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자 : ?
원출처 : 구 윳쿠리 사이트
윳쿠리 실습
*자작설정 있습니다*
(저번 윳쿠리 사육장과 같은 세계관을 공유합니다.)
----------절취선----------
윳쿠리가 이 세상에 나타난지 십년 정도의 시간이 흘렀다. 이 이상한 생물에 대해 큰 관심을 가진 학계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윳쿠리들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이 세상의 생명체와는 다른 윳쿠리들의 특성상 연구는 무척 더디게 진행되었지만, 어쨌든 곳곳에 윳쿠리를 대상으로 하는 연구소가 생기고 각 대학에서도 지금껏 보지 못했던 생소한 과가 생기기 시작했다.
윳쿠리 과.
어떤 대학에서는 생물학과로 통합해서 운영하기도 한다지만, 내가 다니고 있는 이 대학에서는 윳쿠리 과라는 독립적인 과를 운영하고 있었다.
나는 이 윳쿠리 과의 새내기다. 뭐 생물을 연구하는 과인만큼 이런 저런 실습이 많은게 사실인데, 이번에 내가 받은 과제는 좀 꺼림칙한 것이었다.
[윳쿠리의 신체에 대한 보고서(해부기록 첨부)]. 한달 뒤에 제출할것.
살아있는 생물의 몸을 가지고 실험이란 명목하게 제멋대로 괴롭히고, 목숨을 뺏은 뒤 시체까지 훼손하는건 영 내키지 않았지만, 윳쿠리는 예외다. 내가 사는 동네의 들 윳쿠리들이 보이는 안하무인한 태도를 생각하면 부아가 치밀어 오르는 데다, 선배들의 조언 역시 한몫 했다. 나는 일주일 전, 술자리에서 선배들에게 들은 말을 생각했다.
'야, 너 이제 조금 있으면 윳쿠리 해부 할거라고 교수님이 과제 줄건데 말야......뭐 귀엽다느니 불쌍하다느니 이러면서 안하겠다고 고집부리거나 거짓으로 보고서 쓰지 마라. 실험용 윳쿠리들은 100% '게스'거든. 죄책감 가질 필요 없어.'
''게스'요?'
'말하자면 싸가지 없는 윳쿠리지. 왜 들 윳쿠리들 있잖아? 쓰레기통 뒤지고 집에 마음대로 쳐들어오고, 화단에 풀들 다 뜯어먹고.....그러면서 말도 안돼는 억지 부리면서 행패부리는 것들. 그런게 게스야.'
'아, 우리 동네 윳쿠리들도 그래요. 얼마나 건방진지.....'
'그러니까 그런 녀석들 붙잡아서 해부실습 하면 돼. 아니면 실험용 윳쿠리 사육장, 거기 전화해서 윳쿠리 주문하면 더 쉽게 할 수 있지. 아직 어린 놈들 뿐이라서 더 다루기 쉽거든.'
'어린애를요? 게스들이야 해부해도 되지만, 어떻게 어린 애들을.....'
'아, 너는 새내기라서 모르겠지만, 2학년쯤 되면 윳쿠리의 팥소 유전이란걸 배워, 미리 알아두라고. 우리들이 부모님의 성격이나 신체적 특징을 물려받듯이, 이 녀석들도 어미의 성격이나 신체적 특징 같은걸 물려받는다고. 결국 어미가 게스면 새끼들도 유전받아 게스가 된다는 거지. 실험용 윳쿠리 사육장에서 키우는 놈들은 전부 다 게스야. 그럼 거기서 주문해서 오는 윳쿠리들도 죄다 게스지 뭐겠어.'
'그렇군요......'
'나는 사육장에서 전화 주문받아 실험하는걸 추천한다. 첫째, 아직 어린 것들이라 다루기 쉽고, 둘째, 애새끼들의 입을 굽기 때문에 실험할 때 시끄럽지 않아. 내가 단골로 이용하는 사육장 있거든? 생각 있으면 문자 보내라구. 전번 가르쳐줄게.'
그래서, 나는 교수님에게 과제를 받자마자 선배가 단골로 이용한다는 윳쿠리 사육장에 전화를 걸었다.
"예, xx윳쿠리 사육장입니다."
"안녕하세요, 실험용 윳쿠리를 주문하고 싶은데, 전부 새끼들만 오나요?"
"예, 생후 일주일 된 아기 윳쿠리만 배송됩니다. 품종은 레이무종, 앨리스종, 마리사종 셋만 취급하구요, 실험중에 소음이나 사고가 생기지 않도록 기본적으로 입을 구워서 배송해드립니다. 원하시면, 멀쩡한 채로 배송도 가능합니다."
흐음......기본적인 입 구운 윳쿠리들을 보내달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아까도 말했듯이 나는 윳쿠리에 대해 조금 안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었다.
대학 입학 선물로 받은 인조이스테이션 3. 받은지 하루만에 집에 침입한 윳쿠리놈들이 부숴버렸다.
알바비를 모아서 산 한정판 스츠미야 히루히 피규어. 역시 집에 쳐들어온 윳쿠리놈들이 부숴버렸다. 재발매도 안하는 거였다. 그 외에도 자잘한 피해들이 상당히 많았다. 옷이 찢어지지 않나, 냉장고가 홀라당 털리지 않나...... 내가 자취하는 집은 주인장이 수전노라서 그런지, 도저히 윳쿠리 예방 대책을 마련해주지 않기 때문에 이런 피해가 더했다. 으드득..... 나는 이를 갈며 주인에게 다시 질문했다.
"그 윳쿠리들의 부모는 어떤가요? 건강하다던지, 아니면 게스라던지....?"
"아이고, 걱정 마십시오. 저희 사육소의 윳쿠리들의 부모는 전부 한가락 하는 게스들입니다. 부모가 게스인 녀석들은 유전 때문에 2세도 게스가 되지요. 아마 받아보시면 알게 되실 겁니다. 아기들도 완전 게스니 걱정 마십시오."
흐음....그렇단 말이지. 나는 녀석들을 금방 해부해서 죽일 생각이 전혀 없었다. 실험도 할겸, 그동안 윳쿠리에게 당한 울분도 풀 겸, 실험을 명목으로 괴롭히며 보고서를 작성할 생각이었다. 나는 주문을 시작했다.
"그럼 레이무종으로 10마리 보내주세요. 입은 굽지 마시구요. 언제 도착하죠?"
"장소에 따라 다릅니다. 아기 윳쿠리란 녀석들이 참 까다로운 것들이거든요. 입을 구웠으니, 이틀에서 사흘 동안 아무것도 못먹으면 굶어 죽어서 저희 사육소에 가까이 있는 곳만 배송이 되고 멀리 계신다면 직접 오셔서 수령하셔야 합니다. 손님의 경우에는 입이 멀쩡하니 먹이를 넣어 배송하면 하루 정도는 더 늦어도 문제없겠습니다만......받으시는 곳이 어떻게 되시죠?"
다행스럽게도, 내 자취방은 하루만에 배송이 가능한 곳이라고 했다. 꽤 가까운 곳에 있잖아, 이 사육장? 어쨌든, 돈을 입급 했으니 내일이면 윳쿠리들이 도착한다고 했다.
한동안 즐거워지겠는걸. 후후후후.....
다음날. 오늘은 강의가 없는 날이기 때문에 집에서 느긋하게 녀석들을 맞이할 준비를 했다.
우선 실험당할 윳쿠리들이 있을 우리. 실험용 쥐를 넣는, 흔하고 간단한 아크릴 케이지다. 안에는 윳쿠리들이 잠자리로 삼을 낡은 천조각과 밥그릇과 물통을 넣어놨다. 그리고 메스나 알코올 램프, 주사기 같은 실험용 도구들을 준비했다.
어디보자, 10마리를 주문했으니 한 마리는 해부용으로 쓸거고, 한 마리는 팥소 관련으로, 한 마리는 피부 관련으로, 한 마리는 신체장기 관련으로.....실험을 빙자한 고문을 가할 녀석들을 하나 하나 생각하고 있을때, 초인종이 울렸다.
"택배왔습니다!"
벌컥, 나는 문을 열고 택배를 받았다. 구두상자 정도 크기의 두꺼운 종이상자. 가끔씩 윳윳 소리가 들리는 것을 빼곤 평범한 상자였다.
나는 상자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조심스럽게 뜯었다. 상자의 안에는 새끼 레이무들이 여기저기 퍼져 제각기 움직이고 있었다.
"우꺽우꺽- 행뽁-"
"유우- 유우-"
이리저리 흔들리느라 여기저기 흩어진 윳쿠리 푸드(거의 없다)를 주워먹고 있는 녀석, 구석에서 자고 있는 녀석, 팔짝팔짝 뛰고있는 녀석......그중 하나가, 나를 발견하고 말을 걸어온다.
"윳? 오빠야는 누규?"
"윳? 정먈 쳐음보뉸 오빠야가 있댜!"
"오빠야는 느그턀수 있는 사람?"
씨익, 방울토마토 보다 조금 큰 사이즈의 녀석들이 제각각 신가하다는 듯 나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생기가 넘치는구만. 이래야 괴롭히는 보람이 있지. 암암. 어쨌든 녀석들을 케이지로 옮겨야 했다. 녀석들이 안심하도록, 나는 상냥하게 대꾸했다.
"그럼, 오빠야는 느긋할수 있는 사람이야."
그런데 이놈들의 반응은 예상 외였다. 다들 찡그린 표정으로 볼을 부풀리는게 아닌가.
"거짓말!"
"마쟈! 거짓말이야!"
"이, 이봐, 나는 정말로 느긋할수 있는 사람이라고. 믿어 줘."
"느그턀수 있는 사람이면 당장 레이뮤님과 여동섕들에계 느그턔질슈 있는 댤콤댤콤을 가져와!"
"마쟈! 귀여운 레이뮤님들을 봐쓰면 느그탸게 댤콤댤콤을 바치랴규!"
이 새끼들이.........내가 밝게 웃으면서 맞아주니까 곧장 나를 만만한 존재로 인식한 모양이다. 맞아, 내 동네의 들 윳쿠리들도 거의 대부분 이렇다. 도대체가 건방지다. 음식 쓰레기나 먹고 꾀죄죄한 주제에 어디서 그런 자신감이 나오는 건지, 건방진 말과 행동을 서슴치 않는다. 그런데 태어난지 일주일밖에 안된 놈들이, 처음 보는 나에게 건방지게 명령을 내리다니. '받아보시면 알게 될거다'라는 사육장측의 말이 이거였구나. 이야, 진짜 기분 더러운데.
어쨌든, 난 '이 새끼들 두고보자'라고 속으로 중얼거리면서 과자를 하나 꺼내왔다. 초코칩 쿠키니까, 그 달콤달콤의 범위 내에 들어있는 것이리라.
쿠키를 상자에 내려놓기가 무섭게, 놈들은 후다닥 달려 우꺽우꺽 소리를 내며 쿠키를 먹기 시작했다. 방금 전까지 윳쿠리 푸드를 먹고 있던 놈들이 마치 일년은 굶은 것처럼 게걸스레 쿠키를 먹는다. 그리고 채 2분도 지나지 않아, 아기 윳쿠리들의 족히 열배는 되던 쿠키는 말 그대로 증발했다. 세상에, 이 돼지같은 놈들......
어쨌든 쿠키를 처먹은 놈들은 이제 나를 좀 믿는 듯한 눈치였다. 나는 조심스럽게 말했다.
"봐봐, 오빠야는 느긋한 사람이지?"
첫째인듯한 레이무가 거드름을 피우며 말했다. 아까도 나에게 달콤달콤을 바치라고 명령했던 그놈이다.
"그련듯 하녜! 이졍도로는 부죡하지만 귀여운 레이뮤가 봐쥴꼐!"
어디서 봐준다는 투로 이야기하고 있어, 이 빌어먹을 만쥬가......놈을 붙잡아 당장 짓이겨버리고 싶었지만 꾹 참았다. 네놈은 맨 마지막에 잔뜩 괴롭히며 죽여주마. 억지로 웃음을 지으며 나는 다시 말했다. 이놈들을 케이지로 옮겨놔야하니까.....
"그런데, 얘들아. 너희가 왜 오빠야의 집에 온건지 알고 있냐?"
"몰랴?"
"나듀 몰랴."
"가르쳐줘! 느그탸게 가르쳐줘!"
"너희들은, 오빠야의 실험을 돕기 위해 너희들의 엄마야가 보낸거야. 잘 보면 지금 여기 엄마야가 없지?"
이제서야 그걸 깨달은 듯, 레이무들은 주위를 두리번 거렸다.
"유, 윳?! 정먈 엄마야가 엾쪄!"
"윳윳윳! 엄마야 어디쪄!!"
"레이뮤를 버리지먀아아아아!"
