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자 : ?
원출처 : 구 윳쿠리 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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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로더의 말 : 용량 조절을 위해 임의로 절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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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방전경담 10 - 13
눈을 뜨니 약품냄새가 코를 찌른다.
"어.."
혀가 움직인다. 몸도 조금 움직여지는 느낌이 든다. 그런데 뭔가 온 몸을 둘러싼 것 같다.
"윽.."
고개를 조금 발치를 바라본다. 배에서 부터 다리 전체에 붕대가 감겨있다. 거기에 발목에는 수갑이 차여있고 쇠사슬로 침대에 고정되어 있다. 이번에는 왼팔을 움직여 본다.
절그럭
왼팔에도 수갑과 쇠사슬. 붕대는 마찬가지.
"뭐..뭐야..이건."
내가 왜 이런 곳에 있는 거지? 내가 왜 온몸에 붕대를 두르고 있는거지? 수갑은 뭐지?
달칵
"어라. 일어났군요. 좀 어때요?"
"야고코로..씨? 이건.."
"영원정. 제 진료소예요. 두번째네요?"
"아니..이 붕대는 뭐고 수갑은 또 뭡니까?"
"..역시 기억 못하시는군요."
"?? 으...일단 저 물이라도 좀.."
갑자기 갈증이 밀려온다.
"목이 마르시겠죠. 전신 3도 화상인데."
에이린씨가 사발에 물을 부어주며 말했다. 잠깐만, '전신 3도' 라고?
"제가 화상을 입었단 말입니까? 그렇게나 심하게?!"
".....휴우. 지금부터 놀라지 말아주세요."
에이린씨가 물을 건네주고는 들고온 파일을 열더니 사진 한장을 꺼내서 보여준다.
"...!!"
사진에는...내가 있었다. 그야말로 온몸이 '익어'버린 모습으로. 유일하게 왼쪽 눈 하나만 제 형태를 유지하고 있었지 진피층까지 손상된 곳이 대부분이었다.
"살...아있네요...저..."
"의외로 안 놀라시는군요....지금 별로 아픈건 없죠?"
"아...조금 쓰린 정도.."
"당신이 그만큼 진정할 때까지 투여한 진통제, 진정제의 양이 얼마나 되는지 볼래요?"
에이린씨가 약병이 가지런히 정리된 상자를 보여준다.
".............."
"...유카리씨와 유카씨가 당신을 여기로 대려왔을때 당신은 기절상태였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당신은 의식을 되찾았어요. 그 순간...당신은 인간의 목소리라고는 믿을 수 없는 비명을 질렀어요. 그리고 엄청난 충격파가 발생했답니다."
그 말을 듣고 둘러보니 과연 방이 난장판이었다.
"게다가 당신이 고통에 몸부림 치며 팔을 휘두를 때마다 그 충격파가 발생하더군요. 결국 유카리씨가 당신을 묶고 이만큼의 진통제와 진정제를 투여한 후에야 당신을 진정시킬 수 있었답니다."
유카리라면 그 스키마 속에서 쇠사슬 꺼내는 건 간단했겠지...음.
"...정말 당신 아무렇지도 안은건가요? 무려 전신 3도 화상이라고요. 진통제를 투여받았다지만...아니 진통제를 그정도로 투여한 것 자체가 벌써 위험할 수 있다고요."
"....모르겠습니다."
"후우.. 아참. 유카씨는 저쪽 병실에 누워있답니다."
뭐? 유카가 왜?
".....당신이 반쯤 죽여놨는데요? 유카씨 당사자 말로는 '맨주먹'으로 두들겨 맞았다는군요."
동방전경담11-유카vs철
유카가 동내북이 되는건 여기까지입니다.
더이상 유카님을 괴롭히지 않을거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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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내가 맨손으로 유카를 반쯤 죽여놔? 현대의 중화기를 총동원해봐도 겨우 옷자락이나 조금 태울 수 있는 그 괴물을?
"기억을 못하나 보네?"
유카리였다. 저놈의 스키마는 정말 생각지도 못한 때와 장소에서 툭툭 튀어나온다니까.
"뭔가...온몸이 굳어버리고 쓰러진 다음부터는 기억이 없습니다."
"그럼 직접 보렴."
갑자기 벽에 거대한 스키마가 생성되더니...
"....이..이거 무슨 영화관 같은데요?!"
"분위기 나잖아? 후훗."
과연 경계를 넘나드는 요괴. 바깥세계를 어쩌면 나보다 더 잘 아는거 아냐?
아니아니 지금 영화보는 기분으로 감상할 이야기가 아니잖아! 분위기좀 맞춰 이 인간아! 아니 인간이 아니지. 칫.
서서히 화면(?!)이 뜬다. 광고나 배급사 마크는 뜨지 않는다.(?!)
더이상 기워 입기도 힘들만큼 해진 전경복 차림의 외팔이가 밭에 서있다. 잠시후 고개를 하늘로 들더니
["끼~~일낄낄낄낄낄낄낄낄낄낄낄낄낄낄낄낄낄낄낄낄낄낄낄!!!!!!!!"]
미친듯이 쳐 웃기 시작했다. 도저히 인간의 목소리라고 할 수 없었다.
"우악!"
"이정도로 놀라긴 일러."
화면이 잠시 멈추더니(?!) 얼굴이 클로우즈업 된다.
"...!!!"
뭐...뭐야 저건.. 저 눈깔!! 새하얀 눈동자에 새까만 눈자위! 입꼬리는 입이 귀에 걸렸나 싶을정도로 찢어지게 올라가 있었고 침이 턱을 타고 질질 흘렀다.
"미...미친새끼!"
잠시후 그 미친새끼는
달리기 시작했다.
헐퀴. 뭐야 저건. 조낸 빠르잖아!! 주변에 후폭풍이 일고 있어!
얼마후 그 미친새끼는 저 넓은 밭을 한군데도 남김없이 다 돌았다. 그리고...
또 한번 더 폭주하며 밭을 돌아다녔다.
두번째 다 돌았다.
