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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자 : 크로우
원출처 : NAVER CAFE 숨은 은신처



어느 애완 파츄리의 하루
크로우(fait****)
2014.07.03 18:36


#1. 아침



서울, 어느 구의 어느 아파트, 1층. 이 집에는 성인 남성 한 명이 살고 있다.

하지만 혼자는 아니다. 그에게는 애완 윳쿠리로 하고 있는 금뱃지 파츄리가 있다. 매우 영리하고, 예의바르고, 아름다운 윳쿠리이다.



남성은 오늘 아침도 출근을 준비한다.



"그럼, 파츄리, 다녀올게."

"무큐! 잘 다녀오세요, 오빠야!"



남성(이하 오빠야)은 웃으면서 손을 흔들고는 가방을 들고 집을 나선다.

윳쿠리가 생겨난 이후, 윳쿠리가 돌로 유리창을 깨고 방충망을 찢고 집선언을 하는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에, 최근에는 그러지 못할 만큼 튼튼한 집이 선호되는 추세이다. 충분한 돈이 있는 사람이라면 (없어도 1층이라면 애써 마련하는 경우가 많다) 강화 유리로 베란다의 창문을 만드는 경우도 많고, 오빠야도 그 중 한 사람이었다.

오빠야는 이 집의 대문에도 신경을 썼다. 자신이 집에 없는 동안 파츄리가 출입할 수 있되, 파츄리가 아닌 길윳쿠리들은 드나들 수 없도록, 비밀번호 네 자리를 올바로 입력해야만 드나들 수 있도록 특수 제작한 애완 윳쿠리 출입구를 만든 것이다.

오빠야가 나간 뒤, 파츄리는 TV를 켜서 뉴스를 본다. 드라마라봐야 이 시간에는 막장드라마밖에 하지 않는다. 그렇다 해도 파츄리에게 복잡한 정치는 관심 밖이고, 가끔 흥미를 끄는 건강식품이나 애완동물 이야기가 있긴 하지만, 파츄리에게 정말 중요한 건 기상정보다.



"무큐. 오늘도 맑네요."



오늘도 날씨가 좋다는 것을 확인한 파츄리는, 자신도 나갈 준비를 시작한다. 파츄리에게도 중요한 일상이 있다.







#2. 강의



파츄리는 비밀번호를 입력하고 집을 나서서, 근처의 공원으로 향한다. 본래 허약한 파츄리종이지만, 최고급 윳쿠리 건강식과 날씨만 좋다면 매일이라도 하는 공원 산보로 파츄리는 길윳쿠리라면 레이무 정도에도 필적할 정도의 체력이 있다. 그런 파츄리에게 공원까지 오는 것은 그리 힘든 일은 아니다.



"파츄리 언니야댜졔! 느그타게 이쓰라규!"

"파츄리 언니야 느그타게 이써!"

"앨리쮸 느그타게 이쪄쪄! 파쮸리 언니야!"

"옆집의 파츄리인 거네~ 알고있어~"



아기나 아이 길윳쿠리들이 파츄리를 알아보고 반갑게 뿅뿅 뛰어온다. 길윳쿠리뿐이 아니라, 같은 시간에 산책을 하는 아이나 성체 애완 윳쿠리 몇 마리도 뛰어온다.



"무큐~ 꼬마야들도 느긋하게 있었어요? 오늘도 이것저것 서로 알려주도록 해요~"



그렇게 파츄리와 윳쿠리들은 공원 한쪽 구석으로 향한다.

여기에는 길윳쿠리들의 아지트가 있다.

야생의 윳쿠리라면 모를까 도시에서 사는 길윳쿠리들은 보통 적당한 처마 밑에 살거나, 능력이 된다면 적당한 상자 하나를 집으로 삼거나 한다.

하지만, 이 곳은 적절한 상자 여러 개를 이어붙이고, 채광창(유리가 아닌 비닐이고, 압정으로 고정되어 있지만)까지 있는 꽤나 근사한…… 인간이 들어가기에는 높이가 꽤 낮다는 것만 제외하면 사람이 사는 집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의 '건물'이 하나 지어져 있었다. 벽돌과 콘크리트로 원하는 대로 지은 건 아니기에 방의 크기가 조금 제멋대로지만, 파츄리의 아이디어와 파츄리를 신뢰하는 이 곳의 어른 길윳쿠리들의 행동력을 합쳐서 만들어낸 결실이다.



매일 아침 파츄리는 이 곳에서 애완 윳쿠리들과 길윳쿠리들의 정보 교환을 한다. 이 곳은 아침에 산책하는 다른 애완 윳쿠리들도 알고 있고, 파츄리와 함께 이런저런 수다를 떨며, 파츄리를 도와 이런저런 것들을 길윳쿠리들에게 알려준다.



그렇다고 파츄리가 알려주는 정보가 길윳쿠리들의 흥미만을 끄는 것은 아니다. 오늘의 날씨도 알려주지만, 그보다 파츄리가 알려주고 싶고, 주로 알려주는 것은 도시에서 인간과 함께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지식이다.



"무큐. 오늘은 윳쿠리 플레이스를 정할 때의 주의사항에 대해서 알려줄게요."

"와아~"

"가끔 우리 같은 윳쿠리들이 비어 있는 인간씨의 집씨에 들어가서 윳쿠리 플레이스로 삼는 경우가 있는데, 그러면 안되는 거에요."



파츄리는 오늘 집선언을 하면 안 되는 이유에 대해서 알려줄 생각이다.

사실, 파츄리는 2주일에 한 번 정도는 이것을 알려주고 있다. 윳쿠리들의 번식력과 유아기의 성장속도는 굉장한데다, 길윳쿠리는 제법 수가 많기 때문에, 반복해서 이것을 새로 태어난 윳쿠리들에게 알려주고 있다. 물론, 한 번 배운 아기, 아이 윳쿠리들에게도 이것을 알려주면서, 반복학습으로 확실하게 가르쳐준다.



