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1004 추천 수 3 댓글 4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가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 = = = = = = = = 

  원작 : 불끈매 (nang0017)
  출처 : 윳쿠리 모음 카페

= = = = = = = = = = 

윳쿠리에게 해피엔딩이 있을리가 없잖아 (1) | 임시저장
2009.01.06. 11:18 | 삭제
불끈매(nang****)
1:1대화
이번 화는 학대 성분이 없습니다.
윳쿠리가 느긋하게 지냅니다.
 
윳쿠리에게 해피엔딩이 있을리가 없잖아 (1)
 
 
어느 산속 깊은 곳에 외딴 농촌 마을과 윳쿠리 무리가 있었다.

양자의 관계는... 그다지 양호하지는 않았다. 윳쿠리들은 수시로 마을로 내려와 야채나 음식을 훔쳐먹었고, 마을 사람들도 때때로 산에 올라가서 대규모 구제를 했다. 때로는 윳쿠리를 잡아서 먹어치우기도 했고, 일부러 잡아와서 심각한 학대를 하는 사람도 있었다. 그런 관계가 반복되었다.

그러던 어느날 이었다. 마을 사람들이 갑자기 다른 곳에서 온 인간들과 무엇인가를 다투는 광경이 자주 목격되었다. 가끔 윳쿠리들도 대화를 훔쳐듣기는 했지만, 너무 어려워서 무슨 소리를 하는지 알 수 없었다. 그리고 그날부터 이상한 일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마을 사람들이 하나 둘 커다란 씽-(트럭)에 타고 어디론가 가기 시작했던 것이다. 윳쿠리들은 그때까지도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몰랐다.

어느날 무리의 윳쿠리 마리사 한 마리가 인간의 집에 윳쿠리 플레이스 선언을 하기 위해 들이닥쳤다. 인간이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에 실컷 물건을 어지르고, 구석구석 뒤져서 먹을 것을 발견하면 먹어버렸다. 그 소란 소리를 듣고 한 청년이 나타나자 마리사는 몸을 팽팽하게 긴장시키고, 뿌꾹- 하고 부풀어 오른 다음 큰 소리로 집선언을 했다.

"늣! 여기는 마리사의 윳쿠리 플레이스야! 느긋하지 못한 인간은 나가!"
"...아, 뭐야 윳쿠리인가... 뭐 그렇게 있고 싶다면 이 집에 있어도 좋아. 후-"
"느늣?"

청년은 마리사의 선언을 듣자 조금 쓸쓸한 듯이 한숨을 내쉬면서 말했다. 한바탕 싸울 각오(윳쿠리가 각오를 해봤자지만)를 했던 마리사는 청년이 그런 태도로 나오자 허탈해졌다.

"느늣? 정말이야? 마리사에게 집을 주는 거야?"
"그래. 마음대로 느긋하게 있어도 좋아. 이 집만 아니라, 마을에 빈 집이 있다면 얼마든지 있어도 좋다."
"늣! 마리사의 강함에 겁먹었구나! 느헤헤헷! 역시 마리사는 강하다니까-!"
"다만 느긋하게 있는건 좋지만, 이번 겨울이 지나고 나면 느긋하게 있지 못하게 될 테니까 어디론가 가는게 좋을꺼다."

청년은 그 말을 남기고 집에서 나가버렸다. 마리사는 고개를 갸우뚱 했다. 이번 겨울이 지나면 느긋하게 있지 못하게 된다니? 아무튼 집선언이 성공한 것은 기쁜 일이다. 드디어 염원하던 인간의 집을 빼앗은 것이다. 마리사는 뿅뿅 뛰며 산으로 올라가서 윳쿠리들에게 이 기쁜 소식을 알렸다. 마리사가 인간의 집을 빼앗았다는 소식을 전하자, 윳쿠리들은 믿어지지 않았지만 실물을 보여주자 감격해했다. 마리사는 즉석에서 좋아하던 윳쿠리 레이무에게 프로포즈를 하고 결혼을 했다.

이런 기쁜 일은 그 후에도 이어졌다. 마을 곳곳에 빈 집이 자꾸자꾸 늘어났으며, 마지막 사람이 떠난 뒤로는 마을에 인간이 한명도 없게 되어버렸다. 무리의 윳쿠리들은 모두 산에서 내려와 제각기 인간의 집에 자리를 잡았다. 인간의 집은 따듯할 뿐만 아니라 여러가지 재미있는 것이 많이 있었고, 가끔은 먹을 것도 남아 있어서 맛있게 먹을수 있었다.

"늣! 야채씨를 먹자구!"
"야채씨를 독점하던 인간들이 사라져서 느긋하게 먹을수 있어!"

그리고 인간들이 밭의 야채는 키우던 그대로 내버려두고 갔기 때문에 윳쿠리들은 마음껏 야채를 들쑤셔 먹을수 있었다. 가끔 남아있던 사람들이 보기도 했지만, 이전과는 달리 잡거나 죽이거나 하지도 않고 별로 신경쓰지 않고 지나가버렸다. 인간들이 모두 없어진 후에는 눈치 볼 것 없이 마음껏 맛있는 야채를 먹을수 있었다.

"늣! 어째서 인간들이 사라진 걸까?"
"무큐- 파츄리는 겨울이 지나고 나면 느긋하게 있지 못하게 될 거라고 하는 걸 들었어요."
"레이무도 인간이 그렇게 말하는 것을 들었어."

인간에게 이런 말을 들었다고 하는 윳쿠리는 많이 있었다. 하지만 거기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하는 윳쿠리는 아무도 없었다. 인간이 마을을 버린 이유에 대해서도 모두들 자기 좋을대로 결론을 내릴 뿐이었다.

"레이무가 귀여우니까 집과 야채씨를 준 거야!"
"인간들은 마리사 님의 힘에 겁을 먹고 도망친 것이 틀림없어!"
"도시파인 앨리스에게 헌상한 것이 분명해요. 그런 짓을 해도 앨리스는 관심없는데-"

아무튼 윳쿠리에게는 천국이었다. 맛있는 야채와 먹을 것이 많이 남아 있었고, 윳쿠리의 둥지보다 훨씬 따듯하고 안전한 인간의 집에서 느긋하게 있을수 있었다. 안전한 환경에 놓이게 되자 윳쿠리들은 닥치는 대로 부부 관계를 맺어서 아기들을 잔뜩 낳았다. 50마리이던 무리가 아기 윳쿠리를 합쳐서 500마리까지 불어나는대는 한 달도 걸리지 않았다.

그리고 겨울이 왔다. 자연계라면 윳쿠리가 가장 많이 얼어죽거나 굶어죽는 시기이며, 느긋하게 있을수 없는 계절이기도 했다. 하지만 하지만 인간이 남겨두고 간 물자가 있었기 때문에 이 마을에 살고 있는 윳쿠리들은 전혀 걱정하지 않았다.

"늣-! 늣! 나무씨는 빨리 쓰러지라구! 레이무에게 푹신푹신씨를 달라구!"
"힘냐랴규! 먀먀-!"
"나무 찌능 빨리 쯔러지라구!"
"먀먀는 강햐다구!"
"느그타지 않는 나무찌는 느그타게 쭈거!"

한 마리의 윳쿠리 레이무가 방 안에 있는 나무기둥형 옷걸이에 몸통 박치기를 해서 쓰러뜨리려 하고 있다. 그 옆에서는 아기 윳쿠리들이 응원을 하고 있었다. 이 옷걸이에는 인간이 남겨두고 간 목도리와 모자가 걸려 있었다. 이윽고 기우뚱 하면서 옷걸이가 쓰러졌다.
 
"느꺅-!"
쿠웅-!

방향이 잘못되서 한 마리의 아기 윳쿠리 레이무가 깔아뭉개져서 팥소 덩어리가 되기는 했지만.

"느긋하게 해냈어-!"
""엄마야가 해냈어-! 느긋하게 있으라구-!"""

옷걸이를 쓰러뜨린 기쁨이 너무 큰 나머지 가족들은 신경도 쓰지 않고 만세를 불렀다. 잠시후 이 레이무의 반려인 윳쿠리 마리사가 옆 방에서 담요를 끌고 왔다.

"느샤-! 느샤-! 레이무, 푹신푹신씨를 가져왔다구!"
"레이무도 느긋하게 푹신푹신 씨를 손에 넣었어! 어서 집을 만들자구!"
"느긋하게 알았어-!"

두 마리는 담요와 옷가지를 방구석에 쌓아서 집을 지었다. 도중에 새카만 것이 바닥에 퍼져 있는 것을 발견했지만, 맛을 보고 달콤하다는 것을 알고 생각없이 전부 먹어치워버렸다. 하얀 것도 있었기 때문에 아마 자기들이 찾지 못한 만쥬가 위에 놓여 있었다가 떨어져서 부서진 거라고 제멋대로 결론내렸다. 불쌍한 아기 레이무의 리본은 떨어질 때의 충격으로 방 구석까지 날아가버렸기 때문에....

"늣! 엄먀야! 여기 레이뮤의 여동생의 리본이 이쩌!"
"늣? 그러고보니 이 아이는 어디로 간 거지? 아가야? 아가야?"

...라고 찾아다녔지만 어디에서도 발견할 수 없었기 때문에 할 수 없이 포기하고 잊어버려야 했다. 다른 집에서도 이와 비슷한 광경이 전개되고 있다.

"무큐- 파츄리의 지적인 집이 완성되었다구."

파츄리는 신문지와 잡지를 쌓아서 집을 만들고 기뻐했으며....

"앨리스의 집은 정말로 도시파예요. 이렇게 도시파인 집을 가진 윳쿠리는 앨리스 밖에 없을 거예요. 앨리스의 독창적인 코디네이트가 된 집이라구요. 느헴-"

앨리스는 예쁜 무늬의 천과 유리 구슬 같은 것을 마을 집집마다 다니면서 모아와 자기 나름대로 화려한 집을 지었다. 인간의 눈으로 보기에는 거지가 모아둔 폐품 더미로 밖에 보이지 않았지만 윳쿠리 앨리스는 만족하는 듯 했다.

이렇게 윳쿠리들은 인간들이 남겨놓은 이불, 담요, 방석, 옷 등을 쌓아서 방 안에 둥지를 또 만들었다. 야생의 둥지와 비교하면 난방이 되지 않는다고 해도 인간의 집은 매우 따듯하기 때문에 겨울내내 느긋하게 있을수 있었다.

