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에서 깨질 것만 같은 통증이 느껴져 온다. 이상하리 만큼 강력한 통증에 눈에 떠서 주위를 살펴보지만, 시야는 흐릿하고 흐릿한 시야 너머로 보이는 풍경마저도 어둠으로 가득했다. 눈으로 보지 못하니 몸으로 라도 움직여서 살펴보려고 했지만, 어째서인지 팔과 다리는 마치 절단 된 것만 같이 아무런 느낌도 없다.
'이건 대체... 분명 난 자고 있었을턴데...'
서서히 내가 처한 상황에 의문을 품기 시작했다. 단순히 꿈이라고 단정지으면 편할 일이지만, 도저히 지금 이 기묘하고도 공포감도 조금씩 느껴지는 상황을 꿈이라고 생각하기에는 본능이 날 냅두지 않았다. 이것을 꿈이 아닌 다른 상황이라고 생각하면 참 많은 의문점이 생겨났으나.. 정작 이 의문을 해결해줄 장답만은 생겨나지 않았다.
점점 의문들을 해결할 해답은 나오지 않고 계속해서 의문만이 쌓여갈때쯤, 어디선가 아주 작은 목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너무나도 작은 목소리이기에 자칫 잘못하면 소음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 정도였지만, 신경을 귀울려 들어보니 서서히 그 목소리가 말하는 내용이 끊기긴 하지만 들리기 시작했다.
"늣- ㄴ- 새-ㄹ-운 아가- 의 - 탄- ㅇ네-."
생각 이상으로 끊기는 부분이 많았기에 목소리가 말하고자 하는 내용이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하기는 어려웠다만, 두가지의 단어 정도는 알 수 있었다.
'..늣과 아가... 어디서 많이 들어본 단어들인데...'
어디선가 상당히 많이 들어본 단어들이지만, 정작 기억은 나지 않았다.
'대체.. 이게 무슨 상황이야.. 어디 납치라도 당한거야?.'
쌍여가는 의문들은 점차 궁금중에서 불안감을 바뀌어 가기 시작했다. 인간이 가장 공포를 느끼는 것중 하나가 바로 미지의 공포. 난 지금 그것을 느끼고 있다. 아무라도 좋으니 빨리 내가 처한 상황이 어떤 상황인지 말해줬으면 하는 간절함이 생겨났다. 그 상황이 비극인지 희극인지는 몰라도 말이다.
그렇게 불안감을 느낀지 얼마나 지났을까?. 갑자기 엄청난 빛이 안면에 정통으로 느껴지기 시작했다. 너무나도 강렬한 빛에 반사적으로 표정을 일그러트림과 동시에 드디어 내가 처한 상황을 설명해줄만한 누군가 나타난 것이 아닐까 하는 희망이 생겨났다.
애써 강렬한 빛을 무시하면서 간신히 눈을 떴다. 그리고 이내 난 내가 헛것을 본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그것은 바로 압도적인 크기의 윳쿠리가 저 앞에서 귀밑털로 자신의 입을 가린 체 활홍한 표정을 짓고 있는 것이 아니었던가?.
"늣!! 생명의 요람의 탄생이라구~!!."
당황하기도 잠시 난 무엇 때문이지 튕겨져 나가버렸다. 그리고 그 짧은 순간 반사적으로 내뱉은 말
"하늘을 나는 것 같아!."
그 순간 난 나 자신에게 이상할 정도로의 괴리감을 느껴버렸다. 대체 내가 무슨 소리를 짓껄인 것일까?. 하늘을 나는 것 같다니? 마치 윳쿠리 같았다.. 아니 최악의 경우 난 정말로....
날라간 난 앞에 서있던 거대한 레이무의 품속으로 떨어졌다. 난 허둥지둥 곧바로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그 고개 위에는 거대한 레이무가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날 바라보고 있었다. 순간 공포감이 느껴졌다. 그리고 나도 모르게 오줌을 지려버렸다. 그 모습을 본 레이무는 더욱 더 만족한 표정으로.
"느긋하게 태어난 거라구!."
믿을 수 없었다. 윳쿠리를 벌레처럼 여기며 수 많은 윳쿠리들을 가차없이 죽여온 내가 윳쿠리가 되어버렸다니?.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았다.
"늣..아가야 괜찮은거냐구?."
"어.. 괘..괜쥬따구! 느긋하게 있쮸라규!."
일단은 진정하고 녀석들에게 맞춰야한다. 구-구거리는 말투가 굉장히 마음에 들지 않다만, 괜히 이상하게 보여서 미숙윳으로 판단 받아버리면 곧바로 버림받는 게 윳쿠리들의 사회다. 때문에 지금 당장은 나의 생존을 위해 최대한 녀석들에게 맞춰주며 정상적인 윳쿠리 처럼 행동해야 한다.
그렇게 다짐하며 레이무의 품속을 벗어나 내가 이제부터 살게될 이곳을 잠시 살펴보기로 했다. 어디 산속은 아닌 모양인지 내가 있는 곳은 골판지였다.
'골판지라는 건 들윳일 가능성이 높겠군.'