"오째쪄? 비어이쓰면 집씨를 버린 게 아니냐졔?"

"그렇지 않아요 무큐. 윳쿠리들은 가족이 같이 살면서 결혼할 때까지 독립하지 않지만, 인간씨는 어른이 되면 독립하는 거에요. 그러면 사냥을 하러 나갈 때는 집을 비우고, 돌아와서 다음 사냥을 위해 밤에는 쉬는 거에요 무큐."

"아라쪄! 느그타게 이해했다졔!"



물론 인간이 하는 게 '사냥'은 아니라는 것을 파츄리는 알고 있지만, 그걸 완벽하게 설명하기에는 아기 윳쿠리들의 지능이 따라가지 못한다.

아기 마리사도 게스라거나 인간에 대한 악의가 있어서 이런 질문을 하는 것은 아니다. 그저, 윳쿠리들의 세계관으로 봤을 때 인간의 사회라는 것은 처음에는 이해하기 어렵고, 이질적이다. 전혀 다른 문화로 살아가는 인간을, 처음부터 이해하기란 쉽지 않은 것이다.



"착한 아이네요 무큐. 특히, 망씨를 찢거나 유리씨를 깨고 들어가면 안되는 거에요. 그런 건 인간씨들이 굉장히 고생을 해서 만든 거에요 무큐. 꼬마야들이 사는 곳에 게스가 와서 상자씨를 찢고 자신의 윳쿠리 플레이스로 하겠다고 하면 굉장히 화가 나겠죠? 그러니까, 인간씨의 집을 멋대로 윳쿠리 플레이스로 하면 안되는 거에요 무큐."

""느그타게 이해해쪄!""



아기 윳쿠리의 지능이 인간의 직업이니 뭐니 하는 것을 이해하기에는 어렵다 해도, 아기 윳쿠리도 발음을 제외하면 웬만한 초등학생 고학년 정도의 어휘를 아무 무리 없이 구사해내는 정도이다. 즉, 보통의 편견과는 달리, 윳쿠리들은 알고 있는 지식이 잘못되었을 뿐, 제대로 된 지식을 배울 기회(그리고 받아들일 마음가짐)만 있다면 충분히 똑똑하다. 그렇다 해도, 회사원이 뭔지는 모르겠지만.



"무큐. 그리고, 인간씨들은 굉장히 강한 거에요 무큐. 윳쿠리가 인간씨를 1:1로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 어리석은 윳쿠리들이 있는데, 아무리 해도 안되는 건 안되는 거에요 무큐. 어른 윳쿠리 수십 명이 달려들면 인간씨 한 명 정도는 어떻게든 이길 수 있을지 모르지만, 무큐, 그렇게 했다가는 다른 인간씨들이 화가 나서 이 일대의 윳쿠리들을 모두 죽이고 말 거에요 무큐. 그러니까 절대로 인간씨들에게 대들거나, 함부로 달콤달콤씨를 달라거나 하면 안되는 거에요 무큐?"

""느와아아! 인간씨 뮤쪄어!""

"다행히 인간씨가 모두 윳쿠리를 싫어하고 만나자마자 공격하지는 않아요 무큐. 하지만 윳쿠리를 싫어하는 인간씨도 있고, 우리가 먼저 잘못하면 윳쿠리를 좋아하던 인간씨도 제재를 가하거나 윳쿠리를 싫어하게 되거나 할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하는 거에요 무큐?"

""느그타게 이해해쪄!""



이야기를 하면서, 파츄리는 빼먹지 않고 오늘 머리장식에 넣어온 스마트폰으로, 마리사 한 마리가 고등학생쯤 되는 남자 한 명에게 필사적으로 달려들면서도 별 피해도 못 주고 일방적으로 두들겨맞는 영상을 보여준다.



굳이 이런 것들을 알려주는 이유는, 인간에게 집선언을 하고 대드는 윳쿠리가 나온다면, 그만큼 일제구제가 빨라지기 때문이다.

파츄리도 알고 있다. 언젠가는 일제구제는 일어난다. 하지만, 윳쿠리들이 인간에게 대들지 않고 예의를 지킨다면, 그건 꽤 늦출 수 있다. 그리고, 인간에 대해 지켜야 할 예절을 가르친다면, 인간에게 거둬져 애완 윳쿠리가 되는 윳쿠리가 생길 가능성도 있다. 그건 곧 일제구제로부터 한 마리의 윳쿠리를 지키는 것을 의미한다.



이 근방 외에는, 보통 애완 윳쿠리는 길윳쿠리를 깔보고 멸시하는 경향이 있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 길윳쿠리 또한 애완 윳쿠리에 대해 좋은 감정은 갖지 않는다.

파츄리는 펫샵에서 애완 윳쿠리로 태어나서 엄격한 교육을 받았기에, 약간 그런 비뚤어진 자부심이 있었지만, 어느 날 한 길윳쿠리 앨리스를 만나고, 앨리스와 친해지면서, 길윳쿠리에 대한 편견이 사라지게 되었다. 그건, 오빠야가 유난히 돈이 많은 오빠야의 가족에서 독립해 나오기 전의 일이었다.

