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식자에서 이어집니다
[퀸은 도스에게 겁을 먹지않고 오히려 맞섰다. 마지막 붕어빵을 못먹은 것에 대한 분노인지는 모르지만 무리 하나를 전멸시켜 버렸다. 도스의 멍청한 짓덕에 80% 이상 없어진 것이긴 하지만 퀸은 혼자서 5m급의 도스를 쓰러뜨렸다. 폭발의 근원은 불명이다. 지맥의 힘을 이용한 것이라 추측해 볼 수는 있으나 손에서 나온 폭발이 설명되지는 않는다. 그리고 한가지 더, 우리로썬 맡을순 없는 냄새를 맡는 모양이다. 자신과 같은 냄새가 난다는 이유로 한 사람을 아예 잡을 뻔 하였다.]
"음....다음 내용은 뭐라 쓴다..."
"아빠, 또 보고서야?"
"으응, 뭐 그렇지....요즘따라 나한테만 일감이 몰리는 기분인데..."
딱히 틀린 말은 아니다. 퀸이 오고나서부터 이 아이에 대해 보고서 쓰랴 원래 하던 일 맡아서 하랴 일이 좀 많아졌다. 게다가 내가 제일 막내라 발언권도 없고 참....도스 사건 이후 며칠이 지났다. 별로 바뀐건 없었다.
잠시 내 직장에 대해 이야기 하자면 일종의 조사단이라 할 수 있다. 전세계에 인정받은 윳쿠리 조사단만 해도 1만여개가 넘어간다. 우리 조사단은 생긴지 얼마 안되어서 조직원이 나 포함하여 딱 3명 뿐이다. 선배, 대장님, 그리고 나. 우린 아직 어디 멀리 나가서 조사할 여건이 안되서 윳쿠리 한마리씩 키우면서 이걸로 보고서를 쓰자고 한 상태였다. 저번에 내가 조사하러 간 그거는 대장님이 다른 큰 조사단에 가서 하청받아 온거고 말이다. 그리고 난 거기서 퀸이라는 특종을 발견한 것이고 말이다.
우리 조사단은 개인 건물도 없다. 좀 낡은 사무실 임대해서 쓰니까. 솔직히 말하자면 난 이 일 때려칠까 생각도 해 보았다. 윳쿠리들에 관해서 보고서 쓸게 너무 없었다. 처음 데려온건 레이무종이었는데 노숙윳을 데려온게 잘못이었던 것같았다. 다음날에 바로 집을 나갔으니. 그 다음은 마리사종이었는데 레미랴한테 물려갔다.
<띵동>
"이 시간에 초인종 누를 사람은 택배밖에 없는데 누굴까..."
난 너저분한 차림 그대로 아래층으로 내려가 문을 열었다.
"느긋하게 이쯔라구!"
"네네, 느긋하게~."
"뭐야, 농담도 못받아줘?"
"선배가 아기 윳쿠리 말투말고 농담하는게 어딨다고 그럽니까? 그리고 키우기로 한 레이무는 어딨어요?"
"레이무는 요기 있지."
선배는 상자를 흔들었다. 상자 안에서 뭔가 아파하는 소리가 났다. 설마 이사람도 노숙 윳 주워왔나. 난 손님은 밖에다 새워 두는게 예의가 아니니 집 안으로 들어오라 했다.
"선배는 좀 꾸미고 다녀요. 여자가 뭐 화장도 안하고 다닌데냐. 그래가지고 시집 가겠어요?"
"한마디만 더하면 저먼 스플렉스를 꽂아버릴테다."
선배는 평소에도 거칠게 다닐꺼면 화장 할 필요가 없다 라는 이상한 이유 하나만으로 화장 안하는 이상한 여자다. 꾸미면 예쁠거 같은데. 내가 뭔 소리래. 그리고 우리 조사단 내에서 무력 1위다. 대장님이랑 내가 싸우면 등짝 스매싱 날리는게 저분이니 당연한거지.
"너 또 머리속으로 해설하냐? 누가 들어?"
"죄송합니다. 이게 버릇이라."
"오늘은 그냥 휴가내고 왔어."
