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그렇듯 오역이나 오타 지적은 환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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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을 넘는 가족
술식 아키
레이무는 은배지를 단 애완윳쿠리다.
「다녀올게~」
「느긋하게 다녀오라구.」
주인인 언니가 회사에 가버리면, 레이무는 순식간에 할 일이 없어진다.
텔레비전을 보는 것은 허락되어 있지만, 은배지의 지능으로는 이해할 수 있는 방송이 거의 없다.
봐도 재미없을 뿐더러, 거슬리는 잡음으로밖에 느껴지지 않아 보지 않기로 했다.
이제부터 언니가 돌아올 때까지는 지루함과의 싸움이다.
윳쿠리가 아무리 느긋하게 있는 것을 좋아한다고 해도, 그저 멍하니 시간이 흐르기만 기다리는 것은 괴로운 일이다.
하지만 레이무는 지금의 환경에 제법 만족하고 있다. 아니, 지금보다 못한 환경을 알고 있기에 참고 견딜 수 있는 것이다.
언니는 휴일이면 레이무를 데리고 근처 공원으로 산책을 간다. 거기서 레이무는 목격하는 것이다. 들윳쿠리의 비참함을.
처음 산책을 갔던 날, 더럽고 상처투성이인 들윳쿠리를 본 레이무는,
「느긋하지 못한 윳쿠리가 있다구.」
「레이무는 특별하니까 느긋하게 있을 수 있는 거구나.」
라며 들윳쿠리들을 깔보며 우월감에 잠겼다. 하지만 거기에 찬물을 끼얹는 언니의 한마디.
「내가 버리면, 레이무도 저렇게 되는 거야.」
산책은 집에만 있는 레이무에게 기분 전환을 시켜주기 위함이기도 하지만, 그 이상으로 훈육으로서의 의미가 강했던 것이다.
「앗, 들마리사가 찌부러져서 죽어있네. 아-아, 개미 씨 투성이가 되어버렸네.」
「느힛……」
「뭐, 선량한 시민으로서, 뒷정리라도 해줄까.」
말문이 막힌 레이무를 내버려 두고, 언니는 공원에 설치된 윳쿠리 수거함으로 간다.
거기에 준비된 부집게를 사용해서, 개미 씨 투성이의 전 마리사를 수거함에 던져 넣는다. 그리고 한마디.
「있잖아, 레이무. 들윳쿠리가 되고 싶어?」
경직된 레이무를 보고 언니는 웃었다.
「농담이야, 농담. 레이무는 내 말을 잘 듣는, 착한 애완윳쿠리니까~」
산책은 매우 즐겁지만, 시야 한구석에는 언제나 들윳쿠리가 있었다.
죽은 듯한 눈으로 기어 다니는 들윳쿠리. 부모 윳쿠리의 시체에 매달려 우는 아가윳. 구제를 걱정하며 울부짖는 아가윳을 짓밟는 들윳쿠리.
예전에 보았던 들앨리스는 지금은 이제 없다. 분명 두 번 다시 볼 일은 없을 것이다.
언니의 말을 어기면, 버려지면, 레이무도 들윳쿠리가 되어버린다. 그것만은 피하고 싶다.
그래서 레이무는 얌전히 느긋하게 있는 것이다.
내용물인 팥소가 조용히 풍화되어 가는 듯한 기분을 맛보면서, 지루한 시간을 견뎌내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레이무의 일상에 변화가 찾아온다.
언니와 레이무가 사는 곳은 아파트의 한 방인데, 옆방에서 윳쿠리의 목소리가 들려온 것이다.
「여기가 내 방이다. 너는 오늘부터 여기에 사는 거다.」
「느와아~! 굉장한 집 씨인거제!!」
「어이. 조용히 해. 이 아파트는 벽이 얇다고. 큰 소리는 금지다.」
「알았다제!!」
「모르잖아, 너.」
남자의 목소리는 들어본 적이 있었다. 아주 가끔,
「지금이야 가라! ……좋았어! 골인!」이라든가 말하는 목소리가 벽 너머로 들려왔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마리사종으로 보이는 윳쿠리의 목소리도 들린다.
레이무는 소리가 울리는 벽에 얼굴을 바짝 붙이고, 조금이라도 벽 너머의 목소리를 들으려 했다.
잠시 동안 남자는 생활상의 규칙을 가르쳐주었지만, 이윽고 마리사와 놀기 시작했다.
한 사람과 한 마리의 목소리는 즐거워 보였다. 레이무도 같이 놀고 싶었지만 불가능한 이야기다.
큰 소리를 내는 것은 언니로부터 엄격히 금지되어 있었다.
「큰 소리에 대한 민원이 들어오면 바로 버린다」고까지 들었다.
그래서 레이무는 소리를 듣는 것만으로 참았다.
