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시간만 더 늦었더라고 언니야는 결국 레이무가 죽었다고 생각하고 금뱃지 사망 신고까지 하려 했었다. 원래 윳쿠리들은 한두 시간만 방치해도 쉽사리 죽어버리기 일쑤인데 무려 하루나 지났으니 언니야도 반쯤은 레이무가 이미 죽었다고 생각하고 온 것이다. 하지만 결국엔 찾았지 않았는가.
언니야의 품에 안겨 돌아가던 길에 레이무는 문득 생각하게 되었다. 물론 자신에게 말도 안되는 어처구니없는 짓을 하려 한 그 무리들에 대한 증오와 언니야와 다시는 만날 수 없을 뻔 했다는 불안감이 먼저였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든 감정은 궁금함이였다. 그놈들은 대체 무엇이기에 그렇게 멍청할 수가 있는가. 그리고 그렇게 멍청한데 그런 들윳주제에 어떻게 그정도의 문명을 이룰 수 있었는지. 궁금해지는 레이무였다.
물론 그런 궁금증은 언니야와 함께 애완윳 뷔페에 들어가면서 완벽하게 잊혀져버렸다.
난생 처음 겪어보는 인간씨의 개입에 무리의 간부들은 모두 한동안 벙쪄버렸다. 특히나 가장 충격이 심한 것은 파체들이였다.
"인간씨가... 윳쿠리에게 우호적으로 대했다고요,....무큐..."
"이건 말도 안돼는 거라제. 윳쿠리가 인간씨와 같이 지낼 수 있을 리가 없다제."
"파...파체는....파츄리는........."
지금까지 알고 있었던 지식들을 단번에 무너뜨려버리는 새로운 상식에 도저히 감이 잡히질 않았고 혼란만이 지속될 뿐이었다.
"어쩌면... 다시 생각해봐야 할 수도 있는 거라고요. 무큐. 윳쿠리들을 죽이지 않는 인간씨가 진짜로 있는 것인지."
"그럴 리가 없다구요. 무큐. 인간씨들이 윳쿠리들에게 어떤 짓을 했는지, 알고 있지 않냐고요. 무큐."
"마리사는.... 마리사는 모르겠다제..."
윳쿠리들의 대화는 점점 인간씨에 대한 궁금증과 희망으로 주제가 변해갔다.
"느읏! 옴마야 인간찌가 모인 고냐구?"
아가야들 중에는 인간에 대한 지식이 아예 없는 아이들도 있었다. 인간들과 아예 단절되어 있었기 때문에 인간에 대한 지식은 점점 윳쿠리들 사이에서 서서히 잊혀져 가고 있던 중이였다.
뭐 적어도 인간을 보자마자 똥인간 똥인간 지껄여오는 게스 똥만쥬보다는 인간도 모르는 순수하고 멍청한 만쥬가 더 귀엽지 않겠는가.
파츄리들은 마을의 중심부 회관 건물에 들어와 계속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여섯 마리 모두 다 굉장히 혼란한 상태였다.
"무큐. 파츄리, 이쯤 되면 무리에게 인간씨에 대해 알리는게 어떻겠냐고요. 무큐."
"절대 안된다고요. 파츄리는 알고 있잖아요 무큐. 윳쿠리가 인간씨와 만나서 어떻게 되었는지. 무큐."
"그럼 그 레이무는 어떻게 된거냐고요!!"
"무,,무큐... 파츄리......?
"파체도 두 눈으로 본 사실이잖아요. 그 인간씨는 윳쿠리를 예뻐하고 있었다고요. 무큐."
윳쿠리들 사이에서는 점점 인간씨에게 가고자 하는 무리가 생겨나기 시작했던 것이다. 다른 윳쿠리가 인간에게 사랑받는것을 직접 본 이상 그것이 그 레이무만의 특권이라 생각하는 윳쿠리는 거의 없었다. 윳쿠리의 본성답게 나라도 당연히 그 권리를 누릴 수 있다고 멋대로 생각해버린 것이다.
"무큐...파츄리... 뭔가 잘못 생각하고 있는 모양인데... 인간씨는...위험..."
"파체는 인간씨를 실제로 본 적이 있는건가요?"
"무,..무큐..? 본 적은 없지만... 인간씨는.... 인간씨는......."
"본 적도 없으면서 마음대로 생각하는 거라고요. 무큐. 파체는 갈꺼에요. 가서 인간씨에게 마구마구 사랑받을 거에요."
"... 파체..."
"더 이상 말리는 것은 용서치 않겠다고요. 무큐."
그렇게 폭탄 선언을 한 파츄리는 건물 입구쪽에 있던 두 마리사에게 말을 걸었다.
"무큐. 마리사, 지금 당장 마을의 무리를 모두 집합시키세요."
"느으? 그게 무슨 말이냐제 파체."
"이 무리들에도, 인간씨에게로 가고싶어하는 윳쿠리들이 분명 있을거라고요. 무큐. 그 윳쿠리들도 같이 데려갈거에요. 무큐."
"그것만큼은 용납할 수 없다고요 무큐. 말도 안되는 이유로 무리의 윳을 선동하는 것은 파츄리도 용납 못해요."