으윽, 자기 집인듯 자연스럽게 소파에 앉는 저 사람좀 보라지. 윳쿠리 들어간 상자는 내팽게치고 말이야. 근데 휴가? 평소에도 시답잖은 이유로 나한테 일 떠넘기거나 하면서 굳이 휴가를 내는건 뭔데.
"뭐하던 중이었냐? 또 보고서겠지?"
"당신이 일 떠넘긴거 때문에 골치 아픈게 이만저만이 아니거든요? 퀸 일도 있고."
아까부터 퀸은 내 옆에 딱 붙어서 떨어지질 않았다. 나보다 덩치 큰애가 이러니 나도 좀 부담스럽지. 배고플때 빼고는 평소에는 딱 붙어다닌다. 먹을거 가지고 장난치거나 하면 저번처럼 되는거고.
"귀염둥이 퀸! 한번 안아보자!"
선배는 두 팔을 앞으로 내밀었다. 퀸은 나한테 표정으로 이건 뭐하는 거냐고 물었고 나는 그냥 안아주는 거라고 대답했다. 아까도 말했지만 퀸은 덩치 나보다 크다. 지금 풍경은 얼핏보면 퀸이 안아주는거로 보이겠구만.
선배는 퀸을 안아주면서 스으읍하는 소리와 함께 냄새를 맡았다. 퀸은 선배를 탁 밀치면서 다시 나한테 붙었다.
"냄새 맡지마."
"헹~냉정하네. 근데 나한테선 무슨 냄새나니?"
"달콤한 냄새."
"어라? 오늘은 향수도 안뿌렸는데 어째서 그럴까?"
"드럽다는걸 우회적으로 말한게 아닐까요. 그러니 좀 씻는게 으가각!"
선배는 내 허리를 붙잡고 그대로 뒤로 넘겨 버렸다. 쿠당탕 하는 소리가 울렸고 퀸은 날 걱정스레 쳐다보았다. 난 괜찮다고 손짓 하며 파스를 찾았다.
"향수는 뭐야?"
"안좋은 냄새 가리려고 뿌리는 좋은 냄새 말하는거란다. 귀얌둥이. 그런데 난 향수 안뿌렸는데 달콤한 냄새라니. 그건 뭘까나."
" 다른 냄새나. 살아있는 것들은."
"아빠는."
퀸은 내 쪽을 보며 말했다.
"아빠는 좋은 냄새나."
난 속으로 좋았다. 처음 맡은 냄새라 그런가? 퀸은 자기 엄마보다 날 먼저 보았으니.
"그리고 저건."
퀸은 윳쿠리 레이무가 들어있는 상자를 가리켰다.
"안좋은 냄새나."
"저번에 그 큰 모자도 같은 냄새. 처음 먹은 것도 같은 냄새."
"정확히 어떤 냄새니?"
"안좋은 냄새."
퀸은 아직 표현하는게 완벽하지가 않다. 그래서 그냥 안좋은 냄새로 퉁치는 거다. 저번에 소금,설탕,고춧가루 등등으로 실험해 보았는데 설탕이나 꿀, 참기름 같은것은 좋은 냄새 난다 하였고 소금이나 고춧가루, 후추같은건 안좋은 냄새난다 하였다. 실험 끝나고 그것들 먹였을때 고춧가루 먹고나서 불을 뿜었다. 그덕에 창문을 싸그리 교체해야 했지만.
어쨋든 윳쿠리 냄새는 짜거나 쓰거나 맵거나 한 모양이다. 달콤한 속을 가진 윳쿠리한테서 저런 냄새가 난다니 아이러니하다. 근데 자기냄새는 어떤걸까? 자기도 윳쿠리인데 쓴내 나나?
"퀸, 네 냄새는 맡아봤어?"
마침 선배가 내가 하고 싶었던 질문을 해 주는군. 나도 궁금했지.
퀸은 그 자리에서 자기 손을 킁킁 거렸다. 그러고 나선 하는 말이, 아무 냄새도 안난다는 것이었다. 쟤 진짜 윳쿠리 맞긴 한건가...?
"느으으! 데이부를 어서 꺼내라구 할망구!!! 데이부는 영애로운 싱글 마더란 말이야!!!"