지루함은 달래졌지만, 이것은 이것대로 괴로웠다.
다음 날.
언니가 일하러 간다. 레이무는 가만히 기다린다.
이윽고 옆방 문이 열리고 닫히는 소리, 자물쇠가 잠기는 소리가 났다. 옆방의 오빠야가 일하러 간 모양이다.
레이무는 부리나케 벽으로 다가가, 구레나룻으로 벽을 페시페시 두드렸다.
「윳? 뭔가 소리가 나는거제?」
벽 너머라 작지만, 확실히 들리는 마리사의 목소리.
「여기서 소리가 나는거제. 윳? 윳?」
벽 바로 곁까지 왔다고 판단한 레이무는, 중추팥소의 두근거림을 억누르고, 결코 큰 소리가 되지 않도록 주의하며 말했다.
「느긋하게 있으라구.」
「……벼, 벽 씨가 말했다제.」
레이무는 넘어질 뻔했다. (이 마리사는 아마, 동배지구나) 라고 생각하면서도 정정한다.
「레이무는 레이무야. 옆 방에 있다구.」
「느늣. 그런거냐제. 마리사는 마리사인거제. 느긋하게 있으라구.」
「느긋하게…… 느긋하게, 있으라구.」
레이무의 팥소를 느긋함이 가득 채워간다. 윳쿠리끼리 「느긋하게 있으라구」라는 말을 주고받는 것 따위, 언니의 애완윳쿠리가 되고 나서는 전혀 없었던 일이었다.
그로부터 레이무와 마리사의 밀월이 시작되었다.
언니와, 마리사의 주인인 오빠야가 회사에 가면 두 마리만의 시간이 된다.
벽 너머이므로 서로의 모습조차 볼 수 없지만, 두서없는 잡담을 하는 것만으로 레이무는 즐거웠다.
「있지 마리사. 땋은 머리 씨로 벽 씨를 두드려봐.」
「이런거냐제?」 찰싹찰싹
레이무가 벽에 얼굴을 대자 진동이 전해져 온다. 단지 그것뿐인 일이, 기쁘다.
지금 이 순간, 얇은 벽 너머에 확실히 마리사가 있는 것이다. 그 실감이 레이무의 팥소를 따뜻하게 한다.
이제 레이무는 혼자가 아니고, 지루한 시간과는 작별이다.
하지만 그 상태로 있을 수 있었던 날은 짧았다.
욕심이 생겨난 것이다. 목소리를 듣는 것뿐만 아니라, 상대의 모습이 보고 싶어져 버렸다.
레이무는 두 개의 구레나룻을 사용해 장식물에 붙여진 배지를 떼어내더니, 배지의 핀으로 벽을 찔렀다.
이전에 언니가 「여기는 『벽에 압정을 꽂으면 옆방에서 비명이 들리는』 그런 방이니까」라고 말하며 큰 소리 금지령을 내렸는데, 레이무는 그때의 일을 기억하고 있었던 것이다.
벽은 단단했지만 핀은 조금씩 파고들어가, 이윽고 벽을 관통했다. 뽑아내고 다시 찌른다.
몇 번이고 몇 번이고 콕 콕 한 것으로, 벽에는 아주 작은 구멍이 뚫렸다.
레이무가 구멍을 들여다본다.
「……아무것도 안 보여.」
「……아무것도 안 보이는거제.」
두 마리가 동시에 들여다보았기 때문에 초근접 거리에서 서로의 눈만 마주 보고 있었다는 것을 깨닫기까지는 잠시 시간이 걸렸다.
한 마리가 구멍을 들여다보고, 다른 한 마리가 구멍에서 떨어짐으로써 마침내 서로의 모습을 눈에 담을 수 있었다.
「느와아~~, 마리사, 느긋하고 있구나아///」
실제로는 애완윳쿠리로서는 평균 정도의 마리사지만, 레이무가 최근 눈에 담았던 다른 윳은 들윳쿠리뿐이므로, 엄청나게 느긋하고 있는 윳쿠리로 보였던 것이다.
그런 마리사가 부-비 부-비 하고 다가온다.
「레이무. 다음은, 마리사의 차례인거제. 구멍에서 떨어져서, 레이무를 보여달라제.」
「느, 느응. 알았어.」
뺨을 붉힌 레이무는 최대한 수줍은 얼굴을 하고, 마리사에게 어필했다.
그리고 다시 구멍에 다가가 묻는다.
「어, 어때?」
「느으~응, 레이무, 정말 느긋했어제.」
레이무는 하늘에도 오르는 기분이 되었다.
이렇게 되니 다음 욕심이 생긴다. 보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서로 닿고 싶다.
하지만 그러려면 구멍의 크기가 제법 커야 할 것이다.