길윳쿠리인데도 너무나도 느긋하고 씩씩한 앨리스. 그녀와 함께 산책을 하고, 놀고, 사냥을 하며(본래 파츄리는 사냥할 필요는 없지만, 그렇다고 벌레나 풀을 먹는 것이 건강에 해가 될 정도로 병약하지도 않았다. 이 시절부터 건강식은 먹고 있었으니까) 함께 즐거워하고, 함께 웃을 수 있었다. 그것은 오빠야의 가족들이 주는 것과는 또다른 느긋함이었다. 다만, 결혼 상대로 생각한 건 아니고, 일종의 우정이었다. 앨리스에게는 이미 반려인 레이무가 있었고, 파츄리는 들윳쿠리와의 결혼이나 상쾌는 안 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오빠야가 독립해서 이사오기 얼마 전에, 그 도시는 일제구제를 시행했다.

파츄리는 그 사실을 듣고 필사적으로 앨리스를 찾았지만, 앨리스의 모습은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다. 며칠간의 수색은 성과도 없이, 파츄리는 오빠야와 함께 지금의 도시로 이사를 오게 되었다.



그렇기에, 파츄리는 애완 윳쿠리의 지식을 굳이 길윳쿠리들에게도 알려주며, 애완 윳쿠리와 길윳쿠리들을 친하게 만들고, 이 도시의 일제구제를 최대한 늦추고, 한 마리라도 더 구해내기 위해, 이렇게 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이, 지식을 가진 자의 의무. 그것이, 생명을 소중히 하는 길. 그리고 그것이야말로, 앨리스에 대해 할 수 있는 속죄이기에.







#3. 강의의 답례



파츄리가 매일같이 하는 '강의'의 답례로 파츄리가 얻는 정보는, 길윳쿠리들의 재미있는 일상 이야기가 보통이지만, 최근에 야생 레미랴나 비둘기들이 자주 나타나는 장소 같은 쓸모있는 정보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오늘 얻은 정보는 조금 기분나쁜 것이었다. 저쪽 산의 야생 윳쿠리 무리들이, 최근 이 공원에 자주 출몰하면서, 먹을 것을 빼앗아가거나(각 개체에 따라 다르지만, 대부분의 윳쿠리는 단 것을 선호하며 '달콤달콤씨'라고 부르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아무리 길윳쿠리가 도시에서 단 것을 구하는 것이 힘들다고 해도, 산에서 초콜릿을 구하는 것에 비해서는 한참 쉽다) 집을 빼앗거나, 심지어 이 도시의 길윳쿠리를 공격하거나 한다는 정보였다.

그리고, 그 우두머리는 파츄리종인데, 파츄리와는 다른 말을 하면서 인간들의 집에 쳐들어가 인간들을 노예로 삼으려는 터무니없는 계획을 무리에게 퍼뜨리고 있다고 한다. 다행히 (동영상의 힘 덕분에) 이 공원의 윳쿠리들은 현혹되지는 않았지만, 새로 태어날 윳쿠리가 현혹될 가능성, 그리고 그들이 집선언을 하기라도 한다면 애꿎은 길윳쿠리들이 일제구제를 당할 가능성을, 파츄리는 알고 있었다.



파츄리는 스마트폰으로 오빠야에게 오늘 조금 늦게 올지도 모른다고 문자를 보내두었다. 윳쿠리들의 귀밑털은 의외로 쓸만하고, 악력은 부족하지만, 스마트폰의 터치 기능 정도는 간편하게 조작할 수 있다. 그렇기에, 윳쿠리들이 귀밑털을 아름답다고 생각하고 아끼는 것은 단순히 미적 가치 때문이 아니다. 인간에 비해 한참 약하고 부족할지언정, 그들에게 그것은 중요한 도구인 것이다.

오빠야는 그 문자를 받고는, 밤에는 야생동물을 조심하라고 답장을 보내주었다. 답장을 받은 파츄리는, 항의차, 어쩌면 항의가 그 즉시 전쟁이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이 곳의 길윳쿠리 무리의 우두머리인 마리사와 함께 무리를 이끌고(물론 파츄리에게 그럴 정도의 권력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파츄리와 애완 윳쿠리들의 설명에 마리사가 납득해주었다. 마리사 또한 최근의 사태에 대해 무리의 위협을 느끼고 있기도 했다) 산으로 향했다.



"무캬캬. 그쪽이 우두머리 마리사인가요? 교섭을 하러 온 것치고는 달콤달콤 열 씽도 가지고 오지 않았군요 무캬캬캬캬. 인간씨도 노예로 만들지 못하는 무능한 마리사가 우두머리라니 무리가 고생이 많겠어요 무캬캬캬캬"



……파츄리도, 마리사도 이 순간에 확실히 알았다. 게스, 그것도 중증 게스다. 인간씨의 무서움과 도시에서 달콤달콤을 구하기가 생각보다 어렵다는 것을 설명하고 설득하려 했지만, 이래서야 대화의 여지도 없다.



"그리고 무큐, 그쪽이 인간씨의 노예라는 파츄리인가요? 소문은 잘 들었어요 무큐. 인간씨한테 쫄아가지고 노예로 살고 있다면서요? 정말 무능하군요 무캬캬캬캬캬캬"
"인간씨도 이기지 못하다니 정말 무능한 파츄리인거제!"

"무능한 파츄리는 우리 우두머리 파츄리한테 배우라고!"

""늣하하하하하!""



산의 윳쿠리 무리가 비웃는다. 우두머리 마리사는 으득 하고 이를 간다. 하지만, 파츄리는 화가 난 것을 참고, 침착하게 말을 했다.



"그러는 그쪽의 파츄리는 인간씨를 노예로 삼을 만큼 똑똑한가 보네요 무큐. 그렇다면 그쪽의 파츄리에게 지혜 대결을 신청할게요 무큐. 서로 세 개씩의 문제를 내서, 몇 개나 맞출 수 있는지 보도록 하는 게 어때요 무큐?"