월동 식량도 마을의 야채밭을 들쑤시고 파서 야채를 닥치는 대로 캐낸 다음, 집안으로 가져가 방구석에 쌓아두었다. 많이 있었기 때문에 다투지도 않고 모두들 충분한 양의 먹을 것을 확보할 수 있었다. 이렇게 윳쿠리들은 전례없이 배부르고 따듯하고 느긋한 겨울을 보내게 되었다. 너무 환경이 풍족하다보니 겨울동안에도 상쾌를 거르지 않았고, 엄청나게 많은 아기 윳쿠리가 태어나서 겨울이 지날 무렵에는 무리의 개체수는 1000마리를 넘게 되었다. 인간이 떠나기 전과 비교하면 20배로 증가한 것이다.

겨울이 끝나고 봄이 다가왔다. 비축 식량도 거의 떨어졌지만 윳쿠리들은 아무 걱정도 하지 않았다.

"먀먀- 밥이 다 없쩌지면 어터케 해?"
"늣! 이제 곧 밭에서 야채씨가 나올꺼야. 그럼 느긋하게 먹으면 돼!"
"옜날에는 느긋하지 못한 인간씨가 독점하고 있어서 먹지 못했지만, 이제는 인간씨가 없으니까 느긋하게 먹을수 있어."

야채는 마음대로 나온다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씨도 뿌리지 않고 농사도 짓지 않는 주제에 밭만 가지고 있으면 야채가 나올 테니까 걱정할 것이 없다고 믿고 있었던 것이다.

"늣?! 인간씨는 왜 없어졌어?"
"늣헴- 마리사가 밭과 집을 독점하고 있는 나쁜 인간씨에게 몸통 박치기를 날리니까, 엉엉 울면서 도망쳤다구! 그러니까 아기들이 느긋하게 있을수 있는 거야."
"마리샤 먀먀는 굉장하구나- 마리샤도 먀먀처럼 될꼬야-"

"레이무가 귀엽다고 하면서 모두 주고 갔어. 아가야도 레이무처럼 귀여운 윳쿠리가 되면 멋진 집을 얻을수 있을 거야."
"먀먀는 예뻐-! 레이뮤도 먀먀처럼 되고시퍼-"

"이 집은 도시파이며 고귀한 앨리스가 살기에 적합하다고 하면서, 인간이 주고 간 거예요. 아가야도 앨리스처럼 도시파를 갈고 닦으면 느긋하게 있을수 있어요."
"앨리쮸- 도시빠가 될꺼야-!"

그리고 인간이 떠나기 전에 말했던, '겨울이 지나고 나면 느긋하게 있지 못하게 될테니까 떠나라'는 말을 기억하고 있는 윳쿠리는 거의 없었다. 모두들 이유를 제멋대로 해석해서 생각하고 있는 동안에 자기 좋을대로 기억을 왜곡해버린 것이다. 때로는 기억하고 있는 윳쿠리도 있기는 했지만 그 의미를 잘 몰랐고 느긋한 현실에 안주해서 역시 좋을대로 생각하고 있었다.

"무큐- 어느날 갑자기 인간이 떠나게 되었어. 떠나기 전에 '봄이 오면 느긋하게 있을수 없게 되'라고 했지만 아마 거짓말일거야. 봄 씨는 매우 느긋한데 느긋하게 있을수 없을 리가 없지요. 아마 윳쿠리들이 집과 밭을 손대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서 거짓말을 한 걸꺼야."
"먀먀는 똑똑하구나. 역시 숲의 현자야."
"파츄리의 우수한 아기도 열심히 공부해서 현자가 되어요."

그리고 느긋하게 있을수 있는 시간에도 끝이 다가오고 있었다.
---------------------------------------------------------------------
....충분히 느긋하게 지넀으니 다음은...
  이 작성자의 게시글 더보기
괴이공간 네이버 출장소

댓글 14 |
등록순
| 조회수 659
블로그카페북마크구독
보내기
| | 신고
holhorse2009.01.06. 11:22답글신고|삭제|활동 정지
번역물인줄 알았는데 창작물?
우루사2009.01.06. 11:25답글신고|삭제|활동 정지
오~ 불끈매님의 신작이네요 기대감이 큽니다. 
  목인2009.01.06. 11:26답글신고|삭제|활동 정지
저 시골이 개발 예정지로 결정되었고, 그것 때문에 인간들끼리 서로 싸웠으며, 마을에 사는 인간들은 적절한 보상을 받았는지는 모르지만 어쨌든 모두 떠났다. 
다음 봄부터 개발이 시작될 예정이지만, 윳쿠리가 그것을 이해할 리가 없다. 
-이정도인가?
아인2009.01.06. 11:30답글신고|삭제|활동 정지
흠.... 집도 밭도 모두 내버려둔 채 떠났다라.... 몇 가지 집작가는 이유가 있긴 하네요...
모드레드2009.01.06. 11:42답글신고|삭제|활동 정지
역시 윳쿠리에겐 해피엔딩따윈 필요없죠.
빈센트2009.01.06. 11:46답글신고|삭제|활동 정지
댐크리인가요?
벽촌이라면 그게 플래그인듯.
netpilgrim2009.01.06. 12:53답글신고|삭제|활동 정지
가장 이상한 것은 가재 도구랑 옷도 나두고 갔다는 겁니다.
거기다가 겨울이 온다면 밭에서 기르던 작물도 다 수확을 하고 갈만한데........ 이렇게 많이 나두고 마을을 버린다는 것은 서두를 만한 일
이건 어떤가요?
실은 전쟁이 난 것이고, 겨울이 지나면 여기로 적국인 쳐 들어 오니까, 하는 수 없이 마을사람들은 급히 떠난 것이다
[전쟁같은 일이 아니면, 가재도구랑 남겨두고 떠날 리가 있나요? 그야말로 급하게 몸부터 피해야 할 일이라는 소리니까요]
gongi32452009.01.06. 12:55답글신고|삭제|활동 정지
역시나, 게스. 인간이 충고까지 해주고 갔는데 그런 사실을 왜곡하는군요,
해피엔딩은 0.01%의 확률로 태어나는 개념종에게만 주어진 혜택입니다,
통신보안2009.01.06. 13:10답글신고|삭제|활동 정지
대체 뭘까요 궁금하네요
사사키2009.01.06. 15:03답글신고|삭제|활동 정지
제목이 모든것을 말해주고 있군요..큭큭큭
dbsltm4332009.01.06. 22:42답글신고|삭제|활동 정지
가재도구나 옷을 버리고 간게 별필요없는걸 나두고 간거라고 생각할수도 있는데 가을이면 수확을 하고가도 시간이 될텐데 냅두고 간게 좀 이상하군요.시간이 없던걸까요? 빈센트님 말대로 댐공사라서 보상을 받았기 때문에 냅두고 간걸수도 있을지도.아니면 전염병 발생이라던지...
음악상자2009.01.07. 01:15답글신고|삭제|활동 정지
아무래도 수몰지역같은데요.(...)
기설학인2009.01.07. 07:50답글신고|삭제|활동 정지
빈센트님의 의견이 가장 타당해보이는군요. 다만 어째서 가재도구까지...
시로렌2009.03.25. 20:57답글신고|삭제|활동 정지
오오 저런 윳쿠리들은.. 오직 데드 엔딩뿐..

= = = = = = = = = = 

  원작 : 불끈매 (nang0017)
  출처 : 윳쿠리 모음 카페

= = = = = = = = = = 

윳쿠리에게 해피엔딩이 있을리가 없잖아 (2) | 임시저장
2009.01.06. 14:43 | 삭제
불끈매(nang****)
1:1대화
윳쿠리에게 해피엔딩이 있을리가 없잖아 (2)
 
 
우선 봄이 되어도 마을의 밭에서 야채가 올라오지 않는 것이 이변(윳쿠리 기준)의 시작이었다. '야채는 마음대로 나오는 것이고, 인간은 야채가 나오는 장소를 찾아서 독점하고 있다.'라고 믿고 있던 윳쿠리에게는 크나큰 충격이었다. 풀이 나기는 했지만 맛있는 야채가 아니라 쓰고 맛없는 잡초 뿐이었다.

"느페펫-! 써-! 이건 야채 씨가 아냐-!"
"야채씨! 너무 느긋하게 있어! 어서 올라오라구!"
"귀여운 레이무의 부탁이라구! 느긋하게 있지 말고 어서 올라오라구!"
"올라오지 않으면 마리사가 혼내줄꺼라구!"

윳쿠리들은 밭을 둘러싸고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댓다. 당연한 일이지만 씨도 뿌리지 않은 밭에 야채가 나올 리가 없다. 윳쿠리들은 그것도 모르고 마냥 밭을 향해서 애원을 해댓다. 급기야는 화가 나고 속이 탄 나머지...

"야채씨 나오라구! 어서 나오라구! 마리사가 혼내준다구!"
뿅-! 뿅-!

함부로 밭 위에서 뛰면서 밭을 때려(?) 보거나....

"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엥~ 레이무 야채씨가 나오지 않으면 싫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

울부짖으며 데굴데굴 굴러보기도 한다. 하지만 그래봤자 야채가 나올 리가 없다. 가족들은 엄청나게 불어났는데, 야채는 나오지 않는다. 일단 근처에 핀 다른 식물의 꽃으로 식사를 대신하기는 했지만 윳쿠리들은 불안해져서 점점 느긋하게 있지 못하게 되었다. 그러나 이것은 진짜 이변(역시 윳쿠리 기준)의 전조에 불과했다.

마을 외곽으로 먹이를 모으러 갔던 마리사와 파츄리가 어제까지만 해도 저 편에 있던 강물이, 인간들이 쌓아둔 둑을 넘어 마을에 아주 가까이 온 것을 발견한 것이다. 과연 아무리 둔한 윳쿠리라고 해도 나무 하나가 반쯤 물에 잠겨 있으면 무언가 변한 것은 알 수 있었다. 게다가 물은 윳쿠리의 눈에도 알 수 있을 정도로 빠르게 불어나고 있었다.

"늣! 물씨가 오고 있다구!"
"무큐- 이것은 홍수야! 그런데 비도 오지 않은데 어째서 홍수가 일어나는 거야아아아아아아아?!"

파츄리는 당황했다. 비가 오면 물이 불어나는 일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실제로 그걸 모르고 물가에 집을 지었다가 장마철에 홍수가 나서 떠내려가버린 윳쿠리들을 가끔 보기도 했다. 하지만 홍수는 비가 올때만 일어나는 일이었다. 지금은 비가 많이 오는 계절도 아니었고, 하늘은 맑고 쨍쨍 개어 있다. 그런데도 홍수가 일어나다니, 이것은 확실히 이변(?)이었다.

