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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0.04 21:22

생명은 소중한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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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는 아들을 따라 숲으로 나갔다.

어엿한 어른이 된 아들은 아버지와 같은 직장에 취직해 아버지가 하던 일을 하게 되었다.


"아들아. 생명은 소중한거란다."


"네, 어릴적부터 늘 하시던 말씀이죠."


"특히 자신 것은 더더욱."


아버지의 눈빛이 선명해졌다.

아들은 어머니와 아버지 사이를 생각했다. 바보같을 정도로 착한 어머니였지만 자신의 호의가 무시당하면 얼굴에서 생기가 사라지셨지. 응.

아버지가 현장직을 관두시던 날 아버지의 옷을 정리하며 난 여러 정체불명의 흔적들을 생각해보면 그 말은 그 의미일 것이다. 아마도.


"살기 위해서 잡는게 아니라면 끝나고선 릴리스 해야해. 그리고 한번 칭찬 하는거야. 대상과 자신에게."


"캐치 앤드 릴리스. 아버지는 그래서 낚시를 하든 사냥을 하든 끝장을 별로 안보셨죠."


숲속으로 깊숙히 들어가며 아들과 아버지는 계속 대화를 했다.

평소에 자주 못한 만큼 이럴때 쌓아둔 이야기 보따리를 풀고 하고싶던 말들을 하게 된다.

숲 깊숙히 들어온 아들을 보며 아버지는 들고있던 장창을 건넸다. 하지만 아들은 그 창을 받지 않았다.


"그런 것까지 필요 없어요. 시대가 언젠데."


"생명을 소중히 해야지!"


"네네, 사라진 생명은 다시 돌려놓을 수 없고 다시 원래대로 할 수도 없으니까요. 모든 생명을 소중하게. 맞죠?"


"그래. 그거다. 그렇지만..."


아들은 아버지의 이야기를 듣는 둥 마는 둥 하다가 앞에 보이는 무언가에 시선을 집중시켰다. 그리고 등에서 끝이 뾰족한 굵직한 쇠꼬챙이를 꺼냈다.


"저놈들은 예외다."


"물론이죠."


저 앞에 도스 마리사가 무리와 함께 있었다.

아버지는 사냥꾼이었다. 그런 아버지는 입버릇처럼 생명을 소중히 해야한다고 했고 스스로 윳쿠리도 길렀지만 들윳쿠리와 길윳쿠리를 생명으로 여기지 않았다.

아들도 그런 아버지에게 자라났으니 별로 다르지 않았다. 애완 윳쿠리는 소중히, 그냥 윳쿠리는 안 소중히.

아버지 세대가 셀수 없이 많은 도스를 도살하는 동안 가공소도 연구를 계속헸다. 점점 더 작고, 인간에게 순종하고, 연약한 도스를 만드는데 주력했다.

현재에는 국내 도스의 84%가 이렇게 품종개량이 되어 키도 청소년보다 조금 작은 정도밖에 되지 않는 작고 허약한 것들 뿐이었다. 이 개량의 최종목표는 도스를 야생동물에게 자기방어를 하는게 한계인 정도까지 능력을 약화시키는 것이었다.


"저놈이냐?"


"확실합니다. 야채를 먹고 있잖아요. 아까 증언이랑 먹고 있는게 일치해요."


아들은 쇠꼬챙이를 한번 흔들어 안의 마취약을 찰랑하고 흔들었다. 그리고 그날 저녁 직장에 임무 완료 보고가 올라왔고, 아들은 전리품인 도스의 모자를 밭 울타리에 너덜너덜하게 만들어 걸었다.


생명은 소중하다. 누구라도.

하지만 이 세계에서는 딱히 윳쿠리는 생명으로 취급받지 못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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