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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9.23 21:08

어느 오후에 일어난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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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출처 : 구 윳쿠리 사이트


어느 오후에 일어난 일 


언제나처럼, 아무 일 없이 조용히 흘러가는 오후.

"느긋하게 뛰어놀자구!"

어떤 집의 뒷마당에서, 어린 윳쿠리 한 마리가 싱글벙글 웃으며 팔짝 팔짝 뛰었다. 선명한 빨간색 리본, 윤기흐르는 머리카락, 탱탱하고 탄력있는 피부. 누가 봐도 건강하고 귀여운 레이무종의 윳쿠리였다. 그 윳쿠리의 주변으로, 좀 더 덩치가 작은 두마리의 윳쿠리가 윳윳 소리내며 통통 뛰어왔다. 반짝이는 금발의 마리사종과 레이무종의 아기들이었다.

윳윳윳, 윳윳윳!

팔짝 팔짝 마당을 돌아다니고, 날아다니는 나비를 쫓고........귀여운 아기 윳쿠리들이 아무 근심없이 마당에서 뛰노는 장면은, 보는 그 누구라도 편안하게 만들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집에서는,  또 다른 두 마리의 윳쿠리들이 뛰노는 아기 윳쿠리들을 보고 미소짓고 있었다. 큰 덩치를 봐서 세마리 윳쿠리들의 부모처럼 보이는, 마리사종과 레이무종의 두 윳쿠리들은 어째서인지 빛바랜 모자와 가장자리가 찢어진 리본 머리장식을 하고 있었다. 자기 아가야들과는 달리 꾀죄죄한 모습. 아무래도 뱃지를 단 사육 윳쿠리는 아닌 모양이었다.

"레이무와 마리사의 아가야들, 행복해 보이네......."

"그렇다제! 우리 둘의 아기야들은 오빠야의 집에서 행복하게 살거라제!"

생긋, 어미 레이무는 웃었다. 자신들의 앞에 놓인 윳쿠리용 밥그릇에는 시든 야채와 마리사가 말한 인간씨가 남긴 듯한, 잡다한 음식 쓰레기가 담겨 있었다.

"우리들이 쓰레기를 먹는 대신 아가야들은 행복하게 사는 거라제! 자, 오빠야가 오기전에 먹어 치우제!"

"윳!"

마리사와 레이무, 두 부모 윳쿠리들은 흔히 말하는 야생 윳쿠리였다. 야생 윳쿠리들이 그렇듯 이들도 인간씨의 집에 무단으로 들어와, 주인 앞에서 기세좋게 집선언을 하고 먹을것을 바치라고 거드름을 부렸다. 처음에는 그랬다. 하지만 인간씨에게 윳쿠리들은 쉽게 때려눞힐수 있는 존재일 뿐이었고, 인간씨에게 느긋하지 못하게 이것 저것 당한 마리사와 레이무는 굽실거리며 자비를 빌었다.

그 결과가 지금의 마리사와 레이무, 그리고 아기 윳쿠리들이었다.

인간씨의 쓰레기를 부모 윳쿠리가 먹어 치우는 한, 두 윳쿠리의 아가야들은 인간씨의 집에서 느긋하게 살 수 있다. 처음에는 음식 쓰레기를 먹으라는 말에 기겁하고 볼을 부풀리며 저항했지만, 인간씨의 느긋하지 못한 제제와 반 강제적인 급식, 그리고 아가야들의 미래를 보장해 준다는 인간씨의 설득에 넘어가 지금은 심하게 썩은 쓰레기가 아니라면 그럭저럭 먹을 있게 되었다.

'밥씨가 느긋하지 못해도 나머지는 느긋한 거라제, 밖에는 느긋하지 못한 것들 뿐이라제. 오빠야의 말만 잘 들으면 여기서 평생 느긋할수 있을 거라제.......'

그렇게 생각하며 시든 야채를 먹던 마리사는 과거의 일을 생각했다.

 

숲 속에서 살던 부모가 레미랴에게 습격당해 죽고 홀로 살아남아 야생을 방황했다.

배타적인 야생 윳쿠리들에게 쫓겨 인간의 마을로 내려왔다.

인간의 마을을 방황하던 도중 비슷한 처지의 레이무를 만나 가족을 이뤘다.

상쾌도 몇번 했지만, 제대로 먹이지 못했던 아가야들은 금새 죽고 말았다.

윳쿠리 플레이스를 위해 이집 저집 돌아다니며 집선언 한 것만 해도 다섯번.

그러나 그때마다 내쫓겼다. 몹시 느긋하지 못한 학대 오니이상에게 안걸린 것만도 다행이었다.

마지막으로 찾아온 것이 바로 이 오빠야의 집. 처음에는 몹시 느긋하지 못했지만 그래도 지금은 그럭저럭 느긋할수 있게 되었다.

가장 느긋한 것은, 여섯번째로 낳은 자신의 아가야들은 죽지 않고 좋은 환경에서 느긋하게 있다는 것이었다.

 

'마리사의 아가야들이 또 아가야를 낳고, 그 아가야들이 또 아가야를 낳을때 까지 살거라제.'

저도 모르게 웃는 마리사. 그러나 어렵사리 손에 넣은 윳쿠리 가족의 행복이 머지않아 산산조각 날거라는 것을, 마리사는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다........

 

"후~ 배부르다......"

"오늘의 쓰레기씨는 이걸로 끝이라제! 느긋하지 못한 밥씨였다제!"

밥그릇의 쓰레기들은 많이 없어져 있었다. 부모 마리사와 레이무는 불룩해진 자신들의 몸을 서로 기대어 쉬고 있었다. 오빠야가 올때까지 느긋하게 노는 아가야들을 보며 쉴 생각이었다. 아가야들이 노는 뜰로 살짝 눈을 돌린 마리사.

마리사는 아가야들이 느긋하게 노는 것을 보고 싶었다. 그러나......

"윳?!"

마리사는 마치 바늘에 저부가 찔린 것마냥 벌떡 일어났다. 아가야들이 놀던 뜰 근처의 풀숲에서 노란 무언가가 보였기 때문이다.

깜짝 놀란 어미 레이무가 마리사를 쳐다봤다. 마리사가 소리쳤다.

"아가야들아! 느긋하게 어서 피하라제!!"

"윳?"

뛰놀던 아가야들은 무보 마리사의 외침에 놀던걸 멈추고 마리사 쪽을 쳐다봤다. 마리사는 계속 다급하게 외쳤다.

"저 멀리서 굉장히 느긋하지 못한 윳쿠리가 온다제! 도망치라제!"

윳? 아가야들은 주위를 둘러보며 느긋하지 못한 윳쿠리가 어딨는지 보려고 했지만, 어디에도 자신들과 부모를 제외한 윳쿠리는 없었다.

아기 마리사가 볼을 부풀리며 말했다.

"윳! 아빠야는 거짓말쟁이라제! 느긋하지 못한 윳쿠리가 어딨냐제!"

아기 마리사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아기 마리사의 등 뒤의 수풀에서 무엇인가 엄청난 기세로 튀어나왔다!

"오홍홍홍, 귀여운 윳쿠리가 잔뜩이네~!"

유윳?! 깜짝 놀란 아기 레이무 두마리와 아기 마리사는 풀숲에서 튀어나온 윳쿠리를 보고 뒤로 황급히 물러섰다.

자신들의 부모 윳쿠리만한 덩치, 금발 머리카락에 붉은 헤어밴드. 그리고 상기된 얼굴. 그리고 몸 밑부분에 있는 큼지막한  페니페니.

"오홍홍홍홍, 귀여운 레이무와 마리사네에~ 이 엘리스가 도시파적으로 사랑해줄게, 오홍홍홍홍!"

상기된 얼굴을 하고 페니페니를 까딱거리며 느긋하게 자신들에게로 접근하는 윳쿠리는 성체 엘리스, 그것도 발정한 엘리스였다. 부모와는 달리 나름대로 호강하며 살아 세상물정에 어두운 아기 윳쿠리들도 본능적으로 이 엘리스가 느긋하지 못한 엘리스라는 걸 알고 서서히 뒷걸음질 쳤다.

"유, 윳! 어쩐지 느긋하지 못한 윳쿠리다제!"

"유우우우우~ 언니야, 무서워....."

놀던 윳쿠리 중 제일 큰 레이무가 동생마리사와 레이무를 뒤로 숨기며 말했다.

"윳! 여기는 레이무와 동생들의 윳쿠리 플레이스야! 느긋하지 못한 앨리스는 나가! 안나가면 레이무가 제제해줄거야!"

뿌우, 볼을 부풀리며 말하는 언니 레이무의 행동이 용감하긴 했지만, 야생이나 마을의 들 윳쿠리들이라도 이런 어린 윳쿠리들의 말을 들을 턱이 없다. '느긋하게 죽어'라는 말과 함께 짓뭉게지지나 않으면 다행일 터. 하물며 눈 앞의 상대는.......

"레, 레이퍼 엘리스다제! 아가야들아, 아빠야가 구해주겠다제!"

 

엄격한 인간의 교육을 받지 않은, 야생 윳쿠리들은 움직일 때 항상 의성어를 낸다. 먹을때는 우걱우걱, 몰래 움직일때는 슬금슬금, 이런 식으로 말이다. 오빠야의 집에서 쓰레기 담당으로 살아가는 부모 마리사와 레이무도 오빠야의 제제를 받기 전에는 그랬다. 그런데 저 엘리스는 뱃지도 없고, 꾀죄죄한 몸을 가진 야생 엘리스, 의성어를 안 낼 리가 없었다. 부모 마리사는 뜰로 달려가며 그런 의문을 가졌지만, 지금 그건 중요하지 않았다. 아가야들이 중요했다!

"레이퍼는 느긋하지 못하게 나가라제!"
큰소리로 외치며 집 박으로 뛰쳐나가는 마리사. 그러나 그 시도는 실패로 돌아갔다.

"유끽!"

쿠당탕, 마리사는 집과 뜰 사이에 쳐진 투명한 막에 부딫혀 다시 집 안으로 내동댕이쳐졌다. 나중에서야 안 것이지만, 그것은 강화 아크릴 판이었다. 오빠야가 쓰레기를 처리하는 두 부모 윳쿠리가, 주인인 자신이 없는 동안 천적에게 습격당하거나 학대 오니이상에게 납치되는 것 같은 불상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설치한 것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것을 모르는 마리사는 두번 세번 돌진했다. 어미 레이무는 갑작스러운 상황에 발만 동동 구르고 있었다.

"이거 뭐냐제! 느긋하지 못한 판씨라제!! 아가야들을 구해야 한다제, 빨리 없어지라제!"

마리사와 함께 정신을 차린 레이무도 계속 아크릴 판에 몸을 부딫혔지만, 아크릴 판은 좀처럼 부서지지 않았다.

 

마리사가 계속 돌진에 돌진을 거듭할 동안, 엘리스는 느긋하게 아기 윳쿠리들을 뜰 구석의 큰 나무로 몰아가고 있었다. 느긋한 표정과 움직임을 봐서, 한두 번 해본 솜씨가 아니었다.

"유, 윳! 저리가! 안가면 제제할거야!"

