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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사-23

by 륭돵 posted Apr 07,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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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아아아주 오랜만에 본편이네요

 

 

비가 내릴것 같이 우중충한 날, 어느 택시가 놀이동산 앞에서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다. 택시기사는 재수 옴 붙었다는 듯 하품을 하며 운전대를 만지작 거리며 창문을 내렸다. 놀이공원 근처로 온게 큰 실수였던 모양이다. 길가에 윳쿠리만 보이고 손님은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평일이니만큼 손님이 없는 것도 당연했지만 그걸 감안해도 너무 안보였다.

 

기사는 윳쿠리를 골치아픈 존재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툭하면 도로에 튀어나와 치여 죽은 녀석이 한둘이 아니다. 그리고 요즘은 윳쿠리 보호법인지 뭔지 때문에 함부로 차로 치면 벌금이 꽤나 나온다. 그러나 경찰들도 윳쿠리 싫어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 윳쿠리를 치여죽여도 왠만하면 눈감아주는 겅우가 많다. 그게 야생윳일 경우에만. 

 

요즈음은 윳쿠리들이 놀이동산에도 자주 출몰한다. 사람들이 먹고 버린 것이 있는 쓰레기통을 뒤지거나 지나가는 사람들을 삥뜯거나 하는 것이다. 대부분은 죽음으로 끝나지만.

 

"저기요, ☆☆시 가나요?"

 

"네, 갑니다. 어서 타시죠."

 

어느 젊은 부부가 아이를 안고 택시를 탔다. ☆☆시라면 이곳에서 꽤나 멀리 떨어진 곳이다. 아마 아이가 가고 싶다고 큰맘 먹고 온거겠지. 라고 택시기사는 생각하였다. 부부가 타고나자 누군가가 양손에 짐을 든채 헐래벌떡 앞자리에 탔다.

 

"마리사를 짐꾼 취급하지 말라제. 마리사도 가족이라제."

 

"그럼 집안에 도움이 되는 일을 좀 하던가."

 

왼쪽 눈에 검은 안대를 쓴 마리사라고 하는 여자는 짐을 다리 밑으로 내려놓았다. 마리사는 마녀모자를 조심히 벗으면서 무릎위에 올려놓고 의자를 뒤로 젖혔다.

 

"마리사는 좀 잘테니까 도착하면 깨워달라제."

 

"염려마라. 그냥 푸욱 자둬라."

 

마리사는 모자를 얼굴에 얹고 팔짱를 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숨소리가 새근새근 들려왔다.

 

"가족들끼리 나들이 왔나 봅니다?"

 

"큰 맘 먹고 나왔죠. 오늘이 우리 딸 생일이거든요."

 

택시기사는 백미러를 통해 남편에게 안긴 아이를 보았다. 아직 젖살이 빠지지 않아 통통한 얼굴을 하고 있었고 팔다리도 통통했다. 아기는 귀엽지. 라고 생각하고 앞을 보며 말을 걸었다.

 

"애가 올해 몇살인가요?"

 

"다섯 살이오."

 

아내는 싱긋 웃으며 말했다. 부드러운 손길로 자고 있는 아이의 머리를 조심스럽게 쓰다듬더니 이내 자신이 안았다. 아이는 엄마의 품을 파고 들었다.

 

별안간 택시기사는 브레이크를 밟았다. 자고 있던 마리사는 앞으로 고꾸라질뻔 하였고 아이는 놀래서 잠에서 깼다.

 

"무슨일이냐제?"

 

"이....이놈의 망할 윳쿠리들이!"

 

마리사는 모자를 고쳐쓰고는 앞을 보았다. 대여섯쯤 되보이는 윳쿠리 가족이 길을 막고 뿌꾸를 하고 있었다. 아마도 윳쿠리를 치면 벌금이 나온다는걸 알고서는 이러는 모양이었다.

 

"마리사가 내려서 좀 보고 오겠다제."

 

마리사는 쾅하는 소리를 내며 문을 닫고 밖으로 나왔다. 다행히 도심에서 벗어난 외곽지역이어서 망정이지 도심 한가운데서 이랬으면 자칫 잘못해서 큰 사고가 날 뻔하였다.

 

"어떤 게스들이 길을 막는거냐제?"

 

"무큐, 파츄리는 알고 있는 거라구요. 인간씨들은 윳쿠리들을 씽으로 치면 벌금씨를 내야하는 거죠?"

 

"그렇다제."

 

"그렇다면 파츄리가 하는 말을 들어달라구요! 어서 파츄리들을 애완윳쿠리로 하고 달콤달콤을 바치면서 받들라구요!"

 

"싫다제."

