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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5.30 06:00

anko 8970 느긋한 피크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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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그렇듯 오역이나 오타 지적은 환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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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긋한 피크닉

탐험대 아키

 

쨍쨍 내리쬐는 햇볕을 피하듯, 마리사는 나무 그늘에 몸을 기대고 있었다.

오랜만에 찾은 공원은 예전에 왔을 때와 마찬가지로, 놀이기구라곤 그네밖에 없는 삭막한 곳이었다.

그래도 태어나서 처음 공원에 온 아이들에게는 모든 것이 신기했고, 마치 신대륙을 발견한 항해사처럼 반짝반짝 눈을 빛내며 모두 호기심이 이끄는 대로 발 씨를 옮기고 있었다.

 

「아가야! 너무 멀리 가면 안 되는거제엣!」

 

마리사의 주의에 아이들은 기운차게 「네-에」 하고 대답한다.

장녀 아이 마리사, 차녀 아이 레이무, 삼녀 아기 마리사.

그리고 그 세 마리 뒤를 걱정스럽게 따라다니는 아내 레이무.

여름 더위도 아랑곳하지 않는다는 듯 달리기를 하는 아이들을 보며, 다 같이 피크닉을 온 것은 잘한 일이라고 마리사는 생각한다.

 

마리사 일가는 뒷골목에서 살았다.

인가 바로 옆에 살고 있기 때문에, 아이들은 평소에 기운차게 뛰어다니거나 노래를 부를 수가 없었다.

어둡고 초라한 골판지 집 씨 안에서, 아침부터 저녁까지 조용히 숨죽이듯 생활하는 아이들.

놀아주고 싶어도 사냥이 바빠 그것도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그런 아이들이 안쓰러워서 견딜 수 없다고 평소부터 생각하고 있었지만, 어느 날 아내 레이무로부터 가족 모두 피크닉에 가보는 게 어떻겠냐는 상담을 받은 것이다.

피크닉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아이들의 밤하늘처럼 빛나던 눈동자는 지금도 잊을 수 없다.

오랜만에 보여준 아이들다운 느긋한 표정.

사실이라면 아이라는 것은 평소부터 이런 얼굴을 하고 있어야 하는 것이겠지, 라고 그때의 마리사는 자신의 못남에 가슴 아파했다.

 

「아빠야-! 봐봐-! 마리쨔, 달리기 일등인고제-!」

 

벤치 옆 나무 아래에서 쉬고 있는 마리사에게 공원 중앙에 있는 아이 마리사가 생기 넘치는 얼굴로 땋은 머리를 흔든다.

 

「보고 있었다제-! 역시 마리사의 아가야인거제-!」

 

아버지에게 칭찬받은 아이 마리사가 늠름한 얼굴로 가슴을 쭉 폈다.

마리사는 하늘을 올려다본다.

구름 한 점 없는 파란 하늘에 태양이 눈부시게 빛나고 있다.

중천에 떠오른 그것은 지금이 한낮임을 마리사에게 알려주었다.

슬슬 모두를 불러 점심 식사를 할까.

그렇게 생각하며 자랑스러운 검은 모자 씨 속에서 도시락 씨를 꺼내려 했다.

그때였다.

 

「우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옷!!」

 

격렬한 외침이 갑자기 들려오더니, 한 남자가 전력 질주로 공원 안으로 들어왔다.

남자는 포효를 지르며 공원 중앙까지 오더니, 모래 먼지를 일으키며 급정지하고, 눈 깜짝할 사이의 속도로 아이 마리사를 붙잡아 크게 휘두른다.

마리사가 「앗!」 하고 생각했을 때는 늦었다.

 

「느뷰뻿!」

 

남자가 기세 그대로 아이 마리사를 땅에 내리치자, 끈적한 파열음과 함께 그 작은 몸은 팥소의 물보라가 되어 사라진 것이다.

 

「느아아아아아아아아!! 마리사의 아가야가아아아아아아아아!!」

 

눈앞에서 일어난 일이 이해되지 않아 머릿속이 새하얘진 마리사가 무의식적으로 아이 마리사가 있던 곳으로 달려간다.

다른 가족들은 갑작스러운 사건에 망연자실하여 그저 입만 뻐끔거리며 땅에 번진 팥소 얼룩을 바라볼 뿐이었다.

 

「아가야아아아아아! 아가야아아아아아아!! 느긋하게! 느긋하게 있는거제에에에에에에에에에!!」

 

얼룩 앞에 도착하여 파랗게 질린 얼굴로 자기 아이를 부르는 마리사.

