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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0.27 08:43

신종 윳쿠리를 길러보자 - 2

조회 수 330 추천 수 3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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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개인적인 일이 좀 있었지만 다 써서 올리려고 들어왔습죠.

 

비가오니까 몸도 마음도 축축 처지는군요. 차라리 눈이나 쏟아지지.

 

아, 크리스마스는 말고요. 화이트 크리스마스라니, 솔로한테는 너무 가혹하네요.

 

------------------------------------------------

 

 

 

[아. 오빠야. 어서오라제. 오늘도 신세지고 있다제.]

 

[어서오세요!]

 

몇 시간만에 귀가하자, 여느 때 처럼 공원의 윳쿠리가족이 우리 집에서 간식을 먹으며 뒹굴대고 있었다. 그리고 거실에서 여기저기 통통 뛰어다니는 니코까지.

 

"어어. 마리사. 잘 놀다 가라. 니코도 잘 있었나보네."

 

[으, 응! 니코 잘 있었어! 사고 안 쳤어!]

 

내 말에 묻지도 않은 대답까지 덧붙이는 니코. 뭔가 있었나?

 

방 구석의 쓰레기통을 보니 왠지 모르게 처음 보는 성윳 두 마리가 처박혀 있었다. 몸에 상처로 봐서는 케이네를 깨웠구만. 불쌍한 것들.

 

"우어… 너 진짜 윳쿠리 많이 기르는구나."

 

"기르는건 두마리 뿐이거든? 나머진 공원윳이야. 어이. 케이네. 손님이다. 나와봐."

 

[우이…… 지금은 자는 시간이라구 오빠야……]

 

내 말에 눈을 비비적대며 방문을 열고 나오는 케이네. 그런 케이네를 본, 나를 뒤따라 내 집으로 들어온 친구는 눈을 휘둥그레 떴다.

 

"뭐, 뭐야! 얘도 윳쿠리야? 진짜 귀여워~~"

 

"막 껴안지 마라. 닳는다. 그러고보니 케이네는 처음 보던가?"

 

"이사온 다음에 놀러온건 처음이니까!"

 

정유진 양. 나보다 한 살 아래. 누나하고 더불어서 소꿉친구 사이 이자 최근 이쪽으로 대학을 진학해 이사를 오게 되었다. 그리고 오늘 날 불러낸 장본인.

 

무슨 일인가 나가봤더니 잔뜩 울어서 팅팅 부은 얼굴로 날 붙잡고 두 시간이나 하소연을 진행해 주셨다.

 

하소연의 내용이란 남자친구한테 차였다는 것.

 

"있잖아 케이네! 언니가 또 남자한테 차였어! 너무하다고 정말! 그렇게 배려심이 없다니!"

 

[우이… 케이네는 언니야를 처음 봐서 잘 모르겠는데. 그래도 힘내.]

 

"꺄아아아아!! 진우야! 나 얘 주라! 내가 키울래! 나하고 같이 살자! 케이네! 결혼해!"

 

"그런 헛소리나 하니까 차이는 거다. 얼빵아."

 

그러고보니 이름이 처음 나온것 같다만… 뭐. 기분 탓이겠지.

 

케이네의 볼을 붙잡고 잔뜩 부비부비를 하는 녀석을 떼어내며, 케이네를 식탁 위로 올려주었다.

 

"그래서? 저것들은 왜 죽어 있냐?"

 

[우이. 오빠야의 집에 마음대로 들어와서 집선언이라구. 케이네가 자는것도 방해했다구.]

 

"죽을만 하네. 니코는. 별 일 없었나봐?"

 

[니. 니코는 아무 짓도 안했다구 니코!]

 

음… 좀 수상하긴 한데. 상관없나.

 

그렇게 유진이 녀석이 한참을 케이네를 붙잡고 하소연하는걸 저녁 먹여서 보내고. 공원의 마리사들에게도 야채들을 싸 줘서 돌려보내고. 케이네, 니코와 함께 저녁까지 먹은 다음에 집에 설치해 두었던 관찰 카메라의 메모리를 내 컴퓨터에 연결했다.

 

그 안에서 튀어나온 영상들로, 왜 니코가 그렇게 덜덜 떨었는지는 금방 알게 되었다.

 

"이거… 거의 이중인격 수준이구만."

