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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자 : 린카루(저입니다)
원출처 : 팥소 총연맹

이 글은 제가 총연맹에서 작성한 글입니다. 최초의 카페 폭파 이후로 백업을 해 놓았는데 도움이 되네요.


~1~

나는 단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느긋하게 있는 거라묭!"


"느긋하게 있는 거야- 알고 있어~"


"무큐~ 느긋하게 있는 거라고요!"


그런 나는 윳쿠리들과 함께 살고 있다.

지금부터의 이야기는 그 이유에 관한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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윳쿠리라는 생물.

그 정체는 사람 머리 모양처럼 생긴 만쥬고, 속은 팥소라는 것 같다.

종류에 따라 내용물은 다르긴 하지만, 대체로 단 것이라는 점에서 같다고 한다.

그로 인해 윳쿠리들은 단 것을 좋아하고, 매운 것, 쓴 것, 신 것 등을 싫어한다.


그것이 내가 윳쿠리들을 좋아하지 않는 이유다.

매일 달콤달콤이 먹고 싶어~! 라는 소리나 꽥꽥 질러대고, 단 것을 던져주면 절제하지도 않고 게걸스럽게 먹어대는 것. 또 난 단 건 딱 질색이라 내 간식거리도 되지 못한다는 것. 여튼 굉장히 쓸데없는 생물이다.


그래도 싫어하긴 하지만, 그래도 막 잡아 죽이고 학대하고 그러진 않는다. 밭에 들어오면 쫓아내고, 말을 못 알아듣는 게스는 제재하는것. 그 정도의 선은 지킨다. 뭐, 으깨 버리면 나는 단 냄새가 싫어서이기도 하다.


그렇게 별 다를 것 없는 일상을 보내고 있던 어느 날, 내 밭에 아이 묭 한마리가 흘러들어 왔다. 늘 있는 일이다.


"늣!? 여긴 어디냐묭? 채소씨가 잔뜩 있다묭!"


"어이, 여긴 왜 들어온 거냐..."


"묭은 사냥씨를 하고 있었는데, 어쩌다 보니 여기로 오게되었다묭! 여긴 어디냐묭?"


아하. 길을 잃은 건가.


"여긴 내 밭이다."


"늣? 밭씨는 뭐냐묭?"


팥소뇌로는 이해하기 힘들 테니, 간단하게 말해 주자.


"밭이라는 건, 인간의 윳쿠리 플레이스라고 보면 돼."


"늣! 그렇구묭! 여기 채소씨가 잔뜩 있는데, 좀 가져가면 안되겠냐묭?"


"안돼. 이 채소들이 있어야 인간도 느긋할 수 있는 거야."


"알겠다묭. 채소씨는 가지고 싶지만, 그러면 인간씨가 느긋할 수 없다묭. 그런 짓을 하면 게스라묭...."


오오. 의외다. 보통의 윳쿠리라면

"망할 인간! 채소씨를 내놓으라제! 달콤달콤도 내놓으라제!"

라며 악을 쓰다 제재당하는게 기본 패턴인데. 이 묭은 상당히 개념이 있는 것 같다.


그러면 혹시.


"부모님은 어디 계시니?"


"파파하고 먀먀는 레미랴한테 잡혀서 영원히 느긋해졌다묭.."


역시. 보통 부모가 있으면 응석받이가 되어 게스화하기 쉽다. 오히려 고아윳이 개념이 더 있을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러면 다시 사냥씨를 하러 가겠다묭. 잘있으라묭!"


오오... 개념이 넘친다. 내가 윳쿠리를 좋아했었으면, 벌써 키우고도 남았겠지. 단 맛만 아니라면 어떻게 키워 볼 텐데...

내가 이렇게 생각 하는 동안 그 묭은 풀숲 속으로 사라졌다.

단 맛만 아니라면...단 맛만 아니라면... 이렇게 생각하다 머리가 아파와서 잠시 잠을 청했다.