선배는 상자 뚜껑을 열고 뒤집은 후 탈탈 털기 시작했다. 잠시 후에 상자보다 크기가 커 보이는 살이 뒤룩뒤룩 찐 데이부 한마리가 거실 바닥으로 떨어졌다. 저거 어떻게 구겨서 넣어 온거지. 저 여자 힘이 저렇게 쌨나.
"으에에 아프다구 아프다구!!!"
별로 높은곳에서 떨어진거도 아닌데 엄살부리긴. 원채 윳쿠리들 엄살이 심한건 알지만 심각한데 저건?
"데이부의 뱃속에는 고귀한 아가야들이 자리잡고 있다고. 그러니 어서 이 윳쿠리퀸을 느긋하게 하란 말이라구!"
데이부는 불룩 튀어나온 배를 앞으로 내밀었다. 으아...진짜 꼴보기 싫다. 어디까지 헛소리 하나 한번 들어볼까 싶었던 참에 퀸은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줄 알고 데이부 앞에 쪼그려 앉았다.
데이부는 흠칫 놀라면서 다시 배를 내밀고 말했다.
"넌 뭐냐구!"
"퀸."
"느으? 퀸은 데이부야!"
퀸은 갸우뚱거리며 데이부를 바라보았다.
"데이부는 뭐야?"
"데이부는 세상에서 가장 느긋한 윳쿠리라구! 무시하지마!"
"그게 이름이야?"
"그럼 데이부가 데이부지 뭐겠냐구. 멍청한 마리사나 레이퍼 앨리스 따위와는 차원이 다르다구. 데이부는 엄연히 달콤달콤을 헌상받을 가치가 있는 금배지라구. 너따위 멍청한 데이부와는 차원이 다르다구."
금배지라고 하기에는 심각한 게스다. 어떤 미친 업자가 저걸 금배지로 만들었나 하고 자세히 들여다 보았더니 도금입힌 가짜였다. 그러면 그렇지. 근데 저녀석 퀸을 레이무종이라고 인식하는 건가?
퀸은 또 궁금한게 생겼는지 물었다.
"느긋한게 뭐야?"
"느긋한게 느긋한거지 그게 뭐냐니 뭘 묻는거냐구."
이 이야기의 끝이 궁금해지는군. 선배도 나도 정말 흥미진진하게 이 둘의 대화(라고는 하지만 퀸의 일방적인 질문공세)를 지켜보았다.
"끄으으으! 데이부를 무시하는 거냐구. 데이부의 필.살.기를 받으라구. 뿌꾸우우우우우우우!"
데이부는 볼이 빵빵해질 정도로 부풀렸다. 저게 뿌꾸로군. 지들딴에는 필살기라 하는데 저대로 볼에 뾰족한거 찌르면 터지는거 알고 있나 모르겠어.
"뭐해?"
"느으으으! 죽고 싶은거잖아! 어서 참지 말고 죽으라구!"
"푸흐흡...흐흫흐흫...."
"큽! 크흡ㅋ...ㅋㅋ킇"
선배와 난 웃음을 겨우겨우 참고 있었다. 저런 엉터리 논리를 펼치다니 윳쿠리라는 건 당최 어떻게 살아있나 모르겠어.
"데이부의 아기가 태어난다구! 어서 축복하라구!"
뿌꾸한다고 힘을 너무 쓴 나머지 아기가 태어나는 모양이다. 뭐 저런 경우가 다있지? 데이부는 마무마무를 앞으로 향하게 한 후 힘을 주기 시작했다. 아기 윳쿠리의 얼굴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저건 마리사종이로구만. 난 좋은 생각이 나서 데이부의 마무마무에 꽤나 커다란 컵을 갖다 대었다. 물론 바닥에 휴지는 깐채로.
"기여운 마리챠가 태어냔댜제!"
마리챠는 그대로 휴지가 푹신하게 쌓인 컵의 바닥으로 발사 되었다.
"뉴큐타....zzzz"
그래 태어나자마자 다시 잠들려무나. 휴지에는 라무네를 잔뜩 묻힌 뒤라 닫기만 해도 솔솔 잠이 올거다. 다른 컵을 가져와 다음 아기 윳을 받았다. 이번에는 레이무종이군.
