

들윳쿠리라면 한번쯤은 들어보는 단어이다. 펫숍에 사는 윳쿠리는 애완 윳쿠리라고 불려지고 있으며, 모든 들윳쿠리의 선망의 대상이 된다.

그렇다면 자신들은 애완 윳쿠리가 되는 것인가? 마리사는 기대를 품으며 물었다.

 

그럼, 마리사랑 레이무는 오빠야의 애완 윳쿠리가 되는 거냐제

설마, 그냥 너희들은 나에게 아기 윳쿠리를 정기적으로 제공해주는 것뿐이야.”

느으.”

 

아닌 것 같다. 실망감이 찾아왔지만 그래도 일말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은 채 질문을 던졌다.

 

그러면, 마리사와 레이무의 아가야는 어떻게 되는 거냐제?”

그야, 우리 가게의 중요한 상품이 되는 거지. 느긋하게 이해하라고.”

느느, 느긋하게 이해했다제.”

 

상품. 마리사는 그 말을 알고 있다. 인간씨가 돈을 받고 교환을 할 때 쓰는 물건의 명칭이다. 그렇다는 적어도 자신의 아이들은 애완 윳쿠리가 되는 것인가?

마리사와 레이무는 서로 쳐다보았다. 오빠야가 내건 조건과 자신들의 아이들의 미래가 저울에 걸어졌다. 그리고 반대쪽에는 아가야와 함께 하는 시간이 올려졌다.

무게가 어디로 기울어졌는지는 생각할 것도 없었다.

불안함을 완전히 떨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마리사와 레이무는 오빠야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오빠야의 품에 안기면서도 마리샤는 천만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들윳쿠리의 삶은 가혹하다. 언제 죽을지 모르는 삶에 떠는 것보다는 아가야를 팔아서 자신과 레이무가 산다면 남는 장사라고 생각했다.

아가야를 판다고 해도 애완 윳쿠리가 되는 것이 아닌가? 그것이 자신들에게도, 아가야에게도 낫다고 생각하였다.

 

그 후의 생활은 천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따뜻한 물로 더러운 때를 씻겼다. 거울에서 본 자신의 모습은 자신이 알던 모습과는 너무 달라 믿겨지지 않았다.

인간씨가 준 윳쿠리 푸드라는 것은 천상의 맛이었다. 언제나 잡초나 인간씨의 시선을 피해 음식 쓰레기를 먹은 게 전부였던 마리사가 겪어보지 못 했던 맛이었다. 이런 세상이 존재했다니, 마리사는 과거의 자신의 삶이 바보 같아졌다. 그리고 이런 생활을 독점하고 있던 애완 윳쿠리에게 질투와 동시에 자신도 선택받은 엘리트 윳쿠리가 되었다는 생각에 가슴이 뿌듯해졌다.

 

“““느긋하게 있쮸라구!”””

 

환경이 안정되자, 그때까지 자제했던 상쾌도 원없이 하였다. 그리고 자신과 레이무의 사랑의 결정체인 아가야들도 태어났다.

아가야의 올망똘망한 눈이 자신과 레이무를 쳐다보며 인사를 했을 때, 마리사는 지금껏 느껴보지 못 했던 따스한 감정을 느꼈다. 그리고 자신의 삶을 아가야를 위해 바치겠다고 결심을 하였다.

하지만 그런 감동의 순간도 얼마 되지 않았다.

아기 윳구리가 아이 윳구리로 성장한 순간. 마리사가 지내는 윳쿠리 플레이스의 문에 붙은 반짝반짝씨가 붉은 빛을 내며 반짝거렸다.

반짝반짝씨가 빛날 때 찾아오겠다. 오빠야는 그 말을 끝으로 마리사와 레이무를 찾지 않았다. 그리고 찾아오는 날은 아가야들을 데리고 가는 날이다. 그 사실을 알기 때문에 마리사와 레이무의 안색은 창백해졌다. 알고 있었지만 막상 현실로 들이닥치자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느늣반짝반짝씨가 빛났다제.”

마리사레이무는 아가야랑 헤어지기 싫어.”

어쩔 수 없다제. 오빠야랑 맺은 계약이라제.”

그래도.”

괜찮다제. 아가야는 애완 윳쿠리가 되어서 다른 곳에서 느긋하게 지내는 것이라제. 마리사도 쓸쓸하지만 이게 마리사들의 최선의 선택이라제. 레이무는 다시 거리로 돌아가고 싶은 거냐제?”

느으.”

 

노래를 부르고, 응응 체조를 하는 등 제각기 놀고 있는 아이들을 보며 서글픈 표정을 짓던 레이무는 마리사의 말에 안색을 흐렸다.

거리, 지금에 와선 먼 과거처럼 느껴지는 곳이다. 하지만 삶의 순간이 생존을 건 투쟁의 연속인 거리의 생활로 돌아가는 것은 이젠 무리이다.

