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대
2021.12.15 21:58

윳쿠리 의무복무 2 - 입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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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곳은 윳쿠리들의 정신와 육체를 단련하는 윳쿠리 훈련소. '김조교'는 야간 당직으로 밤을 샌 뒤, 동이 트는 훈련소의 풍경을 창문 너머로 바라보고 있었다. 피곤했던 그는 하품을 하며 기지개를 핀다.

 

 

 '아오~씨 존나 피곤하네. 앞으로 철수하려면 몇 시간 남았지?'

 

 

 그는 기지개를 펴고난 뒤, 의자에 털썩 걸터앉아 엉덩이를 쭉 빼며 벽에 걸린 시계를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생각했다.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나. 슬슬 들어오겠구만. 귀찮다. 귀찮아...'

 

 

 김조교는 하품을 하며 무기력하게 몸을 축 늘어뜨렸다. 업무에 찌들어 지친 김조교의 모습. 이는 마치 흐물흐물한 문어와 같았다. 그렇게 늘어져 있자니, 상황실의 통신기기에서 신호가 울렸다.

 

 

 뺄렐렐렐렐렐레레-- (달칵) " 예 상황실 근무자 김조굡니다."

 "통신보안, 위병소 근무자 OOO입니다. 현 시간부로 윳쿠리 인솔 차량 3대 복귀했습니다."

 "어, 그래 알았다."

 "알겠습니다. 수고하십시오 충성."

 "그래~~." (달칵)

 

 

 그렇다. 오늘은 훈련소에 새로운 기수의 윳쿠리들이 들어오는 날이었다. 지역 윳쿠리의 자식이라면 누구나 지게 되는 의무. 그 첫걸음이 지금 시작되려하고 있었다. 

 

 

 

 

▪️

 

 

 

 

 "느흐흑... 옴마야 아빠야가 보고십따젯...."

 "레-뮤를 어서 느그치 해달라구 늣츄.. 늣츄.."

 

 

 깜깜한 짐칸 속에서 두려움에 떨고 있는 윳쿠리들. 그야말로 완전히 무력한 모습. 그저 앞으로 다가올 고난에 몸을 맡기는 것만이 이들이 유일하게 할 수 있는 것이었다. 그렇게 암울한 시간이 흐르고 드디어 문이 열렸다.

 

 

 덜컹, 끼이이이이익-

 

 "뉴와아아앗! 눈부시다젯!"

 "태양씨가 나타났다규! 드디어 기여운 레-뮤를 구하러 온거냐규!."

 "어서 우리를 여기서 느긋하지 않게 꺼내달라쩨엣!"

 

 

 순식간에 짐칸으로 퍼져들어온 빛, 그것은 윳쿠리들로 하여금 잠시 헛된 희망을 품게 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빛 가운데에서 윳쿠리들의 시야에 들어온것은 느긋하지 못한 남자들이었다. 남자들은 하나같이 모두 기골이 장대하고 험상궂게 생겼으며, 머리에는 새빠알간 모자를 쓰고 있었다. 

 그렇다. 이들은 앞으로 윳쿠리들의 생활을 지도하고 훈련을 이끌어나갈 조교님들이었다. 문이 열리자마자 조교들은 윳쿠리들이 수납되어있는 틀을 신속히 꺼내어 바닥에 윳쿠리들을 쏟기 시작했다. 이에 윳쿠리들은 땅에 떨어져, 연병장 흙먼지를 들이마시며 데굴데굴 구르게 되었다.

 

 

 "느와아아아! 뉴오오오! 뗴귤뗴귤 하기 찔타제에에에!"

 "레뮤 아퓨다귯! 험하게 다루지 말아달라규웃! 느와아아!"

 "뉴뀨리에게 이렇게 심한지슬 하뉸곤 게쮸라제에에에!"

 "아빠아아아아아. 주로 몸찌가 아쁘아아아아아."

 

 

 갑자기 땅에 내동댕이쳐진 윳쿠리들이 우왕좌왕하여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을 때, 한 조교가 고함을 쳤다.

 

 

 "구령대 앞으로 집합! 3초준다 실시!"

 """느에?"""

 

 

 윳쿠리들은 순간 당황하여 조교의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러자 조교들은 불같이 화를 내며 윳쿠리들을 구타하기 시작했다.

 

 

 "이 씨발새끼들이 빨리 안움직여!"
 "씹새끼들아! 빨리 움직여! 움직이란말이야!"

 "뉴에에...? 쟘..쟘깐..(퍼억) 느게에에엑!"

 "유뀨우우우우우! 인...인간찌 느긋하게 규만..(빠악) 느게에에엑!"

