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245 추천 수 5 댓글 2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두번째 졸문입니다.

일단 대회가 끝났는지라 대회 카테고리를 붙여도 되나 싶지만, 일단 전작과의 연결성을 위해 붙였습니다.

하편에서 마무리 하도록 하겠습니다.

퇴고를 하지 않아 오타가 발견될 수 있습니다.

태클은 환영합니다.

 

 

 

 

 

 

 

 


 "느늣!"

해방감을 만끽하며 뿅뿅 튀어가던 레이무는 그대로 멈칫했다.

 "...어디로 가야...?"

당연하게도 레이무에게는 행선지가 없었다. 집을 뛰쳐나온 순간 충만했던 윳쿠리 특유의 전능감이 싸늘하게 식어가는 기분을 느꼈다. 레이무는 힐끔 뒤를 돌아보았다. 레이무에게 있어 어디로 가야할지를 고민한다는 것은 너무나도 생소한 일이었다. 외출을 할 때나 어디를 갈 때 레이무는 그저 오빠야가 가는 길을 따라가기만 했을 뿐, 스스로 목적지를 정해 이동한 적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생각이 거기에 닿자, 레이무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레이무는 지금 자유!를 위해, 그리고 지금껏 그녀가 귀밑털에 쥐지 못했던 느긋함을 위해 떠나온 것이다. 
잠시간의 방황은 그리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레이무?!”

그때 길 한복판에서 고민하고 있던 레이무에게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마리사! 마리사!”

마리사를 보자마자 레이무의 표정이 확하고 폈다. 마리사는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을 한채, 레이무를 보았다. 

"레이무?"

마리사는 레이무의 장식물을 보았다. 그리고 곧 마리사는 지금 자신이 만나고 있는 윳쿠리가 본인이 잘 알고 있는 그 레이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사실을 확인하자마자 마리사는 더 영문을 알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어떻게 된거냐제? 뱃지씨는?”

마리사는 땋은 머리로 레이무의 리본 한켠을 가리키며 물었다. 레이무는 늣헴! 하고 소리내어 말한 다음, 당당하게 말했다.

“레이무는 자유!를 찾아 떠난거라구!”

“늣…!”

당당하게 말하는 레이무를 보며 마리사는 신음했다. 마리사는 주변을 한번 둘러보곤, 땋은 머리로 자신의 이마를 짚은 다음, 레이무에게 말했다.

“레이무, 일단 우리 집으로 가는거제.”

“알았다구!”

마리사의 말에 레이무가 고개를 끄덕였다. 천진난만하기 그지없는 그 모습을 보며 마리사는 조용히 한숨을 쉬었다. 

레이무는 그렇게 마리사를 따라 이동했다. 
마리사를 따라가던 레이무는 문득 마리사가 길 가장자리로 이동하고 있다는 사실을 꺠달았다. 그녀는 순간 그 사실에 의문이 생겼다. 레이무가 외출할적, 그러니까 오빠야와 함께 이동할때는 언제나 길 한복판을 오다녔다. 그렇게 살아왔고, 그렇게 지내왔다. 그렇기 때문에 레이무에게는 그것인 자연스러운 것이었다.
그러나 레이무는 이내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그런 사소한 궁금증보다도 중요한 것은 그녀가 지금 마리사의 집으로 간다는 사실이었다. 그리고 그 사실은 마리사의 집은 어떨까하는 더 크고 중요한 궁금증을 낳았고,
길 복판과 길 가장자리라는 사소한 대비따윈 이내 팥소 속에서 지워버렸다.

“도착했다제.”

마리사와 레이무가 멈춘 곳은 큰 빌딩 앞이었다. 오빠야의 집도 충분히 훌륭한 집이었지만, 빌딩은 오빠야의 집보다도 훨씬 크고 느긋할 수 있었다. 레이무는 빌딩을 보면서 감탄과 함께 귀밑털을 붕붕 휘둘렀다.
오빠야의 집도 멋진 집이었지만, 이토록 크고 느긋하지는 않았다.
과연 와일드!한 마리사다웠다.

“느와아아! 정말 멋있는...느? 어디로 가는거냐구?”

그러다 레이무는 천천히 빌딩 옆 골목으로 들어가는 마리사를 보며 멈칫했다. 마리사는 레이무를 보며 도리어 왜 그러냐는 듯한 눈빛을 보내며 대답했다. 

“집으로 가는거다제.”

마리사는 그렇게 말하며 골목으로 슬금슬금 들어갔다.
레이무는 마리사를 따라가며 골목 안을 보았다. 이토록 느긋할 수 있는 건물 옆에 있는 것이라고 믿기지 않을정도로 어둡고 추레한 골목이 레이무의 눈에 들어왔다.

“거기는…”

그리고 마리사는 그런 느긋할 수 없는 골목 안으로 들어갔다. 레이무는 주저주저하면서 마리사를 따라갔다.

“여기가 마리사의 집이라제.”

“느…”

그렇게 레이무는 낡은 골판지로 된 마리사의 집에 도달했다.

“...집이라구?”




“그렇다제.”