그렇다는 것은 내가 위치하고 있는 곳은 뒷골목이거나 혹은 공원이거나 둘중 하나일 것이다. 내가 정확히 어디에 위치를 하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골판지의 입구로 가서 밖을 바라봤다.
밖의 모습은 걸어다니는 인간들과 윳쿠리들이 뛰어다니고 있었으며, 여러 놀이기구나 분수대 같은 것도 존재하는 걸 봐서는 공원이었다. 이곳이 공원이라는 걸 알았으니, 이제 계절을 확인해볼 차례다. 장소만큼 중요한 것이 또 계절이다. 만약 겨울에 태어났다면 그 순간으로 이미 난 사망 확정이다. 겨울의 자식을 낳을 정도로 대비책 없는 부모 밑에서 태어난 거라면 겨울동안 먹을 음식도 없을 것이니깐.
하지만 다행히도 난 겨울에 태어나지 않았다. 오히려 그 정 반대인 여름에 태어났다. 그것을 증명하든 강렬한 태양빛과 시원한 인간들의 패션들이 대부분이 얇고 짧았다.
'여름에 태어나 버린건가.. 겨울보다는 나쁘지 않다만.. 여름이면 아무리 생각해도 쪄 죽겠는 걸... 차라리 봄이나 가을이 좋았을텐데...'
봄 가을 시점에서 태어났더라면 인간들만 어떻게든 하면 살아남기 비교적 수월할테지만, 여름은 인간 말고도 자연이라는 크나 큰 위험이 존재한다. 홍수와 장마 그리고 쪄 죽을듯한 폭염. 겨울 다음으로 윳쿠리들이 많이 죽는 것이 바로 여름이었다.
'여름은 습해가지고 곰팡이도 잘 핀단 말이지.. 자칫 잘못하면 비윳증에 걸릴수도 있겠군..'
성체였으면, 그나마 어떻게든 넘길 수 있겠다만, 아쉽게도 난 아이 윳쿠리다. 지나가던 나뭇잎 한테도 베어 죽을 수 있다는 것이 거짓이 아닐 정도로 연약하다. 그렇기에 적어도 태어난지 적어도 1~2주 정도는 지나서 성체가 됐을때 비로서 안정적인 활동이 가능하다.
'그동안은 부모 윳쿠리 곁에서 꽉 달라 붙어서 살아야겠네.'
지금 당장은 성체까지 살아남는 것을 목적으로 다짐하며 다시 부모 윳쿠리가 있는 곳으로 갔다. 내가 생각하고 있을 동안 벌써 5마리의 윳쿠리가 새롭게 탄생했다. 한 가족에 윳쿠리가 5마리 이상 있으면 골치 아퍼진다. 자식이 3마리 까지는 그럭저럭 재량만 있다면 어느정도 감당이 가능하다만 그 이상으로 가면 아무리 재량 있는 윳쿠리라고 해도 곤란해진다.
아무리 먹이를 모으고 모아도 3마리 이상이면 금세 사라져 버리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난 정확히 이 골판지의 몇 마리의 윳쿠리가 있는지 알아봐야 했다. 일단 지금 새로 태어난 윳쿠리는 나를 포함해서 6마리 기존에 있던 윳쿠리는 2마리가 존재한다. 종은 2마리 전부 마리사로 크기는 지금 새롭게 태어난 윳쿠리 보다는 크다만 아직 성체 보다는 3배 이상 작다.
'아이 윳쿠리만 해도 8마리라니 참 많이도 낳았네.'
그렇게 생각하며 제일 중요한 성체 윳쿠리를 살펴보았다. 일단 나를 받아준 레이무 한 마리와 또.. 희안하게도 낳는 쪽도 레이무다. 같은 종 끼리 가족을 이루는 경우는 플랑을 제외하면 꽤나 희귀한 경우였다. 같은 종 끼리 결혼한다면 공수에 대해서 꽤나 민감할텐데 날 낳은 부모 윳쿠리는 그런게 딱히 없는 것 같았다.
그리고 또 윳쿠리의 수만큼 중요한 것이 바로 가족 구성원중 게스가 얼마나 있냐는 것이다. 제 아무리 5마리 정도로 가족이 크기가 축소된다 한들 성체가 게스거나 혹은 아이 윳쿠리 전부가 게스라면 그 가족의 미래는 안 봐도 결말이 보이게 된다.
게스는 브라더가 아닌 이상 교화가 불가능한 쓰레기들이다. 그렇기에 보마자자 죽이는 것이 가장 현명한 판단이자 툭하면 죽어버리는 윳쿠리의 생존률을 조금이나마 높일 수 있는 길이다. 아직 다른 아이 윳쿠리들과 부모 윳쿠리가 게스가 아닌지는 모르겠다만, 같이 지내다 보면 게스의 조짐이 나타나는 녀석이 적어도 둘 이상은 존재할 것이다. 그리고 난 그 게스의 조짐을 나타내는 윳쿠리를 죽여야 한다.
'일단 가장 큰 목표는 성체가 될떄까지 살아남는 것이고.. 그 밑에 있는 부가적인 목표는 게스 윳쿠리 처리와 가족 크기를 축소시키는 것.. 두가지군.'
