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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2.17 20:22

남극에서 온 그녀 -2-

mad
조회 수 166 추천 수 2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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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레티, 사촌형의 말로는 세계 전역에서 모아온 레티종 10마리를

남극에 실험용으로 투입했는데 유일하게 생사가 확인이 안되었던 1개채였다고 한다.

남극에서의 연구결과론 기간상으론 몸첨부이지만

윳쿠레나이를 넘어서 이미 인간이상의 신체능력이라고 한다.

남극의 극한 환경에 적응하려 한 결과 이렇게 변이한 것으로 여겨진다고...

 

"저기, 마사히로, 여기 덥다."

"...지금 한겨울인데?"

"그치만 덥다. 남극, 춥다. 여기, 남극보다 덥다."

 

1월 초의 한겨울.

이 글래머한 몸첨부 레티는 난방조차 꺼놓아 차갑게 식은 이 집안 안에서

흰색의 민소매에 폭 넓은 실내용 숏팬츠를 입고도 덥다고 하고있다.

난 추워서 기어이 파카까지 입었는데.

하기야 남극에서 알몸으로 몇달을 적응해 살아온 녀석한텐 이정도도 더우려나.

왜 사촌형이 굳이 겨울을 골라서 내게 보냈는지 알 것 같다.

내구력은 윳쿠리따위와 비교가 안되고 사람에 버금가니까 버틴다지만

처음 난방을 틀었을 땐 덥다고 늘어져서 어찌나 힘들어하던지...

 

"와아! 마사히로, 봐라. 눈이 느리다. 천천히 떨어진다."

 

창밖을 보며 신기해하고 있다.

남극은 바람이 세서 눈발이 눈보라마냥 휘날린다고 했던가?

 

"마사히로, 레티, 저 눈 더 가까이 보고싶다."

"뭐, 마침 편의점에 식재료 좀 사러 가려고 했는데 잘됐네. 같이 갈래?"

"응! 레티 간다!"

 

그래서 우린 길거리로 나왔다.

난 남들마냥 파카를 껴입고 모자까지 쓰고 다니는데에 비해

저 레티는 집안에서 입고 있던 차림 그대로 나와선 하늘에서 떨어지는 눈송이를 맞으며 좋아하고 있다.

눈송이 하나를 신기한 보석 다루듯 양손으로 살며시 받아보는 그 모습이

마치 판타지 속의 눈의 정령과 같이 아름다웠다.

물론 주변의 시선은 한겨울 눈내리는 와중에 여름차림으로 나온 미친년 보듯 하고 있지만.

 

"거기요 아저씨! 너무한 거 아니예요?"

"...네?"

 

웬 아줌마가 나한테 다가와선 고래고래 소리질렀다.

품엔 겨울용 포대기를 입고 있는 금뱃지 앨리스를 안고서 말이다.

아, 이거 또 귀찮은 부류한테 얽히는거네.

 

"보아하니 저 아가씨, 몸첨부된 윳쿠리인 것 같은데 이런 겨울에 저렇게 헐벗고 다니게 하다니, 너무하네요!"

"아니, 저건 저 아이가 원해서"

"그딴 변명은 제게 안통해요!"

 

윳쿠리 애호파에 딱히 반감같은 건 없지만

이런 애호파인 척 하는 오지랖만 넓은 민폐끼치는 사람들은 싫단 말이지...

마침 레티가 이쪽으로 다가왔다.

 

"그래, 마침 잘 됐다. 아가씨, 이 아저씨가 막 학대하고 그러지? 내가 도와줄게! 이 양반 철창보내고 나랑 같이..."

"먹을거."

"응?"

 

레티가 그 아줌마 품에 있던 금뱃지 앨리스를 집어들었다.

아 이거 위험한 전개다.

 

"느? 언니야는 도시파적이야?"

 

그게 저 앨리스의 단말마가 될 뻔했다.

내가 재빨리 레티의 입을 막지 않았으면.

악력이 얼마나 센지 손에서 피가 난다.

 

"뭐... 이, 이 윳쿠리가 지금 우리 사랑스러운 도시파적인 앨리스에게 무슨 짓이야!?"

"아, 실수로 마사히로 물었다."

"레티, 이건 먹으면 안돼."

"마사히로, 이거 독 없다."

"저 아줌마 꺼야. 먹으면 안돼."