 "(퍼억 퍼억) 아프다규! 아프다규! 느긋하지 않게 이동할테니 게로피지 말라규우! (퍼억 퍼억) 느갸아아아! 옴마야아아아."

 "(빠악) 느갸아아아!. 쟘...쟘깐 기다리라제....! (빠악) 느끼이이이잇! 방금의 일격으로 발찌가 다쳤따제에..! (빠각) 느갸아아아! 댤려져어어어어!"

 "레뮤의 귀미털찌 놔달라규우우우우! 규령때가 먼지 모르게따구우우우. 친졀하게 알려쥬길 바란다규우우! (뻐억) 느갸아아아아!"

 

 

 순신간에 아수라장이 된 연병장, 윳쿠리들은 오자마자 영문도 모르고 심한 구타를 당해야했다.

 

 

 잠시 후, 윳쿠리들은 만신창이가 되어 구령대 앞에 서게되었다. 하나같이 훌쩍이며 몸을 덜덜 떨고있었다. 그 순간, 구령대 양 옆의 스피커에서 힘찬 음악이 흘러나왔다. 그리고 구령대의 단상에 누군가가 올라왔다.

 

 

 "부대 차렸! 훈련대장님께 대하여 경례!"

 """충! 성!"""

 

 

 구령소리에 맞춰 조교들이 일제히 단상위의 사람에게 경례를 하였다. 이에 당황한 윳쿠리들은 불안한 기색으로 주위를 이리저리 둘러보기 시작한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뒤이어 조교의 불호령이 떨어진다.

 

 

 "이새끼들이, 앞에 안 봐!"

 """느히익!"""

 "아, 아, 반갑다. 윳쿠리 훈련소에 입소하게된 것을 환영한다. 난 앞으로 너희들의 훈련을 총괄하게 될 훈련대장이다."

 

 

 단상 위의 사람은 이 훈련대에서 가장 높은 사람, 즉 훈련대장이었다. 굴강한 몸, 이글이글 타오르는 듯한 두 눈, 근엄한 중저음의 목소리. 딱봐도 카리스마가 넘쳤다. 훈련대장은 엄숙한 목소리로 말을 이어나갔다.

 

 

  "너희들은 지역윳쿠리 후보로서, 인간들에게 봉사하는 명예를 쟁취하기 위해 이자리에 모였다. 너희 쓰레기같은 윳쿠리들이 인간에게 쓰임받을 기회가 있다는 것 자체가 얼마나 큰 은혜인지는 너희들이 더 잘 알것이라 생각한다. 항상 감사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하길 바란다. 그리고 또..."

 

 

 훈련대장의 일장 연설이 계속되었다. 윳쿠리들의 입장에서는 그저 개소리였다. 그렇지만 어떤 윳쿠리도 그 개소리에 반박할 수 없었다. 그저 두려워 덜덜떨고 있을 뿐이었다. 그 순간, 훈련대장이 갑자기 목소리를 높여 외치기 시작했다.

 

 

 "지금부터 내가 하는 말을 하나도 빠짐없이 복명복창해라!"

 """느느..?"""

 

 

 갑작스러운 명령에 당황한 윳쿠리들, 하지만 더 당황스러운 건 그 다음에 이어진 훈련대장의 말이었다.

 

 

 "저희 윳쿠리들은 쓰레기입니다!"

 "느느느느...??"

 " ...뭐해?! 어서 복창하지 않고!"

 

 

 윳쿠리들은 순간 뇌정지가 왔다. 우리가 쓰레기라고? 그것도 모자라 우리 입으로 그걸 외치면서 인정하라고? 굴욕도 이런 굴욕이 없었다. 대놓  고 반항하지는 못했지만, 윳쿠리들의 입에선 선뜻 그 말이 나오지 않았다. 반항 아닌 반항이라고나할까, 윳쿠리도 윳쿠리 나름의 자존심이 있다는 것이었다.

 윳쿠리들의 반항(?)으로 연병장에는 약 3초간의 정적이 흐르게 되었다. 그러나 훈련대장은 예상하고 있었다는 듯 여유롭게 피식 웃으며, 조교들에게 눈짓을 보냈다. 그러자 조교들은 곧바로 윳쿠리들을 향해 맹렬히 돌진하기 시작했다.

 

 

 두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

 

 

 그 모습은 마치 거침없이 돌진하는 황소와도 같아서, 당장이라도 윳쿠리들을 들이받아 산산조각 낼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이 광경을 본 윳쿠리들은 두려움에 도망가지도 못하고 그대로 얼어버렸다. 앞으로 자신들에게 휘몰아칠 무자비한 폭력을 상상하며-

 

 

 슈-웅------ 퍼억!! "느게에에에에에에에엑!"