그 모습을 보고 겨우 레이무와 아이들이 제정신을 되찾는다.

 

「레이무의 아가야가아아아아아아아!!」

 

「언니야아아아아아아!!」

 

「느긋하게! 느긋하게! 인고제! 인고제엣!」

 

네 마리가 얼룩 주위에 모여 굵은 눈물방울을 흘리며 구불구불 몸을 좌우로 흔든다.

조금 전까지의 느긋했던 가족 단란은 이미 없다.

있는 것은 둘도 없는 가족을 잃은 깊은 슬픔뿐이다.

 

「아-, 상쾌했다.」

 

사랑하는 가족을 잃고 슬픔에 잠긴 네 마리 위로 장소에 어울리지 않는 태평한 목소리가 내려왔다.

오열로 어깨를 들썩이며 땋은 머리로 눈물을 닦고 마리사가 목소리의 주인을 살며시 올려다본다.

 

마리사 바로 옆에 한 남자가 서 있었다.

이마의 땀을 손등으로 닦으며 어딘가 상쾌한 표정으로 마리사들을 내려다보고 있다.

 

「…이… 인간 씨…?」

 

「응? 왜?」

 

자기 아이의 죽음을 슬퍼하느라 잊고 있었지만, 아이 마리사를 죽인 것은 눈앞의 인간이다.

갑자기 나타나 아이 마리사를 죽이고 특별히 미안한 기색도 없는 남자의 모습에 마리사의 팥소 속 깊은 곳에서 분노가 솟아오른다.

 

「어째서엇! 어째서, 아가야를 죽인거제엣! 아가야는, 오늘의 피크닉 씨를, 정말 기대하고 있었던거제엣!」

 

피크닉에 가자고 약속한 날부터 매일 손꼽아 기다리던 장녀 아이 마리사.

그 미소를 떠올리는 것만으로 눈물이 넘쳐흐르고 마리사의 목소리가 떨린다.

남자는 눈썹을 치켜올리고 울면서 자신을 노려보는 마리사에 대해 하핫 하고 바보 취급하듯 웃은 후,

 

「더워서 그래. 더우면 말이야, 그거잖아. 차가운 스포츠 드링크를 단숨에 마시거나, 시원한 방에서 눕거나, 아이 마리사를 때려죽이고 싶어지잖아. 그뿐이야.」

 

말문이 막혔다.

이 남자는 덥다는 이유만으로 죄 없는 아이 마리사를 불합리하게 죽였는가.

이 태연하게 생명을 유린하는 외도, 짐승만도 못한 야만인에 대해 마리사 안에서 증오의 불길이 타오르기 시작한다.

 

「…그런 건, 이상한거제. …마리사의 아가야도, 열심히, 살고 있는거제. 인간 씨와 똑같이, 소중한 생명인거제…」

 

「아, 그래.」

 

고개를 숙이며 분노를 억누르듯 낮은 목소리로 말하는 마리사에게 남자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대답한다.

인간은 위험한 생물이다. 그런 것은 알고 있다.

윳쿠리가 인간이 하는 일에 이의를 제기하는 것 따위는 자살행위다.

레이무도 아이 레이무도 아기 마리사도 걱정스럽게 마리사를 지켜보고 있지만 마리사의 분노는 가라앉지 않는다.

 

인간이 얼마나 강대한 존재라 할지라도 이런 하찮은 이유로 사랑하는 자기 아이를 살해당한 데다 그것이 당연하다는 듯한 얼굴을 당하면 용서할 수 있을 리가 당연히 없다.

생명의 가치를 모르는 잔인한 인간에게, 스스로가 윳쿠리보다 우월하다고 거리낌 없이 말하는, 교만하기 짝이 없는 인간에게, 지금이야말로 윳쿠리의 분노를 알려주는 것이다.

비록 힘이 미치지 못하더라도 자기 아이의 생명의 존엄을 지키기 위해 마리사는 싸워야만 한다.

미력한 지렁이라도 밟히면 꿈틀거리는 법이다.

 

「웃기지 마라아아아아아아아아!! 아가야를 돌려줘어어어어어어어어어! 이 망할 인간아아아아아아아아!!」

 

마리사는 울부짖었다. 얼굴을 분노로 붉게 물들이고 양쪽 눈을 도깨비처럼 치켜뜨면서 온몸으로 분노를 표현했다.

공원 안에 울려 퍼지는 큰 소리에 남자가 작게 눈살을 찌푸린다.

