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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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늣! 야채씨를 발견했다제! 역시 마리사는 사냥의 명수씨라제!"

"마리사는 정말 대단한거네! 데이부 마리사랑 결혼해서 느긋하다구!"

"아빠야능 빨리 아이돌찌인 레-뮤에게 야채찌를 우꺽!우꺽!하게 해달라규!"

"느늣! 귀여운 아가야, 야채씨는 도망가지 않는다제? 그러니까 다같이 느긋하게 먹자제?"

"그럼 다같이 우걱우걱하자구!"

"우걱우걱! 행보옥!"

"우걱!우걱! 행뽀옥!"

"우꺽!우꺽! 캥뽀옥!"

"...아스트론."

 

야채밭에서 야채를 먹는 세마리로 구성된 한 윳쿠리 일가.

그리고 그 윳쿠리 일가의 아비인 마리사에게 문자 그대로 철의 심판을 가하는 한 소녀가 있다.

 

"우걱우걱...? 느아아아아! 어재서 데이부의 마리사가 주거잇는거야아아아!"

"아아~ 내가 이딴 것들이랑 동족이었었단 사실이 부끄럽네."

"느? 데이부 하늘을 나는 거 같아!"

"생각해보면 나도 윳쿠리 시절에 야채서리한 적이 있었네. 그 농가분께 미안한 짓을 했었구나."

"느아아! 넌 뭐야! 어째서 멋대로 데이부를 더러운 손으로 들고 있는거야! 느긋하게 내려놓으라구!"

"걱정마, 올라가있는 건 언젠간 내려오기 마련이니까. 아까 하늘을 나는 것 같댔지? 정말 날게 해줄게."

"느? 그게 무슨..."

"오랴아아아아앗!"

"느아아아아아아아-"

 

소녀의 완력은 굉장했다. 그 손에 들려있던 윳쿠리는 저 멀리 하늘로 사라져갔다.

데이부는 정말 문자 그대로, 하늘의 별이 되었다.

 

"느? 엉니야눈 모야? 요긴 레-뮤의 윳꾸리 프레이쮸라구! 레-뮤의 슈-뻐 우꺽우꺽타이믈 방해하지 말라꾸!"

 

소녀는 와사종인 아기 레이무에게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

그저 손으로 집어올린 뒤, 공중에 살짝 던졌다가 내려올 때에 자신의 손을 순간적으로 철로 바꿔 후려쳤을 뿐이다.

그 어린 와사종 레이무는 손바닥에서 화려하게 터지고 그 파편은 밭 곳곳에 흩어져 거름이 될 것이다.

 

"좀 살살 해주는 게 어때 레이무."

"정말이지 당신은 너무 물러졌다니까. 옛날의 학대파 운운하던 모습은 다 어딜간거야?"

 

그로부터 10년이 넘는 세월이 흘렀다.

우린 아무것도 없는 적당한 산골에 정착해 집을 짓고 여기서 살아가고 있다.

처음 정착했을 땐 정말 아무것도 없었다.

집은 플랑과 레이무의 도움으로 통오두막집을 지었고

식재료는 사냥과 채집으로 얻으면서 천천히 농사의 기반을 마련했다.

그리고 지금은 다양한 종류의 농작물을 키우면서 제법 넉넉하게 살고 있다.

레미랴나 마리사가 몸첨부가 되는 일은 없었다.

하지만 그 둘도 10년이나 지나니 지금은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다.

윳쿠리가 10년을 살면 사람과 같은 모습과 지성을 가진 윳쿠레나이가 된다더니 뜬소문이 아니라 사실이었다.

마리사도 레미랴도 지금은 10대 소녀같은 모습을 한 채로 살아가고 있다.

플랑과 레이무도 윳쿠레나이가 됐다. 겉모습은 차이가 없지만 둘의 말에 따르면 체내가 좀 더 인간에 가까워졌대나.

아무래도 겉만 사람형태에 속은 그냥 팥소였던 몸첨부에서 뼈나 내장기관 같은 게 체계적으로 생기는 것 같다.

뭐 나도 자세한 건 모르지만.

 

"학대파라... 나도 그런 소릴 하던 시절이 있었지. 이젠 다 옛날 얘기잖아?"

"그러네. 10년씩이나 지나니 우리도 다 윳쿠레나이로 변했고."

"레미랴나 마리사는 평생 몸첨부 될 일 없다 생각했더니 갑자기 윳쿠레나이가 되어선 말이지."

"그때 당신 엄청 놀랬었잖아? 그 표정 지금도 생각하면 웃기다니까, 후훗."

"아니 그야, 알몸의 소녀가 떡하니 둘씩이나 나타나는데 안놀랄 수가 없잖아?"

"여어, 할아범! 레이무! 다녀왔다제!"

"어라 마리사, 벌써 왔어?"

