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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01 00:37

[대회] 해피 뉴 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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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엔 희망으로 가득 찬 사람도 있을 것이고, 별거 없다며 생각을 미룰 사람도 있을 것이고, 또는 아무 생각도 하지 않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녀는 어디에 속하냐 하면, 아무 생각도 하지 않는 쪽일 것이다. 

 

"언니야, 새해에는 뭘 할꺼냐구요? 앨리스는 궁금해요."

 

"음~ 별거 없겠지. 작년에도 그랬잖아? 티비 보면서 너랑 같이 맛있는거 먹고 종치는거 보고 자겠지. 그럼 새해가 밝는거야."

 

"그렇죠? 근데 그거 맛있냐구요."

 

"이거? 먹을만 해. 야생 윳쿠리 치고는."

 

앨리스는 머리 뚜껑이 따진채 파먹히고 있는 야생 윳쿠리 파츄리를 보고 있었다. 두 눈은 부풀어 올랐다 라는 말이 연상될 정도로 튀어나왔고, 또 그 눈을 뱅글뱅글 돌리고 있었다. 입은 스테이플러로 철심을 박아놓았기에 열지 못했다. 귀밑털을 휘둘러도 간지러울 뿐이었다.

 

"앨리스, 넌 준거 안먹어?"

 

"앨리스는 배부르다구요. 언니야가 먹는게 좋겠다구요."

 

그녀는 앨리스 앞에 놓인 접시를 자신 쪽으로 가져다 놓았다. 접시에는 아기 윳쿠리들이 시시를 흘리면서 벌벌 떨고 있었다. 아기 레뮤 6마리에 파체 4마리인 대가족. 

 

당연하겠지만 당연한 것이, 이 집에 침입해서 이런 것이다. 덤으로 앨리스도 덥치려 했고. 그녀로썬 평소에 직장에서 쌓인 스트레스를 마음껏 발산할 기회였다. 윳쿠리 상대로 승룡권을 쓰질 않나 섬머솔트 킥을 쓰질 않나....그렇게 두들겨 패면서 죽지 않게 오렌지 주스를 보충해 주었다. 

 

그마저도 지루해지자 배고파서 먹기 시작한 것이다. 그녀로썬 요리법을 모르기에 윗쪽을 따고 퍼먹는것 밖에는 할 수 없었다. 

 

"엄마야는 어딜 간고야! 어서 똥인간찌를 주기라구!"

 

"니 엄마는 니들 버리고 도망쳤는데?"

 

"고짓말!!!"

 

"앨리스~ 라무네좀 가져오렴."

 

"네에~."

 

앨리스는 뿅뿅 튀어서 부엌으로가 라무네 스프레이를 가지고 왔다. 아기 윳쿠리들에게 뿌리자 순식간에 잠이 들었다. 

 

그녀는 레이무를 생각했다. 저 아기 윳쿠리들의 부모이자 자신의 전 애완윳쿠리. 눈 맞았다고 사랑의 도피라는 시답잖은 이유로 집을 나간 멍청한 윳쿠리. 레이무는 아마 산 속을 달리고 있을 것이다. 왜냐면 그녀가 시켰으니까. 산속 절에 종이 있으니 그걸 여기까지 들릴 정도로 힘껏 3번 치라고 하였다. 

 

그녀는 성공할꺼라 생각하진 않았다. 예전부터 멍청했고 느긋하게 있는거만 좋아했으니까. 

 

"지금쯤 어디 있을까?"

 

그녀는 킬킬 거리며 창 밖을 보았다. 달이 밝았다. 레이무는 달 밝았던 날에 나갔다. 앨리스는 달이 어두운 날 데려왔다. 그녀는 레이무는 잊고 앨리스에게 온 애정을 쏟기로 하였다. 그렇지만 레이무의 물품을 버리지 않았던 것은 왜일까? 

 

"돌부리씨 레이무를 괴롭히지 말라구. 레이무는 아가야를 구해야 한단 말이야!"

