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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6.03 08:47

anko 4553 흔한 야생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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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그렇듯 오역이나 오타 지적은 환영입니다.

 

제목에서 알 수 있다시피

흔한 들윳의 이야기와 같은 세계관의 이야기....입니다만
예습이 무의미하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완전히 외전의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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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한 야생의 이야기

제도 아키

 

 

 

종말의 발소리가 들리는데도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안타까움과 초조감은, 나날이 레이무 안에서 커지고 있다.

『차라리 죽여줘』 같은 말은 삶을 포기한 대사다.

레이무는 좋아하지 않는다.

단지 여러 요인에 의해 서서히 약해져 가는 자신의 무리를 생각할 때마다,

어차피라면 치명적이고 어쩔 수 없는 문제가 일어나 주었으면 하고, 불경스러운 생각을 해버린다.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으면서도 할 수 없는 문제가 여럿 있다는 것은 자신의 무력함을 싫어도 알게 되어―――― 괴롭다.

하아 하고 크게 한숨을 쉬는 레이무.

그런 레이무에게 짝인 파츄리가 말을 걸었다.

 

 

「레이무……. 또 고민하는 거니? 너무 깊이 생각하지 마.」

 

 

「아아, 파츄리. 고마워, 하지만 이건 레이무가 생각해야만 하는 일이라구……」

 

 

이 산 중에서도 특히 큰 나무에 생긴 동굴.

이 무리에서는 전통적으로 족장이 살게 되어 있다.

지금 이 집 씨의 소유자는 레이무, 즉 레이무는 이 산 무리의 족장인 것이었다.

 

 

「하아…………」

 

 

다시 한숨, 레이무는 멍하니 생각한다.

산은 결코 크지는 않지만 좁지도 않다.

인간 마을과 가깝고, 인간이 들어오는 일도 있으며, 산을 내려간 곳에는 밭이 있다.

이 입지 조건 또한, 레이무를 괴롭히는 사정 중 하나다.

 

 

「오늘도 야채를 보러 간 윳쿠리가 있는 거니……?」

 

 

「무큐, 그래.………… 갈색 나무집의 마리사와 레이무가, 가고 있는 모양이야.」

 

 

「봐봤자 소용없는데………… 하아」

 

 

농업을 영위하는 자가 "윳쿠리"라고 듣고 떠올리는 이미지는, 사랑스러운 애완윳도, 더러운 들윳도, 괴롭히고 싶어지는 바보윳도 아닌, 해충이다.

윳쿠리라는 생물 미만이 어디선가 돋아나기 시작한 이래, 가장 직접적인 손해를 입은 것은 틀림없이 농업이다.

발생 당시는 윳쿠리 대책 따위 하지 않았던 밭은 엉망진창으로 어질러졌다.

울타리조차 설치하지 않았던 밭은 윳쿠리에게 수확의 권리를 양보하고, 대신 응응이나 시-시-로 흙을 더럽혔다.

비닐하우스는 찢어져 구멍투성이가 되고, 그 의미를 잃었다.

한 입이라도 윳쿠리에게 갉아 먹히면 그것만으로 상품이 아니게 되는 채소들.

어중간한 울타리로는 작은 윳쿠리를 통과시켜 버리고, 부서지는 일도 있었다.

농가는 모두 골머리를 앓았고, 윳쿠리들은 호화로운 식사에 매일 느긋하게―――― 같은 것은 수십 년 전의 이야기.

 

 

「사냥 쪽은 괜찮은 걸까나……?」

 

 

「계속 보고 있는 건 아니겠지?…… 아마도」

 

 

현재 윳쿠리에 의한 피해에 시달리는 농가는 제로라고 해도 좋다.

과학이 윳쿠리를 쫓아내는 데 그다지 시간은 걸리지 않았다.

윳쿠리에게만 들리는 소리로, 윳쿠리만이 맡을 수 있는 냄새로, 전파로―――― 윳쿠리 퇴치에는 다양한 종류가 있다.

지금의 비닐하우스 소재에는 당연하다는 듯이 기피 소재가 사용되고 있다.

게다가 밭 주위에 몇 개 세우는 것만으로 윳쿠리가 다가올 수 없게 되는 막대,

외견적으로도 독특한 “윳쿠리 허수아비” 등,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정도다.

최근에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냄새로 윳쿠리를 막는 상품이 주류이다.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을 사용하든 윳쿠리로부터 채소를 지킬 수 있다는 것이다.

 

 

「야채 씨 따위 먹어본 적 없을 텐데」

 

 

「그러니까 맛에 대한 기대가 커져서, 어떻게 해서든 먹고 싶다고 생각해버리는 거야.

 ………………인간 씨에게 부탁하는 것만은, 그만두어 주면 좋겠는데」

 

 

무리의 광장을 내려가 바로 있는 비교적 작은 배추밭은, 산과 인간 마을 사이에 유일하게 있는 밭이다.

그곳은 무리의 윳쿠리에게 인기 있는 관광 명소다. 단, 주의해야 할 것이 하나.

그것은 너무 가까이 다가가면 격렬한 두통에 시달리고, 이윽고 강렬한 구토감에 움직일 수 없게 되어 죽어버리는 것이다.

벌써 몇 마리나 거기서 영원히 느긋하게 되어버렸으니 틀림없다.

파츄리는 그것이 엄청나게 느긋할 수 없는 냄새 탓이라고 추측하고 있지만, 원인을 알았다고 해서 어쩔 도리가 없다.

아마도 밭 네 귀퉁이에 있는 잘 알 수 없는 무언가 때문이라고는 생각하지만, 다가갈 수 없는 이상 제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게다가 자신들 윳쿠리가, 어떻게 냄새를 맡고 있는지조차 모르는 것이다.

그리고 아무것도 모르는 다른 윳쿠리에게 있어서는, 저주나 악령이 지키고 있는 것 같아 두렵다.

설명할 수 없는 위험만큼 무서운 것은 없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야채"는 빛나 보이는 것이다.

예를 들어―――――― 레이무들이 걱정하고 있는 밭을 보러 간 마리사들.

 

 

「느윽, 끄으……」

 

 

무리의 사냥터와는 반대쪽에 있는 이 밭에 다가간 그들은, 그 공포를 알고 있기에 안으로 들어가려고는 하지 않는다.

의미 없이 밭 주변을 걷거나, 밭 안에서 야채를 먹지도 않고 무언가를 하고 있는 인간을 바라보고 있다.

경계선을 넘으려 하면 그전에 죽어버린다.

그것은 물론 명확하게 이해하고 있다.

 

 

「느, 슬슬 돌아가자 마리사, 밥 씨 준비를 해야……」

 

 

「그런, 거제. 돌아가서 사냥을 해야………… 안 되는거제……」

 

 

돌아가야 한다고 말하면서, 마리사는 밭에서 눈을 뗄 수가 없다.

울타리조차 없는 이 밭 내부에는 산에는 없는 하얗고 아름다운 채소가 무수히 수확의 때를 기다리고 있다.

진입하려는 윳쿠리를 죽여버리는 향기도, 시선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

떨어져서 보는 것만으로는 아무런 위험도 없기에, 차분히 그 부드러워 보이는 잎을, 순백의 줄기를 감상한다.

――――――얼마나 맛있을까, 얼마나 행복한 맛이 날까.

입안이 침으로 끈적끈적해지고, 조금 혀를 움직이는 것만으로 끝에서 흘러나올 것 같다.

분명 산에서 손에 넣을 수 있는 어떤 것보다 달콤하고, 부드럽고, 느긋할 수 있을 것임에 틀림없다.

먹고, 싶다. 한 번만이라도 좋다, 전부라고는 하지 않는다. 한 입만이라도 좋으니――――――

 

 

「마리사!」

 

 

「늣!?」

 

 

「이제 돌아가야 한다니까! 아직 밤 밥 씨도 모으지 않았잖아?

 게다가………… 바칠 분량도 모아야……」

 

 

「그런…… 거제」

 

 

사냥, 느긋할 수 없는, 싫은 일.

뛰어다니며 더러워지고 모자를 몇 번이나 땅에 떨어뜨리고, 겨우 손에 넣을 수 있는 것은 그다지 맛있지도 않은 밥 씨.

그것조차 충분히 만족할 수 있는 양을 찾으려면, 노력뿐만 아니라 운도 필요하다.

게다가 추워진 탓에, 풀 씨는 갈색으로 변해 딱딱한 것이 늘었다.

녹색이고 게다가 먹을 수 있는 것은 날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것 같다.

 

 

「하아…………」

 

 

기분이 가라앉는다.

밥 씨를 찾기 위해 지쳐서 배가 고파지는 것은 의미가 없지 않은가.

게다가 그 밥 씨가 맛이 없다, 달지도 쓰지도 맵지도 않은, 지루한 맛이다.

별 가치도 없는 주제에, 찾기 어려운 풀 씨.

그리고 분명 지금까지 먹었던 어떤 것보다 맛있는, 눈앞에 있는 야채 씨.

――――만약 이 밭 안에서 사냥을 할 수 있었다면, 대체 얼마나 행복해질 수 있을까.

야채 씨를 마음대로 고를 수 있다.

몇 개든 원하는 만큼 맛보고, 마음에 드는 것만 가지고 돌아간다.

그런 꿈에서조차 보기 어려운 팥소가 녹아내리는 듯한 망상.

 

 

「늣……? 앗!」

 

 

현실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느긋하게 있던 마리사의 눈앞에서, 밭에서 인간이 나왔다.

마리사는 사실 인간을 잘 모른다. 모르는 것이다.

왜인지 모르겠지만, 밭에 들어갈 수 있는 주제에 야채 씨를 먹거나 하지 않는다.

무언가를 뿌리거나, 무언가를 야채 씨에 바르거나 하는 것을 본 적이 있다.

마치 아가야 돌보기라도 하는 것 같다.

 

 

「느, 느긋……」

 

 

인간이 마리사의 눈앞을 지난다.

마리사뿐만 아니라 이 무리의 윳쿠리는 인간에게 말을 거는 것을 족장으로부터 금지당하고 있다.

같은 것을 부모로부터 몇 번이나 주의받아왔기 때문에, 마리사는 인간에 대해 어딘가 두려운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다.

단, 마리사는 지금까지도 몇 번인가 인간을 본 적은 있었다.

눈이 마주친 적도 있다. 인간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게다가 인간에게 말을 건 죄로 제재당했다는 이야기, 들어본 적이 없다.

애초에 인간에게 말을 걸어본 적 있는 윳쿠리를 모르는 셈이지만.

 

 

「마리사……? 저기, 정말 괜찮아……?」

 

 

「느, 느응」

 

 

상태가 이상한 마리사를 아내 레이무가 걱정하며 확인한다.

마리사는 레이무에게 대답하지 않고, 막대기 같은 것을 만지작거리는 인간에게서 눈을 떼지 않는다.

정체 모를 인간, 족장의 명령을 어기는 것은 나쁜 일이라는 것도 물론 알고 있다.

그런 마리사를 보석 같은 야채가 유혹한다.

저렇게 잔뜩 있으니까, 혹시 하나쯤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닐까? 하고.

왜냐면 잔뜩 있으니까!

 

 

「늣, 늣!」

 

 

마리사는 인간에게 말을 걸었다. 막대기 같은 것을 만지작거리던 인간에게.

 

 

「마리사!? 자, 잠깐! 어디 가는 거야 마리사!!」

 

 

아내 레이무가 당황하며 말리는 소리가 들렸지만, 마리사는 멈추지 않았다.

 

 

「이, 인간 씨! 기다려! 마리사 이야기 들어줘!」

 

 

「응?」

 

 

멈춰 서서 돌아보는 인간. 그 발밑까지 다가간 마리사는 심장이 터질 듯 긴장했지만, 말을 이었다. 아내 레이무의 비명 같은 외침이 등 뒤에서 들려왔다.

 

 

「느에에에에엣!? 안 돼 마리사아아아아아!!」

 

 

「인간 씨! 마, 마리사 야채 씨 먹고 싶다구!」

 

 

「…안 되는 게 당연하잖아. 저리 가.」

 

 

단호한 거절. 하지만 마리사는 물러설 수 없었다. 눈앞에는 탐스러운 배추들이 널려 있고, 뱃속은 텅 비어 있었다.

 

 

「느느읏!? 그, 그래도 봐! 저렇게 잔뜩 있다구! 하나 정도는 줄지 않잖아!? 마, 마리사는 이제 사냥으로 지쳐서―――― 츠벳!」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인간의 발길질이 마리사의 몸통을 강타했다. 질퍽, 하는 소리와 함께 마리사의 몸이 터져나가 팥소가 흩뿌려졌다.

 

 

「마, 마리사아아아아아아아!! 히이이이이이이이이!!!」

 

 

참혹한 광경에 레이무는 절규했다. 그 비명에 인간의 시선이 향하자, 레이무는 더욱 큰 소리로 비명을 지르며 필사적으로 산으로 도망쳤다.

 

 

「흥……」

 

 

마리사를 짓밟은 청년은 윳쿠리에게 아무런 감정도 가지고 있지 않다. 보이면 반드시 짓밟을 정도로 증오하는 것도 아니고, 죽어가는 윳쿠리가 있다고 해도 돕거나 하지 않는다. 야채를 달라는 것은 아무래도 좋다. 어차피 윳쿠리가 뭘 하든 밭에 들어올 수는 없으니까. 하지만 시끄러운 것은 곤란하다. 저대로 내버려 두면 집까지 따라와서 야채를 요구하며 계속 시끄럽게 할 것이다. 그래서 입을 다물게 했다. 부드럽고 움직임이 느린 윳쿠리를 죽이는 것은, 말로 납득시키는 것보다 훨씬 간단하다. 비가 내리면 시체도 땅에 흡수될 것이고, 최근 산짐승들이 쪼아 먹는 것도 본 적이 있다. 일부러 치울 필요는 없을 것이다.

 

 

「…………바보 같으니.」

 

 

나무에 머리를 부딪치고, 몇 번이나 넘어지고, 길을 잘못 들면서 도망치는 레이무를 보며 청년은 혀를 찼다. 마리사는 귀찮았지만, 그다지 화가 난 것은 아니다. 그냥 방해됐을 뿐이다. 저 레이무에게까지 해를 가할 생각은 없고, 하물며 무리까지 따라가서 구제―――― 같은 건 생각만 해도 바보다. 그런 짓을 해도 산에서 윳쿠리가 사라지는 일은 없고, 애초에 미워하는 것도 아니다. 윳쿠리가 있든 없든 상관없다. 시간과 체력만 낭비할 뿐 전혀 이득이 없다.

 

 

「하하핫」

 

 

단지 너무나 필사적인 레이무의 도망치는 모습은 재미있다. 몸을 꿈틀거리며 겨우 무리의 주택가에 귀가한 레이무. ――――남편이 인간에게 살해당했다고 큰 소리로 울며 매달리자, 족장 레이무는 또다시 깊은 한숨을 쉬는 것이었다.

 

 

 

 

 

 

 

 

 

 

 

 

 

 

무리에서 두 번째로 큰 집에서 나와, 레이무는 광장을 둘러본다.

전 족장에게 지명되어 레이무는 족장이 되었다.

레이무에게 맡겨진 이 무리는 옛날부터 광장을 중심으로 집 씨를 만들고, 아무리 멀어도 반경 수십 미터 이내에 모두 살고 있다.

규칙은 단 두 가지, 다른 윳쿠리에게 폐를 끼치지 않는다. 인간 씨에게 관여하지 않는다.

그것만 지키고 있으면 아무도 세세한 것은 신경 쓰지 않는다.

라기보다는 모두 자기 가족 일로 벅차서, 다른 집 일을 생각할 여유 따위 없는 것이다.

그래도 레이무는 족장으로서, 좀 더 단결력 있는 무리로 만들고 싶지만―――― 좀처럼 잘 되지 않는 법이다.

서로 도우려 해도 전원이 어떤 식으로든 도움을 바라는 상황이다.

아무리 훌륭한 이상이라도 아무에게도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정말 최근에는 한숨 횟수가 늘었다.

이래선 또 파츄리에게 걱정을 끼치고 만다.

 

 

「……에-엥! 배고파아아아아!!」

 

 

「느…………」

 

 

어딘가 집 씨에서 아가야의 울음소리가 들려온다.

이 무리에서는 아가야를 얼마든지 만들어도 자유다.

단―――― 무리는 절대로 돕지 않는다.

식량 원조는 없다, 설령 굶어 죽기 직전이라 해도, 잎사귀 한 장 베풀지 않는다.

만약 다른 윳쿠리에게 도움을 청해도 무시당하고, 절도 등의 행위에 나서면 반드시 제재당한다.

아무리 아가야의 귀여움을 호소해도 예외는 없다.

 

 

「느제에에에엥!! 배고프다구우우우우!!」

 

 

「하아……」

 

 

울음소리는 점점 커진다.

원조가 없는 대신, 설령 자신의 아가야를 죽게 했다고 해도 벌받는 일은 없다.

왜냐면 불가능한 것이다. 한 마리도 죽이지 않고 성체까지 키워낸다는 것은.

레이무 역시 자매의 죽음을 기억하고 있다.

아가야를 죽게 하면 제재, 같은 규칙을 만들어버렸다면 이 무리에 새로운 아가야가 태어나는 일은 없어질 것이다.

아이를 만들든 낳든 키우든 죽이든, 자기 집 씨 안에서만이라면 자유.

그것이 이 무리의 규칙이다.

 

 

「엄마아아아아아!! 왜 대답 안 해주는고제에에에에엣!!」

 

 

들려오는 아가야의 울음소리는 좀처럼 잦아들지 않는다.

달래는 모습도 없다, 울 수 있는 동안은 여유가 있다고 생각하는 걸까, 아니면 포기했는가.

어느 쪽이든, 설령 족장인 레이무라도 입을 댈 권리는 없다.

게다가 그렇게 느긋하지 못하게 자란 윳쿠리는, 강인하고 그리고 분별력이 있게 된다.

적어도 소위 데이부나, 자신을 중심으로 세상이 돌아간다고 착각하는 마리사는 이 무리에 없다.

 

 

「느제에에에에에엣!! 엄마야가아아아앗!! 대답 안 해준다구우 아빠야아아아!!」

 

 

단지 어떤 사정이 있든, 아가야의 괴로워하는 목소리나 모습은 느긋할 수 없다.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면, 이렇게 슬픈 SOS를 계속 듣고 있어도 괴로워질 뿐이다.

레이무는 목소리에 등을 돌리고, 사냥터 쪽으로 발 씨를 향했다.

 

 

「느제에에에에엣! 아빠야!! 듣는고제에에엣!!」

 

 

「…………밥은 지금 준 것뿐인거제, 울어도 늘어나는 게 아닌거제.」

 

 

장로가 떠나간 집 씨 안에서는, 아직 작은 마리샤가 호소하고 있었다.

하지만 부모 모두 귀를 기울일 생각은 없다.

 

 

「저런 걸로는 부족한고제에에엣! 마리샤 더 먹고 싶은고제에에엣!!」

 

 

「알 바 아닌거제.」

 

 

배고픈 친자식에게 건네는 말 치고는 너무나 심하지만, 아내 레이무도 신경 쓰는 모습은 없다.

울고 있는 것은 최근 셋째 딸에서 막내가 된 마리샤.

언니 두 명은 그런 마리샤를 보지 않으려 하며 어미에게 바짝 붙어 있다.