 

「아가야는, 정말 느긋한 아가야였다고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 돌려줘어어어어어어어! 하늘의 윳쿠리 플레이스까지 가서, 아가야를 데리고 돌아오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마리사는 발 씨로 대지를 박차고 혼신의 몸통박치기를 날린다.

튕겨 나가듯 남자의 정강이를 향해 일직선으로 뛰어들었다.

 

 

「시끄러워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

 

「느갸뵷!!」

 

남자의 노성이 터져 나왔다.

날카로운 구두 끝이 마리사의 미간에 정통으로 박히고, 격렬한 통증이 온몸을 꿰뚫었다.

세상이 폭풍처럼 빙글빙글 돌았다. 시야 속에서 파란 하늘과 누런 땅이 경계 없이 뒤섞였다.

 

둔탁한 충격음. 마리사의 몸은 조금 전까지 자신에게 시원한 그늘을 내주었던 커다란 나무에 그대로 처박혔다.

강력한 충격에 마리사의 몸뚱이는 속절없이 터져버렸고, 나무줄기는 순식간에 끈적한 갈색 팥소로 더럽혀졌다.

 

「애새끼 윳쿠리 목숨 따위, 야한 동인지 후기보다 존재 가치 없잖냐아아아아아아!! 죽어어어어어어어어어! 풍뎅이 밥이나 돼서 죽어버려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

 

남자는 죽은 마리사 못지않은 큰 소리로 악을 썼다.

그리고 그 광경을, 레이무는 숨 쉬는 것조차 잊은 채 멍하니 바라볼 뿐이었다.

 

저절로 발밑으로 향하는 시선. 남겨진 아이 레이무와 아기 마리사가 잔뜩 겁먹은 얼굴로 엄마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레이무는 양쪽 구레나룻으로 두 아이를 품 안으로 살며시 끌어안았다.

‘도망쳐야 해.’

 

윳쿠리가 인간에게 이길 수 없다는 것은, 비참한 들윳쿠리의 삶을 통해 뼛속까지 새겨진 진리였다.

첫째 아이를 눈앞에서 잃고 분노에 이성을 놓지 않았다면, 마리사 역시 저 남자에게 덤벼드는 어리석은 짓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남편을, 아이들의 아버지를 저렇게 무참히 살해당한 것은 피가 거꾸로 솟을 만큼 용서할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지금은 남은 아이들의 목숨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아가야, 여기서 도망치는 거야! 레이무의 입 씨 속에 들어오렴!」

 

레이무는 최대한 크게 입을 벌려, 두 아이를 재촉했다. 하지만 두 아이는 남자를 향한 증오 어린 시선을 거두지 않은 채, 그 자리에 못 박힌 듯 꿈쩍도 하지 않았다.

 

「아가야. 서두르지 않으면, 똥인간이…!」

 

남자는 잠시 나무에 끔찍하게 달라붙은 마리사의 팥소를 감상하는 듯하더니, 이내 발밑에서 느껴지는 작은 시선들을 눈치채고 그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응? 무슨 일이야?」

 

그 순간, 레이무의 팥소가 왈칵 뜨거워졌다.

뭐가 「무슨 일이야?」인가. 이 상황을, 우리의 고통을 바보 취급하는 건가.

매일 목숨을 걸고 사냥하며 가족의 배를 채워주던, 집안의 든든한 기둥이었던 마리사를 죽여놓고! 감히 어느 입으로 그런 말을 지껄이는가!

레이무에게 힘만 있었다면, 당장이라도 저 남자의 목덜미를 물어뜯어 숨통을 끊어버렸을 것이다.

하지만 윳쿠리에게 그런 힘 따위 없다는 것을, 조금 전 마리사의 마지막 모습이 뼈아프게 증명하지 않았는가.

레이무는 분노와 굴욕으로 일그러진 얼굴을 땅바닥에 납작 처박았다. 윳쿠리식 도게자였다. 온몸의 팥소가 비명을 지르는 것 같이, 느긋함과는 거리가 먼 필사적인 애원이었다.

 

「죄송했습니다, 똥인간님. 레이무들이 눈에 거슬린다면 당장 공원에서 나가겠습니다. 그러니까 부디 레이무들만은, 부디… 눈감아 주십시오…」

 

가족의 목숨을 장난감처럼 앗아간 인간에게 바치는 도게자. 레이무는 치욕에 이를 악물고, 분노로 떨리는 몸을 숨기며 얼굴을 숙였다.

