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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6.19 03:05

집윳의 생존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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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윳의 생존력

 

 

 

 집윳쿠리. 야생의 삶에 지친 윳쿠리들은 편안하고 안락한 인간의 집을 원한다. 그러나 인간의 집에서 살 수 있는 윳쿠리는 극소수의 사육윳쿠리. 대다수의 윳쿠리들은 야생에서 살아남기 위해 처절하게 살고 있다.

 

"느아아~ 정말 느긋할 수 있는 집이라제... 마리사는 이곳을 마리사의 윳쿠리 플레... 느갸아아!!! 마리사의 머리털 놓으라제!!! 살려달라제! 바디쟈 주끼 실타제에에에에!!!!!!!!!!!!!"

 

 몇몇 야생의 윳쿠리들이 인간의 집에 들어와 멋대로 집선언을 하지만, 그 대가는 한결같이 똑같았다.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들어와서 집선언을 한다해도, 인간에게 들켜서 죽는 것은 변함이 없었다.

 

"느으느으... 데이부... 어쩌다 이런꼴이... 곰팡이씌... 저리 가라구... 데이부를 괴로피지 말라구..."

 

 그렇다고 야생에서 계속 살기에는 세상은 윳쿠리에게 지나치게 가혹하였다. 온전히 제 수명을 다 살고 죽는 개체는 찾아볼 수 없다. 애초에 아기윳에서 성체윳이 될때까지 살아남는 비율이 10퍼센트도 안되는데, 자신의 천수를 누리는 건 야생윳에게 있어서는 사치와도 같았다.

 

"슬금슬금... 레이무... 느긋하게 따라오라제..."

 

 그러나 사육윳쿠리들은 큰 잘못을 저질르지 않는 이상 대부분이 자신의 천수를 누리고 간다. 야생윳에게 있어서 느긋하게 살만큼 살고 죽는다는 것은 꿈과 같은 것. 부러움을 감출 수가 없다.

 

"인간씨! 레이무를 느그타게 키워달라고! 레이무는 노래도 잘부르고 육아도 잘한다고! 레이무! 너무 귀여워서 미안 느븁!!"

 

 사육윳쿠리가 되고 싶지만, 인간들은 자신들을 전혀 돌아봐주지 않는다. 오히려 요구를 하다가 죽는 경우도 있다.

 

"마리사. 이곳에 우리들의 윳쿠리 플레이스가 있을까??"

 

"마리사는 믿고있다제. 지금은 힘들고 어렵지만, 언젠가 마리사와 레이무에게 마련된 윳쿠리 플레이스가 나타날거라제."

 

 천적의 눈에 띄지 않은 야생윳쿠리들은 그럭저럭 살아갈 수 있었다. 윳쿠리들은 생각했다. 인간의 집에서 산다면 오랫동안 느긋하게 살 수 있다. 인간은 우리들을 죽인다. 인간의 눈을 피하면 오랫동안 살 수 있다. 그러면 인간의 눈에 띄지 않고 인간의 집에 살면 오랫동안 살 수 있지 않을까.

 

----------------------------------------------------------------------------

 

"아가야! 레이무! 마리사가 왔다제!!"

 

"파파인고제!! 마리짜 기다렸다제!!"

 

"레이뮤 배가 꼬륵꼬륵 거린다구! 빨리 밥씨를 달라구!!"

 

"퍄퍄! 어서오라제!!"

 

"마쨔 씽-씨가 갖고 싶다제! 씽-씨!!!

 

"오늘은 아름다운 돌씨를 주웠다구! 레이뮤의 보물이라구!!"

 

"얼른 우걱우걱 하고 싶다제! 마쨔에게 밥씨를 달라제!"

 

 그 생각을 하게 된 윳쿠리들은 자신의 크기를 줄였다. 인간의 눈에 띄지 않도록, 인간의 가구 틈에서 살 수 있을정도로 몸의 크기가 줄어든 윳쿠리들은 사람의 눈을 피해서 집에 숨을 수 있었다. 대신 작아진 크기는 번식의 방법을 달리함으로 해결하기로 했다. 이 아비 마리사에게 밥을 보채는 아가야들만 해도 많은데, 둥지 곳곳에는 더많은 알이 깔려있다. 둥지 한곳에는 쉴새 없이 알을 낳아대는 어미 레이무가 보인다.

 

"어서오라구 마리사! 오늘도 가족이 늘어나고 있다고!"

 

"느늣... 마리사. 감동받았다제. 며칠전만 해도 이 아이들의 파파가 될줄은 생각도 못했다제..."

