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대
2015.09.11 08:24

붉은 여왕 효과

조회 수 443 추천 수 4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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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여왕 효과-제자리라도 유지하기 위해선 계속 발전해나가야 한다는 모순을 설명하는 말.

예를 들어 사슴이 60km로 뛰고 늑대가 60km로 뛰었는데 사슴이 70km로 뛰게 되어도 늑대 역시 70km로 뛰게 되면 사슴은 과거보다 발전했어도 늑대보다 빠르지 못하다는 제자리를 유지하게 될 것이다. 즉 사슴은 최소한 늑대에게 따라잡히지 않기 위해서라도 계속 속도를 높여야 한다.

...

..

.

..

...

"인간씨들에겐 그정도로 맛있는 밥씨는 낭비라제! 도스가 무리의 전부에게 최고의! 밥씨를 나눠주겠다제!"


그렇게 말하고 나간 도스가 정말로 맛있는 밥씨를 가져오고 일주일 후, 도스는 인간에게 죽임당했다.

그 인간은 검은 옷을 차려입고, 눈하나 깜빡하지 않고는 도스 스파크를 작은 벽씨로 막아내고 긴 꼬챙이씨로 도스를 마구 찔렀다.

도스는 자기는 잘못한 것이 없다고. 그냥 모두랑 느긋하게 있고 싶었을 뿐이라고 소리쳤지만 인간은 도스의 눈알에 꼬챙이씨를 깊숙히 꽂아넣었다.

그리고 이렇게 말했다.


"그럼 인간은 건드리지 말았어야지."


그 다음 꼬챙이씨 안에서 두번째 꼬챙이씨를 뽑아낸 인간씨는 다른 한쪽 눈알마저 뚫어버린 후 세번째 꼬챙이를 꺼내 도스의 눈 사이로 꽂아넣었다.

도스는 괴로워하며 발버둥치다가 그 세번째 꼬챙이에 찔리고 더는 움직이지 않았다.

도스가 죽은 걸 확인하자 인간은 모자의 앞을 올리고 윳쿠리들을 내려다봤다.


"잘 봤지? 인간을 건드리면 저 느긋할 수 없다. 인간에게 대들지 마라."


그날 윳쿠리 마리사는 무리에서 도망갔다.

인간은 느긋할 수 없다. 인간이 많이 보이는 이 산은 위험하다.

그리고 마리사는 두번째 무리에 들어갔다. 두번째 무리는 퀸 앨리스가 이끄는 무리였다.

퀸 앨리스는 인간과 싸울 생각은 없었던 것 같았다.마리사는 안심하고 무리이서 지냈다.

하지만...


"애새끼 좀 적당히 낳으랬지."


인간은 또 찾아왔다. 그것도 그때 그 인간이었다.

이 무리는 상쾌 제한을 걸지 않고 있었다. 단순히 그뿐이면 모르겠지만 그러먼서 윳쿠리들이 산을 황폐하게 만들어갔고 주변 마을의 농작물을 훼손하는 일까지 일어났다.

퀸은 그저 무리의 모두를 느긋하게 해주고 싶을 뿐이었다.


"아가야는 느긋할 수 있다구요! 인간씨도 보면 알 수 있겠지요? 느긋한 아가야를 위해 채소를 조금 나눠줄 수도 있는거지요?"


"아니... 인간은 너희들 아가야를 본다고 딱히 느긋해지지 않아."


"그거야 할아범이랑 할망구들이 게스에 촌뜨기인 인간씨니까 그런 거 겠지요오오오?! 아가야는 매우매우! 도시파적으로 느긋할 수 있다구요오!!"


퀸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마리사는 이미 안좋은 기운을 느꼈다.

인간씨는 한숨을 쉬고 그때 그 꼬챙이씨를 꺼냈다.


"그럼 낳지 말라고 해도 낳을거냐?"


"물론이죠!"


"내가 널 죽여서라도 그만 낳게 하겠다면?"


"흥, 퀸은 강하... 느뷰븃!!"


인간씨는 더 듣기 싫다는 듯 단 한방에 퀸의 인중을 꼬챙이씨로 꿰버렸다. 그리고 그때처럼 창씨 안에서 창씨를 하나 뽑더니 몸이 마비되어 푸슉푸슉 커스타드 소만 흘리는 퀸의 옆으로 다가가 관자놀이를 뚫고 퀸을 즉사시켜버렸다.

그때처럼 냉랭하고 건조한 목소리로 인간은 윳쿠리들을 내려다보며 말했다.


"에휴, 퀸이든 뭐든 말이야... 인간에게 거스르면 죽는거야... 그러니까 조심해라."


그 말을 하고 인간씨는 산을 내려갔다.

마리사는 인간이 온 반대방항으로 도망갔고 다음날 구제반이 와서 윳쿠리 무리의 절반을 납치해갔다.

마리사는 그날 느꼈다. 인간보다 강해지지 않으면 느긋할 수 없을 거라고.

그날부터 마리사는 이 무리 저 무리를 돌아다니며 수행을 받았다. 머리도 점차 좋아졌고 신체능력도 점점 올라갔다. 그리고 윳쿠리 특유의 믿음의 힘과 고집으로 날이 다르게 윳쿠리 치고는 강해질 수 있었다. 그 동안에도 한번 더 도스가 살해당하는 것을 봤지만.

다음해 봄에 마리사는 도스가 될 수 있었다. 도스 마리사는 인간이 미웠다. 모두 느긋하고 싶을 뿐인데! 인간도 느긋하고 싶어 할텐데! 왜 자신들을 죽이는 건가! 도스는 도스가 된 뒤에도 수련을 게을리 하지 않고 그때 그 인간과 싸우기 위한 준비를 했다.

