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대
2017.06.22 16:39

윳쿠리를 연구하는 자 -64-

m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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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하루는

사람들에게 있어서 결코 잊혀지지 않을 하루였을 것이다

그 충격과 공포의 혼란이 단 하루만의 일이었으리라곤

누구도 쉬이 실감하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단 하루만의 일이었다

그 하루의 시작은, 하나의 폭발에서 시작했다

 

"혁명의 날이 밝았다! 회원들이여, 무기를 들어라! 저 악마들에게서 가련한 윳쿠리들에게 자유를 되찾아주는 거다!"

""와아아아아!"

 

사람들이 서서히 깨어날 즈음인 이른 아침, 윳쿠리 자유 협회는 모든 회원들을 집합시켜선

밀매해온 무기로 무장시키고 마음가짐을 하나로 통일시킨다

그리고 그들의 집회장에 이 일의 핵심인물 중 하나, 아포칼립스가 찾아왔다

 

"밤중에 내 산하의 재빠른 윳쿠리들을 이용해 선정한 지역들에 폭탄을 설치했다. 원격으로 터트릴 수 있어."

"고맙습니다 몸첨부 도스님. 직접 이렇게 혁명을 도와주시니 몸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기뻐하는 건 혁명이 성공한 뒤에 해도 늦지 않네 협회장. 신중하게 진행해야 하는 건 잊지 않았겠지?"

"그럼요! 두번 실패는 없을 겁니다! 각자 지정된 자리로 가서 신호를 기다리도록!"

 

아포는 개별행동, 협회는 조를 나눠서 지정된 지역에서 대기한다

그리고 아포가 그들에게서 멀리 떨어져 어느 공원의 풀숲으로 들어가자

그곳에선 사냥팀장 요우무와 방위팀장 마리사가 몸을 숨기고 있었다

 

"놈들의 지도다. 표시된 지역에 오전 9시까진 집결할거다."

"전부 가공소 근처다묭. 역시 그 인간씨들은 가공소를 부술 목적이 확실하다묭."

"문제는 저 인간씨들이 어떻게 경찰씨들에게 기습당해 체포당하게 하냐는거다제."

"화기로 무장했으니 경찰들도 처음부터 작정하고 움직이게 만들어야해. 그래야 녀석들이 손 쓸 틈도 없이 잡히지.

다행이랄지 중화기는 제 1 가공소 근처에 집결한 1개조만 가지고 있다. 그들은 여차하면 내가 제압하지."

"설치한 폭탄들은 어찌하냐제?"

"설치를 담당한 녀석들이 실수없이 설치했다면 인명피해가 발생할 위치는 아냐. 위력도 약하니까. 터트리게 둬."

"그 폭발이 모든 것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가 될거다제."

"도시 곳곳에서 일제히 터질거다. 그때 각자가 뭘 해야 할지 기억하고 있지?"

"몸첨부들 모두 각오를 다지고 대기하고 있다묭."

"무엇보다 명심할 것. 무리하지 마라. 일이 수틀리면 최대한 들키지 않게 도망쳐. 나한테 책임을 뒤집어 씌워."

"...정말 그래도 괜찮냐제?"

"난 이미 모든 오명을 쓸 각오를 했어. 이번 일로 나 이외의 동족이 오명을 쓰는 일은 없어야 해."

"알겠다묭. 명심하겠다묭."

"혁명 보조팀에게 가라.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의 임무를 준비하라고."

 

아포의 명령이 떨어지기 무섭게 두 팀장은

수풀에 숨겨둔 옷과 가발을 꺼내 그것으로 재빨리 갈아입고는 인파 속에 숨어 사라졌다

윳쿠리답지 않게 자신들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옷과 머리장식, 머리스타일을 포기했기에

일반인들은 겉모습으로 이들이 몸첨부 윳쿠리임을 알 수 없었다

 

"중화기를 상대할 수 있는 건 나 외에는 그녀석들 뿐이겠군. 녀석들을 그쪽으로 유인해야겠어."

 

시로이의 집도 아침 일찍 활동을 시작했다

간단하지만 든든하게 아침식사를 마친 뒤 그들은 최종적인 작전점검에 들어갔다

시로이 쿄우진, 맛치, 플라티나, 엘리니카 전원이 모여 자신들의 전투력과 컨디션을 확인하고 마지막 준비를 마쳤다

 

"저... 언니야..."

"스파클..."

 

2층에서 스파클이 내려왔다

 

"다들... 그 아포라는 윳쿠리랑 싸우는거야?"

"응, 어떻게 될 지는 모르겠지만..."

"안싸우면... 안되는거야?"

"그건..."