"흥. 파츄리가 질 거라고 생각하나요 무큣? 좋아요. 파츄리가 도전을 받았으니, 방어측으로서 먼저 문제를 내도록 할게요 무캬캬캬캬"



먼저 게스 파츄리는, 과일을 두 개 꺼내왔다.



"인간씨의 노예로 사는 파츄리가 맞출 수 있을 리는 없겠지요. 이 둘 중에, 어느 것이 먹을 수 있는 과일씨일까요 무큐~?"



확실히 애완 윳쿠리에게는 맞추기 힘든 문제다. 하지만, 게스 파츄리가 모르는 것이 있었다. 파츄리가 얻은 '쓸모있는 정보'에는, 그런 야생 윳쿠리나 길윳쿠리에게만 필요한 정보도 꽤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이었다.

애완 윳쿠리는 간혹 버려진다. 혹은, 주인이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나는 경우도 있다. 길윳쿠리 무리는 그런 만일에 대비해, 평소부터 친절했던 파츄리가 계속해서 살아남을 수 있도록 이런저런 정보를 준 것이다. 그리고, 그 중 몇 가지는, 이미 예전에 앨리스에게 배운 것이기도 했다.



"이거라면 먹을 수 있겠지요 무큐?"

"무, 무큣!?"

"파츄리가 틀렸다면, 그쪽의 파츄리가 반대쪽의 열매를 먹어보도록 해요 무큐. 그렇게는 할 수 없겠지요 무큐?"

"무큣...!!"



분한 표정이 된 게스 파츄리는, 곧바로 다음 문제를 내지 않고 억지를 부렸다.



"그쪽의 파츄리가 문제를 맞췄으니, 그쪽의 파츄리가 먼저 문제를 내라고요! 파츄리는 더 어려운 문제를 낼테니, 그쪽의 파츄리에게 머리를 식힐 시간이 필요할 거라고요... 무큣!"



파츄리는 "큐우……" 하고 한숨을 쉬고는, 받은 공격권을 휘둘렀다.



"한 번만 말할 거니까 잘 들어요 무큐. 어느 무리의 아이 윳쿠리들 몇 명이 모험을 떠났다고 가정할게요 무큐. 모험을 떠난 것은 레이뮤 셋, 마리샤 넷, 앨리슈 다섯이었답니다. 모험을 떠난 윳쿠리들은 달콤달콤씨가 들어있는 과자상자 세 상자를 발견했어요 무큐. 각 상자에는 똑같은 수의 달콤달콤씨가 들어있었고요 무큐, 그 상자를 윳쿠리들은 레이뮤들이 한 상자, 마리샤들이 한 상자, 앨리슈들이 한 상자를 가지기로 했어요 무큐. 레이뮤 세 명은 우애가 좋아서, 서로 똑같은 수의 달콤달콤씨만 먹고 남는 것은 차라리 버리기로 했어요 무큐. 그리고 마리샤 네 명, 앨리슈 다섯 명도 각각 같은 결정을 했답니다 무큐. 그렇게 아이 윳쿠리들이 달콤달콤씨를 먹고, 레이뮤들은 하나, 마리샤들은 두 개, 앨리슈들은 두 개의 달콤달콤씨를 남기게 되었어요 무큐. 그렇다면, 각 상자에는 몇 개씩의 달콤달콤씨가 들어있었을까요 무큐? 단, 한 상자에는 60개를 넘는 달콤달콤씨는 들어갈 수 없어요 무큐."

"무, 무규우!?"



게스 파츄리는 당황했다. 말한 대로 윳쿠리들은 언어에는 능통하기에, '가정할게요'라는 단어의 뜻을 모르는 게 아니다. 하지만, 이런 일은 살면서 겪어본 적도, 문제를 풀어본 적도 없다.



"어, 어떻게 된 거냐제? 어째서 파츄리가 답을 말하지 않는 거냐제?"

"이게 무슨 이야기냐구? 어째서 달콤달콤씨를 먹지 않고 남기는 거냐구?"
"달콤달콤씨를 남기는 앨리스라니 촌뜨기라고요!"

"모르겠어! 첸 모르겠어어어!"



산의 무리도 적잖이 당황하기 시작한다. 아니, 그나마 오히려 문제를 이해하긴 한 게스 파츄리에 비해, 무슨 말인지 몰라서 더욱 당황한 것도 컸다.

사실 길윳쿠리 무리(함께 따라온 몇몇 애완 윳쿠리들은 또 모르겠지만)도 이 문제를 풀 수 있는 윳쿠리는 별로 없다. 다만 파츄리가 준비한 문제니, 파츄리를 신뢰하고, 당황하는 산의 무리를 지켜볼 뿐이다.



"어떻게 된 거죠 무큐?"

"무, 무귯...! 그쪽의 파츄리도 답을 모르면서 멋대로 지어낸 거죠 무큣!"

"큐우…… 답을 말할게요 무큐. 정답은 22개. 레이뮤들이 각자 7개, 마리샤들이 5개, 그리고 앨리슈들이 4개씩을 먹으면 계산이 맞지요 무큐?"

"무, 무규규귯!?"



게스 파츄리는 당황을 감추지 못했다.



"모르겠어! 어째서 파츄리가 대답하지 못한 거냐구!"

"느아아아아! 이런 건 이상한 거다제!"

"억지라제! 달콤달콤씨는 먹으면 없어지는 거라제!"



산의 무리도 당황한다.



"인간씨를 노예로 삼겠다더니 그 정도인 거냐구?"

"알고있어- 그쪽의 파츄리가 무능하다고 할 입장이 아닌거네-"



반대로, 파츄리와 마리사가 데려온 길윳쿠리 무리들은 충분히 신뢰에 보답한 파츄리를 보며 의기양양해진다.