"그럼 나눠먹으면 된다. 맛있는 건 나눠먹는 거라고 배웠다."

"내 도시파적인 앨리스를 먹다니, 이 게스가 어디서 막말이야!"

"레티, 이렇게 뱃지가 달린 건 애완윳이라고, 주인이 아이처럼 키우는 윳쿠리인거야. 먹는 윳쿠리가 아니야."

"오, 머리에 반짝이는 거, 있다. 그럼 이게 애완윳인가?"

"그래. 애완윳은 먹으면 안돼. 정중하게 주인에게 돌려줘."

"여기, 레티 이거 돌려준다."

 

아줌마는 뺏어가듯 재빨리 자기 앨리스를 채가고는 나랑 레티를 환멸가득한 눈빛으로 째려본다.

 

"정말 둘 다 몹쓸 게스들이네. 교육 똑바로 시켜요!"

"죄송하지만 이 아인 얼마 전까지 남극에서 살다 온 아이라서 말이죠."

 

그리고 난 사촌형이 별도로 준비해 준 어떤 작은 증서를 지갑에서 꺼내어 그 아줌마에게 보여주었다.

이런 일도 있을까봐 그 형이 내게 준 것이다.

그 증서가 의미하는 것은 나를 임시 연구원으로 임명한 것

그리고 내 옆의 레티의 생활상을 연구하는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는 것.

이 증서의 의미를 이 아줌마가 이해할거라 기대하진 않지만 어쨌든 내밀고는 봐야지.

 

"남극에 있는 쇼와기지(일본의 남극연구기지)에 있는 분이 남극 외 지역의 생활상을 연구해달라 해서 말이죠."

"응. 레티, 남극에서 왔다. 그래서, 여기, 잘 모른다."

"오히려 당신따위가 건드릴만한 아이가 아니라는 거죠. 전세계 유일한 녀석이라 값어치가 어마어마하거든?"

"뭐, 뭐요?"

"그러니까... 쓸데없이 참견말고 그냥 갈 길 가라고."

 

저 아줌마가 먼저 째려봤으니 이젠 나도 째려봐도 상관없겠지.

저딴 부류는 게스 윳쿠리나 별반 차이없는 인간이다. 예의를 갖추고 싶지가 않단 말이지.

 

"뭐, 뭐 이런 경우가 다 있어...!"

 

아줌마는 그런 말만 하고 그대로 뒤돌아 황급히 도망치듯 걸음을 서둘렀다.

아 골치아퍼. 그리고 손아퍼. 얘 진짜 엄청 세게 무네.

 

"마사히로, 손, 피난다. 아프나?"

"아프지. 약국부터 가봐야겠다."

"미안하다. 레티, 잘 몰라서 실수했다..."

"고의인 것도 아니잖아. 저 윳쿠리가 먹힌 것보다 내 손에서 피나는 게 차라리 싸지."

"그래도 미안하다..."

"괜찮아. 실수는 차차 고쳐나가면 되니까. 넌 여기에 이제 막 도착한 거잖아? 모든 게 낮설겠지. 배우면 돼."

"응! 레티, 배우는 거 좋아한다! 남극에서도 열심히 배웠다!"

"잘됐네. 앞으로 배워나가자고."

"응! 레티, 힘낼거다!"

 

자아, 그럼 일단 약국에서 소독약이랑 붕대 먼저 사고 그 다음 편의점에서 이것저것 필요한 거 사야지.

레티한텐 아이스크림이라도 사줄까.

--------------------------------------------------------------------------------------------------

※남극 쇼와기지 츠치다 연구원의 편지 전문※

여, 마사히로. 잘 지내냐? 이쪽은 맑고 추운 겨울이 계속된다.

다름이 아니라 이번 겨울동안 너가 맡아줬으면 하는 애가 있어서 말이야.

몸첨부 레티인데 평범한 애가 아냐.

무려 남극의 극한 환경에 적응한 세계 유일의 돌연변이지.

처음엔 그냥 연구원들 사이에서 소문으로만 돌았는데

눈보라 속에서 그녀석의 그림자를 봤다는 보고들이 다른 기지에서도 있었거든.

게다가 모두 거의 공통된 형상을 봤다고 하는거야.

그래서 우린 이 개체가 실존할거라 생각하고, 기어이 작년에 포획에 성공했지.