또 한번 더 폭주하며 밭을 돌아다녔다.
세번째 다 돌았다.
네번째를 돌던 중 윳쿠리 침입 확인 지점중 6번째 장소에서 유카를 만났다.
["....뭐야 너."]
유카는 어이가 없다는 듯한 표정이었다. 당연하겠지. 밭 잘 지키라고 해놨더니 꽃밭을 반쯤 박살내버렸질 않나. 그래 놓고 밭 주인 앞에서
[이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
실성한 듯이 쳐웃지를 않나. 아니 '듯이'가 아니라 실성한거 맞다.
순간 그 미친새끼가 유카에게 달려들었다.
[으적]
.......허무하다 싶을 정도로 날라차기가 유카의 오른쪽 빗장뼈에 들어갔다.
["..!!"]
유카가 뒤로 몸을 날린 순간 그 미친새끼는 왼발로 땅을 힘차게 구르며 착지한 후 대각선 방향으로 내려찍는 래프트 훅을 날렸다.
[떠엉]
이전의 날라차기가 효과가 있었던 것일까. 유카의 오른팔은 간발의 차이로 공격을 막지 못했고 래프트 훅은 유카의 턱을 정확히 갈겼다.
["큭?!"]
요괴라 하더라도 인간의 형상을 닮아서인가. 턱에 가해진 충격은 뇌를 흔들고 다리의 운동신경부터 마비시킨다. 유카가 뒤로 엉덩방아를 찧는다. 그순간
[투콱]
래프트 훅을 날리기 위해 뒤로 가 있던 오른발이 유카의 턱 밑을 차올린다.
"마..말도 안돼."
잠깐 눈 깜짝 할 사이에 일어난 일이었다. 나는 눈을 의심했다. 아무리 불시의 기습이었다지만 천하의 유카가 맨몸의 인간에게 맞고 바닥을 수차례 구르다니.
그래도 유카는 유카였다. 바로 지면을 박차고 일어났다.
["...죽고싶은 거냐?"]
섬찟
화면(?!)으로만 보고 있는 내가 숨이 막힐정도로 어마어마한 살기가 느껴진다. 그런데 저 미친새끼는
["키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
웃고있었다. 색이 뒤바뀌어버린 맛이간 눈깔을 희번득 거리고 침을 질질 흘리고 고개를 갸우뚱 거리면서.
이윽고 유카가 오른팔을 앞으로 뻗으며 외쳤다.
["극태.."]
그리고 그 새끼가 뛰어들었다. '레이져'가 나오기 전에. 단숨에 거리를 좁힌 후 '앞으로 내뻗은 오른팔에 카운터'를 맞추었다.
뭔가 이상한 설명이지만 다른 설명이 불가능하다. 흔히 만화에서 '기술 이름 외치다가 당하겠다.'같은 생각이 들게 하는 장면이 있는데 사실 현실에서는 그런 일이 오히려 일어나지 않는다. 기술 이름 외친다는게 그냥 기합을 좀 복잡하게 넣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기 때문이다. 외치는 순간 공격이 시작된다는 점도 있고.
그런데 그 짧은 순간에 카운터를, 그것도 이상적인 모습이라 할 정도로 완벽한 자세의 졸트(전 체중을 실어 날리는 펀치)블로를 날리다니.
[콰직]
기분 나쁜 소리가 들린다. 그 미친새끼는 중지의 두번째 관절을 세워서 유카의 오른쪽 눈에 스트래이트를 박아넣었다. 저정도면 안저가 함몰되었을 것이다.
["크아아아!!!"]
[우지끈]
그 순간 미친새끼의 몸이 밭에 심어져 있던 큰 나무에 처박혔다. 충격이 있었는지 입에서 피를 뿜는다. 아무리 미친새끼라 해도 유카의 완력에 팔이 잡힌체로 던져졌으니 무사할 리 없다. 그리고 삽시간 안에 장미 줄기가 몸을 감싸 신체의 자유를 빼았는다.
["죽어버려!"]
유카가 소매에서 카드로 보이는 종이를 꺼냈다.
["듀얼스파크!"]
[콰아아앙]
도스 스파크를 난 직격당해봐서 안다. 쪼다 윳쿠리들의 스파크도 맨몸으로 직격당하면 전신 2도 화상을 입는다. 내가 처음 맞아봤을땐 방화소재를 쓴 전경복이 꽤 멀쩡한 상태였기 때문에 국소적인 2도 화상과 1도 화상정도로 끝났던 것이다. 지금 저 미친새끼의 전경복에서 방화 소재로 된 부분은 전채의 30%도 되지 않는다. 그런데 저런 상태에서 카자미 유카의 스파크를 그것도 두줄기를 맞는다. 아니 완료형으로 맞았다. 제대로 맞았다.
살 리가 없다.
살 리가 없는데...
".......아하하...."
굳어진 표정에서 헛웃음만 나온다. 스파크 때문에 몸을 휘감던 장미줄기가 타버려 몸의 자유를 되찾은 순간, 녀석은 빛줄기 속으로 뛰어들었다. 빛줄기의 각도와 평행하게 몸을 앞으로 누이고. 아아 어릴때 보던 근성 복싱물이 기억난다
'일랑의 카운터는 마치 빛을 향해 뛰어드는 듯 해. 그래서 더욱 빛나 보이는 거고.'
아니 뭐 그렇다고 이게 그거랑 똑같은 상황이라는건 아니지. 생각해봐라. 저 고에너지의 빛줄기를 가만히 서서 맞는 것도 아니고 뚫고 지나가면서 맞는다고. 자신의 속도와 광자와의 상대속도로 인해 두배의 피해를 볼 거란 말이지. 아아 봐봐 저거. 너덜너덜하잖아. 머리칼은 다 타버렸고 전신에 진피층이 훤히 드러나있잖아. 그런데
어떻게 살아있는거야?
화면에 잡힌 유카의 표정이 압권이었다. 아마 이 영상(?!)을 보고 있는 나와 같은 기분이겠지. 상식이라고 믿어왔던 당연한 것이 부정되는 느낌.
