윳쿠리, 그것은 일본의 사이트에서 유행하던 팬 캐릭터라고 한다.
정확한 것은 잘 모르겠다만 어느 순간부터 일본에서 출몰하기 시작했고 그 기점으로
우리나라에도, 중국에도 퍼지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런 것들이 나타나기 시작하면서 학자들은 난리가 나기 시작했다.
'윳쿠리를 생물로 인정해야 하느냐, 마느냐'부터 '윳쿠리를 보호해야 하느냐 말아야 하느냐'까지.
결론으로 말하자면 윳쿠리는 하나의 생물로 인정받았다.
번식이 가능했고 그 자손들도 번식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결국 한국에서는 시민단체들의 주장에 의해 '윳쿠리 학대'가 금지 되었으며
윳쿠리들을 위한 복지들이 늘어나게 되었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학대를 하지 않아 늘어난 윳쿠리들은 주변의 것들을 빠짐없이 먹어치웠고
그 곳의 생태계는 엉망이 되어버렸다.
우리집도 예외는 아니었다. 우리집 주변에는 늘 들윳들이 들끓었고 쓰레기버리는 곳을 헤집어 놓아
위생상으로도 문제가 심각했다.
오늘도 윳쿠리가 우리집 앞의 쓰레기를 헤집어둔 모양이다.
헤집어진 쓰레기를 투덜거리면서 주섬주섬하고 있을 때였다!
"인간씨, 느긋하게 있으라구!"
마리사종이었다. 쓰레기 봉지로 다가오는 것을 보니 아무래도 여기 헤집어진 이 쓰레기 봉투에서 식량을 빼가려고 온 듯 했다.
"인간씨는 느긋하게 달콤달콤을 들고오는 거라제! 그래야 마리사가 느긋할 수 있다제!"
"미안하지만 나에게 달콤달콤은 없어. 너한테 줄 거 없으니까 저리가."
나는 쓰레기 치우는 것이 바빠 대충 이야기 했다.
"거짓말 하지 말라는고제! 마리사 본거라제, 어제 달콤달콤을 먹고있는 인간씨들을. 마리사는 정말로 참을수 없다는
고라제!"
순간 화가 났다. 존재만으로 이렇게나 빡치는 존재가 존재하던가? 이야기 하는 것 만으로도 이렇게 화가나는 것이 있던가? 인터넷에 존재하는 윳쿠리 학대 만화가 갑자기 생각났다. 그 만화처럼 나도 저 윳쿠리를 패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던 와중에 갑자기 생각나게 되었다.
'윳쿠리 학대는 불법'
그랬다. 우리나라에서 윳쿠리 학대는 불법이었다. 윳쿠리가 윳쿠리를 제제하는 것은 허용되었으나 인간이 윳쿠리를 학대하는 것은 금지되었던 것이다.
그렇지만 저 짜증나는 윳쿠리 면상에 주먹을 한 대 꽂아버리고 싶다는 열망이 내 속에서 끓어넘치기 시작했다.
아무도 보지 않으면... 들키지 않겠지? 그렇게 생각하고 나는 입을 열었다.
"하하, 역시 마리사는 머리가 좋은 걸? 집 안으로 들어와. 달콤달콤을 줄테니까."
"역시, 인간씨는 멍청하다제! 인간씨의 집에 들어가서 달콤달콤을 잔뜩 먹어치워 주겠다제!"
멍청한 놈. 역시 윳쿠리는 단순해.
그렇게 마리사가 우리집 현관 안에 들어섰을 때였다.
나는 재빠르게 현관문을 잠그고 마리사를 발로 힘껏 찼다.
"느삐이이이잇?"
마리사가 저 구석탱이로 굴러떨어졌다. 벽에 박을 때 꽤나 아플텐데 아직 살아있겠지?
"인간씨 뭐하는거제? 윳쿠리도 하나의 생명이다제! 이렇게 윳쿠리를 아야아야하게 하는
게스 인간은 경찰에게 신고한다제!"
어디서 주워들은 건 있어가지고. 아마 이 주변에서 열리는 윳쿠리 애호집회에서 시민단체들이 외치는 것을 듣고
게스들이 배운 모양이다. 이래서 윳쿠리 애호 단체는 도움이 안된다니까.
나는 천천히 마리사에게 다가가서 입을 힘껏 주먹으로 쳤다.
"미안한데 주변사람들에게 시끄러우니까 입 닥쳐. 조용히 하지 않으면 바로 끝장내줄테니까"
"느게헥, 마리사는 아무것도 나쁜짓 하지 않았다제? 인간씨는 왜 이런 짓을 하는 거냐제?"
이유라고 하면 마리사가 짜증나게 생겼고 시끄러우며, 무엇보다 나에게 달콤달콤을 달라면서 시비를 걸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마리사를 계속 때리다가 슬슬 질려서 죽여버릴까 생각하던 와중이었다.
'띵------동------'
초인종 소리였다. 이시간에 올 사람이 없는데 누구지 하면서 문을 열었다.
"실례합니다. 옆집에 사는 사람인데요, 너무 시끄러워서 와봤습니다. 당신 혼자만 사는 곳도 아닌데 좀 조용히 해주셔야 되는거 아닌가요?"
"아 죄송합니다. 앞으로 조심하겠습니다."
그렇게 문을 닫으려던 그 때였다.
계속 얻어맞고 있던 마리사가 갑자기 뛰쳐나와서 외쳤다.
"살려달라는고제! 이 인간씨가 마리쨔를 아야아야하게 하고있다제, 제발 불상한 마리쨔를 살려달라는고제!"
이럴수가! 마리사가 말할 힘도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놀라운 회복력이라고 생각했다.
그건 그렇고 이걸 남에게 들켰으니 이걸 이제 어찌한다...
상황이 곤란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