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의 몸첨부화를 인위적으로 일으킬 수 있는 물질을 찾는 실험이 있었다.
그 실험이 있고서 며칠 뒤, 시로이 쿄우진은 자신에게 협력해준 가공소를 찾아갔다.
매의 눈으로 주변을 경계하며 지키던 경비원도 그의 얼굴을 보자마자 친절하게 문을 열어주었다.
소장실로 향하는 동안, 시로이 쿄우진은 가공소의 시설들을 보고 있었다.
가공소. 그것은 인간에게 오만한 윳쿠리라도 벌벌떠는 공포의 이름이며
윳쿠리를 이용해 각종 식품을 제작하거나
애완윳쿠리가 될 예정의 어린 윳쿠리들을 교육시키거나
윳쿠리로 다양한 실험을 하는 등
윳쿠리와 관련된 다양한 상품들을 제조하는 공장이며
어찌보면 시로이 쿄우진보다 선배격인 존재. 그것이 가공소이다.
이곳의 윳쿠리들은 철저히 인간을 위해 존재하며, 인간을 위해 착취당하고 인간을 위한 교육을 받으며
인간을 위한 고문과 실험을 당하고, 인간을 위한 상품이 되며, 인간을 위해 살고 또 인간을 위해 죽는다.
그리고 그런 가공소를 오늘 이 남자가 들린 이유 역시, 자기 자신이라는 인간을 위한 무언가를 위해서이다.
"소장님 계신지요?"
"아, 시로이씨! 다시 뵙는군요!"
"어제 전화로 부탁드린 건에 대해 왔습니다."
"확실히, 그때의 실험으로 나온 결과물을 안정화시키고 싶다 하셨죠?"
이것이 이번 목적.
시로이 쿄우진은 몸첨부화를 인위적으로 일으키는 물질을 찾아냈다.
그리고 심지어 용량의 조절로 원하는 사이즈의 몸첨부까지 일으킬 수 있었다.
하지만 그것이 100%로 몸첨부화를 일으키는가, 달리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은 없는가
그것은 아직 확실하게 검증되지 않았다.
소장 역시 새로운 부지에 세울 공장계획을 단순한 가공소 시설의 증축에서 변경하여
몸첨부 윳쿠리의 제작 및 양성을 하여 상품화시키는 시설로 삼을 셈이다.
그러기 위해선 역시 소장 입장에서도 이 물질의 안정성을 검증하고 제대로 된 약품으로 만들어야 한다.
두 사람은 어제 그 부분에 대해서 통화했고, 서로의 이익을 위해 같은 작업을 거칠 필요가 있었다.
즉, 재차 협력하게 된 것이다.
"그때 주신 배합표와 제조법을 바탕으로 약품을 제조할 공장을 세울 생각입니다."
"좋은 계획이라고 생각합니다. 몸첨부 윳쿠리는 세간에 수요가 많으니까요."
"그리고 시로이시께 받은 서류를 바탕으로 최소한의 공정설비는 벌써 만들어놨습니다."
"와오, 빠르시네요."
"저도 약품의 테스트는 더 해봐야 할 것 같다고 생각했으니까요."
"그럼 그 최소한의 설비를 좀 보러가고 싶군요."
"그렇잖아도 이제 그곳으로 안내해드릴 참입니다."
시로이와 소장은 가공소의 어느 한 공간, 어떤 복잡한 장치만 덩그러니 있는 크고 넓은 방에 도착했다.
그 방엔 몇명의 가공소 직원들이 기계의 상태를 점검하고 있었다.
"앗, 소장님 오셨습니까!"
"시로이씨, 이 사람은 기계관리과의 과장입니다. 과장, 이쪽은 시로이 쿄우진 연구원이시네. 이 기계의 창시자이시지."
"아뇨, 뭐, 전 약품 제조법만 넘긴 거라..."
"아닙니다, 시로이씨. 그 제조법 덕분에 이 기계가 탄생한 거니까 시로이씨도 창시자 중 한분입니다."
"하긴 뭐... 그렇게 볼 수도 있긴 하죠. 영광이네요."
"과장, 기계의 상태는 양호한가?"