두 마리는 서로의 방의 모습을 전하며, 인간의 시점에서는 가구에 가려져 발견되기 어려운 장소를 선정했다.
남은 것은 벽을 그저 콕 콕 하는 것.
구멍이 어느 정도 크기가 되고 나서는, 마리사에게 장난감으로 주어진 나무젓가락 씨가 도움이 되었다.
구멍에 나무젓가락 씨를 통과시켜 두 마리가 빙글빙글 돌림으로써 벽을 깎아 구멍을 넓혀간다.
깎아낸 찌꺼기의 처리법에는 고민했지만 결국, 절대로 발견되지 않는 방법이라는 것으로, 먹어서 처리했다.
맛있다 맛없다 이전에 음식물조차 아닌 것을 먹는 것은 고통스러웠지만 그래도 참았다.
일주일 후, 벽에 손가락 몇 개가 들어갈 정도의 구멍이 뚫렸다.
여기까지 구멍이 크면, 뺨을 비비는 정도는 할 수 있다.
「부-비 부-비」
「부-비 부-비」
레이무는 눈에 눈물을 글썽이며 부-비 부-비 했다.
언니의 손과의 부-비 부-비도 나쁘지 않지만, 역시 윳쿠리는 만쥬껍질끼리 부-비 부-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맞닿는 장소가 적은 것이 불만이기는 하다.
하지만 이 이상 구멍을 넓히는 것은 발견되기 쉬워져 위험하다고 판단하는 이성은 남아 있었다.
적어도 강하게 맞닿으려고 벽에 뺨을 눌렀다.
「레이무, 그 볼, 왜 그래? 뭔가 동그란 자국이 나 있는데?」
「느엣!? 으, 으-응, 으-응…………」
언니가 돌아왔을 때, 레이무는 위기에 빠졌다. 구멍에 강하게 눌렀던 탓에 뺨에 자국이 남아 있었던 것이다.
레이무는 순간적으로,
「레, 「레이무의 은배지 씨, 느긋하고 있구나아~」라고 생각하며 보고 있다가, 그대로 자버렸다구!」
「잠깐, 조용히 해. 큰 소리 내면 안 돼.」
언니는 레이무의 당황한 큰 소리에 반응했기 때문에, 뺨의 자국에 대해서는 흐지부지되었다.
어떻게든 이 자리는 넘겼지만, 앞으로는 부-비 부-비도 가볍게 닿는 정도로 억제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이제 와서 브레이크는 걸리지 않았다.
지금까지의 일상이 메말라 있었기에 주어진 촉촉함을 놓아버릴 수는 없는 것이다.
「마리사. 레이무와 계속 함께 느긋하게 있어주면 좋겠어.」
「……느응. 기쁜거제. 계속 함께 느긋하게 있을거제.」
두 마리는 벽 너머로 결혼식을 올린다.
결혼식에서는 츄츄를 하는 것이라는 지식이 레이무에게는 있었다.
언니가 보던 텔레비전에서는 분명 그렇게 했던 것 같다.
「결혼할 때는 입 씨랑 입 씨를 맞대는 거야.」
「이런거제?」
마리사가 구멍으로 음- 하고 내민 입술이 어딘가 얼빠져 보였지만 오늘부터 부부가 될 상대다.
레이무는 자신의 입술을 겹쳐 행복한 츄츄를 했다.
츄츄가 끝나면 다음은 상쾌-이다. 언니가 보던 텔레비전에서는 분명 그렇게 했던 것 같다.
그리고 『상쾌-해도 아가야는 생기지 않았다』
계승되어 온 팥소의 기억에 의해 상쾌-의 방법도, 하면 생기는 것도 이해하고 있다.
하지만 인간은 상쾌-해도 즉시 배가 부풀어 오르거나 이마에서 줄기 씨가 돋아나지도 않았다.
그래서 레이무는 「상쾌-해도 아가야가 생기지 않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그 편이 자신에게 편리하기 때문에 그렇게 믿기로 했다.
왜냐하면 이제 상쾌-를 참는 것 따위는 할 수 없으니까.
구멍으로 마리사의 페니페니가 쑥 하고 튀어나왔다.
허리가 부서질 것 같이 얼빠진 광경이었지만 레이무는 거기에 자신의 마무마무를 맞췄다.
헤코헤코, 즈츗즈츗, 눕뿌눕뿌
「「상쾌—————!」」
레이무는 임신했다.
레이무는 당황했다. 크게 당황했다.
식물형 임신을 해서 이마에서 줄기 씨가 돋아나 버렸다. 언니가 돌아오면 즉시 들킨다.
그렇다고 해서 줄기 씨를 꺾어버린다는 선택지도 싫었다.
숨겨서 낳아 기르는 것 따위 할 수 없다는 것은 알고 있다.
