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대

노예 레뮤 - 2.5

by JohnSmith posted Jun 22,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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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으으... 망할...”

 

 황제는 황궁 6층의 집무실에서 폐허가 된 도시의 상황을 표시한 항공사진 네 장과, 통계국의 홍수 피해액 조사 자료들을 보다가 신음소리를 내었다.

 불과 2주 전까지만 해도 황제는 8천만 위안을 비밀 금고에 집어넣을 예정이었으나, 폭우 한 번에 모든 것이 전부 다 날아가 버렸다. 

 통계국의 추정에 의하면 약 1억 위안이 증발했고, 귀족 122마리가 사망했다. 타워 붕괴로 사망한 윳쿠리들이 대부분이었다. 이대로라면 정부 명의로 “프론티어 엔지니어링 랩”에 6개월에 걸쳐 다달이 투자하기로 예정된 2억 4천만 위안 중 일부를 꺼내 써야 할지도 몰랐다.

 

 “폐하, 대현자께서 전보를 보내셨습니다.”

 

 보좌관이 황제에게 조그만 메모지를 바치자, 황제는 내용을 읽기 시작했다.

 

 “나는 우미쿄 시로 이동할 것임. 폭동 일어나지 않게 알아서 잘 해결 바람.”

 

  그 때, 황제에게 한 가지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황제는 메모지를 다시 보좌관에게 건네고는, 급히 종이 여러 장과 펜을 들고 떠오른 내용들을 휘갈겨 쓰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그 내용들을 조용히 한 번 읽어 보았다.

 

 “공안본부에 내리는 명령: 1. 죄가 없어도 상관 없으니, 배수로 공사를 감독한 책임자와 그 공사를 계획한 설계자를 찾아낼 것. 필요할 경우 전신 송수신 기록과 건물 출입 명부, 은행 계좌 기록 등에 대한 정보를 사용하는 것을 허용한다. 2. 조사가 완료되면 즉시 황궁으로 보고할 것. 3. 지시가 추가로 내려올 때까지 체포하여 법원으로 넘길 준비를 할 것.”

 

 “법원에 내리는 명령: 1. 공안이 이번 사건의 책임자를 넘기는 즉시 재판을 열고, 최대한 빨리 처벌할 것. 2. 체포와 재판, 처벌 과정이 미디어에 최대한 빨리, 자주 노출되도록 할 것.”

 

 황제는 꽤 만족스러워하며, 그 내용을 그대로 전보로 쳐서 지하실의 정보본부에 내려보냈다. 황제의 명령은 암호화된 지하 케이블과 무선 전신을 거쳐 30분 이내로 전국에 전송되고, 2시간 이내로 전국에서 실행될 것이었다. 타이드 시티와 시그마 시티만 제외한다면 말이다.

 

 6년 전 제국의 땅이 된 타이드 시티와 시그마 시티는 원칙적으로 제국의 일부였지만, 제국에 소속된 다른 왕국들이나 공국들과 달리 입법, 사법, 행정이 모두 분리된 지역이었다. 이 두 도시들은 각각 외국과의 무역과 합법적인 대형 카지노들을 통해 벌어들인 돈으로 동부지구 전체의 납세액에 달하는 액수의 세금을 제국에 꾸준히 내어 왔다. 

 최근 들어 급성장하는 우미쿄 시와 오니이 시 덕분에 이 도시들의 중요도가 갈수록 떨어지고 있었지만, 그럼에도 제국에 있어 아주 중요한 도시들이었다. 황제는 이 두 도시들이 말을 잘 듣는 한 자치권을 계속 허락해 줄 계확이었지만, 그의 집권에 반대하고 들고 일어나기 시작하면 상당한 국고 손실을 감수하고서라도 군대를 동원해 “반란”을 진압할 작정이었다.

 

 “흐음... 아, 내 비밀 금고에 새로 들어온 돈은 시설 복구비로 뿌리라제. 짐이 하사했다는 말은 잊지 말도록.”

 

 “네?”

 

 전혀 그답지 않은 지시에 당황한 보좌관에게 황제는 단 한 마디를 했다.

 

 “원래 우물에서 물을 퍼내려면 먼저 물을 좀 넣어야 하고, 계속해서 물을 퍼내려면 적당한 양만 퍼내야 한다제.”

 

 “예, 폐하.”

 

 “그러면, 이제 사태 처리는 끝났고...”

 

 황제는 잠시 제국 지형도와 그 옆에 걸린 금속제 열쇠를 쳐다보았다.

 

 “간만에 추억 좀 되살리러 가야겠다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