그리고 내 소원은 얼마 지나지 않아 이루어졌다.

~~~~~~~~~~~~~~~~~~~~~~~~~~~~~~~

이번에는 게스 마리사 일가가 쳐들어 왔다.


"오오! 채소씨가 있는 거라제! 캥뽁~한 거라제! 우걱우걱 한다제!"


"느읏! 채소찌다!"


"이거 마이쩌! 짱 마이쪄!"


하아...게스들의 전형적인 패턴이다.


"어이. 여긴 내 밭이다. 빨리 나가."


"뭐라제? 망할 인간! 마리사의 우걱우걱을 방해하지 말라제! 지금이라도 용서를 빌면, 노예로 삼아주겠다제!"


"어휴..이런 윳쿠리들이 그 묭의 반이라도 닮았으면 좋겠다만."


"묭? 그러고 보니 여기 앞에 게스 묭이 있었다제! 마리사를 느긋하지 못하게 해서, 제재해 줬다제!"


..어? 뭐래는 거야. 묭? 아... 생각하고 있던 게 말로 나온 건가.

그러고 보니 묭이 어쨌다고?


"그 묭이, 여기는 인간씨의 윳쿠리 플레이스다묭! 들어가면 안된다묭! 이라 말하길래 제재했다제! 마리사는 최!강!인 거라제!"


이런이런...

나는 곧장 밭 입구 쪽으로 달려갔다. 그곳엔 전에 봤던 묭이 쓰러져 있었다.


"ㅁ....묘옹....."


"뭐냐제 망할 인간! 마리사를 무시하지 말라제!"


시끄럽다.


"느삣!" "느겟!!"


지 새끼들이 밟혀 죽었으니, 이제 주제 파악을 했으면 좋겠는데.


"느아아아앗!! 아가야들이!!! 이건 인간의 짓이다제! 죽여버리겠다제!"


틀렸다. 여전히 발악하고 있다.


"마리사의 슈퍼 몸통박치기를 받으ㄹ...느베에엣!"


퍼석. 푹. 철벅.

한 덩어리의 팥소로 만들어 줬다. 이 단 냄새... 기분나빠. 청소하기도 힘들고 말이지.


"느읏...ㅁ..묘..."


다시 묭을 보니, 상태는 꽤 심각했다. 가죽이 찢어져서, 화이트 초콜릿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나는 묭에게 다가갔다. 묭의 눈이 떨렸다. 아마 자기를 죽일 거라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괜찮아. 괜찮아. 치료해 줄게."


묭의 눈이 다시 한번 흔들리더니, 이내 기절했다.

나는 기절한 묭을 방 안 으로 가져와 그동안 생각해 두었던 '치료'를 시작했다.


이 '치료'는 평범한 치료가 아니다.

나는 일단 묭의 체내에 있는 화이트 초콜릿을 꺼내는 동시에, 가지고 있던 민트 농축액를 꺼냈다.

그 화이트 초콜릿을 냄비에 담고, 적당히 중탕해 주면서 민트 농축액을 부어 섞어 줬다.

시원한 냄새가 난다. 민트 초콜릿이 된 것이다.

그리고 이 민트 초콜릿을 식혀서 묭에게 넣어준다. 그리고 상처를 봉합하고 기다려 준다.


원래는 윳쿠리 치료에 특효약인 오렌지 주스를 사용해야 하겠지만, 이 묭은 내용물이 민트 초콜릿, 즉 매운 맛이다. 오히려 단 맛인 오렌지 주스가 독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상자에 담요를 깔고, 치료를 마친 묭을 넣어 준다. 아마 내일 정도면 깨어날 것이다.

~~~~~~~~~~~~~~~~~~~~~~~~~~~~


"묘...묭!??"


묭이 깨어난 것 같다.


"정신이 들었냐."


라고 말하고 나서 상자 안을 보니, 이게 웬 일.

묭의 머리카락이 청록색으로 물들어 있었다.

아마 체내의 민트 성분 때문일 것이다.


"뭐 이상한 거 없어?"


"ㅁ...묭??? 몸에서 매운 냄새가 난다묭! 이, 이게 뭐냐묭!?"


그러니까...

어쩌구. 저쩌구. 묭. 느긋하게 이해했어.


자초지종을 설명해 줬다.

다친 묭을 집으로 데려와 줬고, 치료를 해줬는데, 나는 단 것을 싫어해서 내용물을 민트로 바꿔줬다고.

다행히 묭은 처음에는 혼란스러워 했지만,


"매운맛은 느긋할 수 없어묭.."


지금은 받아들인 듯 하다.


"그래도 느긋하게 있을 수 있을 것 같아묭!"


자신이 이제 단 맛이 아니고 매운 맛이라는 것까지 잘 이해한 것 같다. 또, 시험삼아 단 것을 먹여 봤더니,


"느엣! 못먹겠다묭!"


역시 매운 것 밖에 못 먹게 된 것 같다.


"그래서. 이제 어떻게 할래?"


"늣...잘 모르겠다묭... 하지만 인간씨가 묭을 느긋하게 해줬다는 건 틀림없다묭! 묭도 인간씨를 느긋하게 해주고 싶다묭!"


"그래? 그러면...내 펫 윳쿠리가 되지 않을래?"


"느읏! 펫 윳쿠리는 좋지만, 너무 느긋함씨를 받기만 해서 미안하다묭..."


"그럼, 네가 나를 더 느긋하게 해주면 되겠네."


"묭은 자신이 없다묭."


"괜찮아. 처음에는 힘들겠지만, 우리 둘 다 느긋해질 수 있을 거야."


"알겠다묭! 묭은 인간씨의 펫 윳쿠리가 되겠다묭!"


"그래 그래. 그리고, 이제부터 나를 오빠야라고 불러주지 않을래?"


"오빠야, 잘 부탁한다묭!"


그렇게 민트 묭은 나와 함께 살기 시작했다.

나는 윳쿠리를 좋아하지 않지만, 이 묭에게 굉장히 친절하게 대해준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 묭에게서 나오는 시원한 향이 전해주는 느긋함 때문이 아닐까.



~2~

이어서-


민트 묭이 내 집으로 들어온 이후 나는 윳쿠리를 다양하게 '치료'하는 방법에 대해 생각해 봤다. 이것저것 생각해 보고 꽤나 괜찮을 것 같은 방법도 떠올랐지만, 역시 기껏 '치료' 해 줬더니 게스이면 키울 의미가 없지 않는가.

그 이후로 내 밭에 찾아오는 윳쿠리는 많았다. 다들 게스이긴 했지만.

다른 윳쿠리들도 부모가 다 있는 것 같다. 부모가 있는 윳쿠리를 떼어놓는 건 역시 마음에 좀 걸린다. 부모를 같이 기를 수도 없고 말이다.


그렇게 여러 궁리를 하던 중, 이번엔 성체 란이 밭으로 들어왔다. 은뱃지를 달고 있는 것으로 보아 펫 윳쿠리였지만 버림받았거나, 아니면 길을 잃기라도 한 건가.

게스에게 당하기라도 한건지 온 몸엔 상처가 가득했고, 이마엔 줄기 하나와 열매윳들이 매달려 있었다.


"느읏..늣.."


"이봐. 여긴 왜 들어왔냐."


"채소씨는 주지 않을거다묭!"


"느...란의...아가야드를..키워 주세요...."