"그쪽의 파츄리가 맞추지 못했으니 공격권은 계속 이쪽에 있지요 무큐. 두 번째 문제에요."
"무, 무큣! 이번엔 꼭 맞출 거라고요!"

"이번에는 좀 더 큰 무리를 가정해볼게요 무큐. 이 무리는 레이무와 마리사만으로 이루어져 있어요. 이 무리가 사과를 먹는데, 레이무가 2개, 마리사가 1개씩 먹으면 44개, 레이무가 1개, 마리사가 3개씩 먹으면 52개의 사과가 필요해요 무큐. 그렇다면, 레이무와 마리사는 각각 몇 명일까요? 무큐큐?"

"무규우우우웃!"



발작하듯이 몸을 떠는 게스 파츄리. 이 문제 역시, 게스 파츄리에게는 풀 능력이 없다.



"무큐? 왜 그러죠 무큐? 이 정도의 문제는 파츄리가 가르친 앨리스도 풀 수 있다고요 무큐?"

"무규웃!?"



파츄리의 당찬 선언에, 아이 앨리스 하나가 무리에서 튀어나온다.



"느흥! 앨리슈가 풀꺼에요!"



아이 앨리스는 길윳쿠리 묭의 누관검을 빌려서 그림을 그려서 계산하기 시작하더니, 2분만에 답을 내었다.



"레이뮤가 16명이고 마리샤가 12명! 앨리슈가 낸 답이에요!"

"무, 무규, 그러니까…… 무규우우우웃!"



푸는 방법을 모르면 수많은 숫자를 일일이 대입해봐야 하지만, 답이 주어진다면 검증하기는 간단한 문제다. 게스 파츄리는 그 계산이 맞음을 확인하고, 경악했다.

자신보다 훨씬 어려 보이는 앨리스가, 자신이 풀지 못한 문제를 풀었다. 이 시점에서 게스 파츄리의 자존심은 망가질대로 망가졌다.

단 한 가지, 파츄리가 게스 파츄리에게 말하지 않은 게 있긴 했다. 그것은, 이 앨리스는 길윳쿠리가 아닌 애완 윳쿠리라는 것. 앨리스는 지능을 강화하는 건강식을 먹고 있고, 때때로 주인과 파츄리에게 수학을 배우고 있다. 그렇다 해도 중학교 2학년 수준의 수학이지만, 2차 연립방정식 정도는 그 정도로 충분히 풀 수 있다.

하지만, 파츄리는 그것을 말하지 않았다. 어차피 지혜 대결. 그 정도도 알아내지 못하는 게스 파츄리라면, 이미 한 문제를 틀린 것이나 마찬가지니까.



"그쪽의 파츄리는 큰소리만 치나보죠 무큐?"
"무규, 무규우우우웃!"



한 번 조롱을 던지고는, 파츄리는 스마트폰을 확인한다.

첫 번째 문제에 게스 파츄리가 고심하는 동안, 파츄리는 오빠야에게 문자를 보냈었다. 그리고 지금 그 답장이 온 것이다.



"마지막 세 번째 문제에요 무큐. 이번에도 어느 윳쿠리 무리의 이야기를 가정하기로 해요 무큐."

"무규……! 이번에도 있지도 않은 윳쿠리 무리냐고요!"

"그럼 달콤달콤씨의 이야기로 바꾸도록 할게요 무큐. 어쨌든 풀어야 하는 문제는 똑같으니까요 무큐."

"무규……!"



게스 파츄리의 항의에, 파츄리는 여유마저 부린다.



"그럼 무큐. 정육면체 모양으로 만들어진 각설탕씨가 있어요 무큐. 이 각설탕씨를 하나의 큰 정육면체 모양으로 쌓고, 그것의 한 변과 같은 길이가 되도록 한 줄로 늘어놓은 각설탕씨를 21줄을 만들고, 그 뒤에 100개가 남도록 각설탕씨를 가져왔답니다 무큐."

"무규규, 가, 각설탕씨가 뭐가 어쨌다는 거냐고요 무규우!"

"이 정육면체는 세로로 여러 층으로 이루어져 있겠죠 무큐? 이 각설탕씨들을 모두 허물어서, 아까의 정육면체의 한 층과 똑같은 크기로 12층을 쌓을 만큼의 각설탕씨를 도로 가져갔어요 무큐. 자아, 그럼 문제에요. 이렇게 했을 때 남는 각설탕이 최소가 되려면, 처음에 정육면체의 한 변의 길이…… 돌려 말하자면 21줄로 늘어놓은 각설탕의 한 줄마다, 몇 개의 각설탕이 있었다고 해야 할까요?"

"무규규규규규규규규!"



파츄리가 받은 문자는 다음과 같았다.

「x>0에서 x³-12x²+21x+100을 최소로 하는 x의 값은?」

게스 파츄리에게, 이건 이미 풀어볼 엄두조차도 나지 않는 문제였다. 거의 정신이 붕괴하기 직전인 게스 파츄리에게, 파츄리는 조용히 말을 건넨다.



"사실 이번 문제만큼은 파츄리도 답을 몰라요 무큐."
"규우……?"

"그렇지만 인간씨는 이런 문제는 쉽게 풀 수 있어요 무큐. 이건, 파츄리의 오빠야에게 부탁한 문제에요."
"귯!"

"인간씨보다 못한 파츄리의 지혜도 이기지 못하면서, 이런 문제조차 쉽게 풀어내는 인간씨에게 지혜로, 힘으로 이기겠다니, 어리석은 생각이에요 무큐."

"무…… 무규귯……"

"다시는 어리석은 생각을 하지 말고, 무리를 이끌고 산에서만 지내도록 하세요. 그러면 무리가 조금은 더 오래 살 수 있을지도 몰라요 무큐. 그럼, 페어웰"



완전히 정신줄을 놓은 게스 파츄리를 두고, 파츄리는 떠나간다── 사실은, 떠나가려는 척해서 저쪽의 반응을 보았다.