"마리사의 발은 신속이니까 금방이라제?"

"동쪽 농지는 어땠어?"

"별 일 없었다제. 다들 잘 크고 있다제. 서쪽은?"

"방금 배추서리하던 윳쿠리 일가 하나를 날려버린 참이야."

"우와아, 걔네들 분명 야채는 제멋대로 자라네 따위 소리 했겠지?"

"그런 소리 듣기도 전에 날려버려서, 글쎄?

"정말 레이무는 가차없다제."

"똑부러진다고 해줄래?"

"그러고 보면 나도 몰랐지, 직접 농사짓고 나니까 야채란 건 멋대로 자라는 게 아니었다제."

"그래, 그렇게 키우기까지의 정성이 들어가는거니까."

"우리가 아직 윳쿠리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했을 때, 당신 혼자서 폭풍 속에서 작물 지키려고 애썼을 땐 정말..."

"아아... 그때의 고생은 지금도 생생해."

"다녀왔어요~"

"오, 레미랑 플랑. 수고했어."

"벌목할 거 다 해놨어요. 이번달치 땔감은 충분할거예요."

"레미도 수색 끝났어! 성과는 없지만..."

"아무것도 없다는 건 얻은 것도 없지만 위험도 없다는 뜻이니까 적당히 좋은거야."

 

이 아이들의 변화에 대해서 이야기하자면

먼저 마리사는 몇년 전에 숲에서 모자가 나뭇가지에 걸려 거하게 찢어진 적이 있었다.

울먹이는 마리사를 위해 어설픈 실력으로 꿰멘 결과 모자의 윗부분은 마녀모자처럼 뾰족한 모양에서 원만하게 둥근 모양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처음엔 마리사는 원본에서 너무 변해버린 것에 불평했지만, 금세 적응하고는 오히려 이쪽이 더 낫다고 할 지경이다.

윳쿠레나이가 된 지금도 모자는 그 형태에서 변하지 않은 채, 검은 바탕에 흰 리본으로 장식된 청순한 아가씨의 모자같다.

윳쿠레나이가 된 레미랴는 비행능력을 간직한 채 변화했다.

등에서 돋아난 커다란 한쌍의 박쥐날개는 사람의 형상을 한 몸으로도 날 수 있게 해주고 있다.

다만 성향에선 싸울 줄은 알아도 그닥 싸움을 좋아하질 않기에

레미랴, 아니, 레미의 주된 업무는 순찰이나 농사다.

플랑의 신체능력은 더욱 경이적으로 변했다.

외형의 변화는 없지만 그동안 계속 꾸준히 단련한 것과 윳쿠레나이가 되면서 거듭난 신체능력의 상승으로

지금은 완력에서도 나보다도 강한 이 집안 최고의 강자이다.

여전히 상냥하고 겸손하고 친절한 아이지만, 약간 호전적인 면모도 생겨 싸움을 좀 좋아하게 된 것 같다.

그래서 날개의 낫을 자주 쓸 일을 좋아한다. 벌목이나 사냥같은 거.

특히 혼자서 곰을 잡았을 땐 진짜...

레이무도 여러모로 많이 변했다.

일단 말투와 성격. 어딘가 맹하고 들떠있던 옛날에 비해

지금은 매사에 차분하고 생각도 깊어졌다.

아스트론을 다루는 능력은 더욱 성숙해져 말없이 아스트론하거나 아예 순간적으로만 아스트론한다던지 하고 있다.

과거 근육맨 형님께 배운 기초를 바탕으로 계속 무투를 단련해서 전투력에선 플랑과 비등하다.

그 덕택에 마쵸는 아니지만 여린 여자애의 몸도 아닌, 적당하게 근육이 붙은 다부진 몸매를 유지중이다.

나는 어떻냐면...

30대에 접어들어 그때보단 좀 삭았다.

수염도 좀 까슬까슬하게 되어있고, 머리도 약간 산발처럼 되었다.

무엇보다 얼굴이 완전히 아저씨가 되었다.

그래도 나름대로 관리는 하고 있으니까 어디 산속에 틀어박힌 노인네같은 얼굴은 아니다.

 

"할아범! 오늘 저녁은 뭘로 할거냐제?"

"어제 플랑이 잡아온 멧돼지 훈제한 거에 작년에 담근 포도주로 거하게 할거다."

"당신 또 취할 때까지 마시진 말라고? 당신 술주정은 진짜..."

"아 알았어 레이무, 적당히만 마실게."

"헤에? 그치만 레이무도 취할 때까지 잘만 마시잖아?"

"시, 시끄러워 레미! 맛있는 건 맛있는 거라고!"

"에헤헤헤, 평화롭게 시끌벅적하네요 오빠야."

"그러게. 드디어 찾은 거지 뭐."