세 마리의 아기 윳쿠리는 같은 양의 밥을 받았다. 배부르지는 않아도, 몸을 유지하는 데는 충분한 양을.

단지 그곳은 제멋대로인 아기 윳쿠리, 더 원하면 참을 수 없다.

지난 식사 시간과 전혀 같은 실랑이를 반복한다.

 

 

「느제에에엣!! 어째서 마리샤 말 안 들어주는고제에엣!!」

 

 

「……바보는 내버려 두고, 착한 언니들은 높이높이 해주는거제.」

 

 

아비 마리사가 두 딸을 번쩍 들어 올린다.

 

 

「느, 잘됐다 아가야들. 아빠야한테 가렴.」

 

 

어미 레이무도 미소를 지으며 거든다.

 

 

「웃기지 마아아아앗!! 밥 씨 내놓는고제에에에엣!!!」

 

 

불쌍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자신도 이렇게 자랐으니까.

그래서 알고 있다.

이런 종류의 바보는 응석을 받아주면 반드시 기어오르고, 더욱 터무니없는 요구를 하게 된다는 것을.

이 아가야는 틀렸다. 처음에는 물론 상냥하게 설명해주었는데도, 언제까지고 이해하지 않는다.

마리사는 이 마리샤를, 다른 두 아가야의 반면교사로 삼기로 결정했다.

다른 윳쿠리에게 폐를 끼치면 어떻게 되는지, 그것을 배우게 하기 위해.

 

 

「아, 아빠야, 레, 레이뮤는 참을 수 있다구!」

 

 

다른 아기 레이뮤 하나가 아비에게 아양을 떤다.

 

 

「착한거제, 언니들은 저런 바보가 되면 안 되는거제.」

 

 

「느긋하게 이해했다구!」

 

 

「느제엣!?…… 엄마아아아아아!! 아빠야가 괴롭히는고제에에엣!!」

 

 

「만지지 마, 떼쓰는 아이는 레이무의 아가야가 아니라구.」

 

 

냉정하게 말하는 어미 레이무.

 

 

「느, 느, 느제아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

 

 

아비와 어미에게 거절당해 마리샤의 한없이 여린 마음은 간단히 꺾였다.

외치는 것은 체력을 소모하고, 조금이라도 주의를 끌려고 마리샤는 온 힘을 다해 날뛰고 있다.

계속 우는 마리샤의 행위는 확실히 에너지를 소비하고, 스스로 식사량을 줄이는 것과 같다.

 

 

「부탁인고제에에에……! 정말로 많이 배고픈고제에에에……!」

 

 

「아빠야 고마워! 레이뮤 느긋하게 있을 수 있다구!」

 

 

「아빠야 배 씨는 기분 좋다구!」

 

 

부모를 적으로 돌려버렸으니, 당연히 자매는 편들어주지 않는다.

이 좁은 집 씨 안에서 마리샤는 고독했다.

이제 우는 것을 꾸짖어주지도 않게 되었다.

마리샤의 흑끅흑끅 하는 오열도, 즐거워 보이는 자매의 목소리에 가려진다.

 

 

「느힝…… 느제에……」

 

 

날뛴 탓에 모자는 흘러내렸지만 가족, 그리고 마리샤조차 깨닫지 못한다.

슬픔을 한껏 연출한 눈동자도, 아무도 눈을 마주쳐주지 않으니 의미가 없다.

그래도 눈물만은 멈추지 않고 계속 흐른다.

머지않아, 소비량에 비해 식사로 얻는 에너지가 정말로 따라잡지 못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며칠 후, 역시 이 일가는 조용한 식사를 되찾는 것이었다.

 

 

 

 

 

 

 

 

 

 

 

 

 

 

레이무는 무리 거의 전원이 이용하는 사냥터에 도착했다.

산은 확실히 풍부한 은혜를 베풀어주지만, 윳쿠리만을 위해 준비된 것은 아니다.

절벽은 윳쿠리에게는 오를 수 없고, 뛰어서 닿지 않는 위치에 있는 것은 어떻게 해도 딸 수 없다.

가파른 경사면 도중에 맛있는 꽃을 발견하고, 굴러떨어진 윳쿠리는 셀 수 없이 많다.

정신없이 나아가다가 돌아가는 길을 모르게 되는 일도 있다.

자기 키보다 조금 높은 정도의 단차를 뛰어내려 식량을 모으고,

막상 돌아가려 했을 때 오를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의 절망감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

물론 그들은 결국 돌아오지 못했으므로, 다른 윳쿠리에게 그것이 전해지는 일은 없었다.

어쨌든 산에는 윳쿠리가 먹을 수 있는 것이 확실히 많이 자생하고 있지만, 손에 넣을 수 있는지는 또 다른 이야기인 것이다.

특히 추위가 심해지는 겨울에는.

 

 

「느으, 모두 괜찮을까나……」

 

 

「늣! 족장! 느긋하게 있으라구!」

 

 

「아아 마리사, 느긋하게 있으라구.」

 

 

사냥터 안쪽에서 마리사가 왔다. 무리 중에서도 사냥 실력이 좋은 개체다.

그 모자에 사냥 성과가 많이 담겨 있으면 좋겠다니, 가장 먼저 걱정해버린다.

 

 

「사냥하는 중인가? 아니면 벌써 끝났어?」

 

 

「응! 마리사는 이제 오늘 분량은 끝난거제!」

 

 

「그래, 수고했네!…… 그래서, 그」

 

 

레이무는 뜸을 들인다. 족장으로서 무리 전체의 식량을 걱정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직접적으로 묻는 것은 위엄이 상한다.

 

 

「괜찮은거제! 제대로 바칠 분량도 모아둔거제!」

 

 

「……그래, 역시 마리사네.」

 

 

마리사가 머쓱하게 웃는다. 레이무도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그러다 마리사가 몸을 좌우로 흔들어 주위를 확인하고, 곤혹스러운 얼굴로 레이무에게 다가와 작은 목소리로 보고했다.

 

 

「…………사냥터 안쪽에서 인간 씨를 본거제」

 

 

「느엣!? 다, 괜찮아? 말 걸거나 하진 않았고?」

 

 

「응, 그건 물론인거제! 인간 씨도 마리사는 눈치채지 못한 것 같은거제! …………단지, 그 인간 씨는 좀 이상했던거제」

 

 

「이상해?」

 

 

레이무의 눈이 가늘어지고 지긋이 긴장감이 떠오른다.

인간의 동향은 가장 경계해야 할 사항 중 하나다.

단 한 명에게 무리가 전멸당할 수도 있는 것이니,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자연재해보다 두렵다.

 

 

「응, 뭔가 이상했던거제」

 

 

「뭐, 뭔가라니? 느긋, 어째서 마리사는 그 인간 씨를 이상하다고 생각한 거야?」

 

 

「겉모습도 이상했고………… 그리고 무언가 찾는 것 같았던거제. 어쨌든 이상한 인간 씨였던거제」

 

 

「이상한 인간 씨…………」

 

 

무언가를 찾고 있던 이상한 인간 씨.

그것이 자신들과 관계없는 일이라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또 어려운 문제가 늘어나게 된다.

하나 끝나면 또 하나, 이제 질린다.

어느새 상당히 험악한 표정을 하고 있었던 모양이다.

마리사가 미안한 듯 레이무를 걱정한다.

 

 

「그, 그래도 족장! 그 이상한 인간 씨는 어서 어디론가 가버린거제! 그러니까, 그, 아마 마리사들에게는 아무 관계가 없는거제!」

 

 

「느………… 그렇네 마리사. 고마워. 다른 모두에게도 발견해도 절대 다가가지 않도록 말해줘.」

 

 

「느긋하게 이해한거제! 그럼, 마리사는 돌아가서 먼저 광장에 가 있는거제!」

 

 

「또 보자, 마리사」

 

 

이상한 인간 씨가 있었다는 이 사냥터.

모두 사용을 자제하도록 지시해야 할까 하고 순간 생각하지만, 곧 생각을 고친다.

가뜩이나 먹을 것을 찾기 어려운 이 시기에, 그런 명령은 굶어 죽으라는 말과 같다.

고민하면서도 구렛나룻을 움직여, 맛은 일단 생각하지 않고 모은다.

 

 

「겨울 씨인가아……」

 

 

차갑고 조용한 겨울.

너무 추워서 태양 씨조차 금방 없어져 버린다.

벌레 씨들은 모두 어딘가로 사라져 버리고, 여기저기 떨어져 있는 갈색 잎사귀는 입 씨 안에서 모래로 변한다.

따뜻한 시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사냥 성과는 얻을 수 없다.

그런데도 월동용 식량을 모아야만 하는 것이다.

 

 

「눈 씨 쌓이지 않아주면 좋겠는데에……」

 

 

비보다 차갑고, 비보다 오래 머물고, 그리고 비보다 땅을 뒤덮는 것이 눈이다.

비는 그쳐버리면 웅덩이는 길어도 며칠이면 사라지지만, 눈은 길면 몇 달 남는 일도 있다.

눈이 쌓여버리면 집 씨에서 한 발짝도 밖에 나갈 수가 없다.

레이무도 월동 중 온통 새하얗게 변한 광경을 본 적이 있다.

두려웠다.

저 안에 한 발짝이라도 내디디면 자신이 사라져버릴 것 같아서, 바로 눈을 돌렸다.

호흡이 얼어버리는 것 같았다.

사냥 따위 불가능, 그 이전의 문제다. 나가면 죽는다, 절대다.

 

 

「하아……」

 

 

――――거리에서는 월동할 필요가 없다고 들은 적이 있다.

꿈같은 이야기다.

자신들처럼 직전까지 부지런히 식량을 저축하지 않고, 그날 먹을 분량만 모으면 되는 것이다.

무엇보다 부러운 것은, 식사를 제한하고 집 씨 구석에서 떨면서,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 생존 경쟁을 견뎌낼 필요가 없다는 것.

즉 따뜻하고, 그리고 안정적으로 밥 씨를 마련할 수 있다는 것이리라.

마치 천국이 아닌가.

 

 

「날개 씨가 있다면야……」

 

 

거리는 끝없이 멀다.

레이무의 발 씨로는 도달할 수 없을 것이다.

그야말로 알려준 키메에마루처럼, 날아서 가지 않는 한.

 

 

「후우, 이제 이 정도로 괜찮을까나」

 

 

닿지 않는 느긋한 플레이스를 꿈꾸고 있어봤자 현실은 변하지 않는다.

레이무는 족장이다, 자신이 이래서는 모두에게 본보기가 되지 않는다.

일단 양만은 모였다. 슬슬 광장으로 돌아가자, 돌아가야 한다.

레이무는 힐끗 아득히 먼 산 너머로 시선과 헛된 동경의 마음을 보내고, 한숨을 쉬고 나서 다시 족장의 얼굴로 돌아갔다.

 

 

 

 

 

 

 

 

 

 

 

 

 

 

 

 

 

 

 

 

 

 

광장에는 이미 사냥을 담당하는 윳쿠리가 거의 전원 모여 있었다.

방금 전 레이무에게 이상한 인간 씨가 있었다고 알려준 마리사도 대기하고 있다.

그들은 모은 식량의 일부를 가지고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족장인 레이무를 위해 모여 있는 것은 아니다.

레이무도 기다리는 쪽의 윳쿠리다.

 

 

「늣! 족장도 어서 와!」

 

 

「다녀왔어 마리사. ……아직?」

 

 

「응, 아직 안 왔―――― 왔어!」

 

 

「늣!」

 

 

나무들의 가지와 잎이 크게 흔들리는데, 들려오는 소리는 신기할 정도로 작다.

익숙한 마리사종의 모자, 단지 그것이 다른 것과 다른 것은 작은 산 같은 그 크기.

그것보다 더욱 거대한 누런 몸을 꿈틀거리며, 서서히 다가오는 윳쿠리.

그야말로 여기에 있는 윳쿠리들이 기다리고 있던 존재이며, 경외심을 담아 그들은 그 윳쿠리를 도스라고 부른다.

 

 

「도스…… 느긋하게 있으라구」

 

 

「족장! 그리고 너희들! 제대로 밥 씨는 준비된 거니!?」

 

 

모자를 포함하면 세로로 꽤 크고, 몸만 해도 두 사람 키는 훌쩍 넘고, 옆으로도 자세에 따라서는 세 사람 키에 달하는 거구.

몸통박치기가 주된 공격 방법인 윳쿠리에게 있어서, 희귀종의 특수한 힘을 고려하지 않으면, 싸움에서는 체중은 무거울수록, 몸은 클수록 유리해진다.

그것이 이 도스 정도의 크기가 되면 말할 필요도 없다.

순수한 힘만을 생각하면 틀림없이 최강의 윳쿠리, 그것이 도스다.

 

 

「도, 도스! 몇 번이고 말하지만 너무 큰 소리는 모두가 무서워하니까 그만해줘!」

 

 

「흥! 한심한 녀석들이네! 뭐 좋아, 어서 밥 씨를 넘겨줘!」

 

 

「응, 모두! 한 마리씩 도스에게 밥 씨를 건네줘!」

 

 

자, 자신을 사랑해 마지않는 윳쿠리가 다른 윳쿠리와는 비교할 수 없는, 엄청난 힘을 손에 넣으면 어떻게 할까.

사리사욕대로 그 압도적인 힘을 휘두르는 것이 자연스러울 것이다.

평범한 마리사종에서 어느 날 다시 태어난 이 도스도, 물론 자신이 느긋하기 위해서만 그 힘을 행사했다.

거기서 무리 모두를 위해서라든가, 혹은 윳쿠리라는 종 전체의 지위 향상을 위해서라든가, 그런 사고는 일절 떠오르지 않았다.

왜냐면 윳쿠리니까.

아무리 무법을 저지르고 타인을 침해해도 절대로 처벌받지 않고, 모두는 자신에게 따른다.

그런 상황에서 자중하는 편이 부자연스러운 것이다. 그러니 도스의 행위는 어떤 의미에서는 옳았다.

 

 

「느하아아앗!? 잠깐! 도스랑 앨리스에게 이런 걸 먹으라는 거니이이이잇!?

 느으으으읏!? 저쪽 마리사도 양이 적잖아앗!? 어째서 그렇게 사냥이 서툰 거니이이!」

 

 

「……느끅, 미안한거제 도스」

 

 

「미안한 게 아니잖아앗!? 쓸모없는 마리사! 이제 됐어 어서 어디론가 가버려!」

 

 

「저, 저기 도스! 이제 겨울 씨가 가까워서 별로 밥 씨를 얻을 수 없다구!

 풀 씨도 모두 열심히 모은 거니까, 불쌍한 말 하지 마!」

 

 

「족장은 조용히 해! 족장도 그렇게 사냥 잘하지 못하는 주제에!」

 

 

도스는 어설픈 희귀종보다 훨씬 드물다.

처음에는, 전원이 무리에서 도스가 태어난 것을 기뻐했다.

뭐니 뭐니 해도 도스다.

느긋한 윳쿠리의 극치라고 해도 좋은 웅장한 모습은, 그야말로 윳쿠리들의 희망의 상징이었다.

이걸로 느긋하게 있을 수 있다. 도스가 있으면 여러 가지 일이 가능해질 것이다.

지금까지 손이 닿지 않았던 나무 열매나, 집 씨 확장, 그리고 외적으로부터의 보호.

인간이라도 그렇게 간단히 도스에게 손대지 못할 것이다, 누구나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모두가 도스에게 넋을 잃고 있는 가운데, 레이무가 족장으로서 도스가 된 마리사를 축복하려 했을 때, 도스는 말했던 것이다.

 

 

『도스는 도스가 되었다구! 이제부터는 매일 밥 씨를 가져오라구! 많이 말이야!』

 

 

――――그 후로 사냥은 전보다 훨씬 힘들어졌다.

반항한 윳쿠리는 다른 마리사의 수십 배는 긴 땋은 머리로 맞았다.

다행히 죽지는 않았지만, 그것은 도스가 동족 살해를 망설였기 때문이 아니라, 단지 운이 좋았을 뿐이리라.

왜냐하면 맞은 충격으로 그 마리사는 한쪽 눈이 멀었고, 지금은 아내가 대신 사냥에 나가고 있다.

자신들의 몫과 그리고 남편을 다치게 한 폭군에게 헌상할 식량을 찾기 위해.

 

 

「하지만 도스, 이 정도면 배부를 수 있잖아? 부탁이니까 참아줘. 레이무들은 정말로 노력했다구!」

 

 

「하아아아!? 이런 걸로 배부를 리 없잖아아아아앗!?

 이런 거 도스가 진심이 되면 순식간에 찾을 수 있다구우우우웃!!

 정말 쓸모없는 녀석들뿐이라서 도스는 느긋할 수 없어!」

 

 

도스가 레이무로부터 족장의 자리를 빼앗지 않는 것은, 단순히 흥미가 없기 때문이다.

매일 편하게 먹을 수 있으면 그걸로 좋다.

대단한 직함 따위 없어도 모두는 두려워하며 따른다.

무리의 방침이니 문제 대책이니 뭐니를 어째서 굳이 최강이고 느긋하게 있는 자신이 생각해야만 하는가.

자신에게 그런 틈은 없다.

이 무리에서 가장 큰 집 씨에서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느긋하게 있는 것이다. 가장 사랑하는 아내, 앨리스와.

 

 

「저기 도스? 그런 말 하면 모두 불쌍하잖아.

 봐, 이 풀 씨 같은 거 매우 도시파적이고 맛있어 보여.

 고마워 모두! 그리고……………… 정말로 미안해요.」

 

 

「아, 앨리스으으!! 집 씨에서 나와버린 거니이이잇!? 외로웠던 걸까아아 미안해애애애!!」

 

 

「네, 외로워서 그만…… 자. 자 이제 돌아가요 도스?

 이렇게 많이 맛있는 밥 씨가 있으니까.」

 

 

「앨리스!………… 고마워.」

 

 

레이무가 작은 목소리로 앨리스에게 감사를 표한다.

들리지는 않았겠지만 표정으로 전해졌을 것이다. 앨리스도 눈으로 사과한다.

도스의 아내인 이 앨리스는 원래 애완 윳쿠리다.

전에는 인간 씨와 거리에서 살았다고 하지만, 갑자기 인간 씨의 싱ー으로 이 산에 끌려와 버려졌다고 한다.

그 부근 사정은 앨리스가 별로 이야기하고 싶어 하지 않아서 잘 모른다.

매우 슬퍼 보이는 눈으로 산 입구에 있던 것을 레이무가 발견했다.

원래 애완 윳쿠리였던 만큼 장식은 매우 깨끗했지만, 문제는 거기가 아니다.

원래 산에서 살고 있으면 자신도 모르게 장식은 상처 입고, 때로는 찢어지는 일도 있는 것이다.

야생 윳쿠리는 거기까지 장식에 집착하지 않는다.

그것이 아니라, 산에서 태어나 산에서 자란 야생 윳쿠리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생각하게 하는 무언가를 가지고 있었다.

그것은 매우 매력적이고, 앨리스는 아름다웠다.

익숙하지 않은 산 생활에 고생은 했지만 불만을 외치는 일은 하지 않았고, 부드러운 몸가짐은 확실한 교양을 주위에 전했다.

 

 

「자 돌아가요? 도스」

 

 

주인에게서 들었다는 동화는, 아이뿐만 아니라 어른에게도 호평이었고, 파츄리조차 앨리스의 이야기를 언제나 기대하고 있었다.