그리고, 게스 파츄리는 그 기회를 놓치고, 이성을 잃고 명령했다.



"무갸아아아아! 죽여버려! 저것들을 다 죽여버려 무갸아아아아!"



마찬가지로 정신줄을 놓고 있었던 산의 무리는, 이 명령에 정신을 차리고, 달려들기 시작했다.



"……어리석은!"



유혈 충돌이 되어버린다면 어느 쪽도 큰 손실을 면할 수 없다.

최악의 선택지를 고른 게스 파츄리를 경멸하며, 전투에 임할 수밖에 없는 파츄리였지만, 여기에 오기 전에 하나 정한 게 있었다.



이것이 전쟁이 되어서, 어느 한 쪽이 멸망하게 되면 안된다.

그렇게 된다면, 다른 한 쪽도 무사하진 않을테니까.



그렇기에, 파츄리와 우두머리 마리사는, 오기 전에 미리 한 가지를 합의했다.



"그러면 안된다제!"

"무갸!?"



야생 윳쿠리 무리가 파츄리와 마리사, 게스 파츄리가 있는 곳까지 도착하기 전에, 마리사는 잽싼 동작으로──



──게스 파츄리의 머리장식만을 빼앗았다.

파츄리는 재빠르게 그 머리장식을 받아, 마리사가 쓰고 있던 모자를 벗기고 마리사에게 씌웠다.



"무갸갸! 바쥬리의 머디장직디!!!"

"아직도, 그쪽의 파츄리가 파츄리라고 생각하나요?"

"무갸!?"



그러나 게스 파츄리가 뭐라고 하든, 게스 파츄리의 머리장식을 쓰고 있던 우두머리 마리사는 말했다.



"늣, 방금 말은 흥분해서 한 거라……고요! 파……츄리는 패배를 인정할……게요!"

"무갸갸갸갸!? 무든 도디에요오오오오오!? 남의 흉내나 내고오오오오!?"



그러나 게스 파츄리의 생각과는 다르게, 무리는 술렁이기 시작했다.



"파츄리가…… 파츄리가 진 거냐제?"

"도시파적인 파츄리가 진 거냐구요……?"

"무든도디에요오오오오!? 바쥬리 여기 있다고요오오오오!?"



야생의 윳쿠리는, 머리장식으로 다른 윳쿠리를 인식한다. 그렇기에, 지금의 마리사는 그들에게는 틀림없는 '파츄리'. 방금 공격 명령을 내렸던 게스 파츄리는, 지금은 그게 실수라고 인정하고, 패배를 인정하고 있다.

반면에, 길윳쿠리의 무리는 갑자기 자신들의 우두머리가 사라졌다고 동요하고 있지 않다. 애완 파츄리가 가르친 것 중에, 인간으로부터 살아남는 것 외에도 중요한 지식은 몇 개고 있었다. 그 중 하나가 머리장식 대신 얼굴과 머리카락으로 다른 윳쿠리를 인식하도록 하는 훈련이었다. 머리장식이 없는 윳쿠리가 느긋하지 못하다는 인식까지 어쩌지는 못했지만, 그것도 멸시가 아닌 연민과 배려로 바꿀 수 있었다. 사족을 덧붙이자면, 지금의 마리사의 모자를 파츄리가 멀쩡히 가지고 있기 때문에, 딱히 지금의 마리사에게 그런 감정을 품기까지 가지도 않았지만.



마리사도 애써서 '다제'와 자신의 이름을 바꿔 말하고 있다. 잘못되는 순간, 야생 윳쿠리 무리는 뭔가 이상함을 깨달을지도 모른다.



"파……츄리는 아직 배울 것이 많다고 느꼈다……고요! 그러니까 저 파츄리와 같이 가서 수행을 쌓고 돌아올 거라……고요! 그 때까지 첸이 무리를 이끌도록 하라……고요!"

"아, 알고있어~! 첸, 무리를 잘 이끄는 거네!"

"무규아아아아아! 무든도디에요오오오오! 바쥬리의 무디에게 멋대도 명뎡하디 마다고요오오오오!"



무리에 이런 충돌을 반대하고 길윳쿠리와의 화평을 위해서 힘쓰는 첸종이 한 마리 있고, 다른 첸들도 그 첸에게 동조하는 분위기라는 건, 이미 정보를 확보해두었다.



"그리고, 저기 있는 느긋하지 못한 윳쿠리는 죽이지는 말고 무리에서 추방하라……고요! 죽이는 건 느긋하지 못하……ㅐ요!"

"느늣? 그러고 보니 느긋하지 못한 윳쿠리가 한 명 있다제?"

"촌뜨기네요! 이런 윳쿠리가 우리 무리에 있었다니!"

"바쥬리는 느긋하지 못하지 않아아아아아! 무규아아아아아!"



그렇게…… 게스 파츄리를 무리에서 추방하는 성과를 얻고, 마리사와 파츄리 일행은 도시로 돌아왔다. 게스 파츄리의 모자는 잘게 찢어서 하수구에 버렸다.

파츄리는 오면서, "생각보다 일찍 끝나서 오빠야가 오기 전에 갈 수 있을 것 같아요!"라고 오빠야에게 문자를 보냈다.







#4. 분수



이 공원에는 시간에 따라 바닥에서 물이 솟아오르는 분수가 몇 군데 있다. 이 공원의 길윳쿠리들이 길윳쿠리인데도 비교적 깨끗한 이유 중의 하나이다. 다른 하나는, 이 근방에는 비교적 윳쿠리를 좋아하는 사람이 많고, 공원의 특성상 도시인 것치고는 잡초나 벌레도 많아서, 음식쓰레기를 뒤진다는 극단적인 방법을 사용할 일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느와아! 레-뮤 샤워할꼬야!"