 

「아아, 그래.」

 

아이들을 지키기 위한 결사의 도게자에, 남자는 그저 귀찮다는 듯 심드렁하게 대답하고는 공원 입구를 향해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살았다.

 

안도의 한숨이 가슴 깊은 곳에서 터져 나왔다. 레이무는 크게 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남은 두 아이를 구레나룻으로 더욱 꼭 끌어안았다. 이제 어서 이곳을 벗어나야…

 

「기다려랏, 똥인간! 레이뮤, 화났다구!!」

 

갑자기 품 안의 아이 레이무가 남자를 향해 앙칼지게 소리쳤다.

순간 레이무의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 그리고 남자가 천천히 뒤돌아섰다. 싸늘한 시선이 세 마리 윳쿠리에게 꽂혔다.

 

「사과하라구! 아빠야랑 언니야에게 사과하라구! 사과했으면 죽어라구!」

 

「뿌뀨-웃! 느그치, 뿡뿡!」

 

남자를 노려보는 아이 레이무와 아기 마리사. 그 볼은 뿌꾸-로 빵빵하게 부풀어 있다.

 

「아, 아가야, 무슨 소리 하는 거야아아아아아아아! 똥인간 씨에게 거역하면 안 되잖앗!!」

 

남자에게 분노를 향하는 아이 레이무들. 이래서는 무엇 때문에 똥인간에게 머리를 숙였는지 알 수 없다. 레이무는 필사적으로 상황을 수습하려 아이들의 입을 막고 아첨하는 듯한 미소를 얼굴에 띄웠다.

 

「또, 똥인간님! 아가야들은 아직 아가야라서, 똥인간님의 무서움을 모르는 거예요오오오오오오오! 부디, 부디 용서해주세요오오오오오오!!」

 

굽실굽실 머리를 숙이는 레이무를 내려다보는 남자에게는 특별히 화난 기색 따위 없다. 사과하는 레이무를 가만히 바라보고, 다음으로 아이 레이무를 본다. 남자의 시선 끝, 어느샌가 레이무의 구레나룻에서 빠져나온 아이 레이무가 남자의 구두 끝까지 늣치늣치 다가가 있었던 것이다.

 

「이 똥인간! 레이뮤의 응응 다이너마이트 씨를 받아랏!」

 

말하고, 아기 레이무는 데굴 하고 뒤로 벌러덩 누워 갈색 응응 씨를 쥐어 짜낸 것이었다.

 

「아가야아아아아아아아안!! 어째서, 그런 짓을 하는 거야아아아아아아아아!!」

 

신도 두려워하지 않는 딸의 행위에 레이무가 비명을 지른다.

 

「느풉푸, 똥인간, 레이뮤의 분노를, 깨달았어? 이해했으면, 지금 당장, 도게자하라구!」

 

우월감과 만족감에 가득 찬 얼굴로 아이 레이무가 남자를 욕한다. 남자는 조용히 한쪽 발을 들어 올리더니,

 

「더 남자답게, 응응을 싸란 말이다아아아아아아아아아!!」

 

「쀼펫!!」

 

영문을 알 수 없는 말을 지껄이며 뒤로 누운 아이 레이무의 안면을 짓밟았다. 상반신이 으깨지고 압력으로 체내 팥소가 항문 씨에서 세차게 분출한다.

 

「그렇지! 그 정도로 남자답게 응응을 싸라고오오오오오오!!」

 

남자는 체내 팥소를 전부 항문 씨에서 분사하여 실팥사한 아이 레이무를 만족스럽게 내려다본다. 맑게 갠 여름 하늘 같은 상쾌한 미소의 남자와는 대조적으로 레이무가 하늘보다 파란 얼굴로 울부짖었다.

 

「세상에 단 한 마리뿐인, 귀엽고 귀여운, 레이무의 아가야가아아아아아아아!!」

 

세 마리의 아이 중 유일하게 자신을 닮았던 아이 레이무. 그 아이 레이무를 잃은 레이무의 슬픔은 남편이나 장녀 때와는 비교할 수 없었다. 슬픔 나머지 착란하여 땅바닥을 펄떡펄떡 뛰는 레이무에게 남자가 입을 연다.

 

「응응이란, 죽는 것과 같다고 깨달았도다!」

 

「무슨 소린지 모르겠다고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

 

레이무는 울부짖으며 주변을 데굴데굴 굴렀다. 그 곁에는 어쩔 줄 몰라 걱정스러운 얼굴로 「윳쿠리! 윳쿠리!」 하고 외치는 아기 마리사.