"무큐- 이변이야- 모두들 도망치게 해! 산으로 도망치면 홍수를 피할수 있어-!"
"느긋하게 알았어-!"

파츄리와 마리사는 마을로 들어가 소리소리를 지르며 윳쿠리들을 피신하게 했다. 많은 수의 윳쿠리들은 그다지 믿지 않아서 피하게 하는데 애를 먹었다. 하지만 그 윳쿠리들도 마을 안쪽까지 물이 넘실넘실 들어오자 위기를 알아차리고 도망치기 시작했다. 도망친 곳은 물론 이 마을에 내려오기 전에 느긋하게 지내던 뒷산이었다.

"늣! 레이무, 물이 벌써 이렇게 차버렸다구!"
"어째서 이렇게 되어버린 거야아아아아아아아-!"
"먀먀-! 어떠케 해야 해에에-!"
"레이뮤 주꼬싶찌 아나-!"

물론 피난하는 것이 늦어버린 윳쿠리도 있었다. 이 마리사 종과 레이무 종의 가족은 낮잠을 자다가 그만 피난이 늦어버렸다. 바깥에서 들리는 소란에 깨어난 아기 한마리가 부모를 깨워보니, 이미 마당까지 물이 들어와있었다. 부모 마리사는 어쩔줄 몰라 당황했고, 부모 레이무는 엉엉 울면서 역시 어쩔줄 몰랐다.

"물씨-! 멈춰! 느긋하게 멈춰-!"
"느긋하게 멈추라고 물씨-!"
"마리샤의 부타기야!"
"귀여운 레이뮤를 봐서 느그타게 멈쳐져!"

그래도 도망치면 될 것을. 이 가족은 바보같이 점점 높이 차오는 물에게 애원을 하고 있었다. 어느 정도 물이 차오자 마리사는 어쩔수 없다는 듯이 모자를 물에 뛰우고, 그 위에 올라타서 늘 가지고 다니는 나무 막대를 입에 물었다. 마리사 종의 아이들도 아빠를 따라했다.

"마리사는 모자를 타고 도망간다구."
"""마리샤들도 먀먀를 따라갈꼬야"""
"레이무도 데려가아아아아아아아아-!"
"""레이뮤들도 모자에 타고 시퍼어어어어어어어어-!"""
"늣! 미안하지만 마리사의 모자는 1유(ゆ)용이야. 레이무는 느긋하게 거기 있어."
""""어째서 그런 소리를 하는 거야아아아아아아아아아-!""""

애원하는 레이무들에게 부모 마리사는 그렇게 딱 잘라 말하고, 나무 막대로 노를 저어서 가버렸다. 아이 마리사들도 군말없이 엄마를 따라갔다. 마리사 종 다운 배신이었다. 마리사들이 가는 것을 보고 있던 레이무들은 엉엉 울면서 보고만 있었야 했다. 어느새 마루까지 물이 넘어왔다. 아기 레이무들은 죽음의 공포에 비명을 질렀다.

"""살려져! 먀먀아아아아아아-!"""
"늣! 어쩔수 없어-! 아기들은 엄마의 입에 들어와! 엄마야가 아기들을 입에 넣고 도망갈께!"

부모 레이무는 레이무 종의 아기들을 입 안에 넣었다. 도망칠수 있을지 자신은 없지만, 이대로 가만히 있어도 죽어버릴 뿐이다. 부모 레이무는 아기들을 입 안에 넣고, 물 속에 뛰어들여서 물속을 뿅- 뿅- 뛰어서 도망치기 시작했다. 하지만 진작 결단을 내렸다면 도망칠 수 있었을텐데, 이 부모 레이무는 울부짖고 우왕좌왕 하느라 도망칠 시기를 놓쳐버렸다. 아직 물이 들어오지 않은 땅으로 나가기도 전에 몸이 점점 물에 불어서 점프력이 점점 줄어들었고, 결국 물속에 가랑낮은채로 움직이지 못하게 되버리고 말았다.

'움직여-! 움직여어어어어어! 어째서 레이무의 다리가 움직이지 않는거야야야야야-! 아가야들을 살려야 해에에에에에에에-!'
"먀먀? 왜 가마니 이써?"
"꺔꺔하고 비조바. 내보내져?"

아기들은 안에서 엄마의 움직임이 멈춘 것을 느끼고 말을 걸지만, 부모 레이무는 입을 열면 입 안으로 물이 들어오기 때문에 어쩔수 없이 입을 꾹 닫고 있어야 했다. 그것이 부모 레이무가 아기들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이었다.

'레이무의 아기들은 레이무가 지킬꺼야-!'

하지만 그것도 시간 문제일 뿐이다. 부모 레이무는 점점 물에 불어 가죽이 풀어지고, 팥소가 물로 흘러나와 죽어가게 되었다. 그 뒤는 아기들의 차례였다. 부모 레이무의 희생으로 아기들이 살 수 있었던 시간은 고작 부모 레이무보다 몇분 뒤에 불과했다.

"무, 물씨! 더 이상 들어오지 말라구! 도시파인 앨리즈는 그런 짓을 해도 무서워하지 않는다구!"

다른 집에서는 윳쿠리 앨리스가 방구석에 놓여 있는 작은 탁자 위에 올라가 물을 향해 소리치고 있었다. 겁먹지 않는다고 했지만 벌벌 떨고 있다. 이 윳쿠리 앨리스는 피난을 하려다가, 자신이 그 동안 마을 안에서 돌아다니면서 모은 보물이 생각나 집에 돌아와 '가장 도시파인 보물'만 챙겨가기 위해서 고민을 하다가 그만 도망칠 때를 놓치고 말았다. 그렇지만 다행히도 앨리스가 올라타고 있던 탁자는 나무로 된 것이었기 때문에 물이 적당히 차오르자 그 위로 둥실 떠올랐다. 그것을 느끼자 앨리스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휴-! 역시 도시파인 앨리스였어요. 딱 맞는 피난 장소를 찾았군요."

일단 위기는 넘겼다. 하지만 그 순간 앨리스는 다시 욕심이 생겨났다. 입 안에는 제일 소중하게 생각하는 보물들을 넣고 있었지만, 그 다음으로 소중하게 생각하는 보물들은 방 구석에서 물 속에 잠겨 있었던 것이다. 앨리스는 그 보물들이 아까워서 견딜수가 없었다. 마침 작은 탁자는 충분히 보물을 올려놓을 공간이 될 듯 했다.

"아무래도 아까워요! 조금만 더 가져와야 겠어요!"
풍덩-!

앨리스는 스스로 물 속에 뛰어들어서 물 속을 나아가 방구석에서 보물(유리구슬, 버려진 싸구려 액세사리, 무늬가 예쁜 천조각 등)을 입 안에 가득 쑤셔넣었다. 그리고 다시 탁자를 향해 뛰어오르려고 했지만....

'어째서 닿지 않는거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몇번을 점프해도 도로 탁자 위로 올라올 수 없었다. 그야 앨리스가 잠수해있는 동안 수위는 조금 더 높아졌고, 입 안에 보물을 잔뜩 머금고 있었기 때문에 앨리스의 무게도 무거워진 탓이다. 앨리스는 탁자를 향해서 몇번이나 뛰어오르다가, 결국 물에 녹아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보물들과 함께 수장되고 말았다.

이런 식으로 소수의 피해는 있었지만, 대부분의 윳쿠리들은 무사히 산으로 탈출할 수 있었다. 모자를 타고 도망칠 수 있었던 마리사 종도 있었고, 물에 뜨는 플라스틱 바가지에 타서 나올수 있었던 첸도 있었다. 어떤 레이무는 다행히 결단이 빨랐기 때문에 입 속에 새끼들을 넣고 마른 땅까지 나올수 있었다. 물은 마을이 완전히 잠겨버리고 나서야 겨우 더 이상 늘어나지 않게 되었다. 산으로 올라간 윳쿠리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마을이 물에 잠기고 동료가 약간 죽어버린 것은 안타까웠지만....

"무큐- 엄청나게 큰 홍수지만, 홍수는 계속되는게 아니야. 느긋하게 높은 곳에서 기다리다보면 물이 빠질꺼야."

...라는 파츄리들의 장담도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산에서 느긋하게 기다리기도 했다. 몇 마리는 산 정상에 올라가 주변을 둘러보면서 홍수의 상태를 살피기도 했다.

"늣늣-! 사방이 모두 물이야."
"무큐- 여기는 섬이 되버렸구나-!"

윳쿠리들이 사는 산은 불어난 물에 주변이 둘러쌓여서 호수 가운데의 작은 섬같이 되어버렸다. 이 시점에서 이 상황의 중대함을 알 수 있는 윳쿠리는 한 마리도 없었다.

물이 불어난 원인은 이 마을에서 조금 하류에 댐이 건설되었기 때문이다. 마을 사람들이 외부인과 싸웠던 것은 댐 건설로 인해 마을이 수몰되기 때문이었고, 결국 보상금을 받고 이사를 하게 되었던 것이다. 이사를 하면서 낡은 가재도구는 남겨두고 갔기 때문에 조금 남아있었던 것이고, 먹을 것과 농작물이 남아 있었던 것은 사람이 떠난 빈집에 윳쿠리가 집선언을 한다는 것을 알자...

"영영 마을을 떠난다고 생각하니 그렇게 밉살맞던 윳쿠리조차 귀여워보이는 구만...."

...이라고 생각한 마을 사람들이 윳쿠리에 대한 마지막 선물로 남겨두었던 것이다. 다만 윳쿠리들이 사는 산은 물이 불어나도 완전히 잠기지 않고 주변만 물에 잠겨 섬처럼 될 것이라고 알고 있었기 때문에 크게 걱정은 하지 않았다. 오히려 앞으로는 윳쿠리들끼리만 느긋하게 살 수 있게 될테니까 좋아할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생각없이 멍청하게 숫자를 눌린 윳쿠리들에게는 이것 자체가 심각한 문제였다. 서식지의 크기는 사실상 이전과 같거나, 오히려 줄어들었는데 개체수는 20배로 불어나버렸던 것이다. 식량이 따라갈리가 없다. 원래 야생 윳쿠리는 '아기들이 많으면 느긋하게 있을수 있다.'라는 생각에 앞일은 생각하지 않고 맹목적으로 개체수를 늘리기 쉽상이다.