어떤 녀석들은 울고불고 난리가 났다. 택배로 여기 올때 울지 않고 뭐했데? 그걸 물어보자 대답이 걸작이다. [댤콤댤콤찌(아마도 윳쿠리 푸드인것 같다)갸 떠러져있어셔 그걸 먹고있었쪄]. 먹는거에 눈이 돌아가 지 어미도 찾지 않았다는거구만. 진짜 게스계의 될성부른 떡잎이도다. 경멸감이 들었지만 그걸 꾹 억누르고 사람 좋은 미소를 지으며 다시 말했다.
"오빠야의 실험을 도와주면 엄마가 있는 곳으로 보내줄게. 그동안 오빠야와 함께 살자. 알겠지?"
"웅! 그러꼐!"
"그럼 여기갸 레이뮤님의 윳꾸리 풀례이슈녜? 오빠야는 특별히 레이뮤님의 노예로 삼아쥬께!"
.......네네, 존나게 감사합니다. 하하하. 나는 놈들을 손 위에 올려놓은 뒤 케이지 안에 넣었다. 제일 건방진 장녀 레이무는 특별 취급으로 던지듯 넣었다. 아프다고 난리를 떨었지만, 손이 미끄러졌다고 거짓말을 하니까 노예를 용서해 주겠다고 건방을 떤다. 빌어먹을 똥만쥬같으니. 두고보자.
그 다음, 나는 미리 준비해둔 번호표를 놈들의 모자에 붙였다. 역시 이것도 만만찮았다. 더러운 손으로 레이무의 리본씨를 만지지 말라나 뭐라나..... 다들 비슷하게 생겨서 오빠야가 착각하지 않게 해주는 거라고 말했더니 이제야 이해한다. 번호는 나이 순으로 달았다(장녀 레이무 이 똥만쥬는 자기가 첫번째라고 좋아 죽는다). 아, 입을 구워서 배달해달라고 그럴걸 그랬나......참자, 참어. 저 건방진 입에서 살려달라고 목숨구걸하는 소리가 나올때까지 참자, 참아야 하느니라......
녀석들이 케이지에서 뛰어노느라 난리를 칠 동안, 나는 상자 뚜껑애 붙어있는 종이를 집어들었다. 별건 아니고, 현금영수증과 기본적인 사육 방법을 담은 프린트였다. 요약하면,
*놈들은 아무거나 잘먹는다. 음식 쓰레기는 당연히 싫어하지만, 먹어도 절대로 건강에 해는 없다. 독극물의 경우에도 독성이 강하지만 않으면 어떻게 버틴다고 한다.
*애완용으로 키우는게 아니기 때문에, 성격이 고약할수 있으니 주의하라고 써있다. 네네, 이미 뼈저리게 경험하고 있습니다요.
*아기 윳쿠리들은 몸이 비교적 약하니까 조심해서 다루라고 써져있다. 완전히 몸이 으깨지거나, 팥소가 구워진다던지 다른 물질로 대체된다던지 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오렌지 쥬스로 원상복귀가 가능하다고 한다.
*입을 굽지 않은 특별 주문 윳쿠리의 경우 무는 것에 주의하라고 쓰여져 있다.
뭐 이 정도는, 인터넷에서 찾아도 금방 나올 상식중의 상식이니까 버려도 되겠군. 나는 종이를 폐지수거함에 버리고 아크릴 케이지로 눈을 돌렸다. 뭐, 기쁨이 크면 절망도 그만큼 큰 법이니.....하루 이틀 동안은 비위를 맞춰줄까? 크흐흐흐흐......
-계속-
덤 : 주인공이 주문한 윳쿠리 사육장은 단편에서 나왔던 그 사육장입니다 ㅇㅅㅇ
*자작설정 있습니다*
----------절취선----------
녀석들이 온지 2일째.
"자~ 달콤달콤이다!"
"유윳! 댤콤댤콤씨댜!"
"우꺽우꺽~행뽁!"
어쨌든, 며칠동안은 녀석들의 비위를 맞춰주기로 했으니 호강을 시켜주도록 할까. 물통에 오렌지 쥬스를 채우고 초코칩 쿠키를 하루에 두번 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몽땅 먹어버리고 배고프단 소리를 한다. 이를 어쩌나. 앞으로는 더 많이 배고플텐데. 후후후후. 리포트 제출은 한달 뒤다. 아직 시간은 많아. 그리고 3일 째. 역시 아침에 한번 저녁에 한번 먹이를 줬다. 내일부터 조금씩 양을 줄여보기로 할까. 후후후.
4일 째, 아크릴 케이지 구석에 깔아둔 천조각에서 서로 부비부비하며 자고있는 녀석들에게 초코칩 쿠키를 조금 떼어내서 줬다. 오렌지 쥬스 역시 마찬가지였다.
"응? 댤콤댤콤씨가 죠금 쥴은것가탸?"
우걱우걱거리며 밥을 먹던 녀석중 하나가 이렇게 말했다.
"줄다니, 기분탓이야, 기분탓. 자, 어서 먹어라. 너 먹을거 다 없어져 버린다구?"
"윳?! 레이뮤꺼를 먹지먀! 우꺽우꺽- 행뽁!"
3번 윳쿠리, 이놈은 좀 주의해야겠군. 아기 주제에 매의 눈을 가졌잖아. 다른 놈들은 먹는데 정신이 팔려 3번의 말에 귀기울이지 않은게 다행이랄까. 하긴, 우걱우걱이라고 입으로 소리를 내면서 먹는데 들리지 않았을 수도 있겠구만. 아무튼 위험했어.
5일째, 6일째. 쿠키의 양은 계속 줄고 있었다. 이쯤되자 둔감한 윳쿠리들도 밥이 줄어든다는걸 알아챘는지, 나에게 몸을 부풀리며 한 마디씩 하기 시작했다.
"어쪈지 밥씨갸 느그탸지 못하게 쯀기 시쟉해쪄!"
"느그탸지 못해!"
"오빠야는 느그탸게 밥씨를 쥬라규! 노예인 오빠야는 레이뮤님의 말을 듣는거라규!"
할 수 없지. 나는 순순히 인정하고 미안, 잘못했어, 라고 용서를 구할.......리가 없지. 오리발을 내밀었다.
"무슨 소리야? 너희들에게 식사로 주는 달콤달콤은 항상 똑같이 준다구. 너무 급하게 먹어서 그런거 아냐?"
내 반박에 녀석들은 의아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서로를 쳐다봤다. 후후후. 너희들이 까불어봐야 부처님 손바닥 안이지.
"유, 윳....그런갸?"
"그렇다니까. 너희들은 주자마자 순식간에 다 먹어버리잖아. 좀 천천히 먹으라구."
"느그탸게 알겠쪄!"
웃으면서 말하는 녀석들을 보며 나도 씨익 웃었다. 후후후, 느긋하게 굶주리는거다. 하지만 아무리 멍청한 윳쿠리라도 원래의 오분의 일밖에 안되는 쿠키를 받게되자 더 이상 속지 않았다. 왜냐고? 작은 쿠키 조각에 몰려드는 10마리 중에, 힘이 약하거나 덩치가 더 작은 녀석들은 자연스럽게 툭툭 밀려나기 시작했던 것이다. [예전에는 이런 일이 없이 열마리 모두 다 잘 먹었는데] 아무리 윳쿠리가 멍청해도 이런 생각을 슬슬 하기 시작했을 것이다. 8일 뒤, 케이지 구석에서 수군거리고 있던 레이무들이 나를 보자 볼을 부풀리며 말했다.
"윳! 레이뮤들은 느긋하게 먹었쪄! 그런데도 댤콤댤콤씨는 빨리 없어진다규! 레이뮤의 동생들이 굶고 있다규!"
"오빠야는 느긋하지 못하게 레이뮤들을 속였쪄!"
"노예인 오빠야주졔에 건방져! 뿌뀨! 느그탼 레이뮤님에게 빨리 댤콤댤콤을 많이 바치라규!"
먹이가 적으면, 니놈들이 나눠먹으면 될거 아니냐. 주자마자 우루루루 달려들어, 자매고 뭐고 서로를 밀쳐대며 와구와구 먹어대는 주제에 여동생을 팔아먹고 있어- 라는 소리가 튀어나올 뻔 했지만, 나는 최대한 사람 좋은 미소를 지으며 변명했다.
"미안, 얘들아. 오빠야가 사정이 안 좋아서 이 정도밖에 달콤달콤을 줄 수 없을 것 같아."
뭐, 이런 변명을 해봐야 진성 게스인 녀석들에게 좋은 반응이 날리는 없었다. 아니나 다를까, 여동생 타령을 했던 1번 레이무가 볼을 부풀리면서 대들었다. 지금까지 8일간 먹이를 줬을때마다, 같이 쿠키를 먹던 자매들을 툭툭 밀치면서 조금이라도 많이 먹으려고 안달을 했던 주제에.....
"뿌뀨! 레이뮤는 그런거 몰랴! 레이뮤의 여동생들이 굶고 있다규! 오빠야는 뺠리 댤콤댤콤을 바치라규!"
녀석이 대드니까 다른 자매들도 힘을 얻었는지, 다들 볼을 부풀리면서 대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미 내가 할 말은 정해져 있다.
"미안, 앞으로는 이 정도밖에 주지 못할것 같다."
레이무들이 볼을 부풀리며 뭐라고 소리쳤지만 무시하기로 했다. 뭐 앞으로는 오분의 일만 주기로 하자.
다음날, 오분의 일 쿠키를 받은 레이무들은 예상한 대로 볼을 부풀리며 난리를 쳤다.
"이졍도 댤콤댤콤으론 느그턀수 없쪄! 노예는 어셔 댤콤댤콤을 더 가져와!"
"마쟈! 어셔 레이뮤들에게 댤콤댤콤을 더 바치랴규! 노예 오빠야는 레이뮤들의 말을 들으라규!"
나는 여전히 사람 좋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미안, 저번에도 말했잖아. 오빠야 사정이 안좋다고."
"그런건 몰랴! 빨리 댤콤댤콤을 잔뜩 바치......"
"맛있게 먹어라~"
녀석들의 말을 중간에 자르고 나는 조금 멀리 떨어져서 녀석들을 지켜보기로 했다. 한참동안 볼을 부풀리며 뭐라고 지껄이더니, 채념한듯 다들 과자 근처로 모여 먹기 시작한다. 이쯤되면 슬슬 서로 싸우거나 어쩌거나 하면서 난리를 칠법도 한데 말이지.....
"유삐이!"
그때, 케이지에서 윳쿠리의 비명이 들렸다. 무슨 일인가 하고 가보니, 내가 예상했던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왜 느그탼 레이뮤를 때리는거야아아아아!"
"언니야의 댤콤댤콤씨를 뺏아먹는 레이뮤는 게슈라규! 게슈는 느그탸지 못하게 제제해야한다규!"
1번 레이무와 2번 레이무가 서로 싸우고 있었다. 소리지르며 항의하고 있는 건 2번, 남의 걸 뺏어 먹은 게스라고 욕하고 있는 건 1번. 한정된 쿠키를 두고 서로 싸움이 붙은 모양이다.
"레이뮤는 게슈가 아냐! 느그탼 레이뮤의 댤콤댤콤을 혼자서만 우꺽우꺽하는 게슈는 쥬거!"
"레이뮤는 언니야니까 가장 많이 먹어야 한다규! 언니야에게 대드는 게슈는 느그탸지 못하니꺄 쥬거!"
"유유윳!"
"윳!"
서로 뒹굴며 싸우는 둘. 그걸 말릴 법도 할텐데 자매라는 녀석들은 바닥에 떨어진 과자 부스러기를 주워먹고 있었다. 하다못해 빈말이라도 '싸우지 말라' 고 말릴 법도 할텐데 그런 말조차 없다. 진짜 너무하구만. 나는 뒹굴며 싸우는 두녀석에게로 눈을 돌렸다. 2번이 악바리같이 덤비긴 하지만, 체격적인 면에서 1번에 밀리는게 사실이었다.
"유삐이이!"
결국 2번은 1번에게 깔리고 말았다. 기세등등해진 1번은 2번을 깔고 앉아 폴짝거리며 깔아 뭉게기 시작했다.
"유삐이! 언니야 잘못했쪄어어!"
"게슈는 뭘 해도 게슈라규! 언니의 댤콤댤콤씨를 훔쳐먹으려던 게슈 레이뮤는 느그탸게 쥬거!"
이대로 두면 확실히 2번은 죽는다. 실험용으로 굴리다 죽여야 할 녀석을 바보같은 내부싸움으로 죽게 할수야 없지. 나는 슬슬 녀석들을 떼어놓기로 했다.
"자~ 이제 그만 그만~"
"유윳? 노예 오빠야는 저리 꺼지랴규! 레이뮤는 느그탸지못한 게슈를 제제할 뿐이라규!"
이 자식이..... 깔아뭉게 죽인 다음 자매들의 먹이로 만들어줄까 생각했지만 참았다. 대신, 난폭하게 아크릴 케이지를 손바닥으로 탕탕 두드렸다. 1번과 2번은 물론이고, 허겁지겁 과자 부스러기를 처먹던 녀석들도 화들짝 놀라 주위를 두리번거린다. 어떤 녀석들은 사레들린듯 캑캑거린다.