"뭐?"


"라는...이제...가망이 업습니다...느벳!"


"팥소 토했다묭! 많이 아픈 것 같아묭!"


"그래서, 네 아기들을 키워서 내가 이득볼게 뭔데?"


"업습니다...아가야들마는...느긋하게 해주세요...."


"..."


평소라면 이런 부탁 들어줄리 없겠지만, 마침 나는 '치료'할 윳쿠리가 필요했기에.


"그래. 알았다. 하지만 너는 길러줄 수 없어."


"괜찬스미다...아가야들마는....느읏!"


절명했다. 아마 상처를 더 이상 버틸 수 없었겠지.

물론. 그냥 키워 주는 건 아니다. 키우는 건 '치료'를 하고난 후다.


나는 란의 이마에서 줄기를 뽑아 방으로 가져갔다.

다크 초콜릿 덩어리를 꺼내 이전과 같이 중탕하여 녹이고, 줄기를 담궜다. 이제 줄기 안으로 다크 초콜릿이 스며들어 열매윳까지 전해질 것이다.


아까는 경황이 없어서 제대로 못 봤지만, 줄기에는 란이 3마리, 첸이 2마리 달려 있었다.

다시 밖으로 나와 란을 매장한 다음(게스들이라면 그냥 치웠겠지만 이 녀석은 내 밭에서 죽은 것 밖에 없으니까) '치료'의 경과를 지켜 봤어야 하는데...하는데....

~~~~~~~~~~~~~~~~~~~~~~~~~~~~~~~

깜박 잠이 들어버렸다. 요즘 너무 피곤하다.

잠시만, 줄기는?

방으로 가서 줄기를 보자,


"묭...아기들이 느긋하지 못하게 되어버렸다묭....느읏.."


열매윳들이 죽어있었다. 과다한 쓴맛을 감당하지 못한 것이다.

아니. 다행히도 하나는 살아 있었다. 줄기의 끝에 달려 있던 첸이다. 다크 초콜릿이 가까운 열매윳부터 들어와서 버틸 수 있었던 모양이다.

나는 다급하게 줄기를 꺼내서 비커에 넣었다.

첸의 크기를 보아, 얼마 지나지 않아 태어날 것 같다.

~~~~~~~~~~~~~~~~~~~~~~~~~~~~~

몇 시간 후, 첸의 몸이 미세하게 떨리기 시작했다. 곧 태어날 것이다.


"늣! 아기가 태어난다묭!"


떨어질 바닥에 담요를 깔았다.

토-옥


"뉴규타게 이쓰라규!"


"느긋하게 있으라묭!"


태어났다. 특이한 점은, 첸의 머리카락이 새까맣게 물들어있었다는 점이다. 아마 묭과 비슷한 원리겠지.


"뉴웃! 알고이써! 묭이 첸의 파파인 고야?"


"아니라묭."


"구러묜 첸의 파파하고 먀먀는 어디 이쪄?"


"그러니까....으음... 아빠는 어디론가로 사라졌고, 엄마는 나에게 널 맡기고 죽어버렸어."


"느...느읏...느에에에에에에엥! 모류게쎠어!"


어어..실수했나. 이런 이야기를 하기엔 너무 이른 걸까.

묭과 첸을 데리고 란을 묻은 곳으로 왔다.


"여기에 너의 엄마가 있어."


"첸의 엄마야는 느긋할 수 있는 윳쿠리였다묭."


"느아아앙...모류...훌쩍....게쎠...첸의 언니야드른 어디 이써?"


"그건...'치료' 중에 죽어버렸어."


나에게 있어 달콤함은 상태이상이라고 봐도 틀리지 않으니까, 거짓말은 하지 않았다. 암. 암.


"첸 혼쟈인 고야? 뉴구탈 수 업써..."


"느읏! 묭이 있다묭! 언니야가 되줄거라묭!"


어 저거 내가 하려던 말인데, 알아서 해주네.


"그리고 여기 오빠야가 있다묭! 틀림없이 첸을 느긋하게 해줄거라묭!"


물론. 게스만 아니라면 말이야.


"다만, 너도 날 느긋하게..."


"뉴웃?"


됐다. 관두자. 벌써부터 이런 아기 윳쿠리한테 뭔가를 바라는 건 무리다. 게스가 되지 않게 잘 키울 생각이나 하자.