그런 앨리스에게 반한 윳쿠리는 적지 않았지만, 그중에서도 홀딱 반했던 것이 이 도스다.

물론 그때는 아직, 단지 마리사에 지나지 않았지만.

 

 

「알았다구 앨리스! 사랑의 둥지 씨로 돌아가자! ……너희들! 앨리스의 상냥함에 감사하라구! 오늘은 이걸로 참겠지만! 내일은 더 많이 밥 씨를 모아오지 않으면 화낼 거야!」

 

 

「아, 알았다구 도스. 자, 앨리스가 기다려.」

 

 

「느느으읏!? 미안해애애 앨리스으으!! 여기는 추우니까 서두르자! 앨리스가 병 씨에 걸리면 큰일이야아아!!」

 

 

「괜찮아요 도스, 고마워요. …………그럼 족장, 앨리스들은 돌아갈게요.」

 

 

앨리스는 다시 한번 레이무에게 눈인사를 하고 도스와 함께 그들의 집으로 향했다.

 

 

마리사의 앨리스를 향한 서툰 맹렬한 구애는, 식사를 가져다주거나, 집 씨의 가구를 제공하는 등, 레이무가 보기에도 흐뭇한 것이었다.

매일매일 부끄러워하면서도 뭔가 이유를 붙여, 앨리스를 만나러 가는 마리사의 모습은 무리의 작은 명물이었다.

앨리스 자신도 그렇게 자신을 신경 써주는 마리사의 사랑에 응해, 머지않아 두 사람은 짝이 되었다.

마리사의 사랑은 확실했다.

도스가 된 지금도 마리사는 앨리스를 사랑하고, 사랑하고, 사랑하고, 사랑해 마지않는다.

지나치게 눈먼 사랑은 앨리스와 일분일초라도 떨어지는 것을 거부하고, 사냥에 시간을 할애하는 것을 싫어했다.

단지 도스가 됨으로써 필요한 식사량은 급증했고,

굶주림과 사랑의 틈새에서 고민한 결과, 도스는 무리의 윳쿠리에게 식량을 제공하게 하는 것을 생각해낸 것이다.

 

 

「후우, 모두 수고했어……. 느긋하게 조심해서 집 씨로 돌아가.」

 

 

「응, 족장……. 도스는 풀 씨로는 만족하지 않는거제…… 이대로라면……」

 

 

「무큐, 또 누군가의 눈알 씨가 보이지 않게 될지도 모르겠네.」

 

 

「파츄리………… 그렇네, 그건 정말 곤란하다구.」

 

 

「수고했어 마리사. 나머지는 파체랑 레이무가 생각할 테니, 걱정 말고 집 씨에서 느긋하게 쉬도록 해.」

 

 

「……알았다구, 그럼 또 내일인거제.」

 

 

마리사가 터덜터덜 돌아가고, 광장에는 레이무와 파츄리만이 남았지만, 레이무는 움직이려 하지 않았다.

레이무의 고민을 아플 정도로 아는 파츄리는 아무 말 없이, 살짝 옆에 다가섰다.

조금 바람이 약해진 것처럼 느껴진다.

 

 

「어쨌든………… 도스를 어떻게든 해야만 하겠지……」

 

 

「어떻게든, 이네. 만족해 줄 만한 밥 씨를 찾는 걸까? 아니면 도스를……」

 

 

파츄리가 말을 흐렸다. 암묵적인 의미를 레이무는 알아차렸다.

 

 

「레이무는 족장이니까 무리를 지키기 위해서라면 "그런 일"을 할 각오는 있지만…… 도스에게는 어떻게 해도 이길 수 없다구……」

 

 

실제로 도스를 죽이려고 생각했던 것은 한두 번이 아니다.

젊고 무모하지만 우수한 마리사가 한쪽 눈을 잃었을 때는, 진심으로 그 방법을 생각했다.

알게 된 것은 도스는 죽일 수 없을 것이라는 것.

아무리 낙관적으로 생각해도 무리 대부분을 희생하고 동귀어진이 겨우.

도스는 강하다. 조금 몸을 움직이는 것만으로 레이무 따위는 으스러져 버릴 것이다.

암살, 기습을 하려 해도 일격에 죽일 방법이 없는 것이다.

무리 모두 전원이 막대를 물고 잠든 곳을 습격해도, 아마 대량의 체내 팥소에 보호된 중추 팥소를 꿰뚫을 수는 없다.

상대는 뒤척임으로 이쪽을 전멸시킬 수 있다, 도저히 그런 작전은 실행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어떻게 할까, 하고 생각해봤자 묘안 따위 없다.

도스에게 명령받을 필요도 없이, 풀보다 맛있는 것을 항상 모두 찾고 있는 것이다.

그래도 발견되지 않는 것을 어떻게 손에 넣으라는 말인가.

 

 

「하아아아아…………」

 

 

「레이무, 도움이 되지 않는 파체를 용서해줘.」

 

 

「그런 거 아니야, 파츄리가 이렇게 같이 고민해주니까 레이무는 힘낼 수 있는 거라구.」

 

 

거짓말은 아니다, 파츄리의 존재는 레이무에게 가장 큰 느긋함이다.

단지 최근에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너무 많다.

어쩔 도리 없이 문제만이 쌓여 빛을 가리는 탓에, 아무래도 어두워진다.

파츄리에게 걱정을 끼치고 있다는 것은 알지만, 족장으로서 이것만큼은 포기할 수가 없다.

그래서 또, 역시 레이무는 길고 긴 한숨을 쉬는 것이었다.

 

 

「느으! 겨우 집 씨에 도착했네! 앨리스 괜찮아!? 춥지 않아!?」

 

 

「고마워요 도스. 당신이 상냥하게 부비부비해준 덕분에 따뜻해요.」

 

 

땅을 파고, 가지를 몇 개고 몇 개고 쌓아 올려 지붕과 벽을 만들고, 도스가 며칠이나 걸려 만들어낸 무리에서 가장 훌륭한 집 씨.

부드러운 풀 침대도, 실내를 따뜻하게 하기 위해 입구에 모자를 두는 것도 모두 모두 앨리스를 위해서다.

앨리스가 사랑스럽다, 좋아 좋아 죽겠다.

하루 종일 사랑을 속삭여도 자신의 마음의 서장조차 말할 수 없다.

 

 

「그럼 바로 밥 씨 먹자 앨리스! 이 안에서 좋아하는 것을 골라! 도스는 남은 걸로 괜찮으니까! 원하는 만큼 가져도 좋아!」

 

 

「기쁘지만…… 도스, 역시 모두에게 모아오게 하는 것은 이제 그만두도록 해요. 겨울 씨가 와서, 사냥은 더욱더 힘들어질 거예요.」

 

 

「느으으으!! 앨리스는 너무 상냥하다구우우우!! 도스 더 앨리스가 좋아져버리잖아아아아아!!

 하지만 앨리스! 앨리스는 세계 제일의 미윳쿠리고, 도스는 도스니까.

 다른 윳쿠리가 밥을 모으는 것은 당연!이라구!」

 

 

셀 수도 없을 만큼 몇 번이고 같은 실랑이가 있었다.

처음 도스로부터, 다른 윳쿠리에게 대신 사냥을 시키겠다고 들었을 때, 앨리스는 물론 반대했던 것이다.

하지만 도스의 대답은 정해져 있었다. 앨리스는 너무 상냥하다는 한마디.

아무리 끈질기게 앨리스가 매달려도, 싱글벙글 웃으면서 다시 반했다느니, 그런 앨리스가 너무 좋다, 라고밖에 대답하지 않는다.

차라리 『어째서 그런 말을 하는 거야!?』라고 고함치는 편이 아직 희망이 있다.

아무리 다른 윳쿠리의 고생이나, 상부상조의 정신, 공포로 지배하는 것의 악함을 설파해도, 돌아오는 것은 단지 구애의 말뿐인 것이다.

앨리스는 조금 무서워졌다.

물론 도스를 사랑하고 있다.

단지 도스가 되어버림으로써 모습만이 아니라, 내용물도 확실히 변해버렸다.

도스가 되기 전에는 조금 경박했지만, 족장에게 경의를 표했고, 무리 모두에게도 상냥했다.

그것이 도스가 되어, 자신을 특별하다고 생각하게 되고, 타인을 짓밟아도 용서받는다고 생각하게 되어버렸다.

앨리스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그리고―――― 그 사건이 일어났다.

 

 

「느느응? 앨리스, 그것만으로 괜찮은 거야? 혹시 어디 몸이라도……」

 

 

「정말, 걱정이 너무 많아요 도스. 도시파 레이디가 뚱보 씨가 될 수는 없잖아요? 게다가 당신이 먹보인 건, 앨리스가 가장 잘 아는걸요?」

 

 

「느후훗! 앨리스는 최고의 아내라구! 도스는 행복한 녀석이야!」

 

 

『도스라고 해서 뭘 해도 된다는 건 틀렸어!』 『모두의 소중한 밥 씨를 빼앗다니 게스다!』

도스의 입 씨보다 작은 젊은 마리사는 분명 그렇게 외쳤었다. 그 용감했던 마리사는 이제 눈 한쪽을 잃고, 얼굴은 보기 흉하게 함몰되어 집 씨에 틀어박혀 나오지 않는다. 그건 원래 앨리스가 했어야 할 말이었다. 앨리스는 도스의 아내니까. 하지만 이미 도스는 소중한 무리의 동료를 상처 입혔다. 아무리 앨리스가 사과해도 마리사의 눈은 돌아오지 않고, 그의 아내 레이무는 두 번 다시 앨리스와 말을 섞지 않을 것이다. 모든 것은 앨리스가 강하게 제지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약탈당한 밥 씨로 배를 채우고 도스를 교화시키지 못한 탓이다. 죄책감을 느끼면서도, 그래도 원래는 상냥한 마리사니까 언젠가 생각을 바로잡아 줄 거라며 자신을 속여, 돌이킬 수 없게 되었다. 지금도 후회하는 척하며 자신을 위로할 뿐. 양심의 가책을 견디지 못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을 알면서도 설득하는 것도 자신을 위해서다. ――――앨리스는, 비겁하다.

 

 

‘……이러니까, 언니야는 앨리스를 버린 거야……’

 

 

무심코 흘러나온 작은 속삭임.

 

 

「느엣? 앨리스 뭔가 말했어어!? 앨리스으으!! 왜 울고 있는 거야아아아아!?」

 

 

「……우후후, 미안해요. 도스와 먹는 밥 씨가 맛있어서, 행복하다고 생각해서.」

 

 

「아, 앨리스으우우우우우우우우!! 기뻐어어어어어어어!! 도스도 울어버릴 거야아아아아앗!!」

 

 

 

 

 

 

 

 

 

 

 

 

 

 

 

 

 

 

 

 

 

 

다음 날 아침 일찍, 광장에는 무리의 사냥 담당 윳쿠리가 서서히 모여들었다.

일단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문제는 식량이다.

도스의 일도 있다.

모두 협력해서 식량 공급을 늘리지 않으면 겨울은 넘길 수 없다.

 

 

「레이무…… 안 됐을 경우 같은 건, 생각하면 끝이 없어.」

 

 

「느하하, 파츄리에게는 다 보이는구나.」

 

 

파츄리의 위로에, 애매하게 웃으며 레이무는 대답한다.

이 상냥하고 총명한 아내뿐만 아니라, 무리 모두가 아무 의심 없이 자신을 족장이라고 불러준다.

그러니 적어도, 그들의 최저한의 생활만은 보장해주고 싶다.

 

 

「그래, 파체는 당신 일이라면 뭐든지 알고 있어. 그러니까, 그럼에도 당신이 고민해버리는 것도 말이지.」

 

 

「응…… 역시 말야. 레이무는 모두를 행복하게 해줄 수 없어도, 그래도 모두가 살아줬으면 하는 거야.」

 

 

「네, 그래요. 그러니까 당신이 족장으로 선택된 거잖아요……」

 

 

파츄리의 중얼거림도 거의 들리지 않는 레이무. 식량을 늘릴 방법을 필사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버섯을―――― 무리다, 위험이 너무 크다.

버섯은 위험하다고 몇 세대 전부터 전해져왔다.

하지만 다른 이에게 폐만 끼치지 않으면 기본적으로 자유로운 규칙은, 버섯을 먹는 것을 금지하지는 않는다.

그리고 레이무가 족장이 되고 바로, 대량의 버섯이 자라는 장소가 발견된 적이 있었다.

모두가 망설이는 가운데 두 마리의 윳쿠리가 굶주림에 져서 입에 댔지만, 기묘하게도 결과가 극단적으로 갈렸던 것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똑같이 보이는 버섯을 먹었을 텐데, 잠시 후 한쪽은 괴로워하다 죽고, 한쪽은 다음 날도 멀쩡했다.

파츄리가 말하기로는 아무래도 다른 종류의 버섯이었던 것 같지만, 레이무에게는 전혀 구별할 수 없었다.

맛은 맛있다고 한다, 독이라 할지라도.

그것은 행복 행복 하며 일심불란하게 먹고 있던 두 마리의 모습이 증명하고 있다.

단지 그 후 바로 레이무가 버섯 채취를 금지했지만, 반대하는 윳쿠리는 전무했다.

왜냐하면 동시에 그들은 확실히 눈에 새겨두었기 때문이다.

껍질이 너덜너덜 부서져 내리고, 아파 아파 외치면서 여기저기 파고들 정도로 몸을 문지르고, 끈적하게 팥소를 토해낸 희생자를.

 

 

「저기 레이무. 힘을 합치기 위해, 모두에게 모여달라고 한 거잖아?」

 

 

「응, 그렇긴 한데…… 구체적으로 모두에게 무엇을 시켜야 할지…… 몰라서……」

 

 

「도움을 받도록 해요.」

 

 

「느엣?」

 

 

순간 아가야 같은 표정이 된 레이무가 고개를 든다.

파츄리는 어머니처럼 상냥하게 말을 건넸다.

 

 

「레이무가 모두를 돕고 싶다고 생각하는 것은 알고 있어. 하지만 모두 역시 레이무를, 아니에요. 레이무만이 아니에요. 모두가 모두를 돕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을 거예요.」

 

 

「…………그런…… 걸까……?」

 

 

「당연하잖아요.」

 

 

그렇게 말하며 파츄리는 한껏 상냥하게 미소 짓는다.

 

 

「왜냐면 레이무, 당신의 무리인걸요.」

 

 

「아………… 하하하………… 느끅끅, 늣」

 

 

스르륵 무의식의 눈물이 재빨리 레이무의 뺨을 타고 땅으로 향한다.

차분히 파츄리의 말을 곱씹고, 그대로 깨물 필요가 있었다.

그렇지 않으면 이대로 울며 무너져 버릴 것 같았으니까.

살짝 머리를 쓰다듬는 파츄리의 따스함에, 더욱더 레이무의 눈물샘은 느슨해져 간다.

시간이 흐르고, 레이무는 말없이 그 자리에 주저앉아 움직이지 않았다.

그동안에도 무엇보다 소중한 따스함은 곁에 있어 주었다.

 

 

「파츄리, 고마, 웟!」

 

 

「……무큐, 감사받을 일은 하지 않았을 텐데?」

 

 

「늣, 하핫, 핫! ――――파츄리」

 

 

「네.」

 

 

「레이무, 모두에게 도움을 받을게.」

 

 

일어서서 똑바로 광장으로 나아간다.

레이무에게 묘안은 없지만, 대신 이렇게 많은 동료가 있는 것이다.

완전히 족장이 된 레이무가, 크게 숨을 들이쉬고, 광장의 중심을 가르는 듯한 인사를 울렸다.

 

 

「모두! 느긋하게 안녕!」

 

 

「어, 안녕 족장! 오늘은 기운 넘치네!」

 

 

조금 망설이는 인사가 돌아온다.

늦게 파츄리가 인사하고, 모여준 것에 대한 감사를 표한다.

그렇다고는 해도 전원이 모인 이유에는 짐작 가는 바가 있다.

어제의 도스 모습이나, 최근의 식탁 사정을 생각하면 아가야조차 올해 월동이 어떻게 될지 안다.

중요한 것은 족장이 자신들에게 무엇을 시킬 것인가, 이다.

 

 

「모두! 최근 사냥에서 얻는 밥 씨가 적다는 것은………… 레이무가 말할 필요도 없겠지.」

 

 

「……………」

 

 

모두 일제히 눈을 내리깐다.

그것이 그들에게 가장 외면하고 싶은 문제였기 때문이다.

 

 

「그러니 오늘은! 모두 함께 사냥을 가려고 해!」

 

 

「느……?」

 

 

「어, 족장! 그건 무슨 말인거제!?」

 

 

스윽 파츄리가 레이무 옆에 선다.

조금 혼란스러워하던 모두가 파츄리에게 주목한다.

 

 

「무큐, 평소에는 모두 뿔뿔이 흩어져 사냥하고 있죠?」

 

 

「으, 응. 그건…… 그런거제.」

 

 

「그러니 말이에요, 지금부터 모두 함께, 같은 장소를, 사냥하려고 해요.」

 

 

「모두 함께……」

 

 

광장이 술렁인다.

부부끼리 사냥하는 것조차 드문데, 이렇게 많은 수가 사냥을 한다니 무슨 일일까.

동요하는 것을 둘러보고 레이무가 계속한다.

 

 

「이제 모두가 뿔뿔이 흩어져서는 안 돼! 모두 협력하지 않으면, 누군가 죽어버린다구!! 그러니 모두…………! 레이무를……………… 레이무를 도와주세요.」

 

 

「어, 족장!?」

 

 

「레이무……」

 

 

레이무가 깊이 깊이 머리를 숙인다.

광장에 있는 윳쿠리 전원이 눈을 의심했다.

성체 윳쿠리, 그것도 족장이 땅을 머리카락으로 쓸 듯이 간청하고 있다.

 

 

「어, 족장! 그만둬! 모두 사냥터에 가는 거잖아!? 그, 그 정도라면 모두 괜찮다구?」

 

 

「느, 응! 그런거제! 그, 그래도 그런다고 밥 씨는 발견되는거제……?」

 

 

「모르겠지만, 그래도 시험해보고 싶어.」

 

 

「오늘은 물론 이대로 파체도 갈 거예요. 그러니 괜찮아요. 분명, 힘을 합치면 느긋할 수 있을 거예요.」

 

 

그리고 또 그들은 깨달았다.

파츄리가 여기까지 적극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을 보는 것은 처음이다.

아가야 시절부터 박식하고, 레이무를 뒤에서 지지하고 있다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지만,

별로 밖에서는 보이지 않고, 잘못해도 솔선해서 다른 이를 이끄는 타입은 아니다.

그런 파츄리까지 동행한다고 말하고 있으니, 여기서 이의를 제기하는 자가 있을 리 없었다.

 

 

「그럼, 모두 가자!」

 

 

「응!」

 

 

「알았다구 족장.」

 

 

그리하여 무리가 탄생한 이래 아마도 처음, 십여 마리라는 집단에서의 사냥이 실현된 것이었다.

 

 

결과적으로 레이무와 파츄리의 제안은 옳은 선택이었다고 할 수 있었다.

조금 높은 위치에 있는 잎사귀나 나무 열매도, 어딘가에서 힘을 합쳐 발판을 옮겨오니 손이 닿았다.

또한 여럿이라면 길이 없는 곳으로도 나아갈 수 있었다.

