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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29 12:49

게스 플랑

조회 수 349 추천 수 5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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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에 윳쿠리라는것이 돌아다닌다고 한다, 해수이니 애완동물이니 하는것들이라고 하지만,

나에게는 그저 뭉갠뒤 밖에 버리는 거름일뿐이다.

 

 퇴근한 뒤, 어두운 길을 걸으며 나의 월셋방 뜰을 슬쩍 보니 유리조각이 눈에 들어온다, 한숨만 나올뿐이다.

집 문을 열자 어두운 방 안에서 무언가 꿈틀거린다, 불을 키니 평소와는 다른 모습이 눈에 띄인다.

 

『늣!, 오빠야 플랑이 오빠집을 망친게 아니야!, 플랑은 단지 배가고파서 여기 쳐들어온 마리사를 먹은것 뿐이야!』

 

윳쿠리의 쩌렁거리는 목소리가 귀에 거슬렸지만, 듣기 싫은 내용이 아니므로 평범한 눈빛으로 주변을 쓱 훑어보았다, 들윳에게 시달리다보면 자연스레 정리정돈과 소방대책을 세우게 되므로, 집안에는 유리조각과 꼬깔모자, 리본의 껍데기만 보일뿐이다.

 

『오빠야, 부탁할게 있다구-』

 

플랑을 보자 아부를 떨듯이 애교스러운 표정을 지은채로 무언가를 요구한다, 망할 만쥬들을 치워줬으니 사탕몇개정도는 아쉽지 않겠지.

 

『날이 점점 추워지고있어, 플랑이 뜰에서 좀 지내면 안될까? 달콤달콤씨는 필요없어, 여길 기웃거리는 얼간이들만으로도 충분해!』

 

흠, 의외의 대답이군, 나쁘지않은 부탁이니 못들어줄것도 없지.

 

그렇게 좀 똑똑한 플랑이라는 윳쿠리와 같이 지내는 생활이 되었다.

 

다음날의 아르바이트 출근시간은 오후로 잡혀있는지라, 플랑이라는 윳쿠리는 어떻게 지내는지 지켜보기로 했다.

 

인터넷으로 어렴풋이 본 정보로는 통상종이라고 하는 빌어먹을 만쥬들을 잡아먹는 윳쿠리이며 낮에는 수면을 한다고 보았지만,

저 플랑은 어째서인지 낮에도 집근처의 공원 상공을 어슬렁거리며 공원의 들만쥬들을 관찰하기만 하고있다. 기름진 팥자루만 골라서 먹는것일까?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있을때 문득 플랑을 보니, 어딘가로 쏜살같이 하강을 하고있었다, 예상지점을 보니 발정난 커스타드 자루와 산책나온듯히 보이는 펫만쥬가 보인다, 호옹~ 정의의 사도놀이를 할 생각인걸까?

 

사태를 관망하고있다, 플랑은 발정난 똥자루에 들러붙어 해학적인 표정과 곡소리를 뽑아주고는 펫만쥬에게 다가간다.

플랑의 지능을 내심 기대하던 나로써는 안타까운 기분을 자아낸채로, 저 플랑이 사고를 치기전에 제지하기 위해 뛰쳐나갈 준비를 하였다.

 

허나 펫만쥬와 플랑은 잠시 서로를 본뒤 어딘가로 향해 나가고있었다, 이윽고 펫만쥬의 주인같아보이는 사람이 플랑에게 무언가를- 아마도 보상이겠지?- 주고있었고, 이내 플랑은 공원 상공으로 날아올라 전처럼 주변을 관찰하였다.

 

내 생각속에서 저 플랑은 상당히 뛰어난 녀석이라고 평가를 내렸다,

공원에서 펫만쥬와 그 주인이 떠났을 무렵, 플랑도 어딘가로 날라갔다, 그 뒤를 쫓고싶었지만 시간을 보니 알바 출근시간에 가까워졌다.

 

준비를 마치고 출근길을 걷는 도중, 가공소 차량과 인부들이 주변에서 휴식을 취하는 모습이 보였다, 슬쩍 흘겨보고 내 갈길을 가는 도중에 인근에서 엄청난 비명소리들이 들려왔다.

 

『느와아!- 플랑이다! 마리사는 맛이 없는고다제, 플랑은 느긋하게 레이무를 잡아먹고 꺼져버리는거다제!.』

『빌어먹을 마리사는 빨리 귀여운 데이부를 위해 플랑에게 맞서라고! 이 쓰레기같은 마리사아!』

 

후- 망할 만쥬놈들의 소음공해에 눈살이 찌뿌려진다, 문득 뒤를 보니 가공소 인부들이 언제 쉬고있었냐는듯이 구제용 장비들을 완전무장 한채로 똥만쥬무리들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있었다.