야생에서도 일부 현명한 윳쿠리들은 식량과 먹을 입의 균형을 생각해서 무언가 조치를 취하기 마련이만, 주기적으로 인간에게 구제를 당해서 강제로 개체수를 적절하게 제한 하고 있었던 이 무리의 윳쿠리들 중에는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는 윳쿠리가 전혀 없었다.
------------------------------------------------------------------------------
...그러니까 야생동물에게 함부로 먹이를 주면 안되죠.(..)
  이 작성자의 게시글 더보기
괴이공간 네이버 출장소

댓글 19 |
등록순
| 조회수 591
블로그카페북마크구독
보내기
| | 신고
모드레드2009.01.06. 14:48답글신고|삭제|활동 정지
제목이 정말 마음에 들어요. 
여담이지만, 야생 곰에게 먹을 것을 주면 그곰은 후에 사람을 먹는다고도하죠. 
그러니 윳쿠리에겐 먹을것보단 학대를 줍시다. 
그리고, 밭에서 채소가 나오길 기다리는 레이무에게 한마디 하고싶군요. 
"이봐 전제조건 하나가 틀렸어. 넌 전혀 귀엽지않아. 오히려 기분나쁘게 생겼지."
아인2009.01.06. 14:52답글신고|삭제|활동 정지
이변(?)이군요.

출동해라, 윳쿠리 레이무! 이변(?)을 해결하는 거다! (아아, 그거 무리~)
holhorse2009.01.06. 15:04답글신고|삭제|활동 정지
그렇다고해도 결국 하나둘씩 굶어죽고, 박살나고 먹히다보면 윳쿠리의 숫자가 원래대로 돌아오겠지요.
사사키2009.01.06. 15:09답글신고|삭제|활동 정지
과연 몰살할것인지, 소수라도 살아갈것인지가 궁금하네요.
netpilgrim2009.01.06. 15:36답글신고|삭제|활동 정지
이런이런, 전 전쟁난 건줄 알았더니 댐 수몰이였군요
그나저러나......... 이거 외부로도 나갈 수 없고, 완벽한 지옥이 시작되었군요;;;;;;;;;
목인2009.01.06. 15:54답글신고|삭제|활동 정지
에. 댐이었구나.
개발인줄 알았는데.
뭐어, 댐 건설도 반쯤은 개발인가...
가르시아2009.01.06. 15:55답글신고|삭제|활동 정지
이것은 자멸
혼령2009.01.06. 17:52답글신고|삭제|활동 정지
ㅎㅎ 아직 끝이 아닌것 같은데요. 이제 저 작은 섬[?]에서 지옥이 펼쳐지겠군요. 
금새 황폐화되고 서로 잡아먹기까지 나오려나;;
해원돌파2009.01.06. 17:57답글신고|삭제|활동 정지
카니발이다(축제)! 카니발이다(동족먹기)! 갸하하하!!!!
아인2009.01.06. 18:01답글신고|삭제|활동 정지
그러고보니..... 저것뿐이라면 마리사종은 탈출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아직 무언가가 더 있는 걸까요....?
번역기2009.01.06. 20:47답글신고|삭제|활동 정지
물에게 말을 거는 장면에서 할 말을 상실...
접이식좀비2009.01.06. 21:44답글신고|삭제|활동 정지
제대로된 복선이 깔리고... 대단한작품 불끈매씨 작품은 언제나 챙겨보고있습니다~
결말이 기대되네요~
빈센트2009.01.06. 22:14답글신고|삭제|활동 정지
역시 댐이였순요.
dbsltm4332009.01.06. 22:47답글신고|삭제|활동 정지
아인//글쎄요.댐중심에 있는 섬에서 마리사종이 모자로 탈출하기는 힘들듯...바람이 좀 불기만 해도 뒤집어 질텐데말입니다.마리사종 모자는 강 도하용이지 호수 도하용은 아니죠.(...)
라그나2009.01.06. 23:49답글신고|삭제|활동 정지
모아이섬을 보는거 같네요 ㅋ 이제 식료가 부족해지면 카니발리즘 시작이겠죠.
음악상자2009.01.07. 01:44답글신고|삭제|활동 정지
과연 댐 공사. 그것은 토목공학의 힘.[게라게라게라......]
타락신족2009.01.07. 03:17답글신고|삭제|활동 정지
결국 자멸하겠죠. 서로 물어뜯고 싸우다 전멸할 듯..
기설학인2009.01.07. 08:03답글신고|삭제|활동 정지
입맛 문제도 있으니 일단 인간 거주지에서 태어난 1세대는 거의 전멸.
2세대가 되면 숫자조절이 되지 않아 그대로 아사일 듯...
시로렌2009.03.25. 21:04답글신고|삭제|활동 정지
이건..자멸스토리

= = = = = = = = = = 

  원작 : 불끈매 (nang0017)
  출처 : 윳쿠리 모음 카페

= = = = = = = = = = 

윳쿠리에게 해피엔딩이 있을리가 없잖아 (3) | 임시저장
2009.01.07. 01:03 | 삭제
불끈매(nang****)
1:1대화
윳쿠리에게 해피엔딩이 있을리가 없잖아 (3)
 
 

홍수(라고 윳쿠리들이 생각하고 있는 현상)에 마을이 잠기게 되자, 마을에 정착했던 모든 윳쿠리는 집을 잃어버렸다. 어떤 윳쿠리는 겨울을 나기 전에 살고 있던 집을 찾아서, 다시 정착하게 되었다.

"먀먀- 이 집은 비좁고 냄새냐- 레-뮤는 집에 돌아갈래."
"할수없잖아. 이 집은 마리사가 인간의 집을 얻기 전에 살던 집이야. 홍수가 그치면 집으로 돌아갈테니까 느긋하게 참아."

물론 인간의 집에 비하면 비좁고 춥고 흙투성이고 냄새도 나서 도저히 느긋한 집이 아니었기 때문에 태어날 때부터 폐가에서 살았던 아기 윳쿠리들은 불평을 한다. 이 무리의 윳쿠리들이 막 인간의 집을 얻었을 때 낳은 윳쿠리 베이비붐 세대의 젊은 윳쿠리들은 이제 성체가 되기 직전의 시기였기 때문에 골이 나서 반항을 하다가 가출까지 하기도 했다.

"늣! 도시파인 앨리스는 이런 집에서는 살 수 없어. 집에 돌아갈꺼야!"

성체가 되기 직전의 이 윳쿠리 앨리스도 그런 젊은 윳쿠리였다. 하지만 집으로 돌아가던 길은 불어난 물에 덮혀 있다. 물 속으로 앨리스가 살던 집이 보였다. 그 밖에도 비슷한 생각을 했던 젊은 윳쿠리들은 이제는 기슭이 되어버린 이 곳에 있었다.

"물 씨! 도시파 답게 비켜줘! 앨리스가 집으로 돌아갈꺼야!"
"물은 어서 비키라구! 비키지 않으면 마리사가 혼내줄꺼야!"
"귀여운 레이무를 집으로 돌아가게 해줘! 귀여운 레이무의 집을 돌려줘!"

하지만 당연히 윳쿠리가 아무리 애원해도 물은 꿈쩍도 하지 않는다. 여기에도 화가 난 젊은 윳쿠리들은.....

"물씨는 느긋하게 비켜! 느긋하게 비키라구! 마리사가 혼내줄꺼야!"
첨벙-! 첨벙-!

물에다 대고 의미없이 몸통 박치기를 하거나....

"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엥~ 레이무 울어버릴 꺼야아아아아아아아아~"

떼를 쓰고 바닥에 뒹굴뒹굴 거리며 울부짖었다. 그런다고 모세의 기적처럼 물이 갈라질 리도 없었지만. 아무튼 도시파를 자부하고 있는 앨리스는 이런 한심한 짓은 하지 않았다. 하지만 한번 가출했던 집으로 돌아가는 것도 부끄러운 일이었다. 고민하던 앨리스는 '마침 딱 도시파인 해답'을 찾아냈다.

"늣! 앨리스는 스스로 도시파인 집을 찾을 거예요! 도시파답게 자립해보이겠어요!"

의외로 생각은 기특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쉽게 흘러가지 않는다. 앨리스는 섬 안 곳곳을 뒤지고 다녔지만, 이미 자연 동굴은 물론이고 작년에 파 두었던 집이나, 나무 구멍, 바위 틈 등 윳쿠리가 살 수 있을 만한 곳에는 전부 윳쿠리들이 가득가득 했다. 다행히 앨리스도 비어있는 나무 구멍을 찾을수 있었지만....

"늣! 조금 좁지만 여기를 앨리스의 윳쿠리 플레이스로 해요. 도시파답게 코디네이트 할꺼예요."

하지만 숨돌릴 틈도 없이 곧바로 다른 마리사 종과 레이무 종의 윳쿠리 가족이 나타나서는....

"늣! 여기는 앨리스의 도시파인 윳쿠리 플레이스예요! 함부로 들어오지 않도록!
"느긋하게 나가! 여기는 이제부터 마리사와 레이무의 윳쿠리 플레이스야!"
"이 시골뜨기 윳쿠리가 무슨 소리를.. 느겍-!"
"레이무 청소해."
"더러운 앨리스는 레이무의 윳쿠리 플레이스에서 나가!"
"느으으으으으윽-"

...이렇게 앨리스를 쫓아내버리고 말았다. 이미 집을 가지고 있던 윳쿠리들도 다른 강한 윳쿠리에게 쫓겨나는 일이 많고, 이 산은 곳곳에서 집 쟁탈전이 벌어지고 있었다. 집을 빼앗긴 윳쿠리들은 어쩔수 없이 입으로 땅에 굴을 파서 스스로 집을 만들어야 했다.

"무큐- 어째서 홍수가 가라앉지 않아?"
"이런 일은 듣지도 보지도 못했어. 무큐-"
"숲의 현자인 파츄리들이 모르는 일이 있다니...."

이 무리의 파츄리들은 서로 머리를 맞대고 고민했지만, 윳쿠리로서는 똑똑하다고 해도 결국 팥소뇌로 인간이 댐이라는 것을 만들어서 여기에 물을 모았다는 것까지 생각하는 것은 무리였다. 스케일이 너무 커서 본래 야생이었던 윳쿠리덜로서는 도저히 상상도 할 수 없다. 알수있는 것은 그저 눈앞의 현실. 무엇인가 미지의 사태 때문에 호수가 생겨나, 자신들은 이제는 섬이 되버린 이 산에 갇혀버렸다는 것 뿐.

아무튼 어쩔 도리가 없으니 아무 짓도 하지 못했고,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자 배가 고파진 무리의 윳쿠리들은 일단 '사냥'을 시작했다. 윳쿠리의 사냥이란 이리저리 돌아다니면서 벌레를 잡거나, 부드러운 풀, 나무 열매를 모으는 것이다. 그렇게 모은 것들을 입 안이나 모자 등에 가득 채우고 돌아가서 느긋하게 먹는 것이다. 하지만 맛있는 야채나 인간이 남겨놓은 음식을 먹는데 익숙해져 있던 아이들은 거기에 불만을 가지기 시작했다.