"오홍홍홍홍, 역시 느긋하지 못한 촌뜨기 아가야는 어쩔수 없네? 촌뜨기 아가야를 느긋한 도시파로 교육시키는 건 도시파 엘리스의 의무겠지?"

엘리스는 말이 끝나기 무섭게 커다란 페니페니를 아기 윳쿠리들을 향해 불쓱 들이밀었다. 더이상 아가야들이 도망 칠 곳은 없었다.

"유, 유삣.....!"

막다른 곳까지 몰린 언니 레이무는 팔짝 뛰어서 엘리스에게 몸통 박치기를 먹였다.  그러나 어린 윳쿠리의 저항은 성체 윳쿠리에게는 간지러울 뿐. 게자가 부딫힌 곳이 하필이면 엘리스의 거대한 페니페니였다. 타격이 거의 없는 수준이었어도,  언니 레이무의 반항은 엘리스의 심기를 거스르기에는 충분한 것이었다. 여유만만한 표정이던 엘리스는 이를 뿌드득 갈며 험악하게 말했다.

"유기기기긱! 이 느긋하지 못한 촌뜨기가 감히 도시파 엘리스님의 느긋한 페니페니를!"

엘리스는 언니 레이무의 리본을 물더니, 번쩍 들어 거칠게 땅바닥에 내동댕이쳤다.

"유삣!"

비명을 지르며 땅바닥에 부딫힌 언니 레이무는 입에서 팥소를 토하며 부들부들 떨었다. 동생 윳쿠리들이 양 옆으로 뛰어와 언니 레이무를 부축했다.

"언니야!"

"느긋하게 있어줘!"

씨익, 엘리스는 웃으며 아기 윳쿠리들을 향해 다가갔다.

"느긋한 도시파 엘리스의 사랑을 거부하는 못된 아가야들은 느긋하게 벌을 줘야겠지? 오홍홍홍홍홍!"

 

아크릴 판에 막혀 몸부림치던 부모 윳쿠리의 눈에 처참한 광경이 펼쳐졌다.

자신들이 그렇게 살리려 노력해서, 이제서야 느긋해질수 있었던 아가야들이 울부짗고 있었다.

커다란 엘리스의 몸에 깔려 소리지르며 울고 있었다.

아가야들의 머리카락과 머리장식은 순식간에 너덜너덜해져 버렸다.

아기 윳쿠리들을 범하며 엘리스가 뭐라고 외쳤지만 들리지 않았다. 단지 아가야들의 비명소리만이 계속 들릴 뿐이었다.

 

"옷홍홍홍홍! 상쾌~ 도시파 엘리스의 사랑을 느긋하게 나눠 주었어요!"

부모 윳쿠리에게 지옥과도 같은, 절대로 느긋하지 못한 10분이 지났다. 결과는 처참했다.

아기 레이무는 엘리스의 큰 몸에 깔려 말 그대로 납작하게 으깨져버렸다. 너덜너덜 찢겨진 빨간 리본만이 이 팥소 자국이 아기 레이무였다는 것을 알려줄 뿐이었다.

아기 마리사는 아기 레이무보다 상황이 나았지만, 엘리스의 몸무게에 역시 몸 뒷부분이 완전히 내려 앉아버렸다.

"느......느긋하게 있고 싶었는......."

고통스럽게 몇번 숨을 헐떡이더니 말을 채 끝내지 못하고 죽었다.

언니 레이무는 머리 위에 다섯개의 줄기를 만들고 새까맣게 변색된 팥소 덩어리로 변해버렸다.

 

후우, 자신이 만든 걸작을 느긋하게 바라보던 엘리스는 쓰윽, 고개를 돌려 부모 윳쿠리를 쳐다봤다.

"오호옹, 저기도 도시파 엘리스의 느긋한 사랑을 기다리는 윳쿠리가 있었네에~"

눈에서 설탕물을 질질 흘리며 넋이 나간 채 그 광경을 바라보던 부모 마리사와 레이무는, 그제서야 퍼뜩 정신을 차리고 엘리스에게 욕설을 퍼부었다.

"더러운 게스 윳쿠리! 빨리 아가야들을 살려내!"

"느긋하지 못하게 죽어어어어어어어어!!"

피식, 그들을 비웃으며 엘리스는 천천히 마리사와 레이무를 향해 다가갔다.

"오홍홍홍, 느긋한 도시파 엘리스의 사랑을 거부한 촌뜨기 아가야 따윈 잊으라고~ 그 대신 도시파 앨리스의 아가야를 느긋하게 낳을수 있는 영광을 줄게, 오홍홍홍홍......."

 

엘리스가 아크릴 판에 가로막혀 울분을 토해내고 있는 부모 윳쿠리에게 점점 가까워 지는 그때.

 

벌컥.

"오빠야 왔다~"

대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집 주인이 들어왔다.






마리사와 레이무 부부가 오기 전까지는, 그는 빵집에서 제빵사로 일하는 평범한 사람이었다. 가공소가 아니라, 진짜 빵집이었다.

어느 날, 빵집 일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오자 마리사와 레이무의 야생 윳쿠리 부부가 자기 집을 점령한채 느긋하고 거만한 표정으로 자신을 올려다 보고 있었다. 먹이와 날씨 걱정 없는 살만한 집을 찾았다고 생각했는지, 윳쿠리들이 번식을 꺼리는 겨울철임에도 집을 점령하자마자 상쾌까지 해서 레이무의 이마에는 줄기까지 있었다.

그 다음은 뻔했다. 철없는 두 윳쿠리는 그의 앞에서 거만한 태도로 집선언을 했고, 불청객에 불쾌해진 그는 두 윳쿠리들을 느긋하지 못하게 괴롭혔다. 결국 괴롭힘에 지쳐버린 두 윳쿠리들은 항복을 선언하고 그의 말에 복종하게 되었고, 집에서 음식 쓰레기 처리반이 되어 얹혀 살고 있었다. 아기야들을 느긋하게 살게 해달라는 조건을 걸고.

사실, 그는 레이무의 줄기에 달린 아기 윳쿠리들도 모조리 음식 쓰레기 처리반으로 만들 생각이었지만 제법 귀여운데다 소위 말하는 '게스'의 징조가 없다고 판단해 애완용겸, 미래의 쓰레기 처리반겸, 부모 윳쿠리들이 불만 없이 쓰레기를 먹도록 잡아두는 인질의 목적으로 키우기로 했다.

맛있는 빵을 만들기 위해 제빵사인 그는 하루에도 수없이, 직장이나 집이나 가릴 것 없이 빵을 만들어낸다. 그중에는 당연히 실패작도 많다.그리고 그 외에 잡다한 음식 쓰레기도 많이 생긴다. 그 실패작을 먹어주는 존재가 부모 윳쿠리 들이다. 쓰레기를 먹는 대신 잘 대접해 주기로 약속한 아기 윳쿠리들에게도 감언이설로 속여서 실패한 빵조각들을 먹이고 있었기 때문에, 음식 쓰레기를 처리할 부담은 크게 줄어들었다. 또 다른 쓰레기 처리반으로 삼을 윳쿠리 가족이 쳐들어오길 은근히 바랄 지경이었다.

 

오늘도 느긋하게 하루가 지나는 구나- 라고 생각하며 그는 집 대문을 열고 들어오며 말했다.

"오빠야 왔다~"

이렇게 말하면, 어미든 아기든 가리지 않고 통통 뛰어와 그를 반겼다. 그러나 오늘은 전혀 다른게 그를 반겼다.

"느긋하게 있지 말고 여기서 나가, 그리고 느긋히 죽어! 이 게스 윳쿠리이이이이이이이이!!"

어미 레이무의 비명에 가까운 외침에 깜짝 놀란 그는 황급히 집 안으로 달려갔다. 게스 윳쿠리? 설마 야생 게스가 와서 행패를 부린 건가? 하지만 뒷뜰에는 아크릴 판을 만들어 놔서 들어오지 못할텐데.......그런 생각을 하며 들어온 그의 눈에, 참상이 펼쳐져있었다.

뜰과 집 사이를 막아놓은 강화 아크릴 판을 사이에 두고, 세마리의 다른 종류의 윳쿠리가 서로에게 욕설을 퍼붓고 있었다.

마리사와 레이무 부부, 그리고 처음보는 엘리스종이었다.

쓰레기 처리용으로 들여놓은 부모 윳쿠리도 그리 깨끗한 편은 아니었지만(집에서 쓰레기 처리용으로 키우는 거라 이왕이면 깨끗한게 좋겠지라고 생각해, 씻겨주긴 했지만 워낙 야생에서 험히 구르며 지낸터라 완전한 청결은 불가능했다) 저 바깥에 있는 엘리스보다는 훨씬 깨끗해 보일 정도였다. 그런데 아기 윳쿠리들은 어디 갔......마당을 둘러보던 그의 눈이, 한곳에 멈췄다.

 

뜰에 심어둔 아름드리 나무.

그 밑에, 처참하게 죽은 아기 윳쿠리들이 보였다.

그중 한 마리는 아예 완전히 으깨져, 팥소 얼룩처럼 보일 정도였다.

윳쿠리에 대해 별로 아는게 없는 그였지만, 이쯤 되면 어떤 상황인지 누구라도 알수 있었다.

[게스 앨리스가 쳐들어와 아기 윳쿠리를 강제 상쾌로 죽이고 부모 윳쿠리에게까지 덤비고 있다]

"오홍홍홍.......들여보내줘, 들여보내줘어어어어~"

이 참극을 일으큰 원흉인 앨리스는, 여전히 능글거리는 웃음을 지우지 않은 채 아크릴 판에 몸을 부비며 헛소리를 지껄이고 있었다. 도시파가 어쩌구, 사랑이 어쩌구, 상쾌가 어쩌구.......반쯤 도발이 섞인 말을 들은 어미 마리사와 레이무는 더욱 화를 내며 길길이 날뛰었고, 온갖 저주와 폭언을 퍼부었다. 아크릴 판만 없으면 앨리스에게 달려들어 와구와구 먹어치울 기세였다. 한참 퍼부어대던 마리사와 레이무는, 인기척을 느끼고 뒤돌아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오빠야! 마리사의 아가야들을 죽인 저 게스 앨리스를 죽여버리라제!"

"저 똥만쥬가 우리 아가야들을 전부.........유에에에에에엥!!"

분노 반 슬픔 반으로 흥분해서 뭔가 떠들어대는 마리사, 울음을 터뜨리는 레이무. 그는 아무 말도 없이 그저 가만히 바라보고만 있었다.

 

그에게 있어, 윳쿠리들은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존재였다. 그러나 악연으로 만나 처음에는 학대했고 지금도 음식 쓰레기를 먹여가며 키우는 이용물일 뿐이라고 생각했지만 미운 정이라도 붙었는지 녀석들이 없어지만 어딘가 허전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아기 윳쿠리들은 반 장난으로 무책임하게 키운 것이었지만, 막상 저렇게 비참하게 죽고나니 마음 속에서 뭔가가 울컥하는 기분이 들었다.