 

여기가 우리의 윳쿠리 플레이스다.

농사도 짓고 사냥도 하고 나무도 베고 이곳저곳 돌아도 다녀보고.

그렇게 열심히 일하다가 저녁땐 아무렇지도 않게 돌아와 맛있는 식사를 하고 다같이 자는 것.

더이상 이 평화를 깨는 것들은 아무것도 없다.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폐허속을 전전긍긍하며 다닐 필요도 없다.

시궁창 속에서 살인마랑 대치할 필요도 없다.

괴팍한 도스의 무리한테 붙잡힐 일도 없다.

한정된 물자를 두고 서로 죽고 죽이는 싸움질을 할 필요도 없다.

여기 있는 거라곤 인간인 나 하나와 네명의 윳쿠레나이 소녀들뿐.

가끔, 아니 종종 우리가 키우는 농작물을 노리는 윳쿠리들이 나타나곤 하지만 그래봐야 소수.

도스가 이끄는 무리씩이나 되는 것들은 더이상 보이질 않는다.

여기까지 오는데 타고 온 봉고트럭의 라디오로 가끔가다가 여기 바깥의 소식을 듣곤 한다.

생존자를 모집한다는 얘기, 많은 사람들이 모여 함께 살아가고 있다는 얘기

자잘한 생존전쟁이 벌어졌다는 얘기, 모든 역경을 딛고 문명을 새로 세우려 한다는 얘기.

인간들은 새로이 문명을 세우려는 듯 하지만 난 이제 관심없다.

이 생활에 만족해, 어디로 떠날 생각이 없으니까.

오늘도 통나무로 지은 오두막집 앞에 불을 피우고 한상 크게 차려 다같이 먹고 마신다.

별이 빼곡한 밤하늘을 보며 즐겁게 웃고 떠든다.

우리는 드디어 찾은 것이다.

온전하고 완전하게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진정한 윳쿠리 플레이스를.

 

 

 

 

 

 

 

 

 

 

 

 

 

 

 

 

 

 

 

 

 

 

 

 

 

 

"...아 이거 또 저질렀네. 아이고 허리야."

"그러니까 당신한테 말했잖아, 술 적당히 마시라고."

"나한테 제일 많이 잔 부어준 건 레이무 너거든?"

"사실 레이무도 이걸 기대했던 거 아니냐제?"

"후훗, 레이무씨도 밝히는 게 있네요?"

"시, 시끄러워!"

"우우... 몸은 기분좋지만 숙취는 역시 힘들어... 저기 오빠, 레미 거절 안하니까 다음엔 술 없이 즐기자."

"왜 내 술주정은 이런 거냐..."

 

술을 빚기 시작한 건 이 아이들 모두가 윳쿠레나이로 거듭난 이후의 일

즉, 10년이 훨씬 넘은 지금에서 아주 약간 전의 일이다.

처음 빚은 술로 다같이 취할 때까지 마시고 그 다음 필름이 끊겼다가 아침에 일어났을 때

우린 전라로 서로를 껴안은 채 잠자리에서 자고 있었다. 내 술주정은 성관계였던 것이다.

그때 이후로 우린 좀... 여러가지 의미로 가까워졌다.

부끄러운 얘기지만 이젠 저 아이들 쪽에서 보채는 일도 생겼으니...

세상이 망해 성 관련 법규도 없어진 건 다행이구만.

이젠 육아계획이라도 짜야 하나.

  • profile
    netpilgrim 2017.02.02 13:15
    그래 이런 엔딩을 원했어요! 이런 엔딩을!!!!!!!!
  • ?
    타카타이 2017.02.02 13:15
    느긋하다구!!!!~
  • profile
    미리내미르 2017.02.02 13:15
    하렘엔딩........
  • profile
    무첸 2017.02.02 13:15
    색시 누님과 귀요미 학생도 있었으면 좋았겟지만
    그러면 경쟁이 치.열.할.수.도??
  • ?
    고래밥 2017.02.02 13:15
    어째서 끝이나버린고야?? 느긋한 작품이었는데..
  • ?
    윳살윳G 2017.02.02 13:15
    행복한 엔딩이다!!!!!
  • ?
    PRASEOD 2017.02.02 13:15
    아아... 해피엔딩... 느긋할수 있어...
  • ?
    뤼넨 2017.02.02 13:15
    좋은 엔딩이다. 게다가 하렘..
  • ?
    LIM0301 2017.02.02 13:15
    해피엔딩이라구우...
    하렘이라니...
  • ?
    아르카나 2017.02.02 13:15
    코맥 매카시의 더 로드가 생각나는 소설이었습니다. 물론 후반은 완전히 폴아웃스러웠지만요
  • profile
    노비코프 2017.02.02 13:15
    하렘엔딩 굿굿 충분히 그럴 자격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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