"레-뮤, 야채찌가 머꼬 시퍼어- 이런 거 머꼬 싶찌 아나-"
"마리샤도, 마리샤도 야채찌가 머꼬 시퍼어-!"
"느늣! 야채씨는 이제 없어. 느긋하게 풀 씨와 벌레 씨를 먹으라구!"
"풀 씨는 맛없어어-!"

음식 투정을 하는 아기 윳쿠리들에게 곤혹스러워하는 가정이 곳곳에 있었다. 어떤 윳쿠리들은 마을에서 음식을 조금 가져오기도 했지만, 윳쿠리 한마리가 가져올 수 있는 음식 따위는 하루면 다 먹어치울수 있는 것이었고 곧 동이 났다. 쟁탈전에 밀려서 모처럼 찾은 집에서 쫓겨나거나 집을 찾지 못해 할 수 없이 나무그늘이나 바위근처 같은 변변치 않은 장소에서 몸을 기대고 있었다. 이렇게 약한 윳쿠리일수록 느긋하지 못한 생활을 강요당해야 했다.

몇일후, 집을 잃어버렸던 윳쿠리들도 열심히 굴을 판 끝에 대부분 집을 가지게 되었다. 다만 굴을 파다가 무너져서 죽는 윳쿠리도 많이 있었고, 솜씨가 서툴러서 지래 포기하거나 힘들여 굴파는 것이 싫어서 여전히 노숙 생활을 하며 빈둥빈둥 거리는 윳쿠리도 많이 있었다. 이러다가 비가 오면 허둥거리며 '어째서 레이무에게는 집이 없는거야야아아아아-'라고 허둥거리겠지만 뭐, 그런 것이 윳쿠리이니까 어쩔수 없다.

그리고 이 섬의 여기저기에서 통곡 소리가 났다. 그런 집의 둥지에는 모두 비쩍 말라있는 아기 윳쿠리의 시체가 있었다. 부모가 저장해둔 맛있는 야채만 먹다가, 혀가 높아진 나머지 이젠 야생의 먹이가 먹기 싫다고 고집을 피우던 아기들이 영양실조로 몇일만에 저세상으로 간 것이다. 부모 윳쿠리들은 느엉~ 느엉~ 하고 울면서 그 시체를 땅에 묻었다. 뭐 결국 굶주림에 이기지 못하고 야생의 먹이에도 입을 대기 시작했기 때문에 이 정도로 고집이 센 아기는 별로 많지 않았지만....

그래도 이때까지는 보통 야생 윳쿠리의 생활로 돌아온 것 뿐으로, 인간의 집을 차지하고 있었던 때의 느긋했던 생활을 추억하기는 했지만 점차 야생 생활에도 다시 익숙해지고 있었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었다. 그렇지만 진정한 위기는 윳쿠리들이 눈치채지도 못하게 조금씩 찾아오고 있었다.

"늣! 마리사, 어째서 밥이 이것 밖에 없는 거야?"
"할 수 없다구- 열심히 사냥했지만 이것 밖에 못 찾았다구."

한 마리의 윳쿠리 앨리스와 윳쿠리 마리사의 부부가 다투고 있다. 앨리스는 집을 찾다가 쫓겨난 다음, 집을 만들고 있던 젊은 마리사에게 프로포즈를 하여 함께 살게 되면서 집을 얻었다. 당장 상쾌도 해서 아기도 몇마리 만들었다. 하지만 아기가 태어나고 나서부터 마리사는 사냥감을 제대로 가져오지 못하게 되었다.

"이래서는 아기들이 제대로 밥을 먹을수 없어. 도시파인 앨리스의 달링- 인데 어째서 이렇게 무능한 거야?"
"느늣- 미안해. 느긋하게 미안해."
"마리샤 먀먀는 무능이야-!"
"바삐 쩌거서 마리샤는 배가 꼬파-"
"앨리쮸도 배가 꼬빠-!"
"아가야들. 미안해. 느긋하게 미안해."

앨리스와 아기들의 투정에 마리사는 연신 사과를 해야 했다. 그렇지만 이 마리사가 나쁜 것은 아니었다. 실제로 이 섬의 먹이는 빠른 속도로 고갈되고 있었다. 아무리 윳쿠리가 노력을 해도 먹이의 양 자체가 줄어든 상황이니 어떤 윳쿠리라도 적은 먹이 밖에 구할수 없었던 것이다. 실제로 모든 둥지에서 부족한 먹이 탓에 불평과 다툼소리가 들리고 있다.

'벌레씨도 풀씨도 어디선가 마음대로 솟아난다'고 믿고 있는 윳쿠리들은 상상도 하지 못하는 일이지만, 벌레도 풀도 먹어지고 나면 다시 재생되기 위해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하다. 이전처럼 50마리 정도의 무리라면 자연의 재생능력에 부담을 끼치지 않았지만, 1000마리나 되는 윳쿠리의 무리는 확실하게 이 고립된 섬의 생태계를 압박할 만한 숫자였다. 아니, 실은 이미 1000마리 이상이었다. 완전히 봄이 되서 날씨가 따끈따끈해지자, 봄기분을 탄 윳쿠리들은 계속 짝을 지어서 상쾌를 했기 때문에 그 숫자는 지금도 함부로 늘어나고 있었던 것이다.

게다가 갑자기 고립되서 호수 한 가운데 덩그러니 놓이게 된 이 섬에는 윳쿠리를 잡아먹어줄 변변한 야생동물이나 포식종도 없었다. 야생동물들은 원래 인간에게 구제를 받아서 별로 없었고 물이 불어나자 야성의 감으로 고립되는 것을 피해 윳쿠리들처럼 고립되지 않고 훨씬 멀리 가있었다. 포식종들도 갑자기 일어난 대홍수에 놀라 멀리 날아갔기 때문에 아직 돌아오지 않고 있었다. 그 사실을 눈치챈 윳쿠리들은 경계심을 버리고 아이들까지 데리고 나와서 먹이를 사냥하기 시작했지만, 그것은 더욱 큰 재앙을 불러오게 되었다.

"늣! 이 섬에는 레밀랴나 들개씨가 없다구!"
"그럼 아이들도 사냥을 나가도 되겠네!"
"""느그타게 사냥할꼬야!"""

안전하다는 것을 안 윳쿠리 무리는 너도 나도 할 것 없이 아이들도 데리고 나와 먹을 것을 찾았다. 일손을 늘리자 처음에는 식량 사정도 좀 개선되는 듯 했지만, 윳쿠리의 입이 늘어나니 이 섬의 작은 생태계에서는 더욱 큰 악영향을 가져왔다.

우선 윳쿠리들은 땅을 기는 벌레들을 닥치는 대로 잡아먹었다. 특히 윳쿠리는 움직임이 느긋한 유충들을 좋아했기 때문에 유충들의 수가 급감하여 성체의 씨가 마르는 것은 시간 문제였다. 처음에는 꽃을 주로 따서 먹었지만, 꽃의 수가 급격히 줄어들자 부드러운 풀, 부드러운 풀도 점점 줄어들자 약간 쓴 잡초도 가리지 않았고, 조금 지난 후에는 아예 땅을 파서 뿌리까지 캐서 먹었다.

"늣! 이 풀뿌리씨는 써-! 느긋하게 먹을수 없어-! 하지만 이것밖에 먹을 것이 없어-"

지금도 한 윳쿠리 레이무가 땅을 파헤치면서 남아있는 풀뿌리를 캐고 있다. 뿌리만이라도 남아 있으면 다시 자라날 수 있는 잡초라도 뿌리까지 캐버렸기 때문에 이것으로 다시는 자라날 수 없게 되어버린다.

"우걱- 우걱- 불해에엥- 레이무는 가난해. 느에에엥-"

윳쿠리 레이무는 그다지 맛이 없는 쓴 풀로 배를 채우고 그 자리를 떠났다. 뭐 윳쿠리 레이무는 그것으로 배고픔은 면할수 있었지만, 파헤쳐진 땅은 그대로 황토가 남아 있을 뿐이다. 이런 일이 섬의 곳곳에서 일어났다. 섬의 녹색은 윳쿠리가 그 자리에서 하루를 보낼때마다 줄어들어서, 한달쯤 지난 후에는 섬의 반 이상에서 초지가 소실하고 누런 황토로만 덮히게 되었다. 그 뿐만이 아니다. 많은 윳쿠리들이 둥지를 만들기 위해 나무 뿌리 밑을 함부로 파헤쳤기 때문에 많은 그루의 나무가 시들시들해지게 되었다. 아이 윳쿠리들이 늘어나면서 둥지를 확장하거나, 새롭게 독립한 윳쿠리가 둥지를 파는 일도 많아서 이젠 조금만 걸어도 윳쿠리 구멍을 찾을수 있게 되었다.

"늣! 이 벌레씨는 마리사의 것이야!"
"레이무가 발견한 벌레씨 돌려줘어어어어어-!"
이런 환경에서는 곤충조차 그 개체수가 급격히 줄어들어서, 이젠 곤충 한마리를 놓고 윳쿠리들이 서로 쟁탈전을 벌이는 지경에 이르렀다. 밭에서 야채를 배부르게 먹은 기억은 이제 윳쿠리들에게는 있었는지 없었는지도 애매한 느긋했던 과거가 되어있었다.

"앨리스 마마는 저 물 씨의 아래에 있는 집에서 살았어. 매우 느긋하고 도시파인 집이었다구...."
"늣? 먀먀. 어떠케 물 소게서 느그타게 이쓸수 이써? 앨리쮸는 녹아버린다규."
"예전에는 물 씨가 없었어. 저기에는 인간의 마을이 있었는데, 윳쿠리들이 쫓아내버렸어. 그런데 어느날 물 씨가 들어와서 모두를 마을엔서 내쫓고..."
"?"

한편 새로 태어난 아기들은 이제 예전에 느긋하게 있을수 있었던 이야기를 말해도, 현실감 없는 옜날 이야기로 받아들일 뿐이었다. 새로 태어난 아이들에게는 이 섬이 모든 곧 모든 세계이며, 나갈수도 들어올수도 없는 유일한, 그리고 먹을 것도 풍족하게 없는 느긋하게 있을수 없는 세계였다.

