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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2.25 02:58

향수 -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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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깜깜했던 화면이 켜지고 그화면을 킨걸로 보이는 사람이 카메라를 조정하곤 자리에 앉았다.

 

태평하게 자리에 앉으며 팔을 괴곤, 앞에 놓은 종이를 한손으로 들고 몇번 훑어보곤 인상을 찌푸린다.

 

"드립게 기네"

 

작은 목소리로 궁시렁 거리곤 카메라를 보고 말을 시작한다.

 

"안녕하세요 남궁수연입니다. Q&A 담당이고요."

 

"여러분이 기다리던 Q&A시간 입니다. 와, 신난다."

 

 

건성으로 말하며 박수를 치는 남궁수연의 모습엔 진심따윈 보이지 않는다.

 

"아무도 알고 싶지 않고, 앞으로도 알고 싶지도 않을텐데, 질문이 여러개 적혀있네요. 귀찮게시리..."

 

 

"왜 이제서야 Q&A를 합니까?"

 

무미건조하게 말한 수연은 적힌 답을 읽지 않고, 한심하다는 듯이 비웃음을 치며 말했다.

 

"보나마나 의욕이 나지 않는다, 그럴 기분이 아니다, 라는둥 이리저리 미루다 보니까 누락된거지. 그렇지?"

 

카메라를 노려보며 말을 걸었지만, 역시나 돌아오는 말은 없다.

 

"하.. 다음 질문 갑니다."

 

돌아오는 대답이 없자, 한숨을 쉬며 다시 종이에 써진글을 읽었다.

 

"이소설을 쓰게 된 계기는 무엇입니까?"

 

 

"그에 대한 답변입니다."

 

"사실 소설을 공책에 따로 쓰고 그걸 보고 올리는데, 비상을 쓰던 와중 거기다가 커피를 쏟았습니다. 땜빵용으로 쓸 소설이 필요했는데 그게 마침 생각해 뒀던 이거죠."

 

"1편은 이세진 입장에서, 2편은 레이센의 입장에서 써보는 단편이 되려 했으나, 이세진 입장에서만 3편을 써버렸네요. 레이센 이야기 재미없을것 같기도 하고... 그런데 이 소설 본 사람 있습니까? 처음 생각 했을땐 재밌을 것 같았는데 갈수록 재미도 없고 그리고..."

 

글을 읽다가 말을 끊어 버렸다.

 

"이후론 읽어줄 가치도 없는것 같은 내용이네요. 그냥 읽기 귀찮으니 생략합니다."

 

 

"다음 질문입니다. 그럼 이소설은 이대로 끝나는 건가요?"

 

 

"...?"

 

의심스러운 듯 앞뒤를 팔랑거리며 종이를 확인하더니 평범한 종이인 것을 안 남궁수연은 의문스러운 표정으로 답을 읽었다.

 

"정확히 말하면 끝은 아닙니다. 이 소설의 내용이 끝나고 난 이후에 일이나 그 이전의 일들도 간간히 올릴 예정입니다. 요청이 있다면 받기도 해볼거고요."

 

카메라 시선밖에 있던 물병을 꺼내 마시고는 다시 밖으로 내려 놓는다.

 

"마지막 질문입니다. 소설의 세계관이 궁금합니다."

 

"그 질문에 대한 답변입니다. 남궁수연이 알아서 답변해 줄겁니다."

 

"...뭐?"

 

또 한번 종이의 앞뒤를 살핀다.

 

"나보고 어쩌라고? 소설 보여준 적도 없으면서!"

 

다시한번 카메라를 보고 불평하지만, 역시나 묵묵부답.

 

"윳쿠리에 관한 세계관을 말하는 거려나?"

 

 

 

"...모르겠다 그냥 될대로 되라지"

 

혼잣말로 중얼거린 남궁수연은 대본을 내려놓고 말을 하기 시작했다.

 

"언제부턴지는 명확히 말할 수 있는건 아니지만 대략 5년전 즈음 윳쿠리가 세계 각지에 나타났습니다."

 

"느긋함을 추구하는 말하고 움직이는 만쥬들? 당연히 메스컴 감이죠. 덕분에 지겹게 티비에 몇달 동안이나 윳쿠리 나오는 꼴을 봤었죠."

 

진저리 나는 상황이 생각 났는지 몸을 부르르 떨었다.

 

"윳쿠리 관련 상품도 나오고, 윳쿠리 숍도 생기고, 윳쿠리랑 관련된 종교도 생겨 났는데, 생기지 않는게 뭔줄 아세요? 윳쿠리 관련 보호법안이에요. 오히려 만들지 못하게 하려고 혈안인것 같던데..허구한날 동물학대라고 주장하는 PETA는 뭐하는 건지"

 

비웃으며 계속 말을 이어갔다.

 

"학대를 해도 제제를 받지 않는다. 얼마나 대단해요? 이 세계관"

 

괴던 팔을 풀곤 종이를 다시보더니 무표정으로 읽었다.

 

"이런 상황에 할말은 아니지만 소설 주인공들은 같은 지역에 살고 있어서 언젠간 누군가와 만날지도 모른다네요."

 

종이를 잔뜩 구기더니 카메라 너머로 던졌다.

 

'텅!' 경쾌한 소리와 함께 남궁수연은 성공했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상 아무도 알고 싶지 않았던 Q&A 남궁수연 이였습니다."

 

고개를 꾸벅이곤 기지개를 피더니 컴퓨터로 무언갈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카메라가 켜진 것을 깨달은 건 Q&A가 끝난후로 30분 뒤었다.

 

 

 

 

1519495049906.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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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바래지 않은 Q&A는 도대체 어느 게시판에 올려야 하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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