"윳?!"
"유케엑! 느그탸지못해!"
"오빠야! 레이뮤들이 댤콤댤콤씨를 먹는뎨 방해하지먀!"
나는 그런 항의따위 무시하고, 짐짓 화가난 목소리로 소리쳤다.
"너희들, 그깟 달콤달콤때문에 서로 싸우다니 이게 어떻게 된거야?"
몇몇 녀석들은 무서움을 느끼고 오들오들 떨었고, 또 몇몇 녀석들은 싸우지 않았다고 변명했지만, 당사자인 1과 2는 내 앞으로 쪼르르 뛰어오더니 되려 자기가 잘했다는 투로 소리쳤다.
"레이뮤는 안싸웠쪄! 져 느그탸지못한 게슈가 레이뮤의 댤콤댤콤씨를 훔치려고 해서 제제하려는 거였쪄! 오빠야는 노예주제에 레이뮤를 탓하지 먀!"
"아냐 아냐! 저 게슈가 내가 먹을 댤콤댤콤씨까지 다 먹으려고 해서 못먹게하려는 거여쪄!"
"거짓먈하지먀, 이 게슈! 느그탸지못하게 쥭여버릴꺼야!"
"거짓먈은 니갸 하뉸거지! 응응게슈 주졔에 오빠야에게 거짓먈하지먀!"
"뭐야, 이 응응게슈갸! 쥬겨버릴거야, 쥬겨버릴거야!"
"유삐이이이!"
1번은 다시 달려들어서 2번의 뺨을 힘껏 물어뜯기 시작했다. 2번의 비명에 겁을 먹었는지, 나머지 레이무들은 구석으로 몰려가 오들오들 떨고 있었다. 2번은 1번에게 물리며 비명을 지른다.
"유삐이이이이! 아퓨댜규! 느그탸지 모타다규! 오빠야! 레이뮤를 도와달라규우우우!"
아까는 나보고 노예라고 부르면서 달콤달콤을 바치라고 했던 주제에 이제는 오빠야라고 부른다. 이 괘씸한 녀석.
좋아, 오늘 실험할 놈은 2번 너다. 나는 법정의 재판관처럼 엄한 목소리로 말했다.
"2번, 너가 잘못한거잖아! 왜 언니야에게 대들어?"
사악, 2번 레이무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이녀석의 표정, 진짜 돈주고도 못볼 장면인데. 반면 1번은 싱글벙글이었다. 제 세상 만난듯 폴짝 폴짝 뛰면서 '역시 오빠야야' 라고 지껄이고 있었다. 방금 전만 해도 나를 노예 취급한 주제에......2번은 창백한, 믿을수 없다는 표정으로 멍하니 있다 곧 고개를 도리도리 젓고 억울하다는듯 외쳤다.
"오빠야! 어째서 그런말을 하는거야아아아아아! 레이뮤는 잘못하지 않았다규우우우!"
"시끄러! 먼저 태어난 언니는 엄마야 대신이라구! 엄마야가 없는 동안은 언니야가 모두 너희들을 돌보는데, 그렇고 고생하는 언니에게 그깟 달콤달콤 하나 양보 못해?"
........사실 일주일 넘게 녀석들을 지켜봤지만 1번이 동생들을 엄마야 대신 돌본다거나 한건 보지 못했다. 어쨌든 내가 이렇게 말하자, 2번은 억울하다는 듯 아크릴 테이지에 몸을 부딫히며 말했다.
"어째서 저건 게슈의 편을 드는거야아아아! 레이뮤의 댤콤댤콤을 뺏어먹었다규우우우우! 제제해달라규우우우!"
참 바보구나, 아크릴 벽에 몸을 부딫히며 소리지르는 녀석을 보며 한심하단 생각이 들었다. 내가 지금 1번 레이무가 엄마 대신 너희들을 챙겨준다고 말했지만, 앞서 말했듯 저녀석이 엄마야처럼 군적은 한번도 없었다. 그럼 그걸 말하면서 1번이 무슨 엄마야같이 굴었냐고 반박하면 되는데 이 한심한 녀석은 그저 '저녀석이 내걸 뺏어먹었다' 라는 말만 되풀이 하고 있다. 지쳤는지, 2번은 아키를 벽에 기대 유힉, 유힉 거리는 소릴 내며 고개를 숙은채 서있었다. 그 주위를 1번이 깡총깡총 뛰어다니며 약올리고 있었다.
"윳윳윳! 이 응응게슈야! 언니야에게 대드니꺄 오빠야에게 혼나지! 윳윳윳!"
2번은 부들 부들 떨고 있었다. 오오 무서워 무서워. 저 녀석, 분명히 분노를 삭이고 있는 거다. 그런데도 1번은 그것도 모른채, 이번에는 철퍼덕 누워 몸을 부들부들 떨며 힘을 주기 시작했다. 녀석의 저부 한가운데에, 옴폭 패인 작은 구멍 같은게 보였다. 저건, 설마......
뽀직.
구멍이 부르르 떨리더니, 거기서 작은 팥소 반죽이 나왔다.
"언니야에 대드는 응응게슈는 느그탸게 응응이나 머겨! 윳윳윳!"
저게 응응이라는 거구나. 그건 그렇고, 먹는걸로 유치하게 싸우다 동생을 때리기나 하고, 말도 안돼는 판결로 이긴 주제에 그 주위를 돌아다니며 약올리다 똥까지 싸다니. 진짜 싫어지는구나......1번을 경멸에찬 시선으로 바라보는 그때, 2번이 살짝 고개를 들었다. 아기 주제에 눈에 살기가 가득했다. 이 녀석, 다시 덤비려는 건가.
"쥬겨어어어어어어어어!"
엄청난 고함소리를 지르며 2번이 파앗 튀어올라 2발째 응응을 싸려던 1번을 덮였다. 체격에서 조금 차이가 나지만, 갑작스런 기습에 1번은 2번에게 맞기 시작했다. 미친듯이 1번에게 몸통박치기를 하고 물어뜯으며 2번은 목이 쉬어라 소리질렀다.
"쥬겨! 주겨! 느그탸지못한 게슈따위 쥬겨어어어어어어!!"
"유아아아아! 사려줘! 귀여운 레이뮤를 사려줘!! 오빠야아아아!"
나는 1번 위에서 미친듯이 날뛰는 2번을 툭 밀어서 떨어뜨렸다. 데굴데굴 2번이 구르는 걸 쳐다보지도 않은 채 1번은 내 손가락쪽으로 쪼르르 달려와 그 뒤에 숨었다. 2번은 다시 잽싸게 몸을 일으키고 이번에는 나를 노려봤다. 아기 주제에 눈에 독기 오른것좀 봐.
"왜 먈리는고야아아아! 느그탸지못한 노예쥬제에 저리꺼져어어어!"
아까는 오빠야라고 한주제에 이젠 노예라고 부른다. 이랬다가 저랬다가 왔다갔다. 진짜 변덕스러운 놈들이구나. 내가 아무 말도 없자, 2번은 내 손가락을 향해 뛰어가며 말했다.
"느그탸지못한 게슈 노예와 게슈 레이뮤 둘다 쥬겨버릴거야아아아아!"
얼씨구, 이젠 나보고 게스라고? 나는 손가락을 튕겨 이빨을 드러낸 채 달려오는 녀석을 톡 튕겼다. 놈은 유겟 소리를 내며 아크릴 벽에 부딫혔다. 아기 윳쿠리에게는 제법 심한 타격이겠지. 비실비실거리며 일어나는 녀석을 집어들며 말했다.
"2번, 너는 진짜 못된 윳쿠리구나. 언니야에게 대들더니 이젠 나에게까지 대들어? 너같은 나쁜 윳쿠리는 본보기로 혼이 나야겠다."
1번의 얼굴이 환해졌다. 녀석이 기가 살아서 뭐라고 떠들어 댔지만 신경쓰지 않았다. 나는 구석에서 떨고있는 다른 윳쿠리들에게 2번을 보여주며 말했다.
"다들 잘 보라구. 1번 언니야게 대드는 녀석이 어떻게 되는지 말야."
공포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케이지 옆에서 실험을 시작하기로 했다. 나는 의자를 끌어다 앉은 뒤, 메스를 집어들었다. 내 손안에 있는 2번 레이무는 이제 자신이 느긋하지 못한 일을 당한다는걸 깨달았는지 부들부들 떨기 시작했다.
"오, 오뺘야! 샤, 샤려주셰여! 오뺘야 말도 잘 드르께여! 언니야에게 뎜비지됴 아늘께여! 레이뮤를 용셔햐주셰여!!"
"미안하다 레이무," 나는 메스를 집어들며 나직하게 말했다. 그리고,
푹.
시간이 정지한듯 했다. 메스의 날카로운 날 끄트머리가 레이무의 피부 속으로 살짝 들어갔다. 멍한 표정으로 있는 2번 레이무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나는 말을 이었다.
"나쁜 윳쿠리는 벌을 받아야 하는 거야."
*자작설정 있습니다*
----------절취선----------
"유......?"
2번 레이무는 큰 눈을 돌려 자신의 옆머리를 살짝 찌른 메스를 쳐다봤다. 녀석의 눈동자가 불안하게 흔들리더니, 마침내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유아아아아아!!"
엄살도 심하다. 팔소가 나오지도 않을 정도로 살짝 찌른건데, 이런 정도로도 마치 다 죽어가는 듯한 비명을 지르고 있다. 아직 시작한것이라고 볼수도 없는데 이렇게 소리를 지른다면 실험에 들어갈때쯤에는 얼마나 시끄러울까. 입을 구워서 파는 이유를 확실히 알것 같다.
"어째서 이런 느그탸지 못한 짓을 하는거야아아아아아아!!!"
2번 녀석이 삐익 비명을 지르자, 1번 레이무는 잘됐다는 듯 통통 뛰면서 좋아한다. 다른 녀석들은 구석에 뭉쳐 부들부들 떨며 메스를 든 내 손과 2번 레이무를 지켜볼 뿐이었다.
"내가 말했잖아? 2번 너는 나쁜 윳쿠리라고. 언니야에게 대들고, 나에게도 대들고.....그러니까 벌을 주겠다고."
"레, 레이뮤는 느그탸게 댤콤댤콤을 먹고 싶었을 쁀이라규! 레이뮤는 쟐못한거 없다규! 어셔 놔줘! 놔댤랴규 이 게슈 오빠야!"
이런이런.....결국 '1번이 무슨 엄마야 노릇을 했느냐' 라는 항변은 안 나오는구만.
"봐, 이번에도 또 오빠야를 욕했어. 역시 벌을 줘야겠구나."
나는 2번 레이무를 샬레에 내던지듯 내려놨다. 아프다고 소리쳤지만 이제 죽을 녀석에게 미안하단 말은 필요 없겠지.
"레이뮤를 느그탸게 집안으로 넣어줘! 그리고 댤콤댤콤을 잔뜩 너달라규!"
"그래그래, 알겠다. 우선 벌부터 받고 말이지."
"벌은 져 응응게슈에게주.....유앗?"
레이무종은 뭐랄까, 옆머리? 빨간 천 비슷한걸로 감싸여 있는 옆머리카락이 길게 나있어서 옆으로 구멍을 뚫기 어려워 보였다. 그리서 나는 녀석의 뒷통수에 구멍을 내기로 생각했는데, 뒤에는 커다란 리본이 붙어 우선 이 녀석을 떼어내기로 했다. 나는 왼손으로는 놈을 붙잡고, 오른손으로는 머리장식 리본을 붙잡고 떼어내려고 했다. 그런데 이 머리장식이란 녀석, 꽤 단단히 붙어있는게 아닌가.
그냥 포스트잇 떼듯이 가볍게 잡아당기면 톡 하고 빠질거 같았는데, 이게 나름 강도가 있다. 뭐 본드로 붙인 것마냥 단단한건 아니고, 말하자면 딱풀로 붙인 종이 같다는 느낌?
"레이뮤의 느그탼 리본씨를 건드리지먀!"
"시끄러워."
팟, 나는 녀석의 리본을 떼어버렸다. 당분으로 된 녀석의 머리카락이 몇올 붙어 나왔지만 그런건 아무래도 좋았다. 녀석은 나를 돌아보고 뛰면서 항의했지만,
"레이뮤의 리본씨를 느그탸게 돌려주.....유겟?!"
착지가 나빴다. 미끄러운 샬레니 당연하겠지. 나는 미끄러져 앞으로 자빠진 놈을 손가락으로 꽉 눌렀다(물론 터지지 않게 힘조절을 하면서). 그리고 녀석의 뒷통수로 메스를 가져갔다. 어디보자....여기가 좋겠군. 나는 아까와는 비교도 안되게 깊히 메스를 찔렀다. 푸욱.
"윳앗앗앗앗앗앗앗앗앗!!!"