 

『느와앗! 가공소씨다! 싫다제 마리사는 집에 돌아갈고라제-!』 『가공소씨는 어서 저 느긋하지 못한 플랑을 주겨버리라고! 그리고 느긋하게 긔여운 데이부에게 달콤달콤씨를 바치고 시중을 들어!』

 

잠깐, 플랑이라고? 똥만쥬들의 행렬 뒤를 보니 플랑이 이 무리를 몰아가는듯한 모습이 보였다.

 

『늣! 오빠야 안녕- 플랑은 잠시 이 주변을 산책하고있었어, 그럼 안녕~』

 

머쓱하게 플랑에게 인사를 건내고 천천히 걸어가기 시작할즘, 뒤에서 인부들의 대화가 들린다

 

「이야 플랑~ 기가막히게 엄청난 행진이였어, 이정도 실적이면 금뱃지따위는 껌이지-」

 

『늣! 플랑은 뱃지​따윈 없어도 돼, 그나저나 예전의 플랑의 얘기는 어때?』

 

「연구실놈들도 흥미가 있나본데, 벌써 연구중이라고」

 

더 듣고싶었지만, 시간을 보니 출근시간이 촉박하여 뛰어가기 시작했다.

 

 

집으로 오는 어두운 길을 걸으며, 내 월셋방 안뜰을 슬쩍 보았다.

말끔한걸-

 

집안에서 본 안뜰 구석에 플랑이 나지막히 움츠린채로 자고있었다, 포식종이라는 만쥬들은 밤에 활동한다고 들었는데.

 

이후 몇일간을 오전근무만 하다보니 플랑의 행동을 관찰할 기회가 별로 없었고, 휴일이 오길 기다렸다.

 

 

마침내 찾아온 휴일.

 

플랑을 세심히 관찰하기 위해 장롱에 박아놨던 캠코더를 꺼내왔다, 아침시간대의 플랑은 공원위를 돌아다닌다.

 

촬영을 시작한지 얼마 안될즈음에 플랑은 공원 안쪽으로 내려왔다, 이윽고 공원 안의 만쥬무리가 플랑 주변으로 모여들었고 그중에 무리장으로 보이는듯한 보라색만쥬가 나왔다.

대화를 나누는듯해보이는 모양새에 내용을 녹음하러 가까이가던 도중, 사건이 터저버렸다.


갑자기 경련을 일으키는듯한 모양의 플랑이 이윽고 송곳니로 보라만쥬를 갈기갈기 찢어버렸다, 다른 만쥬들이 당황한 새에 플랑은 날뛰듯이 다른 만쥬들을 찢어발기고 으깨버린다.

얼빠진 내모습에 상관없이 캠코더는 모든 장면을 담아놨다.


비틀거리는 플랑은 이윽고 불안정한 자세로 하늘위를 흐느적거리며 사라졌다.


플랑의 발자취가 보인곳은 인근 동산의 산책로이다, 몇몇 행인들에게 수소문해보았더니 요상한 보석날개의 병아리가 동산으로 올라갔다고 한다.


산책로를 걸으며 주변을 살펴보니 고깔만쥬나 리본만쥬들이 헤벌쭉거리며 다가오길래 밟아뭉개주고 계속 나아갔다, 어디선가 '우- 우-' 거리는 소리가 들려오길래 바라보았더니 박쥐날개의 파란 만쥬가 보인다, 플랑에 관한 질문을 해보았다.


『우- 플랑은 이동네에 한마리밖에 없다도오, 아가씨는 그 플랑이 맘에 안든다도오-, 예전에는 아가씨의 자랑스런 여동생이였다도, 그런데 인간씨들 주변을 돌아다니더니 만나는 달콤달콤들을 다 박살낸다도오-』

 

질문을 더할려는 도중에 다리에 들러붙는 똥만쥬들이 있길래 박쥐만쥬에게 던져주었다.

 

『우-! 우-! 인간씨 달콤달콤 고맙다도~』 『느와아! 레미랴다! 팥소씨 빨지마아!』

 

기분좋은 박쥐만쥬에게 플랑과의 관계와 위치를 물어보았다.

 

『우- 한가족은 아니다도, 그냥 그런거다도-, 플랑이라면 인간씨들이 물씨를 퍼가는곳에 있다도-』

 

박쥐만쥬는 대화가 끝나자 내주변에 들러붙은 만쥬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그러던가 말던가 내갈길을 가자.

그 만쥬가 말한곳이라면 약수터일터, 가보니 플랑은 수면을 한참이나 바라본다, 내가 다가가도 경계하는 기색조차 없다.

 

하염없이 바라보는 플랑에게 말을 걸어본다.