혼자라면 낯선 길을 나아가 돌아오지 못하게 되는 것이 두렵지만, 이만큼 있으면 헤맬 리가 없다.

그래도 파츄리의 지시에 따라 발밑을 확인하며 신중하게 나아간다.

 

 

「늣, 조, 족장! 마리사는 이쪽으로는 와본 적 없는거제!」

 

 

「마리사도 없는거제!」

 

 

「첸도라네-! 이쪽에는 아직 많은 밥 씨가 있을 것 같아-!」

 

 

「응, 그렇네! 하지만 모두! 누구 한 마리라도 다치면 거기서 돌아갈 거니까! 느긋하게 주의하라구!」

 

 

「느긋하게 이해한거제!」

 

 

조금 트인 장소에 나왔기에 여기를 거점으로 삼아 주변의 안전을 확보했다.

작은 단차가 숨어 있는 것만으로도 치명적이다.

레이무는 손대지 않은 푸른 잎보다 먼저 위험 요소를 제거하는 것을 우선시했다.

단지 믿음직한 집안의 기둥들은, 빨리 이 장소에서 사냥하고 싶어 견딜 수 없는 모양이다.

그래도 멋대로 행동하는 윳쿠리가 없는 것은, 레이무와 파츄리가 얼마나 무리를 생각하는지가 그 일거수일투족에서 뚜렷이 드러나기 때문이리라.

평소 사냥을 하는 것도 아니고, 또 종족 특성상 체력이 약한 파츄리가, 약한 소리 한마디 없이 정확하게 지시를 내리고 있다.

레이무는 누구보다 분주히 움직이며, 누구보다 주위를 경계하고, 그리고 누구보다 식량을 바라고 있었다.

그 두 마리를 제쳐두고 멋대로 행동하는 윳쿠리는, 이 무리에 없다.

 

 

「늣! 구멍 씨 같은 건 없는 것 같네! 그럼 모두! 느긋하게 먹을 것을 찾으라구! 몇 번이고 말하지만 절대 떨어지면 안 돼! 그리고 발밑 확인만은 절대로 잊지 마!」

 

 

「느긋하게 이해한거제!」

 

 

「대단해-! 여기에는 아직 잔뜩 풀 씨가 있었구나-!」

 

 

「무큐, 첸! 뛰면 안 돼!」

 

 

레이무와 파츄리는 역시 피로를 자각했다.

여기까지 다친 윳이 나오지 않아 정말 다행이었다.

무리에서도 가장 일 잘하는 녀석들이 여기에 있다.

그들은 무리의 생명선이다. 만일의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계속 긴장하고 있다.

물론 그것은 아직 늦추지 않았다.

단지 위험을 감수한 보람은 있는 듯했다. 여기저기서 기쁜 듯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느늣! 이 잎사귀! 아가야가 엄청 좋아하는거제! 봐! 이쪽에도 있는거제!」

 

 

「오랜만에 모자가 빵빵해졌네-! 알 것 같아-」

 

 

생각해보면, 치명적인 사고라도 나면 몰살당할 위험은 있지만, 평상시라면 혼자 행동하는 것보다 훨씬 안전하지 않은가.

이제부터는 정기적으로 함께 사냥하는 것도 좋을지 모른다.

매번 잘 될 거라고는 물론 생각하지 않지만, 나쁘지 않은 생각 같다.

 

 

「우선 여기를 새로운 사냥터로 삼으려면, 길 씨를 제대로 정비해야겠네.」

 

 

「느, 그 말대로야 파츄리. 표식 같은 것도 세워두는 게 좋겠어.」

 

 

「족장, 족장! 잔뜩 모은거제! 이 정도면 도스에게도 잔뜩 줄 수 있는거제!」

 

 

「응, 모두가 힘내준 덕분이라구.」

 

 

「이제부터 매일 모두 함께 사냥하고 싶다는 거네-」

 

 

「그래, 파체들도 그렇게 생각하던 참이라구.」

 

 

레이무가 데려온 윳쿠리들은 오랜만에 두둑해진 장식의 감촉에 얼굴이 활짝 펴졌다.

그들의 미소를 보는 것도 오랜만이라면, 자신이 해결책이나 대책 같은 걱정거리 외의 것을 생각하는 것도 오랜만이었다.

앞으로의 일, 이번과 같은 사냥터가 더욱 발견될지도 모른다는 작은 희망.

희생자 없이 겨울을 나는 것도, 꿈만은 아닐지 모른다.

 

 

「무큐, 자 모두 오늘은 이제 돌아가요. 조금이라도 어두워지기 전에 무리로 돌아가고 싶어요!」

 

 

「돌아갈 때도 긴장 풀지 마!」

 

 

「응!」

 

 

레이무의 주의도 그다지 긴장감을 되찾기 어려웠다.

그만큼 오랜만의 풍어는 기쁜 성과였다.

그 마음을 모르지 않기에, 적어도 레이무만이라도 경계를 늦추지 않기로 했다.

단지 파츄리가 걱정이다.

오늘은 확실히 윳생에서 가장 많이 움직인 날이 될 것이다.

역시 말수도 줄었다.

그런 레이무의 시선을 눈치챈 파츄리가, 눈가의 피로를 감추지 못하면서도 어색하게 웃어 보였다.

 

 

「후훗, 걱정하지 마. 일이 잘 풀린 뒤의 피로라면, 얼마든지 환영이라구?」

 

 

「파츄리………… 오늘은 정말 고마워. 파츄리가 격려해주었기에, 레이무는 모두를 데려올 결심을 할 수 있었던 거라구.」

 

 

「무큐, 레이무는 모를지도 모르겠지만, 파체는 이 무리 족장의 아내라구? 무리를 위해 힘내는 건 당연해요.」

 

 

「느핫핫, 물론 한 번도 잊은 적 없다구!」

 

 

「우후후」

 

 

레이무는 이 누구보다 상냥하고 현명한 파츄리와 결혼할 수 있었던 것을 다시 한번 행복하게 생각한다.

그녀가 있는 한 족장으로 있을 수 있다, 믿어준다면 언제까지나 자신감을 잃지 않고 있을 수 있다.

무의식적으로 레이무는 구렛나룻을 파츄리의 그것에 얽히게 했다.

파츄리는 순간 놀란 표정을 지었지만, 그대로 거부하지 않는다.

무리로 귀가하기 직전, 다른 윳쿠리가 지적할 때까지 두 마리의 머리카락은 얽혀 있었다.

 

 

 

 

 

 

 

 

 

 

 

 

 

 

 

 

 

 

 

 

 

 

 

 

 

 

 

 

 

 

광장에 떡 버티고 앉은 도스의 눈앞에는, 어제보다 몇 배나 많은 양의 식량이 쌓여 있었다.

옆에 있는 앨리스도 놀라고 있다.

 

 

「이 정도면 도스도 배부를 수 있겠지?」

 

 

「느끅, 마, 뭐 그렇지! 너희들치고는 노력했다고 생각한다구!」

 

 

「대단해요!………… 레이무! 그리고 모두! 정말로…… 고마워요……!!」

 

 

앨리스가 진심으로 감사를 표했다.

 

 

「느늣!? 아, 앨리스! 도스도 진심이 되면 이 정도는 금방 모을 수 있다구!」

 

 

도스의 당황한 얼굴이 재미있다.

으르렁대거나 으스대기만 하던 도스의 우스꽝스러운 모습에, 주위의 윳쿠리들은 마음속으로 웃는다.

앨리스가 레이무 일행을 칭찬한 것이 꽤나 분했던 모양이다.

 

 

「네, 그래요. 도스는 사냥을 아주 잘하잖아요.」

 

 

「아, 앨리스으! 정말 기분 좋다구우우……」

 

 

꿈틀꿈틀 그 거체를 흔드는 도스를 보고, 안도의 한숨을 쉬는 레이무.

새로운 사냥터는 아직 제법 풍족했다.

그것도 언제까지 계속될지 모르지만.

 

 

「늣! 아아, 그러고 보니 족장!」

 

 

「응? 도, 도스 왜 그래?」

 

 

「아까, 도스 화장실 근처에서 이상한 인간 씨를 봤다구!」

 

 

「――――――느엣?」

 

 

레이무의 몸속이 얼어붙는 듯 차가워졌다. 몸속 팥소가 찌르르 불안한 감각을 전해왔다.

분명히 들었지만, 잘못 들었기를 바라며 레이무가 되물었다.

 

 

「이, 이상한 인간 씨!? 저기 도스! 이상한 인간 씨 만났어!?」

 

 

「느, 응! 그래, 도스가 응응하고 있는 걸 봤다구! 실례인 인간 씨라구!」

 

 

「엣!? 들켜버린 거야!?」

 

 

레이무가 버럭 도스에게 다가선다.

도스의 화장실은 무리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있다.

화장실이라고 해도 그냥 정해진 장소에 배설하는 것뿐, 손이 가해진 것은 아니다.

도스는 크고 대식가다. 그렇다면 당연히 내보내는 양도 보통 윳쿠리와는 비교할 수 없다.

양이 많으면 당연히 냄새도 그에 비례해서 강해진다.

그래서 도스는 매번 악취가 닿지 않는 위치까지 가서 배설하는 것이다.

무리 동료를 위해서라기보다는, 자신이 불쾌하기 때문이겠지만.

 

 

「느, 느긋, 뭐, 뭐야 족장! 큰 소리를――――」

 

 

「됐으니까! 그 인간 씨는 뭔가 말했어!? 응!?」

 

 

「아, 아무 말도 안 했다구!! 바로 어디론가 가버렸다구! 그, 그리고 인간 씨는 도스보다 훨씬 작았다구? 그렇게 무서워하지 않아도 괜찮다구!」

 

 

「안 될 게 뻔하잖아!!」

 

 

「느, 느끅!!」

 

 

레이무의 너무나 격한 기세에 역시 도스도 다소 움츠러든다.

일단 인간과 얽혀버린 것에 대한 죄책감은 있는 모양이다.

단지 레이무는 그럴 상황이 아니다.

 

 

「어, 어떡하지 파츄리……!」

 

 

「네, 조금 곤란하게 됐네……」

 

 

인간에게 도스의 존재가 알려져 버렸다. 그들은 도스를 어떻게 인식할까.

아무래도 좋다고 무시해준다면 좋겠지만, 조금이라도 위협으로 생각한다면 큰일이 된다.

귀찮은 정도의 평가라면 아직 괜찮지만, 대규모로 구제하러 올 정도로 위험시한다면―――― 무리는 끝장이다.

 

 

「저기 도스? 인간 씨에게 뭔가 한 건 아니지?」

 

 

「그러니까 인간 씨는 어서 어디론가 가버렸다구! 도스는 아무것도 안 했다고 말했잖아!」

 

 

「도스, 진정하고! 족장과 파츄리에게 협력해줘요.」

 

 

「느그으…… 앨리스가 그렇게 말한다면……」

 

 

「아니에요, 인간 씨에게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면 그걸로 됐어요……」

 

 

과거에 이런 전례는 물론 없다, 애초에 무리에 도스가 있었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른다.

단, 인간은 산의 윳쿠리에게는 거의 무관심하다.

지금까지도 야채에 다가가 으스러진 윳쿠리가 있지만, 산까지 들어와 구제하려는 인간은 없었다.

단지 도스가 되면――――――

 

 

「그런 것보다 족장!」

 

 

「그런 것이라니 도스………… 이건 큰일이라구!?」

 

 

「그건 족장의 일이잖아! 그것보다 도스의 월동용 식량은 어느 정도 모인 거야?」

 

 

「――――느하?」

 

 

「에……?」

 

 

레이무뿐만 아니라 파츄리, 그리고 앨리스도 놀라서 도스를 올려다본다.

 

 

「뭐, 뭘 말하는, 에?」

 

 

매일 도스에게 바쳐야 하는 식량 조달만으로도 너무나 무거운 부담이다.

게다가 월동용 식량이라면, 지금까지 건네던 양과는 비교가 안 된다.

하루 분량에서 단순하게 생각해도, 보통 가족이 준비하는 양의 몇 배는 필요할 것이다.

――――――그것을 자신들에게 모으라는 것인가.

역시 거기까지 요구받을 줄은 몰랐다.

매일 대량으로 건네고 있었던 것이다. 틀림없이 거기서 월동용 식량을 저축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자, 잠깐 도스! 월동용 밥 씨라면 집 씨에 있잖아! 받은 밥 씨에서 남은 것을, 제대로 남겨두었어! 알고 있잖아?」

 

 

앨리스가 황급히 도스를 말린다.

확실히 앨리스는 월동 준비를 하고 있었던 모양이라, 레이무는 조금 안도한다.

단지 앨리스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도스는 앨리스를 비정상적으로 사랑하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저것만으로는 매일 배부르게는 안 되잖아! 도스는 앨리스가 힘든 생각을 하는 것을 원하지 않아! 그러니 족장! 더 무리 녀석들에게 밥 씨를 가져오도록 명령해!」

 

 

「괜, 괜찮아요 도스! 앨리스는 저것만으로도 충분하고, 게다가 조금 정도는 참을 수 있어요!」

 

 

「늣, 안 돼 앨리스! 느긋하게 있는 앨리스는 참거나 하지 않아도 괜찮다구!」

 

 

만면의 미소를 앨리스에게 향하는 도스.

앨리스가 무슨 말을 해도 그것은 앨리스에 대한 도스의 평가를 올릴 뿐, 도스의 생각을 바꿀 수는 없다.

전혀 언제나와 같다.

이제 영원히 변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무, 무리야 도스! 오늘만 해도 모두 정말 열심히 해줬다구!! 월동용 식량 같은 건, 도저히 모을 수 없다구!」

 

 

「하아아아아!? 무슨 소리 하는 거야 족장아아앗!! 도스가 부족하다고 말하고 있으니 모으는 건 당연하잖아앗!?」

 

 

「부, 부탁이야 도스-! 첸들은 이제 한계라구-! 이 이상 밥 씨를 건네야 한다면, 첸들은 월동할 수 없다구-!」

 

 

「그런거제, 그, 그러니까 평소 양으로 참아줬으면 하는거제!」

 

 

견디지 못하고 주위의 윳쿠리들도 도스에게 불만을 터뜨린다.

당연하다, 목숨이 걸려 있으니까.

부부애는 좋지만 그것 때문에 이쪽 생활을 위협받아서는 견딜 수 없다.

하지만 물론 그런 불만으로 도스가 생각을 고쳐먹을 리도 없었다.

 

 

「그렇다면 더 노력하면 되잖아아아아앗!? 도스가 너희들 집 씨에서 사냥해도 괜찮은 거니이이잇!?」

 

 

「느힛! 그, 그것은 안 되는거제엣! 집 씨 식량은 건넬 수 없는거제엣!」

 

 

「그럼 빨리 월동용 식량을 가져와앗!! 어서 사냥하러 가아아앗!!」

 

 

「――――적당히 하는거제엣!!」

 

 

도스에게 지지 않을 정도의 기세로 외친 것은, 어느새 거기에 있었는지, 한쪽 눈을 도스에게 빼앗긴 마리사였다.

굳어버린 윳쿠리들 사이를 지나, 도스를 노려보며 다가간다.

 

 

「그렇게 먹고 싶으면 직접 사냥하면 되는거제엣! 도스 주제에 자기 몫조차 마련 못 하는거제!? 너 같은 느긋하지 못 한―――――― 느베겟엣!」

 

 

「――――느, 느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

 

 

「에…… 도…… 스……? 거짓말…… 이지……」

 

 

광장을 가득 메운 비명 소리.

도스의 커다란 발 씨 아래에는, 모든 것을 빼앗긴 마리사가 납작하게 눌려 있었다.

너무나 충격적인 사태에 레이무조차 망연히 서 있을 뿐, 혼란은 가라앉지 않았다.

 

 

「건방지다구우우웃!! 약한 주제에에에!! 최강 도스에게 거역하지 마아아아아앗!!」

 

 

힘을 과시하는 도스의 옆에서 얼굴을 숙인 채, 앨리스는 하염없이 흘러내리는 눈물을 멈추지 않고 울었다.

결정적인 균열이 앨리스의 마음에 생겼다.

그 상냥했던 마리사가, 무리의 동료를 죽였다.

이렇게 누군가를 짓밟아서까지 느긋하려 하는 성격은 결코 아니었는데.

원인은 앨리스다, 도스 역시 몇 번이고 앨리스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런데도 앨리스는 멈추지 못했다. 기회는 얼마든지 있었는데.

그리고 마침내 죽여버렸다, 죽게 만들어버렸다.

 

 

「앨리스!! 도스는 아내를 슬프게 하는 짓은 절대 안 한다구! 그러니까 월동 걱정 같은 건 하지 마!」

 

 

악영향밖에 주지 않는 존재를 아내라고 부를 수 있을까.

꾀어내고, 타락시킨다. 이래서는 마치 동화에 나오는 나쁜 마녀가 아닌가.

주인공을 조종해서 악행을 저지르게 하는 마녀, 지금의 앨리스 그 자체다.

 

 

「아, 앨리스으읏!? 왜 울고 있는 거야아아아아앗!?」

 

 

「……느끅, 이제, 이제 그만해요! 흑끅, 이래선, 이래선 마치……」

 

 

「상냥함에도 한도가 있다구 앨리스으으으! 앨리스랑 도스는 특별하다구!? 그러니까 사실은 더욱더 느긋하게 있어도 괜찮다구우우!? 그러니까, 그게, 울지 마 앨리스으으으!!」

 

 

분노의 표정에서 일변, 도스는 안절부절못하며 한계까지 몸을 구부려 앨리스를 들여다본다.

역시 앨리스의 제안은 무엇 하나 도스의 생각을 바꾸지 못한다.

전혀 언제나와 같다.

이제 영원히 변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앨리스는 더 이상 아무 대답도 하지 않고, 그저 슬퍼할 뿐.

 

 

「너, 너희들 때문에 앨리스가 울어버렸잖아아아앗!? 느그으으! 이제 도스들은 돌아갈 거야!! 내일부터는 제대로 월동용 밥 씨를 준비하라구!! ……앨리스, 느긋하게 돌아가자? 집 씨에 돌아가면 느긋할 수 있으니까?」

 

 

「……앗, 도스! 기다렷!」

 

 

멍하니 있던 레이무가 황급히 불러 세우지만, 도스는 돌아보지 않고, 광장에서 폭풍우가 지나갔다.

뒤에 남은 것은 불안한 듯 족장을 바라보는 윳쿠리들과, 그에 대답할 수 없는 레이무와 파츄리.

살해당한 마리사의 아내 레이무가 시체 곁에 있지만, 무서울 정도로 무표정이다.

어쩌면 한쪽 눈을 잃고 나서 사냥을 할 수 없게 된 남편을, 성가시게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단지 물론 그 점에 대해 언급하는 윳쿠리는 없고, 말없이 레이무가 떠나버린 뒤에는 고독한 시체는 방치되었다.

바람이 강하게 불고, 차가움이 본격적인 겨울의 도래가 머지않았음을 산에 사는 자들에게 경고한다.

레이무는 강하게, 구렛나룻으로 땅을 내리쳤다.

 

 

 

 

 

 

 

 

 

 

 

 

 

 

 

 

 

 

 

 

「…………」

 

 

양만 보면 호화로운 식사 중에도 레이무와 파츄리 사이에는 거의 대화가 없었다.

레이무의 머릿속에서는, 방금 전 일어난 도스의 윳쿠리 살해 순간이 반복 재생되고 있다.