하지만, 하지만, 그래도 지금 당장, 막 켜진 새로운 생명의 불씨를 불어 끌 수는 없다.
멋대로 아이를 만들면 버린다고 들었던 것을 떠올린다. 이대로라면 들윳쿠리가 되어버린다.
「레이무? 왜 그러는거제?」
구멍으로 마리사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 목소리를 들은 레이무에게 번뜩임이 스쳐 지나간다.
자신 한 마리로는 무리인 일도 두 마리가 협력하면 가능할지도 모른다.
레이무는 자신이 본 적 있는 아가야를 떠올린다.
들윳쿠리 아가야가 아니라 레이무가 아직 가게에 있었을 때 본 아가야.
점원이 열매 윳쿠리가 달린 줄기 씨를 액체가 든 컵에 꽂아 기르고 있었다.
엄마 윳쿠리의 이마에서 떨어져도 열매 윳쿠리는 살아 있었고 제대로 태어났었다.
분명 저것이 레이무의 아가야를 살릴 유일한 방법이다.
「마리사! 이마를 구멍에, 붙여줘!」
「크, 큰 소리 내면 안 되는거제?」
마리사는 당황하면서도 레이무가 말하는 대로 했다.
레이무는 구레나룻을 사용해 줄기 씨를 꺾어내어 그것을 마리사의 이마에 푹 찔렀다.
「아야앗!? 무, 무슨 지ㅅ…… 라고, 에에에에!? 마, 마리사, 엄마야가 되어버렸다제!?」
「레이무는 키울 수 없어. 마리사의 멋진 모자 씨로 아가야를 지켜줘.」
「느, 느응. 알았다제.」
마리사종의 큰 모자를 사용하면 아가야를 숨기는 것은 쉽다. 줄기 씨째 안에 넣어버리면 된다.
주인도 윳쿠리의 장식물을 억지로 빼앗는 짓은 하지 않으니 발견될 가능성은 낮을 것이다.
그 후로는 주인들이 출근하고 나면 가족끼리 느긋하게 지내는 시간이 되었다.
「느으으으응, 아가야, 정말 느긋하고 있구나아아아」
「느후후. 느긋느긋 자라는거제.」
「있지, 레이무도, 아가야에게 팥소 씨를 주고 싶어.」
「좋다제. 자, 이마를 가까이 대는거제.」
뚝, 푹
「아야앗………… 하지만, 그런 아픔도, 날려버리는 느긋함이야아」
마리사의 이마에서 레이무의 이마로 줄기 씨를 바꿔 꽂는다.
아픈 것은 싫지만 아가야가 자신의 팥소 씨를 빨아먹으며 성장하는 것이 느껴져 견딜 수 없이 사랑스럽게 느껴진다.
잠시 레이무의 이마에 줄기 씨를 꽂고 아쉬워하면서도 마리사에게 다시 꽂아주었다.
일주일이 지나, 열매 윳쿠리가 탄생의 때를 맞이한다.
그것은 우연히도 레이무의 이마에 줄기 씨가 꽂혀 있을 때였다.
줄기 씨에서 떨어져 아픔에 떠는 아가야를 레이무는 숨죽이며, 마리사는 구멍 너머로 지켜본다.
「느, 느…… 느긋하계, 이쯔라구!」
「「느긋하게 있으라구!」」
태어난 것은 레이무종과 마리사종이 한 마리씩이었다. 줄기 씨에는 네 마리의 열매 윳쿠리가 열렸었지만, 줄기 씨를 몇 번이나 꺾은 탓에 부담이 가서 두 마리는 태어나지도 못하고 검게 변해 있었다.
하지만 그런 것은 의식 밖이다. 지금은 어쨌든 눈앞의 아가야이다.
「마리사의 아가야야. 안아줘봐?」
구멍을 통해 아기 윳쿠리를 건넨다.
「마리사는 마리사라제. 아가야의, 아빠야인거제.」
「아뺘야?」
「그런거제…… 훌쩍」
「어랏, 마리사. 혹시, 울고 있어?」
「우, 울고 있지 않다제.」
「정말? 어디 보자—— 아, 뒤돌지 말아줘. 마리사의 얼굴 씨가, 안 보이잖아.」
「안 봐도 된다제.」
가족이 늘어남으로써 일상은 단번에 떠들썩하고 즐거운 것이 되었다.
구멍을 이용해 아기 윳쿠리를 왕래시키면서 함께 놀거나 교육을 시키거나 한다.
특히 입이 닳도록 가르친 것이 「주인이 있을 때는 움직이지 마라 말하지 마라」이다.
어쨌든 아기 윳쿠리의 존재가 들키는 것은 좋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아기 윳쿠리는 매일 성장해간다. 언젠가는 숨길 수 없게 되어 들킨다.
그래서 레이무와 마리사는 계획을 세웠다.