녀석의 얼굴은 샬레에 눌려 있었기 때문에 제대로 된 비명을 지르진 못했다. 소리도 그리 크지 않다. 하지만 케이지 안헤 있는 녀석들에게 들릴 정도는 되었는지 1번 윳쿠리는 더 신이 나서 날뛰었다.
"윳윳윳! 레이뮤의 댤콤댤콤을 훔치려규한 게슈는 느그탸게 쥭으라규!"
1번이 신경사납게 지껄였지만 난 최대한 무시하도록 노력하면서, 2번의 뒷통수 윗부분에 작은 구멍을 내었다. 최대한 팥소가 안 흐르게 조심해서 피부만을 잘랐다. 그리고 그 동안 샬레에 얼굴이 눌려있던 녀석을 다시 일으켜 세운뒤, 아크릴 케이지를 향하도록 하고 움직이지 못하게 정수리를 쿡 눌렀다. 2번이 자기쪽을 향하자 1번은 킬킬킬 웃으며 혀를 내밀거나 응응을 누는 등 녀석을 다시 약올리기 시작했다.
"유큭!"
2번도 울컥해 달려나가려고 했지만 내가 누르고 있는 터라 나가지 못했다. 가루약 등을 푸는, 아주 작은 사이즈의 약숟가락을 들며 내가 말했다.
"이제부터 벌을 받는거다. 발 받으면서 자기가 뭘 잘못했는지 곰곰히 생각해봐."
"유! 느그탼 레이뮤는 하나도 쟐못한게 없......유아아아아아아아악?!"
나는 약숟가락으로 동그랗게 구멍을 낸 레이무의 뒤통수에서 조금씩 팥소를 떠내기 시작했다. 레이무가 비명을 지른 이유가 바로 그것 때문이다.
첫 번째 실험, [팥소의 기능과 윳쿠리의 지능과 생명력에 미치는 영향]. 그것을 위해 녀석의 뒷통수에 구멍을 내고 팥소를 떠내는 것이다.
"유아아아아아! 레이뮤의 느긋한 팥소씨갸아아아아! 그만뎌어어어어어어!"
세 숟가락 떠냈는데도 거의 죽을 것같이 비명을 지른다. 덕분에 케이지 구석에서 몰려있는 녀석들은 실금까지 한다. 잘 봐둬, 이게 너희들의 미래니까 말야- 속으로 중얼거리며 나는 다시 한 숟갈 한 숟갈 2번의 팥소를 떠낸다. 물론 그때마다 찢어지는 비명이 덤으로 딸려왔다. 이래서 입을 굽는 거구나. 이래서.....
한 숟갈 한 숟갈 떠내면서 느낀건, 아직 어려서 그런건지 이 녀석들 팥소가 굉장히 신선하다는 것이다. 적당히 촉촉하고 윤기도 자르르 흐르는 녀석의 팥소를 보자니 나도 모르게 입 안에서 침이 꿀꺽 넘어갔다. 윳쿠리 가공소가 있을법도 하구나. 이번 실험이 끝나면 가공소에서 만든 만쥬라도 사러 가볼까.
푹.
"유아아아아악!! 느그탸게 그만둬어어어어!"
푹.
"유아아아아악!! 어째서 이런 짓 하는 거야아아아아아!"
푹.
"됴와져! 뉴갸 레이뮤를 됴와져어어어어어!"
어느새, 팥소의 6분의 일을 퍼냈다. 녀석의 호흡은 가빠지고 있었지만, 이건 고통때문에 그런거지 사람으로 치면 피가 모잘라서 호흡곤란으로 헐덕거리는 그런건 아닌 모양이었다. 이 정도 퍼냈으니, 다음 단계로 넘어갈까. 나는 숨을 헐떡이는 녀석에게 쿠키 조각을 줬다. 그걸 본 1번 녀석이 케이지 저편에서 펄쩍펄쩍 뛰면서 난리를 쳤지만 무시했다.
"레이뮤에게 댤콤댤콤을 쥬라규! 게슈에게 왜 댤콤댤콤을 쥬는 거야아아아!"
"유후, 유후....윳?"
"달콤달콤이다. 먹어라."
"댜, 댤콤댤콤! 이거면 느그톄질수 있어!"
와구와구 쿠키를 먹는 레이무. 나는 그동안, 녀석의 팥소를 퍼낸 구멍을 유심히 보고 있었다. 이건 팥소의 기능 실험이다. 먹이를 먹으면, 그 먹이는 윳쿠리의 체내에서 팥소로 변환되어 신체의 일부가 된다고 하는데, 그 말이 맞다면 내가 팥소를 파낸 부분이 재생될 터였다.
"우꺽우꺽- 행뽁!"
과연 재생이 될까.....? 쓰윽 구멍을 본 나는 놀라움을 거둘 수 없었다. 천천히 녀석의 팥소가 늘어나는게 아닌가. 물론 쿠키조각 하나 먹었다고 내가 파낸 6분의 일 분량의 팥소가 전부 재생된건 아니었다. 아주 약간만 재생되었을 뿐이었다. 하지만 그래도 놀랍지 않은가. 먹이를 먹는 행동만으로도 상처를 재생시키는 생물이라니.
"달콤달콤은 맛있었어?"
"윳! 느그탸게 맛있었다규! 그럼 레이뮤님을 집에 넣어달라규!"
윳쿠리는 자기 머라장식이 없어지면 절실하게 그걸 찾는다는데, 아직 아기라서 이런건가. 뭐 약간이지만 기운도 차린것 같고 하니.....나는 다시 녀석의 정수리를 꾹 눌렀다.
"유, 윳?! 무슌짓을 하뉸거야? 느그탸게 레이뮤님을 집에 넣어달랴규! 뺠리!"
"다시 벌을 받아야지."
"유? 무슌소릴.....유아아아아아!"
푸욱. 푸욱, 푸욱. 벌과 실험을 빙자한 학대가 다시 시작됬다. 어린 윳쿠리의 비명소리가 귀청에 시끄럽게 울렸다.
십분 뒤.
"유후.....유후......"
사분의 일을 퍼냈다. 녀석은 확실히 지쳐 있었다. 오동통하던 뺨이 헬쓱하게 들어가 있었고, 눈도 힘없이 쳐져 있었다. 피부에는 설탕물로 된 땀이 흐른다. 샬레 밑에도 설탕물이 흥건했는데, 그건 땀도 땀이지만 녀석이 고통을 참지 못해 실금을 했기 때문이다.
"어때, 이제 너가 잘못했다고 생각하지?"
"유후, 유후.......레이뮤는, 쟐못하지, 않았셔....."
"그래? 그럼 더 벌을 줘야겠네."
"마쟈마쟈! 더 벌을 쥬라규! 게슈는 느그탸지못하게 벌을 받아야돼!"
십분 전에는 멀쩡했던 녀석이 완전히 힘이 빠져 있었다. 팥소를 풀때마다 환호성을 올렸던 1번 녀석에게 비명을 지르면서도 지지않고 악다구니를 썼던 녀석이 이젠 대응도 안한다는걸 보면 알수 있다. 대응할 여유가 없다는 거겠지. 하지만 아직 지능이나 신체 대사에는 큰 문제가 없는 듯 싶었다. 땀을 흘리고 실금을 한다는게 그 증거였다. 푸욱. 나는 다시 약숟가락을 움직였다.
"유아아아아아아!"
힘없는 목소리로 대꾸했던 녀석이 언제 그랬냐는 듯 비명을 질러댄다. 아직 기운은 있구먼.
"윳윳윳! 오빠야 힘내라규!"
1번 녀석의 응원같지도 않은 응원을 들으며, 나는 약숟가락을 부지런히 움직였다.
삼십분 뒤.
사분의 삼을 퍼냈다. 여전히 과자를 먹이면 재생은 되는 듯 싶었지만, 6분의 일을 퍼냈을 때, 이분의 일을 퍼냈을 때보다 재생 속도는 느렸다. 아무래도 팥소의 숫자가 줄어서 재생능력에도 문제가 생긴듯 싶다.
"어때, 이제 자신이 나쁜아이라는 생각이 드냐?"
"레, 레이뮤......자, 잘못 없....."
"더 벌줘야겠네......"
"유, 유유, 유아아, 유아아악, 그.......먄듀...."
말을 더듬거리기 시작한 녀석은, 팥소가 육분의 일정도밖에 안남자 이상행동을 보였다. 미약하게나마 버둥거리던 녀석은 이쯤 되자 거의 저항하지 않게 되어, 나는 손가락으로 누르지도 않은채 여유롭게 퍼내고 있었다.
"유후, 유후, 유후....레이뮤.....에헤헤헤, 헤에헤에헤...."
뭐야, 이 녀석? 나는 녀석을 집어들었다. 축 늘어진 녀석의 얼굴을 보니, 완전 맛이 가 있었다. 초점없이 멍한 눈동자에, 입에는 침이 질질 흐르고 있었다. 녀석을 흔들며 말을 걸었지만, 입에서 나오는 말은 도통 알아들을수 없는 말이었다.
"레에이뮤우......느으그치이.......에헤에헤에헤에........"
팥소의 양이 줄어들자, 지능에 문제가 생긴 건가. 나는 녀석을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
"너는 누구지?"
"......느그치이......"
"나는 누구지?"
"댜아알코옴댜아알코옴 죠오아아아......헤에헤....."
"윳윳윳! 언니야에게 덤빈 게슈가 바보씨가 됐네? 윳윳윳! 느그치 바보가 되라규!"
1번 녀석이 신이 나서 폴짝폴짝 뛰었다. 자기 자매가 바보가 되었는데도 좋다 이건가. 어쩌면 자매라는 인식은 이제 없어지고, 자신의 식사를 방해한 적, 게스라는 인식만 남아있는지로 모른다. 뭐 어쨌든, 이렇게 바보가 된 상태에서도 먹이는 제대로 먹을수 있을까? 바보라도 최소한의 생존본능은 있을 터. 나는 다시 녀석에게 쿠키 조각을 줬다.
"자, 달콤달콤이다. 먹어봐."
"댜알코옴.....머어그을래에....."
느릿느릿하지만 녀석은 천천히 쿠키 조각으로 다가갔다. 적어도 먹이에 대한 인식은 있는것 같았다. 다만 신체적 능력이 굉장히 느려 보는 내가 답답해질 지경이라는게 문제랄까. 우거억우거억, 해애앵보오옥. 어휴, 이건 뭐...... 팥소가 재생하는 속도도 진짜 느리게 재생된다. 슬로우 비디오 보는 느낌이랄까. 나는 녀석이 먹고있던 쿠키 조각을 뺏은 뒤, 다시 팥소를 퍼내기 시작했다.
이제 팥소는 칠분의 일밖에 안남았다. 레이무는 축 늘어진채 아무 움직임도 보이지 않았다.
"야, 이제 좀 반성 했냐?"
녀석을 툭 건드려보지만 반응도 하지 않는다. 팥소도 거의 없어, 벗어놓은 옷가지같이 흐늘거리는 레이무를 붙잡아 쳐다봤다. 젤리 재질의 눈은 완전히 생기를 잃어버렸고, 혀는 입 박으로 나와 축 늘어져 있었다. 축축 늘어지는 녀석을 손가락으로 툭툭 건드렸지만 아무 소리도, 움직임도 없었다. 유후거리는 숨소리도 나지 않는다.
죽었군. 결국, 팥소는 음식을 먹으면 재생되고 윳쿠리의 움직임과 지능에도 관여하는것 같았다. 그리고 팥소가 크게 줄어들면 사람이 과다 출혈로 죽듯이 죽는다. 나는 텅 빈 가죽 주머니같이 늘어진 녀석을 붙잡아 케이지 안으로 휙 던졌다. 그 동안 구석에서 부르르르떨면서 자매가 죽는 모습을 지켜보던 녀석들의 얼굴에 두려움이 드리워졌다.
"유힉?!"
"유유윳! 무셔워어어어!"
"괴물이야아아아!"
.......쪼르르 달려와서 자매의 죽음에 애통해 한다던지 하는건 바라지도 않았지만, 일주일 넘는 시간동안 같이 뛰어놀고 부비부비도 한 주제에 전혀 다른 존재, 즉 괴물이라고 부르면서 무서워 하다니. 눈 앞에서 머리장식이 없어졌으니 알아보지 못해서 저러는건 아니겠지만, 나는 2번이었던 시체를 집어들어서 리본을 붙인 뒤 다시 케이지 않으로 넣었다. 그래도 결과는 똑같았다. 매정한 녀석들이군. 하지만 1번의 반응은 예상대로였다. 폴짝폴짝 뛰면서 '게슈가 쥭었으니 더 느긋해질수 있다'고 소리친다. 진짜 오만 정나미가 다 떨어진다. 내일이 되면 먹이를 먹는 입이 줄어드니, 저 녀석이 더 많이 먹을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나는 2번의 시체를 가리키며 윳쿠리들에게 말했다.
"자, 1번 언니야에게 덤빈 녀석은 이렇게 제제받아 죽었다. 언니야가 엄마야 없는 대신 너희들을 돌보고 있잖아? 그런데 그런 언니야에게 덤비면 느긋하지 못한 게스겠지?"