더 중요한 것은, 어미 윳쿠리들이 아무 불만없이 쓰레기 처리반이 된 것도 아기들 때문이었는데, 저들이 죽은 이상 쓰레기 처리를 시킬 명분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얼굴을 붉게 상기시킨채 어느샌가 아크릴 벽에 페니페니를 문지르며 커스타드 크림을 흥건히 흘리는 앨리스의 모습이 참으로 보기 흉했다. 길거리를 돌아다니며 지저분한 윳쿠리들을 많이 봤지만 저런 추하고 밉상스러운 모습은 처음 봤다.

 

[여러가지 의미에서 학대할 수 밖에 없는 윳쿠리다].

 

마침내, 그는 앨리스에게 퍼부어대는 레이무와 마리사에게 다가갔다. 인기척을 느낀 마리사와 레이무는 동시에 그를 향해 소리쳤다.

"오빠야! 저 게스 똥만쥬를 제제해줘어어어어어어어!!"

"이 느긋한 도시파 앨리스님에게 똥만쥬라니 느긋하지 못한 소리네! 역시 촌뜨기들은 이래서 안된다니까!........어?"

두 윳쿠리를 조롱하던 앨리스와 씩씩거리던 윳쿠리 부부는, 그가 뒤돌아 서랍 안에서 뭔가를 챙긴 뒤 집 밖으로 나가자 동시에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레이무가 어디가냐고, 앨리스를 혼내달라고 외쳐도 들은 척도 하지 않은 그는 밖으로 나와 앨리스가 있는 뒤뜰을 향해 걸어갔다. 그가 뒤뜰의 잔디를 밟는 소리를 들은 앨리스는 그를 향해 고개를 돌리고 씨익, 기분나쁜 능글거리는 웃음을 지었다.

"촌뜨기 할아범, 이 느긋한 도시파 앨리스에게 무슨 용무? 설마 이 도시파의 미모에 반해버린거야? 하긴......이 느긋하신 도시파 앨리스가 한 미모 하지, 오홍홍홍홍홍홍!!"

"........."

그가 아무 말 없이 자신을 내려다 보기만 하자, 앨리스는 더 건방진 말을 지껄여댔다.

"하긴, 촌뜨기 똥만쥬들과 같이 있는 할아범도 촌뜨기니까 모르겠구나, 오홍홍홍홍! 좋아, 이 느긋하신 도시파 앨리스님이 느긋하지 못한 촌뜨기 할아범에게 명령을 내리겠어. 당장 저 촌뜨기 똥만쥬들을 앨리스에게 데려오고 달콤달콤을 잔뜩 바치라고! 오홍홍홍홍!"

앨리스의 안하무인격인 태도에 아크릴 벽 너머의 마리사와 레이무는 엿으로 만들어진 이빨이 부러질 정도로 뿌드득 이를 갈았지만, 여전히 그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그 대신........

 

"오빠야!"

"바로 그거라제!"

레이무와 마리사의 표정이 밝아졌다. 그 대신, 거드름을 피우던 앨리스의 표정이 딱딱하게 굳어졌다. 그의 손에는, 뒤에 숨기고 있던 나무 막대기가 하나 들려 있었다.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단지 손에 쥔 나무 막대기로 눈 앞에 있는 엘리스를 묵묵히 두드려 팰 뿐이었다.

퍽! 퍽! 퍽!

앨리스는 마리사와 레이무가 보는 앞에서 무자비한 구타를 당하고 있었다. 마리사와 레이무는 자신의 아기들이 죽은 슬픔도 잊은 채 어느새 아크릴 벽 너머에서 방방 뛰며 환호성을 지르고 있었다.

"통쾌하다제! 더 세게 때리라제!"

"막대기씨, 더 느긋하지 않게 똥만쥬를 때려!"

마리사와 레이무는 통쾌했지만 구타를 당하는 앨리스는 죽을 맛이었다. 눈 앞의 할아범이 두 손으로 막대를 쥐어 세게 휘두른다면 앨리스는 즉사했겠지만 할아범은 느긋하게 힘조절을 해서 빠른 속도로 교묘하게 때리고 있었다. 안의 내용물인 크림이 나올 정도로 강하지 않지만, 고통이 확실히 스며들 정도의 '적절한' 강도로. 물론 앨리스도 근방에서 알아주는 산전수전 다 겪은 게스였기 때문에 싸움에는 자신 있었지만, 머리로, 배로, 저부로 연속적으로 날아오는 막대를 전부 피하는건 역부족이었다.

"유웃! 이 망할 할아버......유끽!"

"......"

퍽퍽퍽퍽퍽!

"도시파 앨리스를 때리는 촌뜨ㄱ......유겍!"

앨리스의 격렬한 저항에도 불구하고 구타는 10분 동안, 일방적으로 계속되었다.

 

"유겍, 초......촌뜨기 할아범이.......촌뜨기 막대로 도시파 앨리스를........"

"시끄럽다, 이 똥쿠리야."

처음으로 그가 냉랭하게 말했다. 똥쿠리라는 폭언에 격분한 앨리스는,  군데 군데 엊어맞아 멍들고 부은 주제에 볼을 부풀리며 허세를 부렸다. 그 자존심 만큼은 아직도 꺾이지 않았다.

"유붓! 앨리스는 똥쿠리가 아냐! 촌뜨기 할아범 주제에! 느긋한 도시파 윳쿠리......유켁!"

뻥, 그의 발차기에 앨리스는 멀찍이 날아가, 아기 윳쿠리들을 노리고 불쑥 튀어나왔던 수풀 근처에 떨어졌다. 커스타드 크림을 입에서 조금 토하면서 일어나는 앨리스를 보고 느긋하게 다가가며 그가 다시 차갑게 말했다.

"촌뜨기 똥쿠리. 너는 내 계획을 망쳐놨다. 그러므로 너에게 두가지 선택지를 주마."

"서....선택지?"

발차기에 이제서야 조금 기가 죽었는지, 폭언은 더이상 하지 않았다. 그것을 지켜보던 마리사와 레이무는 방방 뛰여 외쳤다.

"오빠야! 저런 느긋하지 못한 똥만쥬따위에게 선택지는 필요없다제!"

"맞아! 레이무의 아가야들에게 했던 그대로 돌려줘 오빠야!"

그러나 마리사와 레이무들의 말을 못들었는지, 아니면 의도적으로 무시하는 건지 그는 계속 말했다.

"첫째, 여기서 이대로 맞아 죽는것. 둘째, 마리사와 레이무와 함께 내 쓰레기 처리담당 윳쿠리가 되는 것. 자, 선택해라."

그의 말을 들은 앨리스는 풉, 하고 웃더니 급기야 웃음을 터뜨렸다.

"유하하하하하하하하하! 촌뜨기 할아범, 할아범 혹시 바보 아냐? 이 느긋한 도시파 앨르스보고 저런 촌뜨기들과 같이 살면서 느긋하지 못한 쓰레기를 먹으라고?"

"교섭 결렬이군?"

씨익, 앨리스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천천히 막대기를 들며 말했다.

"그럼, 그냥 죽ㅇ.....욱!?"

"이때만을 느긋히 노렸다, 이 촌뜨기 할아범!"

그 순간, 이변이 일어났다. 나무막대라는 무기도 있겠다 싶어서 그가 지나치게 여유를 부리는 틈을 타 앨리스가 공처럼 튀어올라 그의 배를 전력으로 들이 받은 것이다. 불의의 일격에 남자가 배를 붙잡고 몸을 웅크리자, 앨리스는 여유롭게 혀를 내밀더니 풀숲으로 도망치기 시작했다.

[아무리 봐도 이길 수 없는 상대다] 막대기를 든 인간과 몇번 싸워 동료를 잃은(역시 그 동료도 게스였다) 앨리스는 그것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앨리스가 단순히 그것만 배운 것은 아니었다. 윳쿠리보다 월등히 신체조건이 좋은 인간은 윳쿠리를 우습게 보고 항상 여유를 부리고 이것저것 장난을 치며 빈틈을 보인다는 것 역시 잘 알고 있었던 것이다. 막대기에 맞을때, 급소를 피해가며 적당히 맞아주고 이 느긋하지 못한 할아범에게 한방 먹이고 도망친다면 앨리스로써는 최소한 자신의 자존심을 살릴 순 있는 것이었다.

"느긋하지 못한 촌뜨기 할아범아, 잘 있어라! 오홍홍홍홍홍!"

"앗, 똥만쥬가 느긋하지 못하게 도망친다제!"

"오빠야, 똥만쥬를 잡아!"

펄쩍펄쩍 뛰면서 소리지르는 마리사와 레이무. 남자는 겨우 뭄을 추스리고 허둥지둥 도망치는 앨리스의 뒷모습을 노려봤다. 이때를 대비해, 그는 아까 서랍을 뒤져 챙겼던 것을 꺼냈다. 그것을 보자 레이무와 마리사의 얼굴이 파랗게 질렸다. 자신들이 철없이 굴었을때, 가장 느긋하지 못하게 자신들을 괴롭혔던 물건이 나왔기 때문이다.

"윳, 그, 그것은......"

"무서워! 구슬총씨다제!"

그것은 커다란 새총이었다. 그는 새총의 고무줄에 큼지막한 쇠구슬을 장전한 뒤, 뛰어 도망가는 앨리스를 노렸다. 목표는 녀석의 저부. 제아무리 빨리 도망치는 윳쿠리라도 저부가 다치면 도망치지 못할 거라는 계산에서였다. 피융, 바람을 가르며 쇠구슬이 앨리스를 향해 날아갔다.

 

"유겟?!"

아무리 게스짓과 인간의 속성에 도가 튼 앨리스라지만 쇠구슬은 예상하지 못했던 것. 쇠구슬은 앨리스의 저부에 명중했고, 결국 껑충거리며 뛰어 도망가던 앨리스는 균형을 잃고 비탈길로 데굴데굴 구르기 시작했다.

"명중이다!"

자신에게 한방 먹인 괘씸한 윳쿠리인만큼, 친히 좇아가 결말을 내주겠다는 생각에 그는 마리사와 레이무를 내버려 둔 채 앨리스가 떨어진 비탈을 향해 달려갔다.





*저번 편에서, 깜빡하고 [여기서 나오는 윳쿠리들은 신체능력을 상향 시킨 윳쿠리다] 라는 머릿말을 안달았습니다. 죄송합니다 ㄱ-; 사실, 야생동물로써 야생에서 살려면 기존 설정으로는 애로사항이 마구 꽃필것 같다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그리고 이왕 괴롭히는 거면 비리비리한 녀석들보다 좀더 건강하고 활기찬 녀석을 괴롭히는게 보람있지 않겠습니까 < 어쨌든, 이 글에서 나오는 윳쿠리들은 신체적 능력과 공격력이 상향된 윳쿠리들입니다.*

 

------------------------------------------------------절취선------------------------------------------------------

 

그는 뜰 가장자리에 자란 수풀을 해치고 앨리스가 구른 비탈로 뛰어갔다. 가서 앨리스를 잡아와 느긋하지 못하게 괴롭혀줄 생각이었다. 하지만, 앨리스가 구른 비탈 아래에는 강물이 흐르고 있었다. 앨리스는 강물에 떠내려간 것 같았다.

"젠장......"