파삭파삭 이가 내는 소리만이 잠시 울리고, 그리고 겨우 레이무가 입을 열었다.

 

 

「…………이제, 도망칠 수밖에 없는 걸까나.」

 

 

「그건…… 이 장소를 버린다는 거니?」

 

 

「응…… 모두를 데리고, 말야.」

 

 

도스의 눈을 피해 이 장소를 탈출하는 것만이라면 어렵지 않다.

도스는 식량을 받을 때 외에는 거의 집 씨에서 나오지 않는다.

게다가 그 큰 집 씨도 조금 떨어진 장소에 있다.

몰래 무리 모두를 모으면, 들키는 일은 없을 것이다.

 

 

「무큐, 파체가 지적하는 편이 좋을까?」

 

 

「느하핫, 응, 그렇네. 어디에도 갈 장소 따위 없겠지.」

 

 

「그래. 조금………… 어렵겠네.」

 

 

행선지도 없이 도망치자고 호소해도, 찬동해주는 윳쿠리는 적을 것이다.

게다가 모처럼 모은 월동용 식량을 운반할 수단도 없다.

매우 현실적인 계획은 아니다. 도스보다 이 현실과 족장의 책임으로부터 도망치고 싶은 레이무의 푸념이었다.

 

 

「하지만 이제 달리 할 수 있는 게 없다구. 도스 월동용 식량 따위 모을 수 있을 리 없어……」

 

 

「그래, 우리들만으로는 모으는 건 무리……네. 그야말로…… 인간 씨에게 협력이라도 받지 않으면 무리네.」

 

 

「인간 씨…………인가. 야채 씨를 받을 수 있다면야…………」

 

 

「무큐, 그래. 그렇다면 지금까지 모은 밥 씨를 도스에게 전부 줘도 괜찮겠네.」

 

 

「느하하하하」

 

 

레이무가 엷게 웃는다.

인간 씨에게 의지하다니 생각하다니 꽤 몰렸구나, 하고 어딘가 남 일처럼 생각한다.

아무리 곤란한 사정을 설명해도 도와주지 않는다.

그런 것 뻔히 알고 있는데.

차라리 부탁하러 가서, 한 번에 으스러지고 싶을 정도다.

이렇게 고민하고 있는 것만으로, 많은 생명을 맡고 있는 중압감에 의해 먼저 으스러져 버릴 것 같으니까.

 

 

「저기 레이무. 이제…… 파체는 도스를 어떻게든 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

 

 

「…………죽인다는 거네.」

 

 

「…………」

 

 

파츄리가 말없이 고개를 끄덕인다. 그 눈에는 깊은 결의가 깃들어 있다.

도스 살해,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레이무는 고민했고, 결국 실행하지는 않았다.

같은 무리 일원을 죽이는 것에 대한 망설임 같은 감정이 원인은 아니다.

도스는 용서받지 못할 죄를 저질렀다. 무리 일원을 감정대로 짓밟아 죽인 것이다.

무리의 규칙도 타윳에게 해를 가한 자에 대한 제재를 허용하고 있다.

사형은 너무 무거운 벌은 아니다. 문제는 도스를 어떻게 처형하면 좋을까 하는 점이다.

 

 

「도스는, 강하지」

 

 

「무큐, 정말 아주 강하네」

 

 

「응, 버섯 독 같은 건 들을까나…………?」

 

 

「글쎄. 단지 너무 불확실한 수는 쓸 수 없어」

 

 

애초에 어느 버섯이 독을 가지고 있는지, 파츄리조차 판단할 수 없는 것이다.

그것을 알 수 있다면 버섯은 무리의 식탁에 더 자주 올랐을 것이다.

 

 

「이제, 모두 함께 싸울 수밖에 없는 걸까나」

 

 

「레이무, 그건…………」

 

 

「알고 있어, 많이 죽어버릴지도 모른다고. 하지만 모아둔 밥 씨를 건네면, 많은 가족이 월동할 수 없게 되어버려. 그렇다고, 건네지 않으면 어차피 싸우게 되어버릴 거야……」

 

 

「그래, 네. 이대로라면 조만간 도스는 날뛸 테니까, 네」

 

 

레이무는 결심을 굳혀가고 있지만, 그래도 파츄리는 망설이고 있었다.

도스의 강함의 원천인 비정상적일 정도의 몸 크기는, 그대로 갑옷이 되어 가장 급소인 중추 팥소를 지킨다.

의사 흉내를 내는 일도 있는 파츄리는 인간이 정한 명칭은 몰라도, 그 급소가 몸의 중심에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저 거체의 중심까지 꿰뚫을 수 있을 정도의 길이와 강도를 가진 가지를 마련할 수 있다 해도, 한 마리로 다루는 것은 어려울 것이다.

몇 마리가 협력하게 되면 재빠른 움직임은 할 수 없다.

움직임을 멈춘 곳에 모두 함께 가지를 밀어 넣게 되겠지만, 어떻게 거기까지 몰아넣으면 좋다는 말인가.

결국 전원이 맞서게 된다.

차라리 이대로 야습이라도――――――

 

 

「실례할게요, 족장, 파츄리」

 

 

「아, 앨리스! 어째서!」

 

 

「……어서 와 앨리스, 아마 올 거라고는 생각했어」

 

 

놀라는 레이무와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는 파츄리의 시선 끝에는, 긴장한 앨리스가 서 있었다.

천천히 집 안으로 들어와, 두 마리 앞에 앉는다.

 

 

「――――도스 이야기를 하고 있었죠」

 

 

「늣! 그래…… 맞아……」

 

 

「정확히는 도스를 죽일 방법을 생각하고 있었어, 앨리스」

 

 

「파, 파츄리!」

 

 

「그래, 역시…… 이제 안 되는 거네. …………미안해요, 당연하네요. 도스는 돌이킬 수 없는 짓을…… 해버렸으니까요」

 

 

마치 숨기려 하지 않는 파츄리의 발언에도, 허탈할 정도로 앨리스는 냉정했다.

레이무는 틀림없이 울면서 생각을 고쳐달라고 간청해 올 거라고 생각했는데.

여기에 온 시점에서, 그녀 자신 무언가 각오를 다지고 온 모양이다.

 

 

「잘 앨리스 혼자서 왔네」

 

 

「네, 족장들에게 사과하고 온다고 했더니, 도스는 몇 번이고 말렸지만, 마지막에는 납득해 주었어요. 역시 아무래도―――― 죽여버린 것은 신경 쓰이는 모양이에요」

 

 

「하지만 도스는 분명 식량을 마련하지 않으면 화낼 거야. 많이 날뛰고, 그리고 또 누군가 죽어버리겠죠」

 

 

「도스는 앨리스의 이야기를 많이 들어주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들어주지 않아요. 아마, 앨리스가 아무것도 몰랐던 시절 그대로라고 생각하는 거예요. 앨리스는 이제 무리의 윳쿠리인데………… 아직 스스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버려진 윳쿠리라고 생각하는 거예요」

 

 

흐릿한 눈으로 웃는 앨리스는, 덧없고 그리고 역시 아름다웠다.

앨리스에게는 앨리스의 고뇌가 있었던 것은 확실할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것보다 왜 앨리스가 여기에 왔는지가 문제다.

단지 사죄하러 온 것뿐이라면 여기서 들은 것은 잊고, 도스의 기분을 상하게 하기 전에 돌아가게 하면 된다.

만약 자신들을 막으러 왔다고 한다면, 그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

――――최악의 경우, 앨리스를 방패 삼아서라도 도스를 쓰러뜨린다.

레이무와 파츄리는 이제 거기까지 각오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앨리스는………… 뭐 하러 온 거야?」

 

 

「앨리스 역시 모두에게서 더욱 식량을 빼앗는 것이, 얼마나 잔혹한 일인지 정도는 알아요. 단지, 그것은 도스만이 아니라, 오늘까지 막지 못했던 앨리스에게도 책임이 있어요……」

 

 

「지금은 이제, 그런 것은 아무래도 좋아 앨리스. ……중요한 것은 지금, 파체들은 도스를 죽이려 하고 있다는 것이야」

 

 

「알고 있어요 파츄리, 그런 것…… 알고 있을 게 뻔하잖아요……!」

 

 

이 이상, 도스가 누군가를 상처 입히는 모습에는 견딜 수 없다.

도스가 고함칠 때마다, 가장 깊게 상처 입는 것은 추억 속의, 상냥했던 마리사의 모습이니까.

언젠가 자신을 계속 탓하는 밤을 넘길 수 없게 되었을 때, 앨리스는 도스에게 결정적인 말을 던질 것이다.

도스는 믿을 수 없다고 한탄하고, 거짓말이라고 부정하고, 그래도 돌아오지 않는 앨리스를 마지막에는 죽여버릴 것이다.

그렇게 되면 이제 도스의 흉행은 멈추지 않는다. 더욱 과격해지고, 분노의 화살을 무리 전원에게 향할 것이다.

앨리스가 두려워하는 최악의 배드 엔딩이다. 자신이 죽는 것은 상관없다.

도스가 이렇게 된 책임, 그 벌이라면 받아들인다.

하지만 적어도 무리만은 지키고 싶다. 버려진 자신을 살려준 무리를.

그래서 앨리스는 여기에 왔다.

 

 

「…………협력해준다는 걸로 괜찮은 거네. 도스를 죽이는 것에」

 

 

「네. 정말로………… 달리 수가 없다면」

 

 

「무큐, 갑자기 인간 씨가 야채를 잔뜩 기부해주거나 하면, 도스와 싸울 필요는 없겠네」

 

 

농담을 할 때 "무큐"하고 한숨 쉬는 파츄리의 버릇이, 일어날 리 없는 기적이라고 가르쳐준다.

그래도 그 기적에 매달리고 싶어질 정도로 앨리스는 망설이고 있다.

당연하다, 사랑하고 있는 것이다 도스를. 사랑하지 않았다면 여기까지 마음 아파하지 않았을 것이다.

단지 마리사였던 시절에 끌렸던 상냥함을 기억하지 못했다면, 벌써 도스와의 관계는 붕괴했을 것이다.

확실히 그 남편은 변해버렸다.

타인을 폭력과 공포로 지배하게 되었지만, 그래도 집 씨 안에서는 옛날과 변함없는 조금 부끄럼쟁이인 남편인 것이다.

하지만 이 이상 앨리스가 주저하면 희생자는 늘어날 뿐.

 

 

「느긋하게 생각해요, 앨리스」

 

 

「…………네」

 

 

――――세 마리의 회의는 길어졌다.

겨우 앨리스가 집 씨로 돌아왔을 때는, 마침 걱정한 도스가 마중 나가기 위해 나온 참이었다.

눈이 마주치고 도스의 기쁜 듯한 표정을 본 순간, 앨리스는 감정의 격진에 소리 지를 뻔했다.

배신하고 있다는 죄의식, 무리를 위해서라는 변명을 늘어놓는 비겁한 자신에 대한 분노, 그리고 도스에 대한 애정.

그것들을 내부에 억누르고, 웃어 보이는 앨리스는 확실히 마녀라고 부르기에 걸맞은 모습이었다.

 

 

다음 날 낮, 무리 외곽, 밭으로 이어지는 길 위에 앨리스와 레이무, 파츄리 세 마리가 서 있었다.

잠 부족이 얼굴에 역력히 떠올라 있었다. 태양에 비춰진 그들의 표정은 그럼에도 어두웠다.

 

 

「그럼, 정말 괜찮은 거지 앨리스?」

 

 

「네, 이것만큼은 앨리스에게 맡겨줬으면 해요」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말할게. 파체는 당신이, 인간 씨에게 살해당할 거라고 생각해」

 

 

「알고 있어요」

 

 

이제부터 앨리스는 인간에게 부탁하러 가는 것이다.

물론 인간에게 소원을 이루어 받은 윳쿠리 따위, 아직 한 마리도 존재하지 않는다.

모두가 부탁한 시점에서 그 생명을 끝내고 있다.

자살 행위라고 표현하기보다, 단순히 자살인 것이다.

무리의 문제를 항상 염려해 온 레이무와 파츄리는, 더욱더 그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이제 말리지 않는다. 이것은 이제 정해진 일인 것이다. 무엇보다 앨리스가 자신을 살려달라고 부탁했으니까.

 

 

「앨리스가 모두 중에서 가장 인간 씨와 이야기해 본 적이 있고, 그 밭의 인간 씨 얼굴도 기억하고 있어요. …………게다가, 앨리스 따위 죽어버려도……」

 

 

「앨리스…… 그 이상 말하면 화낼 거야?」

 

 

「레이무는 앨리스가 죽으면 슬프다구! 그러니까 그런 말 하지 마!」

 

 

「고마워요…… 미안해요, 제멋대로 말해버려서」

 

 

잠시 말없이 서로를 바라본다.

이것이 이 세상에서 마지막 대화가 될지도 모른다.

위험성은 다소 다르더라도, 세 마리가 오늘 목숨을 거는 것은 변함없다.

앨리스는 머리의 위화감을 지우려는 듯 몸을 흔들고는, 극히 밝게 작별을 고했다.

 

 

「그럼, 족장 파츄리! 앨리스는 다녀올게요!」

 

 

「앨리스! ……무리라고 생각하면 도망쳐도 괜찮으니까!」

 

 

「우후후, 고마워요 족장! 괜찮아요, 분명 잘 해낼게요」

 

 

앨리스는 죽을 생각이다. 적어도 죽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렇지 않다면, 이런 역할에 지원할 리가 없다.

레이무도 파츄리도 그것은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그것을 지적한다고 해도, 언제나처럼 슬프게 웃으며 얼버무릴 뿐일 것이다.

 

 

「앨리스…… 부디 조심해」

 

 

「고마워요 파츄리, 당신도 족장도 조심하세요」

 

 

그렇게 말하고 앨리스는 산을 내려갔다.

레이무와 파츄리는 그 모습이 보이지 않게 될 때까지 배웅한다.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들은, 이제 되돌아갈 수 없는 그들에게 손을 흔드는 것 같았다.

 

 

 

 

 

 

 

 

 

 

 

 

 

 

 

 

 

 

 

 

「크, 큰일이야아아아아아!! 도스으으으으!!」

 

 

「느엣!? 뭐, 뭐야!?」

 

 

앨리스에게 이끌려 잠든 낮잠에서 도스가 눈을 뜨자, 옆에 사랑스러운 반려자의 모습이 없었다.

또 족장 집에라도 가 있는 걸까 생각하며, 무럭무럭 불쾌감이 부풀었다.

자신도 찾아가서 족장에게 조금 불평이라도 해주려 생각하던 참에, 갑자기 비정상적으로 당황한 마리사가 뛰어들어 온 것이다.

 

 

「뭐야!? 도스들 집에――――」

 

 

「애, 앨리스가! 이, 인간 씨에게! 야채를 받으러 갔다가 살해당했대! 족장이!! 그래서 도스를 불러오라고 해서!! 애, 앨리스가아아앗!!」

 

 

「――――――하? 느, 하아아아아아아아!?」

 

 

머릿속이 단숨에 맑아졌다.

쿵쾅쿵쾅 중추 팥소가 작은 폭발을 반복한다.

앨리스가 인간에게 살해당했다? 족장이 부르고 있다?

시야가 빙글빙글 돈다.

 

 

「지금 족장들이랑 모두 함께! 앨리스의, 시, 시체를 옮기고 있는거제!! 빨리!! 이쪽이야아아아아앗!!」

 

 

「느윽, 잠깐 기다렷! 느그윽!! 으그그그그그그그으으으!!」

 

 

마리사가 땋은 머리로 방향을 가리키고, 그대로 뛰어간다.

황급히 혼란스러운 채 도스도 서두른다.

모든 움직임이 느리게 느껴진다, 주위가 색을 잃는다.

격렬한 긴장과 공포로 호흡이 가늘고 빨라진다.

아니야, 틀림없어, 앨리스가 죽을 리가 없어.

앨리스는 특별한 존재야, 인간 따위가 죽일 수 있을 리 없어.

 

 

「늣! 도스!! 애, 앨리스가앗!」

 

 

「비켜어어엇!!」

 

 

무언가 설명하려는 족장의 모습은 전혀 인식되지 않았다.

도스의 형상에 놀란 윳쿠리들이 물러선 중심, 거기에 전 의식이 집중되어 있었으니까.

질척질척해진 팥소 덩어리와, 거기에 섞인 금빛 머리카락.

그리고 그 위에 있는――――― 잘못 볼 리 없는 세계 제일 아름다운, 앨리스의 장식.

 

 

「거짓말이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앨리스의 장식을 땋은 머리로 움켜쥐고, 산기슭까지 울릴 정도의 목소리로 도스는 통곡했다.

아무리 부정해도 죽음의 냄새가 그 부정을 더욱 부정한다.

죽음을 긍정하는 냄새에 둘러싸여, 폭포 같은 눈물은 더욱 기세를 더한다.

 

 

「왜!! 어째서 앨리스가아아아아아앗!! 싫어어어어어어어어어!!」

 

 

미쳐 날뛰는 도스의 몸에 주위 윳쿠리가 부딪힐 뻔하여, 황급히 거리를 둔다.

뒹구는 도스는 갓 태어난 아가야처럼, 이성 없이 외치며 계속 운다.

앨리스가 죽었다, 죽어버렸다. 이제 두 번 다시 만날 수 없다.

 

 

「느보오오오오오오오오오!!! 애디스으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

 

 

무언가 말을 걸려던 레이무도, 포기하고 물러선다.

모자가 으스러지든 나무에 부딪히든 도스는 멈추지 않았다.

충분히 시간이 흐르고, 몇 번 땅에 이마를 박고 나서야, 딸꾹질 같은 울음소리로 변했다.

거기에 레이무가 이 비극의 원인을 (거짓으로) 이야기한다.

 

 

「도스! 앨리스는 말야! 최근 짜증 내던 도스를 위해 야채 씨를 받으러 갔던 거야! 야채가 있으면! 분명 도스도 모두에게서 밥을 빼앗지 않을 거라고! 그래서 앨리스는! 인간 씨에게로!!」

 

 

「힛끅…… 도스를 위해……? 야채 씨……? 왜, 왜애애애애엣!? 밥 따위, 왜냐면, 앨리스으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

 

 

「그런데 앨리스가 조금 부탁했을 뿐인데! 인간은…… 앨리스를…… 앨리스를 죽여버렸다구!! 그것만이 아니라, 레이무들에게! 앨리스의 시체를!! 던져왔단, 말, 이야아아아아앗!!」

 

 

「우, 웃기지 마아아아아아아아아아!! 죽여버릴 거야아아아아!! 죽여버릴 거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분노가, 금방이라도 안에서 껍질을 터뜨릴 정도의 분노가, 억누를 수 없다.

머리가 쿵쿵 시끄럽다, 미쳐버릴 것 같다.

앨리스를 그런, 그런 개미보다도 하찮은 이유로 죽인 인간.

지금 바로 짓밟아 가루로 질척질척하게 만들어주마! 응응과 섞어 화장실에 버려주마!

 

 

「어디에 있는 거야 그 인간은아아아앗!? 죽인다아아아아아아아!! 절대로 도스가 죽인다아아아!!」

 

 

「근처 밭 씨야!! 아마 아직 거기에 있을 거야아아아앗!!」

 

 

「느가아아아아아아아아아!!!」

 

 

듣자마자 전력으로 밭까지 나아간다.