"유, 유우...."
두려움에 가득찬 눈으로 녀석들이 나를 올려다봤다. 물론 1번 레이무는 윳햄 소리를 내며 거드름 피우듯 몸을 부풀리고 있었지만.
"나는 게스 윳쿠리들이 아주 싫어. 그러니까 게스짓을 하는 녀석은 용서 못해. 2번 처럼 된다는 말이야. 알겠지? 다들 조심해서 행동해."
내 말을 들은 윳쿠리들이 어떤 생각을 할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이 녀석들은 어쨌든 실험에 쓰일 재료일 뿐이니까. 나는 2번의 시체도 버려둔 채 획 몸을 돌려 케이지에서 멀어졌다.
*자작설정 있습니다*
다음날.
아침 일찍 수업이 있어서 나갈 채비를 하며 아크릴 케이지를 흘끔 쳐다봤다.
"유우....유우....."
"유후....느그탸게....."
녀석들은 천이 깔린 케이지 구석에서 하나로 뭉쳐 자고 있었다. 어제는 서로 먹이 때문에 죽일것처럼 싸우더니......2번의 시체는 내가 떨어뜨린 그곳에 그대로 남겨져 있었다. 그러나 그뿐만이 아니었다. 2번의 시체는 지저분하게 더럽혀져 있었다. 어제 실험을 끝내고 케이지에 던졌을 때는 그래도 깨끗한 밀가루 가죽이었던 2번의 시체는 녀석들이 응응이라고 불리는 배설물 투성이로 얼룩덜룩 더러워져 있었다.
같은 줄기에서 태어나 서로 뛰어놀며 부비부비하던 녀석이었는데 이제는 화장실 취급이라니. 이건 진짜......나는 세상 모르고 자는 녀석들에게 경멸 섞인 시선을 보냈다. 모습만 본다면 정말로 귀여운 녀석들이지만, 그 속에 숨겨진 지독한 본성을 안다면 누구라도 윳쿠리를 싫어하게 될 것이다.
탕탕, 거칠게 케이지를 두들기자 자고 있던 녀석들이 화들짝 깨어난다.
"유, 윳?!"
"무슌일이야?"
"레이뮤는 더 쟈고싶다규!"
주위를 두리번거리던 놈들은 나를 보자 볼을 부풀리며 불만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노예 오빠야가 레이뮤를 느그탸지못하게 깨웠어!"
"노예 주졔에 귀여운 레이뮤의 잠을 방해하지 말라규!"
"배가 고프다규! 빨리 댤콤댤콤을 바치라규!"
흥, 코웃음을 친 나는 녀석들의 말을 무시한채 가방을 매고 집을 나섰다.
"과제는 다들 잘 되가나요?"
오늘의 수업을 끝내며, 교재를 정리한 교수님이 말했다. 다들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웅성거리는 것을 보며 교수님이 다시 말했다.
"사실, 윳쿠리의 신체에 대한 건 인터넷만 뒤져봐도 다 알수 있어요. 그런데 왜 내가 이런 과제를 내줬나 다들 궁금해 할 거라고 생각합니다만, 살아있는 생물을 다루는 학문을 배우는 이상 그 생물을 실제로 체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여러분,"
다들 교수님의 입만 쳐다봤다.
"인터넷 검색이나 책에서 나오는 내용을 실험해도 괜찮습니다. 이 과제물은 여러분이 윳쿠리에 대한 모든 것을 체험해보라고 내는 과제니까 꼭 참신한 것만 실험해야지 라는 부담감 가지지 말고 하도록 하세요. 그럼!"
호오, 그러니까 '저부를 구우면 움직이지 못한다' 같은 뻔하디 뻔한 것도 기록해도 된다는 말이로구만. 보고서에 쓸게 더 늘겠는데.... 나는 교과서를 챙겨넣은 뒤 다시 집으로 향했다. 그나저나 녀석들, 지금쯤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아침 저녁으로 주던 쿠키를 오늘 아침에는 주지 않았다. 아마 지금쯤 배고파서 난리가 났겠지?
"윳윳윳! 어디꺘다오는거야!"
"느그탸지못하게 배고퓨다규! 빨리 댤콤댤콤을 바치랴규!"
제일 설쳐대는 1번을 비롯해 네다섯 마리는 늘어져서 팔자 좋게 자고 있어, 조용할 거라고 생각했지만 역시 게스의 핏줄 아니 팥줄을 타고난 녀석들이 어떤 놈이든 안 시끄러울수가 없지. 배고프다고 시끄럽게 떠들어대며 밥을 요구한다.
"윳! 빨리 빨리 레이뮤들에게 댤콤댤콤씨를 달라규!"
아크릴 벽에 몸을 툭툭 부딫히며 말하는 놈들에게 나는 응응투성이가 된 2번의 시체를 가리키며 말했다.
"이거 달콤달콤이잖아. 먹어."
"뿌우! 노예 오빠야는 느긋하지 못해! 이런 슈레긴 오빠야나 처먹어! 레이뮤들에게는 댤콤댤콤을 주라규!"
"말이 나온 김에 빨리 이 슈레기와 응응도 치우라규! 느긋할수 없다규!"
아기 주제에 자매의 시체를 보고 거리낌없이 쓰레기라고 말한다. 7번이라구? 좋아, 오늘은 너를 쓰레기로 만들어주마.
통통 튀면서 녀석은 제일 친한 자매로 보이는 다른 두 녀석과 함께 나를 재촉했다. 옷 갈아 입고 가방 내려 놓고 손이라도 좀 씻어야 밥을 주든지 말든지 하지. 안 그래도 오만 정나미가 다 떨어졌는데 계속 건방진 소리를 내뱉어 짜증을 돋군다.
"윳! 옷따윈 빨리 벗고 느긋한 레이뮤님에게 댤콤댤콤을 바치라규!"
"노예쥬제에 레이뮤님을 기다리게 하지 말라규! 제재해버리기전에 좋게 말할때 내놓으라규!"
8번, 9번......니놈들도 두고보자. 비누로 손을 씻고 수건으로 닦은 나는 녀석들의 눈 앞에서 쿠키를 꺼내 흔들었다. 더럽게시리 침을 질질 흘리고 난리가 났지만 아크릴 벽에 막힌 터라 팔짝팔짝 뛰기만 할 뿐 쿠키는 얻을수 없다.
"유와아! 댤콤댤콤씨다아!"
"뺠리뺠리줘어!"
8번 녀석이 자고 있는 1번을 흘끔 훔쳐보며 재촉한다. 이제 1번이 먹이를 거의 독차지한다는걸 녀석들도 알고 있는 듯 하다. 먹이를 가장 많이 먹는 1번을 비롯해, 다른 녀석들이 자고 있을때를 노려 자기들이 전부 먹으려는 거겠지, 아마? 나는 씨익 웃으면서 녀석들을 떠봤다.
"왜? 다들 깨서 같이 먹어야지. 가족이잖아?"
뿌우, 7번이 볼을 부풀리면서 말했다.
"닥치라규! 귀여운 레이뮤만 댤콤댤콤씨를 느긋하게 먹을 거라규!"
"마쟈! 다들 쟈니까 더 많이 먹을수 있다규! 레이뮤들만 느긋하게 먹을 거라규! 노예 쥬제에 말대답하지 말규 뺠리뺠리 내놓으라규!"
2번이 죽는걸 어제 봐놓고서도 이렇게 건방을 떨다니. 하기사 처음 왔을때부터 이 모양이었지. 어쨌든 아무리 머리가 나쁘다지만 그 정도 잔머리는 돌아간다 이건가. 아기 주제에 제법인데? 하지만 너희들의 뜻대로는 할 수 없지. 탕탕탕, 아크릴 케이지를 두들겨 자고 있던 녀석들을 깨웠다. 화들짝 놀라면서 자고 있던 녀석들이 깬다. 내 앞에서 건방진 소리를 늘어놓으며 먹이를 요구했던 7,8,9번의 얼굴이 일그러진다.
"윳! 무슌짓을 하는고야! 레이뮤들만 느긋하게 먹을 거라규 했쟎아!"
"듀드리지 말라규! 뺠리 댤콤댤콤을 내놓으라규!"
녀석들이 볼을 부풀리며 뭘 하든 나는 무시하고 탕탕탕 두드리며 큰 소리로 말했다.
"자~ 달콤달콤씨가 있다!!"
윳윳윳, 어느새 다들 깨서 폴짝 폴짝 뛴다.
"윳? 댤콤댤콤씨가 어딨어?"
"져기 있다!"
콩콩콩, 다들 쿠키를 들고 있는 쪽으로 몰려오자 7,8,9번은 모래 씹은 것처럼 오만상을 찌푸렸다. 하지만 다른 녀석들은 그러든지 말든지 다들 쿠키만 쳐다보며 떠들기 시작했다.
"노예 오빠야는 들고있지만 말규 뺠리 댤콤댤콤씨를 내놓으라규!"
"레이뮤님에게 빨리 내놓으라규!"
툭, 나는 녀석들의 눈 앞에서 쿠키를 반으로 쪼갰다. 놈들의 눈이 둥그래지더니, 다들 나에게 폭언을 쏟아낸다.
"무슌짓을 하는고야!! 댤콤댤콤을 통쨰로 다 내놓으라규!"
"느긋할수 없다규!"
"제재해버리기 젼에 제대로 된 댤콤댤콤을 내놓으라규!"
"노예 쥬제에 레이뮤님들의 댤콤댤콤을 건드리지 말라규!"
그 와중에도 쿠키는 반으로, 사분의 일로 줄어든다. 결국 녀석들의 눈 앞에서 쿠키는 오분의 일로 줄어들었다. 그때마다 녀석들의 표정이 함께 일그러지는게 진짜 웃겼다. 어쨌든, 나는 오분의 일 쿠키를 사육장으로 던졌다.
"맛있게 먹어라~"
뿌우! 놈들은 어제처럼 또 볼을 부풀리며 뭐라고 지껄인다. 노예 주제에, 죽어버려, 게스, 제재해버리기 전에 어쩌구....... 하지만 알바 없지. 조금 떨어진 곳에 앉아 관찰해 보실까. 아니나 다를까. 욕해봐야 소용없다는걸 깨닫고는 다들 쿠키로 우루루 달려들어 우걱우걱 소리를 내면서 먹기 시작한다. 진짜 시끄럽구만. 저 우걱우걱거리는 거 어떻게 안될까? 어쨌든, 2번이 죽어서 입이 줄긴 했어도, 여전히 오분의 일정도 밖에 안돼는 쿠키는 많이 먹고 자라야 할 9마리의 아기 윳쿠리에게는 턱없이 부족하다. 1번 윳쿠리가 거의 대부분을 독식하지 않았냐고? 하지만 1번도 나머지 8마리의 자매들에 비해서 조금 크다 뿐이지, 어미들이 정상적인 영양을 공급해주는 다른 윳쿠리 아기들에 비해서는 작을 것같다. 1번을 제외한 다른 아기 윳쿠리들의 덩치가 방울 토마토보다 조금밖에 크지 않다는 것을 본다면 틀린 말은 아니겠지. 내가 이런 저런 생각을 하는 동안, 1번에 밀려 다른 윳쿠리들이 윳윳소리를 내며 쿠키에서 밀려나 케이지 바닥을 굴렀다. 밀려난 녀석들은 다시 통통 뛰어가 쿠키를 먹으려고 했지만, 그때마다 얼굴을 찌푸린 1번에 의해 다시 밀려났다.
"유아아아앙! 레이뮤도 댤콤댤콤 머글래에에에!!"
세번이나 밀려난 10번이 엉엉 울음을 터뜨리자, 1번은 얼굴을 찌푸린채 쏘아붙였다.
"시끄럽다규! 언니야가 느긋하게 식사하는데 방해하지 말라규!"
우걱우걱, 행복. 윳쿠리들이 밥, 특히 달콤달콤을 먹을 때 내는 소리지만 케이지 안에서는 1번과 나머지 두 마리만이 그런 소리를 냈다(냈다고 해도, 소리가 작았다). 나는 케이지로 다가가 확인했다.
나름 만족스럽게 먹은 녀석들은 1번과 3번, 4번. 하지만 나머지 5번, 6번, 7번, 8번, 9번, 10번은 조금밖에 먹지 못했다. 특히 다들 자고 있는데 혼자 깨서 먹이를 요구했던 7,8,9번. 이 녀석들은 내카 케이즈로 다가오자 거의 죽일 듯한 표정으로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나는 최대한 뻔뻔한 표정을 지으며 윳쿠리들에게 말했다.
"어이, 다들 배부르게 먹었지?"
"느긋하게 먹었다규! 하지만 부족하다규! 노예는 어서 댤콤댤콤을 더 바치라규!"