마리사가 약간은 자부심 섞인 얼굴로, 그리고 약간은 부끄러운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마리사를 보며 레이무는 아득해지는 기분을 느꼈다. 혹시나해서 마리사를 보았지만, 마리사는 농담을 한것같지도, 자신의 말을 정정할 기미도 보이지 않았다.
그제서야 레이무는 마리사가 정말 진지하게 이 골판지를 자신의 집이라고 소개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레이무는 자신의 눈을 믿을수가 없었다. 레이무가 아는 집은 튼튼한 벽씨와 문씨, 지붕씨가 있는 건축물이었다. 나아가 신기한 가전 제품과 느긋할 수 있는 코디씨가 있는 공간이었다.

그러나 마리사가 집이라고 칭한 이것은 그런것과 전혀 다른 것이었다. 
골판지로 된 벽씨와 지붕씨는 전혀 신뢰할 수 없을만큼 부실한 내구성을 자랑하고 있었고, 문씨는 있지도 않았다. 가구라곤 보이지 않았고, 정체모를 느긋할 수 없는 냄새가 기분나쁘게 나고 있었다. 저편에 보이는 헝겊들을 뭉쳐놓은 쓰레기나 골판지 한켠에 있는 쓰레기 더미는 그 용도가 짐작조차되지 않았다.

“레이무 배고픈거제? 기다리라제. 밥씨를 가져다 주겠다제.”

그때 마리사가 조심스럽게 레이무에게 물었다. 그 말을 듣자마자 레이무는 반색했다.

“느느! 밥씨! 레이무는 푸-드씨가 좋다구!”

레이무의 말에 마리사는 대답없이 쓴웃음을 지을 뿐이었다. 그리곤 천천히 골판지 한켠에 있던 쓰레기 더미로 기어갔다.

“...느?”

쓰레기더미로 기어가는 마리사를 보며 레이무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밥씨를 주겠다면서 쓰레기더미로 가는 것을 이해할 수 없었고, 곧 이어 마리사 쓰레기 더미를 뒤지는 이유를 알 수 없었다.
그렇게 팥소가 물음표로 가득차는 가운데, 마리사는 무언가를 들고 레이무의 앞으로 가져왔다.

"여기 있다제."

철퍽하는 소리와 함께 정체모를 음식물 쓰레기가 레이무의 앞에 떨어졌다.

“느?"

레이무는 자신의 앞에 놓인 물체를 보았다. 회백색과 초록색이 질척질척하게 뒤섞인 그것은 그 원형이 도대체 무엇이었는지 상상하기 싫을 정도로 끔찍한 모양을 자랑하고 있었다.
레이무는 조심스럽게 마리사를 보았다. 방금 전 밥씨를 주겠다고 했던 마리사였다. 그런데 마리사는 레이무에게 준 것은 수상하기 짝이 없는 이상한 덩어리뿐이었다.
레이무는 자신이 마리사를 화나게 한 것은 아닐까 하는 걱정 속에서 그렇게 마리사의 행동을 보았다.

"느에에엣?”

그리고 레이무는 믿을 수 없는 광경을 보았다.

“우걱우걱, 꿀꺽, 그럭저럭.”

마리사는 태연하게도 자신의 앞에 있던 덩어리를 입에 옮겨 담았다. 그리고 이내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동작으로 입에 넣은 것을 씹어 삼켰다.

“느욱! 느우욱…!”

레이무는 토할뻔하던것을 간신히 참으며 고개를 돌렸다. 그러는 사이에는 우걱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레이무는 간신히 역지기를 참으며 다시 힐끔 마리사를 보았다.

"레이무, 괜찮냐제?"

한창 우걱우걱하던 마리사가 레이무를 보며 조심스럽게 물어왔다. 레이무는 그렇게 묻는 레이무의 입 안에서 아까 보았던 질척거리는 쓰레기의 파편을 볼 수 있었다. 레이무는 다시금 토할뻔하던 것을 참으며 힘겹게 입을 열었다.

"마,마리사 밥씨는 어디있는거냐구?"

"느?"

레이무의 질문의 마리사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리고 이내 마리사는 혀를 찼다.

"느...이게 밥씨다제."

"...느..."

땋은 머리로 마리사가 가리킨 것은 아까의 그 정체 모를 쓰레기였다. 누가보더라도 착각의 여지 없이 쓰레기를 밥씨라고 가리키는 마리사였다. 그런 마리사를 보며 레이무는 뭐라고 하고 싶었다.
하지만, 방금까지 마리사가 그것을 먹었다는 것을 보았기에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레이무는 혹시나 하는 생각에 귀밑털을 뻗어 쓰레기를 만져보았다.
곧 질척거리고 물컹거리는 기분나쁜 감촉이 느껴졌다. 레이무는 인상을 잔뜩 쓰며 조심스럽게 혀를 가져가보았다.

“우걱...느웨에엑!”

“레이무!”

혹시나했지만, 역시나였다. 혀에 닿자마자 레이무는 곧바로 팥소를 토해버렸다. 분명 지금 배가 고픈 상황이었지만, 이런 것을 먹는다는 것은 단언컨데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렇게 레이무는 눈물까지 흘리며 팥소를 토했다.