우선 주인에게 비밀로 키워 은배지 레벨의 지능을 부여한다.
다음으로 마리사가 주인 오빠야에게 부탁해서 윳쿠리 가게로 데려가 달라고 한다.
그때 마리사의 모자에 숨겨 아가야를 밖으로 데리고 나간다.
윳쿠리 가게에서 아가야를 선반이나 상품 등의 그늘에 숨긴다.
아가야는 가게가 닫힌 후에 점원에게 말을 걸어 지능을 어필한다.
다음은 점원의 판단에 달렸다.
외모가 깨끗하고 은배지 레벨의 똑똑함이 있다면 적어도 레미랴의 살아있는 먹이가 되는 일은 없을 것이다.
「팥소 계통 불명 때문에, 약간 할인된 은배지」로서 팔릴 가능성도 있을지 모른다.
들윳쿠리로 내쫓거나, 자신들째로 들윳쿠리로 내쫓기거나 하는 것보다는 훨씬 살아남을 가능성이 있다고 두 마리는 판단했다.
「엄마얏. 부-비 부-비 해줘?」
「그럼, 몇 번 부-비 부-비 할지, 같이 세어보자. 자, 한 번, 두 번.」
「한뻔, 두뻔. 느캬캿, 부-비 부-비는, 느긋할 수 있네!」
「세 번, 네 번.」
「잔뜍번, 잔뜍번.」
「아니야, 아가야. 세 번이랑 네 번이야.」
「잔… 뜍번? 세, 세뻔?」
「그래. 세 번. 느후후. 잘했네. 자, 상 씨로 부-비 부-비.」
「느후우우웅. 느긋해애~♪」
「잘 듣는거제, 아가야. 인간 씨는 레미랴보다, 강한거제.」
「채, 채강의, 마리쨔가, 해치우는고제.」
「아가야는, 아빠야를 이길 수 있는거제?」
「므, 므리인고제……」
「아빠야라도, 인간 씨에게는 이길 수 없는거제. 하지만 인간 씨에게는, 느긋함이 없는거제.」
「느긋함이, 엄쪄?」
「그런거제. 그래서 윳쿠리의 느긋함을 주는거다제. 대신에, 밥 씨를 받는거제.」
「느긋함을, 쭈고. 밥쨔를, 빠꼬.」
「어려운 말로 하면, 기브・앤・테이크. 인거제.」
두 마리는 놀이를 섞어가며 필사적으로 교육했다. 쓸 수 있는 시간은 적다.
마리사의 모자에 다 숨을 수 없을 정도로 성장하기 전에, 은배지 레벨 정도로는 똑똑하게 키워야만 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날이 찾아왔다.
라고 해도 아가야를 가게에 데려가는 날은 아니다.
아가야를 키우고 있던 것이, 주인에게 들킨 날이다.
「다녀왔어~. 으으~, 힘들어. 머리가 욱신거려.」
아직 정오를 갓 넘겼을 뿐인데, 갑자기 언니가 돌아온 것이다.
「감기인가아. 독감 같은 거 아니면 좋겠는데…… 약상자는 어디였더라.」
투덜투덜 선반을 뒤지는 언니의 등을 보며, 레이무는 전전긍긍하고 있었다.
점심 시간. 식사를 시키기 위해 아가야는 두 마리 모두 레이무와 함께 있었던 것이다.
언니의 귀가가 너무 갑작스러워서 마리사에게 넘겨줄 수도 없었고, 등 뒤에 숨기는 것이 고작이었다.
「느, 느긋하게 어서 오라구. 언니야, 왜 그래?」
「몸이 안 좋아서 조퇴했어.」
「그, 그렇구나. 느긋하게 있으라구?」
「으-응. 그럴게-. 아아 약이 떨어졌네. 사 오고 올게-.」
대답도 건성으로 언니가 방을 나간다.
「……느후우.」
레이무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어떻게든 들키지 않고 넘어간 모양이다.
하지만 언니는 약을 사서 돌아온 후에는, 계속 집에서 느긋하게 있을 것이다.
지금 아가야를 마리사에게 넘겨야 한다.
레이무가 숨기고 있던 아가야를 구레나룻으로 안아 올렸을 때였다.
「지갑 까먹었다~. 머리가 멍하네~」
언니가 방으로 들어왔다.
레이무는 다시 서둘러 아가야를 등 뒤로 숨겼다.
그리고 그 움직임을, 언니는 놓치지 않았다.
「응? 레이무. 무슨 일 있었어?」
「느늣? 아, 아무것도 아니라구?」
「……근데 그거, 뭐야?」
너무 당황한 탓에 다 숨기지 못했다.
등 뒤에 숨기고, 머리카락으로 가렸다고 생각했던 아가야의 엉덩이가,
마리쨔의 엉덩이가 머리카락 사이로 삐져나와, 푸르르 떨리고 있었다.