........1번 넌 좀 닥치고. 다른 윳쿠리들은 제각각이었다. 바닥에 흩어진 과자 부스러기들을 날름날름 핱아 먹는데 정신이 팔려있는 놈, 별로 먹은 것도 없을텐데 누워서 응응을 하는 놈(그것도 2번 시체 위에). 그 외에 다른 놈들은 불편한 표정으로 1번과 나를 번갈아 흘겨봤다. 후후후, 배고프겠지. 하지만 나는 그런건 전혀 모르겠다는 투로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
"응? 왜들 그러는거야? 언니야는 배부르게 먹었다는데?"
"느긋하지 못한 노예는 닥치라규!"
버럭, 레이무 하나가 소리를 지르며 폴짝 폴짝 뛰며 대들었다. 8번이다. 그러자 맞장구 치듯이 7번과 9번이 내쪽으로 쪼르르르 달려와 볼을 부풀리며 소리친다. 우걱우걱 소리내며 먹는 것하고 저 볼따구 부풀리는 것하고, 진짜 보기 싫다. 진짜로. 어쨌든 바늘로 살짝 찌르면 펑 터질것처럼 볼을 부풀리며 대들었다.
"노예 오빠야 때뮨에 레이뮤가 느긋할수 없게 됐어!"
"마쟈! 느긋하지 못하게 됐어!"
씨익, 나는 속으로 웃으면서 목소리만은 당황한 목소리로 말했다.
"잠깐, 뭔 소릴 하는거야? 나는 너희들에게 집과 밥을 줬다고? 이 이상 어떻게 더 느긋하게 해줘?"
"이 게슈 노예가! 아까 다들 쟈고 있을때 레이뮤들에게만 댤콤댤콤을 줬다면 레이뮤들은 느긋해질슈 있었어!"
"마쟈! 레이뮤들에게 느긋하게 사과하라규! 그리고 댤콤댤콤을 더 바치라규!"
하하. 이 녀석들, 혼자서만 달콤달콤을 독점하려고 했다는 걸 다른 자매들 앞에서 스스로 까발리고 말았다. 이제 내가 '이 녀석들은 욕심쟁이라 달콤달콤을 혼자 다 먹으려고 했다' 라고 외치는 것만 남았.........
"느긋하게 쥬거!"
"유끽!"
그때였다. 1번 윳쿠리가 내 앞에서 항의하고 있던 9번에게 몸통박치기를 했다. 9번은 비명을 지르며 뒹굴뒹굴 케이지를 굴렀다.
"어째서 이런짓을 하는고야아!"
9번이 일어나며 소리쳤지만 1번은 당연하다는 듯이 대꾸했다.
"댤콤댤콤씨를 혼쟈서만 먹으려규 한 레이뮤는 게슈라규! 느긋하지 못하게 제재한다규!"
뭐, 알아서 싸우네. 후후훗. 7번과 8번이 9번을 부축해서 일으켜 세우는 것을 보며 나는 녀석들 사이로 손을 넣어 말했다.
"언니야 말이 맞아.혼자서만 달콤달콤을 먹으려고 한 너희들이 나쁜거야."
"유윳? 어째서?!"
윳헴, 고개를 들고 거드름을 피우는 1번과는 달리 나머지 녀석들은 어이 없다는 표정으로 나를 쳐다봤다.
"어째서냐니? 어제 말했잖아? 언니야가 엄마야 대신이라고. 언니야는 엄마야들 대신해서 너희를 돌보느라 힘들잖아. 그러니 더 많이 먹어야지. 안 그래?"
팔짝 팔짝. 녀석들은 내가 말을 끝내지도 않았는데 내 손에 몸을 부딫히며 소리질렀다.
"시끄럽다규! 레이뮤에게 느긋해질수 있는 댤콤댤콤을 내놓으라규!"
"노예 오빠야 때문에 느긋하게 댤콤댤콤을 못먹었다규! 책임지라규!"
"게슈 주제에 잔말이 많다규! 레이뮤님이 하라면 군말 말고 하라규!"
.......1번이 무슨 엄마야 노릇을 하냐는 반론은 아직도 안나온다. 그저 자신들의 요구만을 내세우며 그게 관철되지 않으면 소리 지르고 땡깡을 부린다. 진짜 못말리는 녀석들이구만. 나는 가볍게 손을 휘저어 부딫혀오는 놈들을 튕겨냈다. 유겍 소리를 내며 떼구르르 케이지를 구른 놈들은 다시 일어나, 다른 레이무들을 보고 소리쳤다.
"다들 이 게슈 노예를 제재하자규! 느긋하게 댤콤댤콤씨를 바치게 만들자규!"
.........하지만 아무도 호응하지 않았다. 3번도, 4번도, 5번도, 6번도, 10번도. 전부 싸늘한 눈으로 세 녀석들을 흘겨볼 뿐이었다. 자매들의 반응에 당황했는지, 7번이 앞으로 한발짝 나서며 다시 소리쳤다.
"다들 왜 느긋하지 못하게 있는 고야? 힘을 합쳐 게슈를 제재하자규!"
흥, 7번의 호소에 다들 콧방귀를 뀌며 등을 돌렸다. 또 다시 냉담한 반응에 7번은 울상이 되더니 삑 소리를 질렀다.
"어째서 레이뮤의 말을 듣지 않는고야아아아!"
"시끄럽다규!"
다른 자매들이 맞서서 삑 소리를 지른다.
"레이뮤는 우리들이 자는 새에 혼쟈서만 댤콤댤콤씨를 먹으려규 했다규!"
"느긋할슈 없다규!"
"혼쟈서만 느긋해지려는 윳쿠리는 게슈라규!"
"느긋하게 쥬거!"
"쥬거!"
어느새, 자매 윳쿠리들이 쪼르르 몰려와 7,8,9번을 둘러싸고 온갖 욕을 퍼붓고 있었다. 1번은 멀찌감치 떨어져 우월감이 가득한 표정으로 훗훗 거리며 그 광경을 느긋하게 보고 있었다. 점점 분위기가 험악해지더니, 마침내 한녀석이 7번에게 달려들었다.
"게슈 레이뮤는 저 슈레기처럼 영원히 느긋해져 버리라규!"
"유삐이!"
"맞다규! 슈레기와 같이 있는 응응씨나 느긋하게 먹으라규!"
쾅쾅, 다른 녀석은 8번 위에 올라가 폴짝 폴짝 뛰면서 짓눌렀다.
"유삐이이이! 그만듀라규! 느그타지 못하다규우우우!"
오늘 실험에 쓸 녀석들인데 집단구타로 흠이 생기면 곤란하지. 나는 손을 휘저어 세마리 윳쿠리들을 둘러싼 녀석들을 흩어지게 했다.
"왜 말리는 고야아! 게슈는 느긋하지 못하다규!"
"노예 주제에 레이뮤님이 하는 일에 끼여들지 말라규!"
이 새끼들이....확 케이지 안에 물을 붜버릴까? 나는 놈들에게 말했다.
"그래 그래. 잘 알겠어. 이 녀석들, 확실히 느긋하지 못한 게스들이지?"
맞다규, 그래그래. 다들 고개를 끄덕이며 소리친다.
"그럼 게스는 어떻게 해야할까? 오빠야가 데려가 벌을 줘도 될까?"
폴짝 폴짝. 놈들은 방방 뛰면서 좋다고 소리지른다. 어서 데려가라고 외치는 놈도 있다. 같은 가족임에도 불구하고 자매를 이렇게 쉽게 넘기다니.
"그럼 결정됬네."
"유....윳?! 레이뮤가 하늘을 나는거 같아!"
나는 얻어맞지 않은 9번부터 먼저 집어 올렸다. 그리고 7번과 8번도 들어 올려 손바닥 위에 올려놨다. 다행스럽게도, 피부가 터진다거나 하는 심각한 부상은 입지 않았다. 이번 실험의 주제가 피부인데 상하면 안돼지. 그렇고 말고. 내가 이런 저런 생각을 하는 동안, 7번이 다시 뺨을 부풀리며 말했다. 다치진 않았지만 그래도 얻어맞은게 분했는지 씩씩대고 있었다.
"레이뮤님을 다시 느긋하게 집으로 넣어달라규! 그리고 져기 게슈들을 전부 제재하라규우우!"
내가 아무 말도 없자, 녀석은 다시 소리를 삐익 질렀다.
"레이뮤님의 말을 무시하지마아아아아아아아아!"
"닥쳐라, 시끄러운 새끼....."
"윳, 므슌소리.....유겟?!"
나는 작은 아크릴 케이지에 세 마리를 무성의하게 휙휙 집어넣었다.
"이게 무슌짓이야아아아아! 레이뮤님을 원래 집으로 넣어달라규우우우우우우!"
거참 시끄럽네.....곧 죽을 주제에. 나는 소리치며 항의하는 8번을 집어들었다. 실험 시작이다.
*자작설정 있습니다*
"윳! 게슈 노예는 느긋하게 레이뮤를 내려놔!"
내 손에 잡힌 8번이 볼을 부풀리며 소리쳤다. 그래그래, 앞으로도 그렇게 건방진 소릴 내뱉을수 있나 보자. 나는 메스를 집어들고 8번의 눈 앞으로 가져갔다.
"유, 유힉?!"
사악.....8번의 얼굴에서 핏기, 아니 팥기가 사라진다. 아무리 멍청해도 어제 이것으로 자매가 느긋하지 못한 일을 당했다는 것 쯤은 금방 기억할 수 있겠지. 부르르르, 방금 전만해도 의기양양하게 명령질을 했던 녀석이 몸을 떨며 실금을 한다. 나는 녀석의 공포따윈 모른다는 투로, 일부러 태연하게 메스의 번득이는 날을 보여주며 말했다.
"자, 이게 뭔지 8번 너도 알지? 이걸로 제재해줄 거야."
"유아아아! 그만둬어어어어어!"
.......아직 메스로 찌르지도 않았다. 단지 예리한 메스의 날을 보여준 것 뿐인데 기차 화통 삶아 먹은 것처럼 비명을 지른다. 덕분에, 7번과 9번이 8번을 올려다본다. 녀석들도 메스를 보고 기겁해서 울부짖는다.
"유아아아!! 느긋하지 못하다규우우우우!!"
"레이뮤 집에갈래애애애애애애!"
크크크, 아까의 위세는 다 어디로 가셨나. 어쨌든 이제 슬슬 실험을 시작해야지. 이번 실험의 주제는 [윳쿠리의 피부] 다. 녀석들 피부의 탄력과 강도를 측정하는 실험이다. 3마리 정도면 충분히 실험에 굴려먹을수 있을 것이다.
우선, 지금 들고 있는 8번은 온 몸의 가죽을 전부 벗기는 실험을 할 생각이다. 가죽이 모두 없어지고 안의 내용물인 팥소만으로 생존이 가능한지와 벗긴 가죽을 물에 감그거나 불에 굽거나 늘려서 탄력성돠 내수성, 내화성을 측정해볼 생각이다.
그 다음으로 다른 한 녀석으로는 계속 때려서 어느 정도까지의 타격을 버틸수 있는지 가죽의 강도를 측정한다.
마지막 한 녀석은 피부 대체 실험이다. 피부를 다른 것으로 대체하면 윳쿠리가 어떻게 되는지를 볼 생각이다.
우선, 가죽을 전부 벗기려면 8번 녀석의 거추장스러운 리본을 없에야겠구만. 나는 메스를 내려놓고 녀석의 리본을 잡았다.
"레이뮤의 리본씨를 느긋하게 내버려둬! 그리고 레이뮤에게 댤콤댤콤을 바치라규우우우우!"
아아, 거참 시끄럽네. 나는 무시하고 녀석의 리본을 떼어냈다. 투욱, 몇 올의 머리카락이 리본에 묻어났다.
"유아아아아!! 레이뮤의 리본씨가아아아아아아!"
그리고 머리카락도 다 잘라 버려야지? 나는 다시 메스를 집어들었다. 유삐이!! 또 다시 비명소리가 들렸지만 무시하고 녀석의 정수리로 메스를 들이댔다. 차가운 금속의 감촉이 느껴졌는지, 녀석의 비명소리가 더 다급해졌다.
"유아아아아!! 느긋하지 못한 짓을 당장 그만둬어어어어어!! 노예 게슈는 레이뮤님을 당쟝 느긋할수 있게 놔두라규우우우우우!"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녀석의 머리카락을 자르기 시작했다. 사락, 사락. 이거 무슨 이발 하는거 같잖아. 하늘 하늘 레이무종 특유의 갈색 머리카락이 떨어진다. 7번과 9번, 그리고 원래 케이지의 다른 윳쿠리들도 부들부들 떨며 그것을 바라보고 있었다.
"유아아아! 레이뮤의 느긋한 머리카락씨가아아아아!"
"그만둬! 느그탸게 그만듀라규우우우우!"
........물론 레이무의 비명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게다가 내가 잡고 있는데도 맹렬하게 저부를 흔들어대서 자르는데 애 좀 먹었다. 결국 깔끔한 삭발은 할수 없었다. 삐죽 삐죽 머리카락이 군데 군데 솟아나와 삭발보다 더 흉물스럽게 보이는 레이무가 탄생했다. 그래도 피부가 상처 안 입은게 다행이지.