"레이무의 아기들... 느긋하게 줄기를 먹으라구...."
"늣늣-! 맛이쩌-!"
"우꺽- 우꺽- 행뽁-!"

어느 동굴에서는 윳쿠리 레이무가 막 태어난 아기들에게 줄기를 주고 있다. 윳쿠리 레이무는 줄기를 맛있게 먹는 아기들을 보고 눈물을 글썽거렸다. 둔감한 윳쿠리들도 느낄수 있을 정도로 급격히 황폐화되는 이 섬에서 줄기는 마음껏 배부르고 느긋하게 먹을수 있는 거의 마지막 음식이 될 것이다.

윳쿠리들이 이 섬에 갇힌지 세달쯤 후, 섬의 자연은 윳쿠리가 망칠수 있는 데까지 황폐화 시켰고, 그 동안에도 생존의 위기가 닥치자 종족번식의 본능이 폭발해서 되는대로 번식한 윳쿠리들의 수는 이제 아기들까지 합치면 수천마리 쯤 될 정도로 피크점에 달했다. 사태가 여기까지 이르자, 마리사 종들은 탈출을 결심했다.

"늣! 여기서는 이제 느긋하게 있을수 없다구!"
"마리사들은 호수를 건너가서 느긋하게 있겠다구!"
"무큐- 우리들은 내버려두고 도망가겠다는 거야아?"
"어쨰서 그런 소리를 하는 거야아아-!"
"도시파인 앨리스를 버리지 말아줘-!"
"모르겠어어-!"

다른 종의 윳쿠리들의 항의에도 불구하고 많은 마리사 종들은 모자를 호수에 뛰우고 노 대용의 나무 막대를 젖기 시작했다. 가족을 생각하는 일부 마리사 종만이 섬에 남았다. 수백마리의 마리사 종이 호수 저편의 기슭을 향해서 계속해서 노를 저었다. 다른 종의 윳쿠리들은 멍하니 그 광경을 바라보고 있었다.

"느-샤- 느-샤-"
"느긋하게 간다구!"

그렇지만 불행히도 호수가 (윳쿠리의 기준에서는) 너무 넓었던 탓에 건너편 기슭에 닿기 전에 끝장나버리는 마리사 종이 속출했다. 나무 봉으로 물을 젖다가 턱이 저릴 정도로 힘이 빠지자 봉을 놓치고 어쩔 도리가 없게 되어 호수 가운데 둥둥 떠있게 된 마리사가 있는가 하면, 긴 항해를 하다가 실수로 균형을 잃고 물에 떨어지기도 하고, 너무 힘이 든 나머지 건너가기를 포기하고 되돌아오기도 했다. 일부는 물고기의 공격을 받아 뒤집어지는 경우도 있었다. 어른 마리사를 따라서 헛불리 호수를 건너려던 아이 마리사들은 거의 다 죽음을 맞았다. 엄청난 희생이 있었다.

그렇지만 호수에 뛰어든 마리사들 중 극히 일부는 가까스로 건너편 호수가에 닿는데 성공했다. 그렇지만 그들도 거의 힘이 빠져서 호수가에 도착하자마자 죽은 듯이 쓰러져서 느긋하게 있어야 했다. 섬의 윳쿠리들은 그들이 죽었다고 생각했지만, 얼마후에 꿈틀 거리며 일어나서 섬 쪽은 바라보지도 않고 숲을 향해 뛰어들어갔다. 그들은 살아남았던 것이다.

"늣! 마리사들이 성공했다구!"
"다음에는 느긋하게 이 섬에서 나갈수 있다구!"

실패해서 섬에 돌아온 마리사들도 그것을 보고 희망을 가졌다. 좀 느긋하게 쉬면서 체력을 회복하고 있다가 다음번에는 꼭 섬에서 나갈 것이라고 결심했다. 그것을 다른 윳쿠리들은 질투심 가득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그리고  지옥에 주어진 가느다란 실 같은 희망은 곧 심각한 분쟁을 불러일으켰다. 바로 그날밤부터....

"느느늣-! 마리사의 모자 돌려줘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
"늣! 느긋하지 못한 마리사는 저리 가! 레이무는 이걸로 호수를 건널꺼야!"
"안돼에에에에에에에에-! 모자 돌려줘여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

이 레이무는 둥지에서 자고 있는 반려인 마리사의 모자를 빼앗았다. 깜짝 깨어난 마리사는 안 빼앗기기 위해 모자를 물고 늘어지고, 레이무도 마리사의 모자를 빼앗으려 계속 잡아당겼다. 당연하지만 두 마리의 윳쿠리가 전력으로 잡아당기면, 마리사 종의 모자는 간단히 찢어진다.

지이이이이이이이이이익-!
"늣! 모자가!!!"
"마리사의 멋진 모자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이런 식으로 곳곳에서 쟁탈전이 벌어지고 있었다. 주로 습격당하는 것은 마리사 종이었지만, 체력적으로 마리사 종이 우위였기 때문에 쉽게 쓰러지지는 않았다. 그 와중에 물론 사상자도 나왔다. 드디어 동족상잔이 벌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이 작성자의 게시글 더보기
괴이공간 네이버 출장소

댓글 18 |
등록순
| 조회수 582
블로그카페북마크구독
보내기
| | 신고
김도트2009.01.07. 01:07답글신고|삭제|활동 정지
괴...굉장히 느긋해!
광적사상2009.01.07. 01:09답글신고|삭제|활동 정지
드디어 나오는군요 카니발리즘
사실 자멸계에서 카니발리즘이 안나오면 앙꼬없는 진빵이죠
칸나즈키2009.01.07. 01:24답글신고|삭제|활동 정지
근데 모자도 설탕인데 물에 안녹나...
애초에 완전히 물이 안샌다는게 말이 안돼죠. 오랫동안 있으면 스며들텐데
비올때 모자쓰면 머리 안 젖나...
netpilgrim2009.01.07. 01:26답글신고|삭제|활동 정지
Let's 자멸타임!!!!!
이렇게 시원한 자멸은 처음 봤습니다.
너무나 시원합니다.
으하하하하............ 건너편으로 간 윳쿠리 마리사도 그리 좋은 삶을 살 수 있을 거 같아 보이지 않는 군요
김도트2009.01.07. 01:27답글신고|삭제|활동 정지
산이라는게 떡하니 마을 중앙에 있는건 아닐테고, 아마 마리사들은 가장 가까운 산으로 피난을 간 모양이군요, 그정도라면 모자가 젖지 않거나 물이 스며들어서 심각한 피해를 입기 전에 가능할지도 모릅니다.
음악상자2009.01.07. 02:02답글신고|삭제|활동 정지
"우걱- 우걱- 불해에엥-"에서 폭소.
이거야말로 윳쿠리☆퀄리티군요.(...;;)
dbsltm4332009.01.07. 02:16답글신고|삭제|활동 정지
하긴 그녀석들 능력으로 멀리 갈수는 없었을테니 그나마 가깝고 윳쿠리들이 별로 없어서 멀쩡하던 또하나의 섬이었을 가능성이 높군요. 댐으로 인해 만들어진 호수면 작지는 않았을테니... 운이 좋다면 산이 호수 기슭부근이라서 진짜로 호수를 건널수 있던걸지도 모르지만요.
재미있게 보았습니다.역시 자멸계는 윳쿠리 퀼리티로 삽질을 하니 이래서 재미있다는.ㅎㅎ
사사키2009.01.07. 06:16답글신고|삭제|활동 정지
칫, 일부는 살아남았나..저들이 끝까지 생존할수있는지는 끝까지 봐야되겠고 마리사모자쟁탈전이군요. 이건 처음보는 소재일듯.
접이식좀비2009.01.07. 07:10답글신고|삭제|활동 정지
다음편이 더기대돼!
관찰자2009.01.07. 08:13답글신고|삭제|활동 정지
알고 있어!!! 느긋하게 자멸하는 거네!!
holhorse2009.01.07. 08:25답글신고|삭제|활동 정지
윳쿠리들이 느엉~ 느엉~하고 운다라...왠지 그럴듯 하군요.
기설학인2009.01.07. 08:39답글신고|삭제|활동 정지
하지만 저것도 마리사 종이기에 가능한 일인데... 거기에 카니발리즘까지 겹치니, 아주 화려하게
자멸이 진행될 듯 하군요. 어쨌든 저 윳쿠리들이 저절로 자란다고 해도 할 말이 없긴 한 것이,
인간도 옛날에는 자연 발생설을 믿었으니까요. 물론 저 정도로 막나가는 짓은 섬에서나, 그 것도
정말 고립된 지역에서나 일어났지만...
아인2009.01.07. 08:48답글신고|삭제|활동 정지
하다못해 스티로폼 같은 거라도 있다면, 마리사종을 동력원으로 하는 뗏목을 만들기라도 할텐데.....

환생 윳쿠리가 아닌 이상 그건 무리겠지요...
holhorse2009.01.07. 09:03답글신고|삭제|활동 정지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저것들이 위기 상황에서 종족 번식의 본능이랍시고, 봄기운을 탄 답시고 무식하게 상쾌를 해서 수를 벌린 멍청함에 있다고 봅니다. 아니 땅덩어리가 좁고 먹을것이 부족한게 뻔히 보이는데 거기서 또 수는 왜 불려?
모드레드2009.01.07. 09:28답글신고|삭제|활동 정지
쳇!, 살아남게 된 녀석들이 있군요.
번역기2009.01.07. 10:26답글신고|삭제|활동 정지
생존자가 남아있다니... 참으로 안타깝군요. 그런데 인간들을 쫓아냈다고 말하는 것과 물에게 말을 거는 것을 보고 정말로 한심하다고 생각이 드는건 저 만인가요오...
dbsltm4332009.01.07. 12:39답글신고|삭제|활동 정지
holhorse님말대로 뻔히 보이는데(산에 도착하자말자 집문제로 난리를 처놓고는 말입니다.) 그상황에서 무조건 낳고 보는 저 윳쿠리의 팥소뇌는...ㅡㅡ 
저마리사종은 저상황이 되어서 탈풀하는건지.진작에 식량사정이 더좋을때 탈출시도 했으면 체력적으로도 더 좋았을테니 성공학률이 높았을지도 모르는데,결국 마리사종 지능이 그정도가 한계인듯.
빈센트2009.01.07. 16:39답글신고|삭제|활동 정지
모자가 안녹은게 놀랍지만, 어쨌건 살아남은 것들은 아깝긴하네요.

그건 그렇고, 신나는 식윳타임~!