"예, 조금 만 더 체크해야 하지만 현 시점에선 문제가 없습니다."
"그럼 윳쿠리 관리과에서 실험할 윳쿠리들을 좀 보내달라고 하게."
"알겠습니다."
과장은 부하직원에게 시켜 전령으로써 윳쿠리 관리과에 보냈다.
이후 기계의 점검이 끝난 것은 10분 뒤, 윳쿠리들이 준비된 것은 그로부터 20분 뒤.
"그러고 보니까 아직 이 기계의 설명을 못들었군요. 어떻게 제조하는 겁니까?"
"위의 원통들 보이시죠? 원재료들이 담긴 통입니다. 기계가 원재료들을 호스를 통해 중앙의 장치로 보냅니다.
중앙의 장치는 원재료들을 입력된 레시피대로 딱 정량만 동시주입할 겁니다.
기계 바로 아랫쪽의 작은 깔대기를 통해 깔대기에 붙어있는 정사각형의 작은 상자에 그 혼합물이 섞일 겁니다.
원재료 중에 가장 마지막으로 들어가는 건 가장 온도가 낮은 액화질소. 그걸로 깔대기에 붙은 상자의 내용물은
얼어서 고체가 되겠죠. 그걸 컨베이어 벨트로 옮기는데 그 과정에서 마지막 장비가 약품의 코팅을 할 겁니다.
그리고 그 결과가 완성품이죠. 다만 완성품이 온도가 상당히 낮아 시중판매는 어려울 것 같더군요."
"그래서 몸첨부 윳쿠리의 제조와 육성만 한다는 것이로군요. 약품을 시중에 팔기 어려울 것 같아서."
"네. 애완윳을 몸첨부로 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은 신청을 받아 시설에서 몸첨부로 만드는 식으로 할겁니다."
"그러려면 역시 안정성과 부작용 가능성을 체크해야겠군요. 고객의 신뢰를 얻기 위해선."
"그렇습니다. 그걸 시로이씨가 도와주시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그럼, 약품 제조 및 윳쿠리들에게 투여를 시작하죠."
실험은 지극히 심플하다.
기계로 약품을 만들고, 그걸 가공소에서 선별해 데려온 윳쿠리들에게 먹인다.
그리고 몸첨부가 된 윳쿠리들의 상태를 시로이가 며칠동안 계속 검사한다.
내용은 심플하지만 기간은 2주는 넘게 걸릴 실험.
시로이는 가공소의 직원이 된 마냥 그 가공소에 출퇴근하면서 약품을 먹어 몸첨부가 된 윳쿠리들을 검사했다.
그렇게 실험이 시작하고 1달. 쿄우진은 모든 검사결과를 종합하여 결론을 내렸다.
"그럼, 결과를 말씀드리죠, 소장님."
"허허, 기대되면서도 긴장되는데요?"
"우선 약품이 효과를 발휘할 확률은 100%입니다. 약품을 먹은 윳쿠리들은 종, 나이, 성향 등에 상관없이 변했으니까요."
"확실히, 그건 제쪽에서 먼저 확인하게 된 사항이죠. 약품을 먹이는 건 저희쪽 일이었으니까요."
"다음으로 부작용은, 실험체들의 세포조직을 계속해서 검사한 결과, 0.7%의 확률로 세포의 활동성이 떨어질 가능성이
확인되었습니다. 특히 내장이랄 수 있는 팥소세포가요. 이 부작용은 전체적인 능력저하를 일으킵니다.
오감이 둔해지고, 운동신경도 떨어지며, 면역력도 약해지고 기억력이나 사고능력 부분에서도 상대적인 저하를 일으킵니다.
그럴 수밖에요. 몸첨부라도 윳쿠리. 팥소의 세포 하나하나가 온갖 기능을 다 가지고 활동합니다.
그런 세포의 능력저하는 전체적인 능력저하로 이어질 수밖에요. 원인은 약품 자체가 마이너스 온도라는 것.
약품이 윳쿠리의 입안에서 녹는 동안에 생긴 냉기에 노출되어 세포가 약간 얼어버리는 거죠.
변이 중의 발열때문에 이 부작용이 나타날 확률이 낮지만 없지는 않죠."