이런 삶을 몰랐다면 상관이 없다. 애완 윳쿠리의 삶이 행복할 것이라고 상상을 하면서 스스로 위로를 할뿐이니까.

하지만 알아버린 이상은 무리다. 이런 생활을 알아버리면 들윳쿠리의 삶은 버틸 수 없다. 잡초를 뜯고 비린내가 나는 음식 쓰레기를 먹는 건 이제 무리이다.

마리사도, 그리고 레이무도 그것을 알기 때문에 그저 어쩔 수 없다고 생각을 하면서 아가야들을 오빠야에게 양도하기로 결정하였다.

적어도 착한 오빠야, 언니야의 손에서 행복하게 지내길 바라면서.

 

그리고 머지않아 문이 열리고 오빠야가 찾아왔다. 오빠야는 방에서 노는 아가야들을 보더니 가장 활기 찬 장녀 마리사를 들고 떠났다.

한꺼번에 모든 아가야를 데리고 가는 것이 아니라고 깨달은 순간 안도를 하였지만, 남아있는 아가야들이랑도 머지않아 헤어질 것이라고 생각하면 눈물이 앞을 가로막았다.

슬프지만 어쩔 수 없다. 이 모든 것이 아가야들을 위한 일이다. 마리사는 스스로 위로를 하면서 아가야가 장래 인간들과 잘 살 수 있도록 교육을 하였다.

인간씨의 앞에서 해서는 안 되는 행동. 응응과 쉬쉬는 정해진 곳에서 하기. 인간씨가 듣기엔 건방지게 들리지도 모르는 말버릇과 행동의 교정 등, 여러 가지 교육을 하였다. 천성이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인 윳쿠리라고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마리사는 우수했다. 만약 배지 시험을 치렀다면 금배지는 여유롭게 딸 수 있을게 아닐 정도로. 그리고 레이무 또한 우수했다. 이 부부는 들윳쿠리라고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지능이 좋았던 것이었다.

마리사가 교육을, 그리고 레이무가 교육에 심신이 지친 아가야의 케어를 담당했다. 부부의 교육은 전문가가 본다면 감탄을 할 정도였다.

이 윳쿠리 부부가 기른 아이 윳쿠리는 우수했다. 부부를 거둔 오빠야도 이것은 예상을 못 했는지 놀란 눈치였다. 오빠야는 마리사와 레이무를 칭찬하였고, 그 이후 부부의 생활 환경은 개선되었다. 지금도 거리 생활과 비교하면 천지차이인 환경이었지만 밥은 더 맛있어졌고, 침대씨는 더욱 푹신푹신해졌다. 더 나아진 생활환경에 마리사와 레이무는 자신의 선택이 옳았다고 확신했다. 그리고 이렇게 친절한 오빠야라면 자신의 아가야들도 분명 좋은 인간씨를 만나 행복하게 살 것이라고 믿었다.

 

느으오빠야, 아가야를 만날 수 없을까?”

 

그리고 그런 생활에 익숙해질 무렵. 마지막으로 남은 아가야를 데리고 떠나가는 오빠야를 향해 레이무가 말했다.

마지막 아가야를 떠나보내는 것은 이번이 다섯 번 째였다. 익숙해졌다고 해도 역시 자신의 아가야를 떠나보내는 것은 모성이 강한 레이무종에게는 견디기 힘든 일이었던 것이다.

기어코 이 날이 왔나. 옆에서 그 말을 들은 마리사는 눈을 감았다. 언젠가 이런 날이 올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마리사는 오빠야에게 혼이 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서, 만약의 경우 몸을 던져서라도 레이무를 지키겠다고 결심을 하였다.

 

으응, 그건 곤란해. 이미 팔려 버렸는걸.”

느으.”

 

오빠야의 말에 풀이 죽는 레이무. 마리사도 레이무도 팔린다는 것이 정확히 무슨 의미인지는 모른다. 그 둘이 아는 판다는 것은 돈이라는 것으로 무언가를 교환한다는 것 정도이다. 하지만 어렴풋하게 팔려버린 아가야는 다시 만날 수 없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었다.

 

오빠야, 아가야들은 잘 지내고 있는 거냐제?”

 

풀이 죽은 레이무를 달래면서 마리사가 물었다. 그 말에 오빠야는 턱을 긁으면서 뭐 잘 지내고 있을 거야. .’ 애매하게 대답을 하였다.

미덥지 못한 대답이다. 마리사는 당장이라고 아가야들을 확인해달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그 말을 꾹 참았다. 오빠야는 그런 부부를 못마땅한 표정으로 보더니 등을 돌리고 나갔다.

그리고 문이 닫히려는 순간, 마리사는 땋은 머리를 문틈 사이에 넣었다.

머리카락이 끊기는 소리가 들렸다. 그 소리에 가슴이 아팠지만, 마리사는 조용히 오빠야의 발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이윽고 발소리가 희미해지는 것을 깨닫고 마리사는 고개를 돌렸다.