 

『인간씨 안녕- 플랑은 플랑이야~ 평범하게 있으라고~』

 

공허한 눈빛으로 바라본채 말을한다, 계속 말을걸어도 똑같은 대답만 돌아온다, 기분나쁜 광경에 질린 나머지 그냥 되돌아오기로 했다, 문득 하늘을 보니 노을빛 하늘 너머로 먹구름이 보인다.

 

 

빌어먹을 이동네는 눈이 내렸다하면 폭설경보가 내린다, 첫눈이 내리자마자 겨울왕국이다~ 만세~.

플랑은 어제 이후로 뜰에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눈이 점차 거세지는 와중에 걱정이 되어 찾으러 나섰다.

 

공원, 주택가, 통근로, 시내 곳곳이 살펴보아도 흔적도 보이지않고, 수소문할 윳쿠리따윈 흐물흐물한 수제비 반죽들뿐이겠지

결국 마지막으로 보았던 산책로 약수터로 향했다, 앞서 살펴보았던곳들은 폭설이라면 이골이난 시민들과 지방정부 덕분에 제설이 빨리 이루어졌지만, 산책로 앞을 보자 막막해질 뿐이였다.

 

뭐 별수 있을까, 성인 남성의 허리까지 올라온 눈밭을 헤치며 약수터에 도착했다, 의외로 빨리 플랑을 보았다.

 

상공에서 눈을맞으며 춤을추는 플랑, 내가 다가가자 이윽고 수직으로 추락하였다.

 

『오빠야... 인간씨, 플랑은 플랑이야-』

 

아직도 이타령을 하길래 정신좀 차리라고 해주었다.

 

 『그럼 나는 뭐야?』

 

「윳쿠리잖아.」 『응 그래, 윳쿠리, 나는 윳쿠리, 플랑은 플랑도르 스칼렛』

 

『나는 남의 이름을 훔쳐쓰고있는 만쥬야.』

 

이윽고 뜨거운 물의 감촉이 느껴진다... 내 방한장갑 안으로... 하..

​집가서 뜨거운 바람으로 말려줄테니 정신차리고 집으로 가자고했다. 

 

『나는, 옛날의 플랑은 그저 다른 만쥬들이나 빨아먹고 하루를 살아가는 그런 평범한 윳쿠리였어』

 

『인간씨들이 무서운지 모르고 이곳저곳도 다녔었어, 그러던중에』

 

『플랑은 보았어, 플랑을, 인간다운 멋진모습을, 멋진 기술들을 쓰는 화려한 플랑을』

 

아 그거.. 분명 도..또옹읍읍.. 뭐시기 하는 그거일것같다,

 

『그 모습을 보고 나를 보니, 나는 그냥 만쥬일뿐이였어』

『그때부터 나는 나와 다른 윳쿠리라는 만쥬들이 남이나 흉내내는, 모두 부숴버릴 쓰레기들로 보였어』

『그렇지만 나는 약해, 다른 만쥬들이 나를 뭉개면 그냥 죽어, 인간씨의 것을 만지면 터져버릴 만쥬일뿐이야.』

『그래서 인간씨들에게 들러붙어서 만쥬들을 뭉개버렸어, 학살장에 넘겨버렸어...』

 

플랑이 일장연설을 늘어놓는동안 플랑의 몸이 물기에 많이 노출되었다, 어서 집에가자고 재촉했지만 플랑은 그저 자기말만 한다.

 

『플랑은, 나는, 윳쿠리는, 남의 모습을 배낀채로 평생 고통속에서 느긋함만 찾아야 되는걸까?』

 

뭉개지는 얼굴에서 굵은 눈물이 쏟아진다,

 

『빌어먹을 똥만쥬들이 나를 윳쿠리라고 불러, 느긋해야된다고 말해, 싫은데 자꾸 그래, 그 현자라는 멍청이녀석이 나와서...

게스라고...』

 

흐물거리는 몸은 이미 복구할 수 없는 지경이 된거같다... 생각해보면 이딴말을 듣지말고 바로 집에가야했지만, 왜 멍하니 듣고만 있었던걸까. 이유는 알수없었지만, 유해는 약수터에 던져주었다. 약수터에서 고기만두맛이 나게될까? 

 

『윳쿠리따위...아냐..』

 

집으로 갈 찰나에, 소리가 들렸다.

 

 

 

집으로 가면서 오만가지 생각이 다들었지만, 역시나 집에 쳐들어오는 만쥬새끼들과 씨름할 앞날걱정이 앞선다, 집으로 돌아와 눈과 눈물묻은 방한용품들을 정리하고 하늘을 보았다, 시꺼먼 먹구름...

 

초인종소리가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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