= = = = = = = = = = 

  원작 : 불끈매 (nang0017)
  출처 : 윳쿠리 모음 카페

= = = = = = = = = = 

윳쿠리에게 해피엔딩이 있을리가 없잖아 (4) 完 | 임시저장
2009.01.07. 12:38 | 삭제
불끈매(nang****)
1:1대화
윳쿠리에게 해피엔딩이 있을리가 없잖아 (4)
 
 

치열한 모자 쟁탈전이 벌어진 후, 많은 마리사 종이 모자를 빼앗기거나 잃어버렸다. 하지만 모자를 빼앗았다고 해도 다른 종은 모자를 타는 것이 너무 서툴러서 호수를 건너지 못하고 도중에 빠져버렸기 때문에 이 섬에서 도망칠 수는 없었다. 한편 가족들끼리도 서로 죽이고 모자를 빼앗으려 한 사태는 이 무리에서 신뢰감을 완전히 빼앗았다. 특히 모자를 잃어버린 마리사들은 '느긋하지 못한 존재'가 되어버린 자신들의 처지를 한 곳에 모여서 한탄하다가, 집단으로 다른 윳쿠리를 공격해서 학살하기 시작했다.

"마리사들의 멋진 모자를 빼앗아간 레이무들은 죽어라아아아아아아아아-!"
"파츄리 따위는 죽어버려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이 시골뜨기 앨리스가아아아아아아아아아-!"
"느갸아아아아아아악-! 귀여운 레이무를 죽이지 말아줘-! 느갸악-!"
"무큐- 지적인 파츄리를 살려주면 도움이 될꺼.. 느겍-!"
"도시파인 앨리스가 어째서 이런 꼴에-! 느갸아악-!"

그리고 이 학살은 부서진 윳쿠리의 팥소 파편을 한 마리의 마리사가 입에 대었을 때, 학살이 아닌 '사냥'으로 전환되었다.

"우꺽-! 우꺽- 행뽀오오오오오옥-! 마시써-! 이거 엄청 마시써!"

꽤 오랫동안(윳쿠리 기준으로) 맛없는 풀뿌리만 먹고 살아온 이 윳쿠리들에게 동족의 팥소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느긋한 음식이었다. 그 말을 들은 순간 마리사 종에게는 다른 통상종들이 동족이 아닌 단순한 만쥬로 보이기 시작했다. 그들은 부상을 입거나 죽은 동족들의 시체를 마구 먹어치웠다. 그리고 오래간만에 "우걱 우걱 행복-!"을 외치며 포만감에 차올랐다.

그리고 이 섬은 만유(ゆ)에 대한 만유(ゆ)의 투쟁 상태로 돌입했다. 모자를 잃은 마리사 종의 만행은 곳 다른 윳쿠리에게도 전파 되었다. 그들도 마리사 종과 똑같이 배가 고파서 느긋한 음식을 바라고 있었던 것이다. 확실히 이 섬에서 가장 느긋한 음식이란 곧 동족인 윳쿠리였다.

모두들 눈이 시뻘개져서 바위 틈이나 흙 속의 구멍에 잠복하고, 다른 윳쿠리를 덮치고 잡아먹을 기회만을 노리고 있었다. 가족조차도 예외가 아니었다. 이제 이 무리는 무리의 질서는 커녕 대부분의 윳쿠리 가족조차도 가정붕괴를 일으킨 상태였다.

"느헤헷-! 레이무 상쾌하자구!"
"그만둬어어어어-!"

어느 윳쿠리의 둥지에서, 한 마리의 윳쿠리 마리사가 윳쿠리 레이무를 레이프 하고 있다. 원래는 한 쌍이었던 윳쿠리였지만, 레이무가 마리사의 모자를 빼앗으려다가 모자가 찢어져서 없어져버린 이후로, 관계는 사실상 붕괴했다. 반쯤 미쳐버린 마리사는 자신과 레이무 사이에서 태어난 아기들을 모두 잡아먹고, 그 후로는 레이무를 수시로 레이프 한 다음 태어나는 아기와 줄기를 뜯어먹고 있었다.

"우꺽- 우꺽- 행뽀옥-!"
"아아아. 레이무의 아가야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느헤헷. 아기는 달콤달콤해서 맛있다구. 레이무는 마리사의 응응이나 먹으라구!"

마리사는 자신이 싼 응응을 억지로 레이무의 입 안에 처넣었다. 그리고 죽어있는 파츄리 종의 시체 하나를 게걸스럽게 뜯어먹었다. 이 파츄리는 둥지의 상태를 살펴보러 왔던 종이었지만 마리사에게 습격당해 죽고 식량이 되어버렸다. 이처럼 파츄리 종은 약한 신체능력 탓에 노림을 받는 경우가 많아 이미 이 섬에서는 멸종위기에 놓여 있었다. 얼마 가지 않아서 마지막 파츄리가 죽게 될 것이다.

"응호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
"느게엑-! 앨리스! 그만둬! 그만두어-!"

다른 둥지에서는 레이퍼화한 앨리스가 파트너였던 마리사를 함부로 레이프하고 있다. 가혹해지는 환경에서 앨리스 종 가운데는 정신이 무너져 레이퍼화 하는 경우가 자주 나타나고 있다. 아기를 많이 만들어 생존률을 올리려는 생존본능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상황에서 그것은 자살행위다. 파트너인 마리사는 새카맣게 말라서 죽으면서 몇 마리의 아기를 남겼다.

"느그타게 이쯔라구!"
"느긋하게 있으라구! 후후후... 앨리스의 아기들이 다시 생겨났어... 이제 다시 느긋하게 있을수 있을 거야...."

이 앨리스는 부주의하게 아기들을 데리고 바깥을 돌아다니다가 한 레이무에게 습격당해 아기를 모두 잃었다. 앨리스는 그 직후부터 레이퍼화 하여 레이무를 레이프해서 처치했지만 아직 성체가 아닌 레이무였던 탓에 아기는 맺지 못했다. 앨리스는 그 레이무의 시체를 집안으로 끌고와 비상식량으로 삼은 후, 파트너인 마리사에게 아기들을 다시 만들기 위한 상쾌를 요구했다. 마리사는 제정신이냐며 거절했지만 레이퍼화한 앨리스를 당할수는 없었고 죽음으로 아기들을 만든 것이다.

"자, 아가들아. 이걸 먹으라구."
"""우꺽- 우꺽- 행뽀옥-"""

앨리스는 마리사의 시체에서 돋아난 줄기와 까맣게 마른 시체를 아기들에게 주었다. 이대로 얼마동안은 먹을 것이 있으니까 이번에는 제대로 도시파답게 기를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 예상은 지나치게 낙관적인 관측이었다. 몇일후 먹이가 떨어지자 앨리스는 배가 너무나 고프고 먹을 것은 구할수 없자 화가 난 나머지 밥투정을 하는 아기들을 "이런 아이들은 도시파가 아니야!"라면서 잡아먹어버렸던 것이다. 그리고 얼마후 쇠약해져 있는 것을 다른 윳쿠리에게 습격당해 식량이 되었다.

이미 살아남은 윳쿠리들은 반쯤 미치광이가 되어버렸다. 제정신을 유지하고 있는 윳쿠리는 극소수였다. 이미 무리의 숫자는 반 이하로 줄어 있었다. 그리고 윳쿠리들은 예상하지 못했던 재앙까지 덮쳐왔다.

쏴아아아아아아아아아-

"느- 레이무, 바깥에 비 씨가 오고 있어."
"마리사. 느긋하게 목소리를 낮춰. 다른 윳쿠리가 들으면 어떻해."

이 두 마리는 이 무리에서 극히 희소한 양식적인 젊은 윳쿠리 부부였다. 봄에 부부가 되었지만 충분한 식량을 모을 때까지 상쾌를 자제하고 먹을 것을 열심히 모으고 잘 숨겨두었다. 덕분에 아직까지도 어떻게든 살아남을수 있었다. 모자 사냥 때도 모자를 숨겨두었기 때문에 마리사는 습격을 당하지 않았다. 아직도 도망갈 방법이 없지는 않았지만, 마리사는 사랑하는 레이무를 이런 지옥에 두고 갈 수 없었기 때문에 계속 이 섬에 남아 있었다.

"미안해. 마리사. 레이무만 없으면 마리사는 도망칠 수 있을텐데."
"그런 소리 하지 말라구. 마리사는 레이무가 없으면 어디에도 갈 수 없다구."

두 마리는 동굴 안에서 몸을 기대고 부비부비를 하며 서로를 위로했다. 고목과 바위 틈 사이에 판 이 동굴은 잘 위장되어 있었기 때문에(윳쿠리 기준으로) 폭도들이 우글거리는데도 불구하고 아직 무사히 살아갈 수 있었다. 마리사는 레이무를 게속 위로했다.

"언제까지나 이렇게 느긋하지 못한 날이 계속될리가 없어. 풀 씨도 벌레 씨도 다시 생겨날꺼야. 느긋하게 기다리자구."
"응. 느긋하게 기다릴께."

확실히 마리사의 말도 틀린 것은 아니다. 섬은 황폐화 되었지만, 윳쿠리들의 수도 이젠 피크점을 지나 오히려 동족상잔으로 급격히 감소하고 있었다. 이대로 자연파괴의 요인인 윳쿠리가 적정수 이하로 줄어든다면, 섬에는 풀의 씨앗과 벌레가 날아와 다시 살 만한 곳으로 돌아갈 것이다. 하지만 이 두마리는 그런 것은 볼 수 없었다.

올해들어서 가장 격렬하게 내리는 비. 대부분의 윳쿠리는 둥지에서 비를 피하고 있다. 그런데 윳쿠리들이 과도하게 식물을 먹어치운 탓에 빗물은 엄청난 양의 흙탕물이 되어 섬의 지면을 쓸어내리고 과도한 지면으로 흡수되었다. 윳쿠리들이 둥지를 만들기 위해 나무뿌리 밑을 판 것도, 이 섬의 지반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되었다. 거기에 많은 비가 내리자... 끔찍한 산사태가 발생했다.

우지지지직-!
"무, 무슨 소리야! 느긋하게 있을수 없어!"
"느으으-! 나, 나무씨가아-!"

두 윳쿠리 부부의 둥지 한켠을 가로막고 있던 나무가 약화된 지반 탓에 쓰러져 버렸다. 천장 위로 훤히 하늘이 들어나고 빗물이 마구 둥지로 들어온다. 두 마리는 '어째서 이런 일이 일어나는 거야?!'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말을 입 밖으로 낼 틈도 없이 엄청난 양의 토사가 두 마리의 머리 위로 쏟아져 내려서 그들을 짓뭉개고 흙더미와 팥소를 뒤섞어어버렸다. '좀 더 느긋하게 있고싶었어...'라는 말 한마디도 못하고 즉사했다.