“레이무! 레이무! 미안하다제!”

옆에서 마리사가 안절부절 못하며 레이무에게 말을 걸었다. 

“느으…”

그렇게 10분간 헛구역질을 한 끝에 레이무는 간신히 진정할 수 있었다. 물론 겨우 진정했을 뿐이지, 괜찮다고 할만한 상태인 것은 아니었다. 레이무는 귀밑털로 눈물을 닦으며 바닥에 놓인 쓰레기를 보았다. 이내 다시 나오려는 토기에 레이무는 곧바로 고개를 돌렸다.

"느으..."

마리사는 그런 레이무를 걱정스러운 얼굴로 보며 신음했다. 마리사는 그렇게 레이무를 보다가 한숨을 한번 쉬고는 다시 방 한켠에 있는 쓰레기 더미로 기어갔다.

“이건 어떠냐제.”

마리사는 무언가를 가져와 레이무 앞에 놓았다. 그새 초췌해진 얼굴로 레이무는 마리사가 가져다준 것을 보았다. 마리사가 가져온 것은 꽃잎이 섞인 잔디 경단이었다.

"느으..."

"이거라도 먹으라제."

쓰레기와 달리 자연물로 만든 경단이었지만, 오히려 그런 점이 거부감을 덜하게 만들었다. 레이무는 혀를 뻗어 마리사가 건내준 잔디경단을 입에 넣었다.

“우걱...우걱...불행…”

씁쓸하고 불행한 맛이었지만, 아까와 달리 쓰레기 냄새가 나는 것도 아니었다. 레이무는 간신히 눈을 감고 잔디 경단을 삼킬 수 있었다.

“느으…”

그렇게 가출 후 첫 식사를 마친 레이무였다. 그러나 배가 차는 것과는 전혀 거리가 먼 상태였다. 레이무는 힘겹게 숨을 몰아쉬며 마리사를 보았다.

“마리사…”

“늣? 레이무, 괜찮냐제?”

그런 레이무를 보며 마리사가 재차 걱정스러운 어조로 물어왔다. 
물론 그에 대한 레이무의 솔직한 대답은 전혀 느긋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레이무는 마리사를 실망시키고 싶지 않았고, 자신이 느긋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괜찮다구…”

“...일단 마리사는 사냥을 다녀오겠다제.”

마리사는 미묘한 표정으로 레이무를 보다가 그렇게 말했다.

“알겠다구…”

레이무는 고개를 끄덕였다. 마음같아서야 조금 더 곁에 있어달라고 하고 싶었지만, 들윳쿠리의 생활에서 사냥!이 중요하다는 사실 정도는 레이무도 알고 있었다.
생각해보면 오늘 마리사와 레이무가 만나게 된 것도 의도하지 않은 우연의 만남이었다. 원래라면 사냥을 하고 있었을 마리사는 오로지 레이무를 집으로 데려다주기 위해 오늘의 사냥을 멈췄던 것이었다.
썪어도 금뱃지라고 레이무는 그런 사실을 완벽하게 알지는 못했지만 어느정도 짐작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느으…”

그렇게 레이무는 마리사의 집에 홀로 남았다.

“슬금… 슬금…”

레이무는 조심스럽게 마리사의 집을 둘러보았다. 그러나 첫인상에서 바뀐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기분 나쁜 냄새가 익숙해졌다는 그다지 위로가 되지 못할 상황뿐이었다.

“달콤달콤 먹고 싶어…”

우울한 목소리로 레이무가 중얼거렸다. 어찌어찌 밥씨를 먹기는 했지만, 배는 전혀 차지 않았고, 전혀 느긋할수도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은 누가 뭐래도 달콤달콤이었다. 
그러나 지금 이곳에 달콤달콤은 없었다. 달콤달콤은커녕 평소에는 그럭저럭 먹었을 푸드씨조차 보이지 않았다.
레이무는 자신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었다. 오빠야의 집에서 나올때까지만 하더라도 상상했던 자유로운 들윳쿠리 생활은 이런 것이 아니었다.

"느으..."

그렇게 레이무는 잠들었다.







“...늣? 잠들어버렸다구..."

레이무가 눈을 떴을때, 레이무는 주변이 어둡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곧 레이무는 자신이 평소 누워있던 침대가 아닌, 딱딱한 땅 위에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순간적으로 든 생각은 자신이 침대에서 굴러떨어진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엇다. 레이무는 습관적으로 침대로 가려하다가 아차했다.
그렇게 레이무는 이내 곧 자신이 오빠의 집이 아닌 마리사의 집에 있다는 사실을 떠올릴 수 있었다.

"느으..."

그 사실을 깨닫자마자 퀴퀴한 냄새가 느껴졌고, 오빠야의 집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싸늘한 한기가 느껴졌다. 레이무는 몸을 움츠리며 옆을 보았다. 옆에는 어느새 사냥에 다녀온 마리사가 쿠울쿠울하고 있었다.

그때 한기 때문인지 레이무의 배가 꾸르륵 울렸다.

