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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에서 이어집니다

 

"너 정말 나쁜 아빠인거 알고 있는거지?"

 

"......응. 알지."

 

"그런 되도 않는 거짓말로 그 애를 거기 놔두고 와?"

 

"그럼 너야말로 나 왜 따라 왔는데? 팀도 다 거기 두고. 너도 할말 없지."

 

우리 둘다 매우 어색한 채로 택시를 타고 있었다. 홍은 괜히 택시 기사한테 심술 부리고 있었고 택시기사는 길이 막힌다고 연신 말하였다. 나는 할 수 있는게 창 밖 바라보는 것 밖에 없었다. 홍은 내 어깨를 두드리며 라이터 있냐고 물었다. 난 담배 안피는데 그걸 왜 물어봐?

 

난 머리를 양손으로 감싸고 푹 숙였다.

퀸을 두고 오지 말았어야 했다. 내가 죽는 한이 있어도 데리고 와야 했다. 왜 그랬을까. 후회해도 늦었다. 이미 퀸은 회사의 소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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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아이는 회사의 소유입니다. 제게 넘기십시오."

 

"뭐? 쟨 내 애야. 내가 발견했고 내가 키웠어."

 

"지금으로부터 몇십년 전에, 회사를 세우기도 전에, 첫째가 태어나기도 전에 실행한 실험이 있었습니다. 정말로 호기심에 시작한 실험이었습니다."

 

형님은 그 기분 나쁜 실눈으로 날 지긋이 바라보았다. 형님이라고 하긴 하는데 거의 남이다. 내가 어릴적에 어머니가 날 데리고 집을 나왔고 그 때문에 소식이 끊겼었다. 어머니는 아버지의 3번째 부인이셨다. 나는 그렇게 안다. 형님은 첫째부인의 장남이었고 아버지로부터의 신임도 두터웠다. 항상 예의바르고 공손해서 모두에게 존경 받았다. 하지만 그건 거짓이다. 어릴적 이었지만 하도 강렬하게 뇌리에 박혀 아직까지 기억나는 것이 있다.

 

 

 

형님이 결혼할 사람이라고 형수님을 데려온 날이었다. 당연히 집안은 뒤집어졌고 형제들은 속속히 형님에게 축하한다고 말하였다. 그날 저녁에 형님은 형수님을 바래다 주러 나갔을때, 난 우연히 형님의 방문이 열린 것을 보았다. 형님은 항상 내게 방에 출입하지 말라고 하였다. 난 뭐가 있는지 궁금하여 참을 수가 없었고 들어가고야 말았다. 벽에는 뭔가가 잔뜩 적힌 종이들이 빼곡하게 있었고 형님의 책상 위에는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 있었다. 이전에 동네 산책하다 몇번 본, 동네지킴이 윳쿠레나이 레미랴였다. 팔다리가 결박되고 입에는 손수건이 물려 있어 읍읍 거리는 소리만 내고 있었다. 나를 보자 간절한 눈빛을 보내 왔다. 

 

나는 무서워서 뒷걸음질을 쳤다. 레미랴는 얼마나 오래 묶여 있었는지 팔 다리를 묶어놨던 밧줄에는 피가 빨갛게 물들어 있었고 눈알도 시뻘겋게 충혈된 상태였다. 

 

"휴우....데려다 주는 것도 일이군요. 하지만 그녀가 없었더라면..."

 

형님이 계단을 올라오고 있었다. 난 제빨리 형님의 침대 밑으로 숨었다. 두 손으로 입을 막고 숨소리도 거의 죽은듯이 냈다.

 

"그렇지 않습니까? 스칼렛 양? 그녀가 당신을 데려와 주지 않았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읍읍읍!"

 

"뭐 평범하게 동네 지킴이 하다 어디론가 팔려 나갔던지 했을겁니다. 전 그렇게 되는 꼴을 보고 싶지 않습니다."

 

"으으읍!"

 

레미랴는 어디서 힘이 났는지 마구 바둥거리고 있었다. 뭔가 말하려 했지만 입에 손수건이 물려 있어 말을 하지 못했다.

 

"사실 전 예전부터 궁금했습니다. 윳쿠레나이는 사람인가 아닌가에 대하여. 혹 사람이라면 호모 사피엔스가 맞는가? 어떻게 팥소로 이루어진 만쥬가 포유류가 될 수 있는가도 말이지요."

