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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 불끈매 (nang0017)
출처 : 윳쿠리 모음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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윳쿠리의 꿈 | 임시저장
2009.01.13. 14:44 | 삭제
불끈매(nang****)
1:1대화
윳쿠리의 꿈
"너는 이제부터 가공소에 팔아치운다. 느긋하게 기다리라고."
"싫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 가공소는 싫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
한 마리의 야생 윳쿠리 레이무가 어느 남자에게 붙잡혀 주머니에 넣어지고 있다. 남자는 부업을 겸해서 야생 윳쿠리를 잡아 가공소에 파는 일을 하고 있었다. 레이무는 '가공소'라는 말을 듣고 울부짖었다. 가공소가 무엇인지 제대로 아는 것은 아니었지만, 윳쿠리들 사이에서 퍼진 소문으로 '느긋하게 있을수 없는 곳'이라는 것은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인간에게 잡히면 가공소에 보내진다는 것도. 그래서 울며 반항했지만, 약한 윳쿠리의 힘으로는 인간에게 저항할 수도 없고 레이무는 가공소에 보내지게 되었다.
그리고 가공소에 들어간 레이무는 죽음을 각오했지만, 이상한 일로 레이무는 한동안 우리에 넣어져 있을 뿐이었다. 가공소 직원들은 레이무가 상당히 건강도가 높은 것을 보고, 실험용으로 쓰기로 결정했던 것이다. 그것은 가공소에서 새롭게 개발한 '윳쿠리 번식 시스템'이었다.
"응호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 레이무 기여워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 어서 아가야를 낳으라구우우우우우우우-!!!"
"싫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 레이무 아가야를 낳고 싶지 않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얼마후, 가공소 직원들은 레이무를 데리고 나가 작업대에 가죽을 꿰어서 단단히 고정시킨 후, 몸에는 강제로 영양을 공급하기 위한 오렌지 쥬스 링겔을 꽂았다. 그리고 레이퍼 윳쿠리 앨리스를 데려왔다. 레이무는 반항조차 하지 못하고 레이퍼 앨리스에게 레이프 당해 아기를 맺게 되었다. 아기가 생기자 인간들은 레이퍼 앨리스를 데려간다. 레이무의 머리에는 줄기가 달리고, 급속히 아기가 자라났다. 레이프 당해 생긴 아기지만 자신의 아기인 만큼 모성애가 싹트기 시작했다. 레이무는 비록 레이퍼의 아이지만 열심히 기르자. 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레이무에게 그런 기회는 주어지지 않는다.
머리의 줄기로 돋아난 레이무의 아기들이 바닥에 떨어져 첫 "느그타게 이쓰라구!"를 외치는 순간, 갑자기 바닥이 한쪽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컨베이어 벨트다. 크고 느긋한 엄마에게서 멀어지자 아기들은 엄마를 향해 달려가려 하지만, 컨베이어 벨트가 움직이는 속도는 아기 윳쿠리들이 뛰는 속도보다 훨씬 빠르다. 아기들과 엄마 레이무의 거리는 순식간에 멀어진다.
"먀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레이뮤를 버리지 말아아아아아아아-!"
"앨리쮸! 도시파가 될꺼야아! 버리지 말아아-!"
"아갸야! 느긋하게! 느긋하게 있어어-!"
레이무는 저 멀리 데려가지는 아기를 보면서 팥소가 섞인 팥소 눈물을 흘리며 외쳤다. 자신이 기를수 없다고 해도 하다못해 멀리서라도 느긋하게 살아주길 바란 것이다. 하지만 그 소원은 이루어질 수 없다. 컨베이어 벨트에 실려서 끌려나간 아이들은 적절히 가공되어 식품이 되버릴 운명이다.
이것은 컨베이어 벨트와 아기 윳쿠리 번식장을 조합한 새로운 윳쿠리 제조 시설의 시험이었다. 완전 자동화된 이 시스템은 높은 효율과 속도로 아기 윳쿠리를 생산할 수 있게 되었다.