 

레이무! 레이무! 아가야들을 확인하러 가는 거제!”

느으그치만.”

괜찮다제. 확인만 하는 거제! 확인만 하고 다시 돌아오는 거제!”

느늣! 확인만 하는 거야! 레이무는 느긋하게 이해했어!”

 

마리사의 말에 레이무는 고개를 끄덕였다. 문을 열자, 그곳에는 낯선 광경이 펼쳐졌다. 펫숍으로 옮겨졌을 때 곧장 지금의 집으로 옮겨진 마리사에겐 문밖의 광경은 낯설기 그지없었다.

최대한 소리를 내지 않도록 걸음을 옮기는 마리사와 레이무.

어디에 아가야가 있을지 도저히 짐작이 가지 않았다.

아가야를 찾아 오빠야에게 들키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실내를 해매고 있을 때.

 

느갸아아앗! 귀여운 레이무의 리본찌가아앗!”

 

귀청을 찢는 비명소리가 들렸다. 아이 윳구리 특유의 새된 목소리. 처음에는 그게 누구의 목소리인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어느 정도 침착해지자 그것이 사랑하는 아가야의 목소리라는 것을 깨닫고 마리사와 레이무는 목소리가 난 쪽으로 달려갔다.

 

느갸아앗! 레이무를 살려줘! 느긋하게 있지 말고 살려줘! 망할 할배!”

 

목소리가 난 곳은 문으로 가로막힌 방이었다. 완전히 닫혀져 있지 않은 것인지 문틈 사이로 빛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리고 빛과 함께 자신의 아가야의 목소리가 들렸다. 저열한 욕을 뱉으면서 구제를 요청하고 있었다. 그 말이 도저히 믿겨지지 않아 마리사와 레이무는 망연자실하게 문을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느갸아앗! 레이무의 팥소씨를 먹지 마아앗!”

 

비명 소리가 들렸다.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져 있는지 모르겠지만 자신의 아가야의 목숨이 경각에 달하고 있다는 것을 충분히 인지하고 남을 내용이었다.

더 이상 참을 수 없는지 레이무가 문을 박차며 안으로 들어갔다. 마리사가 제지할 틈도 없었다. 마리사도 아가야가 걱정이 되어 문안으로 들어갔다.

그곳에는 오빠야가 팔짱을 낀 채 놀란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방 중앙에는 자신의 아가야가 팥소가 빨려나가 쭈글쭈글한 모습을 한 채 죽어있었다. 그리고 그 아가야를 물고 있는.

 

““, 플랑이다아아앗!””

 

무서운 포식종의 모습에 둘은 비명을 질렀다.

 

, 너희들 여기서 뭐하냐?”

 

그리고 어느 사이에 온 것인지 오빠야가 냉담한 목소리로 묻고 있었다. 그 서늘한 기세에 마리사는 플랑이 주는 공포를 압도하는 위압감에 몸을 부르르 떨었다.

하지만 사랑하는 아가야의 죽었다는 사실에 분노가 공포를 압도한 것인지 있는 힘껏 몸을 부풀리면서 항의를 하였다.

 

이게 어떻게 된 거야! 어째서 아가야가 죽은 거야앗! 설명하라구우웃!”

흐응질문을 한 건 난데 말이지.”

 

레이무의 분노어린 항의에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은 오빠야는 한숨을 쉬었다.

마리사는 이 흐름이 좋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오빠야의 저 얼굴을 마리사는 잘 알고 있었다. 길에서 인간을 성가시게 하는 들윳쿠리를 보는 인간의 표정이다. 길가의 돌이라도 보는 듯한 표정. 학대 오빠야와는 다르다. 그들은 느긋해지기 위해 자신들을 괴롭히지만, 이런 얼굴을 한 인간들은 다르다. 그저 거슬리니까 윳쿠리들을 죽인다. 눈앞에 있는 장애물을 치우는 감각으로 윳쿠리를 죽이는 것이다. 마리사는 그런 인간들을 많이 보아왔기에 잘 알고 있었다.

레이무를 말려야 한다. 마리사는 그렇게 생각했다. 분노에 찬 레이무는 당장이라도 오빠야에게 폭언을 퍼부을 기세였다.

하지만 몸은 좀처럼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았다.

 

, 상관없나.”

 

오빠야는 무슨 생각인지. 고개를 끄덕이면서 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냈다. 인간들이 가지고 다니는 이상한 판이다. 왜 그것을 꺼냈는지 이해를 못 하면서도, 마리사는 앞으로 찾아올 상황이 결코 느긋하지 못할 상황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우선, 레이무. 네 질문에 대답을 하자면, 여기가 윳쿠리 펫숍. 정확히는 윳쿠리 플랑&레밀랴 전문 펫숍이기 때문이라고 대답할게.”

느늣!? 그게 뭐라는 거야.”

으응역시 윳쿠리라서 이 말만으론 이해를 못 하나뭐 말을 해도 만쥬인 걸, 어쩔 수 없지.”

