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대
2016.03.12 03:52

Please don't tell me. 1&2

조회 수 331 추천 수 1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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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벨이 울린다. Y.

 

""

"올 때 마리사 하나만 주워와라. 제일 건방져 보이는 놈으로, 그리고 올 때 메로나도 "

"알았어."

.

.

.

.

 

길윳쿠리를 찾는 것도 제법 고달파졌다. 최근 일제구제가 지속적으로 행해졌기 때문이다. 살아남은 놈들은 지혜로워진다. 달콤달콤을 달라고 뛰쳐나오던 길윳들도 이젠 옛일이다. 살아남은 놈들은 무감정하게 메마른 눈을 하고, 새벽과 밤에만 조심스레 움직이며 식량을 찾을 뿐, 더 이상 구걸이나 협박도 하지 않는다. 모든 욕구가 거세되어 생존본능만 남게 된 놈들이다.

이전 같은 놈들은 찾기 힘들다. 건물과 건물 사이에 박스를 뒤지는 것도 벌써 세 번째다. 박스집 옆면을 발로 툭 쳐보고 살짝 떨어져서 안을 들여다본다. 체념한 듯이 눈을 떨군 놈들도 벌써 세 번째, 가족들을 뒤로 숨기고 이쪽을 응시하는 마리사에게 메로나 껍데기랑 스틱을 던져주고 일어섰다. 덤벼드는 놈들도 없고 구걸하는 놈들도 없다. 벌써 허리가 제법 아프다. 보호소 쪽으로 가볼까...

.

.

.

 

"인간씨! 마리사는 원래 애완윳쿠리였다제! "

인간씨! 인간씨!”

“@!#%$”

곳곳에서 인간씨, 인간씨하고 날 부르고 있다. 이틀 뒤면 전부 소각될 놈들이다. 애완 윳쿠리였었지만 버려져 이 곳 보호소에 오게 된 윳쿠리들이다. 진작 이쪽으로 올 걸 그랬다. 거리가 멀다고 길윳이나 뒤지고 있는게 아니었는데

 

"마리사는 애완윳쿠리라제! 어째서 느긋하게 해주지 않는거냐제에에에!! 거기 똥인간은 뭘하는 거냐제에에에!! "

 

당첨이 바로 이곳에 있었는데 말이다. 나랑 같은 목표를 가지고 있는 놈들이 고르기 전에 재빨리 마리사를 골랐다. 보호소에는 학대용 윳쿠리를 노리고 오는 사람들이 제법 많다. 그 전에 이 녀석을 고른건 내게 있어 꽤 행운이겠지.

 

 

 

" 메로나는? "

" 오다가 녹길래 내가 다 먹었다."

" 어떤 돼지자식이 메로나를 두 개나 쳐먹냐."

" ."

" 허 참..."

 

Y는 윳쿠리샵을 운영하고 있다. 겸사겸사 수의사도 겸하면서 말이다.

 

"그래서 마리사는 왜 필요한 거냐? "

 

검은 비닐봉투에 담긴 채로 축 처진 마리사를 책상에 올려놓았다. 행여 샵 안에서 울부짖기라도 하면 곤란하니 들어오기 전에 사이다를 뿌려놓았다.

 

" 너 영원히 살 수 있는 동물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것 아냐? "

" 유니콘이 실제로 있기라도 하데? "

"아니 해파리 얘기야. 홍해파리는 죽을 때가 되면 번데기같이 변해. 그 다음에 어린 개체로 변해서 다시 태어나지. 히드라 비슷하게 말이야. "

" 거 참 신기하네. 근데 그게 애랑 뭔 상관인데? "

" 아직 일본에서도 나온 지 얼마 안 된 수술법인데 말야. 윳쿠리도 그 비슷한 게 가능하다는 거지. 중추팥소를 제외한 부분을 싹 다 바꿔버리는 거야. 기억은 그대로지만 몸이 새 몸이 되는 거지. 호빵맨을 생각하면 쉬울라나. 근데 뭐냐 그 파츄리는? "

" 마리사 데려오다가 보호소에서 겟 했지. 나 파츄리 좋아하는데 운이 좋았어. "

의자 옆에 놔둔 이동장에는 사이다로 재워둔 파츄리가 세상모르게 자고 있었다. 보호소에서 보고 충동적으로 데려와 버렸다. 내 꿈, 내 로망 파츄리. 드림 컴 트루!