"흐, 흐음... 그렇군요..."
"다만."
"네?"
"다만 이 부작용은 충분히 감수할 만한 수준입니다. 부작용을 일으킨 몸첨부 윳쿠리는 신체능력저하는 폭이 크지 않습니다.
지적능력인 부분에서도 부작용 개체들은 은뱃지는 딸 정도의 지능과 지혜, 이해능력을 보였습니다.
부작용이 없는 몸첨부들은 금뱃지급 테스트에 모두 합격했고, 부작용 개체들도 은뱃지 시험까진 합격했습니다.
그리고 부작용 발생확률은 0.7%입니다. 천마리 중에 일곱마리 꼴이죠. 이정도면 리스크는 낮다고 생각합니다."
"흐음... 그렇군요. 저도 이견이 없습니다. 이거, 앞으로 좋은 장사가 되겠군요."
"뭐, 저도 제 연구데이터를 완료할 수 있었으니까요. 제조법은 제가 특허를 내겠습니다만
그 이후 곧바로 이 가공소에 제조허가를 드리게끔 하겠습니다. 무엇보다 소장님 도움이 컸으니까요."
"고맙습니다. 벌써부터 매출이 올라갈 생각을 하니 군침이 도는군요 허허."
그리고 소장은 정말로 침을 흘리고 있었다.
침이 자기 바지에 떨어져서야 자신의 추태를 깨닫고 재빨리 소매로 입가를 닦았다.
"어허허허... 이거 민망한 꼴을 보였군요. 이번에도 많은 도움을 주셨으니 뭔가 사례를 하고 싶은데..."
"아, 그거라면 실은 한가지 부탁이 있는데요."
"어떤 것이죠?"
"후후후..."
시로이 쿄우진은 가공소에서의 볼일을 모두 마쳤다.
그는 아무 망설임없이 바로 자신의 집으로 돌아갔다.
"아, 주, 주인님! 돌아오셨나요?"
"그래. 아주 즐겁게 돌아왔지."
"지, 집안일은 다 끝냈습니다."
"그래. 쉬어."
"어... 실험은 없으십니까?"
"실험이라... 이번 실험은 끝났지. 이젠 결과물로 원하는 결과를 만들면 되는거야."
그는 백의를 펄럭이며 연구실로 들어갔다.
그가 향한 곳은 장기개체 보관실.
이 남자의 개체 보관실의 모든 윳쿠리들 중 유일하게 독보적인 존재가 하나 있었다.
장기실험개체로써 보관되고 있던 한 레미랴.
그 레미랴는 백색으로 번쩍이는 뱃지를 달고 있었다.
플래티넘. 금뱃지보다 아득히 위에 있는 존재임을 입증하는 뱃지.
이 뱃지를 가진 윳쿠리는 매우 우수하여 때로는 인간을 능가하는 녀석들조차 존재한다.
이 남자가 이 백금색 뱃지를 가진 레미랴를 얻게 된 것은 어느 한 인맥을 통해서다.
그는 정치인이었다. 게스 윳쿠리들을 고문하는 걸 즐기는 학대파이지만 표면상으론 윳쿠리 애호가인 척 한 남자였다.
그런 인자한 이미지를 유지하기 위해, 거액의 돈을 들여 플래티넘 레미랴를 샀다.
그 레미랴는 품격이 넘쳤고, 자신의 주인의 정치적 이미지의 상승에 큰 기여를 해주었다.
하지만 이 정치인은 윳쿠리를 키우는 것엔 하등 관심이 없었다.
필요한 만큼의 입지기반이 다져지자 이젠 이 초고가의 윳쿠리가 그저 귀찮은 애완동물 정도로만 보이게 되었고
이를 어딘가에 처분하고 싶어했다. 하지만 이 윳쿠리는 플래티넘. 어설프게 처분했다간 자기 이미지가 바닥을 친다.
그때 그 정치인이 떠올린 존재가 바로 자신이 스폰서로써 돈을 대주는 한 남자.
바로, 시로이 쿄우진이었다.
윳쿠리에 대한 연구욕에 미친 매드 사이언티스트. 그에게 이 초고가의 윳쿠리는 분명 최고의 실험체일 터!