"됴시퍄젹인 분슈씨 앨리슈를 깨끄탸계 씨셔죠!"
"마리쨔 깨끄치!"



아기, 아이 길윳쿠리들이 샤워를 하기 시작하는 것을 보고, 파츄리는 안심한 표정으로 집으로 돌아가기로 한다.



"무큐. 오늘 고생했어요 마리사. 당분간 큰일이 없었으면 좋겠네요 무큐."

"아니라제. 오늘 게스를 압도하는 모습이 멋있었다제. 고생 많았다제."

"마리사가 큰 싸움을 막았는걸요 무큐. 그럼 오늘은 집에 가볼게요 무큐. 내일 봐요 무큐."



우두머리 마리사에게 인사를 하고는, 파츄리는 집으로 향한다.



"느그타게 잘가라규 파츄리 언늬야!"

"느긋하게 내일 만나요 무큐."



샤워를 하던 아기들에게 인사를 받고, 답례를 해주고는.







#5. 오빠야를 기다리며



오늘은 산까지 오르는 피곤한 일이 있었기에, 몸이 좀 더럽다. 그렇기에 파츄리는 바로 화장실로 들어선다. 현관에서 화장실로 향하는 길에는, 미리 준비한 신문지를 깔아둬서, 바닥이 더러워지지 않게 한다. 이렇게 신문지를 까는 것은 오늘처럼 많이 더럽지 않은 날도 하는 일이다.

파츄리가 쓰기에 오빠야의 샤워기는 너무 높은 곳에 걸려 있다. 그래서 파츄리는 대신에 조금 낮은 곳에 있는 수도꼭지를 튼다. 세숫대야에 물을 받고는, 몸을 담그고, 귀밑털로 몸을 조금씩 씻어낸다.

물론 윳쿠리는 만쥬와 비슷한 신체조성이기 때문에 다량의 물에 휩쓸리면 물에 녹을 여지가 있긴 하지만, 역시 만쥬이기 때문에 가장 바깥쪽의 피부는 빵이나 떡에 가까운 것이어서, 설탕이 녹듯이 순식간에 사라지지는 않는다. 오히려, 어느 정도의 시간 동안 물에 닿는 것은 피부를 깨끗하게 하는 데 좋고, 물에 약간 접촉하고 있으면 때를 벗겨내는 듯한 효과도 얻을 수 있다.

그리고 파츄리는 윳쿠리용 거품비누를 푼다. 이것은 매운 기운을 어느 정도 약화시킨 윳쿠리용 거품비누로서, 윳쿠리가 물에 녹는 것을 꽤 방지해주는 효과도 있다. 물론, 비누이기 때문에 목욕의 본연의 의도에도 부합한다. 윳쿠리가 손이나 때밀이로 자신의 몸을 벅벅 문지르는 것은 상상할 수 없기 때문에, 윳쿠리가 비누를 푼 물에 적당히 몸을 흔드는 것으로 깨끗해질 수 있도록 계면활성제로서의 성능도 강화되어 있다.



"……그 파츄리, 잘 살아갈 수 있을까요. 파츄리보다 야생의 지식은 많아 보였지만, 그렇게 튼튼해 보이지 않았는데"



몸을 담그고는, 파츄리는 아까의 게스 파츄리의 걱정을 한다. 파츄리종은 원래 체력이 그리 높지 않은 종이다. 하물며 야생의 파츄리라면, 건강식을 먹기는커녕, 보통 사냥조차 맡지 않기 때문에, 그만큼 신체능력이 약하다. 무리의 우두머리라는 건, 반드시 무언가의 능력으로 정해지는 건 아니다. 야생의 무리라면, 오히려 인기투표나, 무언가의 선동으로 정해질 가능성이 크고, 아마 그 파츄리는 인간을 노예로 삼겠다는 슬로건으로 우두머리가 되었을 것이다. 무리에서 쫓겨난 지금, 잘 살아나갈 수 있으리라고는 장담할 수 없다.

고개를 젓고는, 머리를 감고(이것은 머리장식을 벗고 비누를 푼 물로 먼저 양쪽 귀밑털을 손 씻듯이 서로 씻은 뒤에, 몸을 180도 돌려서 거꾸로 된 채로 몸을 흔드는 것으로 이루어진다) 몸을 씻은 파츄리는 화장실을 나선다. 밟았던 더러워진 신문지를 정리하고, 소파로 가서 TV를 튼다. 이런저런 맛집의 소식 중에, 윳쿠리 구이점의 소식이 뜨자 파츄리는 눈살을 찌뿌린다. 개도 애완견이 있는가 하면 개고기집이 있는 것이니, 처우에 불만을 갖는 건 아니지만, 소식 내내 아기 윳쿠리들의 비명소리를 듣는 것은 윳쿠리인 파츄리에게는 즐거운 일은 아니어서, 파츄리는 결국 채널을 돌렸다.







#6. 오빠야



TV가 즐거울 시간인 6시에서 7시도 지나갈 즈음, 오빠야가 돌아왔다.



"파츄리! 오늘 산책은 즐거웠니? 집 잘 보고 있었어?"

"오빠야! 오늘은 큰일이 있었어요 무큐!"

"하하, 그렇구나. 그럼 느긋~ 하게 듣도록 할까? 일단은, 밥을 먹고 말이야……."



오빠야는 웃어주고는, 파츄리를 쓰다듬어주고 식사를 차리러 간다. 물론, 그 전에, 파츄리에게 윳쿠리 푸드를 주는 것을 잊지 않았다.



"잘 먹겠습니다 오빠야!"