강물을 내려다보며 그는 이를 갈았다. 직접 자기 손으로 응징하고 싶었는데 물 속으로 떨어지다니. 참 아까웠다. 그래도 윳쿠리들은 물에 약하다고 했으니, 물 속에서 허우적 거리다 비참하게 최후를 맞았을 거라고 생각 했다.

돌아갈까, 혼잣말을 내뱉으며 그는 발치에 구르고 있는, 커스타드 크림이 묻은 쇠구슬을 주웠다. 그나저나, 이제 아기들이 없어진 이상 마리사와 레이무에게 쓰레기를 먹일 명분이 없어져 버렸다. 이를 어쩌면 좋을까. 고민하며 몸을 돌린 그의 눈에, 엘리스의 몸에서 떨어져 나온 것으로 추측되는 크림이 묻은 길쭉한 밀가루 반죽 덩어리가 보였다.

"이게 뭐야?"

그는 그것을 집어들었다. 마리사와 레이무에게 물어봐야겠다고 생각하며 그는 주머니에 밀가루 덩어리를 넣고 집으로 돌아갔다.

한편, 오빠야가 앨리스를 쫓아 나가기 무섭게 마리사와 레이무는 그가 나간 경로를 따라 뜰로 나왔다.

"아가야! 아가! 레이무와 마리사의 아가야들!"

레이무는 다급하게 나무 밑으로 뛰어가 아기들을 불러보지만 죽은 아기 윳쿠리들이 다시 돌아올 리가 없었고, 죽은 아기들의 처참함만이 더 뚜렷히 머릿속에 새겨질 뿐이었다. 대부분 모성이 강하다고 알려진 레이무종에게, 이것은 말 그대로 죽음보다도 더한 고문일 터였다. 욱, 처참하게 죽은 아기들의 시체 앞에서 레이무는 구역질을 하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구토를 시작했다.

"유게에에에에에엑!"

"레, 레이무! 정신차리라제!"

아이들의 처참한 시체를 마주한 레이무의 입에서, 엄청난 양의 팥소가 토해졌다. 깜짝 놀란 마리사는 발만 동동 구를뿐, 레이무를 위해 아무것도 해 줄 수 없었다.

"유게에에에엑!"

마리사와 그의 부축을 받아 집 안으로 들어갈때까지, 레이무는 입에서 꾸역꾸역 팥소들을 토해내고 있었다.

 

그날 밤.

"........."

"........."

집 안은 정적에 휩싸여 있었다. 그와 마리사, 그리고 그 둘 가운데, 아까까지 레이무였던 팥소 덩어리가 쓰러져 있었다.

목숨이 위험해질 정도로 팥소를 토해낸 레이무의 시체는 미라처럼 삐쩍 여위어 있었다. 아이들이 눈 앞에서 죽어가는데 아무것도 못했다는 죄책감도 그렇지만, 처참하게 죽은 아이들의 시체를 직접 본 것이 가장 큰 원인이었다. 레이무의 눈구멍에는 이미 빛을 잃어버린 젤리 재질의 눈알이 움푹 들어가 있었다. 눈을 감지도 못한채 죽은 것이다.

집 안으로 레이무를 옮긴 뒤, 그는 냉장고에서 오렌지 쥬스를 꺼내 먹였다. 그러나 너무 많은 팥소를 게워낸 레이무를 구하기엔 역부족이었다. 토해낸 팥소를 입을 벌려 억지로 먹이려고 했지만 힘이 빠질대로 빠진 레이무에겐 그것도 무리였다. 결국 마리사와 그가 할 수 있었던 것은 레이무가 육체적으로, 또 정신적으로 고통스럽게 죽어가는 것을 지켜보는게 전부였다.

"유끽, 유끽."

한동안 죽은 레이무를 둘러싸고 아무 말도 없던 마리사가 마치 딸꾹질하듯 훌쩍거렸다. 마리사의 눈에는 설탕물이 아닌, 팥소가 질질 흘러내렸다. 훌적거리는 마리사에게 그가 말했다.

"이제 어떻게 할거냐, 마리사."

"유끽, 무슨 말을, 유끽! 하는 거냐제.....유끽!"

"네 아기들은 전부 죽었다. 애당초 너희들과 나와의 '약속'은 아기들을 걸고 이뤄진거 아니었나?"

마리사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랬었다. 아기야들을 행복하게 해주는 대신, 자신들은 오빠야의 집에서 쓰레기를 먹는다. 그것이 자신들이 오빠야의 집에 있는 이유였다.

"이제 아기들은 전부 죽었다. 너가 이 집에 있을 이유도 없어졌다는 뜻이다."

".........그건 이제 마리사보고 나가라는 거냐제, 오빠야."

팥소 눈물을 흘리며 자신을 바라보는 마리사를 보고 그는 생각했다.

당연히 마지막으로 살아남은 쓰레기 처리 마리사가 나가길 바라지 않았다. 마리사가 처한 불행과 마리사가 이 집에서 차지한 위치는 별개니까. 음식물 쓰레기를 편리하게 처리하는데 길들여진 그는 남아있는 마리사에게 어떤 핑계를 또 대서라도 쓰레기를 먹일 것이다. 하지만, 인간이 가진 양심상 눈 깜짝할 새에 가족을 전부 잃어버린 마리사에게 쓰레기를 먹이기도 꺼림칙한게 사실이었다. 학대파라면 아무 동요 없이 '가족이 다 죽었네? 하지만 알 바 없어, 하하하! 오늘 저녁은 타버린 빵을 특식으로 주마!' 라고 말하며 듬뿍 쓰레기를 담아 줬겠지만, 자신은 학대파도 애호파도 아닌 윳쿠리에 관심없는 평범한 인간일 뿐이었다. 마리사 일가가 함부로 집에 와서 집선언 안했다면 그는 여전히 윳쿠리 따위 남의 일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는 마리사에게 동정이 가지만 그렇다고 딱히 잘해줄 생각도 없는 어중간한 오빠야인 것이다.

그는 품 속에서 담배를 꺼내 한 모금 빨고 연기를 내뱉었다. 하늘하늘, 죽은 레이무와 아기들의 넋을 위로라도 하듯 투명한 담배 연기가 하늘에서 춤을 추었다.

"그건 네 마음대로 해라. 마리사 네가 원한다면 이 집에 있어도 좋아. 하지만 솔직히 말해서, 나는 여전히 너에게 쓰레기를 먹일 생각이다. 가족의 일은 안됐지만, 냉정히 말해서 너는 여전히 얹혀사는 군 식구일 뿐이야. 내가 좋아서 데려온 애완 윳쿠리도 아니고 멋대로 들어온 침입자일 뿐인 너를 공짜로 부양할 생각은 없어."

'좋게 말하면' 순진무구한 성격의 윳쿠리들에게는 너무 심한 말일지도 모르겠지만, 솔직하게 말하는게 낫다고 생각했다. 그의 말에 상처받은 마리사가 여느 윳쿠리처럼 '어째서 그런 심한 말을 하는거야, 오빠야는 느긋하지 못한 바보라제!' 라고 말하고 뛰쳐나가버려도 굳이 잡아올 생각도 없었다.

 

하지만 마리사는 의외로 대들거나 욕을 퍼붓지 않고 차분하게 대꾸했다. 슬픔으로 살쩍 떨리는 목소리였지만 마리사의 목소리는 의연했다. 지금까지 그와 살면서 나름대로 철이 들은 건지도 모르겠다.

".........마리사는 느긋히 죽을 수 없다제. 눈 앞에서 가족이 죽었다제. 난 느긋하지 못한 무능 마리사다제. 하지만 죽은 레이무와 아가야만큼 더 살고 더 느긋해져야 한다제. 레이무와 아가야들도 그걸 바랄 거라제."

"그러냐."

"이제 겨울씨가 다가온다제. 지금 나간다면 마리사는 분명히 느긋하지 못하게 죽을 거라제. 그러니까 오빠야의 집에서 살겠다제. 오빠야가 느긋하지 못하게 마리사를 괴롭혀도 남아있을 거라제. 각오가 되어 있다제."

"........."

계약의 주체인 아기들이 없어도 묵묵히 쓰레기를 먹어준다면 그도 굳이 마리사를 내칠 이유가 없었다. 재떨이에 담배를 비벼 끄며 그는 마리사의 등을 가볍게 두드렸다.

"계약 성립이군."

아무 말도 하지 않는 마리사를 뒤로 한채,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자기 방으로 걸어갔다. 등 뒤에서 마리사가 훌쩍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처음에 학대했을 때는 울음소리가 시끄럽다는 이유로 때렸지만, 오늘은 그냥 넘어가기로 했다.

그나저나 그 앨리스- 그는 이를 갈았다. 그 추잡한 윳쿠리만큼은 확실히 잡아서 끝장을 내고 싶었다. 물론 마리사가 쓰레기 처리를 계속 하는게 확정되긴 했지만 마리사 하나로는 쓰레기 처리는 어림도 없을 것이었다. 게다가 심리적으로 위축된 상태에서 효율성은 더더욱 낮을 터였다. 게다가 감히 이몸에게 공격을 하다니! 앨리스는 반드시 잡아서 족쳐야 했다.

그는 침대에 걸터앉아 생각했다. 아까는 비탈의 강에 빠져 죽었을 것이라고 지레짐작하고 집으로 돌아왔지만, 이제와 생각해보니 강물의 흐름은 빨랐지만 수위는 그리 높지 않았다. 덩치 큰 성체 앨리스가 강물에 휘말리긴 했어도 몸이 녹아 죽진 않았을 것 같았다. 녀석이 뻔뻔스럽게 어딘가에서 살아 있을 가능성도 결코 무시할 순 없었다.

내일부터, 일하는 빵집이 내부 보수공사 때문에 잠시 휴업한다는 사장의 말이 생각났다. 내일부터 느긋하게, 녀석의 흔적을 찾아볼까. 사실 짚히는 곳이 있기도 했고.......그는 내일을 기약하며 조용히 눈을 감았다.




인간들의 도시에서 10분 거리의 야트막한 산 근처, 그곳에 윳쿠리들만의 작은 거주구역이 있었다.

허름한 입구가 달린 철조망이 쳐지고, 싸구려 플라스틱으로 만든 몰개성한 윳쿠리용 야외 은신처가 여기저기 널려있는 그곳.

사람들은 그곳을 '윳쿠리 할렘'이라고 불렀다. 넘쳐나는 윳쿠리들에 시달리다 못해 사람들은 시에 민원을 넣었고, 시에서 윳쿠리 방제 대책으로 마련한 결과물이었다. 이곳에는 인간들에게 버려진 윳쿠리나 겨울나기에 실패한 야생 윳쿠리, 도시의 팍팍한 삶에 질려 찾아온 들 윳쿠리 까지, 낙오된 이 근방의 윳쿠리란 윳쿠리들은 잔뜩 모여 있었다. 이들은 근처의 산으로 삼삼오오 무리를 지어 먹이를 구해 오거나, 아니면 옛날 버릇을 못 고치고 인간들의 도시를 기웃거리거나, 근처 쓰레기 매립지에서 먹이를 찾아 다였으며 운이 좋은 날에는 윳쿠리 애호단채에서 방문해 먹이를 주기도 했다.