시험이 성공적으로 되자 레이무는 많은 윳쿠리들과 나란히 눕혀지고 고정된 다음, 레이퍼 앨리스에게 당하고 컨베이어 벨트에 아기를 떨어뜨리는 일을 끝없이 계속하게 되었다. 밤 동안의 짧은 휴식이 끝나면, 어김없이 나타난 레이퍼 앨리스들에게 레이프를 당하고 무수한 아기를 맺었다. 하지만 레이무는 그 아기들 중 단 한마리도 기를수 없었다.
"먀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아가야! 느긋하게에! 느긋하게 있으라구우-! 느긋하게 있어어-!"
그럼에도 레이무는 컨베이어 벨트에 흘러가는 아기들마다 느긋하게 있으라는 말을 빠뜨리지 않고 해주었다. 그것이 레이무가 해줄수 있는 유일한 모성의 표현이었다. 레이무의 근처에는 다른 윳쿠리들도 줄지어 눕혀져 있었다. 그들도 모두 레이무와 같은 처지다.
"무큐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 숲의 현자인 파츄리가 어쨰서 이런 꼴이 되어야 하는 거야아아아아아아아아-!"
옆에 눕혀져 있는 것은 파츄리다. 이 파츄리는 어느 무리에서 중요한 역활을 하던 파츄리였다고 한다. 얼마 안되는 짧은 휴식 시간에 이야기를 들어보니, 월동 식량을 얻기 위해 인간의 밭에서 야채를 가져오기로 결정한 다음 파츄리는 최고의 계책을 세웠지만 무리들이 제대로 따라주지 않아 실패해서 끌려왔다고 한다.
"무큐- 파츄리는 반드시... 여기에서 빠져나갈 꺼야... 현자답게 계책을 세울 거라구. 인간 따위는 파츄리의 두뇌를 따라올 수 없어. 레이무는 그때가 되면 파츄리의 수족같이 일해줘...."
이런 상황에 되어서도 파츄리는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하지만 윳쿠리 따위가 어떤 책략을 세워도 이 상황에서 빠져나가는 것은 불가능하다. 레이무의 반대쪽에는 마리사가 한마리 눕혀져 있었다.
"먀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죽어라-! 레이퍼의 아기는 느긋하지 말고 죽어라!"
"어째서 그런 소리를 하는 거야아아아아아-!"
레이무와는 정반대로 마리사는 레이퍼 앨리스의 아기들에게 증오심을 느끼고, 컨베이어 밸트에 흘러가는 아기들에게 저주를 퍼부었다. 이 마리사는 자신은 인간이 없는 아주 느긋한 윳쿠리 플레이스를 찾아서, 자신의 윳쿠리 플레이스로 해주려고 했지만 인간이 나타나서 자신의 집이라고 하면서 두들겨 팬 다음 가공소로 보냈다고 한다.
"정말로 느긋하지 못한 인간이었어! 마리사, 여기서 나가면 꼭 복수할꺼야!"
그러면서 이를 뿌득뿌득 갈았다. 하지만 이것도 이루어질 수 없는 꿈이다.
"느긋하게 있으라구. 아기들아. 느긋하게 있으라구-"
레이무는 또 한가지 아기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생각해냈다. 레이무는 윳쿠리 앨리스에게 레이프 당할 때마다 눈을 꼭 감고, 느긋하게 있을수 있는 상상을 했다. 그것은 어린 시절에 커다랗고 매우 느긋한 엄마에게 들은 적이 있는 이야기 때문이었다. 줄기에 메달려 있는 동안 엄마 윳쿠리가 꿈을 꾸면, 아기 윳쿠리도 같은 꿈을 꾼다는 말이었다.
레이무는 꽃과 풀이 가득한 초원에서, 따뜻한 햇빛을 밭으며 느긋하게 있는 꿈을 꾸려고 노력했다. 하다못해 그 꿈이라도 아기들에게 전해진다면... 이라는 생각에서였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레이무의 이야기 상대가 없어졌다. 파츄리는 모든 계략을 생각해봤지만 도저히 어쩔수 없었기 때문에, 생각하는 것을 포기하고 말하지 않는 만쥬가 되었다. 무력하게 레이프 당하고 아기들을 낳을 뿐이었다. 마리사는 시스템을 살피러 왔던 인간에게 끝없이 더러운 욕설을 퍼붓다가, 화를 참지 못한 인간의 손에 제조기에써 뜯어져 짓밟아 뭉개졌다.