 

오빠는 레이무를 바라보지도 않은 채 이상한 판을 만지작거렸다.

무시를 당한다고 생각하여 레이무의 화는 더욱 거세졌다.

 

레이무를 무시하지 말라고! 왜 아가야를 죽인 거지 설명하라고 망할 인가아안!”

 

기어코 터져나오는 폭언. 마리사는 팥소가 차가워지는 걸 느꼈다. 하지만 레이무의 욕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판을 만지작거리면서 오빠야가 말했다.

 

너희들을 만났을 때 했던 말 기억해? 마리사 대답해봐. 내가 너희에게 집과 밥을 주는 대신 너희들은 나에게 뭘 줘야하지?”

느으아가야를.”

, 잘 기억하고 있네. 너희들도 동의했잖아. 뭘 화를 내고 있는 거야? ?”

오빠야는 그 때 아가야를 죽인다고 하지 않았잖아앗!

아니지, 아니지. 너희들은 아가야를 괴롭히는 게 아니냐고 물었고 그 물음에 나는 괴롭히지 않는다고 말했어. 그리고 내가 죽인 것도 아니잖아. 난 그냥 너희들의 아가야를 우리 가게 상품의 본래 용도로 쓴 것뿐이라고.”

 

터무니도 없는 궤변이다. 마리사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건 레이무도 마찬가지인지 그 말에 그게 뭐야아아앗!” 라고 소리를 치고 있었다.

그 말에 시끄럽네라고 중얼거리면서 판을 만지작거리던 오빠야는 , 겨우 찾았네.”라고 말하면서 판을 마리사와 레이무의 앞에 들이밀었다.

 

, 뭐냐제?”

 

마리사 물었다. 오빠야는 일단 봐. 라고 말하였다.

 

[안녕하세요. 전국의 탈란튤라 매니아 여러분. 쿠모마루입니다.]

 

판에서는 놀랍게도 인간씨가 있었다. 이상한 가면을 쓴 인간씨가 고개를 꾸벅이면서 인사를 하고 있었다.

마리사와 레이무는 지금 상황이 이해가 안 된다는 눈으로 오빠야를 보았지만 그저 계속 보라고 눈으로 말을 할뿐이었다.

보면 안 된다. 마리사는 그렇게 생각하였다. 눈을 감고 싶었지만 눈을 감으려고 하면 오빠야가 냉랭한 목소리로 눈을 뜨라고 재촉을 하기 때문에 어쩔 수가 없었다.

 

[오늘은 거미 마니아에게 유행하고 있는 윳쿠리 피딩을 해보려고 합니다. 그래서 준비한 것이 마리사종 아이 윳쿠리입니다. , 마리사, 인사해야지.]

[느늣! 마리사는 엘리트 애완 윳쿠리라제! 느긋하게 잘 부탁한다제!]

 

““아가야아아앗!””

 

판에는 며칠 전에 헤어진 마리사와 레이무의 아이 마리사가 있었다. 기운차게 인사를 하는 모습에 눈시울이 붉어졌다. 옆에서 레이무는 건강하게 지내고 있는 것 같아 다행이라는 듯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었다. 하지만 마리사는 오히려 불안해졌다. 가면을 쓴 남자가 말한 윳쿠리 피딩이라는 말이 도저히 느긋하게 느껴지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오빠야가 들어준 판에는 아가야의 인사에 하얀색 글자가 지나가고 있었다. 인간의 글자를 읽을 수 없는 마리사와 레이무로선 화면을 스쳐지나가는 글자가 무슨 의미인지 알 수 없었다. 다만 마리사는 가면을 쓴 인간씨와 마찬가지로 도저히 느긋하지 못한 내용이라고 생각했다.

 

[마리사, 엘리트 애완 윳쿠리나는 건 뭐야? 오빠는 이해를 못 하겠으니까 설명해줘.]

[느늣? 그런 것도 모르는 거제? 엘리트 애완 윳쿠리는 이 세상에서 가장 느긋한 윳쿠리라제. 선택받은 윳쿠리라제. 엘리트 애완 윳쿠리는 보면 인간씨는 느긋하게 있을 수 있다제. 느긋하게 이해하라제!]

[푸훗, 과연, 엘리트() 애완 윳쿠리네. , 오빠 느긋하게 이해했어.]

 

가면을 쓴 인간씨는 아이 마리사의 말에 비웃음을 흘리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엘리트() 애완 윳쿠리 마리사의 자기 소개였습니다. 그러면, 오늘의 메인 이벤트 윳쿠리 피딩을 시작하겠습니다. 지금부터 나오는 영상은 윳쿠리 애호파에겐 잔혹할 수도 있으니 느긋하게 있지 말고 백스페이스를 누르라고! 크크, 뭐 그런 사람이 이 동영상을 볼 리가 없겠지만.]