여전히 도시를 돌아다니는 윳쿠리가 있긴 했지만 예전보다는 훨씬 나아졌기 때문에, 윳쿠리 할렘은 여전히 그 명맥을 이어나가고 있었다.

 

마리사 가족에게 불행이 찾아온지 3일이 지난 뒤, 이 곳 윳쿠리 할렘의 어딘가에서 한 마리의 앨리스가 낡은 침대에 누워 잠들어 있었다. 꾀죄죄한 몰골을 봐서 윳쿠리 할렘에서 뒹구는 여느 윳쿠리와 다를게 없어보였지만, 어쩐지 어딘가가, 특히 저부쪽이 불편해 보였다.

"유, 유우......"

천천히 눈을 뜨는 앨리스. 그의 눈에 들어온 것은.......

"유, 윳!? 파츄리 장로?"

흙먼지가 좀 묻긴 했어도, 여전히 결이 고운 보라색의 머리카락.

얼기설기 윳쿠리의 솜씨로 어설프게 기운 모자에는 꾸깃꾸깃하지만 여전히 반짝이는 은뱃지가 매달려 있었다.

왼쪽의 렌즈가 깨지긴 했지만 안경까지 쓴 윳쿠리. 앨리스의 앞에 서있는 윳쿠리는 바로 파츄리종의 장로 윳쿠리였다.

원래 장로 파츄리는 모자에 달린 은뱃지가 말해주듯 집에서 키우는 애완 윳쿠리였다. 파츄리종 특유의 영리함으로 주인에게 사랑받았지만, 주인이 다니던 회사가 부도나자 어쩔수 없이 할렘에 버려지고 말았다. 할렘에 버려진 윳쿠리는 그래도 살 가능성이 높다는 소문을 들은 주인의 마지막 배려였다. 그 뒤로, 파츄리는 영리한 두뇌와 애완 윳쿠리 시절의 경험, 특히 주인이 자신을 치료해준 경험을 바탕으로 할렘 윳쿠리들의 의사 겸 장로가 되었다. 당연히 파츄리의 집은 여느 할렘 윳쿠리의 집보다 더 넓고 편안했고 인간들이 안쓰는 가구를 평소 신세진 윳쿠리들을 시켜 가져오기까지 해, 낡은 침대와 소파, 반쯤 부서진 커피 테이블까지 있었다. 할렘 윳쿠리 따위는 생각도 못할 호화로운 집이었다. 그런 장로의 집에 자신이 누워있다는 것이 의아했는지, 앨리스는 장로를 바라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여......여기가 어디?"
파츄리가 미소지으며 말했다.

"무큐, 여긴 내 집이야, 안심하라구. 무큐.....밀가루 반죽으로 일단 크림이 흐르는건 막았고, 응급 수술을 했어, 무큐. 크림을 너무 많이 흘려서 하마터면 큰일날 뻔 했어 무큐."
앨리스는 주위를 둘러봤다. 오렌지 쥬스가 든 비닐봉지, 밀가루 반죽이 들어있는 낡은 세숫대야, 양식집에서 주운듯한 낡은 스푼과 포크, 나이프.......분명히 방금 전까지 수술을 했던 흔적이 역력했다. 그러나 앨리스가 가장 큰 의문을 느꼈던 것은 따로 있었다.

"애....앨리스의 느긋한 도시파 저부에 감각이 전혀 없어?! 어떻게 된 거야?"
푸욱, 파츄리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무큐... 뭐에 맞았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딱총이라 불린 것에 맞은것 같아, 무큐. 그런데 하필이면 딱총이 영 좋지 않은 곳에 맞았어 무큐."
앨리스의 팥소뇌를 불현듯 스치고 가는 기억. 그랬다. 자신은 언제나처럼 뒷산을 넘어 인간들의 도시에 들어가 어떤 집에 침입해 어린 윳쿠리들과 상쾌를 했다. 그리고 주인으로 보이는 할아범과 싸우다 산으로 도망치던 도중, 저부에 무엇인가를 맞고 비탈로 굴러떨어져 의식을 잃었다.

그런데, 영 좋지 않은 곳이라니? 그게 무슨 소리일까?

"그게 무슨 소리야, 장로? 이 느긋한 도시파 앨리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거야아?!"
흥분하기 시작한 앨리스를 보며 파츄리는 참으로 난처하다는 듯이 말했다.

"무큐...어느정도 완쾌된 뒤에 말해 주려고 했는데 무큐, 잘 알아 둬. 앨리스. 넌 앞으로 아이를 가질 수 없어 무큐. 다시 말해서, 상쾌를 할 수가 없다는 거지 무큐. 무큐우.....딱총이 가장 중요한 곳을 지나갔다, 이거야 무큐."
앨리스의 얼굴이 파랗게 질렸다. 그는 흥분해 날뛰기 시작했다. 낡은 침대가 듣기싫은 삐걱거리는 소릴 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뿐, 저부 근처에서 느껴지는 엄청난 통증에 앨리스는 신음과 함께 몸을 웅크렸다.

"뭐, 뭐라고?! 이봐, 이봐 파츄리 장로......유우욱!"
"무, 무큐! 안정을 취해, 안정을!"

"지금 그러게 생겼어?! 유, 그, 그러고 보니 앨리스의 느긋한 도시파 페니페니가.......없어?!"

말 그대로였다. 앨리스의 크고 아름다운 페니페니는 어디론가 사라지고, 그 자리에는 파츄리가 수술한게 분명한, 밋밋한 표면의 밀가루 반죽만이 붙어 있었다.

"유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절규하는 앨리스를 딱하다는듯 바라보며, 파츄리 장로가 말했다.

"무큐, 흥분하면 다시 반죽이 터져서 크림이 나와 무큐. 그렇게 되면 아예 걷지도 못한구 무큐."
파츄리 장로의 말을 제대로 듣는건지 마는건지, 설탕눈물을 질질 흘리며 앨리스가 울부짖었다.

"느, 느긋한 도시파 앨리스는 오래 있을수가 없어어어어어어어어! 첸, 첸좀 불러줘어어어어어어!!"
울부짖는 앨리스를 보고 이거 안돼겠다는 듯, 파츄리 장로는 엄한 얼굴을 하며 대꾸했다. 

"무큣! 여긴 할렘의 현자 파츄리 장로의 집이라굿! 앨리스의 배우자인 첸은 여기 없어. 앨리스 너는 다른 윳쿠리들이 핥는 정도론 치료가 안돼서 이리로 왔어 무큐. 조금만 늦었어도 큰일날 뻔했다구 무큐. 무큐우....이 상태에서 누굴 만나고 그러는건 해로우니까, 그냥 푹 쉬어라 무큐. 나는 용무가 있어서 이만 무큐."
그 말을 끝으로, 파츄리는 떠나버렸다. 파츄리의 뒷모습을 멍하니 바라보면서, 앨리스는 멍한 표정으로 망연자실해 있었다.

다른 앨리스종보다 더 크고 아름다운 페니페니를 가졌던 그로써는, 그 페니페니야 말로 윳생(?)의 전부나 다를게 없었다. 그런데......그런데 그게 사라져? 아이를 가질수 없어? 상쾌를 못해?!

 앨리스는 망연자실하게 중얼거리더니, 이윽고 독이라도 먹은듯 마루 몸을 흔들며 괴로워했다.
"뭐라고, 느긋한 앨리스의 배우자 첸이 없다고.......? 아니, 그보다도, 조금 전에 파츄리 장로가 뭐라 그랬지...........? 느긋한 도시파 앨리스 보고, 상쾌를 못하게 된다고........? 애, 앨리스가, 누구보다도 느긋한 도시파 앨리스가, 고자가 됐다...........그 말인가? 고자라니, 아니, 도시파 앨리스가 고자라니?! 이게 무슨 느긋하지 못한 소리야?! 에잇, 고자라니!! 내가, 내가 고자라니!! 내가, 유큭큭큭큭큭큭큭큭.......!"

마구 몸부림치는 앨리스. 페니페니야말로 그에게 있어서 삶의 보람이었고 축복이었고 팥소였다. 그런데 그게 없다니! 그 느긋하지 못했던 촌뜨기 할아범의 구슬에 맞아서 그게 없어졌다니!! 앨리스의 팥소뇌 속에서 그녀의 원통한 독백이 울려퍼졌다.

'안돼, 안돼!! 도시파 앨리스가 고자라니, 말도 안 돼......! 할아범 이놈, 이건 말도 안 돼, 말도 안 된다구우우우우우우우우우! 말도 안 돼...'


앨리스의 고통스러운 절규만이 파츄리 장로의 방에서 울려퍼졌다.......

 

 

--------------절취선------------

 

게스 앨리스 고자되기는 진리입니다 < 

야인시대 동영상 틀어놓고 보면 재미 두배 <진짜?




쌀쌀한 겨울 바람을 맞으며, 롱코트를 입은 그가 서있었다. 그의 앞에는 허름한 입구가 있는 철조망이 서있었다.

윳쿠리 할렘. 그가 자신의 계획을 방해한 괘씸한 앨리스를 찾아낼 마지막 장소였다.

앨리스가 아기 윳쿠리들을 상쾌로 무참하게 죽인 그 다음날, 그는 자신이 비탈에서 주운 길쭉한 밀가루 덩어리를 마리사에게 보였다. 밀가루 덩어리를 보자마자 의기소침해져 있던 마리사는 미친듯이 날뛰었고, 겨우 진정시킨 뒤에 이 밀가루 덩어리가 앨리스의 페니페니라는 것을 알려줬다. 쇠구슬을 쏠때 맞아서 떨어진걸까. 하긴 딱총에서 발사된 쇠구슬이라면 충분히 그럴만도 했다.

어쨌든, 게스 앨리스를 찾아내는 것은 더욱 쉬워졌다. 페니페니가 없는 앨리스만 찾아내면 되니까. 그는 호주머니에 앨리스의 페니페니를 집어 넣고 윳쿠리들이 많이 있는 곳을 차례대로 돌아다녔다. 도시의 쓰레기를 뒤지는 윳쿠리, 산에서 먹이를 찾는 윳쿠리, 쓰레기 매립지를 파는 윳쿠리.......피하거나 경계하던 윳쿠리들도 과자 하나만 던져주면 다들 쉽게 입을 열었지만, 그가 원하는 대답은 없었다.

3봉지나 되는 과자들을 희생시켰지만, 만족스러운 답을 얻진 못했다. 젠장, 이놈의 만쥬들은! 신경질적으로 돌맹이를 걷어차는 그에게, 한 윳쿠리가 다가왔다. 허름한 모자를 쓴 마리사종이었다. 몸에 군데 군데 상처가 난 것이, 확실히 느긋하지 못해 보였다. 같은 윳쿠리들에게 얻어맞은 것인지, 아니면 인간에게 학대당한 것인지...... 어쨌든 그런 허름한 몰골의 마리사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저기....."

"뭐냐?"

담배를 하나 빼물어 불을 붙이며 그가 물었다. 담배를 피운 인간에게 안좋은 일이라도 당한 건지, 그 마리사는 잠시 주춤 하더니 쥐어 짜듯이 말했다. 아마, 그가 한 손에 든 과자가 든 비닐봉지에 용기를 얻은 것 같았다.

"아까부터 앨리스를 찾는 것 같던데......"