언니는 마리쨔를 집어 올린다.
「느뺘-앗! 하늘을 나는 것 같고제!」
「…………」
얼어붙는 공기 속, 기뻐하는 마리쨔의 목소리만이 울린다.
「………………집윳쿠리인가. 어디서 굴러들어온 거지?」
산책 중에는 레이무에게서 눈을 떼지 않았고, 그 외의 시간에는 계속 집에 있었으니, 레이무의 아이일 리가 없다.
그래서 언니는 마리쨔를 집윳쿠리라고 판단했다.
레이무를 내려다보는 언니. 언니를 올려다보는 레이무.
레이무는 언니의 표정에서 무언가를 읽어낼 수 없었다.
언니는 말했다.
「집윳쿠리를 아가야 대신 키우고 있었구나? 외롭게 해서 미안해.」
아무래도 화난 것 같지는 않았다.
「하지만, 집윳쿠리는 집에서 내쫓아야 해. 늘어나서 다른 사람에게 폐를 끼치는 것도 안 되고.」
「느삐잇!? 시, 시시시, 시러고제! 마리쨔는, 여기 있을고제!」
「네네. 느긋하게 느긋하게. 자 레이무. 마지막 작별 인사해도 좋아.」
언니가 마리쨔를 집은 채, 레이무 앞으로 가져온다.
「엄마얏! 도와줫! 마리쨔가, 핀치고제!」
눈물을 흩뿌리며 공중에서 엉덩이를 몰랑몰랑 흔드는 마리쨔.
「………………」
돕고 싶다. 이 아이는 똑똑한 아이다.
가게에 데려가는 계획을 실행하면, 분명 잘 될 것이다.
하지만 도울 방법이 떠오르지 않는다.
내버려 두면 이 아이는 죽는다. 하지만 도우려고 하면 레이무까지 덩달아 들윳쿠리가 되어 곧 죽을 것이다.
게다가 지금은 등 뒤에 레이뮤가 있다. 움직이면 레이뮤까지 들키고 말 것이다.
그래서 레이무는, 마리쨔를 버렸다.
「자, 잘 가. 집윳쿠리 씨. 느긋하게 있으라구.」
「—————읏!? 무, 무슨 소리 하는고제! 마리쨔는」
마리쨔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언니가 마리쨔를 데려간다.
언니는 가방에서 지갑을 꺼내더니 방에서 나갔다. 마리쨔도 데리고 가버렸다.
이것이 생이별. 그 마리사를 닮은 멋진 아가야는, 죽는다.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란 마리쨔. 부모를 완전히 신뢰했던 마리쨔.
부모에게 버림받고,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도망치려 발버둥 치던 마리쨔.
레이무는 문이 닫히는 순간까지 마리쨔를 바라보고 있었다.
이제 두 번 다시 만날 수 없다.
「느, 느, 느아아아앙. 느아아앙」
레이무는 울었다. 우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대체 어쩌란 말인가. 아무것도 할 수 없지 않은가.
「레이무! 빨리 아가야를 넘기라제!」
「늣!?」
벽 너머 구멍에서 마리사의 목소리가 날아왔다.
그렇다. 이대로라면 레이뮤까지 들킬지도 모르는 것이다.
레이무는 구멍에 다가가 레이뮤를 마리사에게 넘겨주었다.
「마리사아. 아가야가, 아가야가아…………」
「…………」
마리사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저 구멍으로 땋은 머리 씨를 내밀어 레이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레이무가 진정될 때까지 마리사는 그렇게 해주었다.
「그 아가야는 계속 마리사가 돌볼 테니. 아가야, 이제 이쪽 방에 오면 안 된다구.」
「알았다제.」
「느으, 느긋하게, 알았쪄……」
침묵이 내려앉았다.
그리고 그 침묵 속에서, 발소리는 유난히 크게 울렸다. 언니가 돌아온 것이다.
레이무는 눈물을 닦고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언니를 맞이했다.
「다녀왔어~. 레이무, 나갈 거야~」
「느엣? 어, 어디에?」
「어딘가 시간 때울 수 있는 곳.」
「몸이, 안 좋았던 거 아니었어?」
「사실은 지금 당장 자고 싶지만-. 집윳쿠리가 있는 방에서 느긋하게 있을 수야 없지.」
그렇게 말하며 언니는 장바구니 속에서 유루산을 꺼냈다.
「한 마리 보이면 서른 마리. 자고 있을 때 사람 입에서 수분 섭취한다든가 들어본 적 있고, 아~ 싫다 싫어.」
뚜껑을 열고 물을 붓자 곧 유루산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기 시작한다.
레이무는 언니에게 안겨 방에서 끌려 나왔다.
