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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03 17:48

비상 -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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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탁기가 맹렬하게 돌아간다.

 

눈을 감아 오늘 할일을 다시 상기시켜 세탁기 소리를 잊어보려 했지만, 세탁기가 돌아가는 소리를 잊을순 없을것만 같다.

 

무언가 짜증이 일어서 머리를 뒤로 넘기며 짜증을 식혀 보려 했지만, 이도저도 아닌 상황에 짜증이 더 일어날 뿐이다.

 

한숨을 쉬며 쇼파에 드러 누웠더니,어느 틈새로 들어온 햇살이 내눈을 강렬하게 찌르고 있다.

 

오늘은 되는 일이 없는 날인가 보다.

 

햇살을 눈으로 쫒아 내려가다 보니 커튼 사이로 들어온 것임을 알게 되었다. 아침에 일어나서 커튼을 여는걸 깜빡한 걸까,

가벼운 현기증을 견뎌내고 일어나 커튼을 걷어냈다.

 

강렬한 햇살에 얼굴을 찌푸리며 소매로 눈을 가렸다. 

 

오늘이 말복이였었나.

 

특별한 일이 없으면 집에 나가질 않아서 날짜 감각을 잃어

버린걸까. 소매를 걷어 손목시계로 날짜와 시간을 했다.

 

'8월 30일 12시 50분'

 

어느새 후덥지근한 여름에 안녕을 고할 때가 된걸까?

 

 

아니, 안녕을 고할껀 여름뿐만이 아닐것이다.

 

생각을 그만두고 바깥의 날씨를 보았다.

저먼치서 오는 뭉게구름이 무색할 정도로 뜨거운 날씨다.

 

아스팔트에서 윳쿠리가 바보처럼 서있으면 조만간 아스팔트에 단말마를 지를새도 없이 아스팔트에 커다란 껌딱지가 되있을 정도로.

 

아, 단말마를 지르는건 윳쿠리 뿐만이 아닌것 같다.

마당을 보니 잔디들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아빠가 한때 피눈물을 흘리며 정리한 잔디밭을 무더위로 망칠수는 없다.

 

베란다 문을 열을 열어 젖히자 바깥의 달구워진 열기와 말매미들의 짜증나는 비명에 가까운 소리가 집안으로 들어왔다.

상상이상으로 무더운 열기에 잠깐 생각회로가 멈췄다가 제정신으로 돌아왔다. 저번에 마당에 나올때 대충 던져둔 삼색 슬리퍼를 발로 끌어내서 신었다. 잘 익혀진 슬리퍼 덕택에 비명을 지를 뻔 했지만. 목구멍으로 넘어오는 비명을 참아냈다.

 

계속 신고 있다간 발까지 익어버린다는 생각에 재빨리 수도꼭지로 달려갔다. 쇠로 되어있는 수도꼭지는 분명 슬리퍼보다 더 뜨거울 꺼라 생각한 나는 후드의 소매를 잡아당기고 수도꼭지를 돌렸다. 

 

호스 내에서 달구워진 물이 잠깐동안 나오더니 잠시후 시원한 물줄기가 뿜어져 나왔다. 호스의 앞부분을 눌러 고르게 뿌렸더니 잔디의 생기가 다시 돌아온것 같다. 만족할때까지 뿌리고 수도꼭지를 잠궜다.

 

물뿌리기를 끝내자 마당에 잠시 동안의 말매미들도 울음을 멈춘 정적이 찾아왔다. 이 경이로운 시간을 잠시 동안의 정적을 즐기다 말매미들의 울음소리에, 무언가에 쫒기기라도 하듯이 베란다를 통해 집안으로 돌아왔다. 집에 들어오자마자 다시 손목을 걷어 시계를 보았다 1시 이무렵엔 바깥의 날씨가 점차 달궈져 나가기 싫은 시간이다.

 

그생각을 간파하기라도 한듯이

 

세탁기가 요란하게 세탁이 종료됨을 알렸다.

 

오늘은 힘든 하루가 될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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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입니다. 기억하는 사람이 있겠냐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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