 

가면을 쓴 인간씨는 키득거리면서 그렇게 말하더니 아가야를 손에 들었다. 판에서 어딘가로 이동이 되는 영상이 흘러나왔고, 머지않아 가면을 쓴 남자는 투명한 플라스틱 케이스 안에 아이 마리사를 던져 넣었다.

 

[느겟! 이게 무슨 짓이냐제! 느긋하게 있지 말고 사과하라제!]

 

케이스 바닥에 난폭하게 던져진 아이 마리사가 항의를 하지만 가면을 쓴 인간씨는 그런 목소리는 무시하였다.

판은 아이 마리사를 중심으로 비쳐졌다.

 

[, 그러면 윳쿠리 피딩을 시작합니다. 오옷, 바로 반응을 하네요.]

 

화면에는 아이 마리사의 뒤에 무언가가 기어나왔다. 처음에는 그것이 무엇인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머지않아 그 정체를 깨달은 마리사와 레이무는 비명을 질렀다.

 

““아가야아앗! 도망쳐! 느긋하지 못 한 거미씨가 있어어엇!””

 

아이 마리사의 뒤로 다가오고 있는 것은 거미였다. 그것은 마리사가 본 적이 없을 정도로 큰 거미였다. 들윳쿠리 시절 잡아먹었던 거미보다 십 수 배는 커보이는 거미가 느릿느릿 아이 마리사를 향해 다가가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을 아이 마리사도 눈치를 챘는지 비명을 질렀다.

 

[느갸아아앗! 이게 뭐야아앗! 마리사는 느긋하게 있지 않고 도망치는 거라제! 슬금슬금!]

[으응, 어째서 윳쿠리는 도망친다고 선언을 하는 걸까요, 역시 윳쿠리라서 그런 걸까요? 바보네요.]

 

모습이 보이지 않는 가면을 쓴 인간씨의 조롱하는 목소리. 느긋한 어조이다. 하지만 그런 어조와 달리 화면은 급박하게 돌아갔다.

좁은 케이스 안에서 도망칠 곳은 없었고, 금세 아이 마리사는 거미에게 붙잡혔다.

 

[느갸아앗! 거미씨 마리사를 놓으라는 거제! 느긋하게 있지 말고 당장 놓으라는느게에에엣!]

아가야아아아앗!”

 

아이 마리사의 항의에도 불구하고 거미의 독니가 아이 마리사의 몸에 박혔다. 비명을 지르는 마리사. 발버둥을 치지만 거미의 독이 순식간에 아이 마리사의 몸에 퍼졌고, 이윽고 아이 마리사의 모든 움직임은 정지하였다.

마리사와 레이무는 사랑하는 아가야의 최후를 지켜봐야 했다. 죽은 뒤, 거미의 용해액이 아가야의 몸을 녹이기 시작했고, 거미는 천천히 아가야의 몸을 먹고 있었다.

너무나도 충격적인 모습에 마리사와 레이무는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런 둘의 모습을 보며 오빠야는 이상한 판을 주머니에 집어넣으며 말했다.

 

느긋하게 이해했어? 우리 가게의 주요 상품은 레밀랴와 플랑, 그리고 포식종의 사료인 아기 윳쿠리야. , 요즘은 윳쿠리 피딩이라는 것이 유행해서 다른 쪽으로 쓰이는 것 같지만.”

 

오빠야의 말에 공허하게 허공을 쳐다보던 레이무의 눈에 빛이 돌아왔다. 그 빛은 사납게 일렁거리고 있었다. 그 눈빛을 보며 마리사는 이 상황이 좋지 못 하다고 느꼈다.

이 둘은 똑같은 영상을 보았지만 서로 다른 감정을 품고 있었다. 레이무는 자신의 아가야가 무참히 살해당한 것에 대한 분노를, 마리사는 지금 자신들이 놓인 상황이 신상에 무척이나 위험하다는 위태로움을.

 

오빠야, 레이무의 아가야들이 잘 지내고 있다는 말은 도대체 무슨 말이야? 아가야, 아무리 봐도 느긋하지 않아. 정말로 느긋하지 않다고.”

? , 천국에서 느긋하게 지내고 있지 않을까? 란 의미였는데? 모르겠지만.”

 

레이무의 물음에 천연덕스럽게 대답하는 오빠야. 오빠야가 손가락을 튕겼다.

그러자 사방에서 포식종 특유의 늘어진 목소리가 울려퍼지기 시작했다.

마리사는 주변을 살펴보았다. 주변에는 레밀랴와 플랑이 번뜩거리는 눈으로 자신과 레이무를 바라보고 있었다.

마리사는 오금이 저렸다. 하지만 레이무는 그런 건 아무래도 좋다는 듯이 레밀랴와 플랑을 한번 힐끔 보더니 입을 열었다.

 

레이무와 마리사를 죽이는 거야?”

으응, 뭐 너희들은 아가야는 우수한 상품이어서 아쉽지만 어쩔 수 없지. 이렇게 된 이상 더 이상 상품을 생산하는 건 기대할 수 없잖아?”