(위험한 순간이었어.)
레이뮤를 서둘러 넘겨주지 않았다면, 지금쯤 방 안에서 레이뮤가 고통스럽게 죽어가고 있었을 것이다.
향한 곳은 언제나 산책하는 근처 공원이었다.
공원에 도착하자 언니는 벤치에 몸을 기대고 푹 늘어지기 시작했다. 레이무는 무릎 위에 올려졌다.
쏟아지는 따스한 햇살 속에서 느긋한 시간이 흐른다.
언니는 이대로 유루산 연기가 다 꺼질 때까지 기다릴 생각인 듯했다.
레이무가 보이는 위치에 윳쿠리 수거함이 설치되어 있었다.
그것을 본 레이무는 불길한 상상을 하고 말았다.
마리쨔를 버리고 돌아온 언니에게서는 죽음의 냄새가 나지 않았다. 즉, 쥐어 짜부수거나 밟아 터뜨린 것이 아니다.
언니는 「선량한 시민」을 자처한다. 집윳쿠리라고 생각하는 마리쨔를 그 근처에 풀어놓을 리도 없다.
그렇다면, 마리쨔를 어디에 버린 것일까? 혹시 저, 윳쿠리 수거함이 아닐까?
저것은 묘비다. 레이무가 버리고, 잘라낸 아가야의 묘비인 것이다.
무릎 위에서 안긴 채 움직일 수 없는 레이무는, 그것을 그저 계속 바라볼 수밖에 없다.
『마리쨔는, 엄마얏의, 마리쨔고제. 집윳쿠리가, 아니고제.』
『어째서 도와주지 아는고제? 마리쨔, 착한 아이 하고 있었고제.』
『아야한고제. 괴로운고제. 엄마얏, 도와줬으면 하는고제. 도와줫…………』
그런 목소리가 수거함에서 들려오는 듯한 기분이 들어, 레이무는 세게 눈을 감았다.
삐삐삐, 무기질적인 전자음이 울린다. 언니는 느릿느릿 스마트폰을 꺼내 알람을 껐다.
「자, 돌아가자.」
방으로 돌아오자 그곳은 평소와 같은 방이었다.
유루산의 성분은 이미 흩어져 레이무가 괴로워할 일도 없다.
언니는 레이무를 내려놓고 약을 먹고는 서둘러 잠들어 버렸다.
잠든 숨소리를 확인하고 언니가 완전히 잠든 것을 확인한 후, 레이무는 벽의 구멍이 있는 곳으로 갔다.
하지만 벽의 구멍은 막혀 있었다.
「……늣?」
구멍은 있다. 하지만 구멍 너머에 무언가가 있어서 그것으로 막혀 있다.
레이무는 그것을 구레나룻으로 페타페타 만져본다. 그리고 깨닫는다.
이것은 마리사의 피부다. 마리사가 구멍 바로 너머에 있어서 몸으로 구멍을 막고 있는 것이다.
「마리사, 마리사. 왜 그래?」
평소보다 더욱 작은 목소리로 말을 건다. 하지만 대답은 없다.
대신 다른 목소리가 들렸다.
「아뺘야, 이러나. 이러나욧. 느긋느긋」
레이뮤의 울음소리가 들린다.
「이러나라굿. 실타굿. 영원히 느긋해지면 실타구.」
유루산 때문이었다.
레이무들이 벽에 뚫은 구멍을 통해 유루산이 옆방으로 새어 나간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눈치챈 마리사가 자신의 몸으로 구멍을 막아 연기의 유입을 막았다.
하지만 그 결과, 피부를 통해 유루산의 성분이 스며들어 마리사는 죽은 것이다.
그 사실을 깨달은 레이무는 오열을 터뜨렸다.
하지만 레이무에게는 슬퍼할 시간조차 주어지지 않았다.
「다녀왔어-. 마리사-, 돌아왔다-.」
옆방의 오빠야가 귀가한 것이다.
「어라, 마리사? 어디 갔어? 아, 찾았다 찾았다. 테이블 밑에 기어들어가서 뭐 하는 거야?」
그리고 오빠야가 마리사의 시체를 발견하고 만다.
「어이, 마리사? 왜 그래? 어잇, 괜찮아?」
막혀 있던 구멍이 다시 열린다. 오빠야가 테이블 밑에서 마리사를 끌어낸 모양이다.
레이무는 즉시 구멍에 눈을 갖다 댔다.
오빠야가 마리사를 안고 있다. 마리사는 흰자위를 뒤집고 입가에서는 혀가 힘없이 축 늘어져 있었다.
느슨해진 항문 씨에서는 응응 씨가 새어 나오고 있다.
그리고, 마리사의 모자 씨가 미끄러져 떨어진다.
드러난 마리사의 금발 위에, 레이뮤가 있었다.