 

집에 멋대로 침입한 들윳 두 마리에게 독설을 뱉어내며 바닥에 침까지 뱉는 니코. 나중에 바닥 청소를 시키자.

 

그래도 기본적인 신체능력을 포함한 스테이터스는 높은 수준인 것 같다. 포식종만큼은 아닐지라도 왠만한 통상종에게 지지 않을 정도로.

 

[우이? 뭘 보는 건가요? 오빠야? 이건 니코?]

 

[응? 뭘 보는거야? 니코를 몰카하면 안되는거야 니코!]

 

저녁 설거지와 정리를 끝낸 두 마리가 나를 향해 다가왔다.

 

그리고 그 영상의 정체를 알게 된 그 순간.

 

[우키야아아악!! 니코오오옷!]

 

"우악! 왜 덤비는 거야! 요녀석!"

 

[모, 몰래 카메라씨는 안된다구 니코! 사생활 침해씨라구 니코! 위자료 요구할 거라구 니코! 니코오옷!!]

 

[갑자기 오빠야한테 무슨 소리를 하는거람? 이 윳쿠리는.]

 

내게 달려들려던 니코를 적당히 몸을 깔아뭉개며 케이네는 한숨을 쉬었다.

 

[오빠야. 그건?]

 

"아까 낮에 일을 촬영한 관찰 카메라. 케이네도 볼래?"

 

[우이. 볼거라구요.]

 

[보지마아아아앗 니코오옷!! 니코의 부끄러운 모습은 보면안돼니코오오옷!!!]

 

그리고 약 10분 후.

 

[아얏! 아프다구 니코!]

 

[깨끗하게 청소하라구요 니코! 바닥에 침을 뱉으라고 한 적은 없다구요!]

 

[너무해 니코! 그 윳쿠리들이 먼저 그랬다구 니코!]

 

[말대꾸하지 말구요!]

 

[니콧!]

 

케이네가 니코를 혼내면서 거실 청소를 시키는 광경을 볼 수 있었다.

 

----------------------------------------------------------------------

 

그 관찰 카메라 이후로 일주일이 지났다.

 

서열정리도 끝났겠다. 집에 찾아오는 공원윳 및 침입하는 들윳의 관리를 니코에게 전담한 케이네는 자는 시간에도 몰래 컴퓨터에 빠져 있다가 잔뜩 혼이 났다.

 

그걸 본 니코가 날 더 대하기 어려워해 졌지만… 뭐 상관없나.

 

그리고 오늘은 니코를 데리고 윳쿠리 전용 공원으로 가는 날, 집앞의 공원과는 별개로 애완 윳쿠리와 윳쿠리 애호가들이 모이는 공원이다.

 

[오빠야? 어딜 가는거야 니코?]

 

"공원. 윳쿠리가 잔뜩 있는 데."

 

[집앞에도 윳쿠리는 잔뜩 있다구 니코?]

 

"걔들은 공원윳, 야생윳이야. 지금 가는 곳은 애완윳들이 있는 곳이라고."

 

[애완윳 니코?]

 

"친구 만들라고 가는 거다 요녀석아!"

 

[느뷰뷰뷰븃 볼 찌부러진다구 니코!]

 

한 손에 든 윳쿠리 케이스 안의 니코의 볼을 주물주물하면서 집에서 약 30분 정도 떨어진 거리에 있는 애완윳 전용 공원에 도착했다.

 

"여어. 오랜만이네?"

 

"브리터씨도요. 안녕하세요."

 

공원의 입구 즈음에서 나를 맞는 것은 한 마리 윳쿠리에 산책용 줄을 맨 젊은 남자. 이 도시의 윳쿠리 브리터 주아 씨.

 

말투는 남자다만. 나보다 몇 살이나 위인 누님은 입에 담배 비슷한 걸 물고 손을 흔들어 나를 맞았다.

 

"누나라고 부르라니까? 언제까지 브리터 씨라고 부를꺼냐?"

 

"우리 누나 때문에 영 거부감이 드네요."

 

"하긴. 랑이씨가 좀 무섭긴 하지."

 

고개를 끄덕끄덕 거리며, 그녀는 산책용 줄을 맨 윳쿠리를 들어올렸다.

 

"어이. 모코우. 불."

 

[모코! 불씨야!]