남자는 아기 마리사를 집어 올려 오른손 검지와 중지 사이에 그것을 끼운다. 손등 쪽에 얼굴을, 손바닥 쪽에 엉덩이를 향하게 하고 담배를 쥐듯 남자의 손 안에 들어간 아기 마리사는 몸을 구불구불 비틀며 필사적으로 엄마의 이름을 불렀다.

 

「엄마얏! 엄마얏! 윳쿠리! 윳쿠리!」

 

그 목소리에 굴러다니던 레이무가 벌떡 얼굴을 든다.

 

「아가야! 어째서 그런 곳에 있는 거야아아아아아아아!!」

 

공포로 눈물과 시시를 흘리며 아기 마리사가 삐이삐이 울부짖는다. 레이무는 안면 창백하게 다시 남자에게 머리를 숙이고 필사적으로 딸의 목숨을 살려달라고 탄원했다.

 

「부탁합니다아아아아아아아! 용서해주세요오오오! 그 아가야는 아직 이야기도 못 하는 아가쨩이란 말이에요오오오오오오오오!」

 

아기 마리사는 모체로부터 영양이 부족하여 미숙아로 태어난 개체였다. 만성적인 식량 부족인 들윳쿠리 사이에서는 몸이 작고 말을 잘 못 하는 아기 윳쿠리가 태어나는 경우가 있다. 그것은 특별히 드문 이야기도 아니고 미숙아는 부족한 윳쿠리와는 달리 성장과 함께 언어는 자연스럽게 말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남자는 레이무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지 않고 손가락 사이에 끼운 아기 마리사의 엉덩이에 입을 맞췄다.

 

「느늣!? 윳쿠리-!」

 

엄마에게 응응 처리를 받았을 때 같은 느긋한 감각에 아기 마리사가 황홀한 표정을 띄운다. 하지만 그것도 한순간의 일이었다. 남자는 뺨을 부풀리더니 아기 마리사의 항문 씨에 세차게 공기를 불어넣는다.

 

「느뿃뿟!」

 

짧은 비명과 함께 아기 마리사의 눈알이 퐁 하고 튀어나오고 작은 몸에 담긴 체내 팥소가 입과 눈구멍에서 안개처럼 분출했다.

 

「갸아아아아아아아아!! 레이무의, 아가야가아아아아아아아아!!」

 

눈앞의 참극에 레이무는 구레나룻으로 관자놀이를 누르며 절규했다. 그런 레이무를 거들떠보지도 않고 남자는 너덜너덜해진 아기 마리사의 껍질을 풀피리 부는 요령으로 불기 시작한다. 하모니카 같은 애절한 음색이 시원한 여름 바람을 타고 공원 안에 울려 퍼진다.

 

「란의 SS를 써줘~, 웃어넘겨도 좋으니까~♪」

 

남자가 갑자기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허스키한 목소리로 자아내는 노랫소리는 윳학대 SS에서의 란의 출연 빈도가 적음을 한탄한 느긋-하츠의 명곡 『체에에에엔! 갱』이었다.

 

기분 좋게 노래하는 남자의 노랫소리와 하모니카가 된 아기 마리사의 음색을 번갈아 들으며 레이무는 머리를 감싸 쥔다. 어째서, 어째서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인가. 이럴 리가 없었다. 가족 모두 느긋한 피크닉을 즐길 예정이었다. 매일 반복되는 답답한 날들에 아주 조금이라도 윤택함이 있어도 괜찮지 않은가. 단 하루. 단 하루만, 모두 함께 웃고 놀고 노래 부르고 즐겁게 식사를 한다. 그런 것조차 들윳쿠리에게는 허락되지 않는가. 분함에 입술을 깨물고 깊은 절망에 양쪽 눈을 굳게 감는다.

 

「…이제 싫어…. 레이무… 집에 갈래…」

 

레이무가 초췌하기 짝이 없는 얼굴을 든다. 아무것도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빛 없는 공허한 눈동자로 비틀비틀 공원 출구를 향한다.

 

「응? 어디 가는 거야?」

 

몽유병 환자처럼 더듬거리며 걷는 레이무에게 남자가 말을 건다.

 

「…레이무는, 이제 집에 갈 거야…」

 

힘없이 고하는 레이무. 남자는 레이무 앞에 가로막아 서서 타이르는 듯한 목소리로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너, 그걸로 괜찮은 거야?」

 

「느엣?」

 

남자의 의도를 알 수 없어 레이무는 눈살을 찌푸렸다.