 

망설이는 플라티나를 대신해 시로이가 나서서 대답했다

 

"내가 녀석을 원하기 때문이지."

"오빠야...?"

"난 보통의 윳쿠리를 아득히 뛰어넘은 녀석의 모든 걸 연구하고 싶거든. 근데 녀석은 비협조적이라서 말이지."

"그럼 오빠야는... 그... 아포라는 윳쿠리도 막 심하게 다룰거야?"

 

플라티나가 말없이 놀랐다

어젯밤 스파클에게 연구실을 본 것에 대해서 일절 말하지 말라고 당부했는데도

스파클은 지금 그걸 의심케 하는 발언을 한 것이다

물론 시로이가 눈치채기는 했을거라 짐작하긴 했지만 그래도 어떻게 될지 몰라 조심하라고 한 것인데 말이다

긴장의 정적이 흘렀다

플라티나는 물론 맛치도 엘리니카의 대부분도 긴장 가득한 분위기를 읽고 같이 긴장에 빠졌다

어떻게든 무마하려고 플라티나가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주, 주인...! 이건 그..."

"스파클."

"응?"

"넌 너 자신이 고통을 겪었기에 네 일이 아님에도 다른 윳쿠리들이 고통받는 걸 무시하지 못하는 거겠지."

"으, 응..."

"너는 물론이고 지금 여기 있는 모두의 성향을 나는 이미 다 파악한 지 오래다. 내가 연구에 대해 너에게 숨긴 것도 그래서고."

"그렇...구나."

"하지만 연구로 나온 결과는 쓰는 사람 나름이지. 난 연구만 하는 연구자일 뿐이야."

"에?"

"스파클, 오늘은 특별히 집안일 안해도 되니까 2층의 내 서고에서 내 연구자료들 좀 보렴."

"잠깐 주인, 그건 무슨...?"

"그걸 어떻게 쓸지는 네 맘이다 스파클."

"에? 내가?"

"너도 마냥 모른 채로 지내게 둬선 안되겠더라. 네 앞길을 결정할 때야. 다만 그 전에 나에 대한 반감은

내 단편만 보지 말고 내 모든 것을 보고나서 정해도 늦지 않잖아?"

"주인... 그럼...?"

"슬슬 움직이자 얘들아. 아포칼립스가 오래 기다릴 것 같진 않거든."

 

지휘를 위해 집에 남는 몇몇을 제외하곤 모두가 문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시로이가 가장 마지막으로 나가면서 스파클에게 이렇게 말했다

 

"네 결정을 존중하마."

 

아침햇살이 눈부시게 들어오던 현관문이 닫히고 집안은 다시 고요함을 되찾았다

 

"무, 무큐... 스파클..."

"......"

"스파클?"

"나, 올라가볼게."

"무큐!?"

"오빠야 말대로, 난 오빠야에 대해 잘 몰라. 오빠야가 해온 연구가 뭔지도. 그걸 알아야, 오빠야를 어떻게 대할지를

알 수 있을 것 같아. 맛치, 오빠야한텐 연구가 전부였지?"

"무큐, 주인님은 굉장한 연구광이시니까요. 연구가 삶 그 자체인거죠."

"그럼, 오빠야의 연구를 보면 오빠야에 대해서도 알 수 있을거야. 그러니까 나, 공부해볼래."

 

스파클은 그렇게 2층의 서고로 올라갔다

스파클의 뒷모습만 씁쓸히 바라보던 맛치를 프사이가 불렀다

 

"맛치, 우리도 우리 일을 할 시간이예요."

"무, 무큐! 그렇죠!"

"이오타, 분신들이 주는 정보 중에 의심가는 건 전부 말해줘요."

"알았어, 한 노숙윳 무리에 통째로 기생해 만든 대량의 분신이니까 뭔가 잡힐거야."

 

오전 9시

윳쿠리 자유 협회의 회원들은 각자가 지급받은 무기를 숨긴 채 각자의 집결지에 모였다

그리고 그 중 한군데인 제 26 가공소 인근, 협회원의 눈에 띄지 않는 위치에서 그들을 감시하는 두 존재

아포의 무리 소속 방위팀장 마리사와 사냥팀의 첸이다

몸첨부인 두 윳쿠리는 지금 인간의 평상복을 주워입고 자신의 윳쿠리로써의 특징도 숨긴 상태다

마리사는 왼쪽 옆머리의 댕기머리를 풀고 사이드 포니테일 스타일로 바꿨으며

첸은 모자와 긴 치마로 고양이귀와 두개의 꼬리를 숨겼다

 

"제 1 가공소와 제 8 가공소, 그리고 여기다제."