"응응하고 싶어졌다구...”

레이무는 습관적으로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러나 이곳은 골판지 안이었고, 화장실같은 것은 따로 구비되어 있지 않았다. 레이무는 입술을 깨물었다. 

“느읏…"

사실 마리사의 집은 오빠야의 집에 있던 화장실만도 못했지만, 그렇다고 이곳에다가 응응을 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당장 마리사가 자고 있는 곳에다가 응응을 한다는 것은 느긋할 수 없는 행동이었다.
레이무는 조심스럽게 골판지 집 밖으로 나왔다.

"늣...!"

레이무는 집 밖으로 나오나자마자 몸을 덮지는 한기에 움찔거렸다. 솔직히 마리사의 집은 같잖은 골판지 집에 불과했지만, 어찌어찌 한기는 막아주고 있었다는 것이 확하고 체감되었다.
레이무는 당장에라도 집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그러나 다시금 배를 울리는 변의에 레이무는 골판지 안으로 들어가는 대신 주변을 둘러보았다.
곧 레이무는 골판지 뒤쪽에 응응이 모여있는 곳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나마 화장실 비슷한 것 같다는 생각 속에 레이무는 응응이 모여있는 그쪽으로 기어갔다.

"꾸리다구...”

다가가자마자 코를 확 찌르는 응응 냄새가 레이무를 괴롭혔다. 그러나 레이무는 응응을 하고 싶었기에 악취를 참으며 꿋꿋이 응응더미에 가까이 다가갔다. 
적당히 거리가 가까워지자, 레이무는 엉덩이를 돌렸다.

“응응! 상캐!”

이런 상황 속에서도 응응은 느긋할 수 있었다. 레이무는 오랜만에 만끽하는 느긋함에 소리높혀 상쾌!를 외쳤다. 다행히 변비나 윳설사는 나오지 않았고, 건강한 응응이 뽀직하고 레이무의 아냐루에서 튀어나왔다.
레이무는 응응을 한다음 몸에 밴 동작으로 주변을 둘러보았다.
                                 
“늣? 휴지씨가…?”

그리고 이내 레이무는 주변에 휴지씨가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휴지씨! 느긋하지 말고 당장 나오라구!”

레이무는 초조함 속에서 보이지 않는 휴지씨를 찾았다. 휴지씨가 없다면 엉덩이를 닦을 수 없었고, 그러면 간질간질하고 찝찝한 기분을 느껴야만했다. 그것만큼은 결코 느긋할 수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당연하게도 없던 휴지씨가 뿅하고 나타나는 일따위는 없었다. 레이무는 불안함 속에서 휴지씨가 없다는 사실을 인정해야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느으…”

 

레이무는 그렇게 느긋할 수 없는 상태로 골판지 집으로 돌아왔다. 물론 그렇게 기어가면서 아냐루가 간질간질하다는 느낌에 괴로워해야만 했다.

“느으...느긋할수 없다구…”

 

엉덩이를 닦지 않아 자신의 몸에서 냄새가 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레이무는 과연 이상태로 집에 들어가도 될까 걱정이 되었지만, 어쩔 수 없었다.

여전히 마리사는 세상 모르고 자고 있었고, 레이무는 마리사의 옆으로 가 몸을 움츠리고 눈을 감았다.

 

 

 

 

"..,이무...레이무"

 

"으음?"

 

레이무는 자신의 부르는 소리에 눈을 떴다. 눈을 뜬 레이무는 어느새 날이 밝아졌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동시에 그 사이 사냥에라도 다녀온 것인지 잔뜩 부푼 모자를 한 마리사를 보았다.

 

“다녀왔다제.”

“느?”

 

그렇게 말하며 모자를 내려놓는 마리사를 보며 레이무는 순간 어떻게 된 것인지 알아차리지 못했다. 그러나 이내 레이무는 지난번 마리사의 이야기를 떠올릴 수 있었다. 자신의 무윳담!을 자랑하던 마리사의 말에 따르면 매일 같이 아침 일찍 나와 아침 사냥!을 한다고 했던 마리사였다.

과거의 기억과 지금의 상황을 조합한 끝에 레이무는 자신이 잠든 사이, 마리사가 아침 사냥!을 다녀왔다는 사실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레이무는 기대 속에서 마리사가 내려놓은 모자를 보았다. 마리사의 무윳담!에 따르면 아침 사냥!에서 온갖 느긋할 수 있는 전리품들을 얻어온다고 했다. 오빠야보다도 와일드한 마리사라면 푸드씨보다도 더 느긋할 수 있는...


“느으…”

 

기대는 컸고,

그만큼 실망감도 컸다.

레이무는 자신이 어제의 일을 잠시동안 잊고 있었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어제 마리사가 자신에게 준 음식이라곤 -그걸 음식이라고 부를 수 있는지는 차치하고- 처참하기 그지 없는 것들뿐이었다.

그런데 오늘 아침 사냥!에 느긋할 수 있는 음식을 얻어올 수 있을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문자 그대로 팥소뇌나 할법한 이야기였다.