"그런데?"

마리사는 가만히 비닐 봉지를 바라봤다. 어쩔수 없군, 한숨을 쉬며 그는 마리사에게 말했다.

"페니페니가 잘린 앨리스가 어디 있는지 안다는 거냐? 그곳으로 안내하면 과자를 주마. 그렇지 않으면 과자는 없어."

"앨리스가 있다는 보장은 없지만, 윳쿠리들이 많이 모여 사는 곳을 알고 있어. 이 근방의 윳쿠리들은 전부 거기 사니까, 아마 찾을 수 있을 거야."

"......안내해라."

 

그렇게 마리사의 안내를 받아 그가 도착한 곳이 바로 이곳, 윳쿠리 할렘인 것이다.

윳쿠리에 별 관심이 없었던 그로써, 윳쿠리들만이 거주하는 이런 곳이 있을 줄은 생각도 못했다. 싸구려 플라스틱 윳쿠리용 집들이 무질서하게 늘어서 있는데다, 음식 쓰레기들이 여기 저기 치워지지 않고 널려 있는 것이 전체적으로 너저분한 분위기를 풍겼지만 그래도 윳쿠리들이 사는데 큰 문제는 없는 것처럼 보였다.

"여기냐?"

마리사는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이 정도 규모라면.......그가 비닐봉지에서 과자를 하나 꺼내 던져주자, 마리사는 말 없이 과자를 물고 어디론가 사라졌다.

"그럼 느긋하게 한놈씩 찾아보도록 할까......."

윳쿠리 할렘의 규모는 상당히 컸다. 하나 하나 찾으려면 시간 꽤나 걸릴 것이다. 하지만 어떤가. 남아도는게 시간인데. 그가 윳쿠리 할렘으로 발을 내딛을 그때.

"잠깐!"

뒤에서 누가 그를 불렀다. 뒤 돌아보니, 그곳에는 레이무종 윳쿠리가 세마리 서있었다. 큰 놈 하나, 작은 놈 둘. 아마 어미 레이무와 그 자식들인 모양이었다.

"무슨 용무냐?"

뿌우, 레이무들은 볼을 부풀려 위협하는 포즈를 취하며 말했다.

"여기는 레이무와 아가야들의 윳쿠리 플레이스라고! 마리사에게만 달콤달콤을 준 할아범은 느긋하지 않게 달콤달콤을 바치고 나가!"

때가 묻어 꼬질꼬질한 상처투성이의 피부, 윤기도 없는 먼지 투성이 머리카락, 찢어진 리본. 외모를 봐선 꽤 연륜이 있는 윳쿠리 같아 보이는데 저렇게 거만하다니. 아기들까지 볼을 부풀리며 엄마는 세다느니, 달콤달콤을 바치라느니 하는 헛소리를 하고 있었다. 당장 달려들어 죽여버릴까 라고 생각했지만, 그는 곧 마음을 바꿨다. 그는 천천히 레이무들을 향해 걸어갔다.

"이제 느긋하게 달콤달콤을 바칠 생각이 들었냐?"

거만하게 웃는 레이무를 향해, 그는 주먹을 꾸욱 쥐며 말했다. 

"길안내를 좀 해줬으면 하는데......"



퍽.

"유겟! 레이무는 싱글맘이라고! 비운의 히.....유겟!"

퍽.

"느긋하지 못한 할아범은 느긋하게 주.......유킥!"

퍽.

"싱글맘 레이ㅁ......으겟!"

퍼버벅.

몇분째, 그는 할렘의 구석진 곳으로 건방진 레이무들을 끌고 가(과자를 주겠다고 속였다) 느긋하게 두드려 패기 시작했다. 싱글맘이라느니 뭐라느니 하지만 그는 전혀 신경쓰지 않았다. 스스로 길안내를 하겠다고 말할 때까지 두드려 팰 생각이었다. 아기 윳쿠리들이 엄마야를 때리지 말라고 달려들었지만, 성체 레이무 정도는 되어야 인간에게 타격을 입힐수 있을 터. 괜히 매만 벌었다. 주위 윳쿠리들은 그를 학대 오니이상으로 생각했는지, 슬금 슬금 소리를 내며 도망치기 바뻤다. 그가 가져온 과자 봉투에 한번씩 눈길을 주긴 했지만, 아무리 어리석은 팥소 뇌라도 눈 앞에서 레이무가 얻어 맞고 있는데 날 죽여 줍쇼 하고 어설픈 도둑질을 할 생각은 안했다.

"그만, 유겟, 그만! 말할게, 말할....유켁!"

퍽퍽퍽퍽. 말대꾸조차 안하고 묵묵히 레이무를 두들겨 패던 그는 주먹질을 그쳤다.

"이제 말할 생각이 들었나?"

온 몸이 멍 투성이가 된 레이무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코트 주머니에서 앨리스의 페니페니를 꺼내 흔들었다.

"페니페니가 잘린 앨리스가 여기서 사는지 묻고 싶다."

한쪽 눈이 퉁퉁 부어서 미간을 찌푸리고 그것을 보던 레이무는 생각났는지 고개를 연신 끄덕이며 외쳤다.

"그, 그건 게스 앨리스 페니페니야, 게스 앨리스! 요새, 요새 파츄리 장로의 집에 있다고 했어!!"

"파츄리 장로?"

"그....그래! 페니페니가 잘려서 파츄리 장로가 치료해줬다고 했어!"

그는 잔뜩 두드려 맞은  레이무의 머리 끄댕이를 잡아 들어 올렸다. 레이무가 아프다고 소리지르고 옆에서 아기들이 엄마를 놔달라고 매달렸지만 전혀 개의치 않았다.

"그럼 파츄리 장로의 집으로 길안내를 해라. 살고 싶다면 말야."

"아....알겠다고! 그러니까 느긋하게 놔달라고!"

달콤달콤은 커녕 매만 흠씬 맞은 레이무 모녀는 비틀거리며 그의 앞에서 걷기 시작했다.

 

 

한편, 파츄리 장로의 집.

"내가 고자라니, 내가 고자라니, 내가 고자라니......."

장로 파츄리에게 고자 선고를 받은 그날부터, 앨리스는 멍한 표정으로 천장을 바라보며 같은 말만 중얼거리고 있었다.

"우우, 시끄럽다제!"

파츄리의 조수인, 간호사 모자를 쓴 마리사가 소리쳤지만 여전히 멍한 눈동자로 고자라니만 중얼대는 앨리스.팥소 뇌에 과거의 기억들이 흘러가는 듯 했다. 다른 앨리스종보다 더욱 크고 아름다운 페니페니를 가져 다른 앨리스들에게 자랑하고 다녔던 일, 처음으로 했던 상쾌, 슬금슬금 소리 때문에 들켜 상쾌를 못하게 되자, 소리를 내지 않도록 노력했던 일, 그리고, 그리고.......모두가 즐겁던 일들 뿐이었다.

"앨리스!"

앨리스가 멍하니 즐거운 과거를 회상하던 그때, 방 바깥에서 윳쿠리의 목소리가 들렸다. 낮익은 목소리인듯, 그 목소리를 들은 앨리스는 저부의 통증에도 불구하고 벌떡 일어났다.

"체.....첸?!"

앨리스가 누워있는 방에 찾아온 윳쿠리는 첸 종의 윳쿠리였다. 고생을 많이 했는지 머리카락이 헝클어지고, 탄력없는 피부는 상처투성이인데다, 흙먼지와 때로 지저분했으며 사육 윳쿠리였다는 것을 증명하는 동뱃지가 붙어있는 모자는 여기저기 찢어져 있었다. 두개의 꼬리 중 하나는 보통 첸종의 꼬리의 절반 길이밖에 되지 않았다. 그야말로 처참한 모습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첸은 이젠 익숙하다는 듯 아픈 기색 없이 앨리스를 향해 천천히 다가왔다. 이 첸이 바로 앨리스의 배우자 윳쿠리였다.

"어떻게 된거야?"

첸의 질문에 앨리스는 이를 뿌드득 갈며 말했다.

"제길! 느긋하지 못한 촌뜨기 할아범이 내 느긋한 도시파 페니페니를 잘랐어! 반드시 느긋하게 복수할거야!"

"........"

자신의 짝인 앨리스가 고자가 됬다는 데도 첸은 아무 감흥 없다는 듯 입 다물고 있었다. 첸의 냉랭한 반응에 간호사 모자를 쓴 마리사는 그럴만 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곤 방을 나갔다. 이 앨리스를 남편으로 둔 첸이 얼마나 고생하는지, 할렘에서 사는 윳쿠리라면 누구나 이 첸에 대해서 알고 있었다. 그러나 앨리스는 첸의 반응에 더욱 흥분해서 저부의 통증도 잊은 채 날뛰었다.

"왜 가만히 있어, 첸! 내 복수를 해줘! 우리 둘이서 그 느긋하지 못한 인간씨를 찾아내 도시파적으로 복수를 하...."

"그만!"

앨리스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첸이 버럭 소리를 질렀다. 앨리스를 바라보는 첸의 눈에는 원망이 잔뜩 서려있었다.

"엄마야, 무쯘 일이얌?"

"윳, 윳!"

첸의 고함소리에 놀랐는지, 밖에서 있던 아기 윳쿠리들이 통통 뛰며 첸에게 다가왔다. 같은 첸종의 윳쿠리 6마리, 앨리스종의 윳쿠리 4마리. 총 열마리나 되는 아기 윳쿠리들이 이 너덜너덜해진 첸을 엄마라고 부르며 주위에서 얼쩡대고 있었다. 첸은 걱정스럽게 자신을 올려다 보는 아기 윳쿠리들을 내려다보며 말했다.

"모르겠어! 이젠 지긋지긋해, 앨리스, 앨리스 너만 없었더라면!!"

"유, 윳?! 그게 무슨소리야 첸! 도시파답지 않아!"

첸의 눈에 설탕눈물이 맻혔다. 모자의 배지가 말해주듯, 첸은 사육 윳쿠리였다. 남부럽지 않게 주인의 사랑을 받으며 크고 있었지만, 한가지 고민이 있었다. 바로 짝을 만나 아기를 낳고 가족을 이뤄 느긋하게 사는 것. 그러나 주인은 첸에게 모든 것을 허락해 줬지만 아이를 낳는 것만은 허락하지 않았다. 그때, 첸은 앨리스를 만났다. 비록 들 윳쿠리였지만 앨리스는 도시파적인 기품이 있는 것 처럼 보였고(어릴때부터 홀로 사육 윳쿠리로 자란 첸인 터라, 많은 윳쿠리들을 만날 기회가 없었다), 앨리스의 분위기에 매료된 첸은 상쾌를 하고 아이를 가졌다.

다산으로 유명한 식물형 임신. 동물형 임신이었다면 한두마리로 그쳤겠지만, 상쾌가 뭔지, 아이를 어떻게 낳는 건지, 야생 윳쿠리들이라면 알아서 잘 조절했을 그것을 첸은 전혀 조절하지 못했다. 다른 앨리스종의 것보다 훨씬 크고 아름다운 앨리스의 페니페니와, 사육 윳쿠리의 좋은 영양상태로 인해 무려 열 한마리나 되는 아기 윳쿠리를 낳은 것이다. 귀여운 아기들이 잔득 생겼다고 첸은 좋아했지만, 주인은 크게 분노했다. '너 하나를 먹여 살릴순 있지만 네 자식들과 앨리스를 부양할 순 없다' 라고 외치면서, 그는 자신을 말을 어긴 첸을 앨리스와 함께 내쫓아 버렸다.