마리사는 몸으로 구멍을 막은 후 레이뮤를 모자 안에 숨겼던 것이었다.
어쨌든 자기 아이를 지키기 위해 모자 씨 안에 숨겨두었던 것이다.
「느…… 느긋하게, 이쓰라구?」
떨면서 인사를 하는 레이뮤. 하지만 그것을 내려다보는 오빠야의 눈은 싸늘했다.
「뭐야 너? ……집윳쿠리인가?」
「느, 느긋하게 이쓰라구? 레이뮤랑 느긋하게 있쨔구?」
겁먹은 레이뮤가 인사를 반복하지만 오빠야는 그것을 무시하고 중얼거리고 있다.
「집에서 나간 적 없는 마리사에게 아이가 있을 리가 없다.」
「하지만 집윳쿠리에게 마리사를 죽일 수 있을 리도 없다. 어떻게 된 거지? 이 집윳쿠리, 무슨 병이라도 가지고 있나?」
「뭐 네 녀석 때문에 마리사가 죽은 거겠지…… 젠장!!」
결론을 내린 오빠야는 레이뮤를 바닥에 떨어뜨리고 짓밟았다.
그리고 그 발을 치우지도 않고 마리사를 세게 끌어안았다. 그리고 어깨를 들썩이며 울었다.
오빠야와 마리사는 사이가 좋았다.
그래서 오빠야는 진심으로 슬퍼했고, 마리사의 죽음의 원인이라고 생각한 레이뮤를 용서할 수도 없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 모든 과정을, 레이무가 보고 있었다.
흐느껴 우는 오빠야의 발, 그 아래에서 짓눌려 나온 아가야의 뭉개진 팥소를 보며 망연자실해 있었다.
짝인 마리사를 잃고 아가야도 전부 잃어버렸다.
레이무는 일그러지는 시야 그대로 눈 깜빡임도 없이 자문한다.
(이것은 무슨 벌이야? 애완윳쿠리는, 아가야를 만들어서, 행복해지면 안 되는 거야?)
그리고 은배지 레이무는 자답한다. 자답, 해버리고 말았다.
『말을 어겼기 때문에 이렇게 되었다』
모든 것은 거기에 귀결된다.
레이무는 「아가야를 만들지 마라」고 엄명받았다. 그것만 지켰다면 이번 사태는 피할 수 있었던 것이다.
아가야를 만들지 않았다면 벽의 구멍 너머로 마리사와 접촉하며 두 마리가 느긋하게 지낼 수 있었을 것이다.
설령 구멍의 존재가 들켜도 구멍이 막히는 일은 있어도 살해당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다음에 구멍을 뚫으면 버린다」고 협박당할지도 모르지만 즉시 짓밟는 일은 없을 것이다.
그리고 구멍이 막혀도 벽 너머로 잡담하는 것은 가능했을 것이다.
하지만 참을 수 없었다.
더 접촉하고 싶다고 바라 버렸다. 생긴 아가야를 처분할 수도 없었다.
그 결과가 유루산이었고 마리사의 죽음이다.
욕심을 부린 탓에 모든 것을 잃었다. 그것을 이해해버렸을 때, 레이무의 일부가 부서졌다.
레이무는 은배지의 애완윳쿠리다.
「다녀올게-」
「느긋하게 다녀오라구.」
레이무가 가족을 만들었다는 것은 들키지 않았다. 그래서 아직도 좋은 애완윳쿠리를 연기하며 살고 있다.
하지만 주인이 회사에 가면, 레이무는 벽의 구멍에 눈을 대고, 계속 그 자세로 있다.
그렇게 하면 벽 구멍을 통해 보았던 마리사의 모습이 다시 보이는 것이다, 라고 생각하는 것처럼.
당연히 옆방에는 윳쿠리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오빠야는 마리사를 잃은 것이 충격이었던 듯, 이제 애완동물은 키우지 않기로 결정한 것일까.
유루산 사건이 있고 나서 잠시 지났는데도 새로운 윳쿠리가 길러질 기미는 없다.
레이무는 떠올린다. 처음 마리사의 모습을 보았을 때를.
그때도 이렇게 벽의 구멍에 눈을 대고 있었다.
구멍 너머로 보았던, 마리사와 아가야가 놀고 있는 모습을 떠올린다.
그것은 정말 행복한 광경이었다. 행복한 시간이었다.
지금 눈에 비치는 것은 바닥과 테이블 다리 정도다. 움직이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사랑하는 가족의 모습은 이제 두 번 다시 볼 수 없다. 하지만 그래도 레이무는 벽의 구멍을 계속 본다.
매일매일 언니가 돌아오는 시간이 될 때까지, 이렇게 구멍을 들여다보고 있다.
레이무는 이대로, 그저 메말라간다.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