"이제 안으로 들어가자."

~~~~~~~~~~~~~~~~~~~~~~~~~~~~~


"자. 여기가 네 방이다."


"엄쳥나게 뉴구탈 수 있는 곳이야! 알 것 갸태-!"


"그래 그래."


"요기를 첸의 윳쿠찌 퓨레이스로 할 꼬야!"


"느읏? 여기는 묭의 방이라묭."


"같이 쓰는거야."


"시료! 요긴 첸의 윳쿠찌 퓨레이스야~ 첸 꼬라규!"


"여기를 너 혼자서만 쓰면 묭이 느긋하지 못하게 되지 않을까?"


"첸은 뉴구타고 시퓬데.."


"만약 묭이 자기만 느긋히 있으려고 첸의 집을 뺏으면 뭐라고 할거야?"


"구건 게스라규!"


"맞아. 그러면 혼자서 방을 독차지하면 게스라는 거지?"


"첸은 게스가 아니라규...하지만 첸은 윳쿠찌 플레이스에서 뉴구타고 싶따규..."


"같이 쓰면 둘 다 느긋할 수 있다묭! 서로 느긋하게 해주는 거라묭."


"잘 모류게쎠...구럐도 뉴구탄 건 죠은 거니까...뉴웃...왠지 언니야가 뉴구타면 첸도 뉴구탈 수 있을 것 같다규! 란샤마도 그걸 죠아하실 꼬야! 언니야! 알고 이써!"


뭐..어찌됬든 이해한 모양이다. 방향은 이상하지만.


"잘 들어. 만약 자기만 느긋할려고 남을 느긋하지 못하게 한다면 그건 게스라고. 그러면 난 널 제재할거야."


"오빠야 뮤섭다규... 제재찌는 뉴구탈 수 업따규..."


"하지만 느긋함을 나눈다면, 모두가 느긋할 수 있어."


"느~응! 뉴구타게 이해해따규! 알 것 가턔!"


후우...역시 아기윳을 교육하는 건 수고가 많이 들어간다. 하지만 그만큼 가치가 있는 일이기도 하다. 앞으로도 이런 좋은 가치관을 가지는 것 또한 아기 시절의 경험이 거의 전부를 좌우한다. 윳쿠리에게 키워진 야생 윳쿠리보다 인간에게 키워진 윳쿠리가 뱃지 취득률이 높은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앞으로 이렇게만 된다면 걱정할 필요는 없을 텐데.


"묭. 첸을 잘 교육해주고 돌봐줄 수 있어?"


"묭의 귀여운 동생 첸이 게스가 되면 느긋할 수 없다묭. 노력하겠다묭!"


그럼 이제 밥을 줄까.


이미 검은색으로 물들은 줄기를 잘게 잘라 첸에게 먹여주었다.


"쥴기찌댜! 뉴-꺽 뉴-꺽! 캥뽀...뉴읏?? 쥴기찌, 씁쓸-씁쓸찌라규? 그런데 뉴구탈 수 있다규? 모르게써..."


아마도 자기가 쓴 맛이 되어있는 걸 모르는 것 같다.


"'치료'를 하는 과정에서, 네가 쓴 맛이 되어버렸어. 달콤달콤을 먹으면 아마 느긋하지 못할거야. 묭도 그렇다구. 이쪽은 매운맛이지만."


"달콤달콤찌가 뉴구탈 쑤 업따규?? 늣! 그러구 뵤니 묭한톄서 매운 냄새찌가 나는 것 가턔!"


"자 이제 슬슬 줄기 먹지 그래?"


"느응...줄기찌는 씁쓸-씁쓸찌라구... 뉴-꺽 뉴-꺽... 씁쓸-씁쓸찌인데 뉴구탈 수 있따규? 모르게쪄..."


벌써 몇 번째 '모르겠어'인 지 모르겠다. 하긴 갓 태어난 첸에게는 부모가 없는거나 자신이 쓴 맛인거나 묭이 매운 맛인 거나 전부 모르는 일이겠지. 조금은, 아니 많이 혼란스러울테니 일단 다시 재우도록 하자.


"묭. 첸이랑 같이 자고 있어. 나는 볼 일이 좀 있어서 밖에 나갔다 올게."


"느긋하게 이해했다묭! 첸이랑 같이 새-근 새-근 하는 거라묭!"


"그럼 이만."


~~~~~~~~~~~~~~~~~~~~~~~~~~~~~~~~~~


"첸! 같이 부-비 부-비하고 새-근 새-근하자묭!"


"뷰-비 뷰-비찌는 뉴구탈 쮸 이쪄! 알 것 가턔!"


"부-비~ 부-비~ 묘오오옹~"


"언니야한톄서 시원한 냄새찌가 나! 느~응!"


"느긋하게 자는거라묭!"