"자, 다 됐다."
나는 8번 녀석을 7번과 9번이 있는 작은 아크릴 상자 앞에 놔뒀다. 8번은 자매들에게 의지라고 하려는지 쪼르르르 녀석들에게로 달려갔다. 아크릴 벽에 얼굴을 바짝 붙이고 녀석이 소리쳤다.
"유유윳! 레이뮤가 느긋하지 못한 일을 당했다규우우우!"
그러나 7번과 9번의 반응은 싸늘했다.
"윳! 느긋하지 못한 윳쿠리는 저리 꺼지라규!"
"보기 흉한 윳쿠리는 느긋하지 못하다규! 미윳쿠리인 레이뮤에게 다가오지 말라규!"
8번 녀석이 안보이는데서 리본을 제거당한것도 아니다. 머리카락도 놈들 보는 앞에서 잘랐다. 다른 윳쿠리로 인식하고 냉대할 가능성은 0%. 자기 자매라는것을 암에도 불구하고 이녀석들은 방금 전까지 가족이었던 녀석을 외모가 바뀌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냉담하게 대한다. 냉대를 받은 8번은 울상이 되어 소리쳤다.
"어째서 그런말을 하는고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윳윳! 시끄럽다규! 느긋하지 못하게 제재하기 전에 저리 가라규!"
"리본도 머리카락도 없는 느긋하지 못한 윳쿠리는 어서 쥭으라규!"
"쥭으라규!"
"쥭으라규!"
8번의 절규에 7번과 9번도 맞서서 삐익 소리를 지른다. 정말 추악하다. 나는 다시 8번을 집어들고 본래 케이지 안에 넣어봤다. 녀석들은 어떻게 이놈을 대할까? 7번과 9번에게 냉대를 당한 8번이 케이지 안에 던져지자 다른 윳쿠리들은 다들 녀석을 피해 구석으로 흩어졌다. 울상이 된 8번은 자매들을 향해 쪼르르르 달려갔다.
"게슈 노예가 레이뮤에게 느긋하지 못한 일을 했다규우! 누가 레이뮤의 원슈를 갚아달라......유끽!"
퍽, 5번 레이무가 8번에게 몸통박치기를 먹였다. 데굴 데굴 나가떨어지는 8번을 보며 5번이 말했다.
"머리카락도 없는 흉한 윳쿠리는 느긋하게 쥭으라규! 미윳쿠리들인 레이뮤들에게 다가오지 말라규!"
10번이 5번 옆으로 달려오더니, 맞장구치듯 소리쳤다.
"맞다규! 쟤슈없다규! 너같은 쓰레기 윳쿠리와 같이 있으면 조금도 느긋할수 없다규! 같은 쓰레기가 되는 기분이라규!"
1번 녀석도 거만한 표정으로 쪼르르르 녀석들의 옆에 서서 거든다.
"레이뮤님은 인자해서 너같은 쓰레기 윳쿠리를 느긋하게 쥭여쥴 수 있다규! 쥭으라규!"
파앗, 1번이 8번을 향해 뛰어든다.
"영원히 느긋해진 뒤에 레이뮤님에게 먹힐 영광을 주겠다규!"
다른 자매들이 매도하는 수준에서 그쳤는데, 이놈은 한술 더 떠서 동족이란걸 알면서도 죽이고 잡아먹을 생각까지 한다!! 이런 빌어먹을 진성 게스에게 내 실험을 방해받을 순 없지. 나는 1번을 손가락으로 툭 쳐서 튕겨버렸다. 유겟 소리를 내며 벽에 부딫힌 1번이 소리소리 지르면서 욕설을 퍼붓는다. 아까 메스로 머리 깎을때 실금까지 한 주제에 이게 어디서 욕질이야?! 진짜 실험이고 뭐고 팽개치고 1번 녀석부터 끄집어내 갈가리 찢어죽이고 싶었지만, 다시 마음을 진정시키고 8번을 집어들며 말했다.
"1번, 네가 힘들게 엄마야 노릇까지 하는데 이런 느긋하지 못한 쓰레기 윳쿠리까지 제재할 필요는 없다구. 안 그래?"
"유, 윳헴! 그것도 그렇네? 확실히 레이뮤님이 저런 쓰레기를 쥭이면 쓰레기 팥소로 몸이 더러워져 버릴거야! 그건 안돼지! 레이뮤는 훌륭한 싱글맘이 될 몸이라규! 귀하게 커야한다규!"
[여기 있는 레이무들은 전부 쓰레기지만, 그중에서 너가 제일 더러운 쓰레기야], 라고 쏘아붙이고 싶었지만 나는 애써 웃음지었다.
"그러니까, 이 느긋하지 못한 윳쿠리는 내가 죽일게, 알겠지?"
"알겠다규! 레이뮤님이 특별히 허락해 쥰다규! 윳헴!"
.........편히 죽을 생각은 버려라, 1번을 싸늘하게 쳐다보며 속으로 중얼거린 나는, 8번을 보며 말했다.
"자~ 그럼 즐겁게 제재을 시작해볼까? 8번?"
흠칫, 지금까지 자매들에게 버려졌다는 충격으로 멍한 상태였던 8번은 제재라는 소리를 듣자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샤, 샬려주셰여! 레이뮤를 샬려주셰여! 며든지 할계여! 느그탼 레이뮤를 샬려주세여!"
오줌을 질질 싸며 목숨구걸을 하는게 참 볼만하다. 하지만 그 구걸을 들어줄 생각은 티끌만큼도 없다. 나는 녀석을 집어든 채 정수리로 메스를 가져갔다.
"조금 아플거야."
"유아아아아아아아아아!!! 그만뎌어어어어어어!! 레이뮤를 샬려댤라거어어어어어어어어어!!"
메스를 가져가지도 않았는데 귀청떨어지게 소리를 질러댄다. 이거 윗집 아랫집에서 조만간 항의가 올거 같은데.....어쨌든, 내 계획은 이렇다. 귤 껍질 까듯이 녀석의 정수리를 중심으로 4~5조각으로 나눠 피부를 잘라내는 것이다. 쿡, 나는 메스로 녀석의 정수리를 찔렀다. 찣어지는 비명. 하지만 나는 아랑곳하지 않고 녀석의 뒷통수로 천천히 칼날을 움직였다.뒷통수의 거죽이 세로로 길게 찢어지기 시작한다. 아프다규, 그만듀라규, 녀석의 절규가 들리지만 역시 무시한다. 녀석의 뒷통수 가죽이 절반 가까이 찢어졌을때, 문제가 생겼다.
꽉.
녀석을 들고있던 왼손에서 빨래집게에 집힌 것 같은 통증이 느껴졌다.
"윽?!"
쨍그랑, 나는 메스를 내려놓고 왼손을 봤다. 녀석이 내 검지와 엄지 사이를 있는 힘을 다해 물고 있었다. 녀석과 내 눈이 마주친 그때, 놈은 더욱 힘을 줘서 내 손을 꽈악 깨물었다.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엄청난 고통이 밀려왔다. 이번에는 내가 비명을 질렀다. 왼손을 미친듯이 휘둘러 내 손을 물고 있는 8번을 떼어냈다. 책상에 내동댕이쳐진 8번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뛰어 달아나기 시작했다.
"유아아아아아아아아!! 레이뮤는 느그탸게 도망갈겨랴규우우우우우우우!"
........이 개자식이!! 나는 팔을 뻗어 필사적으로 도망치는 8번을 집어 들었다. 아무리 빨라봐야 아기 윳쿠리의 속도로는 나를 따돌릴수 없단다. 이 빌어먹을 똥만쥬야. 나는 녀석을 집어 들고 내 얼굴로 가져갔다. 사하얗게 질린 8번의 못난 얼굴이 내 눈에 가득 들어왔다.
"어이, 꽤 오랫만에 다시 만난것 같지 않아?"
"유, 유유, 유윳, 샤....샬려쥬세여....."
찔끔찔끔, 또 오줌을 싸기 시작했다. 평생 눌 오줌을 오늘 다 누는구나? 8번. 나는 녀석을 있는 힘껏 책상 위로 패대기쳤다.
"유꺄아아아악!"
놈은 철퍽 소리를 내며 7번과 9번이 있는 아크릴 케이지 앞으로 떨어졌다. 팥소가 케이지 벽에 튄다.
"유.....유....?"
7번과 9번이 그것을 망연자실하게 바라보더니, 이내 8번의 모습을 보고 비명을 지른다.
"유아아아아아아아!"
"뮤셔워어어어어!!"
8번은 오른쪽 뺨이 완전히 으깨진 만신창이가 되어 있었다. 유힉, 유힉, 숨을 몰아쉬는 녀석의 으깨진 뺨에서 팥소가 튀어나와 사방에 퍼졌다. 소맥분을 바르면 살아날것 같지만, 지금 기분이 굉장히 나쁜 나는 그럴 생각따윈 전혀 없었다. 나는 주먹을 쥐었다. 그리고........
쾅!
"유ㄲ......!"
힘껏 주먹을 내리쳐 8번의 몸을 그대로 짓뭉게버렸다. 녀석의 이빨 몇개와 젤리 눈알이 내 주먹이 짓뭉게는 압력을 못이기고 튕겨 나갔다. 내가 주먹을 들자, 그곳에는 방금 전만 해도 윳쿠리였을 팥소 얼룩과 누더기같은 밀가루 반죽 조각만이 남아 있었다.
"유아아아아아!"
"싫여어어어어!!"
"집애걀래에에에에에!!"
7번과 9번을 가둔 케이지, 그리고 원래 케이지에서 동시에 윳쿠리들의 울음소리와 비명이 들렸다. 시끄러운 자식들, 지금 당장이라도 꺼내서 입을 구워 버릴까? 아니, 아니다. 입을 구우면 너희들의 고통에 겨운 울부짖음을 들을수 없잖아? 그래, 이대로 실험을 속행한다.
"유, 유윳?!"
와락, 나는 구석에서 7번과 몸을 기대어 울고있던 9번 윳쿠리를 집어 들었다. 눈에서 눈물을 질질 흘리며 9번은 겁에 질린 눈으로 나를 쳐다봤다. 그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나는 차갑게 말했다.
"이제 네 차례다."
*자작설정 있습니다*
"레, 레이뮤를 살려달랴규! 레이뮤는 느긋하게 있고싶다규!"
눈물을 질질 흘리고 몸을 부들 부들 떨면서 9번이 말했다. 나는 흥, 코웃음을 치며 녀석을 샬레에 팽개치듯 내려놨다.
"유끽! 아프댜규우! 레이뮤님에게 느긋하게 대해댤랴규! 노예쥬제에 레이뮤님같은 미윳쿠리를 만지지 말라규!"
이놈이나 저놈이나, 질질 눈물을 흘리면서도 끝까지 자존심을 내세우며 뻗댄다. 곧바로 죽을텐데도 항상 인간을 깔본다. 아까 8번 놈에게 물려서 기분이 더러운 참에, 곧 죽을 놈에게 하인에게나 할법한 소릴 들어 울컥해진 나는 녀석에서 퉁명스럽게 쏘아붙였다.
"웃기고 있네, 곧 죽을 놈 주제에."
"윳?! 쥭긴 뉴갸 쥭는다규 그래에!"
소리를 삑 지르는 9번에게 나는 메스 끝으로 짓뭉개져 팥소 얼룩으로 변한 8번을 가리켰다.
"너도 곧 저렇게 될거라구. 내가 느긋하지 못하게 죽여줄거니까 그 입 닥치라구. 알겠냐? 이 똥만쥬야?"
이제서야 슬슬 위기의식이 돌아왔는지, 녀석은 창백해진 얼굴로 필사적으로 고개를 흔들며 말했다.
"윳! 귀여운 레이뮤를 쥭이지마아! 레이뮤같은 미윳쿠리를 쥭이는건 느긋하지 못하다규! 그런건 게슈들이나 하는 짓이라규우!"
미윳쿠리? 풉, 나는 실소를 지었다. 그래, 확실히 이 녀석들, 귀엽긴 하다. 오동통하고 부드러운 피부. 앙증맞은 리본이 메여진 고운 갈색의 머리카락. 크고 둥근 눈. 마치 인형같다. 그런데, 그래서 어쩌란 말인지? 나는 녀석에게 반문했다.
"어쩌라고?"
"윳?"
고개를 갸웃거리는 9번에게 나는 짜증을 내며 다시 물었다.
"미윳쿠리라서 어쩌라고?"
"윳! 그러니까 레이뮤를 샬려댤라규우! 그리고 져기 쓰레기와 응응이 있는 집이 아니랴 더 크고 멋진 집에서 레이뮤를 키워달랴규! 그리고 댤콤댤콤을 잔뜩 잔뜩 가져오라규! 레이뮤같은 미윳쿠리가 노예로 삼아쥬는 거니꺄 영광으로 알라규!"