그렇게 레이무는 잔디와 어제 본 것같은 쓰레기들을 보며 얼굴을 굳혔다.

 

그러나 마리사는 레이무의 실망감을 아는지 모르는지 땋은 머리로 자신의 전리품을 꺼내며 말했다.

 

"오늘 아침 사냥은 대박!이었던 거제."

 

자랑스럽게 말하는 마리사를 보며 레이무는 일그러진 미소를 지었다.


“특히 이거, 여기 사과씨라제. 한번 먹어보라제!”

그렇게 말하며 마리사는 쓰레기 사이에서 사과심을 건넸다. 물론 사과심에 그나마 붙어 있던 과육은 시커멓게 변색되어 있었고, 이상한 점액이 묻어있어 퀴퀴한 냄새를 풍기고 있었다.

“이건… 느읏…”

레이무는 미간을 찌푸리며 주춤거렸다. 사과라는 말에 살짝 기대했던 레이무였지만, 이건 그녀가 알던 사과와 너무나도 다른 것이었다.

“왜 그러냐제?”

사과심을 받지 않는 레이무를 보며 마리사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정말로 영문을 모른다는 듯한 모습이었기에 레이무는 팥소 한켠이 아려왔다.

“아,아니라구. 우꺽 우꺽...불ㅎ...행보…옥...”

“맛있냐제?”

 

마리사 기대감 섞인 눈빛으로 레이무를 보며 물었다. 레이무는 이 광경을 어디선가 본듯한 기분을 느꼈다. 그러고보니 윳쿠리 푸-드씨를 먹었을 적 비슷한 질문을 받았던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때 레이무는 거짓말을 해서 느긋할 수 없었다.


“으,응…”
 

그러나 레이무는 이번에도 거짓말을 해야했다.

느긋할 수 없는 기분이 팥소를 타고 느껴졌지만, 어쩔 수 없었다. 레이무는 마리사의 고생을 무시할만큼 팥소가 철로 된 윳쿠리가 아니었다.

 

“느으…”

 

레이무는 느긋할 수 없는 기분 속에서 우울함을 느꼈다. 자신이 원했던 자유!는 이런 것이 아니었다. 아니, 이런 것은 레이무가 생각하는 자유!와는 전혀 다른 것이었다. 자신이 원하던 생활과는 너무나도 달랐고, 느긋할 수 없는 현실을 참아야되는 것은 매한가지였다. 더군다나 그런 상황 속에서 물질적인 환경은 열악하다는 단어로는 모두 표현할 수 없을만큼 처참했다.

 

순간적으로 레이무는 오빠야의 집에서 나오면 안되는 것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생각에 닿자마자 레이무는 황급히 정신적으로 고개를 돌렸다. 아무리 그래도 오빠야의 집에는 자유!가 없었다. 지금 아무리 힘들더라도 그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특히 오빠야는 아가야를 가지지 못하게 했다.

 

"느!"

 

그 순간 레이무는 자신이 한가지 중대한 사실을 잊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마리사.”

 

중대한 사실을 꺠닫자마자 레이무는 곧바로 마리사를 불렀다. 마리사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레이무를 보았다.


“느? 왜 그러냐제?”

 

영문을 몰라하는 마리사를 보며 레이무는 속으로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분명 지금 상황은 여유도 느긋함도 그다지 느껴지지 못하는 열악한 환경이었다.

그러나 이곳에선 오빠야의 집에서 결코 얻을 수 없는 느긋함을 얻을 수 있었다.

레이무는 회심의 미소를 겉으로 드러내며 입을 열었다.


“우리 상쾌하자.”
 

 

 

 

 

 

 

첫 츄츄는 달콤했고

첫 상쾌는 황홀했다.

그리고 첫 아가야는 느긋할 수 있었다.


“느으으 정말 느긋하다구…”

 

레이무는 자신의 이마에 매달린 줄기를 보며 중얼거렸다. 아직 첫상쾌의 황홀감이 가시지 않은 가운데, 레이무는 자신의 머리에 매달린 줄기가 비현실적으로 느껴졌다. 오빠의 집에서는 결코 얻을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아가야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은 그만큼 비현실적일 정도로 행복!했다.


“레이무 행복!하다구…”

 

레이무는 줄기로 자신의 팥소가 흘러가는 느낌을 만끽하며 다시 중얼거렸다. 자신과 닮은 아가야, 그리고 자신의 팥소에서 나온 아가야들이 생겨났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다.


“정말 느긋한 아가야들이라제.”

 

그때 골판지 밖에서 마리사가 돌아오며 말했다. 얼굴 가득 미소를 머금은 마리사의 얼굴을 첫상쾌의 여운때문이지 더더욱 와일드!하게 보였다.


“느응 그렇다구.”

 

레이무는 팥소 가득 찬 느긋함 속에서 대답했다. 마리사는 그런 레이무를 흐뭇한 얼굴로 보다가 아차하며 말했다.


“아, 레이무 밥씨를 먹자구.”

“늣? 괘,괜찮다구.”