 

 

 그 순간, 맨 앞에 위치한 윳쿠리 마리사가 조교의 날라차기에 안면을 정통으로 가격당했다. 그리고는 그대로 데굴데굴 굴러가 다른 윳쿠리들과 세게 부딪혀버렸다.

 

 

 데굴데굴 우당탕 퉁탕 퍼 억-

 "느갸아아아아! 아프다규우!"

 "느게엑! 마리쨔는 볼링핀이 아니라젯!"

 "느와아!  조심하라규요오오오!"

 

 

 순식간에 윳쿠리들의 중심이 무너지며 다수의 윳쿠리들이 고통을 호소했다. 하지만 폭력은 이게 끝이 아니었다. 곧이어 다른 조교들도 하나 둘씩 도착하여 윳쿠리들을 구타하기 시작했다.

 

 

 퍽퍽퍽! 빠악! 빠악! 빠악!

 

 "느브와아아아악! 어뎨서 이던 꼬리이이이이(뻐억) 느구욱....! 느웨에에에에에엑"

 "느갸아아! 그만두라귯! (퍼억) 그만두라귯! (퍼억) 어뎨서 그만듀디 않눈고야아아아아 (퍼억) 느갸아아악!"

 "(퍼억) 느삣! (퍼억) 느삐잇...! 뎨발 그만해 댤라쩨에에! 폭력은 느긋하지 않게 그만두라쪠에에! (퍼억) 느뺘아아아!"

 

 

 지역 윳쿠리 사이에서 태어난 자식들은 모두 의무적으로 윳쿠리 경화제와 비윳쿠리증 치료제를 투여받는다. 그래서 아무리 큰 고통을 받고 손상을 입더라도 웬만해서는 죽지 않는다. 언뜻 봐선 좋아보이지만, 괴롭히는 입장에서는 윳쿠리를 죽이지 않고 계속해서 고통을 줄 수 있는 학대 수단이 되어버리기도 한다. 그래서인지 조교들은 윳쿠리들을 마음껏 짓밟고 때렸다. 아무리 울고불고 용서를 빌어도, 그만하라고 애원해도 절대 멈추지 않았다. 멈추기는 커녕 더더욱 심하게 구타했다. 얼마나 지났을까. 훈련대장의 손짓에 조교들은 구타를 멈추고 다시 제자리로 돌아갔다.

 

 

 "느피이....느피이....."

 "뉴늇...뉴뉴늇..."

 "느구욱..... 느국, 느구욱.... "

 

 

 윳쿠리들의 몰골은 처참했다. 흙바닥을 굴러 온몸에 생채기가 난 것은 기본이요, 찢겨진 만쥬가죽에선 팥소가 흘러나오고, 얼굴은 흉측할 정도로 퉁퉁 부어있었다. 더 맞을까봐 신음소리조차도 크게 내지 못하고 퉁퉁 불어버려 감긴 두 눈에서 설탕물만 줄줄 흘리고 있을 뿐이었다. 어느정도 분위기가 조용해진것을 감지한 훈련대장은 마이크에 대고 말하기 시작했다.

 

 

 "너희들, 괜한 자존심 따위는 버리는 것이 좋을거야. 알량한 자존심, 정의감... 이딴건 여기에서 아무런 소용 없어. 우리들은 너희가 어떤 작은 것 에라도 불복종할 경우, 반항으로 간주하여 절대 용서하지 않겠다. 알겠나?"

 """..."""

 "대답 안 해?"

 """아... 아.. 알겠쯉니다..!!"""

 "어쭈? 이새끼들 목소리 봐라, 목소리 크게 안해!"

 """알게쯉니다아아아아아아!!!!!"""

 

 

 이제 윳쿠리들은 목소리를 크게 내어 복명복창하기 시작한다. 조금이라도 싫은 기색을 내비쳤다가는 어떻게 되는지 몸으로 학습했기 때문이다. 훈련대장은 그제서야 만족한듯, 뿌듯한 표정을 짓고서 말을 이어나갔다.

 

 

 "음, 이제야 좀 마음에 드는군. 그렇다면 이제 할 수 있겠지? 이제 목소리를 크게 하여 내 말에 복명복창해라! 알겠나!"

 "알게쯉니다아아아아아!!!"

 

 

 드디어 시작되는 쓰레기 패배선언 시간. 훈련대장이 먼저 말하기 시작했다.

 

 

 "저희들은 쓰레기 윳쿠리입니다."

 

 

 그리고 윳쿠리들은 복명복창하기 시작한다.

 

 

 "저히드른 쮸레기 유꾸리입니다아아아아!"