그래.”

 

레이무는 납득했다. 이 오빠야는 도저히 느긋할 수 없는 인간이라는 걸. 그리고 자신들도 아가야처럼 처참하게 죽는다는 것을.

그렇다면 적어도 무참하게 죽은 아가야들의 복수를! 저 쓰레기 인간에게 제제를!

그렇게 생각하면 저부에 힘을 주어 달려들려고 하였다.

 

레이무! 미안!”

느게에엣!”

 

힘을 주고 몸을 띄우려는 순간, 옆에 있던 마리사가 모든 힘을 담아 레이무에게 몸통 박치기를 하였다. 예상치도 못한 마리사의 공격을 그대로 허용하고 만 레이무는 그대로 바닥을 바운딩하고는 벽에 부딪혔다.

상당히 강한 힘으로 부딪혔는지 레이무는 그대로 기절을 하였고, 입에선 팥소가 튀어나왔다.

 

이 상황은 오빠야도, 그리고 주변의 포식종도 예상을 못 했는지 모두 놀란 눈으로 마리사를 바라보고 있었다.

 

마리사는 그런 상황에는 개의치 않다는 듯이. 오빠야의 앞에 달려들었다.

 

오빠야!”

, , .”

죄송합니다! 레이무가 건방을 떨어서 죄송합니다. 허락도 없이 문밖으로 나와서 죄송합니다! 앞으로도 우수한 아이를 많이 낳겠습니다! 그러니 레이무와 마리사를 용서해주세요!”

.”

 

마리사의 말에 모두가 놀랐다. 특히 오빠야의 놀라움은 상상을 초월했다. 사실 이런 상황이 처음 있던 것이 아니었다. 모두가 자신의 아가야의 행방이 궁금하여 멋대로 번식장에서 빠져나왔고, 자신의 아가야가 어떻게 된 것을 안 윳쿠리는 방금 전의 레이무와 같은 행동을 하는 것이다.

 

, 네가 하는 말이 무슨 말인지 이해하고 있어? , 네 자식의 목숨을 팔겠다고 말한 거야. 그걸 알고는 있는 거야?”

! 마리사는 알고 있습니다! 마리사는 아가야를 파는 쓰레기 윳쿠리입니다! 그래도, 그래도 마리사는 죽고 싶지 않습니다아아앗!”

 

오빠야는 놀랐다. 이 마리사는 자신이 보아도 지능이 뛰어난 윳쿠리이다. 단순히 지금 이 상황을 모면하자고 생각나는 대로 말을 뱉는 것이 아니다.

이 마리사는 자신이 하는 말을 100% 이해를 하고서 선언한 것이다. 자신의 자식을 팔겠다. 그러니 제발 자신의, 그리고 아내의 목숨을 살려달라고.

 

, 재밌는 걸.”

 

그리고 오빠야는, 펫숍의 주인은 그런 마리사의 행동이 흥미진진하다는 듯이 턱을 쓰다듬으며 보았다. 자신은 학대파가 아니지만 이 마리사와 레이무의 앞날이 개인적으로 궁금해졌다.

 

그렇게 해준다면야 나야 좋은데. 레이무는 어떻게 설득할래.”

그건어떻게 해보겠습니다.”

 

오빠야의 말에 마리사는 자신 없다는 듯이 말했다. 말하는 자신도 설득할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것을 안 것이다.

오빠야도 그것을 알지만 상관없다는 듯이 알아서 잘 해보라는 듯이 마리사와 레이무를 안아 들었다.

그리고 원래 있던 집으로, 번식장으로 돌아왔다. 오빠야는 기절한 레이무의 몸에 오렌지 주스를 뿌리곤 돌아갔다.

 

그리고 마리사는 초조한 눈으로 기절한 레이무가 일어나는 걸 기다렸다. 어떻게 설득을 해야 할까? 마리사는 방법을 생각해보지만 뾰족한 수가 떠오르지 않았다. 설득을 할 수 있을 거라곤 마리사 자신도 생각하지 않았다.

정신을 차린 레이무는 자신을 비난할 것이다. 쓰레기라도 매도를 할 것이다. 그것도 당연하다. 세상에 자식을 팔고 목숨을 부지하는 윳쿠리가 쓰레기가 아니라면 도대체 어떤 윳쿠리가 쓰레기라는 것인가?

마리사는 만약 레이무가 자신을 죽이려고 한다면 겸허히 받아들이기로 하였다. 인간이나 포식종의 손에 죽는 건 싫었지만 죽는 건 정말로 싫었지만 그래서 아이의 목숨마저 팔아서 부지한 목숨이지만 사랑하는 아내의 손에 죽는다면 어쩌면 죽음을 받아들일지도 몰랐다.

 

느으.”

, 레이무!?”

 

오렌지 주스가 효과를 발휘한 것인지 레이무는 금세 정신을 차렸다.

마리사는 긴장된 기색으로 레이무에게 다가갔다.