 

"당신은 그 질문에 대한 해답으로 향하는 초석입니다. 오늘 약간이라도 밝혀지면 좋겠군요. 스칼렛 양."

 

"당신의 동생인 스칼렛 양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형님은 책상 옆에 있는 커다란 상자를 들고 안에서 뭔가를 꺼냈다. 나는 놀라서 비명을 지를 뻔 한 것을 간신히 참았다. 상자가 옆으로 넘어지며 내용물들이 쏟아졌기 때문이다. 손이었다.  손 뿐만이 아니라 발이랑 얼굴이랑 머리도 있었다.

 

"동생 스칼렛 양은 해답으로 향하는 초석을 세우기 위한 흙이 되었답니다. 스칼렛 양."

 

"으으으으으!"

 

"작별이군요. 그럼 다신 볼 수 없을수도 있으니 말하죠. 느긋하게 있으라구요."

 

그 뒤로는 떠올리기 싫다. 톱질소리, 망치질 소리에 무언가 부러지고 뽑히고.... 내 앞에 채 죽지 않은 머리가 굴러 떨어져 두 눈 부릅 뜨고 바라보자 난 기절했다.

 

깨어난 건 언제인지 알 수 없었다. 다만 그 사실을 어머니에게 말하자 어머니는 당장 짐싸서 집을 떠나자고 했던 것은 기억한다.

 

"그래서 그 실험이라는게 뭐요?"

 

"완전생물."

 

"뭐 그 기묘한 만화에 나오는 그거?"

 

"비슷합니다. 다만 통제가 가능하도록 만드는게 최종목표였지요. 그러기 위해선 야생성이 필요했습니다."

 

"당체 뭔소리인지 모르겠구만."

 

뭔 말인지 이해가 안가서 내 머릿속으로 대강 정리해본 결과는 이랬다.

 

형님은 몇십년 전에 어떤 약품을 만들어서 전 세계 각지의 윳쿠리 전문가와 브리더들에게 넘겼다. 넘길땐 불임 윳쿠리나 도스급 개체를 임신 시킬 수 있는 약이라 하고 넘긴 모양이다. 그리고 주사하고 나서 계속해서 보고서를 작성해 달라고 한 모양이다. 형님은 주사한 개체들을 실험체-A,B,C 이런 식으로 불렀다. 그렇게 몇십년을 보고서를 받으며 기다린 결과 실험 결과가 나왔으나 실망스러웠다. 전 세계에 26개, A~Z까지의 실험체들이 있었으나 그 실험체에게서 태어난 개체들이 얼마 지나지 못해 죽거나 자라도 신체가 괴상하게 변하거나 한 상태였다는 것이다. 하지만 형님은 그것도 실험의 결과라며 모두 자신에게로 보내라고 한 모양이었다. 퀸은 그 중 실험체 B의 자식인 것으로 보였다. 그 여왕개미 레이무가 실험체였을 줄은 몰랐군. 약 주사하면 시간 개념도 이상해지는 건가. 나한테는 몇백년이라 했으면서 그 레이무.

 

"넘기십시오. 권유가 아니라 명령입니다. 실험체 B-1을 넘기십시오."

 

"싫다면?"

 

"말로는 통하지 않으니 무력을 쓰는 수 밖에 없습니다."

 

난 목에 날카로운 느낌이 드는걸 지울 수가 없었다. 목을 보니 단검이 목 바로 앞에 있었다.

 

"잘못하면 베입니다아~?"

 

그리고 앞쪽에서는 검은 머리의 여성이 나에게 캐논포를 조준하고 있었다. 옆에는 상대적으로 작은 키를 가지고 고양이 귀를 한 여성도 보였다. 그리고 핑크색 머리에 둥둥 떠다니는 눈알을 가진 여성도.

 

"팀 지령전입니다. 소개하겠습니다."

 

"이쪽은 언니 코메이지 양, 그쪽은 동생 코메이지 양, 이쪽은 카엔뵤 양, 그리고 레이우지 양입니다."

 

"아저씨, 말 듣는게 좋을껄요? 회장님 말은 듣는게 좋아요?"

 

지령전이라고 하니 내 목에 칼대고 있는건 코이시겠군. 하지만 아까까진 분명 없었는데 어떻게....아 그렇군. 코이시의 능력 때문이겠군. 팀 전체를 인식 못하게 만든거야. 암살할때 편리한 능력이겠네.

