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으으으으읏..."
윳쿠리 마리사 한마리가 몸을 길게 늘이며 기지개를 편다.
그런 마리사의 뺨에, 약간 차면서도 모래의 냄새를 품은 바람이 스쳐지나가자
마리사는 몸을 부르르 떨었다.
마리사는 약간 차가운 바람을 피해. 문을 지나서 어느 탁자 아래에 숨는다.
인간의 발소리.
오늘 가야 할곳. 지긋지긋한 모래바람, 화장품이 다 떨어졌다는 불만 소리.
잡다한 이야기 소리가 들리고. 몇분 뒤에야 인간은 사라졌다.
슬그머니 탁자 밑에서 나온 마리사는 주변을 살펴보다가. 문득 한 깃발이 눈에 들어왔다
'지뢰 제거 자원 봉사단.'
이라는 깃발이였다
이곳은 지뢰 제거 자원 봉사단의 캠프였다.
그리고 마리사는. 그 봉사단의 일원, 이 아닌 재산인. 지뢰 제거용 윳쿠리였다
이곳에서, 머나먼 곳에 있는 나라의 유명한 브리더가 낸 아이디어였다
지뢰제거를 사람이 하는것은 매우 위험하고. 그렇다고 로봇을 쓰는 것은 너무나도 비쌌다.
그렇다면, 비교적 저렴한 윳쿠리에게 지뢰제거를 맡기면 어떨까!! 라는 아이디어.
이러면 굳이 군인이 아닌 민간 단체도 지뢰 제거를 할수 있게 된다.
그렇게 탄생한 윳쿠리 지뢰제거반은.
처음에는. 극도로 훈련받은 금뱃지 앨리스들이 주축이였다.
능수능란한 혀놀림을 이용해서 지뢰를 발굴해내고, 안전핀 역할을 할 철사를 꽂아넣는 모습은. 충분히 희망을 가지게 했다
하지만. 실전은 전혀 달랐다.
묻혀있는 지뢰의 종류는 한두종류가 아니였고. 훈련받았던 지뢰와 전혀 다른 지뢰를 맞이한 지뢰 제거 앨리스들을 아무것도 할수가 없었다.
그렇다고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지뢰의 해체법을 가르쳐줄 방법도 없고. 가르쳐준다 해도 팥소뇌가 이해할리 없었다.
설령. 훈련받은 지뢰라고 해도. 인간의 영악함이 문제였다.
지뢰를 해체하면 폭발하도록 해놓은 이중지뢰나. 인계철선 따위로 연결된 다중지뢰등.
윳쿠리의 팥소뇌가 따라가기에는. 인간의 흉악함이 언제나 앞섰던것이다.
그렇게 실패로 끝나려는 찰나. 그 브리더와 관련있는 소녀(?)의 의견으로 새로운 희망이 생겼다
"어차피 윳쿠리라는건 사방에 널려있는 쓰레기 같은건데, 그냥 지뢰 터트리게 냅두고. 죽으면 다른놈으로 대체하면 그만이잖아요?"
왜 이런생각을 못했을까.
지뢰를 해체하든. 건드려서 폭발하든. 결국 지뢰가 없어지는건 큰 차이가 없었다.
그 결과. 과거의 세계대전때 어느 국가에서나 있었다는. 흉악한 일이 다시 도래했다.
몸으로 지뢰를 터트리는 이들이 돌아온것이다.
그래도. 인간 대신 윳쿠리가 죽는다는점에서. 무척이나 인도적인 일이였다.
마리사는. 눈을 깃발에서 떼어. 다시금 바닥을 살펴보았다.
있었다.
인간들이 종이컵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마리사는 재빨리 종이컵들을 모아, 탁자 밑으로 가져와 다시금 숨었다.
그리고 그 종이컵에 조금씩이나마 남아있는 액체.
그러니까 커피를 음미한다.
보통 커피는 윳쿠리들에게는 독극물이지만.
싸구려 인스턴트 커피는 달달한 설탕이 가득 들어있기 때문에.
되려 약에 가깝다. 게다가 카페인 효과덕분에 졸린 정신도 화들짝 들게 해준다.
이걸 위해서 마리사는, 다른 윳쿠리들이 잠자고 있는 아침에 일어나는 것이다
모든 종이컵을, 속까지 혓바닥으로 핥아먹은 마리사는 종이컵을 다시금 내던지고 재빨리 자신이 자고 있던 방으로 향한다.
더이상 시간을 끌었다간 윳쿠리 아침 점호에 늦을지도 모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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