 

마리사의 말에 레이무가 황급히 귀밑털을 휘휘 저었다. 아가야가 생긴 것은 행복했지만, 밥씨를 먹는다는 것은 여전히 내키지 않는 일이었다. 오빠야의 집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을 법한 행동이었지만, 레이무는 어쩔 수 없었다. 사과같지도 않은 사과, 경단 같지도 않은 경단, 역지기만 불어일으키는 쓰레기 따위는 입에 대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마리사의 집에는 그런 쓰레기 밖에 없다는 사실을 레이무는 팥소 저리게 알고 있었다.


“안된다제!”

“늣?”

 

그러나 그런 레이무의 사양에 마리사가 호통을 치며 딱 잘랐다. 


“레이무는 이제 홀몸이 아닌거라제. 아가야를 위해서라도 많이 먹어야한다제.”

 

느닷없는 호통에 당황해하는 레이무를 보며 마리사가 그렇게 말했다. 동시에 마리사는 쓰레기 더미로 가 음식물 쓰레기 몇 덩어리를 가져와 레이무 앞에 두었다.

레이무는 이러한 마리사의 말과 일련의 행동에 느긋함을 느낄 수 있었다. 자신을, 그리고 아가야를 생각한다는 마리사의 배려심을 여실히 느낄 수 있었기 떄문이었다.

그러나 동시에 레이무는 느긋할 수 없음을 느꼈다. 

저렇게 단호하게 나서는 이상 레이무가 거절할 수 있을리가 없었다. 그리고 거절할 수 없다는 것은 또다시 마리사의 감시 하에 쓰레기를 우걱우걱해야된다는 소리였다.


“아, 알겠다구.”

 

레이무는 부러 고개를 끄덕여 보이곤 마리사가 가져온 음식물 쓰레기로 혀를 뻗었다.


“우꺽 우꺽...느읏...꿀꺽...불행…”

 

토할뻔했지만, 마리사의 배려심을 생각해서, 그리고 아가야를 위해서 레이무는 억지로 음식물 쓰레기를 씹어 삼켰다. 

마리사는 그 모습을 흐뭇하게 보다가 다시 밖을 힐끔 보았다. 아직 해가 지지 않았다는 사실을 확인한 후, 마리사는 모자를 다잡으며 레이무에게 말했다.


“마리사는 이제 사냥을 다녀오겠다제. 몸 조심하고 있으라제.”

 

 

 




“정말 느긋한 아가야라구…”

레이무는 줄기에 달린 아이들을 보며 중얼거렸다. 그녀의 시야에는 지금 뒤통수밖에 보이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레이무는 느긋함을 느낄 수 있었다. 그녀에게 있어 아쉬운 것은 오로지 하나, 아가야들의 얼굴을 볼 수 없다는 사실뿐이었다.

“레이무는 육아의 달윳!이라구! 아가야들은 반드시 느긋한 윳쿠리로 키울거라구!”

아가야들을 보며 레이무가 소리높여 다짐했다.
오빠야와의 대화에서 레이무가 하던 가식적인 말이 아니었다. 팥소 아래에서부터 올라오는 진심이었고, 윳쿠리 특유의 근거 없는 자신감이 잔뜩 배인 선언이었다.
레이무는 자신의 선언에 느긋함을 느꼈다. 오빠야는 아가야가 안된다고 그랬지만, 그것은 느긋할 수 없는, 레이무를 질투하는 오빠야의 심술이었을뿐이었다. 지금 당장 레이무만 보더라도 레이무는 이미 느긋할 수 있었다. 그런데 아가야가 안된다고 하다니.

“아! 침대씨를 만드는 거라구!”

느긋함을 느끼던 중, 레이무가 귀밑털을 마주치며 말했다.
그 말과 함께 레이무는 자부심을 느꼈다. 똑똑해서 미안해! 라는 말이나 철저해서 미안해! 라는 말을 간신히 참으며 레이무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침대를 만들기 위해서는 적합한 재료가 필요했다. 그리고 레이무는 그에 아주 적합한 재료를 이미 알고 있었다.

“그러면! 휴지씨로!”

그 말을 입 밖으로 꺼내는 순간 레이무는 현실을 직시했다.

“늣…아…”

이곳에는 휴지씨가 없다. 잠시나마 잊고 있었지만, 지난번 응응때 깨달을 사실이 다시금 팥소 저리게 다가왔다. 레이무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주변을 둘러보았지만, 그렇다고해서 없던 휴지씨가 생겨나거나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레이무는 초조함 섞인 눈빛으로 주변을 둘러보았다. 휴지씨가 없다면 수건씨라도, 수건씨가 없다면 헝겊씨라도 좋으니 침대를 만들만한 것을 찾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주변을 뒤적였다. 심지어는 마리사의 집 한 구석에 쌓인 쓰레기 더미를 뒤지기까지 했다. 
그러나 레이무는 마땅한 것을 찾을 수 없었다. 귀밑털에 지저분한 것들이 잔뜩! 묻었음에도 불구하고 침대는커녕, 무언가 변변한 가구 비슷한 것도 찾을 수 없었다.

“그,그러면 자장가를 불러줘서 태교!를 하는거라구!”

