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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2.23 18:22

도시의 레이무(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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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청소까지 앞으로 1일.한동안 어디서 자야하나 고민한다.가장 좋은 곳은 공원 바로 근처겠지만.다른 윳쿠리들도 같은 생각일 것이다.그렇기에 오늘부터 나가 잠자리를 구해놓지 않으면 안된다.

 

"느그치.집씨 느긋하게 찾는다구.."

 

거리로 나가 한동안 주위를 둘러보자 마침 아무도 없는 온풍기 옆이 눈에 띈다.횡재한 기분으로 그곳으로 뛰어가는 레이무.온풍기 옆에 앉자 슬금슬금 다른 윳쿠리들도 모여들기 시작한다.

 

"늣! 엉마야!"

".....에?"

"오디 가서서! 레뮤룰 댱쟝 느그타게 해져여!"

".....아가야는 누구?"

 

얼빠진 목소리가 귀를 때린다.그 목소리의 주인은 다름아닌 아기 레이무.자신과 같은 와사종이다.아무래도 이거로 착각한 게 아닐까 생각하는 레이무.하지만 아무래도 상관없기에.그냥 무시하기로 하였다.

 

"늣? 엉마야? 레뮤 무시하지 마라져?"

"......레이무는 딱히 아가야의 엄마가 아니라구?"

"느에?"

"엄마야가 아니라구"

"무슌 쇼리률 하뉸고야? 레뮤하고 닮은 윳쿠치는 엄마야 바께 업겠지이이?"

"아니라구"

"거쥣말 하쥐마아! 당쟝 레뮤룰 느그타게 해져! 레뮤 배씨 꼬륵꼬륵이라구우!"

"그러면 풀씨라도 씹어먹어"

"그런거 몬 머거어!"

"그럼 그냥 굶으라구"

"시져시져 엉마야가 밥찌 져야 하자나아!"

"그러니까 레이무는 엄마야가 아니라구?"

"아뉘야아! 레뮤룰 가꼬 놀지 말라구우! 레뮤 뿌꾹!할꺼야? 뿌꾸욱-!"

"......"

"느삐이! 무시하지 마아아아!"

"...."

"뷰븨뷰븨해져어! 할짝할짝해져어어! 느끄치!"

"..........."

 

그렇게 몇번 더 발광하더니.이제는 큰 소리로 울기 시작한다.온풍기에 들러붙어있는 윳쿠리들이 안쓰럽다는 듯이 본다.레이무는 슬슬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어쩌면 이 아가야를 내 시선상에서 배재할 수 있을까.그렇게 고민하던 찰나.기가 막힌 아이디어가 생각났다.

 

"후우! 아가야는 얼른 엄마야의 입속으로 들어오라구! 집씨에 가서 밥씨를 먹자구!"

"느삐? 느! 느느읏! 엉마야 느끄치느끄치!"

 

아가야가 입속으로 들어온걸 확인한후.

 

콰직!

 

씹는다.달달한 팥소의 맛이 죽어가던 혀를 되살린다.그와 동시에 한 여린생명이 꺼졌다.하지만.가만히 놔둬도 꺼졌을 것.레이무가 더 일찍 거둔 것 뿐이다.

 

"우걱~우걱~행복...."

 

마침내 아기윳이 전부 소화되고 입속에는 그 흔적밖에 남아있지 않았다.아아.언제부터 내가 이렇게 잔인해진 걸까.레이무는 탄식했다.어렸을 때는 이렇지 않았는데.날 혼자 놔둔 언니야가 원망스럽다.차라리 능력있는 언니야가 살았으면 레이무도 행복할 텐데.하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다.아무리 윳쿠리의 지능이 낮다고 해도.가족이 자신을 위해 목숨을 바친 것을 이해할 수 없을 정도는 아니다.그렇기에.필사적으로 살려고 하는 것이다.언니가 준 소중한 생명을 지키기 위해.

 

"무큐.레이무도 여기있는거야? 우연이네"

"느.파체도 여기에서 자는거냐구"

"무큐.그런거네.여기는 따뜻하니까 말이야"

 

파체가 들어오자.안 그래도 좁던 골목은 꽉 막혀 답답한 지경이었다.그래도 여길 나가면 찬바람을 쐬야 하니.어쩔수 없이 참는 것이였다.

 

이제 달이뜨자.레이무는 조용히 눈을 감는다.그리고는.행복한 꿈을 꾼다.어릴때의 꿈이다.울창한 숲에 엄마야랑 같이 있고 집의 옆에는 느긋한 강씨가 있고....그리고 레이무가 아주많이 사랑하는 언니야도 있었다.둘은 하루종일 놀았다.그리고는 엄마야의 밥을 먹고..아.깨어나 버렸다.음산한 안개밖으로 비치는 흐릿한 태양빛이 그 증거다. 이런 꿈이라면 언제든지 꿀 수 있었다.이 팍팍한 삶에서 유일하게 쉴수있는 게 잠이니까 말이다.

 

"느그치.....아침씨 안녕이라제"

"무큐.느긋하게 일어난거네"

"알고있어어어어~"

"느그치느그치"

 

레이무와 더불어 골목을 차지하고 있는 윳쿠리들이 서서히 깨어난다.그리고는 산산히 흩어져.골목에는 파츄리와 레이무 밖에 남아있지 않았다.

 

"무큐.공원청소는 밤씨가 되면 끝나는거네"

"알겠다구 파체."

 

그렇게 짤막한 대화를 나눈뒤.레이무도 골목을 나가 이곳저곳에 나있는 풀을 먹기 시작했다.적은양의 풀이지만 그러니 더욱더 꼭꼭 씹어먹는다.어젯밤 달콤한 걸 먹은 탓일까.오늘따라 맛없는 풀이 더 맛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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