"섀-근 섀-근~" "묘오오오..zzz"


~~~~~~~~~~~~~~~~~~~~~~~~~~~~~~~~~~~


나는 집을 나와 윳쿠리 숍으로 향했다.

이유는 물론 묭과 첸의 밥을 사기 위해서다.

안으로 들어서자 여자 점원이 인사를 해왔다. 나보다 약간 어린 나이인듯 보였다.


"어서오세요~! 혹시 모르는 것이 있다면 언제나 물어봐 주세요!"


"아...그러니까요. 어쩌다 보니 윳쿠리를 떠맡게 되었는데, 어떻게 키워야 하고 뭐가 필요한지 모르겠어서요.. 일단 사료는 어디에 있나요?"


"이쪽입니다!"


뭐가 있지... 표준 사료, 무미, 잡초를 섞은 것, 고급, 최고급...여기 있다.

나는 매운맛과 쓴맛 사료를 집어들었다.

묘한 시선이 느껴진다. 아마도 학대파라 생각하나 보다.


"으음...그게 아니라요..."


일단 대충 사정을 설명했다. 매운맛과 쓴맛 윳쿠리라는 말에 점원은 조금 놀란 듯 했다.


"혹시 게스는 아니죠?"


"일단 묭은 상당히 개념윳인것 같고, 첸은 아직 아기윳이라서 확실히 모르겠지만, 부모는 개념윳이었던 것 같아요."


"상당히 운이 좋으시네요."


게스였다면 애초에 집에 들일 생각도 없습니다아.


"묭은 첸의 부모인가요?"


"아뇨. 그리고 묭은 아직 아이윳입니다만..."


"정말로요?"


더 자세하게 말해줬다.


"흐음...정말로 믿기지 않는 이야기네요. 실례지만, 나중에 집에 한번 찾아가도 될까요? 한번 직접 보고 싶네요."


"네? 아... 괜찮을 것 같습니다."


간단하게 약속을 잡은 후, 점원이 추천해주는 물건을 이것저것 사서 돌아갔다.



~3~

약속한 날이 왔다. 그 여자 점원이 지금 쯤 올 것이다.

초인종이 울리고, 문을 열었다.


"아! 안녕하세요~"


"네. 들어오세요."


방 안으로 들어가자, 묭과 첸이 바로 튀어나왔다.


"능? 저기 언니야는 누구냐묭?"


"죠기 언니야! 언니야는 뉴구탈 슈 있는 언니야야?"


"꺄아~! 신기해!"


"묘묘묘묘묭!?? 뭐냐묭??"


"햐느를 냐는 거 가턔~"


완전히 푹 빠졌는지, 문지르거나 들어올리거나 부비부비하거나 정신을 못 차리고 있다.

난 그동안 간단하게 차를 준비했다.


"헤헤...귀여워...."


"차 좀 드시죠. 여기."


"감사합니다!"


"자아... 이야기를 시작해 볼까요."


"넵! 그러고 보니, 첸의 진짜 부모는 누구인가요?"


"엄마는 란이었는데, 심한 상처를 입고 저희 집에서 죽어버렸어요. 아빠는 잘 모르겠지만 아마 첸이겠죠."


"어어...아앗! 제 지인이 란을 잃어버렸다고 하던데! 그 란, 뱃지를 달고 있던가요?"


"네. 은뱃지였어요."


"그렇구나아.... 그 분에게 전해드리도록 할게요. 아마 이해하실 거에요."


"다행이네요."


"그쪽의 윳쿠리들 좀 살펴 봐도 될까요?"


"안 될 게 뭐있나요."


"묭~! 첸~! 언니야에게 와봐~!"


"묘옹!"


그러고 나서 여러가지 교육을 시작했다. 화장실은 어디인가, 먹을 때는 깨끗하게 먹어야 한다던가, 나보다 훨씬 더 능숙한 것 같다. 당연한 거지만.


"뉴구타게 이해해써!"


"그래~ 여기 상으로 달콤달콤 하나!"


"아...저기, 쓴 걸 줘야 좋아해요."


"맞다! 그렇겠구나! 여기 씁쓸씁쓸 하나!"


"뉴-꺽 뉴-꺽! 캐앵~뽀옥!"


"흘리면서 먹으면 안 되지!"


"냐앗! 깜빠캐써! 미야내 언니야, 첸이 다 치울꾜야!"


"묭도 도와준다묭!"


윳쿠리에 대해 문외한인 나도, 뭔가 엄청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걸 알 것 같다.


"저기... 원래 이렇게 빨리 진행되나요?"


"당연히 아니죠! 이렇게 빨리 이해하는 건 저도 처음 봐요. 왜일까? 전 전혀 모르겠어요."


"그러게 말입니다."


"그러고 보니, 이 아이들은 당신에게 목숨을 빚진 것과 다름없으니까 그런 거 아닐까요?"


"하지만 전 첸의 자매들을 실수로 죽게 했는데요..."


"당신이 없었더라면 다 죽었을 거에요. 자! 자! 괜찮아요!"


이 여자. 굉장히 힘이 넘친다.....


"그렇다면 뭐."


"여튼, 이렇게 좋게만 풀린다면 금뱃지도 딸 수 있을 거에요!"


"에엣, 진짜요?"


듣기로는 금뱃지 윳쿠리는 수십에서 수백을 호가한다고 한다. 물론 이 아이들을 팔 생각은 없지만 말이다.


"이 묭은, 조금만 크면 뱃지 시험을 볼 수 있을 거에요. 한달 후에 같이 가지 않을래요?"


"흐음...글쎄요. 속단하긴 이르지 않을까요?


"그러면 보름 후에는 어떻나요?"


"윳쿠리에 대해서는 그 쪽이 더 잘 아실 테니까. 그렇게 하죠."


"네엡☆"


그러고 나서 바로 내 윳쿠리들 쪽으로 갔다.


"언니야랑 놀자~"


"묘오옹! 느긋하게 노는거야!"


"꺄아! 첸, 엄청 빨라!"


"냐앙! 고먀어, 언니야!"


"묭도 빠르다묭! 슉! 슉!"


"묭도 대단해!"


"헤헤 쑥쓰럽다묭!"


굉장히 좋아하고 있는 얼굴이다. 인간이나, 윳쿠리나.


~~~~~~~~~~~~~~~~~~~~~~~~~~~~~~~~~~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되었네요!"


"그렇게 되나요?"


"네. 다음에는 제 윳쿠리도 데리고 올게요!"


"혹시 어떤 종인가요?"


"많아요! 다음에는, 아이 모미지를 데리고 올게요!"


"에엣. 모미지요?"


엄청나게 희귀하다고 들었는데,


"시골에서 윳쿠리를 키우시는 부모님이 새로 기르게 되었다면서 보내주셨어요! 얼마나 귀여운지 몰라요~!"


"호오. 저도 보고 싶네요."


"그렇죠? 그렇죠?"


과도하게 눈을 반짝여대는 것이 부담스럽다....


"그럼 이제 갈게요!"


"자아, 얘들아? 인사하렴."


"조심해서 잘 가는거야묭!"