앨리스가 사는 윳쿠리 할렘으로 왔지만, 이미 편한 집 생활에 익숙해진 첸에게는 모든것이 고통스러웠다.

밥은 어떻게 구하는지.

아기들은 어떻게 키우는지.

다른 윳쿠리와는 어떻게 함께 살아가는 것인지.

딱딱하고 냄새나는 플라스틱 보급형 윳쿠리 집에서, 밥을 달라고 보채는 아기 윳쿠리들에게 시달리며 첸은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냈다. 그래도 처음에는, 사랑하는 앨리스의 아가야들이니 자신이 사력을 다해 키우겠다고 생각했지만, 앨리스는 전혀 첸을 돕지 않았다.

가장 약했던 열한번째 막내가 굶어 죽었을 때에도, 앨리스는 슬금슬금 소리를 없에는 연습이나 하고 있었다.

쓰레기를 뒤지다 인간에게 걸려 죽을 뻔 했을 때에도, 앨리스는 여기 저기 돌아다니며 다른 윳쿠리들을 강제 상쾌로 괴롭히기나 했다.

어느새, 앨리스의 악명은 할렘 전체로 퍼지고 있었다. 다른 윳쿠리들은 죄없는 첸의 아기들에게까지 강간마의 자식이라고 욕하고 괴롭혔다.

이제, 더 이상 첸은 참을 수 없었다.

"알고있어! 첸의 아가야들이 다른 윳쿠리들에게 느긋하지 못하게 괴롭힘당한다고! 내가 아가야들을 혼자 키우며 얼마나 느긋하지 못한지 알아?"

"체, 첸! 그건 첸의 아가야들이니 느긋하게 첸이 키워야지! 그게 도시ㅍ-"

"모르겠어! 그놈의 도시파, 도시파! 도시파인지 촌뜨기인지 이제 첸은 그런거 몰라! 아가야들이 고통 받는 것도, 첸이 혼자 먹이를 가져 오는 것도 이젠 지겨워! 유아아아아아!"

"유, 윳!"

"엄마야! 엄마야 울즤먀!"

아기 윳쿠리들이 부비부비를 하며 어미를 위로해보려고 했지만, 첸은 펑펑 울고만 있었다.

그때였다. 뚜벅, 뚜벅, 자신의 귀에 들리는 소리가 뭔지 첸은 알수 있었다. 바로 인간의 발소리였다.

롱 코트.

입에 문 담배.

중절모.

한쪽 손에 든, 과자가 조금 들어있는 비닐봉지.

처음 보는 인간의 모습에 어미 첸을 위로하던 아기 윳쿠리들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 누군가는 두려워하며 어미 뒤로 숨으려 했지만, 누군가는 손에 있는 과자봉지를 보고 '오빠야는 느긋할수 있는 사람?' 이라고 대담하게 물어보기까지 했다. 첸은 이 인간이 누구인지 알수 없었다. 그러나 사육 윳쿠리로써의 직감이, 이 인간이 결코 좋은 목적으로 온게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고 있었다.

"아가야들아, 엄마 뒤로 숨어!"

"유, 유윳?!"

첸의 목소리에 아기들은 일사불란하게 어미 첸의 뒤로 숨었다. 그러나 그는 첸에게 별 관심이 없는 듯, 침대에 누워있는 앨리스를 노려보고 있었다. 앨리스는 그가 누군지 알아보고 미친듯이 날뛰기 시작했다. 망할 촌뜨기 할아범, 느긋하지 못하게 죽어, 감히 내 페니페니를, 이번에는 할아범의 페니페니를 물어뜯어버리겠어....... 온갖 욕설에도 불구하고, 그는 조용히 앨리스를 노려보며 입을 열었다.

 

"용캐도, 아직까지 살아있었구만."

 

앨리스는 온갖 욕을 퍼부으며, 당장이라도 죽일 것처럼 이르렁거렸지만 저부가 아직도 낫지 않은 터라 꼼짝 할 수 없었다.

"망할 촌뜨기 할아범! 앨리스의 도시파 페니페니를 돌려줘어어어어어어!"

씨익, 역시 고자가되었나보군- 그는 웃으며 호주머니에 있는 페니페니를 꺼내 앨리스의 눈 앞에서 흔들었다.

"이게 네녀석의 페니페니냐?"

"그래! 그게 도시파 앨리스의 느긋한 페니페니야! 어서 붙여놔, 어서 붙여놔아아아!! 파츄리, 파츄리는 어디있는거야아아아아아아!"

앨리스의 고함소리에 깜짝 놀란 파츄리가 간호사 모자를 쓴 마리사와 함께 들어왔지만, 들어오자마자 보이는 험악한 분위기의 인간을 보고 놀라 주춤거렸다.

"무큐, 무슨일이......뮷?!"

"이, 인간씨가 여긴 무슨 일이냐제?!"

쓰윽, 그는 뒤에 서있는 마리사와 파츄리를 봤다. 모자를 잃어버렸는지 분홍색의 간호사 모자를 쓴 마리사와 은뱃지 파츄리. 그래, 저녀석이 장로 파츄리라는 윳쿠리인가.... 그는 파츄리에게 다가갔다.

"네가 장로 파츄리냐?"

"무, 무큐?! 그, 그런데....."

"저 앨리스는 내 집에 함부로 쳐들어와 내 집의 윳쿠리들을 상쾌로 몰살시켰다. 그래서 묻겠는데....."

그는 앨리스의 페니페니를 내밀었다.

"이걸 지금 앨리스에게 붙이면, 다시 제 기능을 할 수 있나?"

파츄리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잘린지 얼마 안된 거라면 오렌지 쥬스를 써서 원상복구가 가능하겠지만, 며칠이나 지나버린 지금 상황에서는 절대로 불가능했다. 파츄리의 설명을 들은 그는 씨익,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그래? 그렇단 말이지..... 그럼!"

휙, 그는 앨리스의 페니페니를 힘껏 땅바닥에 팽개쳤다. 철퍽, 밀가루 반죽이 땅바닥에 부딫혀 큰 소리를 냈다. 아프지 않을 텐데, 그것을 본 앨리스는 엄청난 비명을 질렀다.

"유아아아아악! 앨리스의 느긋한 도시파 페니페니가아아아아아아!!"

"시끄럽다, 이 똥만쥬야."

콰직, 그의 구둣발이 페니페니를 밟았다. 그리고 담배불을 끄듯이 거칠게 페니페니를 비벼 뭉게기 시작했다.

"유아아아아아아아악! 그만둬어어어어어!"

절규하는 앨리스. 그러나 첸과 첸의 아기들, 그리고 간호사 마리사와 파츄리는 덤덤한 표정으로 그것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것이 앨리스를 더욱 혼돈으로 몰아넣었다.

"첸! 파츄리! 마리사! 아가야들아! 어서 저걸 말려! 촌뜨기 할아범을 느긋하지 못하게 막으라고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

"알고있어! 앨리스는 지금까지 첸과 아가야들을 느긋하게 해주지 않은 벌을 느긋하게 받는 거야! 오빠야는 하나도 나쁘지 않아!"

첸이 말대꾸 하는 동안, 앨리스의 페니페니는 완전히 사라졌다. 그 자리에는 갈기갈기 찢겨지고 뭉게져 형체를 알아볼 수 없는 밀가루 반죽 파편만이 남아있을 뿐이었다.

"유아아아아아아!"

"왜 그러냐? 파츄리 말 못들었냐? 이건 붙여도 제 기능을 못하는 페니페니라고. 결국, 하찮은 밀가루 반죽 덩어리일 뿐이야. 연결된 몸의 일부도 아닌데 왜 그렇게 괴로워하지?"

"유아아악! 죽어! 느긋하게 죽어어어!"

"......."

원래, 그는 이곳에 와서 앨리스를 최대한 비참하게 죽일 생각이었다. 그러나 지금 발광하고 있는 앨리스의 모습을 보고 생각이 조금 바뀌었다. 이녀석은, 페니페니에 상당한 집착을 가지고 있었으므로 페니페니가 잘리고 사라졌으니 앞으로 제대로 된 생활을 하긴 힘들어 보였다. 녀석은 살려둔다. 하지만 녀석의 모든 것을 빼앗아 버리자. 그것이 그의 생각이었다. 그는 첸에게 다가가 물었다. 여전히 아기들을 자신의 뒤로 숨긴 상태였다.

"이봐, 너."

"유, 윳? 첸은 잘못한거 없어! 알고있어!"

"책망하려는게 아니니까 잘 들어. 아까 네 말을 들었는데, 너 저 앨리스의 배우자냐?"

첸은 앨리스를 흘겨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뒤에 있는 아기들 중에 앨리스종의 아기도 보이는 것을 봐서 확실한 듯 보였다.

"너, 우리집에 올 생각 없냐?"

"모.....모르겠어! 앨리스가 오빠야 집 윳쿠리들을 죽였으니까 첸과 아기야들을 괴롭히려는 거지?!"

모자의 동벳지는 허투로 단 것은 아니군. 그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아니, 잘못을 저지른건 저 나쁜 앨리스 뿐이야. 너와 아가야들과는 관계 없어. 사실 내가 키우는 윳쿠리들은 내 집에서 일을 하고 있었거든? 그런데 저 고자 앨리스가 내 윳쿠리들을 다 죽여놔서 그 일을 못하게 됬어. 그러니 너와 네 아가야들이 내 집에서 일을 좀 해주면 어떨까 해. 너와 아가야들의 숙식은 당연히 보장하지. 어때?"

첸은 잠시 고민하는 듯 하더니, 곧 고개를 끄덕였다.

"알고있어! 오빠야의 집으로 갈래!"

여기 있어봐야, 강간마의 가족으로 낙인 찍힌 자신들은 계속 핍박밭고 살게 분명했다.

그리고 많은 아이들을 먹이기 위해 사냥 나가느라 한시도 쉴 틈이 없었다.

무엇보다, 첸의 팥소뇌에는 느긋한 집에서의 생활이 좀처럼 지워지지 않았다. 딱딱한 할렘의 집, 악취나는 쓰레기 먹이, 차가운 바람..... 모든게 첸에게는 고통스러웠다.

"좋아. 그럼 넌 밖에서 기다리고 있어. 좀있다 나와 함께 내 집에 가자."

"알고있어!"

아기들을 데리고 밖으로 나가는 첸. 그 뒷모습을 보며 앨리스가 울부짖었다.

"유아아아! 첸, 첸!! 느긋한 도시파인 앨리스를 버리지마아아!"

"모르겠어! 시끄러워! 더이상 내 이름을 부르지 마! 이젠 인간씨의 윳쿠리들까지 건드리다니, 첸과 첸의 아가야들이 화가 난 인간씨들에게 잡혀서 느긋하지 못하게 되면 어떻게 책임지려고 그런 짓을 했어? 느긋하지 못한 게스는 어서 죽어!"

