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방이 어둠에 감싸여 그 어떤 움직임도 보이지 않는 칠흑같은 밤.
그 밤의 어둠을 가르며 기차는 달린다. 이세상의 빛은 그 기차에만 허용된듯 기관차의 조명등과 객차의 창문 너머로. 밝은 빛은 주변을 밝혀주며 달렸다.
짙은 어둠에 휩싸였던 꺼진 가로등이 밝아졌다 어두워진다. 이미 영하를 넘나드는 추운 날씨 때문인지. 초승달이 뜬 밤 하늘엔 레미랴 한마리 얼씬거리지 않았다

"뉴오옷,,.!"
차창밖을 보며 신기한듯 목소리를 높이는 아기 마리사. 이 아기 마리사는 이번이 처음으로 기차를 타는것이니 그럴만도 하다.
노동에 투입되기엔 너무 어렸고. 학교를 다니기에도 너무 어렸기에 집 근처에서 노는일밖에 할수 없었던 아기 마리사가 기차를 타게 된건 현자 파츄리의 배려 덕분이였다. 방공호까지 너무 멀었고 기차는 워낙 바빠서 도저히 탈 엄두가 나지 않았던 아기윳과 부모윳들에게 마지막 기차편을 마련해준것이다. 아기윳들이 들어올즈음이면 방공호도 대부분 끝났을거고 그러면 안전한 방공호로 안전한 기차를 타고 온 아기윳들이 안전하게 놀며 자랄수 있을것이다.
그리고 약속했던대로 기차는 도착했다. 먼저 경비윳들의 가족들을 데려갔고 그다음 공작윳들의 아기윳을 데려가더니 마지막으로 일반윳들의 아가야들을 데리러 와주었다.
그래서 이 어두운 밤에 어미 레이무와 아기 마리사는 기차 여행을 즐기고 있었던 것이다.
밤을 본능적으로 무서워 하는 윳쿠리들이지만 둘은 전혀 무섭지 않았다. 기차여행이라는 흔치 않은 경험의 흥분과 레미랴의 소리조차 들리지 않는 밤 하늘. 그리고 무엇보다 바깥의 추위가 전혀 느껴지지 않는 따듯한 객차가 있으니까. 더군다나 여행중에 배고프지 말라며 그럴싸한 도시락 -수확한 야채와 말린 생선. 무엇보다 최신의 식품인 감자라는 신비한 음식까지 들어있었다- 까지 나눠주었기에 한점의 공포도 느껴지질 않았다.
"느햐아... 옴마야. 죠곤 뭐냐쪠?!"
"저건 달씨란다. 아주 멀리 있는 큰 공씨란다"
빠르게 지나가는 주변 경치. 하늘에 뜬 초승달. 지금은 쓰지 않지만 한때는 푸른 야채들이 뒤덮고 있었던 밭씨.
물고기를 잡던 강가. 아기 마리사의 눈에 난생 처음보는 광경에 아기 마리사는 입을 닫을줄 몰랐다.
"마먀. 방공호쯰는 어똔고냐쪠?"
아기 마리사가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어미 레이무를 올려다보며 말했다.
"아주 넓고 따듯한 곳이란다."
사실 레이무도 방공호가 어찌 생겼는지 알지 못한다. 레이무는 몇달전 싱글맘이 되었고 그때문에 마을 주변의 가벼운 일들만 맡을수 있었으니까. 마을에서 먼 방공호 공사는 이웃집의 이야기로만 들을수 있었다.
하지만 현자 파츄리가 지도하는 중요한 일이 아닌가. 현자 파츄리의 말을 따라서 잘못된 적은 없으니까 레이무는 굳게 믿었다.
"마리쨔는 애리쮸랑 놀꼬라쪠!"
"그럼. 아주 넓으니까 마음대로 할수 있을거란다."
아기 마리사의 친구인 아기 앨리스도 이 기차에 탔다. 같이 타고 싶어했지만 더 늦기 전에 옮겨야 한다는 경비윳들의 채근에 어쩔수 없이 헤어져버렸다. 하긴. 벌써 깊은 밤이 아닌가. 미적거렸다간 새벽이였을지도 모른다. 어미 레이무가 주변을 살펴보자 잠에 빠진 가족도 눈에 띄었다.
"마리쨔는 커서 기관샤찌가 될꾜라졔!!"
"마리사라면 충분히 할수 있을거야!"
기차의 기관사는 모든 아기윳들이 선망하는 직업이였다. 아기 마리사의 초롱초롱한 눈빛만 봐도 그걸 알기엔 충분할것이다.
"늣헴. 늣헴."