이 두 컵은 곧바로 냉동실에 넣었다. 이러면 몇개월은 보관이 되겠지. 아기 윳쿠리들의 장식은 살포시 벗겨서 퀸의 손가락에 끼워주었다.
"느.....데이부들의 아가야..."
어쩔줄 몰라하는 퀸한테서 아기 마리사의 모자를 받아 손가락에 끼우고 말을 했다.
"느긋하게 있기 싫다제!"
"어째셔어어어!"
"엄마야는 최악이다제! 인간씨한테는 함부로 대하는게 아니다제! 인간씨는 우러러 봐야하는 존재라제! 엄마같은 멍청한 윳쿠리가 이해할 수 있는게 아니라제!"
"느느느느느늣늣! 아가야! 엄마를 매도하지 마아아!"
"언니야의 말이 맞아! 엄마는 멍청한 윳쿠리야! 함부로 막말하지 말라구!"
선배도 웃겼는지 아기 레이무의 리본을 받고 윳쿠리 말투를 따라했다.
지금 데이부는 두 아가야한테서 매도받은 것 때문에 정신을 못차리고 있을꺼다. 지금 귀밑털이 마구마구 돌고 있는 것이 증거다. 허나 무언가 결심한듯 우릴 째려보았다.
"엄마야의 말을 듣지 않는 아가야는 죽어!"
그러고는 내 발에 뽀잉 하고 부딪혔다.
"죽어! 죽어! 엄마야를 느긋하게 하지 못하게 하는 아가야는 죽어!"
계속 뽀잉 거리면서 부딪히길 5분, 그 거구로 계속 부딪히는게 지쳤는지 헥헥 거리며 주거 주거 이러고 있었다.
"어재서 아가야가 안중는고야아아아아아..."
"그건 니 아가야가 아니니까!"
모자를 손가락에서 빼고 말했다. 데이부는 경악하며 우리를 바라보았다. 이를 덜덜덜 부딪히며 시시도 흘러내렸다.
"네네, 눈물겨운 모성애는 잘 보았습니다. 이제 죗값을 치르시죠."
선배는 데이부의 리본을 집어들었다. 내가 데이부를 꽉 잡자 선배는 리본을 눈 앞에다 들이다고 쫘악쫘악 소리가 나게 찢었다. 참 신나는 표정을 지으면서 말이다.
"데이부의 리본찌 얼른 나으라구.핥짝핥짝."
"그래도 안나을텐데 어쩌려나..."
"얼른 고쳐 노으라구!"
"싫어."
"어째셔어어어!"
더이상 말싸움하기가 싫어서 그냥 라무네 스프레이를 뿌렸다. 데이부는 곧바로 픽하며 쓰러졌다.
"으....아빠."
"왜 그러니?"
"아까 저거가 말했는데. 느긋하지 못하면 죽어야 하는거야?"
"귀담아 듣지마. 윳쿠리라는건 화나면 아무말이나 내뱉어."
"그럼 느긋한게 뭐야?"
"글쎄다. 그건 나도 잘 모르겠다."
더 이상의 질문 공세를 받으면 피곤해지겠다 싶어 퀸에게 라무네 스프레이를 뿌려보았다. 퀸은 눈을 비비더니 하품을 크게 한번 하고 쓰러졌다. 바닥에서 쿵 하는 소리가 났다.
"....통하네?"
"그러게. 나도 안통할줄 알았는데. 저렇게 보여도 윳쿠리는 맞나봐."
"그럼 나도 여기서 자고 갈까나."
선배는 기지게를 폈다. 관절에서 우드득하는 소리가 났다. 그러고 보니 벌써 저녁이구만. 얼른 씻고 자야겠네. 우리집에 침대는 딱 하나밖에 없는데 셋이서 같이 자야하는 건가...에휴 내 팔자야.
데이부는 대충 밖에다 던져놓고 왔다. 고양이들이 알아서 먹겠지 뭐. 퀸은 안고 올라가서(무겁다 좀) 침대에 살포시 눞히고 나왔다. 그사이 선배는 냉장고를 뒤적거리고 있었다.
"남의 냉장고는 왜 뒤집니까?"
"술 없냐? 한잔 하고 자자."
"에이씨..."
난 찬장 안에 꽁쳐둔 와인 몇병을 꺼내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