그 미친새끼는 그런 것에 아랑곳하지 않고 왼주먹을 허리에 차고 약간 손목을 바깥으로 비틀었다.
"저...건?!"
하반신, 허리, 어깨, 팔꿈치, 손목까지 모든 부분을 움직이는 코크스크류 블로.
창을 들고 돌격하는 등 움직임 자체가 공격인 경우를 제외하면 그 어떤 경우에도 공격자는 일순간 '경직' 즉 '정지'하게 된다. 경직된 상태에서 공격을 받으면 충격을 100%로 받게 되는 거고.
미친새끼의 래프트 스트래이트 코크스크류 블로가 정확히 유카의 왼쪽 가슴,
심장을 꿰뚫었다.
[쩌엉]
[두근]
마치 시간이 정지한 것 처럼 유카의 몸이 단 한순간이지만
그대로 굳었다.
[부와악]
그리고 곧은발질로 복장지르기. 뒤로 빠져 있던 왼발이 단전부위에 처박힌다.
몸이 앞으로 꺾인 체 뒤로 날아가는 유카. 그리고 그 앞에서 웃고있는 산 송장. 실처럼 밤하늘에 걸린 달. 폐허가 된 꽃밭. 전혀 조화가 되지 않는 요소들이 한데 어우러진 그야말로 미친 풍경이었다.
[털썩]
산 송장이 앞으로 고꾸라졌다. 이 미친 영화(?!)에서 유일하게 상식적인 장면이지 싶다. 그리고 여기서 B급 액션영화가 끝났다.
가장 충격적이었던 것은
저 미친새끼가 바로 나였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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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더 쓰려고 했는데 아무래도 나눠야 할듯
동방전경담 12
이야기가 좀 질질 끌리는 경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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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끝났지만 충격은 남아있었다. 관객들은 그저 멍만 때리고 있을 뿐. 상영시간은 15분밖에 되지 않았다. 게다가 정작 중요한 전투씬은 5분이 될까말까였다. 겨우 단 5분만에 카자미 유카를 저렇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그것도 맨주먹으로. 물론 전신 3도 화상에 비하면 유카가 입은 피해는 별 것 아니지만.
"한가지 또 놀랄 일이 있어. 저 짧은 시간동안 태양의 밭에서는 하쿠레이 대결계가 흔들릴 만큼 엄청난 양의 금(金)과 토(土)의 기가 뿜어져 나왔다는 거야. 하쿠레이 신사의 무녀가 이변으로 판단하고 달려올 정도였지."
하쿠레이 신사의 무녀? 들어본 것 같은데...아 맞다 야큐의 윳쿠리 관찰지에서 '레이무'종 설명에서 본듯 하다. 하쿠레이 신사의 무녀 하쿠레이 레이무를 닮은 윳쿠리. 난 윳쿠리 레이무밖에 본 적이 없으니 윳쿠리 레이무를 바탕으로 원본 레이무를 생각할 수 밖에......아아 무리 무리. 그냥 몸달린 윳쿠리밖에는 안 떠올라. 어디보자 환상향의 결계를 지키는 정의의 몸달린 윳쿠리...푸풉 왠지 웃...으면 안되는데..
"...왜 웃지?"
아 도대체 어떻게 아냐고요. 얼굴에 붕대를 두리두리 감아놨는데.
"나도 결계와 관련된 몸이니까 그 기의 발원지를 찾아 태양의 밭으로 갔어."
그 덕에 내가 여기에 누워 있는 거로군.
"발원지라고 생각되는 곳에는 너와 유카가 쓰러져 있었어. 기를 내뿜던 주체는 너 아니면 유카지. 그런데 유카는 토의 속성은 몰라도 금의 속성과는 전혀 관련이 없어."
....?
"종합해보면 그 기는 너의 것이었다는 거지. 이름이 한자로 어떻게 되지?"
내 이름은 돌 석(石), 강철 강(鋼), 쇠 철(鐵)자를 쓴다. 생각해보니 석(石)은 땅의 구성물이니 토(土)의 기운, 강(鋼)과 철(鐵)은 금속과 관련되어 있으니 금(金)의 기운. 생각해보니 잘 맞아 떨어진다.
"서..설마 이름을 그렇게 지으면 그런 기를 가지게 되는 건가요?"
"그런 기를 타고 났기 때문에 그런 이름을 얻은건지도 모르지. 어느 쪽이건, 중요한건 평범한 인간은 그렇게 거대한 양의 기를 방출할 수 없다는 건데... 너 특별히 수행이나 수련같은 것은 해봤어?"
"....무술은 어릴때 부터 꾸준히 해 왔는데요. 택견, 복싱, 유도, 검도..."
"보통 인간은 20년 동안 하루종일 수행만 한다 해도 그만큼 쌓을 수 없어. 바깥세상이라면 특히 더 그렇지. 전에 물어본 것과 비슷하지만... 편의상 '초능력'이라 부를 만한 일을 해본적 없어?"
"전혀 없습니다...만."
끄응..조금 피곤하다. 진통제 효과가 다 되어가는 건가? 조금씩 찌릿찌릿하게 통증이 온다.
"...예전에 학교에서 1대 다수로 싸운적이 있었어요. 그때 목뒤를 쇠파이프로 얻어맞고 정신을 잃었던것 같은데, 정신을 차리고 보니 상대가 다 쓰러져 있더라고요. 싸움을 목격한 몇몇 애들 말로는 제가 혼자서 다 해치웠다고 하고... 그때 목뒤를 맞고 정신을 잃기 전 아주 짧은 순간에 이상한 느낌이 들었어요. 물체의 색이 형태에서 빠져나와 뒤섞이다가 다시 분리되는데, 색 반전이 된 체로 모든 물체가 보이는 거죠. 그런데 그때 느낌이.. 정신을 잃고 유카와 싸우기 전과 똑같았어요."
갑자기 에이린씨가 표정을 굳히며 물었다.
"목뒤...어디를? 어느정도로?"
"여기를...망치로 못 박을때 마무리로 쾅! 찍는 정도로요."