 

「가족이 몰살당했는데, 너 분하지 않은 거야?」

 

너에게만큼은 듣고 싶지 않아.

라고 목구멍까지 치밀어 올랐지만 어떻게든 그 말을 삼켰다. 가슴속에 휘몰아치는 분노를 필사적으로 억누르고 레이무는 남자에게 미소를 보였다.

 

「전혀 분하지 않다구! 그러니까, 레이무는 이제, 집에 갈 거야!」

 

거짓말이다. 오늘만큼 인간에게 분하다고 생각한 적은 없다. 하지만 달려들어 봤자 살해당하는 것은 불 보듯 뻔한 것이다. 분노도 슬픔도 상실감도 전부 억누르고 지금은 도망칠 수밖에 없다.

 

「죽어간 녀석들은 어떻게 되는 건데!」

 

「느으, 레이무는 앞으로의 윳생을, 영원히 느긋해져 버린 가족의, 명복을 빌기 위해 쓰기로 했다구!」

 

자신이 죽인 마리사들을 걱정하는 듯한 남자의 태도에 『혹시 이 인간 씨, 조금 머리가 이상한 거 아냐? 아까도 갑자기 노래 부르기 시작했고』라고 생각하는 레이무였지만 그런 생각은 조금도 내색하지 않고 가족의 명복을 빈다고 적당히 대답했다.

 

「그런가, 명복인가.」

 

「그렇다구.」

 

빙긋 미소 짓는 남자. 겨우 알아주었구나 싶어 레이무는 남자의 옆을 지나 공원 출구로 걸어가기 시작한다. 이제 단 일 초라도 여기 있고 싶지 않았다.

 

「그럼, 도와줄게.」

 

「느?」

 

아직 뭔가 남았나 싶어 레이무가 남자를 돌아보았을 때였다. 남자가 레이무의 리본을 휙 하고 집어든 것이다.

 

「느냐아아아아아아아아! 레이무의, 너무 멋진, 리본 씨가아아아아아아아! 돌려줘! 지금 당장 돌려달라구!」

 

그때까지의 힘없는 발걸음 따위는 거짓말처럼 레이무는 남자가 가진 리본을 향해 깡충깡충 뛰었다. 남자는 발밑의 레이무는 신경 쓰지 않고 리본을 북북 찢어간다.

 

「갸아아아아아아아아!! 레이무의, 아름다움을 돋보이게 하는, 진홍색 벨벳의, 리본 씨가아아아아아아아!!」

 

잘게 찢어진 리본을 구레나룻으로 긁어모으고 뿌릿뿌릿 엉덩이를 흔드는 레이무. 남자는 더욱 레이무의 머리카락을 움켜쥐더니 힘껏 뽑아냈다.

 

「느냐아아아아아아아아아!! 흑칠 다기보다 아름다운, 레이무의 머리카락 씨가아아아아아아아!!」

 

흑칠 다기 따위 본 적도 없을 레이무의 외침이 주변에 울려 퍼진다. 몸을 구불구불 흔들고 눈물과 시시와 침을 흩뿌리며 필사적인 저항을 시도하는 레이무. 하지만 윳쿠리의 힘 따위 인간에게 미칠 리 없고 순식간에 레이무는 대머리가 되고 말았다.

 

「…느긋… 어째서…… 흑흑… 이런 짓을 하는 거야… 으으윽…」

 

눈물로 얼굴을 꾸깃꾸깃하며 피부색 만쥬가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너, 본 적 없어? 최근 오토바이 탄 검은 옷의 대머리가 자주 길을 달리잖아? 그건 말이야, 스님이라고 해서, 여러 집을 돌며 경이라는 노래를 부르고, 죽은 자의 영혼을 위로하는 것을 생업으로 하는 대머리라고. 죽은 자의 명복은 대머리만 할 수 있는 거야. 너도 대머리가 되었으니, 이걸로 마음껏 명복을 비는 데 힘쓸 수 있겠네! 힘내라!」

 

아직 떨림이 멈추지 않는 레이무를 내버려 두고 남자는 만족스러운 얼굴로 공원을 뒤로한다.

 

「느냐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느냐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어째서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

 

남자의 등을 원망스럽게 배웅하며 레이무는 통곡했다. 피크닉에 온 것 때문에 모든 것을 잃어버린 레이무는, 이후 공원을 찾은 다른 윳쿠리에게 장식물이 없다는 이유로 제재당할 때까지, 그저 그저 울기만 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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