 

 파샥-!

 

"세샹에서 가쟝 기여운 레뮤를 보고 느그타게 이쯔라고!"

 

"영윳인 마쨔가 인사한다제! 느그타게 이쓰라제!!"

 

 집에 온 아비를 맞아주는 듯이, 일련의 알무리에서 아기들이 태어난다. 마리사와 레이무는 자신의 알속에서 태어나는 광경이 언제나 봐도 신비로웠다. 생명의 탄생을 보는 마리사의 눈에 한줄기 눈물이 흐른다.

 

"퍄퍄! 바압!! 밥씨이이이!!"

 

"마쨔 배고프다제에에!!!!"

 

"느읏?! 깜빡하고 있었다제! 아이들이 배고파하는 거제-"

 

 자식들의 밥을 보채는 소리에 한창 감동에 빠져있던 마리사의 정신이 돌아왔다. 곧바로 머리속에 담긴 오늘 찾은 음식들을 가져왔다. 과자부스러기, 작은 벌레, 인간의 각질등으로 이루어진 식량이다. 먹여살려야할 입이 늘어나고 있었지만, 마리사는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 집안을 돌아다니면 음식이 쉽게 모인다. 입이 늘어나도 충분히 감당할 수 있을거라고 마리사는 생각했다. 그런 마음가짐으로 오늘도 마리사와 레이무는 관계를 맺고, 또다시 알을 낳았다. 깨어날 날을 기다리는 알들이 수북히 쌓여간다. 가히 바퀴벌레를 방불케 하는 번식력이다.

 

 문제는 번식력만 바퀴벌레에 맞먹을 뿐, 생존력은 바퀴벌레가 비웃을 정도로 약하다는 점이지만.

 

"마리사는 마리사의 윳쿠리 플레이스를 찾겠다제."

 

"레이무는 마리사와 결혼하겠다고!"

 

 어느덧, 성장한 마리사와 레이무가 속속히 독립을 선언하고 있다. 자식들의 느긋한 모습에 아비 마리사와 어미 레이무는 눈물을 감출 수가 없었다. 자신의 자가 어엿한 성윳이 되는 장면에 아비 마리사와 어미 레이무는 일련의 보람을 느끼는 중이다.

 

"잘가라제 아가야들. 아가야들은 마리사의 자랑이라제!"

 

"새로운 곳에서 느긋하게 살라고!!"

 

 성윳이 된 마리사와 레이무 부부가 새로운 정착지에 찾아나선다. 집윳의 삶에서 가장 위험한 시기로, 작디 작은 집윳들은 다른 포식자들의 느긋한 먹이인데다, 자기 방어의 수단도 존재하지 않는다.

 

"이곳을 마리사의 윳쿠리 플레이스로 한다제!!!"

 

 물론 현재 살고있는 곳은 집이라 인간의 눈에만 띄지 않는다면 살 방도는 충분하다. 애초에 인간의 눈에 띄지 않기위해 크기를 줄여서, 이동하는 것도 상대적으로 안전했다. 마리사와 레이무는 집안 가구들 틈 사이에서 관계를 맺고 둥지를 만든다. 

 

"느느...마리사는... 좀더... 느긋하고 싶었다제..."

 

 1세대 집윳이 가기 시작한다. 집에 정착하기 전 바깥에서 고생을 했던 집윳은 집안에서 태어난 집윳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명이 짧다. 그러나 그 짧은 시간에 낳은 수많은 알들은 집안에서 편안히 천수를 누릴 수 있을것이라고 마리사는 생각하며 편안히 눈을 감았다.

 

"파파가 영원히 느긋해진 고제..."

 

"장례식을 해주자구!!"

 

 자식들이 아비 마리사의 장례를 치뤄준다. 물론 매장하는 법도 모르고, 애초에 단단한 바닥을 팔 힘도 없는 윳쿠리들에게 있어서 장례란 그냥 구석 한곳으로 치운 다음 그 앞에서 노럐를 불러주는 것 뿐이다. 그렇지만 영원히 느긋해진 자신의 부모를 기리는 장례에 집윳은 경건하게 임한다.

 

"느늣! 마리사는 사냥의 달인인고제 늣늣늣늣"

 

"아가야! 레이무의 노래를 들으라고! 느긋한날~ 상쾌한 날~"

 

 어느덧 집 곳곳에 집윳이 들어차고, 집안에 살고있던 다른 존재들이 서서히 그들을 눈치채기 시작했다.

