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애완윳 붐이 다시 불기 시작했던 것이다. 하지만 나는 애완윳 이전에 윳쿠리가 무엇인지도 모르는 사람이라 썩 내키지도, 달갑지도 않았다.
그래서 나도 얼마 전까지는 애완윳을 기르지도, 기르고 싶지도 않은 입장이였다. 애완윳을 썩 좋지 못한 시선으로 보고 있기도 했고.
하지만 내 생활을 바꾸어 준 계기가 된 사건이 있었다.
난 공모전에서 얼떨결에 2등상을 타게 되었다. 금뱃지 윳쿠리. 썩 내키지 않은 상품이다.
윳쿠리가 택배로 도착했다. 열어보니 아기 윳쿠리 레이무가 잠들어 있었다. 이 쪼그만 놈 하나 넣어줄 건데 뭐 이렇게 큰 상자에 담아줬나 하고 아랫층을 열어보니 금뱃지 보증서, 오렌지 쥬스 약 두 캔, 윳쿠리 푸드, 윳쿠리 장난감 -레이무의 경우에는 음양옥- 등등이 잔뜩 담겨 있었다. 이게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고 하는 걸까. 맛있는 한입 간식거리 만쥬에게 이렇게까지 해 줘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상자 맨 밑바닥에 제법 두꺼운 책이 하나 동봉되어 있었다. 제목 '애완 윳쿠리 교범'
아무리 생각해도 귀찮은 일이였다. 전혀 내키지 않았다. 상자 뚜껑을 닫고 그냥 방치해두었다.
새벽에 이녀석이 엄청나게 시끄럽게 울어대기에 잠에서 깨어날 수 밖에 없었다.
잠을 설친 짜증이 솟구쳐 당장 뭉게버리거나 아니면 씹어버리거나 하고 싶었지만, 인간의 형상을 하고 인간의 말을 하는 이런 아이를 보니 어째서인지 손을 내리칠 수가 없었다.
대충 아까 같이 들어있던 사료를 터서 조금 부어주었다.
윳쿠리는 얌전하게 조금씩 조금씩 다 먹고 감사하다고 인사를 해왔다. 살짝 귀여운 듯한 느낌도 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졸린지 점점 눈을 감으려 했다. 휴지를 두겹정도 깔아 주고는 거기서 자라고 했다.
아침에 일어나보니 휴지가 무슨 물에 적셔져 있었다. 달콤한 냄새가 나는 물에. 이녀석이 자꾸 '시-시'라는 언급을 해와서 이게 배설물인가 하고 생각해봤다.
스스로 '화장실'이라는 말을 해서 대충 휴지를 잔뜩 깔아놓고서 이곳을 화장실로 하라고 했다.
아침밥을 먹고 나니 팥소를 배출해냈다. 음식 주제에 배설작용을 흉내내다니 참 신기한 녀석이다.
외출을 하려 하니 계속 어리광을 부려대며 가지 말라고 울면서 계속 앵앵거리기 시작했다. 역시 이녀석 하면 짜증이 제일 우선이다.
다른 애완동물을 기르듯 꾸중을 하며 혼을 좀 냈더니 금세 주눅들어버렸다. 이 짜증나는 녀석이 울먹이기 시작하며 조용히 자신이 있었던 상자 안으로 기어들어갔다.
그리고 이 짜증나는 녀석과의 인연은 단 몇시간만에 끝나고 말았다.
외출을 하고 다시 돌아와보니 상자에서 나오려다 몸이 반으로 갈라져 그대로 죽어있는 모습이 보였다.
정말이지, 쓸모없는 녀석이라 생각하고 갈라진 두 덩어리를 주워 맛있게 먹었다.
문득 본 윳쿠리의 가격, 그 중에서도 내가 받았다던 금 뭐시기 하는 녀석은 문득 본 가격만 50만원정도 했다.
애완 윳쿠리를 기르는 사람들은 전부 돈지랄을 좋아하는 사람들인가? 도무지 의문밖에 들지 않았다.
뭐 그래도 음식이지만, 특별히 맛있는 것도 아니다. 오래 살아있지도 못한다.
그냥 귀여운 덩어리를 보고 싶으면 찰흙을 대충 뭉쳐놓으면 될 일이다.
궁금해서 조금 찾아보았더니, 내가 받은 것은 그렇게 쪼그만 거였는데, 어지간한 애완윳들은 다 농구공급 크기였다. 애완윳들을 기르는 사람끼리 정모회 비슷한 것도 구성하고 있었고.
그렇게 생각하니 더더욱 의문이 들었다.
이런 음식을 어떻게 저렇게 오래 가지고 있지? 아니면 공짜라고 나한테는 그냥 한입 씹어먹어 보라고 쪼그만 놈을 준 건가? 뭐 그냥 팔리는게 좀 큰 걸 파는건가? 하고 생각한 뒤로는 윳쿠리에는 관심도 가지지 않았다. 생각하면 할 수록 짜증남과 귀찮음의 공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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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