 

마리사는 오른손을 옆으로 뻗고 무언가 잡는 시늉을 하였다. 그러자 빗자루가 생겨났다. 마리사는 빗자루를 붕붕 돌리면서 게스 윳쿠리들에게로 걸어갔다.

 

"인간씨가 치는건 안되지만 윳쿠리끼리 하는건 상관 없다제?"

 

"느으? 거짓말 말라구요 이 눈깔병신씨!"

 

마리사는 눈깔병신이라는 말에 울컥해서 파츄리를 향해 빗자루로 풀스윙을 날렸다. 파츄리의 이가 깨지면서 사방에 크림이 뿌려졌다. 파츄리의 몸은 저어어어멀리로 날아갔다.

 

"뭘보냐제? 꺼지라제. 저렇게 되고 싶은거제?"

 

"마마가 당했다구우우우!"

 

"일가실각이라구우우우!"

 

마치 실장석같은 말을 하면서 길을 막던 윳쿠리들은 도로 양 끝에 있는 풀숲으로 도망치기 바빴다. 마리사는 한숨을 쉬고는 빗자루를 위로 던졌다. 나뭇잎이  바스라드는 것처럼 파스슥 거리며 빗자루는 사라졌다.

 

"다시 출발하는거제. 집까지는 멀다제?"

 

"근데 아까 한말이 뭡니까?"

 

"마리사도 윳쿠리다제. 이거보면 모르냐제?"

 

마리사는 자신의 모자에 달린 금뱃지를 슬쩍 보여줬다. 택시기사는 뭔가를 깨달았다는 듯 끄덕거리며 다시 운전을 시작했다. 

 

운전이 길어지고 날도 어두워지자 남편을 제외한 모두가 잠들었다. 기사는 라이트를 켜고 백미러를 보았다. 남편은 창밖을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었다. 택시기사는 저 남편이 혹시 잡혀사는게 아닌가 싶어 물어보았다.

 

"결혼생활은 만족하십니까?"

 

"예? 못들었네요. 한번 더 말해 주시겠나요?"

 

"결혼생활이 만족스럽나 이말입니다. 나같은 경우는 마누라 잘못 만나서 이게 천상 직업이거든요. 허허."

 

남편은 잠든 아내와 아이를 바라보았다. 잠시 뭔가를 곰곰히 생각 하는 듯 하였다.

 

"만족합니다. 밑도 끝도 없던 불행에서 절 건져준게 아내거든요. 만나고 얼마 안되서 아이 생기고 바로 결혼한 거지만."

 

"속도위반이군요."

 

"뭐 그런거죠."

 

남편은 살짝 얼굴을 붉히면서 말했다. 자신이 말해도 쑥스러운가 보다. 택시기사는 헛웃음을 치며 그외의 것도 물어보았다. 남편은 조곤조곤 대답을 하였지만 몇가지는 하지 않았다.

 

밤이 될때까지 달리자 남편도 하품을 하더니 잠이 들었다. 도로 양끝으로 숲밖에 없는 길을 몇시간이나 달려서인지 기사도 피곤하기는 하였다. 커피를 한잔 마시고 싶었지만 근처에선 구할 길이 없었다. 그때 잠이 번쩍 뜨일 정도로 놀라운 것이 하나 보였다.

 

검은 색 트랜치 코트에 검은 색 중절모등 온통 검은색으로 입은 사내가 숲길을 걷고 있었다.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걷는 것이 아닌 무언가를 위협하려고 짐승들이 취하는 자세 같았다. 사내는 멈춰 서더니 택시를 보았다. 순간 택시기사와 사내의 눈이 마주쳤다. 아주 잠깐 동안이라 자세히 보지는 못했지만 사내는 가면을 쓰고 있었다. 

 

택시기사는 꺼림직한 기분이 들어 악셀을 밟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인가의 모습이 나타났고 기사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승객들을 깨웠다.

 

"으응 도착한 거냐제?"

 

"예, 손님 도착했습니다. 일어나세요."

 

부부는 눈을 비비더니 문을 열고 택시에서 내렸다. 아내가 아이를 안고 먼저 내렸고 남편은 계산한다고 좀 늦게 내렸다. 부부가 멀어지는걸 보고서 택시기사는 차를 돌려 회사로 향했다. 그날 일이 끝나면 회사에 차를 반납하고 돌아가야 하기에 도시로 가야 했다.

 

한참을 달리다 또 그 꺼림직한 숲에 들어섰다. 기사는 빨리 지나가려고 액셀을 힘껏 밟았다. 차는 부아아앙 거리는 소리를 내며 힘차게 달렸다. 기사는 달리다가 또 사내를 발견했다. 그 자리에 꼼짝 않고 서서 택시를 타려는듯 손을 내밀고 있었다. 택시기사는 사내를 무시하고 달렸다.