느긋할 수 없는 생각이 들 것 같은 상황 속에서 레이무는 황급히 그렇게 말했다.
그렇게 말하며 레이무는 대충 만족스러움을 느꼈다. 비록 본인이 침대를 당장 만들수 없다고는 하나, 그것은 침대를 만들만한 재료가 없었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었다. 침대를 만드는 것을 제외하더라도 레이무가 그녀의 모성!을 증명할 수 있는 방법은 충분했다.

“느응~♬ 느긋한 날~ 한가한 날~”

그렇게 레이무는 아가야들을 위한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노래를 부르기 시작하며 레이무는 자신의 노래에 느긋함을 느낄 수 있었다.

"느응♪"

그렇게 레이무의 노래 소리는 점점 커지기 시작했다. 노랫소리가 커지는 것과 비례하여 레이무는 느긋함을 느낄 수 있었다.
이토록 자유롭게 노래할 수 있었던 것이 얼마만이었던가. 물론 오빠야의 집에 있었을 때에도 노래를 부르지 못했던 것은 아니었다. 하짐나, 오빠야는 레이무의 노래를 칭찬하면서도 이토록 큰소리로 노래 부르는 것 만큼은 절대로 못하게 하고 있었다.
레이무는 오빠야의 집에서 나오길 잘했다고 느끼며 아가야들을 보았다. 아가야들은 레이무의 노래에 느긋함을 느낄 수 있었던 것인지, 매달린채 꼬물거리고 있었다.

“레이무! 무슨 짓을 하는거냐제!”

“늣?”

태교를 위한 레이무를 노래를 끊은 것은 격노한 누군가의 목소리였다.
레이무는 느닷없이 들려온 노성에 노래를 멈추고 골판지 밖으로 슬금슬금 이동했다.

"마리사?"

골판지 밖에는 마리사가 인상을 쓰며 서 있었다. 사냥을 마치고 돌아온 것인지, 모자에는 잡초같은 것이 비죽 나와있었다. 

“조용히 하라제!”

마리사는 여전히 인상을 쓴 얼굴로 레이무에게 말했다. 레이무는 자신이 잘못들은 것이 아니라는 것을 재차 확인할 수 있었다.

“무,무슨일이냐구?”

“노래를 부르는건 금기!인거라제! 인간씨에게 들키게 될지도 모른다제!”

당황한 레이무에게 마리사가 땋은 머리로 바깥을 가리키며 단호하게 말했다.

“어째서 그런 말을 하는 거야아아아아!”

야박하기 그지 없는 마리사의 말에 레이무가 귀밑털을 붕붕 휘두르며 말했다. 마리사는 그런 레이무를 보며 땋은 머리로 자신의 이마를 짚었다.

“잘 들으라제. 노래를 부르다간, 인간씨가 올지도 모른다제. 인간씨에게 들키면 절대!로 안되는 거라제.”

이보다 더 단호할 수 없을 어조로 마리사가 말했다. 레이무는 그 박력에 뭐라 항의하지도 못하고 입을 다물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레이무가 납득한 것은 아니었다. 레이무는 우물쭈물 마리사를 보다가 자신의 이마에 난 줄기를 보았다. 방금까지 꼬물거리던 아가야들이 한없이 초라하게만 느껴졌다. 아마 마리사의 노성에 아가야들도 위축된 것 같았다.
그것을 보며 레이무는 느긋할 수 없는 기분을 느꼈다. 태교를 위한 노래를 느긋할 수 있는 것이었다. 자신도 느긋할 수 있었고, 아가야들도 느긋할 수 있었다.
마리사가 말하길 인간씨에게 들킬 수 있다고 하지만, 그게 무슨 상관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 아가야들도, 레이무도, 그리고 지금은 없는 오빠야도 느긋할 수 있게하는 것이 레이무의 노래였다. 인간씨에게 들킨다고 하더라도, 그 인간씨도 느긋할 수 있어지면 모두가 좋은 게 아니겠는가.

“인간씨랑 친하게…”

그런 생각 속에서 레이무가 입을 열었다. 그러나 레이무의 말이 채 끝나지도 전에 마리사의 표정이 팍하고 굳었다. 

“레이무, 우리는 들윳쿠리라제.”

마리사는 레이무의 말을 딱 자르며 말했다. 레이무는 뭐라고 더 항변하려 했으나, 아까보다도 더 진지한 얼굴을 하고 있던 마리사를 보며 더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느읏…”

그렇게 레이무는 조용히 고개를 숙였다. 마리사는 한숨을 한번 쉬고
고는 그렇게 집에 들어갔다.
집에 들어온 마리사는 모자를 뒤집어 오늘의 사냥 성과를 분류하기 시작했다. 물론 레이무에게 있어 마리사의 행동은 그저 모자씨에서 쓰레기를 꺼내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마리사를 보며 레이무는 점점 느긋할 수 없는 기분을 느꼈다. 얼마전까지만 하더라도 와일드하다고 느꼈던 마리사였것만, 지금 보기에는 그저 쓰레기를 뒤지는 들윳쿠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만 같았다. 레이무는 그렇게 오빠야의 집을 떠올렸고, 매일같이 사냥을 다녀와서 깨끗하게 씻는 오빠야를 떠올렸다. 지금의 골판지 집과 사냥을 다녀온 마리사와 비교해보면 누가 더 느긋한지, 그리고 어떤 것이 더 느긋할 수 있는지 확연히 알 수 있었다.