굴러떨어질 듯한 기세로 산을 내려가는 도스의 눈은 새빨갛게 충혈되었고, 너무 세게 악문 이가 기치기치 소리를 내고 있었다.

미쳐버릴 듯한 분노가 몰아세운다, 죽여라, 앨리스의 원수를 갚으라고.

빨리, 지금 당장, 지금!

 

 

「느다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밭이 보였지만, 안에는 인간이 없다.

이대로 돌진해서 완전히 박살 내주마.

그리고 나온 인간은 바로 죽이지 않아, 후회하고 후회하게 만들고, 괴롭힌 후에, 더욱 괴롭힐 것이다!

 

 

「느고오오오오오오오오오옷!!!」

 

 

나무들 사이를 빠져나와서도 기세를 죽이지 않는 도스.

 

 

「느오오오라아아아아아―――― 브베에에엣!?」

 

 

밭으로 마지막 돌진을 위해 발을 디딘, 분노로 들끓는 몸을, 여태껏 겪어보지 못한 충격과 고통이 덮쳤다.

콰앙! 하고 수면을 판자로 힘껏 내리치는 듯한 소리가 나무들 사이를 빠져나가고, 한순간 늦게 도스의 고통으로 이루어진 비명이 뒤따랐다.

 

 

「아파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정말로 기어왔군.」

 

 

1미터가 조금 안 되는 삽을 이용한 완벽한 기습 풀스윙은, 도스의 분노를 산산조각 내고, 모든 것을 격통으로 덮어썼다.

온몸이 발성 기관이 된 듯한 도스의 통곡은, 찌릿찌릿 공기를 흔들며 산의 새들을 놀라게 한다.

청년은 눈을 크게 뜨고 대략 한 달 치의 오줌을 분출시키는 도스에게 천천히 다가가,

삽을 휘둘러 올려 무방비한 발 씨에 힘껏 찔러 넣어, 세로로 갈라버렸다.

 

 

「아기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

 

 

도스의 절규는 전혀 개의치 않고, 그대로 삽을 꾹꾹 움직여, 발 씨를 파괴한다.

그럴 때마다 도스가 연주하는 음색은 변하지만, 그 본질은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 문자 그대로 몸이 찢어지는 고통이다.

발 씨가 너덜너덜해져 버려서는, 도망칠 수도 없다.

하지만 애초에 완전히 고통에 침식된 사고 회로는, 자신이 무엇을 당하고 있는지조차 파악하지 못한다.

그저 그저 통각 처리에 몰두하고, 많은 처리하지 못하는 것들이 입에서 소리가 되어 튀어나간다.

――――――이것이 도스와 인간의 극히 평범한 힘의 관계였다.

 

 

「ㅅ기이이기이기잇끅끅끅끅끅기기기기기기이이이!!」

 

 

온몸이 통각 신경이고, 게다가 고통에 매우 약한 윳쿠리에게 있어서, 몸이 커지는 것은 약점이 그대로 커지는 것과 같은 것이다.

아무리 중추 팥소를 지키려 해도, 견딜 수 없는 고통을 받으면, 이렇게 발광 직전으로 몸부림치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다.

확실히 연약한 윳쿠리가 상대라면 거대한 몸은 절대적인 이점이다.

단지 아무리 커져도 고통스러워하는 것은 고쳐지지 않는다.

그러니 이렇게 발 씨를 빼앗아, 날뛸 수 없게 해버리면 보통 윳쿠리와 다르지 않다.

 

 

「갸끅!! 히기극이이잇!! 아기기기이이잇!! 느기이이이!!」

 

 

게다가 말하자면, 강대한 몸은 원래 적은 기동력을 완전히 빼앗는다.

윳쿠리는 자신의 키 정도까지 뛸 수 있지만, 도스가 되면 그렇지는 않다.

점프력은 마찬가지로 보통 윳쿠리의 키 정도밖에 되지 않고, 또 그렇게 몇 번이고 뛸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거대한 몸을 운용하는 데는 그만한 에너지가 필요한 것이다.

그래서 평소 이동은 스윽스윽 발을 띄우지 않는 방법을 택한다.

당연히 속도는 나지 않는다. 거대한 달팽이가 기어 다니는 것과 같으니까.

그 체중은 확실히 위험하지만, 인간이 상대라면 기절이라도 하지 않는 한 짓누르는 것은 어렵다.

 

 

「그만해베에에에에갸아아아아아아아아!! 쑤시지 마그에에에에에에에!! 아퍄이이이이이!!!」

 

 

이미 치명상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도스의 몸은 베어져 열려 있다.

이제 제대로 몸부림치는 것조차 할 수 없지만, 비명만은 기세를 잃지 않고 삽의 움직임에 맞춰 튀어나온다.

 

 

「기규웃! 크기이이이이!! 그마안깃에에에에에에엣!!」

 

 

인간으로서는———— 약한 것이다, 도스는.

움직임은 느리고, 맨손으로 힘껏 때리면 금방 싸울 의지를 상실한다.

아이가 마주치면 확실히 위험할지도 모르지만, 애초에 아이가 마주쳐도 안전한 야생동물이 압도적으로 적다.

곰이나 멧돼지나 들개가, 큰 도스보다 훨씬 위험한 것이다.

도시 전설이나 영화에서는, 도스는 종종 마치 신화 속 괴물처럼 다루어지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픽션 속 도스는 열광선을 쏘고, 때로는 모습을 감추고, 경이적인 도약력을 발휘한다.

그러한 도스가 존재했다는 기록은 없고, 적어도 지금 청년에게 깎이고 있는 도스에게 그런 힘은 없다.

 

 

「어째에에에에엣!! 왜 이런 짓을 하는 거어어엇!! 네놈이잇아아아앗!! 도스의 앨리스를 기이이아파이이이이이!! 가아아아아아아아아아!!」

 

 

「끈질기네.」

 

 

반쯤 미쳐서 외치던 도스가 겨우 자신을 삽으로 구타하는 청년의 존재를 깨달았다.

앨리스를 죽인 인간을 인식하고 분노가 부활하지만, 즉시 격렬한 고통에 짓눌린다.

왜 이런 꼴을 당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나쁜 것은 누가 어떻게 생각해도 인간 쪽이다. 사랑스러운 앨리스를 잔학하게 죽였다.

정의는 도스에게 있다. 그런 간단한 것조차 모른다는 말인가.

 

 

「아기이이이잇!! 그만해라아아아앗!! 히그이이이잇!! 나쁜 것은 망할 인간 쪽이잖아아아아아앗!? 그런데 왜 도스에게 이런 짓을 하는 거야아아아앗!!」

 

 

역시 지쳤는지 청년의 난타가 멈춘다.

온몸에 있는 찢어진 곳에서 팥소가 새어 나오지만, 도스는 아직 살아 있다.

새로운 고통을 찔리지 않게 되었기 때문에, 사고력이 조금 회복된다.

단지 너덜너덜한 몸은 움직이려 의식할 때마다, 그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고통으로 전한다.

 

 

「도스는 정의라구우우우!! 그런 도스를 어째서어어어어어어어!! 그만해!! 아바아아앗!! 하가아아아앗아앗! 도스의 이빨이이이이이잇!!」

 

 

이렇게 찌르고 베어도 아직 의식이 있는 도스에게, 질렸다는 모습으로 청년은 삽을 다시 치켜들더니, 그대로 자루 부분으로 도스의 안면을 후려갈긴다.

날카로운 끝으로 파낼 때의 감촉과는 달리, 가벼운 분쇄감과 스티로폼을 때리는 듯한 저항감이 전해져 온다.

연이어 네 발을 때려 박아, 추하게 일그러진 얼굴을 함몰시킨다.

 

 

「잇챠!」

 

 

「보오고고오오오오오옷……!!…… 오고오…… 칵, 카캇헤에……」

 

 

마무리하려는 듯 상반신을 추처럼 휘둘러 내리꽂은 일격은, 도스의 깊숙한 곳까지 파고들었다.

쿠힌쿠힌 경련하는 도스, 주르륵 가장 크게 찢어진 발 씨로부터 시-시- 섞인 체내 팥소가 흘러나온다.

조용해진 도스를 앞에 두고 청년은 호흡을 가다듬더니, 삽을 던졌다.

이렇게 크면 뒷정리를 안 할 수가 없다.

귀찮지만 자신의 밭이니 어쩔 수 없다. 몇 명에게 도움을 청해야겠다고 생각하며 청년은 마을로 돌아간다.

 

 

「오가아아…… 아파이이이…………」

 

 

뒤에 남겨진 너덜너덜한 도스는, 그럼에도 아직 의식이 있었다.

부위가 아닌 하나의 커다란 통증 발신원이 된 몸은, 전혀 움직일 수 없다.

눈이, 눈이 보이지 않는다. 명암까지 애매한 눈동자는 스크린을 잃어버렸다.

자신이 지금 어떤 모습이 되어 있는지 상상하는 것이 두렵다.

발 씨는 아직 붙어 있을까. 얼굴은, 도스의 얼굴은 어떻게 되어 있지?

눈알 씨는 제대로 두 개 있을까? 보이지 않는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무서워이이이…… 무서워어어…………!」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자신의 끔찍한 상상에 떨고 있는 도스.

그런 그에게 말을 건 것은, 방금 전의 인간이 아니라.

――――무리의 족장, 레이무였다.

 

 

「도스………… 아직 레이무 이야기 들리는 걸까나? 들린다면 대답해줬으면 좋겠다구」

 

 

「늣……!? 조, 족자앙? 족장인거어…………?」

 

 

보이지 않는 눈을 그럼에도 목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향하려, 도스가 몸을 기울이지만, 금세 격렬한 통증이 생긴다.

족장만이 아니라 여러 기척을 느낀다.

그러고 보니, 그들은 지금까지 어디에 있었던 걸까.

 

 

「어째서…… 어째서 도스를 안 도와준거야앗……! 앨리스의 원수가 있었는데에엣!!」

 

 

「그건 말이지, 도스. ――――――우리들이 인간 씨를 불렀기 때문이야」

 

 

「――――에?」

 

 

파츄리의 말은 확실히 들었지만, 의미를 잘 모르겠다.

인간을 불렀다고? 왜? 그리고 어떻게?

 

 

「도스가 어제 마리사를 죽였을 때 말야. 레이무는 족장으로서 도스의 제재를 결정했다구」

 

 

「하……? 뭐…… 웃, 웃기지 마아……!! 도스는 도스라구우우…… 컥!」

 

 

흥분한 탓에 몸에 힘이 들어가 버려, 찢어진 곳에서 흘러나오는 팥소의 기세가 조금 강해지고, 입가에서도 흘러나왔다.

도스에게 반항한 윳쿠리를 죽였을 뿐인데, 도스를 제재하려 하다니. 용서할 수 없다.

 

 

「물론 순순히 받아들일 리 없다고, 파체들은 알고 있었어. 그래서 말이지, 파체들은 도스를 인간 씨에게 제재받도록 하려고 생각했던 거야」

 

 

「인간에게………… 그럼, 그렇다면, 아까 그 인간이 있었던 것도…………」

 

 

「…………그래. 레이무와 파츄리랑―――― 그리고 앨리스가 불렀던 거야」

 

 

「느………… 에, 앨리스……? 불렀다고……?」

 

 

왜 여기서 앨리스의 이름이 나오는 걸까.

점점 더 영문을 알 수 없게 된 도스에게, 두 마리는 모든 것을 이야기하기 시작한다.

 

 

「앨리스가 인간 씨에게 야채를 받으러 갔다는 것은 말이지. ――――――거짓말이야」

 

 

「――――――하?」

 

 

너무나 예상 밖이었던 파츄리의 말에, 완전히 순수한 갓 태어난 아가야 같은 목소리를 내버리는 도스.

레이무가 계속한다.

 

 

「도스가 앨리스의 시체라고 착각했던 것은 말야. 어제 도스가 죽인 마리사라구?」

 

 

「뭐, 에……? 마리…… 사?」

 

 

「장식은 앨리스의 것이야. 하지만 말이지, 시체는 다른 거야. 도스, 당신이 으스러뜨린 마리사 위에 장식을 올리는 것을, 앨리스는 허락해 주었어. 생각했던 대로, 당신은 장식에만 눈알 씨가 갔던 모양이네. 무큐, 당신의 앨리스는 언제부터 내용물이 팥소가 된 걸까」

 

 

「무슨………… 에……? 앨리스가…… 아니었어……?」

 

 

파츄리가 말한 대로, 시체 자체를 제대로 확인했던 것은 아니다.

아내가 죽었다고 해서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장식이 달린 시체 따위를 보여줬으니 무리도 아니다.

속았다는 것에 대한 분노보다, 앨리스의 일이 신경 쓰여 어쩔 수 없었다.

 

 

「애, 앨리스는 살아있는 거야아아앗!? 느컥!! 앨리스는 어디 있는 거야아아아아앗!!」

 

 

「여기에 있어요」

 

 

「느…… 에……?」

 

 

도스가 아주 좋아하는 맑은 목소리가 들린다.

잘못 들을 리도 없고, 죽었을 터인 사랑하는 아내의 목소리였다.

이 눈이 보이지 않는 것이 원망스럽다, 어떻게든 앨리스의 모습을 확인하고 싶다.

도스에게는 보이지 않지만, 레이무와 파츄리가 한 걸음 물러선다.

 

 

「앨리스는 말이죠. 그 인간 씨에게 부탁하러 갔던 거예요」

 

 

「앨리스……? 앨리스!? 앨리스 맞지!! 앨리스으으으으읏!! 다행이다아아아아아앗!! 살아있었구나아아아아엣!!」

 

 

「먼저, 곧 도스가 밭 씨를 망치러 옵니다, 라고 알려주었어요」

 

 

「――――――느헤?」

 

 

지금 앨리스는 뭐라고 했지?

애초에 왜 앨리스는 도스를 걱정해주지 않는 거지.

마치 족장이나 파츄리와 협력해서, 도스를 속인 것 같잖아.

그것만이 아니라, 마치, 마치 도스를――――――

 

 

「아니지……? 앨리스는 속이려던 거 아니지……? 왜냐면 도스는 앨리스를……!」

 

 

「――――그리고 부탁했어요. "도스를 제재해주세요"라고」

 

 

「거, 거짓말이야아아아아아아아아아!!! 어째서!? 어째서 앨리스가 도스를 죽이려 하는 거야아아아아아앗!?」

 

 

결정적인 한마디가 마침내 앨리스의 입에서 나왔다.

명백한 배신이었다. 사랑했던, 무엇보다 사랑했었는데.

슬픔인지 분노인지 모를 감정이, 도스를 몰아붙인다.

눈물이 멈추지 않는다. 왜, 어째서 앨리스가 도스를 죽일 필요가 있는 거야.

 

 

「도스는 앨리스를 위해에에엣!! 잔뜩 노력했다구우우우웃!? 전부! 전부 앨리스를 위해서인데에에에엣!! 앨리스으으우우우우웃!!」

 

 

「미안해요. ……정말로」

 

 

「느가아아앗아아아아앗!! 앨리스으으!! 대답해라아아아아아아앗!! 느끅컥!! 왜 도스를 배신한 거야아아아아아아!!」

 

 

앨리스가 시선을 피하려 하지만, 고개를 흔들어 생각을 바로잡고 도스를 다시 바라본다.

도스의 눈은 빛을 잃은 듯하다.

걱정하기보다 먼저, 모습을 보이지 않아 다행이라고 안도하는 자신을 깨닫고 말아서, 자기혐오가 구토감을 부른다.

 

 

「앨리스으으으읏!! 어디야아아아앗!! 앨리스으으으!!」

 

 

「…………도…… 스, 앨, 리스는……」

 

 

무엇보다 대답하라고 해도, 목소리가 떨려서 제대로 말을 이을 수가 없다.

사죄는 배신했다는 사실에 대해 너무나 무력해서 의미를 갖지 못했다.

도스의 폭거, 수많은 용서받지 못할 행위는 무리 누구나 알고 있다.

하지만 앨리스에게만은 그것을 비난할 권리는 없다.

도스가 빼앗은 밥을 먹고, 죄책감을 나날이 얼버무리고, 도스를 막지 않았다.

막으려고 생각했다거나,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았다거나 하는 것은 단지 변명이다.

막지 않았던 것이다, 남편의 폭주를.

 

 

「앨리스는, 앨리스는 말이죠」

 

 

「느끅게보에에에엣!!…… 흐그으ー…… 느그으ー……!!」

 

 

그리고 배신했다. 도스가 아니다, 남편을 팔아넘긴 것이다.

자신에 대한 규탄으로 앨리스의 정신은 삐걱삐걱 균열이 가고, 죄를 셀 때마다 너덜너덜 무너졌다.

도스와의 기억이 무너져 내리고, 무리에서의 생활이 벗겨져 떨어지고, 되살아나는 것은 주인 언니야에게 들었던 동화.

 

 

「……마녀예요, 도스. 아하하, 그래요, 앨리스는 나쁜 마녀였어요. 누군가를 속여 웃는, 무서운 무서운 마녀인 거예요」

 

 

「…………모르겠다구…… 컥!! 앨리스가 무슨 말을 하는 건지 모르겠다구우우우우우우……!」

 

 

이윽고 도스의 죽음이 찾아온다.

족장도 파츄리도 그리고 무리의 누구도, 침묵하며, 가만히 최후를 기다리고 있다.

 

 

「미안해요――――――마리사」

 

 

「앨리…… 스………… 코폿………」

 

 

앨리스의 말, 그리고 도스의 움직임이 멎는다.

살아있다 해도 이제 들리지 않을 것이다.

앨리스가 조용히 입술을 깨물어 끊어내며 버틴다, 마치 우는 것조차 죄라는 듯이.

그 옆에서 도스의 끝을 확인한 레이무가 외친다.

 

 

「모두!! 도스를 잘 봐!! 이게! 이게 인간 씨의 힘이야!!」

 

 

「…………」

 

 

「저렇게 강했던 도스가!! 단 한 명의 인간 씨에게 져버리는 거야!!」

 

 

폭군이 쓰러졌는데도, 기뻐하는 이는 전무했다.

앨리스를 신경 쓰는 것이 아니다. 도스를 불쌍히 여기는 것이 아니다.

인간이라는 현실을 알아버린 것이다.

도스는 최강의 윳쿠리, 많은 윳쿠리가 뭉쳐도 이길 수 없는 압도적인 힘의 상징.

그것이, 이렇게 일방적으로 당해버리는 것인가.

 

 

「느끅…… 느끅…… 느에에에에에에에엣!!」

 

 

정신 차리고 보니 한 마리, 그리고 또 한 마리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눈물은 전염되고, 정체 모를 슬픔이 그들을 적신다.

도스를 쓰러뜨리기 위해 전원이 연기했다.

인간에게는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원하는 대로의 결과일 텐데, 어째서 눈물이 멈추지 않는 걸까.

 

 

「힛끅 느에에에에에에!! 느에에에에엣!!」

 

 

계속 눈물을 흘리는 그들 곁으로 농작업용 외바퀴 손수레를 민 청년이 도착한다.

도스를 일방적으로 유린하는 모습을 특등석에서 보여진 윳쿠리들에게 긴장이 흐른다.

족장으로서의 책임감에서 레이무가 모두를 감싸듯 앞으로 나선다.

파츄리도 그 뒤를 따른다. 청년이 눈치챘다.