목 뒤를 가르키며 대답했다.
"...그곳은 그정도 세기로 맞으면 보통 사람은 백이면 백 죽는 급소예요. 가만. 그럼 그때는 어떤 일이 있었죠? 유카와 싸우기 전, 의식을 잃기 전에요."
"온 몸이 마치 돌덩어리처럼 굳어서 안움직이더라고요. 으슬으슬 오한도 들고 경련이 일기도 하고...아 그전부터 왼팔이 안움직이더니 그 다음 목, 혓바닥...."
"왼팔부터? 왜 왼팔부터? 무슨일이 있었나요?"
에이린씨가 조금 급하게 물어본다.
"뭐...언제부터더라? 아 맞다. 요우무 윳쿠리에게 왼팔을 조금 배였는데 그 상처 주변에만 근육이 뭉치는 것 같다가 나중엔 왼팔 전체로 퍼지더군요."
"....파상풍 증세로군요. 전신 마비에 경련까지 갔으면 거의 사망 확정인데...."
잠시 에이린 씨가 눈을 감고 생각하더니 곧 입을 열었다.
"죽기직전의 상황에서 그 기가 폭발적으로 발산되는 것 아닐까요? 목뒤 숨골을 강타당한 것, 전신 마비와 경련이 올 정도로 진행된 파상풍. 둘다 곧 죽어도 이상하지 않을 상황이죠. 지금은 다른 이상한 증상 없나요?"
"없습니다. 화상자리가 좀 쓰린것 같긴 하지만.."
"죽음에 이르게 한 요인도 소멸해 버린 걸까요? 하아... 일단 화상자리가 쓰린다고 했으니 좀 쉬고 계세요. 진통제를 좀더 가져오죠."
에이린 씨가 병실을 나갔다.
"그럼 나도 볼일은 끝났으니 가보겠어."
유카리도 스키마를 열고 병실을 떴다.
머리가 혼란스럽고 어지럽다. 몸을 조심스럽게 침대에 누였다. 아까보다 쓰라림이 한층 강해진다. 생소한 정보가 갑자기 너무 많이 흘러들어온다.
에이린씨가 들어왔다. 주사기를 들고 링겔에 바늘을 꽂는다. 진통제인걸까.. 팔뚝이 시큰거리면서 몽롱해진다. 일단 눈 좀 붙여야겠다.
철의 병실은 301호. 그 옆방 302호에는 카자미 유카가 입원해 있었다. 외상은 별 거 없었다. 오른쪽 빗장뼈와 왼쪽 갈비뼈 3개 골절, 턱뼈에 금이 조금 가고 오른쪽 안구 함몰되었다. 요괴의 회복력 덕분에 별다른 조치 없이도 약간의 통증은 있지만 눈에 띄는 속도로 회복되고 있었다.
하지만 내상은 상당히 심각했다. 심장치기를 당한후 직격당한 복장지르기. 복근이 파열되고 복막이 찢어졌다. 뿐만 아니라 대장과 소장이 압력을 못견디고 뭉게지면서 배에 피가 고였다. 자궁과 방광은 제 위치에서 약 5cm나 밑으로 내려앉았다. 보통 인간이었으면 즉사해야 할 부상이었지만 역시 카자미 유카는 대요괴. 에이린에게 오기 전에 내장기관은 제 위치를 잡고 파열된 복근, 복막, 내장기관은 거의 다 회복되어 있었다. 복강에 고인 혈액을 빼내는게 조금 늦긴 했지만 요괴의 신체능력으로 어떻게든 버틸 수 있었다.
하지만 그것으로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었다.
"크악!"
유카가 배를 움켜쥔다.
석강철의 마지막 일격을 받은 유카는 뒤로 약 20m를 날아간 뒤 나무에 처박혔다.
["이...새..끼가.. 우풉!"]
입에서 한말이나 되는 피가 쏟아져 나왔다. 피의 색깔이 내장손상을 알려주고 있었다.
있을 수 없다. 치욕감과 분노가 활화산처럼 터져나온다. 맨몸의 인간이 단 5분만에 나를 이 지경으로 만들다니. 아무리 조금 가볍게 상대했다지만!
["죽..일테다.."]
EASY모드의 탄막만 쏴도 죽일 수 있다. 쏠 수 있다면 말이다.
["웃?!크아아아아아악!!!"]
마력을 끌어올리는 순간 마치 철근에 관통당한듯 무시무시한 격통이 찾아든다. 너무나 심한 나머지 기절해 까무라쳤다가 고통에 다시 정신을 차릴 정도였다.
["하아! 하아아! 허억..허억!!"]
복강이 피로 물들고 장기가 전부 손상되었다. 배에서 등까지 관통하는 통증에 몸을 일으켜 걷는 것이 불가능하다. 유카는 한손으로는 배를 움켜쥐고 쓰러져 있는 철에게 기어간다. 비록 마력은 못 쓰지만, 그냥 완력으로 목뼈를 부러뜨리면 끝난다!
철의 모습은 처참했다. 진피층이 훤히 드러날 정도의 화상. 흙바닥에 쓰러졌으니 그 자리에 피와 흙덩이가 살에 엉겨붙어 흉측하기 이를데 없었다.
유카는 앞으로 쓰러진 철의 몸을 돌려 바로 누였다. 그리고 목을 왼팔로 움켜쥐었다.
["..지마..야"]
["..?!"]
잦아들어가는 숨소리 사이로 조금씩 세어나오는 말소리.
["....리지마...거야...버리지마...죽...버...거야...