 

"혈육이니만큼 한번만 기회를 더 드리겠습니다. 넘기십시오. 실험체 B-1은 회사의 재산입니다."

 

이젠 명령이 아니라 협박이네. 내 목에 칼까지 들이대고. 예전부터 저런 인간이었지 그래...

 

그사이 코이시는 내 목에 댄 칼을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칼날이 내 목을 아주 조금씩이지만 베어가기 시작했다. 목에서 따뜻한 피가 흘러내렸다. 

 

"알았어! 넘길게! 넘긴다고!"

 

"계약 성립입니다. 카엔뵤 양, 치료를 부탁합니다."

 

오린은 내 목에 흐르는 피를 지혈하고 난 후에 붕대를 감아주었다. 병주고 약주고네 완전.

 

"그럼 나도 몇가지 제안을 하지."

 

"흠? 들어보겠습니다."

 

"첫째, 퀸가지고 실험하지 마. 둘째, 잘 대접해줘. 셋째, 이름으로 불러. 실험체 B-1이 아니라 퀸이야. 넷째, 나도 집에 갈때 안전하게 팀들중에 한명만 데려갈 수 있게 해줘."

 

"그정도야 문제 없죠. 허나 다른 팀들은 지금 임무 수행중이고 여기에는 팀 홍마관과 팀 지령전밖에 없습니다."

 

헤어지기 전, 퀸을 꼬옥 껴안아 주었다. 다른 사람이 보면 퀸이 날 안아주는 것으로 보이겠지만.

 

"아빠 언제 와?"

 

"퀸이 200밤만 자면 올거야. 그때까지 저 개...아니 회장님말 잘 듣고 있어."

 

"응, 그럴게."

 

난 입술을 꽉 깨문채 건물을 나설수 밖에 없었다.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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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밤 자면 온다고? 퍽이나 믿겠네."

 

"퀸은 숫자  못세. 30까지만 세더라."

 

"그래서 그런 거짓말을 했냐?"

 

"저기 손님들 도착했습니다만..."

 

""아 잠시만요.""

 

"너 지갑있냐."

 

"딱 택시비는 있네."

 

홍은 뭐 씹은 얼굴로 택시비를 냈다. 나는 붕대가 감긴 목을 문지르며 택시에서 내렸다. 홍도 같이 내려 기지개를 폈다.

 

"근데 넌 형님한테 불만이 하늘을 찌르면서 어째 앞에만 가면 찍소리 못하고 있는거냐?"

 

홍은 말 대신 목에 있는 초커와 손목에 있는 팔찌를 보여주었다. 

 

"이거 보이지? 혹시라도 대들거나 하면 어떻게 되는지 알아?"

 

홍은 목이 조여 숨이 막힌다는 흉내를 내었다. 그리고 입으로 쾅 이라는 소리를 내며 머리가 터진다는 흉내도 내었다.

 

"그럼 손목은?"

 

"손목은 아예 잘리거나 터지거나. 레이우지 같은 애들은 폭발 안먹혀서 다른거고. 걘 아마 목 자르는걸껄?"

 

"어쨋든, 우린 이거때문에 그놈 앞에서 찍소리도 못해. 불만이 나만 있겠어? 우리 팀도, 지령전 애들도 다 있어. 죽을까봐 표현 안하는거야. 예전에 회장한테 반항하던 우리팀에 소악마란 애가 있었거든?"

 

"죽었냐."

 

"정답. 그거도 아주 잔인하게. 다음날 시체는 우리가 처리하라고 했는데 내장이랑 이랑 눈알같은게 하나도 없더라. 말 그대로 가죽이랑 살 조금이었어."

 

제길, 제발 그 인간이 약속은 잘 지키는 성격이어라.

 

.

.

.

.

.

.

.

"회장님, 내구성 실험 결과가 나왔습니다."

 

"흠, 보고서가 헛말은 아니었군요. 심해 1만미터 정도의 수압을 8시간동안 가했는데도 멀쩡하다니. 도스스파크를 맞고도 멀쩡하겠군요."

 

"동생분께서 하신 약속들은 지키지 않아도 괜찮은 겁니까? 유일하게 남은 형제잖습니까."

 

회장은 자신의 비서인 샤메이마루에게 약간의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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