"잘 먹으렴. 나도 잘 먹겠습니다~"



오빠야가 식탁에서 밥을 먹는 동안, 파츄리도 와삭와삭 소리를 내며(쩝쩝 소리는 내지 않는다. 어릴 때 펫샵에서 잘 교육을 받았으니까) 단단한 과자 형태로 만들어진 음식을 먹었다.







#7. 무용담



오빠야와 파츄리의 식사가 끝나고, 파츄리는 무용담을 늘어놓았다.



"오~ 그런 일이 있었구나. 파츄리, 다른 윳쿠리한테 잘난체하려고 문제를 달라고 한 게 아니었구나?"

"부-! 파츄리, 그런 일 하지 않는걸요 무큣!"

"하하, 대단한데? 그 산의 윳쿠리 대장을 쫓아내다니! 나중에 그 마리사한테도 달콤달콤씨를 좀 줘야겠는걸?"



물론 길윳쿠리나 야생 윳쿠리에게 방금 파츄리가 먹었던 것 같은 윳쿠리 건강식을 주는 것은 무의미하다. 건강식은 영양학적으로는(일반적인 생물의 영양으로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윳쿠리를 연구한 사람들이 최적화시켰다고 한다) 우수하지만, 달콤한 음식에 비하면 윳쿠리에게는 매일 먹어도 질리지는 않을 정도에 그치니까. 아, 물론 오빠야가 지금 파츄리에게 주는 것은, 건강식과 달콤한 윳쿠리 푸드를 반반 비율로 섞은 거지만.







#8. 집에서 야근



파츄리와 잠시 놀아주고는, 오빠야는 컴퓨터를 켜서, 회사에서 하다 만 잔업 처리를 시작했다.

파츄리는 오빠야가 저렇게 하는 게 힘들지만, 저렇게 해야 돈을 벌 수 있다는 걸 알기 때문에, 얌전히 방에 들어가서 책을 폈다. (상술했듯이 윳쿠리의 귀밑털은 의외로 튼튼하다.)



대부분의 윳쿠리들이 언어능력은 대단하지만 수학이나 과학적 능력은 떨어지는 소위 말하는 문과 성향인데 비해, 파츄리는 특이하게도 수학에 관심이 많고, 다른 윳쿠리에 비해 월등한 수학적 지식을 지니고 있는 윳쿠리였다. 펫샵에서 키운 윳쿠리라 하더라도 이런 경우는 매우 드문데, 그것은 마찬가지로 드문 이과형 윳쿠리인 애제자 앨리스를 아끼는 이유 중 하나이기도 했다. 다른 이유는, 앨리스가 예의바르고 친근감있는 성격이어서이기도 하고, 앨리스가 예전의 야생 앨리스를 연상시키는 점이 있어서이기도 하다.

파츄리는 한글을 읽는 법을 배운 윳쿠리이다. 일본에서 수출된 윳쿠리는 수출 당시 각 국의 언어를 쓰게 개조를 거쳤는데, 갖가지 한자를 알아야 하는 일본어에 비해 한글은 읽기 쉬운 게 파츄리에게는 큰 행운이었다. 물론, 윳쿠리로서 가지고 있는 어휘적 지식 덕에, 글자를 읽는 법만 알면 그 단어의 뜻은 대부분 알고 있었다.

그렇게, 파츄리는 오늘도 수학 공부를 했다. 윳쿠리의 학습 능력은 보기보다 대단하다. 수명이 짧은 대신인지, 어릴 때부터 어느 정도의 지식을 가진 윳쿠리는, 게다가 이것저것 빠르게 지식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다만, 야생 윳쿠리나 길윳쿠리의 경우는 그 학습능력을 쓸데없는 지식이나 잘못된 지식을 받아들이는 데에 대부분 쓰기 때문에, 윳쿠리는 멍청하다라는 소리를 듣는 것이다.

지금 생후 3년인 파츄리는, 고등학교 1학년 정도의 책을 보고 있다. 아마 조금 뒤면 아까 몰랐다고 했던 문제의 답도, 스스로 구할 수 있겠지.







#9. 잘 자요, 오빠야



그렇게 몇 시간이 지나고, 파츄리는 슬슬 졸려오는 것을 느꼈다. 시계는 오후 11시. 슬슬 잘 시간이다.

오빠야는 아직도 컴퓨터로 작업을 하고 있다. 괴로워 보이지만, 파츄리와 오빠야 자신을 위해, 오빠야가 해내야 하는 일이다. 케이지로 돌아가서, 따뜻한 담요 위에 자리를 잡는다.



"먼저 잘게요 오빠야. 일도 좋지만, 건강을 상하지 않도록 하세요 무큐."

"잘 자렴, 파츄리~"

"……힘내요 오빠야. 잘 자요. 무큐."

"하하, 고맙네. 잘 자렴"



그렇게 인사를 마치고, 파츄리는 눈을 붙인다.

내일은 어떤 날이 될까. 옆집의 첸과 귀여운 아기 윳쿠리들을 또다시 볼 수 있는 날이면 좋겠지.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파츄리는 새근새근 잠이 들었다.



잘 자렴, 파츄리. 내일도, 좋은 날이 될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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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후기 :

최근에 설정들이 많이 올라온 것도 있고, 학대물에서 애호 설정을 어레인지해서 쓰는 것도 옛날부터 있던 일이고, 애호물에서도 학대 설정 도입이 보기보다 많고 해서, 저도 최근에 올라온 일부 설정들을 사용해봤습니다. 학대설정이지만.



랄까 대부분은 학대설정이고 애호설정인 부분은 자작한 부분밖에 없는 듯한 기분도 드네요. 그만큼 최근에 애호물이나 애호설정이 줄어들었다는 증거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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