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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ko 11693 과학적으로 생각하는거제!

by 다섯개 posted Sep 16,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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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하나 놓고 갑니다.

오타 오역 지적 환영합니다.

 

 

 

 

과학적으로 생각하는거제!

 

 

"오! 마리사다."

 

공원 주위를 조깅하던 중, 마리사의 뒷모습을 발견하였다.

 

"흐랴압!"

 

별 이유 없이 그대로 걷어 찼다.

굳이 말하자면 그 엉덩이가 씰룩씰룩거렸다는 것과, 딱 맞는 도랑이 근처에 있었다는 정도가 이유였다.

 

하지만 나는 곧 후회했다.

 

"오, 무거워!?"

 

무거웠다. 그 마리사는 터무니없이 무거웠다.

마치 모래 주머니를 걷어찬 듯했다.

쿡하고 찌르는 정도만의 힘으로 걷어차기만 해도, 일반적인 윳쿠리라면 도랑까지 굴러가는 것이 자연스러운 것이었다.

그런데 그 마리사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전력으로 찼다면, 이쪽 다리가 무사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 만큼의 무게가 마리사로부터 느껴졌다.

 

마리사는 이쪽으로 돌아보며 텅빈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리곤 이렇게 말했다.

 

"똥인간, 과학적으로 생각하는거제!"

 

라고.

 

 

"과, 과학적...?"

 

도무지 윳쿠리로부터 나왔다고는 생각되지 않는 그 말을 중얼거렸다.

과학적이라니? 사전적 의미의 "논리적, 객관적, 실증적인 경향"을 말하는 듯 했다. 하지만, 오히려 윳쿠리답지 않게 무거운 그녀야 말로 비과학적인 것이 아닐까?

내 혼란스러움이 마리사에게도 전해진 것인지, 그녀는 어이없다는 듯 고개를 가로저었다.

 

"과학적으로 생각하는 거제! 성체 윳쿠리는 대략 농구공정도 크기인거라제! 즉, 윳쿠리는 그만한 크기의 단팥덩어리라는 거라제! 가벼울리가 없지 않냐제? 오히려 무거운게 당연한거라제!"

 

"그, 그렇지..."

 

그 말에 나는 납득했다. 생각해보면 지금까지 왜 그녀들을 가볍다고 믿고 있었는지, 그것이 되려 신기할 정도였다.

슈퍼에 나열된 1kg짜리 팥소를 떠올려보면, 지금 마리사는 5kg, 혹은 그 이상의 무게는 될 듯했다.

 

"그, 리, 고~!"

 

"우억!"

 

1kg짜리 팥소를 떠올리고 있던 내게, 마리사가 몸통 박치기를 해왔다.

 

"흥, 용케 피한거제."

 

나는 그 속도에 놀랐다. 어떻게든 피하기는 했지만, 윳쿠리라고 하는 종에게서는 기대할 수 없을 날램이 방금의 공격에 담겨 있었다.

피하지 못했다면 분명 넘어졌을 것이었다.

 

"뭐, 뭐야..."

 

"훗, 과학적으로 생각하는거제! 윳쿠리는 집선언을 하기 위해 꿍꿍하고 그 딱딱한 유리창씨를 깨는 거라제? 이 정도 몸통박치기는 당연하거라제!"

 

"그, 그 말을 듣고보니..."

 

그러다 나는 간신히 생각이 미쳤다.

윳쿠리라는 것은 어쩌면 사실 굉장히 강하고 위험한 생물인 건 아닐까?

 

"늣굿구. 알겠냐는거제? 대-서비스!로 더 재밌는 것을 보여주겠다제!"

 

그렇게 말하곤 마리사는 그 모자에서 엿가락정도 되는 두께의 나뭇가지를 꺼내 조용히 그것을 입에 물었다.

까드득, 으적으적, 가지가 무시무시한 소리를 내며 으깨졌다.

 

"우걱! 우걱! 과학적으로 생각하는거제! 익히지도 않은 무우랑 당근을 맛있게 먹는 윳쿠리인거라제! 이정도 치악력은 당연히 있을 수밖에 없는 거라제!"

 

"그, 그렇지..."

 

나는 문득 무서운 상상을 했다. 옛날에 윳쿠리에게 물려 본 적이 있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물게끔 했었다. 윳쿠리의 약함과, 인간과의 격차를 과시하기 위해서.

그때 그 윳쿠리가 이 마리사였다면?

내 오른손은 그대로 망가졌을 지도 모른다.

 

"마리사만 그런게 아니라제? 과학적으로 생각하면 다른 윳쿠리도 이정도 능력은 있는거라제!"

 

그렇다. 과학적으로 생각하면, 동일한 스펙을 가진 다른 윳쿠리들도 지금과 같은 힘을 가지고 있을 것이 분명했다.

정확히 말하면 믿음의 힘이라던가 하는 비과학적인 윳쿠리 능력에 따라 터무니없이 제한되고 있었던 것이었다.

지금 이 마리사는 과학적 사고를 바탕으로 그 제한을 벗어던진 것이었다.

그리고 다른 윳쿠리들도 하나둘 그 제한을 풀어주려 하고 있었다.

 

"느햣햣! 역습!의 시간인거라제! 과학 만세! 과학 만세!"

 

지금의 마리사와 동일한 스펙을 가진 동물은 분명 더 있을 것이었다.

하지만, 그녀들, 윳쿠리는 다른 동물과 다른 것이 있었다. 악의를 가지고 인간을 습격한다는 것이었다.

윳쿠리의 극단적인 약함 때문에 인류는 그 악의를 그저 조롱거리로 보고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더이상 그럴 수 없었다. 이 최악의 해충으로 변한 윳쿠리는 우리의 숙적이 될 것이 틀임없었다.

세계는 오늘까지와는 전혀 다른 것이 될 것이었다.

인간과 윳쿠리 사이에 확실하게 놓여 있었던, 무섭고도 재미있던 학대라는 일방적인 인연이 오늘부로 끊어질 것이었을 테니까.

그것이 '과학적'인 것이었고, '현실적'인 것이었다...

 

그 때, 나는 그렇게 깨달았다.

 

"그런데 말야, 마리사. 과학적으로 생각해보건데..."

 

"느?"

 

"만쥬는 살아서 움직일 수 없는게 아닐까..?"

 

"아..."

 

그것이 그녀의 마지막 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