 

"느늣? 이건 뭐인고제? 다리가 많은 게 이상하게 생긴고제. 마리쨔의 장난감으로 딱인고제! 느갸아아아!!!! 물지 마는고제에!! 마쨔 마덮는고제에에!!!!!! 늡늡늡늡늡!!!!"

 

"귀여운 아가야들이 집안에 있는고제! 바퀴씨 마리사를 놔달라제에!!"

 

"개미씨 조상님들에게 붙지 말라고!! 낼름낼름.... 어째서 레이무에게 달라붙은 고야!!!!"

 

 집안 가장 어두운곳, 음지속에 살고있는 불청객들은 요즘 살이 붙고 있다. 최근 곳곳에 보지 못한 생물들이 나타나고 있는 상황. 처음엔 낮선 생물이다보니 건들지 않았지만, 한번 사냥을 한 개체가 맛을 본 이후로 최고의 식량자원이 된지 오래다.

 

"어째서 곰팡이씨가 아가야들에게 달라부튼고야아아!!!!!!!!!!"

 

 집윳쿠리들이 자리잡은 곳은 가구사이의 어두운 지역. 햇빛이 들지 않다보니 자연스레 습기가 차기 쉽다. 게다가 시신처리를 제대로 하지 않은 음식, 응응, 그리고 죽은 집윳의 시체가 불청객들 뿐만 아니라 곰팡이가 자라나는 매개체 역할도 하고 있었다. 곰팡이가 둥지 주변에서 퍼지기 시작해 집윳들에게 달라붙는다.

 

"아가야들... 얼른 태어나라구..."

 

"느삐- 느갸갸갸갸-"

 

"어재서 기형아가 탄생한고야아아!!!!!"

 

 처음 아비 마리사와 어미 레이무가 아이를 낳은 이후, 자식들은 그 형재자매와 결혼하면서 수를 불려나갔다. 근친교배를 반복하면서 열성 팥소유전자가 누적되기 시작하고, 서서히 기형아의 숫자가 늘어나고 있었다.

 

"아가야 먹자꾸나! 우걱우걱!"

 

"캥뽀옥!'

 

"늣늣늣늣"

 

"느그타게 이쓰라고!!"

 

"하아... 집윳들이 있구만... 창문을 너무 열어놨나..."

 

 집윳들은 사람의 눈에 띄지 않는 방향으로 몸을 진화시켰다. 확실히 작은 그 몸집은 사람의 눈을 피하고 가구의 틈사이로 들어가 살기에 적당한 체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사람의 눈과는 달리, 사람의 귀를 속일 방향으로는 진화하지 못했다. 언제나 내는 늣늣거리는 소리, 작아도 계속 조잘거리는 그들의 수다는 사람이 집윳을 발견하게 만들었다.

 

"거기 윳콤이죠. 집윳구제신청처리좀 하려는데요."

 

 인간은 야생윳이 집안에 맘대로 들어와 사는 것을 용납하지 않듯, 집윳이 집안에 맘대로 들어와 사는 것또한 역시 용납하지 않는다. 곧바로 윳콤이 출동해 집을 폐쇄하고 가구를 드러내고 있다.

 

"느늣? 갑자기 밝아졌다제?"

 

"저 큰 것은 뭐야?"

 

"저건 인간씨라고! 언제나 레이무들에게 먹을것을 제공하는 노예씨라고!!"

 

 가구를 드러내자 한무리의 집윳가족이 나온다. 가구 뒤쪽에 이런공간이 있었는지 놀라울정도로 바글바글하다. 애초에 그들의 진화가 어떤 이유로 이루어졌는지 망각하고 인간에 대한 두려움은 팥소속에서 잊혀진지 오래인 그들은 도망칠 생각도 하지 않은채 윳콤직원들의 얼굴을 말똥말똥 처다보고 있다.

 

"햐. 얼마나 청소를 안했으면 집윳이 이렇게 무더기로 번식하고 있냐. 보통 이러기도 힘들지 않아?"

 

"거의 한 1000마리는 가볍게 넘을것 같은데? 보통은 2~300마리로 끝나지 않냐?"

 

"야. 저 시체봐라 시체. 곰팡이 겁나 피었네. 아 토나와."

 

 집안 곳곳에 나오는 집윳 무리를 보고 직원들은 얼굴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많아도 너무 많다. 보통 천적이나 곰팡이등으로 인해 숫자는 거의 균일하게 유지가 되기 마련인데. 이정도로 숫자가 많다면 그 천적들의 수 또한 자연스레 알 수 있다. 아마 연일 파티였을게 뻔하다.