 

"쨌든 말야. 수술은 간단해. 중추팥소를 교체하기만 하면 되니까 말야. 제대로 옮겨지냐 안 옮겨지냐가 중요한 거지만 말야. 그리고 그걸 확인하려면 기존 성격이 크게 차이나거나 특별한 기억이 있어야 되는데, 그 특별한 기억은 네가 만들어주면 돼."

 

" 어떻게? "

"줘패. 줘패고 학대해. 네 얼굴만 봐도 질질 싸게 만들어. 그런 기억은 다른 기억보다는 만들기 쉬우니까 말야. 반응도 확실하고. "

" 내가 키우라고?! 이 새끼를...?! 파츄리는 어쩌고?? "

" 격리해서 키워. 윳쿠리는 많을수록 패기 쉬워. "

" 파츄리는 학대 안 할건데."

둘이 같이 있으면 거슬리게 될 거야. 좋은 동기부여가 될 걸? 학대용 윳쿠리는 소중한 뭔가랑 같이 둘수록 학대하기 쉬운 법이야.”

" 별로 그러고 싶진 않은데."

 

결국 파츄리와 마리사 두 마리를 내 집에 데려와 버렸다. 실험용으로 줘버리고 올 줄 알았는데 이주 동안이나 키우게 되어버렸다.

돈이 걸린 일이 아니었다면 이런 쓰레기 윳쿠리 키울 생각도 없다. 하지만 돈과 생계가 걸린 문제다...

오갈 데 없이 취준생이라는 이름의 백수가 되어버린 나를 Y가 구제해줬다. 실험조수라는 명목으로 말이다. 정말이지 공부 잘 하는 친구 둬서 나쁠 것 없다.

 

파츄리가 담긴 이동장을 조심스레 내려놓고 마리사가 담긴 비닐봉지는 그대로 손을 놔 바닥에 떨어트린다. 천릿길도 한걸음부터 학대의 시작은 첫 만남부터다. 난 본래 학대파가 아니다. 생물에게 여리고 관대한 마음을 가진 소심남이다. 그렇지만 돈이 걸린 문제 앞에선 신념도 꿇리는 법이지.

 

" 아프다제에에에!! 마리사의 쫀득쫀득하고 프리티한. 아침햇살을 머금은 이슬보다도 청초하고 투명한 뺨찌가 아파아아아!! "

 

" 느긋하게 있으라구!! 마리사! "

 

앞으로 2... 마음 단단히 먹어야겠다.

 

- 2 -

 

학대를 위해 받아온 마리사지만 난 윳쿠리 학대에 대해선 잘 모른다. Y의 실험조수로 일하며 몇 마리 페기만 해봤을 뿐이다.

 

" 느긋하지 않게 사과하라제에에에에 마리사님을 괴롭힌 대가! 로 케이크씨를 가져오고 느긋하지 않게 죽으라제! "

 

마리사를 가볍게 잡고 뺨을 한차례 때렸다. 학교를 다니던 시절, 나는 기억나지 않는 이유로 뺨을 맞아본 적이 있다. 아픔도 아픔이지만 뺨을 맞았다는 수치심과 분함 때문에 마음이 더 아팠었던 것 같다. 이 녀석도 그런 걸 느낄까?

"늣갸아아아!! 아프다제 마리사의 뺨찌 아프다제. 쫀득쫀득하고 프리티해서 여신도 질투하는 뺨씨가.."

 

아무래도 안 느끼는 것 같다. 감수성이 부족하구만.

 

"..무큐욱.."

 

뒤를 돌아보니 파츄리가 생크림을 토하고 있다. 눈떠보니 마리사를 두들겨 패고 있는 인간의 집이라니, 심약한 파츄리 입장에서 느긋하지 못할 만 했다.

 

" 파츄리 나는..."

" ..! 무큐우우웃! "

 

바라보기만 했을 뿐인데 겁을 먹고는 뒤로 물러서버렸다. 어떻게 해야 오해를 풀 수 있을까.

 

" 파츄리! 오빠야는 일씨를 하고 있는 것 뿐이야! 오빠야도 하고 싶어서 하는게 아니라고! 만약 내가 학대 오빠야라면 마리사가 이렇게 멀쩡하게 있을 리가 없잖아! "

 

언제 회복된건지 마리사는 제제한다제 따위의 말을 내뱉으며 내 다리에 뿅뿅 부딪치고 있다. 이 녀석 제법 도움이 되는군.