 

입에서 조그만한 불을 내뿜어 그녀의 담배에 불을 붙이는 것은 희소종 윳쿠리 모코우. 금뱃지를 달고 있는 엄청난 고가의 녀석이다. 브리터 씨의 가게에 있는 윳쿠리들을 모조리 팔아도 못 살 정도라고.

 

"잘했다 요녀석. 드디어 머리카락 안 태우게 됬네."

 

"머리카락 태워먹었나요?"

 

"머리카락 뿐만이 아니야. 눈썹도 날려먹어서 개고생했다고. 하여간 라이터 대용으로 쓰려고 했더니."

 

어이. 윳쿠리는 라이터 대용이 아니예요.

 

아버지가 만든 윳쿠리 사전에 따르면 현재까지 발견된 불을 뿜는 윳쿠리는 두 종, 모코우와 란 뿐이라고 한다.

 

희소성만 따지면 모코우가 몇 배는 위지만, 란 종 중에서도 불을 뿜는 개체는 정말 드물게 나타나기에 불을 뿜는 란과 모코우의 가격은 비슷비슷 하다고.

 

어쨌거나.

 

"그런데 그 녀석은? 케이네냐? 용케 데리고 나왔네."

 

"아뇨. 누나한테 부탁받은 새 윳쿠리예요. 자. 나와."

 

케이스를 바닥에 내려놓고 입구를 열자마자.

 

[니코니코니~~~~]

 

몇 번 심호흡소리와 함께 니코가 잔뜩 목소리를 높이며 뛰쳐나왔다.

 

[아나타노 하토노 니코니코니~~ 모두의 아이돌 니코야~~]

 

"……뭐냐? 이녀석은."

 

"일단은 윳쿠리인데요."

 

"윳쿠리? 이게?"

 

[오늘은 니코의 기념할만한 첫 공원 데뷔씨야! 모두 기대해달라구! 니코의 첫 라이브! 갑……]

 

"자. 거기까지만 하고 스탑. 임마. 다른사람들 다 쳐다보잖아."

 

제멋대로 노래를 부르려고 하는 니코를 붙잡아들었다.

 

[왜 가로막는 거냐구! 오빠야! 니코! 니코의 첫 공원 라이브라구 니코!]

 

"그건 다른 녀석들하고 더 친해지고 해라! 나까지 얼굴 화끈거리잖아!"

 

[에이. 부끄러워 하지 않아도 된다구 니코. 니코는 아이돌씨라구?]

 

"시끄럿!"

 

노래도 춤도 왠만한 윳쿠리, 아니 사람보다 낫긴 하지만! 그래도 안되는건 안돼!

 

"호오? 이런 녀석은 브리터 일 하면서도 처음인데."

 

"저도 처음 봤어요. 아버지 사전에도 없는 녀석이더라고요. 영차. 여기 얘랑 놀아! 니코!"

 

[부우. 알았다구 오빠야. 니코.]

 

모코우의 앞에 니코를 내려놓자.

 

[모코! 모코우는 모코우야 모코! 모코모코하게 해줄게!]

 

[니코! 니코는 니코야! 니코니코니~]

 

[모코! 따라하지 말라구 모코!]

 

[안 따라했다구 니코!]

 

[모코! 지금따라했잖아 모코!]

 

[니코는 니코라구 니코!]

 

[질수 없다구! 모코모코모코모코모코모코모코모코……]

 

[이, 이잇! 니코도 안져! 니코니코니코니코니코니코니코……]

 

순식간에 두 마리가 요상한 신경전을 벌이기 시작했다.

 

"제멋대로 애송이들이구만."

 

"그러게 말이네요."

 

[모코모코모코모코모코모코모코모코모코모코…]

 

[니코니코니코니코니코니코니코니코니코니코……]

 

근데 이거 언제까지 하는 거냐? 요녀석들아. 

  • ?
    Cong 2015.11.24 05:50
    야돈과 고라파덕이 생각나네요 ^^
  • ?
    다도스 2015.11.24 05:50
    야돈 : 야~~돈~~
    고라파덕 : 파더억~~?
  • profile
    깁밥먹는유카 2015.11.24 05:50
    하아악...심장이...모코모코하게 해줄게!!
  • ?
    다도스 2015.11.24 05:50
    모코모코하군요.

    그런데 모코모코한다는건 불태운다는 건가? 이런 섬뜩한 녀석.
  • ?
    느긋한철수 2015.11.24 05:50
    혼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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