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윳쿠리에서 이어집니다.
퀸은 호텔 객실로 돌아오자 찌부둥한 표정을 짓더니 침대에 드러누웠다. 쩝, 나가서 뭐 한것도 없고 그냥 돌아왔더니 삐진건가.
"자주 저럽니까?"
"자주는 아니고 가끔. 자기가 원하는거 안들어줄때나 배고플때 저러더군요."
팀 홍마관이라고 하던 이들은 방도 안잡고 그냥 내 객실에 들어왔다. 호위할꺼면 최소한 옆방은 잡아둬야 하는거 아닌가? 같은 방 쓰라고 위에서 명이 내려온건가?
"저희도 마음 같아선 이 도시를 구경시켜드리고 싶지만 더 이상 대중에게 모습을 드러내는건 좋지 않을것 같군요."
"누구 말이오? 퀸이오 당신들이오?"
"둘 다입니다."
"솔직히 길 한복판에 다벗고 다니고 키 2m가까이 되는 반투명한 청백색의 여자가 눈에 안띈다고 생각하냐? 지금까지 어떻게 데리고 온거야? 사람들이 이상한 눈으로 안보던?"
"홍, 말조심 하십시오. 지금은 우리들의 호위대상입니다."
홍이라고 하던 윳쿠레나이 메이린은 객실안에 있던 의자에 삐뚤하게 앉아 이쪽을 향해 말했다. 입에 물고 있던 사탕으로 누워있는 퀸을 가리켰고.
"맞지않아? 나같으면 당장 경찰에 신고하지. 세상에 아무리 특이한 사람이랑 윳쿠리가 많아도 저건 누가봐도 이상하지 않냐?"
점점 기분 나빠지는데. 이자요이가 홍을 향해 뭐라 했기에 망정이지 안그럼 싸움날 뻔 했다. 이 둘은 윳쿠레나이로 보이는데, 나머지 윳쿠리들은 왜 평범한 윳쿠리지? 그것도 파츄리종은 널리고 널린게 파츄리인데 왜 팀에 넣은거지.
뭔가 생각하려는 참에 뒤에서 쿠르릉 하는 소리가 들렸다. 퀸 밥먹을 시간이군. 저땐 뭐하고 있어도 자동으로 나한테 밥달라고 앵기던데. 언제 삐쳐있었냐는 듯 일어나서 나한테 온몸을 부비며 퀸은 말하고 있었다.
"아빠 배고파아아아."
"좀 참아. 아까 간식 먹었잖아."
"그건 간식이잖아아아."
퀸은 팀 홍마관의 인원들을 스윽 둘러보더니 플랑하고 레미랴를 보고 말했다.
"저거는 먹어도 돼?"
그 말을 들은 플랑과 레미랴의 표정이 싸악 바뀌었다. 파츄리도 식겁한 표정이었고 이자요이도 적잖게 당황한 모양이었다.
"스칼렛 자매는 먹을 것이 아닙니다. 먹어서도 안되구요."
"푸하하하! 먹는다고? 쟤네를? 간도 참 크네!"
홍은 갑자기 배를 쥐어잡고 웃었다. 이자요이는 다시 한번 홍을 째려보았지만 홍은 배째라는 태도로 말을 이어갔다.
"쟤들 먹으면 니 집안 거덜날걸? 쟤네랑 나랑 얘에 든 돈이 얼만지 알어? 8억이야. 우리 팀 전체 말고 나 하나만. 이자요이 얜 10억. 쟤네는 합쳐서 6억."
나로썬 상상을 초월한 금액을 듣고 펄쩍 뛸 뻔했다. 저정도면 금뱃지도 아니고 다이아뱃지 수준이다. 실제로는 없지만. 퀸은 돈에 대해서 잘 모르기 때문에 그냥 맹한 표정을 계속 짓고 있었다. 배가 계속 고픈지 내 머리를 오물오물 씹고 있었다.
"안아프냐 그거."
"얘 태어날때 제가 죽을뻔 했는데 이정도야 장난이죠."
"그럼 몇년전이냐? 한 20년 전쯤 되냐?"
"아뇨 1달도 안됐는데."
"1달? 1달만에 저정도로 큰다고? 윳쿠리야 원채 빨리자라고 유전자 조작하면 성장도 조절 된다지만 저정도까지 빨리자라다니."
"홍, 이젠 제발 입좀 다무십시오. 비밀 누설할 셈이십니까?"
"이미 우리 비밀 반쯤 까발렸는데 다 하지 뭐. 그럼 정식으로 소개하지. 팀 홍마관의 홍이다. 팀에서 행동대원을 맏고있다."
"파체는 참모라구요 무큐."
"플랑이랑 이몸은 정찰을 맏고 있다도."
"대장인 이자요이입니다."
음 자기소개 시간이구만. 회장님은 근데 이런 팀을 왜 꾸린걸까? 그리고 왜 저 윳쿠레나이 둘만 원래 이름이 아닌거지.
"하나 물어볼게 있는데 말이죠."
"무엇입니까?"
"왜 당신 둘은 메이린, 사쿠야가 아니고 홍, 이자요이 인겁니까?"
이자요이는 천장을 바라보더니 한숨을 푹 내쉬면서 말했다. 홍은 기분 나빠졌는지 아예 고개를 돌리고 있었다. 내가 잘못 물어봤나....