 

"무큐우 확실히 그건 그렇다구..."

" 그럼 파츄리. 한번만 안아보자! "

" 뮤쿳!"

 

이게 꿈이냐 생시냐. 진짜 파츄리라니 설마하니 파츄리가 보호소에 있을 줄이야. 게다가 다른 사람들이 보기 전에 겟 하는데 성공하다니... 도대체 어떤 금수저놈이 귀엽고 착한 파츄리를 버렸는지 모르겠지만,

...아아 부드럽다.

" 오빠야 이제 괜찮다구... 파츄리는 오빠야에게 안심했다구요.. 놔줘도 좋다구요... ....놔달라구요 오빠야."

" 미안 파츄리 "

무심코 파츄리를 껴안고 쓰다듬는데 열중해 버렸다. 과연 마성의 부드러움, 팥이 들어있는 종과는 확연하게 다르다. 애호 욕구가 팍팍 치솟는다. 파츄리에게 무슨 용품을 사주면 좋아할지 생각하느라 머릿속이 뒤죽박죽이다. 이런게 호구인건가.

 

" 마리사를 무시하지 말라제! 어째서 무시하능거야야야야!!! "

" 시끄러 임마! "

 

마리사를 집어서 투명상자에 집어넣고 아까 파츄리가 토해놓은 크림을 그릇에 담아줬다. 만약 파츄리가 보고 있지 않았다면 내가 식빵에 발라먹을 테지만 그렇게 하면 파츄리는 물론 마리사에게도 경멸받겠지.

 

" 난 바쁘니까 거기에서 잠깐 대기하고 있어라. "

 

마리사에겐 대충 말해두고 파츄리를 데리고 욕실로 간다. 목욕을 시키고 책이랑 포대기도 사줘야지. 마리사 학대는 파츄리를 키울 여건이 다 갖춰지면 본격적으로 시작하면 되겠지.

.

.

.

무큐 부끄럽다구요...”

파츄리의 장식을 벗기고 샤워기를 켠다. 따뜻한 물이 손에 닿는 감촉이 기분 좋다. 따뜻한 물에는 마음을 안정되게 해주는 힘이 있다. 적어도 난 매일 샤워할 때마다 그렇게 느낀다. 파츄리도 따뜻한 물을 즐기며 긴장된 몸을 풀고 있다.

 

샴푸가 없으니 일단 물로 간단하게 씻고 나가자 파츄리. ”

파츄리는 아무 샴푸나 써도 괜찮다구요.”

제대로 윳쿠리용 샴푸를 써야지. 사람용은 독하니까 말야.”

 

사람용이 더 독하다는 건 애완동물용 샴푸를 사면서 대충 얻어들은 잡지식이다. 윳쿠리용 샴푸도 그런지는 모르지만 쓸데없는 잡지식을 뽐내는 건 제법 즐거운 일이다. 대충 눈에 띄는 얼룩을 닦아내고 샤워를 끝냈다. 파츄리를 수건에 감싸들고 드라이로 말리고 있노라니 투명상자 쪽이 시끄럽다.

똥인간! 그런 너저분한 파츄리말고 마리사를 목욕시키라제! 이집트의 골드씨같이 반짝반짝 빛나는 황금의 머리카락씨를 만질 기회는 지금 밖에 없다제?”

 

그 기회 패스하도록 하겠습니다.” .

.

.

.

 

 

" 올때 메로나씨 가져오라제! "

 

쇼핑 다녀오면 제대로 뭔가 해줘야겠다. 업무의욕을 이렇게나 팍팍 올려주다니 고마운 녀석이다.

투명상자를 발로 살짝 차주고 문을 나섰다.

 

" 넌 임마 갔다오면 반 죽었어! "

 

학대용품도 가는김에 둘러보도록 하자 

 

 

 - 전에 썼던 SS​를 좀 다듬고 내용 추가해서 다시 올립니다. 완결은 내보려고요. -

  • profile
    류민혜 2016.03.12 12:27
    전에 본 것 같은데... 다시 보니 또 양이 늘어난 듯한 기분이...
  • ?
    환관 2016.03.12 12:27
    1편 2편 합치고 부족한 부분이랑 문장좀 다듬었습니다.
  • profile
    깁밥먹는유카 2016.03.12 12:27
    올때 메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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