그저 부드러운 흙에 구멍만 파서 지어진 윳쿠리의 둥지는 이런 산사태에 매우 취약했다. 그리고 윳쿠리 구멍들 자체도 지반을 취약하게 만드는 효과를 냈다. 섬 곳곳에 있는 윳쿠리 둥지의 태반이 무너지고, 안에서 비를 피하던 윳쿠리는 흙에 눌려 납짝하게 되어 죽었다.

"느갸아아아아아아악-! 레이무의 둥지가아아아아아아아아아-! 비 씨 그만둬! 느긋하게 멈춰! 레이무가 녹아버려어어어어어어-!"

운 좋게 붕괴를 눈치채고 둥지 밖으로 뛰쳐나온 윳쿠리도 살아남을 수는 없었다. 쏟아지는 폭우는 순식간에 밖에 나온 윳쿠리의 몸을 녹여버렸기 때문이다. 산사태가 끝난후, 살아남은 윳쿠리는 전성기(?)에 비한다면 극소수. 원래의 무리보다도 적은 수십마리에 지나지 않았다. 하지만 산사태가 일어난 직후라 먹을 것이 거의 없었진 상황이므로 그들도 온 섬안을 눈을 굴리며 돌아다니다가 서로 만나면 잡아먹으려고 싸워댔다. 윳쿠리 배틀로얄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던 것이다.

"느긋하게 죽어! 마리사에게 먹혀!"
"느긋하게 죽어어-! 레이무에게 먹혀어-!"

섬의 곳곳에서 싸움이 벌어지고, 한번 싸움이 벌어질 때마다 한, 두마리의 윳쿠리가 확실히 죽어갔다. 마지막에 살아남은 것은 단 한마리의 마리사 종이었다. 이 마리사는 모자가 없었다. 모자 쟁탈전에서 다른 윳쿠리에게 빼앗겼지만, 그 윳쿠리가 호수를 건너다가 그만 빠져버린 탓에 영영 잃어버렸던 것이다.

"느으- 느으- 느긋하게 있을수 없어-"

그리고 마지막 마리사도 죽어가고 있었다. 뺨과 등에 난 큰 상처에서 팥소가 조금씩 흘러나오고 있었다. 자신을 습격한 윳쿠리들을 모두 해치우고 먹어치운 것 까지는 좋았지만, 마지막 배틀로얄에서 많은 상처를 입었기 때문에 이제 죽음은 마리사의 차례였다. 죽음이 멀지 않았다는 것을 짐작한 마리사는 호수가의 기슭으로 기어가 물 아래에 있는 윳쿠리 플레이스, 예전에 차지했던 인간들의 집을 멍 하니 바라보다가 스스로 호수에 몸을 던져 목숨을 끊었다.

윳쿠리들이 한 마리도 남김없이 사라진 후, 호수에는 바람에 날아온 씨앗이 싹을 튀워 파릇파릇한 풀이 돋아났다. 이 섬은 다시 푸른 섬이 될 것이다. 하지만 "느긋하게 있으라구!"라는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
장대한 자멸계였다...
  이 작성자의 게시글 더보기
괴이공간 네이버 출장소

댓글 23 |
등록순
| 조회수 717
블로그카페북마크구독
보내기
| | 신고
김도트2009.01.07. 12:46답글신고|삭제|활동 정지
아아 멋진 결말이다아...
dbsltm4332009.01.07. 12:47답글신고|삭제|활동 정지
이제 저지역은 윳쿠리 청청지역이군요.ㅎㅎㅎ 역시 마구 먹고 숫자를 불려서 스스로 자기들이 살 환경을 완전히 파괴해버리고 자기들도 전부 쓸려나갔군요.진짜 장대한 자멸이야기 였습니다.수고하셨습니다.^^
  통신보안2009.01.07. 12:59답글신고|삭제|활동 정지
전편에서 호수를 건너는데 성공한 극소수들은 과연 어떻게 되었을까요?
아인2009.01.07. 13:20답글신고|삭제|활동 정지
아아~ 훌륭한 글이었습니다
가르시아2009.01.07. 13:23답글신고|삭제|활동 정지
이것은 아름다운 자멸
고고학자 하엘2009.01.07. 13:27답글신고|삭제|활동 정지
눈물과 감동의 자멸은 아니지만 상쾌하군요 오오
번역기2009.01.07. 13:28답글신고|삭제|활동 정지
그 해의 산은 윳쿠리들이 남긴 거름으로 다시 광활한 숲을 이루길 바라겠습니다.

역시 좋은 윳쿠리는 죽은 윳쿠리 뿐. [이런 경우에는,]
netpilgrim2009.01.07. 13:28답글신고|삭제|활동 정지
아무리 좋게 봐주어도........ 윳쿠리의 가장 큰 장점인 번식력은 도리어 더 약점인거 같더군요
하긴, 이 경우만 봐도............ 그 대가리 수만 많이 안 늘어났으면 이렇게 되지는 않았을 건데;;;;;;
gongi32452009.01.07. 13:46답글신고|삭제|활동 정지
음....인간은 어땠을까....하는 생각이,
윳쿠리 배틀로얄, 이것은 아름다운 자멸.
모드레드2009.01.07. 13:53답글신고|삭제|활동 정지
아아 덕분에 그 섬은 윳쿠리따위가 없는 진정으로 느긋한 섬이되었군요.
잘됬구나~~~!!
접이식좀비2009.01.07. 14:30답글신고|삭제|활동 정지
생태계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확실하게 보여주는군요
holhorse2009.01.07. 15:24답글신고|삭제|활동 정지
뭐, 윳쿠리들이 전멸했다고 해도 언젠가 저 섬의 환경이 완전히 복구되면 다른 윳쿠리가 우팩을 타고 섬으로 이민을 오겠지요.
holhorse2009.01.07. 15:25답글신고|삭제|활동 정지
그나저나 불끈매님의 소설을 쓰는 속도와 퀄리티에는 당해낼 수가 없군요...너무 빨라.....
이런뷁2009.01.07. 16:06답글신고|삭제|활동 정지
드디어 다 죽었구나
칸나즈키2009.01.07. 16:42답글신고|삭제|활동 정지
제목대로라면 도망친 마리사들도 어떻게든 죽었을듯
근데 마리사는 모든 능력이 평균일뿐, 일반종중 가장 뛰어나다고 보긴 힘든데 말이죠. 싸움은 묭이 더 잘하니..
빈센트2009.01.07. 16:44답글신고|삭제|활동 정지
아하하.
정말 상쾌~!한 자멸이네요.
사사키2009.01.07. 18:37답글신고|삭제|활동 정지
훌륭한 붕괴였다.
양학도사의양학세계2009.01.07. 21:10답글신고|삭제|활동 정지
사상 최강의 자멸계 소설 잘봣소이다~
음악상자2009.01.07. 21:17답글신고|삭제|활동 정지
이야, 정말 명작이었습니다. ㅇㅅㅇ)b [원츄~!!]
기설학인2009.01.08. 00:24답글신고|삭제|활동 정지
훌륭한 자멸이었습니다. 역시 윳쿠리는 자멸하기 딱 좋은 존재...
근힐2009.01.08. 01:08답글신고|삭제|활동 정지
오오! 에픽급 에픽급
타락신족2009.01.08. 03:42답글신고|삭제|활동 정지
수고하셨습니다. 역시 윳쿠리들은 자멸이 제 맛!
카가미네o렌2009.01.08. 14:14답글신고|삭제|활동 정지
병신들에겐 자멸뿐! 오오오!!
보면서 재수없는 윳쿠리들에게"ㅆㅂㅆㅂ"를 연발하다가
마지막의 장대한 자멸계를 보고 안심
오오오! 수고하셨습니다!

= = = = = = = = = = 

  원작 : 불끈매 (nang0017)
  출처 : 윳쿠리 모음 카페

= = = = = = = = =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추천 수
공지 공지 ~~은신처 창작글 통합 텍본~~ 3 file 류민혜 2015.10.18 1109 1
공지 공지 ~~구윳사 창작글 통합 텍본~~ file 류민혜 2015.10.05 1066 0
공지 공지 창작 유물 게시판 이용안내 3 류민혜 2015.09.05 881 0
492 학대 불끈매 - 윳쿠리 축구 5 류민혜 2016.06.02 759 3
» 학대 불끈매 - 윳쿠리에게 해피엔딩이 있을리가 없잖아 4 류민혜 2016.06.02 1004 3
490 학대 불끈매 - 윳쿠리 가정붕괴 1-3 완 1 류민혜 2016.06.02 1049 2
489 일반 불끈매 - 상냥한 언니야와 야생 윳쿠리 1-6 완 3 류민혜 2016.06.02 947 2
488 학대 불끈매 - 걸리버 윳쿠리 1-5 완 8 류민혜 2016.05.28 808 2
487 일반 불끈매 - 중세의 윳쿠리 1 류민혜 2016.05.28 571 2
486 일반 불끈매 - 윳쿠리 호신기구의 개발 류민혜 2016.05.28 498 3
485 일반 불끈매 - 윳쿠리 역성장 1 류민혜 2016.05.28 502 2
484 학대 불끈매 - 도스병사의 역사 류민혜 2016.05.28 482 3
483 일반 불끈매 - 환생 윳쿠리 0-7 완 3 류민혜 2016.05.28 934 0
482 학대 불끈매 - 아기 윳쿠리가 정말 싫다 1 류민혜 2016.05.22 752 2
481 학대 불끈매 - 구들과 윳쿠리 2 류민혜 2016.05.22 639 2
480 학대 불끈매 - 윳쿠리 놀이기구의 개발 류민혜 2016.05.22 520 3
479 학대 불끈매 - 김장과 윳쿠리 3 류민혜 2016.05.22 597 3
478 학대 불끈매 - 게스 윳쿠리 길들이기 1-6 완 1 류민혜 2016.05.21 889 2
477 학대 김도트 - 느긋하게 불타라구! 1 류민혜 2016.05.21 618 1
476 학대 김도트 - 청소부 류민혜 2016.05.21 499 1
475 일반 불끈매 - 윳쿠리와 요술램프 1 류민혜 2016.05.18 518 1
474 학대 김도트 - 공대생과 윳쿠리 1 류민혜 2016.05.18 545 3
473 일반 불끈매 - 느긋하게 멸망하라구! 2 류민혜 2016.05.13 802 2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26 Next
/ 26

아무말이나 쓰라니 한심하군
비로그인
비로그인
느긋함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