 

느으마리사, 몸이 아파.”

느늣그건.”

 

일어나자마자 레이무는 통증을 호소했다. 당연하다. 모든 힘을 다해 레이무를 밀친 것이다. 오렌지 주스로 치료를 했다고 해도 통증마저 가시는 것은 아니다.

아직 정신이 혼미한 것인지 레이무는 헛소리 같은 소리를 중얼거렸다.

그 혼잣말을 들으면서 마리사는 레이무가 제정신을 차리는 것을 기다렸다.

그리고 제정신을 차린 레이무가 마리사에게 가장 먼저 한 말은.

 

마리사. 상쾌를 하자. 아가야가 없으면 느긋할 수 없다고.”

 

상쾌를 하자는 말이었다. 그 말에 마리사는 놀람을 감출 수 없었다.

 

레이무, 화 안 난거제? 마리사가 그런 짓을 했는데.”

? 왜 레이무가 마리사에게 화를 내야하는 거야? 이상한 마리사.”

 

레이무는 키득거리면서 말했다. 충격으로 기억이 날아간 것인가? 강한 충격을 받은 윳쿠리가 기억을 잃는 경우가 있다는 것을 마리사는 알고 있었다. 레이무도 그런 경우라면 정말로 다행이지만.

마리사는 안도를 하면서도 이 순간도 오래 가지 않는다고 생각을 하였다.

레이무가 그 말을 뱉기 전까지는.

 

마리사와 레이무의 첫 아가야. 좀 긴장되지만 레이무와 마리사라면 잘할 수 있을 거야.”

? 레이무? 무슨 소리냐제? 이미 아가야는 많이 만들었다제.”

느늣? 마리사야 무슨 소리야. 레이무는 오빠야의 윳쿠리 플레이스에 오고 난 뒤로 아가야를 만든 적이 없잖아. 어서 아가야를 만들어야 해. 레이무와 마리사의 아가야들은 멋진 엘리트 애완 윳쿠리가 되는 걸.”

레이무?”

 

허공을 바라보며 꿈을 꾸듯이 말하는 레이무. 마리사는 서늘해졌다. 레이무의 눈을 바라보았다. 지나치게 맑은 눈동자. 하지만 생기가 느껴지지 않았다.

무언가가, 결정적인 무언가가 빠져나가버렸다. 마리사는 눈앞의 레이무가 자신이 사랑했던 레이무가 아니라는 것을 느꼈다. 레이무는 죽어버린 것이다. 죽음을 각오하고 오빠야에게 달려든 순간 자신이 알던 레이무는 죽어버린 것이다.

눈앞에선 행복하게 앞으로 태어날 아가야와 자신들의 행복한 미래를 노래하는 레이무.

행복을 잣는 한마디, 한마디의 말이 마리사의 중추 팥소를 찔렀다.

행복에 겨운 레이무의 말이 견딜 수 없을 만큼 마리사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마리사?”

 

미동을 하지 않는 마리사를 보며 몸을 갸웃거리는 레이무. 마리사는 땋은 머리로 눈가를 닦으면서 말했다.

 

알았다제. 아가야는 느긋할 수 있다제. 아가야를 많이 만들어서 행복해지자제 레이무!”

!”

 

그 후로도 수많은 마리사와 레이무의 아가야가 태어났다.

태어난 아가야에게 마리사는 변함없이 우수한 엘리트 윳쿠리가 되기 위한 교육을 하였다. 마리사의 교육을 받은 아이 윳쿠리들은 모두가 문밖을 나가는 날을 꿈꿔왔다.

오빠야는 여전히 우수한 엘리트 윳쿠리를 생산하는 마리사와 레이무의 부부의 결과물에 흡족해하며 평소와 다름없이 생활 환경을 보장해주었다. 그리고 펫숍의 매상에도 공헌을 하는 마리사와 레이무 부부를 위해 아이를 데려가기 전날에는 고급 윳쿠리 푸드를 주었다.

다만 오빠야가 찾아올 때마다 레이무는 발광을 하였다. 오빠야도 매번 발광하는 레이무의 행태에는 불쾌했는지 라무네 캔디라는 것을 주었다.

 

이걸 먹여. 먹으면 바로 잠이 들 거야.”

느긋하게 이해했습니다.”

 

그 후에는 평소보다 호화로운 식사가 지급되는 날에는 반드시 식사 후에 레이무에게 라무네 캔디를 먹였다. 오빠야의 말대로 라무네 캔디를 먹은 레이무는 바로 잠이 들었다. 그리고 깨어날 때 아가야가 줄어든 것에도 의문을 품지 않았다.

어떤 과정을 거치는지 모르지만 처음부터 오빠야가 데리고 간 아가야는 없었던 것으로 생각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모든 아가야가 사라지면 레이무의 머릿속은 처음 번식장에 왔을 때로 돌아와 아가야를 만들자고 재촉하는 것이다.

생지옥.