"근데 경찰씨들을 어떻게 데려오냥? 여긴 도심에서도 멀어서 근처엔 파출소 정도다냥."

"일단 최대한 해볼 수 있는 데까진 해보는 거다제. 경찰씨들이 가장 빨리 와줄 화제를 생각해보는 거제."

"냐냥... 이건 어떠냥? 살윳마... 아니, 살인마가 나타났다는 거다냥!"

"괜찮긴 한데 어설프게 말하면 들어주지도 않을거다제."

"냐냐냥, 폭탄이 터진 뒤에는 너무 늦는다냥! 그 전에 경찰씨가 와야 한다냥!"

"조금 위험하지만, 길을 찾아달라는 식으로 경찰씨랑 같이 저기로 가는거다제."

"냐냥!? 조금이 아니라 많이 위험하다냥! 저 인간씨들은 우릴 봤었고 이 근처 경찰씨론 제압이란 걸 못한다냥!"

"하지만 어떻게든 저 상황을 경찰씨들이 알게는 해야한다제."

"냐냐... 그럼 첸은 여차할 때 건물 옥상에서 무리장에게 배운 기술로 엄호할테니까 마리사가 가라냥."

"확실히, 마리사가 경찰씨의 의심을 안받을 정도로 인간씨의 말투를 할 순 있으니 그 부분에선 첸보다는

마리사가 나을거다제. 근데 이름은 어쩌냐제? 마리사는 누가 들어도 윳쿠리고 생각할 이름이다제?"

"냥! 그럼 '리'만 빼서 마사라고 하자냥! 뭔가 다른 나라 이름같지 않냥?"

"...왠지 영웅인 아들을 둘씩이나 둘 법한 이름이다제. 그래도 그게 낫겠다제."

"그럼 갔다오라냥! 첸은 엄호할 자리를 찾아보겠다냥!"

 

그리고 도쿄의 어느 카페

 

"어이, 마츠다! 저쪽 테이블 손님께 손님 주문하신 것 좀 갖다드려. 뭔 작업때문에 직접 못받으신다더라."

"네에~, 어우, 대체 뭐가 바쁘길래 그 잠깐도 손을 못떼냐?"

 

마츠다는 가까이에 창문도 없고 벽에 딱 붙은 구석자리에서 노트북을 두드리는 안경 낀 손님에게

아메리카노와 도넛을 서빙했다

손님은 눈만 움직여 흘깃 보고는 다시 무언가의 작업에 몰두했다

마츠다는 자리로 돌아가면서 이 무례한 손님에 대한 불평을 중얼거렸다

 

"10시에 틀라고 했지? 도쿄 시내 곳곳의 대형 브라운관 해킹해서 이걸 틀라고."

 

안경 쓴 손님은 가방에서 태이프를 하나 꺼냈다

 

"보수야 많이 줬으니까 하는건데, 왜 비디오 테이프야 불편하게시리.

USB에 담아오면 좀 좋아? 덕분에 기기가 추가로 필요해졌잖아"

 

그리고 그 손님과는 제일 멀리 떨어진 자리에 있는 소녀 손님 둘

그 둘의 정체는 인간의 버려진 옷을 입고 백발을 가발로 숨긴 사냥팀장 몸첨부 요우무와 

마찬가지의 방식으로 정체를 숨긴 교육팀의 몸첨부 유카다.

 

"느으... 들키면 어쩌지? 긴장돼..."

"조금은 긴장을 풀라묭. 우린 특히 제일 중요한 역할이다묭."

"알고는 있지만..."

"그럼 뭔가 달콤한 거라도 시켜먹자묭. 그럼 긴장이 좀 풀릴거다묭."

"근데 무리장은 어떻게 돈을 구한걸까?"

"그건 요우무도 잘 모르겠다묭. 팥소 일부를 극도로 변질시켜서 보석으로 바꿔 팔았다는데, 아직도 이해 못했다묭."

"어쨌든, 저 안경 쓰고 주근깨 있는 얼굴에 좀 마른 남자 인간씨가 맞지?"

"맞다묭. 저 인간씨가 프로파간다를 도시 곳곳에 틀 해커씨다묭."

"지금은 기다렸다가 틀기 직전에 비디오를 바꿔 틀게 하는건데..."

"저런 위치여서야 몰래 바꿀 순 없다묭. 속여서 바꿔치거나, 힘으로 나설 수밖에 없다묭"

"우리가 잘 할 수 있을까? 속이는 것도, 협박하는 것도..."

"잘하고 못하고가 문제가 아니다묭. 하지 않으면 안된다묭. 실패하면..."

"모두 헛수고...랬지?"

"무리장은 이 일에 모든 걸 걸었다묭. 윳쿠리란 종족 자체를 위해서. 목숨조차 걸었다묭."