엄마....버리지마...죽여버릴거야..엄마....버리지마...죽여버릴거야..엄마....버리지마...죽여버릴거야..엄마....버리지마...죽여버릴거야..엄마....버리지마...죽여버릴거야..엄마....버리지마...죽여버릴거야..엄마....버리지마...죽여버릴거야..엄마....버리지마...죽여버릴거야..엄마....버리지마...죽여버릴거야..엄마....버리지마...죽여버릴거야..엄마....버리지마...죽여버릴거야..엄마....버리지마...죽여버릴거야..엄마....버리지마...죽여버릴거야..엄마....버리지마...죽여버릴거야..엄마....버리지마...죽여버릴거야..엄마....버리지마...죽여버릴거야..엄마....버리지마...죽여버릴거야..엄마....버리지마...죽여버릴거야..엄마....버리지마...죽여버릴거야..엄마....버리지마...죽여버릴거야..엄마....버리지마...죽여버릴거야..엄마....버리지마...죽여버릴거야..엄마....버리지마...죽여버릴거야..엄마....버리지마...죽여버릴거야..엄마....버리지마...죽여버릴거야..엄마....버리지마...죽여버릴거야..."]
"무슨 소릴 지껄인거야 그자식..욱!"
달칵
"좀 괜찮으신가요?"
에이린이 포도당용액을 갈며 물었다.
"이 빌어먹을 복통만 빼면....큭!"
움찔 움찔
"유카..씨?"
"크아아아!! 이 개자식! 인간주제에 감히 발길질 한방으로 나를 이 꼴로 만들어?! 그 자식 어딨어?! 죽여버리겠어!"
유카가 이불을 걷고 일어난다. 그러나 몸이 휘청거린다.
"크윽!"
"회복될때 까지는 절대안정하셔야 한다고요!"
"하아...마력을 못쓰니 날아갈 수도 없고.."
"아직도 마력을 모으면 통증이 있나요?"
"정신이 아득해질 정도로 아프다고... 쇠기둥을 박아넣은 기분이야."
"쇠..?"
방금전 철의 병실에서 나눴던 이야기가 떠오른다. 철의 속성은 금의 기운.
"유카씨. 정확히 어디를 맞으셨죠?"
"재길! 왜 기분나쁜걸 떠올리게 하고그래? 여기쯤.."
유카가 단전부위를 가리킨다. 인간의 형태를 한 개체가 어떤 종류이던 '힘'을 끌어모으는데 중심부 역할을 하는 지점. 단순히 물리적인 충격으로 단전에 손상이 간 것이라면 유카의 회복력으로 지금쯤 마력의 운용에 문제가 없어야 한다. 그렇다면 단전에 점혈류의 공격이 들어간 것일까. 아니다. 유카의 회복력을 고려해볼때 그것은 불가능하다.
기를 운용하지 못하는 인간이 점혈당하면 누가 풀어주기 전까지는 절대 회복하지 못한다. 요괴의 경우 급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기나 마력의 운용 없이도 회복력, 즉 몸을 원래상태로 '복구'시키는 능력덕분에 막히고 뒤틀렸던 혈도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면 회복된다. 유카정도의 요괴라면 이정도 시간이 흘렀는데도 점혈당한 자리가 복구되지 않을리 없다.
그렇다면 자신의 '기'를 상대의 몸에 남도록 했다? 하지만 이 정도로 지속되려면 '힘'의 차이가 어느 수준 이하여야 한다. 마치 항원 항체 반응이 일어나듯, 외부에서 강제로 주입된 '힘'은 개체의 내부의 '힘'에 의해 분해된다. 자신의 '힘'이 강대할수록 더 빨리 분해해 효과를 무효화 시킬 수 있다.
환상향의 결계를 뒤흔들 정도의 거대한 기의 양. 그것의 원인이 정말 철이라면 세번째 설명이 가장 적절하다. 특히 금(金)의 기운은 다른 기운에 비해 '농도' '순도'를 중요시 하기 때문에 적은 기로도 몇배 차이나는 기를 상대할 수 있다. 유카에 비하면 압도적으로 적은 힘이지만 유카에게 이정도의 내상을 지속시킬 수 있는 것도 설명이 된다.
"뭔가...좀더 연구하고 싶은 사람이군요. 테츠(철)씨...살릴 수 있어야 하는데.."
"아아..부탁하는데 절대 그자식 죽이지 마. 무슨수를 써서라도 살려줘. 가능하면 팔도 하나 달아주고."
"어머?"
"내 손으로, 그 자식 입에서 죽여달라는 말이 나올때까지 괴롭혀주겠어. 온전한 상태의 육체를 잘근잘근 부숴줘야 의미가 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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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후기
넌 앞으로 고생길이 훤하다 쯧쯧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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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자 : ?
원출처 : 구 윳쿠리 사이트
동방전경담13 (1장-이상한 나라의 전경씨완료)
보여드리지요
새하얗게 미쳐버린 세계관을
그리고 이것으로 일단 전경담 1장-이상한 나라의 전경씨 는 완료됩니다.
내일부터 잠수입니다. 운이 좋으면 며칠간은 들어와 볼수는 있겠죠.
1주일...어쩌면 그 이상 잠수할지도 모릅니다. 인터넷 끊을지도 몰라서....
좌우간 사이트 이전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토론도 최선의 방법으로 합의점이 모여 모두 느긋할 수 있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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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하늘나라. 인간의 수명과 운명을 관장하는 부서. 이전에 인간의 운명을 가지고 장난을 치다가 오류가 난 인간을 만들어버려 그만 영창에 가버린 선인이 하나 있었으니....
오늘은 형기가 끝나는 날. 동료들이 조촐하게 축하 파티를 열어 주었다.
"여어~. 복직 축하한다!"
"복직은 무슨 얼어죽을... 독방에 처넣더니 그 새끼 오류난거 복구하라고 존나 닥달하더만. 오히려 일 더 많이하고 왔다."
"낄낄낄! 그래, 얼마나 복구했어?"
"아아...도저히 보통 인간으로는 돌려놓지 못하겠더라고....이런 썅! 수명 홀드를 안걸어놓으면 어쩌자는거야 그 자식! 책임을 물을거면 그 자식에게......."
"호오...수명 홀드 그거 불법인지 잘~아시는 분이 왜이러실까? 접때 그거 쓰다 걸려서 피봤던 분 기억 안나셔?"
"씁...."
"자 자 자. 일단 술이나 들자고!"
"아~아, 그래 그래. 자~ 술이왔어요~."
"부으시고~."