얘는 원래는 1년하고도 몇개월 전인가 했던 레티종의 남극적응실험에 동원됐던 녀석이었어.

그때 투입된 게 홋카이도 출신과 알래스카 출신이 각각 2마리, 시베리아랑 캐나다에서 각각 3마리 해서 총 10마리.

그 중 9마리는 죽었지만 시베리아 출신의 단 1마리만이 행방이 묘연해졌거든.

그땐 9마리나 죽은 게 확인되었으니 그 1마리도 죽었을거라 여겨졌지만

세상에나, 이녀석이 단 몇개월만에 몸첨부, 그것도 윳쿠레나이를 초월해 거의 인간수준으로 진화해서 적응한거지!

남극은 여름에도 영하에 겨울엔 최대 영하 90도까지도 내려가는 동네거든.

게다가 평균 풍속이 초속48m다. 시속이 아니라 초속으로 말이지.

게다가 남극은 매우 건조한 사막지역이란 말이지.

얘는 그런데서 몇달을 생존해 온거야. 그것도 알몸으로. 도구 하나 없이.

우리가 먼저 포획해서 주요 연구권한을 우리가 가지게 되었고

검사한 결과, 이미 신체의 구성이 사실상 인간과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변이되었단 걸 확인했어.

그 도스만큼 큰 덩치가 어떻게 이렇게 사람만큼 작아졌나 싶었더니

크기를 줄이는 대신 밀도를 높여 스스로 뼈와 근육으로 바꾼거야.

물론 내용물은 윳쿠리인 만큼 레티종 특유의 팥소인 베이크드 알래스카지만

피부는 인간만한 방수력에 방한력은 이미 인간을 초월했고

초고도로 압축된 팥소는 뼈로, 나머지 조금 덜 압축된 팥소는 근육이나 내장으로 기능하지.

신체스펙도 현생인류보다 발달해 있어서 남극 한겨울의 눈보라를 태연하게 걸어다니는 건 물론

몇개월동안 여러 기지에서 발견되었던 만큼 체력, 스피드, 순발력, 지구력 모두 육상선수급이고

턱 힘과 악력도 강해서 날짐승을 그냥 뜯어먹는단 말이지.

그동안 발견되었던 의문의 펭귄 사체나 물개 사체가 이녀석이 먹은 흔적이었더라.

학습력과 기억력도 좋아. 포획 당시엔 변이 이전에 구사하던 러시아어도 못할 만큼

언어력을 완전히 상실했었지만, 며칠만에 문법은 좀 안맞아도 어지간한 일본어를 구사할 수 있게 됐어.

처음엔 인간에 대한 경계심이 강했지만, 지금은 우리랑도 완전히 친해져서 떠들썩하다니까.

그런 아이를 당분간 너에게 부탁하는거다. 잘 좀 돌봐줘라.

겨울이 끝날 때 쯤에 내가 그 아일 데리러 갈게.

그럼, 관찰일지 꼬박꼬박 써주고, 잘 부탁한다.

PS.세계 유일의 초 희귀 돌연변이종으로써 연구개체인 만큼

최소한 몇천억엔은 하는 몸값을 하는 아이니까 죽지 않게 잘 돌봐라.

걔 죽으면 우리 집안 통째로 파산이다.ㅋㅋㅋㅋ

 

※위의 편지에 대한 츠치다 마사히로의 남극기지로의 문자메세지※

ㅅㅂ 그런 위험천만한 돈덩어릴 나한테 떠넘기는거냐 이양반아!?

  • profile
    무첸 2017.03.05 06:36
    ㅋㅋㅋ 집이 홀라당 사라지겠네 ㅋㅋㅋ
  • ?
    hundredsshootingkill 2017.03.05 06:36
    zzzzzzzzzz아 귀여웤ㅋㅋㅋㅋㅋㅋㅋㅋ
  • ?
    탄핵남자 2017.03.05 06:36
    집도 가문도 사라지겠군 ㅋㅋㅋ
  • profile
    십권검 2017.03.05 06:36
    전에 쓰신 세계의 윳쿠리[보충편]에 나왔던
    10마리의 사라진 레티종 중 사체가 발견 안됬던
    그 아이군요. 그때의 사람그림자 목격담은 이것의
    떡밥이었네요.
  • profile
    미리내미르 2017.03.05 06:36
    으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정도면 파산을 넘어 3대가 멸하는 급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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