그는 스폰서로써의 몇년치 지원금 대신 이 레미랴를 넘기는 거래를 제안했고, 시로이는 받아들였다.
그 정치인은 이제 그 몇년동안 돈을 내지 않지만 그럼에도 스폰서로써 이름을 올리고 있다.
몇년치의 지원금을 단 한번에 냈으니까 말이다. 자신이 선전용으로 키우던 플래티넘 레미랴를.
이 레미랴를 받은 시로이는 장기실험개체로써 오랫동안 이 레미랴를 안전하게 보관해왔다.
그는 이 레미랴를 받자마자 어떤 계획을 가졌다. 그리고 그것을 이제서야 이행할 수 있게 되었다.
시로이 쿄우진은 이 플래티넘 레미랴를 들고 마당으로 나왔다. 나오면서 달린 태그는 쓰레기통에 버렸다.
"...무슨 속셈이냐도."
"무, 무큐... 주인님? 그 레미랴로... 뭘 하시려는 거죠?"
"플래티넘. 아주 귀한 존재이지. 인간에 맞먹는. 아니, 경우에 따라선 그 이상이기도 한 존재.
넌 그런 존재라는 것을 입증하는 뱃지를 달고 있지. 뭐, 말투야 나에 대한 불만으로 일부러 배운 것을 거역하고 있지만."
"그게 뭔 상관이냐도. 날 풀어줄 것도 아니고, 내게 뭘 할 셈이냐됴?"
"난, 널 두번째 조수로 임명할거다."
"무, 무큐우우!? 그, 그럼 파츄리는..."
"아, 안심해 파츄리. 널 버린다는 게 아니야. 조수를 늘리겠단 거지."
"내가 순순히 들어줄 것 같냐도?"
"글쎄, 하지만 기껏 노력해서 플래티넘씩이나 땄는데 죽고싶진 않잖아?"
"......"
"그리고 널 그냥 이대로 쓸 것도 아니야."
"...뭐?"
"몸첨부화 약. 완성했거든."
그는 주머니에서 진공포장된, 그 가공소에서 받아온 선물인 몸첨부화 약품을 꺼냈다.
"난 널 몸첨부로 만들어서, 2명째의 조수로 삼을 생각이야. 거부권은 없어."
"......이걸 위해서 여태 날 보관한 거냐도?"
"오직 이것만을 위해서지."
"...조건이 있다도."
"호오?"
"나한텐 동생이 있었다도. 플랑종이었다도. 나랑 그앤 서로 다른 뱃지를 달고 떨어지게 되었고
지금은 그 애의 소식조차 모른다도. 당신이 그애를 찾아서 나랑 같이 살게 하겠다 약속해달다도."
"만약에 죽었다면?"
"데려올 수 없다면 최소한 소식이라도 알려달라도. 증거가 있는 정확한 정보로."
"좋아, 그 거래 받아들이지."
남자는 레미랴를 바닥에 내려놓고 포장된 약을 꺼냈다.
"먹어라. 그걸 먹고 몸첨부가 되어 날 위해 일해라. 그럼 너의 동생을 찾아주마."
레미랴는 잠시 그 약을 응시하더니, 이윽고 결단을 내려 그 약을 받아먹었다.
레미랴의 입안에서 약이 녹기 시작했고, 레미랴는 조금씩 경련하기 시작했다.
이윽고 발열이 일어나 증기같은 것이 뿜어지고, 마침내 엄청난 양의 증기가 폭발하듯 한순간에 뿜어졌다.
시야를 차단하던 흰색의 날아다니는 물방울들이 점점 대기중으로 사라지자
그곳엔 백금색의 뱃지를 단, 10살의 인간 여자아이 정도로 되어보이는 체형을 한 몸첨부 레미랴가 있었다.
"이건...?"
"환영한다, 몸첨부 플래티넘 레미랴. 나의 제 2의 조수. 앞으로 잘 부탁한다."
달밤의 빛에 비친 그 남자의 흡족한 미소는, 마치 극악한 계략을 꾸미는 악마의 것이었다.



그러고보니 라무네 내지는 탄산음료 계통의 음료들은 어째서 윳쿠리를 재울수 있는걸까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