콰직-!
"느으으...."
"이런 젠장할..."
그 인간은 떨떠름한 표정을 지었다. 윳쿠리 가공소에서는 근무 원칙적으로 윳쿠리에게 어떤 종류의 '감정'도 가지지 않도록 하고 있었다. 사랑하기는 물론, 괴롭히기도 안된다. 쓸데없이 감정적으로 윳쿠리를 학대하다가 '제품'에 문제가 생기면 곤란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감정을 억제하지 못하고 '아기 제조기'를 하나 부수었다는 이유로 그 직원은 잠시 감봉처분을 받게 되었다. ...아마 이것은 마리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복수였을 것이다.
그리고 얼마후, 파츄리도 죽어버렸다. 오렌지 쥬스가 계속 투입되는데도 불구하고 자연사한 것이다. 마음이 죽어버리면 윳쿠리의 몸도 얼마 가지 못하는 듯 했다. 레이무의 양 옆에는 새로운 윳쿠리들이 놓여졌다. 한 마리는 같은 레이무 종, 다른 한 마리는 마리사 종이었다.
레이무는 그 두마리와도 시간이 날 때마다 이야기를 했다. 하지만 무엇인가 두마리에게 위화감을 느꼈다. 두 마리는 레이무가 아는 것을 거의 알지 못했다. 느긋하게 흐르는 시냇물의 이야기도, 느긋하고 맛있는 꽃씨의 이야기도, 느긋하고 느긋한 구름 씨의 이야기도, 하늘도 태양도 풀도 곤충도 알지 못하는 이상한 윳쿠리였다.
"꽃 씨는 매우 느긋하게 있어. 맛있기 때문에 먹으면 매우 느긋하게 있을수 있어."
"나비씨는 팔랑팔랑 날아다녀. 레이무는 쫓아가서 먹어서 매우 느긋하게 있었어."
"메뚜기 씨는 뿅- 뿅- 하고 뛰어다녀. 잡으려면 고생이야. 하지만 먹으면 맛있으니까 느긋하게 있을수 있어."
그렇게 이야기 해도 두 마리는 얼굴에 "?"를 뛰울 뿐이었다. 레이무의 말을 거의 알아들을수도 없는 모양이었다. 얼마후 가까스로 레이무는 이 두 마리가 가공소에서 태어난 윳쿠리라는 사실을 알았다.
가공소에서는 재생산을 위해 아기 윳쿠리중 일부를 성체가 될 때까지 키우기 시작했다. 이렇게 태어난 윳쿠리는 당연히 자연이 무엇인지 알지 못한다. 이들에게는 태어났을 때부터 엄마도 없이, 작은 회색 우리에서 윳쿠리 가공중에 나오는 폐기물(즉, 동족의 잔해)을 모아 만든 사료만 먹으면서 자라난다. 사방이 꽉 막힌 회색의 세계가 이들이 살아가는 전부다.
꽃씨의 달콤함도, 애벌레씨의 부드러움, 사각사각한 과일씨, 달콤한 벌꿀씨도 알지 못한다. 알고 있는 것은 바삭바삭하고 맛없는 사료의 맛 뿐이다. 졸졸졸 느긋하게 흘러가는 시냇물의 느긋함도 알지 못한다. 물은 작은 물통에 들어있는 것으로 알 뿐이다.
작은 방 이외의 장소로 나가 본 적이 없다. 시야가 탁 트인 느긋하고 넓은 곳이나, 높고 높은 바위 위, 상쾌한 바람씨도, 무서운 비 씨도, 따뜻한 햇님씨도 알지 못한다.
커다랗고 듬직하고, 느긋한 엄마의 보호도 받은 적 없다. 줄기를 첫 먹이로 먹지도 못했고, 상냥하게 부비부비를 받아보지도 못했다.
언니들와 여동생들과 놀아본 적도 없다. 성체가 될 때까지 늘 한 우리에만 갇혀 있었기 때문에 다른 윳쿠리와 놀아본 적도 없다.