갑자기 객차의 문이 열리더니 다른 객차에서 경비 마리사가 들어와서는 헛기침을 했다. 그러고는 다시 입을 열었다
"윳쿠리 여러분들께 말하겠다제. 다른곳에서 급한 환자윳이 생겨서 기관차씨가 다른곳에 가봐야 한다제. 환자윳만 옮기면 금방 돌아올테니까 잠깐만 여기서 경치 구경만 하면 될거라제. 나눠준 도시락씨를 먹기엔 참 좋은 기회라제!"
"늇! 규료네!!"
아기 마리사가 팔짝 뛰며 대답했다.
"늣.. 활기찬 아이라제.. 귀여운 아이라제.."
경비윳은 아기 마리사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그순간. 어쩐지 경비윳이 슬픈 표정을 지은것 같다고 어미 레이무는 생각했지만 그저 환자윳을 걱정했기때문일거라며 레이무는 고개를 저었다. 즐거운 기차 여행에 슬픈 표정을 지을 필요는 달리 없을테니까.
덜컹. 하는 소리와 함께 기관차가 분리되고 어둠속으로 빛을 뿌리며 기관차는 멀어졌다
"마먀!! 마먀!! 도즤락쯰!!"
"느읏. 그러네! 맛난 도시락씨를 먹자구!"
레이무는 출발전에 지급받은 도시락을 열어 아기 마리사와 함께 외쳤다
"감사히 먹겠습니다!!!"
---***---
듬직한 철문이 열리자 객차 한대만 달린 기관차가 들어온다. 추운 길을 달렸음을 증명하려는듯 객차의 유리창에 하얗게 김이 끼었다.
"수고했다구요오 첸. 마리사. 보고하라구요오."
"말씀하신대로 처리했습니다 현자님!"
아까의 경비마리사는 부동자세로 보고했다.
현자 파츄리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수고했어요오.. 들어가 쉬세요오."
파츄리는 하얗게 김이 낀 객차의 창문을 보고는 살짝 눈물을 흘렸다.
최후의 숙청은 완료되었다. 길 한가운데 분리되어 버려진 객차들은 아기윳들과 그 가족을 위한 고급스러운 관이였다. 객차에 있는 배터리가 얼마 지나지 않아 떨어지면 조명과 난방이 중지되어 어둡고 추운 객차 안에서 서서히 얼어 죽을것이다. 파츄리가 그녀들에게 해줄수 있는건 그나마 고통을 덜라고 도시락에 라무네를 섞어주는 정도. 그나마 라무네의 수면제 효과로는 얼어붙을것만 같은 추위를 결코 막아주지 못해 잠에서 깨어난 윳쿠리들이 절망하고 추위를 견디려고 서로를 죽여 먹으며 버티려다 파츄리와 간부들을 저주하며 죽어가리란걸 뻔히 예상할수 있었다. 아마 며칠 뒤 객차를 회수하면 그 참상의 흔적이나마 볼수 있으리라.
"느긋하게 있다 가라구요오."
현자 파츄리는 방공호의 철문 밖으로 한마디를 던지고 뒤돌아 방공호의 안으로 들어갔다.
---***---
"뉴..우우.. 오..오째서 오디아냐아.."
어미 레이무의 품 안에서 이빨을 딱딱거리며 아기 마리사가 중얼거렸다.
어째선지 그 따듯하던 객차 안은 얼어죽을것 같이 추워져버렸고 그 환하던 전등도 꺼져버렸다
주변에 있던 가족들중 어느 윳쿠리는 자신의 아가야에게 먹으라고를 외치며 희생했고 어떤 윳쿠리는 거의 미쳐서 자기 자식을 한마리 잡아먹고는 자신이 무슨짓을 했는지를 깨닫고 벽에 머리를 몇번이고 부딪쳐 죽어버렸다
팥비린내와 크림냄새가 넘쳐나는 이 객차는 그나마 양반이였다. 통로를 통해 들려오는 다른 객차의 소리는 끔찍했다. 추위와 굶주림에 미쳐버려 서로가 서로를 잡아먹는 끔찍한 소리가 들려왔다.
어째서 이렇게 된거야.
어미 레이무는 생각해봤지만 이유를 알수가 없었다.
분명 사고라도 난것이겠지. 환자윳을 살리기 위해서 전속력으로 달리던 기차가 탈선이라도 한걸까.
그렇다면 빨리 복구해서 자신들을 구하러 와주지 않을까.
그런 헛된 희망을 품고 어미 레이무는 자신의 소중한 아이를 꼬옥 품었다.
한시간 뒤쯤에 추위와 굶주림에 미쳐 자신의 소중한 아기윳을 잡아먹을 때 까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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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건설을 만화 화 해보려다 포기..
시간만 날렸네
그냥 가끔 삽화로나 써야겠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