"파츄리들이 아무리 그렇게 말해봐야 소용없다고요 무큐. 마리사, 뭐하는거에요. 지금 당장 윳쿠리들을 집합시키세요."
그런 말을 들은 마리사 둘중 하나는 혼란스러워하며 고민하는 눈치였지만, 다른 하나는 적극적으로 나서려는 모습이었다.
"알겠다제 파체. 지금 당장 윳쿠리들을 소집하는거제."
"느..느으? 마 마리사... 잠깐... 생각해보는 거라제."
"마리사도 잘 생각해보세요 무큐. 누구를 따르는게 더 이득일지."
그렇게 파츄리와 마리사는 밖으로 걸어나갔다.
"무...무큐! 잠깐 기다리세요..!"
"무큐... 한번 더 생각해보는 거라고요... 무큐.."
그러나 파츄리와 마리사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방을 나가 윳쿠리들을 불러모으기 시작했다.
"마리사가 집합 신호를 알린다제! 전윳 즉시 광장으로 집합하라제!"
"반복한다제! 전윳 광장으로 집합....느븃!"
밖에 나가 시끄럽게 외쳐대고 마음껏 소리를 쳤지만 마리사의 외마디 비명과 함께 파츄리들은 서둘러 건물 밖으로 나왔다.
"이 만쥬놈이 무슨 일인지는 몰라도 큰 소리로 악을 써대니, 위치 확보가 참 쉬워지는군."
"팀장님! 무리를 찾은 것 같습니다!"
"지금부터 구제를 시작한다. 빠져나가는 놈들 없도록 철저하게 뭉게주도록."
먼저 뛰쳐나간 파츄리와 마리사는 느긋할 수 없는 옷 씨를 입은 인간씨에게 붙잡혀 있었다. 가 공 소 세글자가 큼지막하게 박힌 작업복을 입은 인간씨의 양 손에 하나씩 붙들려 언제 쥐어텨져도 이상하지 않을 자세였다.
두 윳쿠리를 양손에 들고 느긋할 수 없는 웃음을 지으며 파츄리들을 내려다보는 그 모습을 보고 파츄리 하나는 그만 생크림을 잔뜩 토하며 절명해버리고 말았다. 하지만 그런 파츄리를 미처 추모할 새도 없이 남은 파츄리 네명의 눈에 들어온 광경은 더욱 처참한 것이였다.
파츄리들의 시선은 윳쿠리들이 잔뜩 모여있던 광장과 주택단지로 돌아갔다.
첫 번째 주택단지는 인간씨들이 커다란 물통으로 물을 집마다 들이붓고 있었다. 집 밖에 있던 윳쿠리들은 땅에 세게 눌러놓고 물을 들이부어 녹아버리게 만들었다.
두 번째 주택단지는 집을 그대로 부수고 짓밟아 깔려죽게 만들었다. 집 밖에 돌아다니던 윳쿠리들은 그냥 가만히 놔두어도 가족이 죽었다는 절망감에 비윳화해버리거나 날뛰다가 알아서 잔해에 찔리거나 부딪혀 자멸해주었다.
세 번째 주택단지는 준비해온 고춧가루를 집집마다 흩뿌렸다. 시뻘겋게 충혈된 눈에서 우러나오는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을 듯 하였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파츄리와 마리사가 먼저 나가 광장에 집합시켜놓았던 윳쿠리들이었다.
"느늣? 파츄리! 인간씨가... 느와이! 파츄리와 마리사들이 인간씨를 타고 있는 거라고!"
"느와이! 엄청 높다 높다씨인거제! 마리사도 한번 해보고싶다제!"
"느긋한거네~ 알고있어~!"
멍청한건지 순진한건지 좋아라 하고있는 윳쿠리들을 보며 인간씨들은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윳쿠리들을 학살해 나가기 시작했다.
똥만쥬들을 뭉게나가는 뻔한 행동 끝에 이 일대에 널린건 달콤한 냄새를 풍기는 팥 덩어리들 뿐이었다.
팥소들을 치우며 한 가공소 직원이 물었다.
"이 무리들, 이 정도로 발달한 문명을 지녔는데, 생존자 하나쯤은 가지고 가야 하지 않을까요?"
"생존한 윳이라... 저기 있잖나."
팀장은 거의 반쯤 무너진 마을 회관을 가리켰다.
그 곳에는 생크림을 왕창 토하긴 했어도 아직 살아는 있는 파츄리 네 명이 있었다.
윳쿠리의 내용물도 기억을 담당하기 때문에 토한 내용물을 모조리 긁어모아 파츄리에게 다시 먹이고 오렌지쥬스로 정신을 차리게 만들어 물어보려 했으나 불순물이 안에 삽입되어서인지 네마리 모두 장애 증세를 보이며 다시 죽어갔다.
이렇게 인간과 아예 단절된 상태로 있던 평화로운 마을은 한 순간에 소멸했다.
그래도 이 세계에 윳쿠리들이 있을거면 차라리 이렇게 외진 산 속이나 오지에 좀 쳐박혀서 살아주면 좋지 않을까.
인간에게도 윳쿠리에게도 좋은 일이라 말할 수 있지 않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