오직 가공소의 아기 제조기가 되기 위해서만 살아온, 느긋한 일을 무엇하나 알지 못하는 윳쿠리였다.
레이무는 울었다. 이 아이들은 정말로 느긋한 것을 무엇하나 알지 못하고, 평생동안 태어나는 아가야를 보며 슬퍼하다고,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절망에 몸부림치다가 죽어가게 된다. 레이무에게는 눈을 감으면 떠오르는 추억이 되서 위로해주는 느긋한 추억조차 가지고 있지 못했다.
"바깥에는 아주 넓고 푸른 하늘씨가 있어... 거기에는 하얗고 느긋한 구름씨가 떠있어... 따뜻하고 밝은 햇님씨가 있어... 태양씨가 있으면 따뜻해서 느긋하게 있을수 있어..."
"...늣! 느긋하게 알았어! 레이무도 거기서 느긋하게 있고 싶어!"
"마리사도 느긋하게 있고 싶어-!"
하지만 두 마리 모두 레이무의 이야기를 귀담아 들었다. 레이무가 해주는 이야기는 매우 느긋하게 느껴지는 레이무의 이야기는 두 마리에게는 그야말로 꿈같은 이야기였다. 물론 두 마리 모두 레이무의 이야기를 들어도 제대로 상상하는 것은 아니다. 레이무도 어차피 윳쿠리인 만큼 설명은 많이 부족했다.
두 마리가 상상하는 '바깥'의 풍경은 이랬다. 커다란 형광등 같은 햇님씨가, 파란 페인트로 칠해진 돔 같은 천장에 박혀 있었다. 구름은 하얗고 커다란 윳쿠리가 둥둥 떠있는 모습이다. 바닥에는 녹색으로 칠한 카펫 같은 풀이 깔려 있다. 나비씨는 레이무가 '리본처럼 생겼다'고 말해줬기 때문에 레이무의 리본처럼 생긴 것이 퍼덕거리며 날고 있는 모습이었다. 꽃씨는 레이무가 '마리사의 리본처럼 예쁘다.'고 말했기 때문에 마리사의 모자에 감겨 있는 리본이 바닥에 떨어져 있는 모습이었다. 메뚜기씨는 '뛰어다는 먹을 것'이라고 들었기 때문에 어린 시절에 먹었던 바삭바삭한 사료가 뿅뿅 뛰어다는 모습이었다.
시냇물이나 호수는 '물을 마실수 있는 곳'이라고 했으니까 어릴때 물을 마셧던 물통이 아주 길게 늘어져 있거나, 아주 넓게 되어 있는 것이다. 나무씨는 '구멍이 뚫린 큰 기둥 같은 곳'이라고 했으니까 건물안에서 볼 수 있는 커다란 콘크리트 기둥에 구멍이 뻥뻥 뚫려있는 모습이었다. 이야기를 해준 레이무가 이 두 마리의 마음속에서 그려지는 풍경을 보았다면 아연질색 했을 것이다. 하지만 진짜 자연을 보지 못하고 가공소 안에서만 살아온 두 마리에게 그 이상의 상상을 하는 것도 불가능한 일이다. 아무튼 레이무는 어떻게든 두 마리에게 '바깥의 느긋한 자연'을 이야기해주려고 노력했다.
한편 레이무가 잡혀 있는 동안 바깥의 사정도 약간 달라졌다. 가공소에서 윳쿠리를 직접 제조하게 되었기 때문에, 더 이상 자연상태의 윳쿠리를 포획해와도 돈을 주고 구입하는 일은 없게 되었다. 윳쿠리는 가공소에도 이미 넘칠 정도로 있으니까, 더 이상 돈주고 살 필요는 없었진 것이다. 윳쿠리 사냥은 순수하게 야생 윳쿠리를 학대하려는 사람이나 윳쿠리를 구제하려는 사람이 아니면 거의 하지 않게 되었다.