.........아직 아기라 정신적으로 미성숙해서 그런지, 아니면 윳쿠리란 녀석들이 원래 이런 것인지 모르겠지만 아까만 해도 죽이지 말라고 목숨구걸했던 녀석이 이제는 언제 그랬냐는 듯 좋은 집과 음식을 내놓으라고 거드름을 피워댄다. 지능의 문제인지 천성의 문제인지, 원. 나는 한숨을 푸욱 쉬었다. 이쯤 되면 이야기 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고 생각해, 실험이나 계속 하기로 했다. 9번의 리본을 잡아 떼었다.
"유윳?! 뭐하는거야아아아아! 레이뮤의 리본씨 돌려댤랴규우우!"
"자, 이제 머리를 깎아줄게. 8번 기억나지? 너희들이 리본도 머리카락도 없는 느긋하지 못한 윳쿠리라고 불렀잖아."
"유윳?!"
반짝이는 메스날을 보자 확실히 기억이 난듯, 9번은 또다시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한술 더 떠서 오줌까지 지린다. 녀석의 눈을 똑바로 보면서 나는 일부러 느긋하게 말했다.
"너도 그렇게 만들어 줄게."
"유아아아악! 싫여어어어어! 느그탼 레이뮤의 머리캬락씨를 쟈르지먀아아아아!"
녀석의 비명에도 아랑곳 않고 나는 메스를 점점 가까이 가져갔다. 9번은 미끄러운 샬레 바닥을 필사적으로 뛰어 가장자리에 다다랐다. 하지만 막다른 곳에 이르러 더 이상 갈곳이 없게 되자, 절박한 목소리로 소리쳤다.
"7번! 7번에게 하라규우우우! 레이뮤같은 미윳쿠리에게 하지 먈규 7번에게 하라규우우우우!"
"유윳?!"
9번의 목소리에 구석에서 떨고있던 7번은 화들짝 놀랐다. 후후훗, 녀석을 보자 내 머리속에서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나는 9번의 말이 일리가 있다는 듯 능청스럽게 7번이 있는 작은 케이스로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
"호오~ 확실히 7번쪽이 9번 너보다 더 못생겼는데? 좋다, 7번 너를 실험에 써야겠다."
"유유윳?! 어째서 그런말을 하는 고야아아아!"
7번 녀석이 점점 다가오는 내 손을 보고 기겁하며 외쳤다. 반면, 9번 녀석은 이젠 살았다고 윳윳거리며 싱글벙글 웃었다. 진짜 단순한 놈들이나리까.....당황한 7번 녀석은 안절부절하다, 케이지 너머의 9번을 보고 외쳤다.
"이 게슈! 리본도 없는 쥬제에 미윳쿠리라고 하지 먀! 오빠야! 저 게슈보다 내가 더 미윳쿠리라규우우! 나는 리본씨가 느긋하게 붙어있다규우우우!"
후후훗, 아까까지만 해도 서로 뭉쳐있는 것들이 이젠 서로를 팔아먹는다. 8번에게 물렸던 불쾌감이 서서히 사라져가는 걸 느끼면서, 나는 다시 능청을 떨었다.
"흐음~ 7번 네 말도 맞네.....9번은 리본씨가 없는 느긋하지 못한 윳쿠리지?"
유유윳?! 보잘것 없는 목숨을 구해서 좋아하던 9번은 당황하는 얼굴이 되었다. 7번에게 지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는지, 입을 뻐끔거리긴 했지만 뭐라고 반박해야 좋을지 모르겠다는 표정이었다.
"레, 레이뮤는 그대신 귀엽다규! 굉장히 귀엽고 느그턀수 있는 윳쿠리라규! 리본이 전부갸 아니라규! 7번 같은 응응게슈와는 챠원이 다르댜규!"
[리본 없는 8번을 느긋할수 없다고 7번과 함께 냉대한 너가 할 소리냐] 라고 반박하고 싶었지만, 어쨌든 슬슬 재밌어지기 시작한 터라 참았다. 7번도 지지않고 뭐라고 퍼붓기 시작했지만 그런건 어쨌든 좋다. 나는 손뼉을 짝짝 쳐서 두 녀석을 진정시켰다.
"자자, 너희들 둘다 귀여운 윳쿠리라서 이 오빠는 누구를 벌줘야 할지 모르겠네? 그냥 둘 다 벌 같은건 주지 말까?"
내가 이렇게 말하자, 샬레와 케이지에 있는 두 마리 윳쿠리는 씩씩거리며 동시에 나를 쳐다봤다. 이건 절호의 기회다. 두 마리 전부 다 지금 내가 한 말을 근거로 벌 주지 말라고 하면, 나도 벌을 내릴 명분이 없어진다. 과연 이 녀석들이 그렇게 행동할 수 있.......
"무슌 소리야아아아! 져 리본씨도 없는 느그탸지 못한 게슈를 벌쥬라규우우!"
"웃기지먀, 응응게슈갸아아아! 귀여운 레이뮤보다 못생긴 응응게슈 7번은 느긋하지 못하게 오빠야에게 쥭으라규우우!"
.........을리가 없지. 9번이 7번을 팔아먹었을 때부터, 이미 자매간의 정따윈 저 하늘 너머로 날아갔나보다. 이제 두 녀석은 서로를 적, 게스, 느긋할수 없는 윳쿠리로 인식하고 서로에게 욕을 퍼붓는다. 지금같이 두마리 전부 다 살수 있는 기회를 내가 마련해줬는데도 불구하고 서로를 벌주라고 하다니. 진짜 바보구나. 크하하하하.
뭐, 그렇게 벌받는게 소원이라면 들어줘야지. 나는 다시 두 마리를 진정시키고 말했다.
"좋아, 그렇게 서로를 벌주길 원한다면 오빠야가 기회를 줄게. 7번과 9번 너희 둘이 서로 싸우는건 어때?"
내 제안에 둘다 만족했는지, 둘다 콩콩 뛰며 말했다.
"뮨제없댜규! 져따위 못생긴 게슈따윈 영원히 느긋하지 못하게 해주겠다규우우!"
"윳윳윳! 리본씨도 없는 느긋하지 못한 윳쿠리 따윈 금방 쥭여버리겠댜규우우!"
후후훗, 나는 미소지었다. 윳쿠리 하나를 계속 때려서 어느 정도까지의 타격을 버틸수 있는지 가죽의 강도를 측정하는 실험, 이 실험은 이 녀석들이 서로 싸워주겠다고 나서는 덕에 느긋하게 해결할 수 있게 되으니까. 7번이 이기든, 9번이 이기든, 진쪽은 이로 물어 뜯기던 몸통박치기에 맞건 어쨌든 가죽이 터져 팥소를 질질 흘릴 것이다. 나중에 이빨의 강도나 몸통박치기의 위력 정도만 따로 측정하면 가죽의 강도에 대해 보고서에 충분히 쓸 수 있을 것이다.
나는 두 녀석을 집어 들어, 원래 아기 윳쿠리들을 넣어둔 큰 케이지 앞에 내려놓았다. 곧장 죽여버리겠다고 소리치며 달려드는 녀석들을 말리고 마지막으로 말해줬다.
"자, 너희 둘 중 하나가 죽을때까지 계속 싸우는거다, 알겠지?"
"윳! 맡겨두라규!"
"게슈는 느긋하지 못하게 쥭일거랴규우!"
"그럼, 시작!"
내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7번과 9번이 볼을 부풀리고 윳윳 소리를 내며 서로에게 달려들었다. 지금까지 구석에 모여서 웅크리고 있던 다른 윳쿠리들은 무슨 재미난 구경이라도 되는 듯 아크릴 벽 너머에서 그 싸움을 보며 신이 나서 소리지르고 난리였다.
"유, 유윳! 쥭으랴규우!"
"유유유유윳! 너냐 느그탸게 쥬그라규!"
물어 뜯고 몸통으로 부딫히고 서로 뒹굴고. 그런 탓인지 두 녀석의 머리카락이 뽑혀 휘날리고 7번의 리본은 너덜너덜해져서, 방금 전까지만해도 인형처럼 귀엽던 녀석의 모습은 점점 추하게 변하고 있었다. 하지만 가관인건 따로 있었는데,
"유유윳! 더 느긋하게 쌰유랴규!"
"먀쟈! 느긋하게서 있지 말고 다시 쌰유라규우!"
"댤콤댤콤 먹으면셔 보면 더 재밌겠는데 아꺕네!"
"윳윳윳! 재밌다규우! 더 쌰유랴규우!"
지금 싸우는 자매들 중 하나는 죽게 될건데 그걸 다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태연스럽게 싸우라고 재촉하고 팔짝 팔짝 뛰며 좋아하는 케이지의 아기 윳쿠리들이었다. 정말 게스다. 팥소 알갱이 하나까지 게스다. 아니, 이건 게스 수준이 아니다. 이건 악마다. 팥빵 모양의 악마.
"쥬겨!"
"유삐이이이이! 아퓨댜규! 느그탸지 묘탸댜규우우우! 그먄뎌어어어어어!"
그나저나, 승패가 슬슬 갈린것 같다. 의외로 9번이 선전했는데, 7번 위에 올라가 7번의 머리가죽을 물어 뜯고 있었다.
"유아아아아! 아퓨댜규우우우!"
입을 보니까 이빨도 거의 다 뽑혀서 발음도 제대로 못한다. 몸의 이곳 저곳에는 멍이 들어 있을 뿐, 가죽이 터져서 팥소가 새나가지는 않고 있었다. 이건 좀 유감인데. 뭐 9번이 머리가죽을 물어 뜯고 있으니까 이제 가죽이 뜯기겠지. 9번은 머리가죽을 우악스럽게 문 채로 뭔가 소리지르며 힘껏 그것을 당기고 있었다. 제법 강도가 있긴 한 모양인지, 쉽게 찢어지진 않았다.
"유아아아아악! 아퓨댜규우우우우! 그뱐듀랴규우우우우우!"
"뉴갸 긔여윤 레이뮤를 샬려쥬랴규우우우우!"
7번이 고통을 못이겨 비명을 질러대지만 아무도 그만두라는 말을 하지 않았다. 케이지의 자매들은 더욱 폴짝 폴짝 뛰면서 '어서 죽이라'는 시덥잖은 소리나 지껄이고 있다. 그리고, 마침내.
"유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파악,
7번의 단말마를 마지막으로, 머리가죽이 뜯겨나갔다. 앞머리와 눈 윗꺼풀 부분의 가죽이다. 가죽이 뜯겨나간 반동인지, 7번의 눈이 일부의 팥소와 함께 힘차게 튕겨 나간다. 유아아아아악, 7번의 비명을 들으며 잇자국으로 너덜너덜해진 머리가죽을 물고 있던 9번은 신이 나서 폴짝 폴짝 뛰었다.
"레이뮤가 이겼다아아아아!!"
하지만 아직 7번은 죽은게 아니었다. 비록 머리가죽이 뜯겨나가고 눈과 그 근처의 팥소를 잃긴 했어도 엄연히 살아있다.
"유아아아악! 레이뮤의 앞이 안보여어어어?! 뉴갸 레이뮤를 됴와져어....유켁?!"
"응응게슈가 아직도 살아있댜규! 레이뮤님이 느긋하게 쥭여버리겠다규우!"
"유겍 육 유유유유규유귝 유게게겍유그그그그그그극....."
폴짝 폴짝, 9번은 눈구멍에서 팔소를 질질 흘리며 주위를 두리번거리는 7번 위로 다시 올라가 폴짝 폴짝 뛰면서 7번을 짓밟았다. 이미 가죽의 일부가 뜯겨 나갔기 때문에 퍽 하고 몸이 터지진 않았지만 7번의 팥소, 남아있던 이빨, 머리카락, 그리고 가죽의 일부가 사방에 튀었다. 7번이 완전히 납작해진걸 확인한 9번은 의기양양하게 윳햄 소리를 내며 말했다.
"레이뮤는 굉장하다규! 응응게슈를 느긋하게 제재했다규!"
흐음, 뭐 대단한지 어떤진 모르지만 실험하나는 훌륭하게 완수했으니 그건 칭찬해주지. 하지만......나는 우쭐해 하고 있는 9번을 집어 들었다.
"유윳? 뮤슌 짓을 하눈고야아? 레이뮤를 집에 느긋하게 넣어댤랴규우! 그리고 게슈를 제제한 레이뮤님에게 댤콤댤콤을 잔뜩 바치랴규!"
녀석이 뭐라고 시끄럽게 떠들든 말든, 나는 그저 능글맞은 웃음만 짓고 있었다. 녀석은 인내심이 다했는지 삐익 소리를 지른다.
"노예 쥬제에 레이뮤님의 말을 무시하지 말랴규우! 응응게슈처럼 제제해 버리기 전에 레이뮤님의 말을 들으라규우!"
"제재할수 있으면 해보든가, 큭큭큭."
나는 비웃음을 띄우며 9번을 샬레 위로 팽개쳤다. 실험을 마저 해야겠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