마리사는 지금의 이곳이 인간들이 말하는 지옥이라고 생각했다.

안전한 보금자리. 맛있는 밥. 따뜻한 침대. 모든 것이 과거 자신이 바랐던 것들이다.

하지만 그로 인해 잃은 것은 무엇인가?

사랑하는 아내는 망가져버렸다. 레이무는 앞으로도 영원히 이 시간을 반복하겠지.

이제 수를 헤아리는 것을 포기한 수많은 아가야의 생명.

도대체 얼마나 많은 아가야들이 윳쿠리 피딩에 희생되었을까?

물질적으론 만족한 생활, 하지만 정신적으론 이미

 

상념에 빠진 채 상처 투성이인 레이무를 바라보며 마리사는 과거와 현재를 회상하였다.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오빠야가 오렌지 주스와 하늘색 사탕, 라무네 캔디 한 꾸러미를 든 채 걸어왔다.

오빠야를 향해 마리사는 인사를 하지만, 그것을 무시한 채 오빠야는 상처투성이인 레이무와 마리사에게 오렌지 주스를 들이부었다.

오렌지 주스는 빠르게 마리사와 레이무의 몸에 스며들었고, 몸에 난 상처는 말끔히 나았다.

 

다음부턴 이걸 먹여. 평소보다 라무네 농도가 강하니 오늘 같은 일은 없을 거야.”

알겠습니다.”

 

마리사는 오빠야가 건네주는 라무네 캔디 꾸러미를 모자 속으로 넣었다.

 

너에게는 많은 기대를 하고 있어. 앞으로도 많은 엘리트 윳쿠리 생산 기대할게.”

알겠습니다. 열심히 아가야를 만들겠습니다.”

. 그래그래. 그럼 난 간다.”

 

오빠야는 그 말을 하고 방을 떠났다.

마리사는 조용해진 번식장을 둘러보았다.

울고 싶었다. 하지만 언제부터일까, 모든 아가야를 떠나보낸 뒤에 흘렸던 눈물도 이젠 나오지 않게 되었다.

 

아빠야!”

느읏!?”

 

그때 오늘 떠나보낸 아이 마리사의 목소리가 들렸다.

마리사는 고개를 돌렸다. 그곳에는 문이 있을 뿐이었다. 마리사는 문을 향해 기어갔다.

문에 몸을 대었다.

 

그치만그치만 마리쨔 떠나는 거제? 언니야들은 문밖으로 나간 뒤 돌아오지 않았다제? 마리쨔도 문밖으로 나가는 거제? 이제는 두 번 다시 돌아오지 못 하는 거제? 아빠야는 슬프지 않은 거제? 마리쨔는 엘리트 윳쿠리가 되어서 기쁘지만 아빠야랑 엄마야랑 두 번 다시 만나지 못 하는 건 무척이나 슬프다는 거제? 정말로 느긋할 수 없다는 거제?”

 

아가야가 건네준 마지막 말이 들렸다.

환청이다. 마리사는 그렇게 생각했다. 아가야는 이젠 이 세상에 없다. 아직 안 팔렸다면 지금쯤 펫숍 어딘가의 케이스에서 살아있을지도 모르겠지만 마리사는 아가야가 이 세상 윳쿠리가 아니라고 확신하고 있었다.

그래도, 이 세상에 아가야는 더 이상 없다는 것을 머리로는 이해를 해도 마리사는 문을 향해 몸을 강하게 밀었다. 아가야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아빠야! 마리사는 엘리트 애완 윳쿠리가 되는 거라제! 아빠야랑 헤어지는 건 슬프지만 마리쨔는 행복한 애완 윳쿠리가 되는 거라제!”

느읏느으으읏!”

 

목소리가 들린다. 들릴 리가 없는 목소리가 들린다. 마리사는 머릿속으로 이것은 환청이라는 것을 이해를 하고 있지만 몸에 힘을 주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문에 몸을 파묻듯이 힘을 주었다. 이마가 찢어져 팥소가 흘러나왔지만 개의치 않았다. 조금이라도 아가야의 목소리를 듣고 싶었다.

 

아빠마리쨔는 아빠야랑 같이 있어서 행복하다제.”

 

문밖에서 아가야의 목소리가 들렸다.

마리사는 울었다. 눈물은 이미 한참도 전에 말라버려서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지만 문밖에 있는 아가야를 찾으며 마리사는 울었다.

 

 
  • ?
    마피아 2016.08.05 13:00
    정말 잘쓰셨네요! 재밌게 읽었습니다. 타란튤라한테 윳쿠리를 먹이는게 타란튤라학대인것같지만요 ㅋㅋㅋ
  • ?
    과격학대파 2016.08.05 13:00
    오오 필력 쩌시네여 꿀잼
  • ?
    과격학대파 2016.08.05 13:00
    상당히 긴 글이지만 전부 읽음..
  • ?
    최도원 2016.08.05 13:00
    우와......대단해요 오래만에보는 명작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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