"받으시고~."
"잣커니 합세~."
"얼~큰."
술이 들어 간! 다! 쭉! 쭉~쭉쭉! 쭉~쭉! 쭉쭉! 먹!고!죽!자! 쭉! 쭉~쭉쭉! 쭉~쭉! 쭉쭉
동~구박~과수원샷! 불~스 원샷!
"크하아! 아, 그래. 복구된 파일은 언제 입력할거냐?"
"뭐 오늘내로만 입력해서 적용까지 완료시키면 된댄다. 한잔 더 받아라~."
"새끼. 술처먹고 잘도 하겠다, 응? [쨍]."
"캬하~읏! 부정탄다! 닥치고 술이나 드세요~호."
"어이, 어이. 너 너무 급하게 마신거 아냐? 초장에 벌써 4사발을 풀로 원샷하는건 좀.."
"시꺼~엇! 내가 이 술을 얼마나 그리워했는데~엣!"
"츳츳츳... 저새끼 저러다 또 일내지...."
"아앙~? 이 쉐~끼가! 부정탄다! 훠~~이![소금 뿌리는 시늉]"
"어익후~~. 소금은 데낄라 안주라고!"
왁자지껄. 말단들의 소박하지만 정겹고 활기가 넘치는 술자리가 계속되었다.
"그건 그렇고... 철이던가? 아무튼 그 오류난 새끼, 그거 담당 어떻게 됐어?"
"담당이니까 책임이 더 크지. 너보다 몇해는 더 빵살이를 해야할거다."
"애애...앳. 좀 미안해지네 이거.."
"어느쪽 말이냐? 담당? 인간?"
"뭐..둘 다."
"하아? 왠일?"
"애...복구하다가 그새끼 살아온 인생좀 봤는데 꽤 기구하더라고? 태어나자 마자 이름만 받고는 쓰래기장에 버려져, 백정 어마이가 길러줘, 그러니까 학교를 비롯한 모든 사회에서 밟혀...그런데도 어째 저리 곧바르게 자랐데?"
"아, 그래서인지 그새끼 가끔 미쳐."
"흔한 설정이네 뭐."
"아니..그런 뜻이 아니야. 이새끼가 죽을 위험에 처하면.....그래 인간이 아냐, 쉽게 말하면."
"...뭐?"
"오류나기 전에도, 1대 다수로 싸우다 한번 뒷목에 숨골을 맞았는데..애가 정신이 '핑'하고 나가더니만 10명남짓한 덩치들이 다 병원행. 신체, 정신 능력이 인간이 발휘할 수 있는 최대치까지 증가해."
"...뭐냐."
"그런데...그때 오류난 이후로는 더 심해졌더라고. 이제는 뭐... 기? 그걸 의식을 통해 운용할 수 있을 정도야. 게다가 보통상태에서도 항상 의식적인 기의 운용 가능성이 열려있어. 아직까지 자각하지 못해 쓴적은 없지만...아 최근에 파상풍으로 죽기 직전까지 같는데 기가 폭발적으로 분출되어가지고 일 날뻔 했지."
"젠장. 그거 말이지? 휴우..도저히 복구 안돼겠더라고. 뭘 그때 만졌길레 어쩌다가 그렇게 기의 양이 많아졌다냐?"
"글쌔 말이지....환상향과 바깥의 경계가 뒤흔들릴 정도였으니.."
"뭐야아아아앗?!"
소스라치게 놀라며 일어선다. 술이 확 깬다.
"그새끼 환상향이야, 지금?!?!"
"응? 아..아아! 미안! 깜빡 잊고 있었다!"
"시파아아아!!!! 안돼겠다! 축하파티 고마웠다! 나 이만 일 하러 갈게!!"
부랴부랴 인사를 하고 떠나버린다.
"저..무슨 일이죠?"
최근에 들어온 신참이 물었다.
"아...저 새끼 나오기 한달 전에 운명프로그램 확장팩 패치가 나왔는데... 환상향 거주자에 대한 내용이 수정됐거든. 뭐 이 바닥이 얼마나 경직되어 있는지는 알지? 게다가 빵에 들어가 있으니 그 소식을 제때 접했을 리가 없지. 나오자 마자 그건 얘기 해줬는데 정작 그 녀석이 환상향 갔다는건 얘길 안했으니...쯧. 이전 버젼 파일을 적용하면 오류가 나니깐 저러는거야. 그런데 변환기가 있긴 하지만....아직 우리 부서에서는 변환기 새 버젼이 안나왔으니 변환 시간도 많이 걸리고 또 몇몇 사항은 일일이 새로 써야돼. 어디 보자..시간이.... 쯧, 오늘 내로 다 하긴 글렀다."
".....딱한 그 친구를 위하여 건배. 덧붙여 미안한 마음도 함께."
쨍....
서글픈 소리가 고요한 휴게실을 휘감는다.
선인작업中...
"시바아아!!! 존나 업데이트라고 이딴 짓거릴 할 비용이 있으면 근무환경이나 좀 개선해 달라고!!! 아니 업데이트를 했으면 변환기를 최신버젼으로 깔아주던가!!!"
새 프로그램의 환상향에 대한 내용은 이전버전과 호환이 과연 될까 의심스러울 정도로 경악스럽게 변해있었다. 변환기를 돌렸지만 제법 많은 부분은 변환이 안됄 만큼 바뀌어 직접 일일이 입력해야 한다. 알코올 기운때문에 작업의 정밀도도 떨어져 있는 상태에서 필사적으로 키보드를 누른다. 시간 내에 입력은 가능하다. 하지만 적용 프로세스가 완료되었을때는 이미 오늘을 한참 넘어버린다.
"오냐.....될 대로 되라!"