"늣...!"

레이무는 황급히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자신의 이마에 난 줄기를 보았다. 아무리 집이 좋다고 하더라도 오빠야의 집에는 자유가, 그리고 아가야가 없었다. 나아가 레이무는 자신의 행동이 틀렸다는 것을 도저히 인정할 수 없었다.
레이무는 다시금 자신의 느슨해지려던 마음을 다잡았다. 여기는 오빠야의 집과 달리 자유!가 있었다.
그러나 느긋할 수 없는 생각은 쉽사리 사라지지 않고 계속해서 레이무를 괴롭혔다.
당장 노래를 부르는 것 자체를 금지당했던 것도 그랬다. 소리만 작게 부른다면 얼마든지 노래를 부를 수 있었던, 그리고 그 노래를 흔쾌히 칭찬해주던 청자가 있던 곳이 바로 오빠야의 집이었다. 하지만 지금 레이무는...

“일단 오늘 이걸 가져왔다제. 침대로 쓸 수 있을거라제.”

그렇게 고민을 하고 있던 레이무 앞에 마리사 무언가를 툭 놓으며 말했다.

“침대씨?”

마리사의 말에 레이무는 황급히 현실로 돌아왔다. 동시에 마리사의 사려 깊음에 감동했다. 마리사가 없을 적 이 주변에 침대로 만들 것이 없다는 것을 팥소 저리게 느껴야했던 레이무였다. 그런데 마리사가 그 사실을 이미 알고 이렇게 재료를 가져다 준 것이다.

“늣...걸레씨…”

그러나 마리사가 가져다준 것을 보는 순간 레이무는 실망할 수 밖에 없었다.
레이무는 자신의 눈 앞에 놓인, 시커멓고 헤질대로 헤진 걸레를 보며 인상을 구겼다. 더군다나 퀴퀴하다 못해 후각을 마비시킬 것만 같은 악취까지 풍겨오고 있었다. 이걸로 침대를 만들었다가는 아가야들을 느긋하게 키우기는 커녕 악취로 질식사시키는 것은 아닐까하는 걱정이 절로 들게 만드는 걸레였다.

“음? 왜 그러냐제.”

“아,아니라구.”

그런 레이무를 보며 마리사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레이무는 황급히 고개를 가로저었지만, 어두운 표정까지 완벽하게 숨길 수는 없었다.

  • profile
    윳살파 2020.01.14 04:43
    다음편이 절실합니다
  • ?
    ilil 2020.01.14 12:41
    레이무 심리변화가 너무 재밌어요...ㅋㅋㅋㅋㅋㅋ복을 걷어찬 결과가 아가야! 보다 느긋할수있을지 기대되요 핫하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추천 수
공지 공지 글 창작물 게시판 이용안내 2 류민혜 2015.09.05 1143 0
1290 일반 팀 홍마관 륭돵 2020.01.27 234 2
1289 일반 도시의 윳쿠리 2 륭돵 2020.01.25 302 0
1288 일반 윳스스톤 - 레이무와 달라란 침공 2 김병투 2020.01.23 182 2
1287 일반 기차 2 륭돵 2020.01.19 147 0
1286 학대 1월의 어느 날. 1 지니지니번 2020.01.19 195 1
1285 일반 연락 륭돵 2020.01.16 144 0
» 학대 [대회] 자유!를 찾아 떠난 레이무의 1년 - 中 2 다섯개 2020.01.13 245 5
1283 일반 아기들 1 륭돵 2020.01.09 241 1
1282 일반 [대회] 자유!를 찾아 떠난 레이무의 1년 - 上 3 다섯개 2020.01.07 257 4
1281 일반 느긋함 륭돵 2020.01.06 164 0
1280 일반 윳쿠리 온라인-1 1 オルカ 2020.01.05 144 0
1279 포식자 륭돵 2020.01.02 201 0
1278 일반 [대회] 해피 뉴 이어 1 륭돵 2020.01.01 264 3
1277 일반 영윳이 되는 법 헌터 2019.12.30 315 1
1276 일반 [대회]흔한 이야기 느왁스 2019.12.30 208 1
1275 학대 [대회] 비참한 카운트다운 2 LIM0301 2019.12.29 359 2
1274 애호 느긋하게 (옛 소설 재업로드) 2 PersonA 2019.12.27 484 3
1273 학대 [대회] 일가의 기둥! 마리사의 2020년 새해맞이 6 다섯개 2019.12.25 652 7
1272 학대 그래 지금부터 여기가 네 집이란다 - 프롤로그 1 netpilgrim 2019.12.24 208 0
1271 일반 개미 1 륭돵 2019.12.24 228 0
Board Pagination Prev 1 ...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 81 Next
/ 81

히나스핀
비로그인
비로그인
느긋함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