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장 불현듯 찾아오는 비극
인간이 사라지고 나서의 첫 번째 일주일은
윳쿠리들에게 비교적 순탄하게 흘러갔다.
길거리에 널려있는 수많은 먹거리들,
누구의 방해 없이 차지할 수 있는 넓은 공터들과 거주 공간이
거의 무제한적으로 제공되었고 무엇보다 가장 큰 위협이었던
인간이 없어져 도시 안에 남아있는 개와 고양이, 새들과 같은
애완동물들 역시 대부분 사라졌기 때문이었다.
수많은 윳쿠리들이 비로소 곳곳에 정착할 수 있었고,
조금의 소란을 제외하면 인간이 세워놓은
튼튼하고 안정적인 건물들은 다시금 북적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런 꿈만 같은 시간은 오래가지 않았다.
갑작스러운 식량의 증가와 함께 비대해지는 무리의 숫자로
인하여 윳쿠리들의 번식 활동(그들이 일컫는 바로는 "상쾌")가
시도 때도 없이 빈번하게 일어났고, 수정과 출생이
일주일 정도로 매우 빠르고 한 번에 많은 수를 임신하는
윳쿠리들의 특성이 문제가 일어나기까지의 시간을
더욱 단축시켰다.
"태어낫...셰샹에서 가쟝 기여운 레-뮤의 탄섕씌라굿-!?"
"가장 늠륨!한 마-쨔의 탄생이다젯..!
얼른 다콤다콤 먹고 뺭뺭하는거다제..!!"
"핸셤한 마리쨔의 등쟝이다제에...
이제 이곳은 마리쨔의 플레이슈다졔"
새로이 탄생하는 아기 윳들의 첫마디가
사방에서 끊임없이 들려오고-
"느호오오오오오-레이무 간다제에에에에에에-!!!!"
"마리사아아아-능호오오오오오-잔뜩잔뜩 하는거야아아아앗-"
"철썩철썩철썩철썩철썩철썩철썩"
그리고 또다시 아기 윳쿠리들을 만드는 소리가
시끌시끌하게 섞여 들어온다.
그 결과 일주일 전까지만 해도 거리에 드문 드문 보였을 뿐
이었던 윳쿠리들의 수는 어느새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해
수 백배, 아니, 수 천배에 이르는 숫자가
온 도로와 건물들에 빽빽하게 들어차 귀가 멍해질 정도의
소음을 만들어낸다.
그 풍경은 조금 과장되게 표현하자면,
마치 지옥에 막힘 없이 들어찬 죄인들이
가파른 낭떠러지 밑으로 밀려 떨어질 때의 그 비명을
쉴 새 없이 질러대는 듯한 참혹한 모습이었다.
아기윳들의 희망찬 탄생 선언은 얼마 지나지 않아
끔찍한 현실에 맞닥뜨려 찢어지는 절규로 바뀌었고,
새 생명을 만드는 쾌락에 빠져 정신없이 몸뚱이를 흔들던
윳쿠리들은 서로의 먹이를 쟁탈하기 위한 피가 흩날리는
(정확히는, 팥소) 싸움 속으로 끌려들어 갔다.
"이 먹거리씨는 이제 이 마리사님의 차지라제!!!
방해되는 쓰레기들은 저리로 꺼져서
찌꺼기나 주워 먹으라제!!!"
"지랄하지 말라제에에!!!
그건 레이무와 마리사가 열심히 모아서 얻은 식량들이라제!!!
헛소리 그만하고 내노라제에에ㄹㅇㄱ!?"
"이 건방진 노예가 어디서 까부냐제..?
뾰족뾰족씨 한 번 찌른 것 가지고 부들부들거리는 꼴이라니
더럽게 웃긴다제에에에~ 느헤헤헤헤"
"아뺘야아아아!!!!!!" "먀먀아아아아아!!!!!!
레-뮤가 나께 해쥬꺼야앗!!! 할-쨕 할-쨕-"
서로를 죽이고 죽이는 광기에 젖은 살육전은
몇 시간에 걸쳐 계속되었다.
마치 커다란 폭풍이 온 도시를 휩쓸고 간 듯,
거리의 벽과 바닥에는 터져나간 팥소들과 만주 피들,
찢어지고 뜯겨 나간 장식 머리들이 발 디딜 틈 없이 굴러다녔고,
끝내는 하늘을 뒤덮는 칠흑 같은 어둠과 정적,
그리고 수라장에서 간신히 살아남은 아주 극소수의 윳쿠리들
만이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