레이무가 알았다면 기뻐했을지도 모르는 사정이지만, 윳쿠리니까 그렇게 깊은 사정까지는 이해할 수 없었다. 그리고 레이무는 점점 몸이 안 좋아지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자신의 수명이 끝날 때가 되었다는 느낌이다. 사실 레이무가 여기에 온 지는 1년도 채 되지도 않았지만, 소모가 지나치게 극심해서 수명이 짧아지고 빨리 한계가 찾아온 것이다. 영약인 오렌지 쥬스 덕분에 레이퍼에게 당하고 아기를 맺는 가혹한 일도 버텨낼 수는 있었지만, 역시 윳쿠리의 몸에는 큰 부담이 가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죽는 날까지 레이무는 옆의 윳쿠리들에게 바깥 세상을 이야기해주고, 줄기에 달린 아기들을 위해 느긋한 꿈을 꾸고, 컨베이어 벨트에 실려가는 아기들에게 느긋하게 있으라고 외쳤다. 그리고 마지막 날, 슬픈 표정으로 눈을 감은 레이무는 영영 움직이지 않게 되었다.
"느에에에에에에에에엥-! 레이무가 죽어버렸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
"느긋하게 있으라구우우우우우우우-!"
레이무가 죽은 것을 확인한 인간은 레이무의 시체를 떼어가서 쓰레기통에 버렸다. 그리고 그 자리에 가공소에서 생산한 다른 윳쿠리 레이무를 배치했다.
이 윳쿠리 레이무는 평범한 가공소 태생의 윳쿠리였다. 하지만 자신은 다른 생산기의 윳쿠리들과는 다른 점이 있다는 것을 문득 깨닫게 되었다. 옆에 있는 다른 윳쿠리들에게는 이야기해줘도 알지 못하는 '꿈'을 꾸는 것이다. 꿈속에서 레이무는 알 수 없는 장소로 간다. 그곳은 레이무가 태어나서 한번도 보지 못한 곳이다. 하지만 그곳은 레이무가 알고 있는 어디보다도 느긋한 최고의 윳쿠리 플레이스였다.
그곳은 여기보다 훨씬 훨씬 큰 방이다. 너무너무 커서 정말로 느긋하게 있는 방이었다. 천장은 파란색이고 둥글둥글 하고, 눈이 부셔서 제대로 쳐다볼 수도 없지만 매우 따듯하고 느긋한 형광등이 거기에 달려 있다. 가끔은 하얗고 뭉실뭉실한 것이 둥둥 떠다니기도 한다. 바닥에는 부드러운 녹색의 것이 깔려 있고, 그 위를 데굴데굴 구르면 느긋하게 있을수 있다. 아주 예쁘고 느긋한 무언가가 있는데, 먹으면 느긋하게 있을수 있다. 팔딱팔딱 뛰어다니는 것과 팔랑팔랑 날아다니는 것이 있는데 역시 먹으면 느긋하게 있을수 있다.
그리고 자신보다 훨씬 커다란 윳쿠리 레이무가 곁에 있다. 그 곁에 있으면 매우 느긋하게 있을수 있다. 자신과 똑같은 윳쿠리들도 있다. 함께 다니면서 매우 느긋하게 있을수 있었다. 레이무는 커다란 윳쿠리 레이무가 자신의 '엄마'일 거라고 생각했다. 같은 크기의 윳쿠리들은 언니나 여동생들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레이무는 엄마 윳쿠리를 딱 한번 본 적이 있다. 그 때는 레이무가 태어나고 줄기에서 막 떨어졌을때 였다. 엄마 윳쿠리는 레이무에게서 빠른 속도로 멀어졌지만 레이무가 엄마를 볼 수 없게 될 때까지 "느긋하게 있으라구!"를 외쳐주었다.
이 윳쿠리 레이무는 이 매우 느긋한 '꿈'을 시간날때마다 다른 윳쿠리들에게 이야기했다. 하지만 너무 의미불명한 꿈이었기 때문에 자기 자신도 제대로 설명할 수 없었다. 꿈에서 본 것의 이름은 레이무도 알지 못하는 것들 뿐이었다. 레이무의 양 옆에 있는 다른 윳쿠리들도 가끔 '바깥'이라는 윳쿠리 플레이스의 이야기를 했다. 레이무의 이전에 이 자리에 있었던 윳쿠리 레이무에게 들은 이야기라고 했다. 레이무는 잘 알아듣지 못했지만 바깥도 매우 느긋하게 있을수 있는 곳인듯 했다. 레이무의 꿈 속 만큼이나....