"그에 비해 우리는 이것만 해내면 돼... 이것조차 못해서 무리장의 노력을 헛수고로 하고싶진 않아...!"

"그래도 미안하다묭. 무리의 몸첨부 중에 레미랴는 날개때문에 변장할 수가 없고, 앨리스는 무리를 지켜야 해서..."

"괜찮아 사냥팀장. 어쩔 수 없는 거잖아?"

"...제 8 가공소에서 멀지는 않다묭. 폭발이 일어나면 여기로도 여파가 올거다묭. 그때 바로 행동하자묭."

"응...!"

 

제 1 가공소 인근의 으슥한 골목

이곳엔 윳쿠리 자유 협회의 협회장이 지휘하는 팀이 무기를 은폐한 채 폭탄을 터트릴 준비를 하고있다

그리고 그 골목의 건물 옥상에선 아포의 무리 방위팀 소속인 몸첨부 레미랴가 그들을 내려다보고 있다

 

"도오... 무리장, 이이제이라는 걸 하겠다고 했는데 무슨 뜻이냐도... 당장이라도 폭탄 터트릴 것 같다도... 빨리 와달라도..."

 

시로이는 엘리니카는 팀을 나눠 곳곳으로 흩어놓고

자신은 흰 가운 안에 자기 전용 무장을 숨긴 채 플라티나와 행동하고 있다

 

"저기 주인... 스파클한테... 화났어?"

"왜 그런 소리를 하지?"

"주인은 연구나 실험이 방해되는 걸 싫어하잖아? 스파클은 날 조수로 두기 위해 일종의 인질로 잡아둔거고."

"뭐, 그렇긴 하지."

"난 스파클의 편이야. 그건 알지? 그렇다는 건 스파클이 주인을 떠나겠다고 하면 나도 떠날거란 뜻이야."

"알지 물론."

"그럼 주인은 당연히 막으려 들테고..."

"당연한 건 아니지."

"뭐?"

"너가 떠난다고 실험이 방해되는 건 아니거든. 스파클도 마찬가지고."

"잠깐만, 맛치 이전의 개조 파츄리 조수들은 다 살처분했잖아?"

"첫번째 녀석은 저 혼자 잘 산다면 모를까, 쓸데없이 노숙윳의 수준을 성장시켜 내 실험체 포획을 방해할 수 있었으니까.

두번째 녀석은 뭐, 잘 기억은 안나는데 제법 깽판쳤던가? 세번째는 실험을 작정하고 방해했고."

"...세번째는 알아. 그 개조 파츄리가 도주시키려던 앨리스, 장기 보관실에서 내 아랫자리에 있었으니까."

"아아, 그랬던가?"

"떠나는 것만으로는 방해라고 여기지 않는다는 거야?"

"떠나지 않고도 방해는 할 수 있고, 떠나도 방해는 아닐 수도 있지. 그리고 말이야."

"응?"

"너, 옛날에 비해 많이 변했지?"

"어? 뭐어... 그렇긴 하지."

"나도 마찬가지야. 옛날처럼 꽉 막히지만은 않다고. 본질은 그대로지만 그 외의 것들은 좀 변했지. 너희랑 지내면서."

"......"

"뭐든 말이야, 변화하기 마련이야. 생물이든 무생물이든, 개인이든 단체든, 인물이든 환경이든.

변화를 인정하고 받아들이지 않으면 연구도 진행할 수 없지. 진리인 줄 알았던 이론이 뒤집히는 일은 언제나 가능해."

"그렇...구나."

"뭐, 스파클이 어떤 대답을 내느냐에 따라 나도 다른 대응을 하겠지만, 그건 그때 가서 볼 일이지."

 

시로이의 말이 끝나자마자 그의 전화가 울렸다

 

"여보세요, 시로이입니다."

{학계의 유명인 치고는 전화번호 검색하기 참 힘들군, 시로이 쿄우진.}

"그 목소리...!"

{목소리만으로 구분하다니 윳쿠리 전문가라고 인정할 수밖에 없기는 하군.}

 

어딘가의 공중전화에서...

 

"아포칼립스다. 무슨 전화인지는 알겠지?"

{꽤나 대담하군 그래?}

"그래. 당당한 선전포고다."

  • profile
    netpilgrim 2017.06.22 23:41

    흠....... 신인류.... 아포칼립스....... 그리고 혁명과 충격이라, 뭐가 일어날 지 궁금하군요.

  • ?
    탄핵남자 2017.06.22 23:53
    다음화 기대하네요 두근두근 그리고 몸첨부 마리사랑 첸은 실패할거 같아 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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