앨리스도 이제 화가 치밀었는지, 첸에게 온갖 욕설을 퍼부었다. 더러운 똥만쥬, 게스, 상쾌할때 미친듯이 울부짖었던 발정 윳쿠리 주제에, 기타 등등 옆에서 가만히 지켜보던 마리사와 파츄리가 눈살을 찌푸릴 정도로 험악한 욕설들이었지만 첸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자아, 그럼....."

첸이 완전히 사라지자 그는 앨리스에게로 다가갔다.

"윳?! 뭐, 뭐야! 이 촌뜨기 할아범! 저리 꺼져! 그리고 첸을 데려와! 할아범이 느긋하지 못한 거짓말로 데려간 첸을 데려와아아아!"

"시끄럽다. 이놈의 고자 똥쿠리!"

번쩍, 그는 앨리스의 몸을 잡고 들어 올려 땅에 내려놨다. 파츄리와 마리사는 전혀 제지하지 않았는데, 아무래도 그들도 앨리스에게 오만 정나미가 다 떨어진듯 싶었다. 분을 못이겨 씩씩거리는 앨리스의 얼굴을 똑바로 보며 그가 말했다.

"이걸로 공평해졌군, 너는 내 윳쿠리들을 뺏아갔고, 난 네녀석의 페니페니와 가족을 뺏아갔으니까. 안그러냐?"

"시끄러워, 이 촌뜨기 할아범! 빨리 앨리스의 도시파 페니페니와 첸을 돌려....유겟?!"

퍽, 그는 앨리스의 페니페니가 있었던 부분을 향해 있는 힘껏 발길질을 했다. 잠시 시간이 정지한 듯, 앨리스와 마리사, 파츄리의 시선이 그의 발끝을 향한 채 아무 소리도 내지 않고 있었다. 몇분 뒤, 앨리스는 입에서 크림과 크림 거품을 토하며 울부짖었다.

"유갸아아아아아아!!! 도시파 앨리스의 페니페니가아아아아아아아!!! 아퍼어어어어어어어어!!!"

"으하하하하하! 이 똥쿠리야! 고자가 된걸 축하한다, 으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미친듯이 웃음을 터뜨리며 그는 앨리스의 페니페니가 있었던 곳을 걷어 차기 시작했다. 앨리스는 몸을 비틀며 저항했지만 그정도로 인간의 발길질을 막아 낼 수 없었다. 얼마 뒤, 중요한 곳에 계속 공격을 당한 앨리스는 몸을 부들 부들 떨며 기절했다. 앨리스가 기절하기 직전, 그는 앨리스에게 이렇게 말했다.

"인간들은 이걸 고자킥이라고 한단다. 인간들도 맞으면 굉장히 아퍼하지. 그래도 네녀석은 이미 고자가 되었으니 앞으로 이걸 맞아도 아프지 않겠군. 하하하."

파츄리와 마리사는 수술한 곳이 터져 크림을 흘리는 앨리스에게 다가가 다시 치료를 시작했다. 그러든지 말든지, 그는 파츄리의 집을 나섰다.

"응?"

그의 앞길을 누군가 가로막았다. 그에게 길을 안내했던 레이무 모녀였다.

"뿌우! 볼일 다 밨으면 느긋하게 달콤달콤씨를 내놓으라구!"

아까까지 그렇게 맞아놓고서 또 다시 기세등등하게 나타난거냐.....레이무의 뻔뻔스러움에 두들겨 팰까 생각했지만, 그는 지금 기분이 굉장히 좋았기 때문에 그러진 않기로 했다. 그는 비닐봉지에서 과자를 꺼내 눈 앞에서 흔들며 말했다.

"내가 말하는걸 하면, 여기 있는 과자는 전부 네거다."

번쩍, 어미 레이무와 아기 레이무들의 눈이 빛났다.

"뭔데? 뭔데? 시켜만줘! 느긋하게 시켜만줘! 뭐든지 할게!!"

"별건 아니고, 파츄리 장로의 집에 있는 앨리스가 페니페니가 잘려 고자가 됬거든. 그 사실을 주변 윳쿠리들에게 널리 퍼뜨려줘. 할수 있겠지?"

힘차게 고개를 끄덕이는 레이무를 보며, 그는 비닐 봉지를 모녀의 앞에 던졌다. 고자라고 소문이 잔뜩 퍼지면, 아마 저 앨리스는 윳쿠리들의 사회에서 매장당할게 분명했다. 페니페니에 그렇게도 집착하는 앨리스로써는 아마 살아도 사는 것 같지 않겠지.

"그럼, 부탁한다."

"느긋하게 맡겨만 줘!"

비닐봉지를 물고 어디론가 뛰어가는 레이무 모녀를 뒤로 한채, 그는 아기들과 함께 구석에 서있는 첸에게 다가갔다.

"자, 이제 내 집으로 가자. 할 일이 있으니까."

"알고있어!"




그가 앨리스를 응징한지 이틀 뒤, 윳쿠리 할렘.

"느그탸계 쭈거!"

"쭈거!"

"느그탸지 못한 앨리쭈는 레이뮤의 응응씨나 머거!"

"그만둬! 느긋하게 그만두라고오오!!"

아기 윳쿠리들이 엘리스 하나를 둘러싸고 있었다. 나뭇잎이나 플라스틱 조각에 오물을 잔뜩 가져와 뿌리거나, 누워서 총 쏘듯이 응응을 쏘거나, 주위를 빙글빙글 돌면서 놀리는 식으로 앨리스를 모욕하고 있다. 아이 윳쿠리의 가운데에 있는 앨리스는 체격이 좋아 보였지만, 며칠 동안 제대로 먹지 못했는지 비쩍 말라 있었고 앨리스종의 특징인 커다란 페니페니는 어디 없어졌는지, 그 자리에는 밋밋한 밀가루 반죽만이 덮혀 있었다.

사실, 어른 윳쿠리라면 지금처럼 주위를 돌아다니며 까불고 있는 아기 윳쿠리들쯤은 눈 깜짝할 새에 으깬 팥소 덩어리로 만들어 버릴 수 있었다. 하지만 이미 삶에 대한 열정을 잃어버리고, 끼니도 거른채 될대로 되라는 식으로 살아가는 앨리스에게 아기 윳쿠리들을 상대할 에너지가 있을 리 없었다. 게다가, 아이 윳쿠리들의 근처에는 비웃음을 띄고있는 부모 윳쿠리들이 있었다. 아기 윳쿠리들을 해쳤다간 분명히 몰매 맞고 죽을것이다.

"고자 앨리스는 느긋하게 죽으라제!"

"느긋하지 못한 앨리스는 제제해야해!"

"맞아! 고자 앨리스!"

"고자 앨리스!"

"저 겟 덕분에 우리들의 도시파적인 이미지가 망가졌어! 느긋하지 못한 고자 게스는 죽어!"

어른 윳쿠리들, 심지어 같은 종인 앨리스들마저 하나 둘씩 앨리스의 주위에 모여들어 비웃어대기 시작했다. 자신들을 지켜줄 어른들이 늘어나자 아기 윳쿠리들은 더욱 기가 살아서 앨리스의 주위를 뱅뱅 돌며 어른들의 말을 따라 외쳤다.

"고쟈 앨리쮸!"

"고쟈! 고쟈!"

"윳윳윳! 고쟈라니!"

"고쟈라니!"

"그으마만 해애애애애애애애! 느긋한 도시파 앨리스에게 어째서 이런짓을 하는거야아아아아아!"

앨리스는 울부짖었지만, 아기 윳쿠리들과 어른 윳쿠리들의 비웃음 속에 묻혀버렸다. 할렘에서 가장 중립적인 위치에 있는 장로 파츄리도 본채만채 했다. 크고 아름다운 페니페니가 없어서인지, 아니면 평소 행실이 불량했던 앨리스를 속으로 못마땅하게 생각하고 있어서 였는지는 알 길이 없지만.

어쨌든, 아기 윳쿠리들에게마저 비웃음의 대상이 된 앨리스의 하루하루는 비참했다. 할렘을 돌아다닐때면 어디서 봤는지 우루루루 다른 윳쿠리들이 몰려와서 '고자라니'를 외쳐대서 제대로 돌아다닐 수도 없었다. 집에는 언제나 응응과 시시, 그리고 온갖 쓰레기들이 떨어져 있어 악취가 났다. 페니페니가 없어진 상실감에 잠조차 제대로 잘수도 없었다. 식욕도 떨어졌다. 굶주림을 이기다 못해 어쩌다 먹이를 찾으러 나가면, 다른 윳쿠리들에게 폭언과 함께 얻어맞고 쫓겨나기 일쑤였다.

일주일 뒤 먹이를 찾으러 쓰레기 매립지에 간 앨리스는 그곳에서 자신을 놀리던 아기 윳쿠리 세마리를 죽였고, 분노한 부모 윳쿠리에게 참혹하게 살해당했다.

"......느, 느긋하게 있고 싶었는.......데........"

 

한편, 그의 집.

뒤뜰에는 새롭게 나무 울타리가 세워져 있었고, 특대 사이즈의 야외형 윳쿠리 집이 놓여져 있었다. 그 안에는, 열명의 아기 윳쿠리들이 잠들어 있었다. 첸과 앨리스. 첸의 아기들이었다.

그의 집에 온 첸과 아기 윳쿠리들은 마리사를 만났다. 그의 설명을 들은 마리사는 처음에 레이무와 아가야들을 죽인 앨리스의 가족과는 느긋하게 있을수 없다고 화를 냈지만, 그의 설득으로 결국 마음을 고쳐 첸과 아기들을 받아들였다. 아기들이나 마리사나 처음에는 서먹서먹한 사이였지만, 혼자서 먹이를 구하기 위해 이리저리 돌아다니던 첸은 제대로 아기들돠 놀아줄 시간이 없었고, 앨리스는 완전히 부모로써의 역할을 포기했기 때문에 정에 굶주린 아기들은 쉽게 마리사를 따르게 되었다.

첸과 아기들은 마리사처럼 음식 쓰레기를 처리하게 되었지만, 전혀 불평하지 않았다. 평소 할렘에서 먹었던 음식들과 다를게 하나도 없었기 때문이다. 오히려, 목숨을 걸고 먹이를 구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에 첸으로써는 공짜 먹이가 생겨서 좋다는 입장이었다.

잠든 아기 윳쿠리들을 바라보며 마리사가 옆에 누워있는 첸에게 말했다.

"이제부터라도 느긋한 아가야로 자랄 거라제. 첸도 이곳에서 느긋하게 살수 있을 거라제."

"알고있어, 마리사는 예전의 앨리스처럼 나쁜 윳쿠리가 아니라서 느긋할수 있어."

"그렇다제. 이제부터 마리사는 느긋한 남편과 아빠야가 될거라제."

두 윳쿠리들은 기분좋게 몸을 부볐다. 이제는 추위에 떨 필요도, 주위 윳쿠리들의 핍박도, 끼니 걱정도 없이 행복할 수 있을 것이다. 영원히.

첸과 마리사가 흥얼거리는 윳윳거리는 노랫소리가 밤하늘에 조용히 울려 퍼졌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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