"회장님의 고약한 취미입니다. 그렇게만 아는게 좋습니다."
"그 짠돌이놈은 맨날 돈도 쥐꼬리만큼 주면서 부려먹는건 우리를 제일 부려먹어요 참 내."
"홍, 제발 좀..."
"맞잖아! 니들중에 돈 불만 없는 윳 있냐! 임무 한번 맡기고 주는 돈이 꼴랑 600만이야! 근데 그거도 우리가 나눠가져야 한다! 니들 그거가지고 만족한적 있냐!"
플랑과 레미랴와 파츄리는 할 말이 없는 듯 고개를(몸통을?) 푹 숙였고 이자요이는 다시 한숨을 내쉬었다.
"말하다보니 열받네. 나 나간다!"
"홍!"
홍은 문을 박차고 나가버렸다. 이자요이는 그 뒤를 따라갔고 방 안에는 나머지 셋 만 남아있었다.
"뭐 더 물어볼 거 있냐구요 무큐."
"원래 메이린종은 우직하고 듬직한 성격으로 아는데 홍은 왜 다혈질인거지?"
"무큐, 그건 파체도 잘 모른다구요."
"플랑과 이몸은 홍이랑 이자요이 찾으러 좀 갔다 오겠다도. 파츄리는 여기서 있는게 좋겠다도."
"무큐, 느긋하게 다녀오라구요."
파츄리만 남자 좀 자세히 물어 볼 수 있게 되었다. 자신들과 같은 팀이 몇개 더 있고 윳쿠레나이가 속해 있는 팀들은 '성'을 받는다고 했다. 다만 팀 전체가 받는건 아니고 윳쿠레나이가 된 윳들만. 그래서 자기는 그냥 파츄리라고 했다. 이자요이는 다른사람을 죄다 성으로 불러서 그런 것이라고 하였다.
회장님이 이러한 팀들을 만든 이유를 들어보니 인간 직원들도 있긴 하지만 윳쿠리 직원들도 효율적일것 같아서 거금을 들여 만들어냈다는 모양이다. 근데 들어간 돈 보면 전혀 효율적인건 아닌거 같은데.
팀 명은 어떻게 붙이는지는 모른다고 하였다. 아마 대강 생각나는거 붙였겠지(독자들은 알겠지만!)
"화낸거는 미안하다."
홍이 너저분한 모습으로 돌아왔다. 이자요이도 만만찮게 너저분한 모습이었고 레미랴와 플랑은 눈알이 빙글빙글 돈채 그들에게 안겨 있었다. 홍은 정장이 조금씩 잘려나가 있었고 얼굴이나 잘려나간 곳에 베인 상처가 나 있었다. 그에 반해 이자요이는 베인 상처는 없었지만 주먹으로 맞았는지 옷이 헤어져있었고 얼굴이 좀 부어있었다.
"얘랑 한바탕 했다."
"아...."
"이런 모습 보여드려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조심하도록 하겠습니다. 내일까지는 이곳에서 있으십시오."
"근데 걔 밥먹여야 하지 않겠냐? 나도 배고픈데. 그러다가 너 머리 먹히겠다."
"으므으므으므..."
어쩐지 머리에 감각이 없다 했더니 퀸이 하도 씹어대서 그런거였다. 이번에 밥 안먹이면 내가 먹히겠네. 어서 먹이러 가야겠다.
식당에서는 음....전쟁터 같았다. 나머지 팀원은 괜찮았지만 홍이 유독 많이먹어서....퀸이랑 접시쌓기 대결을 했기 때문이다. 호텔이어서 망정이지 안그랬으면 쫓겨났을 정도로 많이 먹어댔다.
"근데 누구와 함께 오셨습니까? 회장님이 교통편 보내드린거만 알고 있습니다만."
"퀸이랑 샤메이마루..."
"샤메이마루님이오? 그분과 오셨습니까?"
"응 그런데 왜..."
익숙해지니 점점 반말로 변해가는건 어쩔수 없는건가. 회장님 비서랬으니 얘들보다 급이 높은건가. 그 샤메이마루는 팀이 없겠지?
"다 먹었다!"
"먹을 만해."
이자요이와 나는 서로를 쳐다보았다. 우리 앞에 놓인 접시의 산을 뭐라 설명할 지 말을 찾고 있었기 때문이다.
"홍만큼 많이먹는 윳은 처음 보는군요."
"나도 퀸만큼 많이 먹는 윳쿠리는 처음인데."
"뜬금없지만 이번엔 제가 질문해도 되겠습니까?"
"뭔데?"
"행동거지로 보아 어린아이는 맞는 듯 하군요. 정말 태어난지 1달된게 맞습니까? 홍의 말대로 윳쿠리는 워낙 빨리 자란다지만 저정도는 현실적으로 말이 안됩니다."
"데려올때는 10대 초반 모습이었는데. 지금은 저렇지. 주로 윳쿠리 먹였고."
"식사때 윳쿠리만 먹였습니까?"
"태어나면서 먹어치운게 자신이 태어난 무리야."
"그렇군요."
이자요이는 입을 다물고 뭔가를 곰곰히 생각하는 듯 하였다. 난 이자요이의 입에 옅은 미소가 생긴 걸 보지 못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