 

 

「음? 너희들은 뭐 하고 있는 거야?」

 

 

「느끅끅, 이, 인간 씨! 도스를………… 느끅, 해치워줘서 감사합미다앗!!」

 

 

「모두 감사 인사를 하는 거야! 머리를 꾸벅 숙여요!」

 

 

「감사합미다앗!!」

 

 

「오오」

 

 

수십 마리의 윳쿠리로부터 감사를 받은 청년은 놀라고, 그러고 나서 조금 웃으며 아아, 하고만 대답했다.

직접 교섭해 온 앨리스의 공허한 모습은 다소 마음에 걸리지만, 일부러 그 이유를 묻지는 않는다.

청년으로서는 도스가 온다는 정보가 진실이었으므로, 일시적이지만 이 윳쿠리들에게 호감을 품고 있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도 청년은 슥슥 도스의 몸을 잘라내고, 도스의 잔해를 외바퀴 손수레에 실어간다.

 

 

「으…………」

 

 

그로테스크한 광경에도 무리의 윳쿠리는 눈을 피하지 않는다.

넋이 나간 듯한 표정으로, 소년의 작업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다.

악취가 얽혀오지만, 그래도 저것이 도스라니 믿을 수 없다.

도스가 죽었다. 최강 최대의 윳쿠리가 허무하게 인간에게 살해당했다.

최대의 문제가 해결되었을 텐데, 마지막 희망이 끊어진 듯한 절망감.

그것은 레이무, 그리고 총명한 파츄리조차 그 감정의 이유를 찾지 못하고 있었다.

 

 

「영차…………」

 

 

덜컹덜컹 소리를 내며, 가득 찬 외바퀴 손수레를 적당한 곳까지 옮겨가는 청년.

그래도 아직 도스의 시체는 남아 있다.

바람에 나부끼는 주인을 잃은 모자. 긴 금발이 춤춘다.

죽음의 얼굴은 고통으로 인한 고뇌가 아니라, 바닥이 보이지 않는 절망이 확실히 그려져 있었다.

무적을 과시하고 있었는데 전혀 저항하지 못한 채 학대당하고,

그것이 잘못이었다고 후회하는 것조차 허락받지 못한 채 돌이킬 수 없는 몸이 된 도스.

모든 힘을 잃고 처음으로 마음속 깊이 도움을 청한 순간, 살아갈 동기에 배신당한 마음은, 분명 직시하기 어려운 상처를 드러냈을 것이다.

 

 

「…………애, 앨리스」

 

 

「안 돼요, 레이무. 안 돼」

 

 

무언가 조금이라도 위로를 하려고 레이무가 말을 걸었지만, 바로 파츄리가 그것을 꾸짖었다.

어떤 말도 지금의 앨리스에게는 닿지 않는다.

치료약은 물론 칼도 되지 않고, 앨리스를 스쳐 지나갈 것이다.

얼어붙어버린 표정으로, 남편의 시신 쪽을 향하고 있다.

 

 

「조, 족장, 이제 돌아가는거제……! 느끅, 이 이상, 도스를 볼 수 없는거제」

 

 

「첸도, 이제 돌아갈래-. 여기에 있으면………… 많이 슬프다는 거네-」

 

 

「……그렇네. 이제, 돌아갈까」

 

 

듣고 나서야 레이무의 머릿속에 "돌아간다"는 선택지가 없었다는 것을 깨닫는다.

왠지 이 자리를 떠나서는 안 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제 목적은 달성했다, 그럴 것이다.

모두를 돌아보며, 레이무가 호령을 건다.

 

 

「늣!………… 그럼 모두! 무리로 돌아가자!」

 

 

「아- 잠깐 잠깐! 너희들 좀 기다려!」

 

 

「느늣!? 이, 인간 씨!?」

 

 

어느새 돌아와 있던 청년에게 멈춰 세워져, 당황하는 레이무.

돌려보내주지 않는다는 것은 설마, 설마――――

 

 

「자, 이거 줄게. 너희들이 가져가」

 

 

「느, 에?」

 

 

청년이 외바퀴 손수레를 뒤집자, 우수수 다양한 채소가 땅에 굴러떨어졌다.

상당한 양이 있다.

상황이 전혀 이해되지 않아 굳어버린 레이무를 대신해 파츄리가 물었다.

 

 

「이, 이것은 야채 씨 맞죠? 이, 인간 씨, 이것을 파체들에게 주시는 건가요?」

 

 

「아아, 이 정도면 겨울은 충분히 넘기고도 남겠지, 라고까지는 아니더라도 보탬은 될 거 아냐?」

 

 

「그, 그래도 어째서! 야, 야채 씨에 손을 대면 인간 씨는, 그, 자, 잔뜩 화내시잖아요!」

 

 

「오오, 그 말대로야. 역시 너희들 제법 머리 좋구나」

 

 

청년이 기쁜 듯 웃는다. 윳쿠리가 보기에도 속과 겉이 없는, 그저 순수한 미소였다.

그래서 더욱 알 수 없다. 왜 야채를 주는 걸까.

 

 

「물론 밭에 들어오는 건 허락 안 해. 네 말대로야.」

 

 

「네, 네.」

 

 

「단지, 이건 예의다, 알겠어? 감사의 표시라고. 저 바보가 산에서 내려올 거라고 알려줬잖아? 혹시, 저 녀석에게는 윳쿠리 퇴치제가 안 통했을지도 모르니까.」

 

 

「가, 감사…… 라니……. 그러니까, 파체들이 인간 씨에게 도움이 되었다는 걸로 괜찮은…… 걸까요?」

 

 

「아- 그런 거야. 그래서 이번만 특별히 먹게 해준다는 의미. 이것도 뭐 팔 수 없다고 해도 너희들은 모르겠지만, 필요 없는 녀석이니까 사양하지 마. 단지 물론 앞으로도 너희들이 밭에 다가가면 죽어버리는 건 변함없으니까 조심하라구?」

 

 

「느, 느으……」

 

 

파츄리가 레이무를 곁눈질한다.

레이무는 꽤 곤란한 얼굴을 하고 있다, 그것은 파츄리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야채를 받을 수 있는 것은 당연히 기쁘지만, 무경계하게 기뻐하기에는 눈앞의 인간의 무서움을 너무 잘 알아버렸다.

단지 어떤 악의를 품고 있다고 해도, 야채를 일부러 자신들에게 건넬 이유는 없는 것 같기도 하다.

무엇보다, 인간의 기분을 상하게 하는 것만큼은 하고 싶지 않다.

레이무가 다시 도스의 팥소를 회수하고 있는 청년에게, 쭈뼛쭈뼛 감사를 표한다.

 

 

「이, 인간 씨. 감사합니다! 느긋하게 야채 씨를 먹겠습니다!」

 

 

「오우」

 

 

「조, 족장……, 괜찮은거제? 이, 이것……」

 

 

「느, 응, 그렇네 모두! 야채 씨를 가지고 돌아가!」

 

 

작은 환호성이 터져 나온다. 현실에서 몇 번이고 멀리서 응시하고, 꿈에서까지 본 야채.

그것이 손에 들어온다. 가족에게 먹여줄 수 있다.

그래도 배어든 공포가 있는 것인지, 모두 느릿느릿 땋은 머리나 구렛나룻을 뻗어, 하나하나 정성스럽게 머리나 입안으로 옮긴다.

단 한 마리, 앨리스만이 손대지 않고, 그런 모두를 시야에 담고 있다.

 

 

「자 모두 야채를 옮겨! 여기에 없는 모두에게도, 제대로 나눠줘야 하니까 광장으로 가져가!」

 

 

「무큐, 지금 당장이라도 먹고 싶겠지만, 도스의 구린내가 배어 있어서 무리겠죠.」

 

 

도스의 시체를 옮긴 외바퀴 손수레에 담겨 있었기 때문에, 다소나마 죽음의 냄새가 옮겨 붙었지만 아무도 싫어하지 않는다.

정신없이 광장으로 옮겨간다.

그래도 몰래 숨기거나 하는 윳쿠리는 없다.

그런 짓을 해서 무리에서 고립되어 버리는 것이 두려운 것이다.

그들은 배웠다. 협력하는 것의 중요성을.

모두와 함께가 좋다. 모두와 같은 것을 하고 있으면 틀림없고, 자신감을 가지고 행동할 수 있다.

 

 

「늣, 늣! 늣, 늣!」

 

 

「모두! 언덕 씨 오를 때는 조심해! 넘어질 것 같으면 야채 씨를 버려도 괜찮으니까!」

 

 

「느긋하게 이해한거제! 늣! 늣!」

 

 

적어도 가볍지는 않은 야채를 들고 비탈길을 왕복하는 것은 힘든 중노동이지만, 그래도 불평은 나오지 않는다.

어쨌든 운반하는 것은 누구나 인정하는 보물인 것이다.

야채의 존재를 알고 보러 온 아내나 아이들에게 주목받으면, 자랑스러운 기분도 든다.

무엇보다 보상으로 나누어질 것이 약속되어 있는 것이다.

거기에 의심을 품는 윳쿠리가 없을 정도로 레이무는 족장으로서 신뢰받고 있다.

 

 

「응! 그럼 모두 모여!」

 

 

모든 것을 광장으로 옮기고 나니 주변은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땅거미는 없고, 급속하게 빛을 잃어가는 숲 속에서 레이무의 지시로 야채가 분배되어 간다.

 

 

「아가야가 있는 가족에게는, 하나만 더 많이 줄게! 단 아가야 수는 관계없어요! 두 마리든 세 마리든 많이든 하나만 늘릴 뿐이에요!」

 

 

「늣, 알겠다구-!」

 

 

파츄리의 분배 방법에도 이의는 나오지 않는다. 라기보다는 모두 이미 야채에 정신이 팔려 세세한 것을 신경 쓸 여유는 없는 모양이다.

싱글벙글 레이무에게 감사를 표하고, 야채를 받아 간다.

분배를 마치자 레이무는 전원을 위로했다.

 

 

「오늘은 모두 수고했어!………… 응, 알고 있어. 여러 가지 말하고 싶은 것이 있겠지만, 오늘은 집 씨에서 느긋하게 쉬도록 해! 단, 내일은 또 광장에 모여줘!………… 모두 함께 앞으로의 일을 이야기하자!」

 

 

「느긋하게 이해한거제! 족장도 파츄리도 수고했어거제!」

 

 

작은 아가야들의 웃음소리가 울려 퍼진다.

이렇게 많은 윳쿠리의 미소가 모이는 것은 언제 이후일까. 기억나지 않는다.

그런 모습을 배웅할 수 있는 것은 순수하게 기쁘다, 레이무는 그렇게 생각했다.

 

 

「누군가의 행복한 모습을 보고, 기쁘다고 생각할 수 있는 것은 레이무, 행복한 일이야.」

 

 

「……응, 그렇네 파츄리.」

 

 

파츄리에게 강하게 고개를 끄덕인다.

단지 유일하게 신경 쓰이는 것은 혼자 모두의 무리에서 벗어나, 말없이 있는 앨리스다.

조금 망설였지만, 레이무가 다가간다.

이번에는 파츄리도 말리지 않았다.

 

 

「앨리스……, 그게」

 

 

「아아, 족장. 야채 씨라면 필요 없어요. 집 씨에는 아직, 모두에게 받은 식량이, 잔뜩 있어요.」

 

 

「그게 아니라………… 오늘은, 느긋, 고, 고마워! 앨리스 덕분에 모두가! 무리 모두가 구원받았――――――」

 

 

「그만해요! ……부탁해요 레이무, 감사 인사 같은 거 하지 말아줘요. 앨리스는………… 남편을, 마리사를 죽였어요.」

 

 

「느응!?………… 미, 미안」

 

 

그것뿐 앨리스는 고개를 숙여버렸다.

그래도 레이무는 어떻게든 위로하고 싶어서, 필사적으로 머리나 기억을 뒤져 말을 찾으려 하지만, 결국 아무것도 나오지 않는다.

어느새 파츄리가 곁에 서 있었다.

 

 

「앨리스, 오늘 밤은 파체들 집 씨에 오지 않을래요?」

 

 

「……파츄리」

 

 

「무큐, 별로 뭘 하자는 건 아니지만. 오늘 밤 밥 씨는 매우 호화로우니까, 가능하면 친구를 초대하고 싶어요.」

 

 

「우후후………… 그렇네요, 그건 매우 도시파적인 디너네요. 단지, 미안해요. 오늘 밤만은 혼자 있고 싶어요. 괜찮아요, 내일 집회에는 제대로 갈 테니, 걱정하지 마세요.」

 

 

「그래…………」

 

 

그 이상은 이제 레이무도 파츄리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미소 지은 채 앨리스가 그럼 하고 작별을 고하고, 집 씨로 돌아간다.

배웅한 후, 두 마리도 귀가한다. 오늘은 정말 긴 하루였다.

집 씨에 쓰러지듯 들어간다.

 

 

「후우-, 이제 레이무는 지쳤다구.」

 

 

「그래. 파체도 저번에 따라갔던 사냥보다 피곤했어.」

 

 

「느하하, 파츄리도 이제부터는 운동하는 편이 좋을지도 모르겠네.」

 

 

「무큐, 실례네. 파체는 언제나 두뇌 노동을 하고 있다구.」

 

 

두 마리가 함께 웃는다.

그러고 보니 이렇게 농담을 주고받으며 웃는 것도 꽤 오랜만인 것 같다.

 

 

「…………어떻게든 월동할 수 있을 것 같네, 파츄리.」

 

 

「그래. 새로운 사냥터 덕분에, 얻을 수 있는 밥 씨도 늘어날 거야. 게다가 이제……………… 사냥 성과를 빼앗길 걱정도 없는걸. 괜찮아, 모두 함께 봄 씨를 맞이할 수 있을 거야.」

 

 

「응, 그렇네. 느하하, 파츄리가 그렇게 말해주니 레이무도 안심이 된다구.」

 

 

살짝 구렛나룻끼리 닿는다.

체온을 공유하듯 서로에게 기대어, 서로를 따뜻하게 한다.

 

 

「이제, 괜찮을까나.」

 

 

「응?」

 

 

「족장이라고 참아왔지만…… 봄이 되면, 새로운 가족이 갖고 싶어.」

 

 

「무, 무큐, 레이무」

 

 

드물게 파츄리가 부끄러워한다.

그런 아내의 모습이 재미있고, 그리고 무엇보다 사랑스러워서 레이무가 파츄리를 더욱 강하게 구렛나룻으로 껴안는다.

 

 

「그렇게 많은 아가야가 아니어도 괜찮다구. 파츄리처럼 똑똑한 아가야 한 마리라도.」

 

 

「그래, 레이무처럼 누구보다 상냥한 아가야가 갖고 싶어.」

 

 

킥킥킥 파츄리가 웃고, 온화한 공기가 집 씨를 감싼다.

오늘 밤은 불안이나 고민에 방해받지 않고, 오랜만에 푹 잠들 수 있을 것 같다.

아직 모든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지만, 일단 큰 위기는 피했다.

그렇게 생각해도 좋겠지.

 

 

「잘 자 파츄리.」

 

 

「안녕히 주무세요, 레이무.」

 

 

잎사귀를 쌓아 올린 침대에 파고드는 두 마리.

꿈의 세계는 간단히 부부를 맞이하고, 밤은 깊어간다.

겨울은 이미 산을 뒤덮고 있었지만, 그럼에도 따뜻한 밤이었다.

 

 

 

 

 

 

 

 

 

 

 

 

 

 

 

 

 

 

 

 

 

 

사냥을 마친 무리의 일꾼들은 광장에 모여 있었다.

지금까지는 도스에게 성과의 절반 이상을 빼앗기는, 가장 싫어했던 시간이었지만 이제 그런 걱정은 필요 없다.

잠시 후 집 씨 안에 있던 아내나 아이들도 나왔다.

오늘은 월동 전의 중요한 집회라는 것으로, 가능한 한 무리 전원이 출석해 주었으면 좋겠다고 족장은 말했었다.

도스의 아내였던 앨리스도 나타났다.

그날 직후에는 우울해했지만, 최근에는 말을 걸면 이전의 사교성을 조금 보여준다.

단지 역시 그 미소는 이전보다 그림자가 드리워졌고, 또 별로 다른 윳들 앞에도 잘 나오지 않게 되었다.

 

 

「모두! 오늘 무리해서 모여줘서 미안해!」

 

 

「족장! 느긋하게 있으라구!」

 

 

정해진 인사도 오늘은 수가 많다.

아가야들의 어눌한 목소리도 섞여 있다.

 

 

「드디어 월동이 가깝네! 저번에도 확인했으니 모두 밥 준비는 충분하겠지! 물론, 월동을 개시하는 날은 자유야! 오늘부터라도 좋고, 더 많이 밥 씨를 모으고 나서라도 좋아! 단 눈 씨가 오면 이제 집 씨에서 나가면 안 되니까! 이건 레이무가 말할 필요도 없겠지!」

 

 

「늣! 족장들은 언제부터 월동하는 거야-?」

 

 

「응! 레이무들은 가능한 한 늦출 거야! 혹시 상담하고 싶은 것이라든가 있으면 언제든 와!」

 

 

「역시 족장인거제!」

 

 

놀리듯이 말하는 마리사.

레이무도 언급했지만 월동용 식량은 충분히 있고, 얼마 전 인간에게 받은 야채를 아직 남겨두고 있는 가정도 많다.

야생 윳쿠리에게는 드물게 여유가 있는 것이다.

 

 

「모두 웃어주는 건 레이무도 기쁘지만, 그래도 월동을 얕보는 것만은 그만둬! 조금 정도 사치해도 된다거나, 하물며 아가야를 만드는 것은 안 돼! 물론………… 만들었다고 해도 제재 같은 건 없어. 단지 레이무는 그만뒀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느긋하게 이해했다는 거네-! 역시 이 시기에 아가야 만들어도 고생할 뿐이라는 거네-!」

 

 

「첸이 말한 대로야!」

 

 

「그렇네! 모두 제대로 생각해줘서 기뻐!」

 

 

레이무가 확실히 미소를 보인다.

올해 월동은 성체 윳쿠리의 희생자 제로도 어렵지 않을지도 모른다.

아가야는 줄어들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대부분이 봄에는 훌륭하게 성장한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무큥, 파츄리에게서도 주의를 줄게. 이불 씨나, 입구를 막을 용도의 풀 씨 준비는 괜찮은 거니? 있고 없고는 따뜻함이, 많이 달라! 풀 씨로 집 씨를 가득 채우도록 해!」

 

 

「느긋하게 이해했슴다-!」

 

 

「무큐, 매우 좋은 대답이야 아가야.」

 

 

「아하하하!」

 

 

장에 웃음이 퍼지고, 나무들이 사각사각 흔들린다. 가지가 삐걱거리는 소리를 신경 쓰는 이는 없다.

 

 

「다른 아가야들도, 아빠야랑 엄마야 말을 제대로 들어!」

 

 

「느긋하게-!」

 

 

「족장! 봄 씨가 와서 따뜻해지면, 또 모두 함께 사냥을 하고 싶은거제!」

 

 

「응! 그렇네! 그러기 위해서라도 겨울 씨 동안은 힘내 모두!」

 

 

「알겠다구-! 에- 그러니까, 최강 첸에게 맡기면 식은 죽 먹기라는 거네-!」

 

 

「느하하하하하!!」

 

 

「느긋하게-! 느긋하게-!」

 

 

가벼운 농담에도 과장되게 웃는 어른들.