해킹프로그렘을 작동시켜 입력과 동시에 적용이 되도록 바꿔버렸다. 물론 시간내에 맞출 수는 있겠지만 이러면 입력시 실수가 날 경우 돌이킬 수가 없다. 무엇보다도 해당되는 인간이 미쳐버린다. 입력을 끝내고 적용 프로세스를 진행시키면 잠시 인간은 의식을 잃고 가사상태에 빠진 후 정보가 수정되는데, 이렇게 되면 의식은 의식대로 남아 있고 순간순간마다 자신에 대한 정보가 수정되고 있기때문이다. 한가지 예를 들어, 유전자적인 부분이 실시간으로 바뀐다 생각해보라. 의식이 있는 상태에서 육체를 허물고 다시 만드는 셈이다.
한편 영원정. 에이린은 철의 회복 문제로 며칠째 밤을 세우고 있었다.
피부 표피층은 현재 영원정의 기술력이면 완벽하게 복구가 가능하다. 하지만 진피층의 살은 몰라도 땀샘등의 기관은 도저히 지금의 기술로는 복구가 불가능하다.
사실 피부 복구보다 더 급한일이 있다. 그때 철이 잠시 정신을 차리고 다시 드러누운지 지금 2주일 째. 철은 깨어나지 못했다. 엄청난 고열에 시달리고 있었다. 땀샘이 손상되었으니 염증으로 인한 열은 충분히 방출되지 못하고 체온을 높혀 한번은 40도 까지 올라간 적도 있었다. 영원정으로 스키마 타고 실려오자마자 바로 항생제를 투여했지만 역시 늦었던 것일까.
그런데 신기한 것은 이런 죽어가는 상황인데도 철은 '미치'지 않고 있었다.
유카와의 싸움을 보고 나서, 에이린은 철을 계속 입원 시키면 언제 '미쳐버려' 난동을 부릴 지 몰라 신경이 쓰이면서도 의사로서 철을 차마 내칠 수 없었다. 분명 에이린의 힘은 철을 압도한다. 하지만 유카와의 싸움을 보았을때, 철이 단 한방이라도 에이린의 몸에 닿는다면 봉래인의 몸이라도 결코 무사하지 못할 것임을 알 수 있었다. 가장 인상이 깊었던 것은 상대가 기술을 시전 하는 순간 마치 '너무나도 당연하다는 듯'이 상대와의 거리를 순식간에 좁혀 대비할 틈도 없이 반격을 성공시켰던 것. 작은 연속공격으로는 철을 견제조차도 못하고, 큰 공격은 첫발이 나오는 순간 반격당할 위험이 크고. 게다가 레이무가 도착하기도 전에 싸움을 끝내는 엄청난 속공. 아무 피해없이 미친 철을 잡기란 어려운 것이었다.
그래서 내심 신경쓰고 있던 에이린이었다. 그런데 2주간 철의 주변에서 기의 방출량이 주기적으로 변하기는 했어도 미침상태로 볼 만큼 거대해진 적은 없었는데, 그것은 철의 의지 때문이었다. 고열에 시달리며 의식이 희미해져 가는 상황에서도 단 한가지 일념으로 의식을 붙잡고 있었다.
'또 그 꼴이 될 수는 없다.'
몇번을, 눈 앞의 색이 반전되는 모습을 보다가도 그때 그 모습을 떠올리며 제정신을 차렸다.
흰색과 검은색이 뒤바뀐 미쳐버린 눈! 귓가에 걸린 섬뜩한 입꼬리! 싫다 싫다 싫다 싫다 싫다 싫다 싫다 싫다 싫다 싫다 싫다 싫다
차라리 정신을 잃고 미쳐버렸으면 편했을 것을, 전신을 갉아먹는 화상염증과 고열로 인한 두통을 미련하게 계속 느끼면서도 의식을 유지한다.
카자미 유카는 철의 병실에 들어와있었다. 처음에는 철이 완전 회복할때까지는 보지 않으려고 했지만 복통이 느껴질 때마다 그때의 굴욕적인 싸움이 기억나 마침네 못참고 들어온 것이었다.
'일어나라...완전한 몸으로 일어나라... 머리 끝에서 발 끝까지 육신을 아작아작 깨 부숴 주겠어. 육신은 물론이고 정신조차도 자유롭게 놔두지 않아..마지막 밑바닥에 남은 영혼까지도 짓밟아 주겠다....그러니 어서 일어나라..'
처음에는 오로지 어떤 고통을 줄까, 그런 생각 뿐이었다. 그러나 점점 그런 생각은 수그러들고
'궁금하다.'
호기심에 가까운 의문이 머릿속을 맴돌기 시작했다. 비록 처참한 꼴이 되었다지만 어떻게 나를 이정도로 곤란하게 만들 수 있었던 것일까. 만약 그때 발차기를 넣은 후, 단 한번의 일격만 이어졌다면 나를 죽일 수 있었을 것이다. 처음에는 그 생각을 떠올릴 때마다 굴욕적이었지만 시간이 지나니 순수한 호기심과 관심으로 이어졌다.
처음 봤을때는 그저 밭에 침입한 침입자. 두들겨 패 놓고 깨워보니 공손한 청년. 초면인데도 어이없게 성적인 말(실수)을 던지는 얼간이. 강제로 끌고 온 뒤로는 파수꾼이자 간식. 한번 그에게 역관광은 당했으나 그건 적당히 봐 준 것이었고 여전히 위치는 자신보다 한참 아래. 한 팔로 애쓰는게 갸륵해서 잘라버린 반대쪽 팔을 달아주려고 했더니 다짜고짜 자신을 공격한 괘씸한 인간. 그런데 지금 꼴은 시체나 다름 없다. 반쯤 죽어가는 주제에 이상한 소리도 지껄였다.
'엄마 버리지 마 죽여버릴거야.'
'내가 네 엄마냐.'
계속 철을 노려보고 있었더니 목이 좀 뻐근한 듯 기지개를 펴는 유카. 창문을 통해 보니 바깥에는 보름달이다. 머릿속에서는 그때까지의 일들이 계속 맴돈다.
약속일보다 며칠 늦게 오긴 했다만 그런거로 덤벼든다고? 거기다가 엄마는 왜나와? 버리지 말라고? 누가 누굴 버렸는데?
'뭐건 간에 일단 일어나라고. 그래야 죽이든 살리든 하지!'