"언니야 가지먀아아~ 흐에에에엥~"


~~~~~~~~~~~~~~~~~~~~~~~~~~~~~~~~~~


지금은 저녁 10시, 무언가가 먹고 싶어지는 시간이다. 윳쿠리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아마.


"간식 먹고 싶은 거 있어?"


"민트맛 사탕씨가 먹고싶다묭!"


"후웃..후에에엥...없쪄...."


"첸, 왜그러는 거야묭?"


"그치먄...언니야는 느그탈 쓔 있었는댸..없쪄...모르게쪄.....후냐야아앙...훌쩍....훌쩍...."


어떻게 해야 하지...


"첸! 오빠야랑 느긋하게 있으면 언니야는 돌아올 거야묭!"


"냐앗, 진쨔?"


"대신, 말 잘들어야 돼?"


"알고이써어! 뉴구타게 이해해써!"


마치 애를 키우는 듯한 기분이다. 애를 키워본 적은 없지만 말이다.


"그럼 뭐 먹을래? 이번에도 없다고 말하면 진짜 안 준다?"


"첸은 커피찌 먹꼬 시퍼!"


"그럼 나도 커피로 할까."


참고로, 나는 커피를 꽤 좋아해서 커피 메이커까지 집에 들여놓았다. 첸의 좋은 입맛 친구가 될 수 있을...라나?

커피를 내려서, 후후 불어 식혀서 마치 고양이 것처럼 생긴 물 그릇에 담아주었다.


"햘쨕~햘쨕~ 뜌겁찌만 마시쪄! 캥~뽁!"


고양이 귀를 달고 있어서인지 고양이처럼 먹고 있다. 약간은 귀엽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탕씨 맛있어묭! 헤헤, 오빠야 정말 좋아!"


그럼 그럼. 지금까지 해 준 게 얼만데.... 아니. 이런 마음을 품고 키우면 안 되겠지.


"그래. 나도 묭 많이 좋아한단다."


"첸은?"


"물론 느긋하게 좋아하지."


"냐아아~ 뉴구타게 기분죠아~!"


물론 나도 기분 좋지만, 오늘이 일요일이고, 지금이 밤이라는 건...


"잘 들어. 나는 일을 하러 낮 동안 나가있어야 해. 밥은 여기 놓아둘 테니까 양 잘 맞춰서 먹고."


밭 일은 언제까지나 취미로 하는 것이다. 본업은 따로 있다.


"묘옹!? 오빠야랑 느긋하게 있을 수 없는거야? 일씨는 느긋할 수 없어..."


"일은, 너희들의 사냥같은 거란다. 인간들도 일을 해야 집씨도 생기고, 달콤달콤씨도 얻고, 뭐 그런 거야."


"사냥인 고야? 알 거 갸턔!"


"그럼 이제 자야지?"


"느긋하게 잘 자는거야묭!"


"자는 고야! 냐아~"


"잘 자라."


~~~~~~~~~~~~~~~~~~~~~~~~~~~~~~~~~~~


월요일 밤.


"냐아아아아앙~! 오빠야 배고퍄~"


"어이. 어찌된 거냐."


"첸이 아침에 밥을 다 먹어버렸다묭. 말렸지만, 고집을 부려서 어쩔 수 없었다묭."


"첸. 아껴서 먹어야 느긋할 수 있단다? 그리고 묭. 첸이 고집을 부리더라도 안 되는 건 안 되는거야. 그럴 때는 꼭 말려야 돼?"


"모류게써..."


"묘옹..."


화요일 밤.


"오빠야! 뉴구타게 어셔와!"


"아아. 오늘은 제대로 조절해서 먹은거야?"


"으응! 첸은 뉴구타게 챠마써!"


"그래. 쓰담쓰담해줄게."


"냐아~"


"묭도 해줘묭!"


"물론."


"묘오오옹~"


수요일 밤.


"냐앗! 모르게써..후에에..."


"이번엔 뭐냐 또...."


"화장실찌가 어디있는지 잊어버려서, 시시찌를 이상한 데에 싸 버려쪄! 치울랴구 햇는데 다 치우지 못했쪄....미야내...훌쩍훌쩍..."


"묭도 도왔지만 부족했다묭..."


"그러면 오늘은 치워줄게. 오늘만이다? 다음에는 이러면 안 돼?"


"진짜야? 알 것 갸턔~!"


목요일 밤.


"느긋하게 어서오라묭!"


"오늘은 무슨 일 없는거야?"


"오느른 정말 뉴구탄 날이어써!"


금요일 밤.


"오빠야! 오빠야!"


"왜?"


"첸, 제대로 화장실찌에 시시해쪄!"


"정말?"


화장실에 가보니, 말 그대로 시시가 흘리지도 않고 시트에 모두 흡수되어 있었다.


"잘 했어. 여기 다크 초콜릿이야."


"냥! 씁쓸-씁쓸찌 캥뽀옥!"


이런 식으로 별 일 없는 일상이 15일 동안 계속되었다.



~4~

그리고, 주말이 되었다.

이번에도 그녀가 찾아왔고, 현재 담소를 나누고 있는 중이다. 윳쿠리들 또한 그러고 있다.


그녀가 데려온 모미지는 처음에는 내 윳쿠리들을 꺼려했지만, 사정에 대해 설명해 주니 대충 납득한 듯 하다. 그리고 잘 어울려 놀고 있다.


"쭈욱-쭈욱 이라규! 느그타게 알고 이써!"


"모밋! 느긋하게 노는 거네~"


"묘옹!"


걱정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그래서 다시 이야기를 시작했다.


"뱃지 시스템에 대해서 좀 설명해 주실래요?"


"네! 먼저, 동뱃지는 펫 윳쿠리라면 무조건 발급되는 것으로, 딱히 시험은 필요 없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그리고 은뱃지는 펫 윳쿠리로서 가져야 할 예절, 즉 화장실이라거나, 밥을 먹을 때라거나 그런 기초적인 예절이 필요해요. 금뱃지는 인간이 돌봐주지 않아도 되며 오히려 심부름 따위로 인간에게 도움이 되는 등의 조건을 충족해야 하는 매우 어려운 등급이에요. 일정 이상의 신체 조건도 필요하고요."


"그렇나요...역시 금뱃지는 어려울려나."


"괜찮아요! 이 윳쿠리들은 노력하면 딸 수 있을거에요!"


흐음.