희귀한 경우겠지만 9마리 전부 게스가 아닌 경우도 존재하겠지. 물론 구지 게스가 아니더라도 난 다른 아이 윳쿠리를 적어도 5마리는 죽일 것이다. 그렇다면 구지 게스 윳쿠리 처리가 의미 없다고도 생각 되기도 하겠지만... 기왕 남겨서 같이 살아갈껀데 게스보다는 일반적인 윳쿠리가 더 낫을 것이다.
"눗~ 눗~ 퓨티풀한 아가야들이 많아졌다구!."
"그런거네~ 모두 느긋하게 있으라구!."
한편 부모 윳쿠리들은 새로 태어난 아이 윳쿠리들을 핥으며 좋아하고 있다. 하나 하나 핥으면서 부비 부비를 하고 있는 모습은 인간 였던 시절에는 딱히 그냥 그렇구나 하는 느낌이었다면 지금은 내가 저것을 당할 것을 생각하니 역겨움이 올라왔다.
그 이유야 간단한데 들윳들은 더럽다. 그것도 바퀴벌레 수준이거나 그 이하로 더럽다. 애초에 애완윳이 아닌 이상 씻는 것 자체가 참 희귀한 경우다. 여차 여차해서 분수대로 간다고 한들 그곳에는 인간들이 상시 존재하니 씻기는 커녕 죽지 않는 것에 대해 감사해야할 지경이다.
밤을 노리면 어떻게든 가능할 거 같긴 하다만, 밤에 활동하는 윳쿠리는 적으며 설령 활동한다고 해도 어두운 밤에 분수대까지 가는 것 자체가 위험한 일이다. 구지 목숨을 버려서 까지 분수대에서 씻으려는 윳쿠리는 공원에 존재하지 않는다.
이 덕분에 윳쿠리의 몸에는 항상 흙이나 먼지가 묻어 있고, 머리에는 진드기 혹은 다른 벌레들이 있는 경우도 많다. 그나마 새로 태어난 윳쿠리라면 비교적 청결한 상태지만, 성체 윳쿠리들은 얄짤 없이 세균 덩어리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내가 윳쿠리를 더럽게 싫어했지.. 물론 지금은 내가 그 싫어하는 윳쿠리가 되버렸다만...'
어쨌든 간에 난 저 부비 부비랑 나를 핥짝 핥짝 하는 것은 절때로 하기 싫다. 지금 한마리 한마리씩 차례대로 하고 있는 모양인데 이러면 역으로 부비 부비랑 랑 핥짝 핥짝을 당한척 하면 된다. 윳쿠리의 기억력은 금붕어 보다 더 낮은 수준이며 금방 자기가 한 일을 까먹고 모자장식이 없다면 애완윳급 되는 초개념 부모가 아닌 이상 자신의 아이인지 구별도 하지 못한다. 이러한 점을 이용한다면 난 저 더러운 부비 부비와 핥짝 핥짝을 하지 않아도 된다.
난 자연스레 핥짝 핥짝 당한 아이 윳쿠리가 있는 곳으로 갔다. 핥짝 핥짝 당한 아이 윳쿠리의 몸에는 찐득한 액체들이 묻어져 있었다. 순간 표정을 일그러 트릴뻔 했지만, 애써 참으며 핥짝 핥짝 당한 것 마냥 행동을 하며 넘기는데 성공했다.
핥짝 핥짝과 부비 부비가 다 끝나자 부모 윳쿠리들이 말 하기 시작했다.
"늣 아가야들! 태어난 기념으로 오늘은 대 파티라구!."
"아갸아들을 위해 레이무가 많은 음식들을 준비했다구!. 치킨씨와 소세지씨라구!!."
말이 끝나게 무섭게 출산을 했던 레이무가 한 박스를 가져와 놓았다. 박스 안에는 여러가지 그나마 먹을 수 있는 것 처럼 보이는 음식이 가득했다. 음식들의 상태는 땅에 떨어져 온 것을 주워 온 것이기에 상태가 좋지 않고 여기저기 흙먼지가 뭍었지만, 그나마 먹을 수 있다는 점에서 풀때기보다는 나은 식사라고 볼 수 있었다.
"마음 껏 먹는거라구!."
"마리쨔 빨리 먹고 아빠야 처럼 클꺼라제!!!."
"레뮤가 먼저라규!."
"아름다운 레뮤도 먹을거라규!!."
아이 윳쿠리들이 고삐 풀린 망아지 마냥 음식들을 먹어 치우기 시작했다. 일단 이상하게 보이지 않기 위해서 나도 그것에 합류했다. 연약한 아이 윳쿠리 마냥 어떻게든 먹고 성장해야 했기에, 그나마 먹을 수 있는 음식들만 잡아서 먹었으나, 역시 맛은 쓰레기 같았다.
'그래도 어쩌겠어 살아남기 위해서는 먹어야지.'
할 수 없이 난 눈물을 머금고 음식들을 먹어치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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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에서 살아남기를 보고 영감을 얻어 써봤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