 

"야 이거 안되겠다. 약품 살포 해야겠다. 이거 답없네"

 

"의뢰주에게 허락받도록 하겠습니다." 

 

 집윳의 숫자가 너무 많아 약품살포를 하기로 한다. 집주인에게 허락받은 윳콤은 건물에 있는 구멍이란 구멍은 전부 막아논 다음 화학제품을 살포했다. 윳쿠리들뿐만 아니라, 집안에 있는 벌레들까지 한꺼번에 다잡을 수 있는 제품이다.

 

"느갸아아! 팥소씨... 멈추는...느웨에에!'

 

"레뮤... 괴로워... 숨을 못쉬게써..."

 

"어재서... 이런일이 이러난고제...."

 

 화학약품의 세례속에서 수많은 집윳들이 부질없이 죽어나갔다. 독성에 강한 바퀴벌레도 손쉽게 죽어나가는 화학제품을 고작 집윳따위가 견딜리 없었다.

 

"아가야... 아가야는 꼭 사라남아야한다구... 느웨에에..."

 

 몸이 약한 아기윳도 다죽고, 성체들도 남아있는 건 얼마되지 않았다. 어미 레이무는 겉 껍질 속에서 새롭게 잉태되고 있는 알에 희망을 걸기로 하며 웃으며 죽어갔다.

 

"건조기 준비 됬지?"

 

"세팅 다 끝났고 키기만 하면 됩니다!"

 

 건조기가 가동된다. 집안의 공기가 건조해지면서 습기가 사라진다. 건조기를 트는 이유는 집안 곳곳에 스며든 곰팡이를 제거하는 이유와, 또 한가지 이유가 더있다. 집윳들이 곳곳에 심어놓은 알들이 하나 둘씩 깨지고 있다. 설탕으로 이루어진 집윳의 알은 성장이 끝난 아기들이 나오기 쉽도록 적당한 수분을 머금고 있다. 그러나 뽀송뽀송한 알껍질이 수분을 잃으면서 점점 거칠어지고, 탄력을 잃으면서 모래로 쌓은 첨탑마냥 사르르 부서져내린다. 부서진 알속에서 팥소와 함께 성장이 끝나지 않은 아기 윳이 흘러내렸다.

 

"마쨔 느그타게 태어나따제!! 느느? 어쩐지 모기 마른다제? 느느?! 마쨔의 볼씨가? 저부씨! 부서지지 마는 고제! 어째서 마쨔의 유나킴처럼 유연하고 탄력성있는 몸씨가 부셔지고 있는거제에에에!!!!!!!"

 

 타이밍 좋게 알껍질이 부서지기 직전 성장이 끝나 태어난 개체들도 있지만, 건조한 공기속에서 수분이 급격히 마르면서 살아남지 못했다.

 

"청소 끝냈습니다!"

 

"곰팡이 있는 벽지는 새로 갈았고 바닥도 새로운 바닥재로 교체했습니다!"

 

 집윳구제가 끝나고, 손상된 벽지나 바닥도 전부 교체해준다. 온갖연구끝에 개발된 집윳 억제형 벽지와 바닥재다. 미세한 표면가공으로 사람의 신체에는 해가 없지만 윳쿠리들이 이동하거나 부비부비를 하면 단숨에 팥소가 찢어지는 구조로 되어있다. 둥지로 사용될만한 가구가 있는 곳이나 창문 주변에 설치하면 집윳걱정은 할 필요가 없다.

 

"하여튼 이놈들은 큰놈이나 작은놈이나 하나같이 해충이라니깐."

 

 작업을 끝낸 윳콤반장이 돌아가면서 말했다. 처음 집에 들어왔던 아비 마리사의 바람과 달리, 그 자손들은 하루만에 단 한마리의 팥소유전자도 남기지 못하고 죽어나갔다. 집윳은 사람의 눈을 피할 수는 있지만, 사람 그자체는 피할 수 없었다. 단지 그 이유 하나뿐으로 그들의 생존은 이루어지지 못했다.

 

-끝-

 

 간단하게 그냥 집윳일가가 들어와서 어떻게 죽어가는지 대충 썼습니다.

아마 다음 글은 몸첨부 마리사 시리즈 최종장이 될것같군요. 

  • ?
    khw20 2016.06.19 22:45
    느긋하게 잘 읽었습니다~
  • profile
    무첸 2016.06.19 22:45
    정말 잘 읽었습니다!~
    집윳들이 활개를 친다니... 으어어...
  • ?
    정체불명 2016.06.19 22:45
    집윳은 기생충같은 존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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