"얘들아. 혹시 뱃지가 갖고 싶니?"


"뱃지씨는 굉장히 느긋할 수 있어묭! 느긋할 수 있는 윳쿠리만 받을 수 있다는데, 가능할 지 모르겠어묭."


"느읏! 언니야, 진짜야?"


"물론! 당연하지. 내가 하는 말을 잘 듣고 배워 두면, 충분히 가능할 거란다!"


"냐아! 뱃지 시험씨를 보러 가구 십따규! 지금 바로 가고 시퍼!"


"아직 안된단다~ "


"모류게써! 첸은, 느그타지 모탄 유쿠리인 고야?"


"아닐 거야! 첸은 무지무지 느긋해~ 모미지가 알아~"


"아마, 단지 좀 더 커야 할 뿐일거라묭."


"정답이야~"


아까부터 묭이 관심을 두지 않으려 하는데, 신경쓰고 있는 거 다 보인단다.


"그리고, 묭 너는 15일 정도 후면 가능할거야."


"언니야의 특훈이 있으면 말이지!"


"특훈씨? 그게 뭐냐묭?"


"느긋하게 알게 될 거야♪"


"그러면... 묭은 당신 집에 가 있어야 하는 건가요?"


"에에...아마도 그럴 거에요."


"그렇다면..."


난 첸을 쳐다보았다. 윳쿠리는 본디 외로움을 견디지 못한다고 들었다. 성체 윳쿠리라면 몰라도, 아기 윳쿠리에겐...그리 좋은 일은 아닐 것이다.


"이 첸은 어떻게 하죠."


"어어......첸에게 직접 물어보는 게 좋지 않을까요."


"이봐, 첸?"


"냐아?"


"묭이, 2주 동안 언니야와 같이 있어야 해서 우리 집에 가 있어야 할 것 같아."


"그러면...첸 혼쟈 여기에 이써야 되는 거야? 늣, 시져! 묭 언니야랑 가치 있고 싶단 마랴!"


"알고는 있지만, 어쩔 수 없어. 어떻게 할래?"


그 와중에.


"느~응, 언니야! 모미지의 말 좀 들어줘!"


"모미지? 네가 왜?"


"아까부터 듣고 있었는데, 첸이 혼자라서 느긋하지 못한거지? 그러면 모미지가 같이 있으면 되는 거야! 모두가 느긋할 수 있어~"


"그렇구나! 하지만, 언니야와 떨어져 있게 되는데 괜찮겠어?"


"괜찮아! 모미지는 이제 아기가 아니라구! 그리고 이쪽의 오빠야도 느긋하게 대해 줄 거라구!"


이봐. 맘대로 단정짓지 마라-라고 말해도, 아마 대해주게 될 것 같다. 예의 바르고, 개념이 있는 윳쿠리라면 애호해주지 못할 이유가 없지.


바꾸어 말하면, 게스라면 학대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거다.


"이 모미지, 괜찮은 성격이죠?"


"모미지는 굉장히 느긋할 수 있다구~"


"네~ 제가 보증할게요~!"


"그럼. 그렇게 할까요."


"체~엔!"


"냐~ 언니야, 왜불러?"


"묭이, 사정이 생겨서 같이 못 있을 것 같아! 그러니까, 모미지랑 같이 느긋하게 있는거야!"


"느응... 묭 언니야가 좋다구! 그러치만 모미지 언니야도 좋으니까, 느긋하게 알았어!"


과연 팥소뇌. 단번에 납득한다. 이번엔 좋은 건가..


"모미잉~ 느긋하게 있자구!"


뭐 좋다니까 됐다. 나름대로 '느긋'할 수 있다니까.


아. 맞다... 정작 묭에게 의사를 물어보는 걸 깜박했다. 여기서 거절하면 어쩌지.


어쩌구! 저쩌구! 느-읏! 느긋하게 이해한 거네!