레이무는 몰랐지만, 레이무가 있는 곳은 이전에 야생에서 잡혀와서 이제는 늙어죽고 없는 레이무의 엄마 레이무가 있었던 곳이었다. 레이무의 꿈은 엄마 레이무가 남겨준 마지막 선물이었다. 레이무도 본능적으로 엄마가 했던 것처럼 아기를 위해서 꿈을 꾸었다. 그 아이 레이무도 꿈을 꾸었다.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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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인가 지난 후, 이 가공소는 폐업에 몰리게 되었다.
윳쿠리 가공업은 한때 매우 수지맞는 장사였다. 하지만 지나치게 많은 사람들이 가공소를 차리고 사업에 뛰어든 탓에 경쟁이 극심해져서 더 이상 수지가 맞지 않는 일이 되버렸다. 무리하게 가격을 깍아내리며 윳쿠리 가공을 계속하던 이 가공소는 적자가 누적되어 한계에 몰리게 되었고, 폐업하게 된 것이다. 사육하던 윳쿠리들은 버려졌다. 가공소가 난립한 탓에 윳쿠리들도 너무 길러져서 이제는 통상종 윳쿠리는 완전히 똥값이나 다름 없다. 어디 팔 곳도 없었고, 일일이 죽여서 정리하기도 귀찮을 만큼 수가 많았다.
건물안에 윳쿠리 시체가 즐비해져서 귀찮아지는 일도 곤란했기 때문에 사장은 윳쿠리는 전부 산에 풀어버리기로 결심했다. 어차피 이곳에는 가공소에서 태어나서 야생을 모르는 나약한 윳쿠리들 뿐이다. 밖에 나간다면 얼마 버티지 못하고 전멸할 것이 틀림없다고 생각했다. 폐업하는 가공소 중에는 필요없게된 윳쿠리를 이렇게 함부로 버리는 일이 적지 않았다.
"자 가버려! 어디든 너희들 좋을대로 가라!"
어느날 갑자기 인간들은 문을 열어주고, 윳쿠리들에게 그렇게 말했다. 그리고 인간들은 한 명도 남기지 않고 어디론가 가버렸다. 가공소에서 길러지던 윳쿠리들은 어리둥절했다. 그들은 가공소 안 밖에 몰랐다. 어디로 가라는 말인지. 알 수 없어서 움직일 수 없는 윳쿠리들 뿐이었다. 그 때 한 마리의 윳쿠리 마리사가 윳쿠리 레이무에게 말했다.
"늣! 레이무, 마리사와 '바깥'에 가자!"
"마리사? '바깥'은 어디야?"
"마리사도 몰라. 하지만 마리사가 태어났을때, 엄마야가 '마리사는 바깥에 가! 바깥에 가면 느긋하게 있을수 있어!'라고 말해줬어."
"늣! 그럼 레이무와 함께 가자. 레이무는 꿈에서 본 윳쿠리 플레이스에 가고 싶어. 매우 느긋하게 있을수 있는 곳이야! 달콤달콤하고 예쁜 먹을 것하고, 팔락팔락 날아다니는 먹을 것하고, 펄떡펄떡 뛰어다니는 먹을 것을 먹고 싶어!"
두 마리의 윳쿠리는 뿅뿅 뛰어서 가공소에서 나갔다. 다른 윳쿠리들도 하나 둘씩 그 뒤를 따랐다.
이렇게 가공소에서 버려진 윳쿠리들은 거의 대부분 야생에 적응하지 못하고 죽게 된다. 밥을 얻는 방법조차 알지 못하고, 가공소에서 길러지던 대로 "오빠야는 느긋하게 먹을 것을 가져오라구!"라고 외치다가 죽는 경우가 가장 많다.