 "저희들은 인간님을 돕기 위해 살아갑니다."

 "저히드른 인간뉨을 돕끼 위해 사라갑니다아아아!"

 "쓰레기같은 저희들에게 인간님께 봉사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시니 감사합니다."

 "쮸레기같은 저히드레게 인간뉨께 봉샤할 슈 있는 기해를 쥬시니 감사합니다아아아아!"

 

 

 계속되는 쓰레기 패배선언, 그것은 윳쿠리로서의 자긍심(?)을 지니고 있던 윳쿠리들에게 매우 느긋하지 못한 것이었다.

 

 

 "저희 윳쿠리들은 도무지 느긋하지 못한 하등한 존재입니다."

 """저히 늇뀨리드른 도뮤지 느그타지 모탄 하등한 존재입니다아아아아아!!!"""

 "저희들에게 많은 지도편달 부탁드립니다."

 """저히드레게 마뉸 지도편달 뷰탁드립뉘다아아아아!!!"""

 

 

 엄청난 수치와 굴욕, 그러나 윳쿠리들에겐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 조금이라도 잘못했다간 말 그대로 맞아 죽는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었다.

 

 

 "저희는 이렇게 지조도 없이 쓰레기 패배선언이나 하는 한심한 존재입니다."

 """"저히는 이러케 지조도 없이 쮸레기 패배서넌이나 하뉸 한시만 존재입니다아아아아!!!"""

 "저희를 죽여패서라도 쓸모 있게 만들어 주십시오."

 """저히를 주겨패서라도 쯜모 이께 만듀러 쥬십씨오오오오오오!!"""

 

 

 윳쿠리들의 눈에서 하나같이 설탕눈물이 흐른다. 지금까지 존엄하다고 믿어 의심치 않았던 윳쿠리 자신들의 가치, 그 모든 것이 무너져 내리는 순간이었다.

 윳쿠리들은 본래 그 본성이 하나같이 오만하고 건방져셔, 적당한 방법으로는 그 기질이 도저히 교정되지 않는다. 이는 인류가 오랜 시간동안 윳쿠리들을 접하며 알게 된 진리였다. 그래서 윳쿠리들을 교정할 때에는 엄청난 고통을 안겨주어 그 근원에서부터 반항의 싹을 잘라내어야한다. 지금 활동중인 지역 윳쿠리들도 이러한 과정을 모두 거쳤으며, 그렇기에 인간 사회에 녹아들어 인간을 위해 봉사할 수 있게 되었다.

 

 

 윳쿠리들은 그렇게 30분 내내 패배선언을 했고, 그로 인해 윳쿠리들의 자존감과 자존심은 걸레짝이 되어버렸다.

 

 

 '느흑흑..마쨔가.... 마쨔가 쮸레기라니... 이론곤 말도 앙댕다제......느흑흑흑흑....''

 '엘리쮸는 도시파가 아니었나구요.... 너무 비챰하다규요..."

 '느흑...느흑흑...공쥬인 레뮤가 오째서 이론꼬리.... 옴마야 아빠야가 보고십따규... 느흑흑...''

 

 

 이렇게 윳쿠리들의 마음이 완전히 무너져버린 가운데, 훈련대장은 시계를 힐끗 보더니 슬슬 마무리 멘트를 쳤다.

 

 

 "아, 그래 이정도면 충분하다. 이것으로 입소식을 마친다. 조교들은 윳쿠리들을 우리로 인솔하고 '번호부여'를 할 수 있도록. 이상 전달끝."

 

 

 입소식은 순식간에, 그리고 완전 허무하게 끝이 나버렸다. 윳쿠리들은 '드디어 끝났구나'라고 생각하며 안심했지만, 한편으로는 '번호부여'가 무엇인지 몰라 어리둥절해했다. 그러나 왠지 느긋하지 못하다는 느낌을 받었다. 그렇게 안도감 반, 불안감 반으로 멍하니 서있자니 조교들이 고함을 치기 시작했다.

 

 

 "야! 니들! 줄서서 나 따라와! 3초 준다!"

 """아...아.. 알겠쯉니다아아!!"""

 

 

 윳쿠리들은 하던 생각을 얼른 떨쳐버리고 조교의 명령에 따라 신속하게 움직였다. 만신창이가 된 몸이라 조금만 움직여도 고통이 느껴졌지만 살기 위해선 어쩔 수 없었다. 윳쿠리들은 제법 일사불란하게 움직여 줄을 서서 조교들을 따라갔다. 

 나뭇가지가 앙상한 12월 이른 아침, 윳쿠리들의 비참한 훈련소 생활이 시작되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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