대충 이런 정도의 대화만으로 납득했다. 괜한 걱정을 한 듯 하다. 뭐 아무튼 편하니까 좋은 거다.


~~~~~~~~~~~~~~~~~~~~~~~~~~~~~~~~~


여차저차해서 그녀와 헤어지고, 모미지가 대신 집에 들어왔다.


모미지는 인간을 잘 따르고, 희소하기 때문에 애완용으로 꽤 비싸다고 한다. 한 100만원 정도? 대체 얼마나 운이 좋아야 숲에서 주울 수 있는 걸까.

그나저나, 첸이 고양이라면 모미지는 마치 개(나중에 알게 된 거지만, 사실 늑대라고 한다)와 같은 행동 패턴을 보인다. 그래서인지 윳쿠리 특유의 습성이 조금 적은 것 같다. 그래서 인간을 잘 따르는 건지, 아니면 단순한 개의 특성인 건지. 그렇기 때문에,


"자, 주워와라!"


"모밍~"


"언니야는 왜 그러케 공씨를 좋아하는 건지 모르게써~"


그건 나도 동감이다.


"자. 털실공."


"냐아~ 공씨는 느긋한 거네~ 알고 이쪄!"


똑같구만.


"첸! 모미지의 위에 느긋하게 올라오라구!"


"왜인지는 모르게써! 하지만 첸은 착하니까, 언니야의 말을 듣겠다구!"


자신은 착하다-라... 보통 게스들은 자신이 게스인 줄 모르고 그런 말을 한다. 자신이 게스인 걸 아는 게스들은, 자신의 주제를 알기 때문에 인간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는다고 한다. 그렇게 말하지도 않는다. 뭐 실제로 개념윳들도 그런 말을 하기도 하지만. 물론 내 첸은 게스가 아니다. 아니, 게스가 되지 않도록 할 거다.


"높-다 높-다씨라구! 능~차! 능~차앗!"


"냐아아~ 하느를 냐는 거 가태~"


잘 놀고 있는 모양이다. 높다높다라고 하는 저 행동은 보통 부모와 자식 사이에서 한다고 하던데, 어지간히 사이가 좋은 모양이다. 그나저나, 자기 체구에 비해 크게 작다고 할 수 없는 첸을 들어올리는 건 힘든 모양이다. 그래서 결국 지친 모양이다.


"능? 모미지 언니야 빨리 높-다높-다찌 해져!"


"모미잉..."


"느읏? 모미지 언니야 어디 아퍄? ....알겠쪄! 높-다높-다찌를 너무 마니 해서 지친 거야! 느긋할 수 있어서, 너무 많이 해버려쪄! 하지만 언니야가 느긋할 수 없으니까 그만둘래! 느긋하게 알고 이써!"


호오... 꽤 머리 회전이 빠르다. 첸종은 그리 똑똑하지는 않다고 한다. 아니 윳쿠리 자체가 머리가 좋지 않지. 하긴 단 것으로 이루어진 뇌니까 그럴거다.


절대로 헛소리라고 생각하지만, 단 맛은 아직 절제력이나 판단력이 발전하지 못한 아이들이 좋아하는 맛이기에, 윳쿠리 또한 그렇게 된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내 다크 초콜릿 첸과 민트 묭은 좀 더 어른스럽다고 생각한다. 절대 단맛이 아니어서 편애하는 것이 아니다.


또 다른 잡생각은, 설탕 덩어리인 팥소가 몸에 그리 좋진 않잖아? 그러니까 윳쿠리 자체도 그리 좋지 못하다는 거다. 다크 초콜릿이나 민트는 몸에 좋지. 맛있기도 하고. 모미지의 내용물인 메이플 시럽은 몸에 좋다고 한다. 여튼 모미지종은 꽤 괜찮은 것 같다. 비싼 이유를 알 것 같다.

헛소리는 이쯤에서 그만두자.


"이럴 때는 햘-짝 햘-짝하면 낫는다구! 첸이 알고 이써!"


틀려. 아까 했던 말 취소.


밥이나 먹어라.


"여기, 윳쿠리 푸드다."


""느-응! 밥씨라구! 오빠야, 느긋하게 고마워!""


고마운 건 알고 있으니 됐다. 먹기나 해라.


"우-걱 우-걱 행뽀옥!"


"모밋! 밥씨 흘리면 안된다구!"


"알고 이써~ 하지만, 어떻게 해야 안 흘리는지 모르게따구~"


"밥씨를 먹는 중에 우-걱 우-걱 행복! 을 하지 않으면 되는 거야~"


"느그타게 이해해써!"


나로서는 아예 하지 않았으면 하지만, 이런 행동은 윳쿠리에게 있어 "느긋하게 있으라구!"와 같은 본능에 해당하는 것 같다. 내가 본 어느 윳쿠리든 예외는 없었기에, 그냥 그러려니 하기로 했다. 애완동물을 키우려면, 사육하는 입장에서도 양보해야 할 게 있어야 하는 법이다.


"냐아아~ 느긋하게 잘 먹었쪄! 하지만, 밥씨가 조금 남은거네? 모미지 언니야한테 양보할게!"


"모..모밋?"


"그만 둬라, 어차피 모미지는 단맛, 너는 쓴맛이라 먹이를 나눠먹을 수 없어. 서로 다르다고. 확실히 말이야."


"하지만 나누면 느긋할 수 있다구 하지 않아쪄?"


"받는 입장에서도 좋아야 하는 거야."


"잘 모르게써.."


역시 이런 개념에 대해서는 가르치기 힘들다.


"첸. 모미지가 달콤달콤씨가 남았다고 첸에게 주면 느긋할 수 있을 것 같아?"


"첸은 달콤달콤씨를 먹지 못하니까, 언니야가 그냥 가지고 있는게 더 느긋할 것 같아!"


"그런 거야. 느긋하게 해주려고 한 거라도 상대방이 느긋하지 못하면 안되겠지?"


"느-응! 느긋하게 이해해써!"


호오, 역시 같은 윳쿠리 입장에서 가르치는 게 더 효과적인 가 보다. 그리고, 저 나이에 이런 걸 이해하긴 쉽지 않을 것 같은데, 잘들 해내고 있다. 이것이 쓴맛의 퀄리티인가!


내 첸과 묭은 조숙하니까, 같이 느긋할 수 있는 거다...라고 해야 할까. 보통의 윳쿠리와는 한참 다르단 건 확실하다. 여튼, 이런 윳쿠리를 가졌다는 건 엄청난 행운이겠지.


첸의 교육은 모미지가 맡아 줄 것 같고, 묭 쪽은 딱히 걱정 안해도 될 것이다. 이런 생각에 묭과 첸이 들어온 이후로 오랜만에 일에 열중할 수 있었다.

 

 

 

아직은... 애호라고 볼 수 있겠네요. 이 녀석들과 신나게 게스들을 제재하는 전개로 갈 생각입니다.


원래 창작 유물 게시판에 있었지만 역시 여기가 원래 자리라고 생각해서 여기에 올립니다.
  • profile
    깁밥먹는유카 2015.11.24 04:53
    다...다음화!!!다음화는 없는겁니까!!!
    으아아!!
  • ?
    느긋한철수 2015.11.24 04:53
    읽었던 글이군요. 초반에 등장한 묭의 내용물이 바뀐 것도 상큼했지만 찐뽀~ 가 아니라 묭묭 거려서 느긋할 수 있었던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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