하지만 그 중에서는 극히 일부지만, 살아남아서 적응하는 윳쿠리도 있다. 심지어 놀라울 정도로 빠른 속도로, 마치 얼마전까지 야생 윳쿠리였던 것처럼 빠른 시간 동안에 완전히 야생 윳쿠리와 다를 바 없이 되는 윳쿠리가 있다고 한다.
왜 이런 차이가 있는지는 아직도 수수께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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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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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광2009.01.13. 15:07답글신고|삭제|활동 정지
언제나 불끈매님 글은 뭔가 찡해지게 하네요..
좋은 글 잘 봤습니다. 재밌네요-^^
모드레드2009.01.13. 15:08답글신고|삭제|활동 정지
흠 분명 씁쓸하고 슬픈 내용일텐데...
왜 전 윳쿠리 레이무보단 메뚜기와, 나비와 꽃이 불쌍한건지..
하엘2009.01.13. 15:22답글신고|삭제|활동 정지
이야~ 불끈매님 작품은 언제나 멋지군요 재밌게 잘봤습니다//
holhorse2009.01.13. 15:38답글신고|삭제|활동 정지
그리고 윳쿠리들은 다시 미친듯한 스피드로 번식하는건가....
netpilgrim2009.01.13. 15:39답글신고|삭제|활동 정지
그 레이무의 꿈이 이루어 진거 같군요
대단한 팥소유전.......... 몇 세대에 걸쳐 야생에서 생활하지 못했지만, 일부가 살아남게 만드는 지식을
전달하죠
이런 엄청난 어드밴테이지가 있는데도 여전히 멍청한 것은 진정한 윳쿠리 퀄러티군요
나루2009.01.13. 16:28답글신고|삭제|활동 정지
...슬프기는 한데 그래봤자 팥소뇌 퀼리티라는게...참..아이러니..
아인2009.01.13. 17:09답글신고|삭제|활동 정지
희망은 절망을 위한 최고의 향신료가 되는 걸까나~? 했다가
.....결국 희망은 이어졌군요.
팥소유전의 장점도 오랜만에 드러나는 글이었네요.
모드레드2009.01.13. 17:22답글신고|삭제|활동 정지
아인 //헛! '희망은 절망을 위한 최고의 향식료'라는 말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말인데..
이걸 여기서 보게되다니!!
사사키2009.01.13. 19:40답글신고|삭제|활동 정지
오오..뭉클~하달까 감종적이네요
접이식좀비2009.01.13. 22:24답글신고|삭제|활동 정지
역시불끈매님작품.. 장편하나 써보심이;
dbsltm4332009.01.13. 22:54답글신고|삭제|활동 정지
그나마 팥소유전의 장점을 이용한 윳쿠리군요.대부분의 윳쿠리는 못써먹어서 그렸지.(...)
[극히 일부지만, 살아남아서 적응하는 윳쿠리도 있다]...극히 일부...다른 녀석들은 꿈도 꾸는걸 포기한거로군요.바보 파츄리나 멍청한 게스 마리사녀석들 같으니.쓸데없는데만 힘쓰다 죽고 레이무만 결국 목표를 달성한...(먼산)
기설학인2009.01.13. 22:56답글신고|삭제|활동 정지
꿈을 꾸는 자가 꿈을 이룰 수 있다... 라는 걸까요.
음악상자2009.01.13. 23:04답글신고|삭제|활동 정지
먹다 버리기에도 찝찝한 팥소유전이 의외로 대단한 결과물을 만들었군요.(...)
빈센트2009.01.14. 00:37답글신고|삭제|활동 정지
이어진 꿈이 펼쳐지는 걸까요.
뭉클하네요.
아인2009.01.14. 01:50답글신고|삭제|활동 정지
모드레드/ 제법 좋아하는 말이거든요.
더불어서 가장 좋아하는 말은 '사람을 멈추게 하는 것은 절망이 아닌 체념, 사람을 나아가게 하는 것은 희망이 아닌 의지' 입니다.
타락신족2009.01.14. 01:53답글신고|삭제|활동 정지
감동적이네요. 레이무의 모성이 빛을 발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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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 불끈매 (nang0017)
출처 : 윳쿠리 모음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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