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조에는 울퉁불퉁하게 되어 널부러진 마리사와, 구석에서 웅크린채 훌쩍거린 윳쿠리 가족들이 있었다.
나는 손을 탁탁 털며 마리사를 향해 귀를 가까이 대는 시늉을 하며 물었다.
"자자, 마리사, 뭐라고?"
"쟤셩...합니다..."
마리사의 입에서 간신히 쥐어짠듯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확실히 몇번에 걸친 폭력 덕분이었는지 방금전과는 비교할 수도 없을 비굴한 말이었다.
물론 무엇에 대해 죄송하다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대충 만족하기로 했다. 사실 그냥 윳쿠리 특유의 울음소리라고 해서 내게 나쁠 것은 없었다. 오히려 집선언을 한 윳쿠리 놈들이 그렇게 쉽게 공손해질 것이라고 생각하지도 않았고, 또 그랬다면 오히려 조금은 재미없는 일이 될지도 몰랐기 때문이었다.
"그래그래 조용히 하도록."
나는 씨익 웃으며 다시 돈까스 앞에 앉았다.
"다시 먹어볼까."
윳쿠리들에게 들으라는 듯 그렇게 말하며 나는 포크를 들었다. 그러자 구석에서 훌쩍거리던 윳쿠리들이 일제히 움찔거렸다.
윳쿠리들은 내가 포크로 돈까스를 찍자 다시 또 움찔거렸다.
나는 그 모습을 보며 정신적으로 미소를 지었따.
마리사가 폭력에 노출되는 바람에 움츠려들긴 했지만, 윳쿠리들의 허기는 조금도 해결되지 않은 상태였다.
"아앙~"
그런 모습 앞에서 나는 돈까스를 과시하며 입에 넣었다.
"느느느느느! 밥씨! 밥씨!"
그리고 그 순간 레이무가 소리쳤다.
"오호라, 우리 레이무가 시끄럽구나."
나는 안타까워하는 표정과 함께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천천히 수조에 다시 다가가 마리사를 일으켜 세웠다.
"느,늣?!"
부들거리는 마리사를 일으켜세운 뒤, 나는 마리사의 머리를 한 번 쓰다듬었다. 그리곤 그대로 마리사를 후려쳤다.
뻐억!
"느꺅!"
마리사는 비명과 함께 그대로 레이무쪽으로 굴러갔다. 레이무는 그런 마리사를 보며 움찔거렸다. 마리사는 그렇게 엎어진채로 비명을 질렀다.
"느갸아아아! 어째서 마리사만...!"
"응~ 시끄러~"
물론 마리사 또한 마리사의 가족에 포함되는 개체라고 할 수 있었다. 나는 흥얼거리며 다시금 마리사를 후려 갈겼다.
빠악!
"느삑!"
제법 둔탁한 촉감이 주먹 너머로 느껴졌다. 나는 흠칫 놀라며 마리사를 보았다. 움푹 패인 모자 너머로 꿈틀꿈틀거리는 마리사가 보였다. 나는 마리사가 살아있다는 사실에 대충 만족하며 다시 돈까스 쪽으로 이동했다.
마리사는 움찔거리다 힘겹게 고개를 들었다. 이쯤되니 내게 잔뜩 겁을 먹은 것인지 전처럼 나를 노려보거나 도발하지는 않았다. 모자 아래로 고개를 숙인채 바들거리는 모습은 약간의 측은심마저 불러오게 하는 그런 모양이었다.
물론 그 같은 인스턴트 측은지심따위는 집선언에 대한 내 분노 앞에서는 알량한 것에 불과했고, 나는 이 짓거리를 멈출 생각따윈 조금도 하고 싶지 않았다.
"자, 다시 먹어볼까."
그리고 그런 생각을 대변하듯 나는 아까보다도 더 들으라는 듯, 그리고 더 보란 듯이 돈까스를 집어 올렸다. 내게 있어선 너무나도 기름지지만 윳쿠리들에게 있어서는 그 무엇보다도 호화스러워보이는 튀김옷이 전등빛에 반짝거렸다. 나는 공중에서 나울나울 돈까스를 움직인다음, 그대로 입에 넣었다.
"느애애앵! 레뮤..느읍!"
동시에 이쪽을 힐끔거리던 레뮤가 뭐라 소리쳤다. 하지만 레뮤의 비명은 중간에 끼어든 땋은 머리에 의해 막혔다.
"조용히 하라제...!"
나는 윳쿠리 쪽을 보았고, 레뮤의 입을 필사적으로 막는 마리사를 볼 수 있었다. 순간 웃음이 비어져나오려던 것을 나는 간신히 참아야했다. 이런 풍경을 기대하긴 했지만, 직접 보니 웃지 않고서는 배길 수가 없었다.
나는 웃음을 참기 위해 헛기침을 두어번 한 다음, 눈을 감고 모른척 말했다.
"음? 무슨 소리가 들렸던 거 같은데...?"
"읍읍...!"
끙끙대는 레뮤와 이를 악물고 제 아이의 입을 막는 마리사. 희극적인 그 모습을 보며 나는 다시 웃음을 참았다.
특히나 나를 힐끔거리며 땋은 머리를 레뮤에 입에 쑤셔넣는 마리사의 필사적인 모습은 기름진 돈까스마저도 달게 느껴지게 하는 매력적인 향신료가 되고 있었다,
나는 그 갸륵한 정성에 대충 맞춰주기로 했다.
"아, 착각이겠군. 계속 먹어볼까나...?"
나는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다시금 포크를 움직였다. 레뮤는 부들거리다 이내 지쳐 그대로 쓰려졌고, 마리사는 쓰러진 레뮤를 낼름낼름하고 있었다. 나는 그 모습을 즐겁게 관람하며 다시 돈까스를 입에 넣었다.
다시금 느껴지는 느끼한 맛에 나는 인상을 가볍게 썼다. 물론 맛이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다시금 느끼건데 내 입맛에는 그다지 맞는 것 같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런 내 미각에 대해 전혀 모르는 윳쿠리들은 그저 부러운 표정을 지은채 내 모습을 보고 잇을 뿐이었다.
마리사에게 삐쳤던 마리샤조차도 침을 줄줄 흘리며 내가 돈까스를 먹는 모습을 보고 있었다.
그러는 사이 접시 위에 있던 돈까스는 어느새 3조각 정도밖에 남지 않게되었다. 3이상은 세지 못한다는 윳쿠리들이었지만, 물건의 대소정도는 비교할 수 있었던 것인지, 돈까스의 양이 눈에 띄게 줄었다는 사실은 어찌어찌 인식하고 있는 듯 했다. 윳쿠리들은 아까보다도 더 부러워하는 표정으로, 그리고 불안해하는 표정으로 나와 돈까스 접시를 번갈아 보고 있었다.
나는 그 시선을 즐기며 돈까스를 찍어 입에 넣었다.
"느갸아아아아아 더이상은 못 참겠다구!"
레이무가 비명을 질렀다. 아마 잔뜩!이었던 조각이 드디어 2개밖에 남지 않게 되었던 탓인 듯 했다. 나는 그 비명을 들으며 돈까스를 두언번 씹은 다음 자리에서 일어났다.
"마리사?"
싱긋 웃으며 나는 마리사를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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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마지막 화에 10화를 기점으로 완결을 낼 것 같습니다
보다 더 잘쓰고 싶었고, 보다 더 완성도 높은 글을 내고 싶었지만, 안타깝게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