그해 가을쯤 도스에게 그때 그 인간이 찾아왔다. 도스는 인간이 자신을 죽이러 왔다고 직감했다. 늘 그랬었으니.


"오랫만이야 인간."


"어, 너 나 아냐?"


"물론이야. 저번 봄에도 여름에도, 가을에도! 도스가 마리사일 적에 있던 무리의 도스들을 죽였잖아!! 왜 그런거야? 왜 그랬어? 도스는 우릴 느긋하게 해주고 싶었을 뿐인데!"


도스는 울부짖듯이 항의했다. 인간은 도스의 이야기를 가만히 듣다가 옆의 어깨를 한번 으쓱하고, 입을 열었다.


"그럼 그때 도스의 느긋한 대상에 인간들은 포함되어 있었어?"


"도스는 윳쿠리들을 느긋하게 해주는 것이 일이야! 인간 따위 필요없어!"


"그러면 윳쿠리가 느긋하게 있기 위해 인간을 느긋하지 못하게 하는 건 되고, 인간이 느긋하게 있기 위해 윳쿠리를 느긋하지 못하게 하는 건 안된다 이거야? 뭐야 그 억지논리는?"


"그렇다고 죽일 필요는 없었잖아!"


"내가 할 말이야."


인간의 목소리가 낮게 깔리자 도스는 이상함을 느꼈다.

들고있는 작은 벽씨로 바닥을 툭툭 두드리더니 이야기를 마저 했다.


"작년 봄에 한 도스가 인간이 운영하던 가게를 부수고 먹을 것을 훔쳐갔어. 그 가게 주인 아저씨는 가진 모든걸 잃은 충격으로 자살했고. 그래서 내가 그 도스를 죽인 거야. 너희야말로 인간을 죽어야 할만큼 궁지로 몰면서까지 느긋해져야 하는거야?"


도스가 대답하지 못하자 인간은 한숨을 쉬며 꼬챙이씨를 허리에 걸었다. 그리고 등에 멘 가방에서 짧은 꼬챙이씨를 뽑았다.

마리사는 예전의 기억이 났다. 트라우마가 되어 똑똑히 기억하는 그때 그 꼬챙이씨. 도스의 미간에 꽂아 눈이 멀어 괴로워하던 도스를 영원히 느긋하게 만든 그 흉기.

도스는 그것에 꽂히지 않기 위해 몸을 움직일 태세를 갖췄다. 이미 몇번이나 비슷한 공격을 피하는 것을 해봤다.

나라면, 지금의 나라면... 인간을 이길 수 있을지도 모른다!!



고 생각한 순간이 마리사에게도 있었다.

인간은 창을 꽂는 대신 던졌고 마리사는 한쪽 눈이 멀었다.

예전에는 도스 스파크를 방패로 막았었지만 지금은 쏘기도 전에 움직여 피해버렸다.

인중이나 관자놀이 같은 급소만 노리는 것도 아니었다. 저부나 뺨 등 튼튼한 곳을 뚫어 순간적으로 행동을 막기도 했다.

들고있는 무기도 예전의 그 창이 아니었다. 뚫는게 아니라 베는 용도인 전기톱이 되어있었고 도스의 세갈래 땋은 머리는 별다른 활약도 못하고 베여나갔다.

자신은 이길 수 있을거라고 확신한 도스 마리사는 어느새 그동안 본 도스들처럼 넝마가 되어 바닥에 쓰러졌고 이젠 숨만 겨우 붙어있을 뿐이었다.

도스는 분했지만 몸이 움직이지 않았다. 상대는 중상은 커녕 경상조차 거의 없었고 이 압도적인 차이를 납득할 수 없었다.


"할 말 있냐?"


"어째서... 어째서 진거야...? 도스는 도스보다도 퀸보다도... 센데..."


"야. 어렵지 않아. 너는 강해졌어. 지금껏 싸워온 도스 중 너처럼 어린 놈치고 너처럼 센스 좋은 놈은 없었거든."


"근데... 왜..."



"근데 네가 강해졌다고, 딱히 내가 약해지는 건 아니잖아."



인간은 혀를 차고서 도스의 끊어진 땋은 머리에서 리본을 풀어 주머니에 구겨넣었다.

도스는 애처로운 눈으로 가져가지 말라는 듯 쳐다봤다.


"너한테 이끌 무리가 있는 것처럼 나한테도 먹여살릴 가족이 있어. 살려줄테니 다신 사고치지 마라."


그렇게 말하고 인간은 도스에게서 멀어져갔다.

그날 이후로 산의 무리가 인간과 마주치는 일은 없었고 도스도 인간 앞에 나서지 않았다.

인간이 나타날 때마다 도스는 그저

"윳쿠리가 아무리 달려도 인간은 쫓을 수 없어..."

라고 말하며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끝.
  • profile
    미리내미르 2015.11.24 04:09
    오오 교훈적 교훈적.
    그저 윳쿠리일 뿐이라는게 이렇게 큰 패널티!
    그리고 전투력이 상승하는군요 오오
  • ?
    세련 2015.11.24 04:09
    오오 비참해비참해
  • ?
    느긋한철수 2015.11.24 04:09
    난 또 뭔가 새로운 도스가 탄생하나 싶었지만... 팥소는 팥소군요.
  • profile
    바이저와패치 2019.04.08 22:56
    반성을 못할망정 감히 인간에게 이겨볼 생각을 하다니 저 건방진 만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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