자리를 박차고 철의 침대로 다가간다. 복통도 이제는 많이 나아졌다. 붕대로 얼굴을 둘둘 감아놔 표정은 안보이지만, 딱 하나 보이는 왼쪽눈. 눈물이 보인다. 희번덕 거리며 눈을 뜬 그 때와는 반대로 눈을 꾸욱 감은체.
번쩍
갑자기 철의 왼쪽눈이 떠진다. 유카는 흠칫 하다가 다음순간 더 놀라게 된다.
그때 그 눈이다. 하얀 눈동자에 새까만 눈자위!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그리고 그때와 같이 기가 폭발적으로 터져나온다.
"또 인가?!"
유카가 반사적으로 공격할 준비를 했다. 호기심이고 뭐고 다 사라지고 다시 순수한 살의가 차오른다.
"칵!"
그러나 터져나오던 기가 갑자기 정지한다. 마치 시간이 정지한듯. 그리고
"크아아아!!!!"
철의 온 몸 여기저기가 불룩불룩 솟더니
퍼억
터지기 시작했다.
"결국...!!!"
에이린이 방문을 거칠게 열고 들어왔다.
"..?!"
"끼아아아아아아악!!!!"
츠퍼억 콰샥 뚜두둑 뿌직뿌직 즈걱 즈걱 끼기기기긱
기괴한 소리를 내며 육체가 뒤틀려가는 철. 오랜 세월을 살아오며 수많은 일을 겪은 유카와 에이린. 그녀들도 이런 일은 처음이다. 어떤 이유도 없이 인간의 육체가 변이된다는 것!
"하아.......거의 다 됐다!"
미친듯이 자판을 두들긴다.
"영혼 성별..XY남자지. XY선택. 확인...어,..어?! 어어어?!!!?! 안돼 이런 씨바알!!!!안돼애애애애애애애!!"
이전 버젼은 인간의 영혼 성별 선택시 XX가 위쪽 XY가 아래쪽에 배열되어 있었는데 새 버젼에서는 반대로 되어 있었다. 그래서 습관대로 아래쪽을 선택하고 확인을 눌러버린 것이다. 이미 적용이 동시에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바꿀 수는 없다. 문제는 육신 코드는 남자인데 영혼이 여자면 이 오류가 계속 누적되어 개체의 붕괴가 일어나 버린다는 것. 단순히 성 전환수술을 하고 성 호르몬을 맞는 것과 다르다. 이것은 세포 전체의 X와Y를 바꾸는 것이기 때문이다. 오류가 일정 선을 넘기 전까지는 아무 현상도 안나타난다. 따라서 모르고 있다가 누적된 오류가 일시에 폭발하면서 개체를 붕괴시킨다. 이런 오류로 인한 개체의 비정상적 사멸은 바로 하늘나라로 오류 보고가 올라온다. 이 경우는 영창정도가 아니라 극형, 아니면 적어도 있는 백 없는 백 다 써봐도 인간계 추락형을 면치 못한다.
"개새끼들!!! 이딴걸 업데이트라고 해놓고 사용료 처 받아먹냐!!! 쓰는 작자들의 작업환경을 고려해야될거 아냐!!!"
"키..크키키킥..크아아아하하하하하하!!!! 끼이히히히히히!!! 크..흐으흐으흐흐.."
다져진 고깃덩어리 같은 육신에서 기괴한 소리가 흘러나온다. 하이톤의 여성 목소리에서 저음의 남자목소리까지 모든 음역을 오간다. 철이라는 개채가 붕괴되어 가고 있었다. 원래는 오류가 누적되는데 꽤 시간이 걸리지만 적용 프로세스가 계속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XX염색체를 가진 영혼이 여태껏 주입된 정보와 계속 마찰을 일으켜 오류가 단번에 허용누적치를 초과해버린 것이다.
"오냐...어차피 빨간줄 그인 몸이다. 최악의 경우만 면하자!"
비상 USB를 꺼내어 삽입한다.
"변신 모티프 활용! 변신 조건...보름달 or 기의 양. 추가사항...광기 억제및 코드 불일치로 인한 오류누적 정기적 사멸! 제 2의 육신..사물, 다른 종족, 이성...이성 선택!"
이전에 친구가 비슷한 실수를 한 적이 있었다. 한 육신에 중복될 수 없는 두 혼이 들어가게 했는데 이 경우 변신을 통해 두 혼을 한 육신에 잡아두게 했다. 변신으로 인한 질량의 변화는 에너지로 전환해 기나 마력 영력 형태로 저장하게 했다. 이번 경우는 조금 다르지만 설정을 통해서 정기적으로 여자로 변신하게해 누적된 정보를 일시에 소멸시키도록 해놨다.
"...완료.."
띠잉
하루의 끝을 알리는 종소리. 그리고 동시에 모든 변경정보의 적용이 완료되었다.
철은 이전의 형태를 찾아볼 수 없고 그저 고깃덩어리에 불과했다.
"우웁!"
비명소리에 달려온 레이센이 결국 구토를 참지 못하고 병실을 나갔다. 그때
츠팍
고깃덩어리에서 사람 팔뚝이 솟아나왔다. 이어서 사지가 하나씩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구워억! 구아아!! 끄아아!! 꺄아아아아아!!! 아아아아아!!!!!"
점차 사람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쯔즉 지익 푸슈슛 쫘압 쯔악 쩍 짜각
"으아아아아아아!!!"
비명과 함께 고깃덩어리를 찢고 나온건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여인이었다.
"하...하아?"
아까 기의 폭발로 인해 전등이 전부 나가버렸다. 창문들 통해 들어오는 만월의 빛이 여인의 나체를 비추고 있었다.
"테츠...씨?"
에이린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 영혼 특유의 느낌. 조금 달라져 있긴 하지만 분명 철의 것이었다.
"어..떻게 된건가요?"
여자의 몸이 되어버린 철. 그렇게 물어봤자
"...."
돌아오는 대답이 있을리가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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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후기 :
쓰고나서 아냐 이건 아냐라고 수없이 되세겨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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