따라서 아이들도 꺄히꺄히 웃는다.

농담의 의미도 모르지만, 부모 주위를 작은 발 씨로 뛰어다닌다.

――――――그런 어린 존재를 갑작스러운 난입자가 불쑥 잡아 올렸다.

 

 

「느늣!? 하늘 씨를 나는 것 같아!」

 

 

「――――――느헤?」

 

 

대체 언제 나타난 것일까. 순식간에 그 자리에 돋아났다고밖에 표현할 수 없다.

광장 한가운데에 갑자기 뛰어들어왔다.

 

 

「이, 이상한 인간 씨다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앗!!」

 

 

「으, 와, 히이이이이잇……!!」

 

 

너무나 갑작스러운 일에 굳어 있던 윳쿠리들도, 선두를 끊고 비명을 지른 마리사에 의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낯선 기이한 존재에 무심코 거리를 두는 윳쿠리들.

단지 친자를 붙잡힌 부모는 허리에 매달려 호소했다.

 

 

「부, 부탁드림다앗!! 마리사의 아가야를 돌려주십셔!!」

 

 

「레이무랑 똑닮은 아가야임다! 따, 단 한 마리의이이잇!」

 

 

「자, 잠깐만! 저 녀석은――――」

 

 

「늣? 엄마야랑 아빠야 손가락갸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우득, 하고 무작위로, 아무 감정 없이 손에 든 아기 윳쿠리를 물어 끊었다. 팥소와 함께 붉은 체액이 흩뿌려졌다.

 

 

「아, 앗?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뭐하는거야아아아아아!? 왜 인간 씨가 윳쿠리를 먹는 거야아아아아아아아아!!」

 

 

「그만둬요!! 모두 도망쳐요!! 저 녀석은 인간 씨가 아니에요!!」

 

 

파츄리의 절규. 그러나 이미 때는 늦었다.

 

 

「에? 늣!? 또 한 마리 왔, 그만해애애애애애애애!! 잡지 마 아파아파아파아파앗!!」

 

 

온몸은 갈색 털로 뒤덮였고, 얼굴은 마치 화난 것처럼 새빨갛다.

모습은 확실히 인간과 닮았지만, 성체라도 인간의 절반 이하 키에, 인간보다 날카로운 송곳니를 가졌다.

――――원숭이, 라고 불리고 있다.

 

 

「느와아아아아앗!! 도, 도망치는거제 아가야!! 이쪽으로! 느에에에엣!? 어째서 이쪽에도 있는 거야아아아아아아아아아!?」

 

 

「느비이이이이잇!! 그만해애애―― 규갓! 교…… 코……」

 

 

「기갸아아아아아!! 아팟! 당기지 마앗! 머리 씨가아아아아아앗!!」

 

 

눈 깜짝할 사이에 집회는 난입해 온 원숭이 무리에 의해 대혼란에 빠졌다.

원숭이들은 아기 윳쿠리를 우선적으로 노리고, 재빨리 포획하면 아무 망설임 없이 입으로 옮긴다.

손가락을 능숙하게 사용하며 각도를 바꾸고, 표면을 긁어내듯 파먹는다.

또 성체 윳쿠리의 경우는 머리를 수십 킬로그램의 악력으로 붙잡혀, 근처 나무까지 끌려간다.

 

 

「아…… 아아…… 아아아……!」

 

 

「저것들은 원숭이야!! 인간 씨가 아니야! 부탁 따위 해도 소용없어!! 도망쳐요!! 빨리!!」

 

 

「원…… 숭이……?」

 

 

너무나 충격적이고 갑작스러워서, 레이무의 의식이 현실에서 한 단계 벗어나, 기묘하게도 비정상적으로 냉정했다.

뭐야 이건?

파츄리의 비명 같은 지시, 이런 상황인데도 왜인지 확실히 알아듣고 있었다.

인간이 아니다, "원숭이"라고 파츄리가 부르는 그들은 인간보다 훨씬 재빠르게 움직이며, 무리 모두를 쫓아다니고 있다.

――――왜 이제 와서 나오는 거지?

원숭이 따위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파츄리 역시 아마 부모에게 배웠거나, 혹은 태어날 때부터 기억하고 있었거나 둘 중 하나일 것이다.

아니, 다른가.

마리사에게서도 “이상한 인간 씨” 보고는 있었고, 도스도 봤다고 말했다.

안쪽 산에서 무리 근처까지 옮겨오고는 있었던 것이리라.

하지만 그때도 습격당하지는 않았다. 희생된 윳쿠리는 한 마리도 없었던 것이다.

 

 

「레이무!? 왜 그래 레이무!! 정신 차려요!! 당신은 족장이잖아요!! 레이무!!」

 

 

「응…… 아아…… 응……」

 

 

왜 지금 윳쿠리를 습격하는가? 왜 먹는가?

설마 월동용 식량 때문이라고라도 말하는 건가. 단지 그렇다면 더 빨리 습격해 와도 괜찮았을 텐데.

사냥터까지 왔었으니까, 그야말로 그 마리사가 발견한 날에라도.

왜, 어째서 지금인가――――――

 

 

「레이무!!」

 

 

「아팟!!…… 파츄리?」

 

 

「정신! 차려요!! 당신 무리가 습격당하고 있는 거예요!」

 

 

파츄리에게 구렛나룻으로 강하게 얻어맞고, 레이무가 현실로 돌아온다.

그리고 눈앞의 지옥 같은 광경이 눈에 뛰어 들어온다.

 

 

「아, 아아아아,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한 마리의 윳쿠리에게 여러 마리의 원숭이가 몰려들어, 서로 빼앗듯 몸을 갈기갈기 찢는다.

아가야들도 나무 위로 납치되어, 위에서 절규가 쏟아진다.

성체 윳쿠리조차 질질 끌면서 나무를 오르는 원숭이들.

 

 

「그, 그만둬어어어어어어어어어!! 레이무의!! 레이무의 무리라구우우우우우우우우우!!」

 

 

격정에 지배되어 레이무가 포효한다.

소중한 무리 모두가 유린당하고 있다.

그리고 앨리스의 비명이 울렸다.

 

 

「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오지 마아아아아앗!! 싫어어어어어어어어어!!」

 

 

「애, 앨리스으읏!!! 그만두라고 말했잖아아아아아아!! 앨리스에게 손대지 마아아앗!! 부탁이니까아아앗아아아아아!! 모두를 놔줘어어어어어어어어엇!!」

 

 

필사적으로 도망치는 앨리스지만, 상대가 너무 나쁘다.

순식간에 궁지에 몰린다.

 

 

「싫어……!! 다가오지 마……!」

 

 

「기다렷! 기다려!! 레이무들 야채 가지고 있다구우우우웃!! 전부 줄 테니까아아앗!! 전부!! 레이무 밥 씨도 줄게에에에에엣!! 그러니까 모두는 먹지 마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싫어어어어어어어어어!! 머리카락 씨 빠져버려어어어어어!! 가아아아아아아아아!!」

 

 

레이무가 울면서 호소해도 원숭이들은 사냥을 멈추지 않는다.

마구잡이로 머리카락을 잡아당겨지는 앨리스가 울부짖는다.

 

 

「아파아아아아아아아!! 도와줘어어어엣!! 마리사아아아아아아아!! 앨리스를 도와줘어어어어어어어어에!!」

 

 

도스가 아니다. 자신을 버렸던 마리사, 그 상냥했던 이름을 부르며 앨리스는 절규한다.

 

 

「앨리스를 놔라아아아앗!!! 망할자식들아아아아아아아!!」

 

 

앨리스의 말대로 정말 도스가 있어주었다면!

도스라면 원숭이들에게도 대항할 수 있을 것이다. 원숭이는 도스와 비교하면 상당히 작다.

진심으로 뿌꾸-를 받으면, 아무리 원숭이라도 무서워해서――――――

그래, 무서워했을 것이다, 원숭이 역시 도스는.

 

 

「마, 설마 도스가 죽어버렸기 때문이야? 도스가 죽어버렸으니까, 원숭이가 무리에……?」

 

 

「느갸아아아아아아! 마리사아아아아!! 마리사아아아아아아!」

 

 

결국 그것이 답이었다.

거대한 도스는, 야생동물을 경계시키기에는 충분한 박력이 있었던 것이다.

하물며 원숭이에게도 낯선 존재일 것이다.

매일 광장에 나타났던 도스는, 의도치 않게 무리의 문지기가 되어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원숭이는 윳쿠리의 맛을 알고 있었다.

어쨌든 매장의 습관이 없는 무리에서는, 시체를 조금 떨어진 곳으로 옮겨, 이후 처리를 비에 기대하니까.

무리에게 불행했던 것은 그것을 원숭이가 입에 넣고, 그리고 마음에 들어 한 것일까.

――――――그리고 도스는 죽었다. 원숭이에 대한 방호책은 철거된 것이다.

다른 누구도 아닌 무리의 윳쿠리들에 의해.

 

 

 

「그, 그런 건…… 그런 건 너무하다구!! 왜냐면 도스를 쓰러뜨리지 않으면 무리는!! 느끅!? 느가아아아아아아아!! 앨리스를 놓으라고 말했잖아아아아아아!!」

 

 

미쳐 날뛰는 레이무의 외침은 원숭이들에게 전혀 통하지 않았다.

 

 

「그갸가아아아아아앗!! 아기기기기이잇!!」

 

 

무리에서 가장 아름다웠던 앨리스의 얼굴은, 원숭이의 손에 의해 안구가 파헤쳐지고, 머리카락도 뭉텅이로 뽑혀, 더 이상 얼굴로서의 기능 대부분을 빼앗겨 있었다.

그래도 원숭이는 용서하지 않는다.

죽이는 것이 아니라 먹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에, 원숭이 자신이 만족하지 않는 한 앨리스는 해방되지 않는다.

미친 듯한 고통을 얻어맞는 앨리스의 너덜너덜한 정신은, 그날부터 계속해 온 도스에 대한 사죄를 되뇌고 있었다.

미안해요, 앨리스가 전부 잘못했어요, 앨리스가 어리석었어요. 미안해요, 미안해요――――

 

 

「캇, 코코코코콧!……………」

 

 

중추 팥소가 파헤쳐짐으로써, 앨리스는 죄로부터 해방되었다.

단지 저승이라는 것이 있고, 도스와 재회할 수 있다고 해도.

거기서 용서받을 수 있을지는 또 다른 이야기다.

 

 

「! 앨리스으! 앨리스으우우우우우우우우우!!」

 

 

포효하는 레이무지만 그러나, 몸통박치기라는 행동으로 나설 수 없을 정도로 공포에 질려 있다는 것을 자각하지 못하고 있다.

자신의 두려움을 모르기에, 앨리스를 구하는 최선의 행동을 취하고 있다고 착각하고, 결과적으로 앨리스의 비참한 최후를 생생하게 목격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마침내 파츄리도 붙잡혔다.

 

 

「꺄악! 아캬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느끅!? 파츄리!?」

 

 

홱 돌아보니, 지금 막 파츄리가 나무 위로 끌려가려는 참이었다.

반사적으로 레이무의 발 씨는 뛰고 있었다.

뽑힐 듯한 기세로 머리카락을 잡힌 파츄리의 모습을 본 순간, 공포에 억눌려 있던 발 씨가, 분노를 연료 삼아 격렬하게 가동했다.

 

 

「돌려줘어어어어어어어어엣!! 레이무의 파츄리를 돌려줘어어어어엇!!」

 

 

「느그가가앗, 레, 레이무 안 돼!! 도망쳐요오오옷!!」

 

 

「파츄리!! 파츄리이이이이이이이이이!!」

 

 

뛴다, 여기까지 확실한 살의를 품는 것은 처음이다.

파츄리를 붙잡은 저 게스를 날려버리고 죽여버리겠어!

 

 

「레이무윽! 안 돼! 이 녀석들은 말 따위 몰라요!! 그러니까 도망쳐요오오!! 느갸아아아아아아아아!!」

 

 

「느가아아아아아아아아아!! 죽어어어어어어어어어엣!!」

 

 

일체의 망설임 없이, 레이무는 몸을 던져 돌진했지만, 베줏 하고 나무줄기에 튕겨 나갔다.

이미 원숭이는 외치는 레이무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파츄리를 입에 문 채 나무를 오르고 있다.

결코 가볍지는 않은 충격과 고통이 있을 텐데, 레이무는 귀신 같은 형상으로 원숭이를 쫓기 위해 나무에 몸을 벅벅 밀어붙인다.

단지 아무리 구렛나룻에 힘을 주어도, 그것만으로 몸을 지탱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래도 레이무는 필사적으로 목소리를 쥐어짜 내며 계속 위협한다.

 

 

「느기기이기아아아아아아아아아!!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크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 그만둬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

 

 

가지 밑동에 내려진 파츄리는, 그 몸에 물어뜯긴다.

그 비명에 이성은 없고, 도저히 견딜 수 없는 격통이 무자비하게 밀려오고 있었다.

그리고 짝이 먹혀가는 모습을 보여지는 레이무.

파고드는 더러운 이빨까지 확실히 보일 정도로 가까운데, 결코 손이 닿지 않는다.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아내를 구할 수 없다.

뚝뚝 파츄리의 하얀 피가 레이무의 얼굴을 적신다.

맹수 같은 레이무의 절규가 나무를 타고 오른다.

 

 

「죽인다아아아아아아아아아!! 으고오오오오오오오오오옷!! 죽인다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기극극기익기이이이이!! 아가아아아아아가아아아아아아!!」

 

 

움찔움찔 파츄리가 먹혀 뜯길 때마다, 생명을 흩뿌린다.

강하게 레이무가 구렛나룻으로 눈앞의 벽을 때린다.

원숭이는 이제 주의조차 기울이지 않는다. 시끄러운 아래의 녀석은 여기까지 올 수 없다고 이해했기 때문이다.

과일보다 달콤한 극상의 진수성찬을 씹는 것에 정신이 팔려 있다.

 

 

「내려와아아아아아아아!! 내려왓! 내려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앗!!」

 

 

「각…… 칵! 고오……ㅅ!……ㅅ,……」

 

 

「파츄리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잇!!」

 

 

파츄리의 대부분이 원숭이 체내로 사라지고, 팔랑 주인을 잃은 장식이 떨어져 내렸다.

끈적하게 크림이 튀어 흩어져 있다.

죽었다, 파츄리가 살해당했다. 기댈 곳 없는 자신을 계속 지탱해주었던 파츄리가――――

 

 

「키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잇!!!」

 

 

구렛나룻으로 머리를 쥐어뜯는다.

정신 차려보니 머리 위에서 파츄리를 탐하던 원숭이가 사라져 있었다.

하지만 뒤에서는 아직 살아있는 채 먹히는 무리의 동료가, 격통을 외치고 있다.

모든 방향에서 도움을 청하는 비명이 들려온다.

 

 

「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아가아아아아아아아아아!!」

 

 

레이무는 흰자위를 드러내며, 근처에 있는 원숭이를 향해 무차별적으로 달려들었다.

거기에 족장으로서의 의식은 없다. 이를 드러내고, 살의만을 따르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 모습은 오히려 원숭이를 움츠러들게 하고, 멀어지게 했다.

원숭이는 두려워하는 대상에게는 강하게 나가지만, 지금의 레이무처럼 큰 소리로 달려들면 오히려 겁을 먹는다.

그런 레이무를 일부러 노리지 않아도, 더 약해 보이고 둔한 먹이는 대량으로 있는 것이다.

쫓아낼 정도의 효과는 없어도, 자위에는 충분하다는 참으로 어중간한 힘.

그것으로는 지킬 수 없다.

 

 

「죽어어어어어어!! 죽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

 

 

물론 그런 것은 레이무에게는 알 수 없고, 모른다.

단지 바로 앞의 원숭이를 쫓아다닌다.

전력을 계속 쥐어짠 몸은 구토감으로 한계를 알리지만, 구토하면서 뛰어다닌다.

서서히 죽음의 냄새에 감싸여 가는 광장에서, 레이무는 계속 날뛰었다.

 

 

――――――그리고 그날, 레이무의 무리는 붕괴했다.

 

 

정신을 차리니, 레이무는 나무에 돌진하듯 쓰러져 있었다.

느릿느릿 몸을 일으키자, 이미 원숭이들의 모습은 없었다. 그리고 동료들의 모습도.

아주 희미하게 들려오는 소리 없는 신음이, 아직 살아있는 자가 있다는 것을 전하지만,

과연 누가 살아있는지 전혀 알 수 없다.

얼굴 절반이 결손된 마리사일까, 발 씨가 통째로 먹혀 잘린 첸일까.

 

 

「…………」

 

 

격렬한 분노나 깊은 슬픔과 절망에 모순되지 않는 무감정. 표현해낼 수 있는 말은 존재하지 않는다.

순간이었다. 매우 간단했다. 순식간이었다.

한 장의 나뭇잎이 떨어지듯 허무하게, 레이무의 모든 것은 빼앗겼다.

 

 

「…………」

 

 

어째서라든가, 왜 같은 건 이제 생각하지 않는다. 왜냐면 전부 없어져 버렸으니까.

무엇 하나 남아 있지 않은데, 자신의 목숨만이 남아 있다.

 

 

「……느끅」

 

 

원래 레이무들의 무리는 위태로운 균형 위에 존재했던 것이다.

도스는 확실히 원숭이를 억제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죽이지 않으면 식량 대부분을 빼앗겨, 전멸은 하지 않더라도 올해 월동은 과거에 없을 정도로 비참한 결과가 되었을 것이다.

그 청년이 언젠가 밭에 다가가는 윳쿠리에게 싫증을 냈다면, 가장 가깝고 눈에 띄는 레이무의 무리는 으스러졌을지도 모른다.

 

 

「힛끅, 느끅끅」

 

 

결코 레이무는 무언가를 잘못한 것이 아니다.

무리의 윳쿠리들도 그것은 마찬가지다. 단지 살기 위해 노력했을 뿐.

 

 

「힛끅끅! 느에에에에에………」

 

 

하지만, 도스라는 존재를 제거함으로써 불안정한 균형은 단숨에 붕괴했다.

결과 모든 것이 뒤죽박죽이 되고, 레이무의 무리는 궤멸.

윳쿠리라는 먹이를 대강 먹어치운 원숭이들은, 다음은 밭을 망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제, 레이무에게는 모든 것이 관계없다. 의미가 없는 것이다.

 

 

「느에에에에에아아아에에에에에엣!! 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

 

 

혼자 살기에는 넓은 집 씨 안에서, 아가야처럼 흐느껴 우는 레이무.

집 씨는 무사하고 식량은 충분히 넘칠 정도로 있다. 이대로 월동하는 것에 아무 문제도 없다.

하지만 겨울을 넘기고 봄을 맞이한들 무엇이 있는가? 겨울 동안 레이무는 무엇을 지키면 좋은가?

레이무는, 무리의, 무엇이었더라?

바람이 차갑게 휘파람 불며 웃고, 월동 개시의 시간 제한이 가깝다고 알리고 있었다.

레이무의 고독한 월동이 시작된다.

 

 

 

 

 

 

  • ?
    Goth 2025.06.03 13:43
    멧돼지는 많이 나왔지만 윳쿠리물에서 원숭이가 나오니까 신선하네요
  • ?
    세라폰 2025.06.04 04:33
    자기 무리를 갈취하는 도스라 이런것도 처음보네
    그리고 역시 아슬아슬하구나 자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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