 

또 한참이 지나자 택시기사는 똑같은 자세로 손을 내민 사내를 다시 발견했다. 분명 지나쳤을 터인데 라고 생각한 기사는 한번 더 사내를 무시한채로 달렸다. 그 후에도 3번이나 더 사내를 마주치자 기사는 자신이 귀신에 씌인것이 아닌가 의심하기 시작했다. 침을 꿀꺽 삼키고는 사내 앞에 멈췄다.

 

"어디로 모실까요?"

 

"가던 길로 계속 가시오."

 

택시기사는 사내를 태운채 달렸다. 사내를 태우자마자 지긋지긋하던 숲길이 더이상 나오지 않았다. 기사는 백미러를 통해 사내를 슬금슬금 살폈다. 옷은 온통 새까만 색이었고 신발마저 까맸다. 얼굴에 쓴 가면만이 하얀색이었다. 가면은 웃고 있는 가면이었다. 코는 없고 눈과 입만 뚫려 있었다.

 

"저기 손님."

 

"계속 운전이나 하시오."

 

택시기사는 앞만보고 달렸다. 터널이 나오자 차 안이 주황빛으로 물들었다. 사내는 미동도 하지않고 앞을 보고 있었다. 생각보다 체구가 크지 않은것도 알 수 있었다. 기껏해야 176cm정도로 보였다.

 

터널을 빠져나오자 이번에는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기사는 재수 옴 붙었다고 생각하며 와이퍼를 켰다. 설상가상으로 와이퍼 한쪽이 고장났는지 하나만 움직였다. 

 

"비가 내리는군. 그때도 비가 많이 내렸지."

 

"예?"

 

"고통스러웠고."

 

"손님, 지금 무슨말을 하시는 겁니까?"

 

"허망했다. 한가지 더 느껴지는 것이 있었다면."

 

사내는 택시기사가 쓴 모자를 벗겼다. 모자 안에는 자그마한 기계가 들어있었다. 사내는 손에 힘을 주어 기계를 우그러뜨렸다.

 

"배신당한 것에 대한 분노다."

 

택시가 빗물에 미끄러지더니  끼이이익 하는 소리를 내며 방향감각을 잃었다. 이리저리 미끄러지던 택시는 가드레일을 들이받고서야 멈췄다. 택시기사는 사내에 의해 바깥으로 내동댕이쳐졌다. 사내는 택시의 문을 아주 강하게 닫았다. 창문이 깨질 정도로.

 

"자, 내가 누군지 알겠나?"

 

"이게 무슨...우우욱!"

 

사내는 택시기사의 목을 조르면서 들어올렸다. 기사는 벗어나려고 안간힘을 쓰며 바둥거렸다. 사내는 목을 더욱 꽉 쥐며 말하였다.

 

"내가 누구인가?"

 

"난 모릅니다!"

 

"난 누구인가!"

 

"모른다고!"

 

갑자기 택시기사의 모습이 바뀌었다. 등짝에 촉수인지 날개인지 모를 것이 생겨났으며 중년 남성의 모습에서 젊은 여성의 모습으로 바뀌었다. 기사는 사내의 가슴을 걷어차고 뒤로 떨어졌다. 콜록거리면서 일어나 사내를 바라보았다. 두사람은 비를 맞으며 서로를 쳐다보았다.

 

"그래, 너일줄 알았다. 누에."

 

"눈썰미가 꽤나 좋은데? 아마 내가 아는 사람중 하나인가봐."

 

"두번은 안당하지."

 

"난 여기서 죽을 사람은 아니거든. 안녕!"

 

누에는 사라졌다. 사내는 잠시 서있더니 옆으로 주먹을 휘둘렀다. 그러자 누에가 코피를 흘리면서 넘어졌다.

 

"두번은 안통한다 했을텐데."

 

"넌 뭐냐?"

 

사내는 누에의 목을 꽉 쥐고서는 바닥에 내리 꽂았다. 아스팔트에 금이 쩍쩍 갔고 누에는 입에서 피를 토했다. 그 피가 사내의 가면에 튀자 사내는 가면에 묻은 피를 닦았다. 닦고나서 보니 누에는 온데간데 없이 사라져 있었다.

 

"놓쳤군."

 

사내는 택시로 돌아가서 트렁크를 열어보았다. 트렁크 안에는 진짜 택시 기사가 팬티바람인 채로 결박당해 있었다.

 

"내 이럴줄 알았지."

 

다음날, 택시는 문 한짝이 뜯어진채로 회사에 도착했다고 한다. 택시기사는 뭔가를 잘못본듯 헛소리를 하고 돌아다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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윳쿠리 조리법은 레시피가 떠오르면 쓰겠습니다.

파츄리는 도저히 안떠올라서 폐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