 

레이무는 그 둥근 몸을 느리게 움직이면서 나아가고 있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항상 대접만 받고 살다보니 움직일 일이 없고 어머니 역할을 하였으니 집에서 안나갔다. 레이무는 자신을 닮은 귀여운 아기들을 떠올렸다. 무능한 남편인 파츄리를 닮은 아가야도 있었던것 같지만 아무래도 좋았다. 레이무는 뒤룩뒤룩 살찐 몸으로 느릿느릿 절쪽으로 향하고 있었다.

 

돌부리가 레이무의 발을 찔렀다  돌의 뾰족한 부분은 그나마 단단한 레이무의 저부를 사정없이 자극하였다. 빨리가면 그나마 덜하였을지 모르지만 고통이 어마어마하였다. 마치 지압판을 천천히 힘껏 밟으며 걷는 기분이었다. 고통이 머리속까지 전해졌고 레이무는 앞으로 넘어졌다.

 

"우우 여기 맛있어보이는 레이무가 있다도."

 

"레미랴다아아아!"

 

갑자기 그 거구에서 어디서 나왔는지 모를 속도로 달렸다. 너무 빨라 레미랴들도 놓쳤다. 레이무는 숨을 고르고 주위를 둘러 보았다. 온통 나무 뿐이었다. 그리고는 어렴풋이 불빛이 보이는 쪽으로 걸었다.

 

"앨리스으↗️↗️↗️↗️ 언뉘야한퉤에  안겨보려어엄~~~"

 

"언니야 술에 너무 취했다구요. 들어가서 자는게 좋겠다구요."

 

"그뤠에에도 종치는 건 보고 좌야지이이이."

 

그녀는 갑자기 창문을 열더니 큰 소리로 외쳤다.

 

"넌 멍청이야 레이무! 넌 멍청이야 하하하하! 내가 그렇게 잘 해줬는데 뭐가 부족했냐!"

 

레이무는 뭔가 들은것 같았지만 아주 힘들었다. 절까지 올라가는 계단이 너무 높았기 때문이었다. 조금만, 조금만 더 올라가면 되었다. 

 

"곧 새해가 됩니다! 3!2!1! 여러분! 2020년의 새해가 밝았습니다!!!!"

 

그녀는 이미 곯아떨어진 뒤였고 앨리스만이 티비를 보고 있었다. 앨리스는 리모콘을 입으로 물고 와 티비를 껐다. 그녀를 한번 돌아보더니 잠든 아기윳쿠리 쪽으로 갔다. 접시에 담긴 아기 윳쿠리들을 모두 커다란 병 안에 넣었다. 그리고는 온수기의 아래에 가져다 놓고 예열 버튼을 눌렀다.

 

 

날이 밝았다.

 

그녀는 거실에서 머리를 부여잡고 일어났다. 앨리스는 자신의 방에서 자고 있었다. 부엌에 가보자 처음보는 물체가 있었다. 하지만 곧 무엇인지 깨닫고 모두 변기에 갖다 버렸다. 잠든 앨리스를 깨우고 외투 하나만 입은 채 밖으로 나갔다.

 

"언니야 어디가는 거냐구요?"

 

"절에."

 

"새해 소원 빌러 가냐구요?"

 

"응."

 

그녀는 절에 들어서자 뭔가 죽어있는걸 보았다. 그것은 싸늘하게 식은 레이무의 시체였다. 종을 울리려 했는지 종에는 팥소가 잔뜩 묻어있었다. 레이무의 머리에도 상처가 잔뜩 있었다.

 

그녀는 앨리스를 내려놓고 레이무의 시체를 보았다.

 

"멍청한 레이무....."

 

"언니야 우는거에요?"

 

"아냐, 아냐. 우는거 아니야."

 

말로는 그렇게 하고 있었지만 그녀의 눈에서는 눈물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닦았지만 눈앞이 계속 흐려졌다.

 

"눈에 뭐 들어갔나봐."

 

그녀는 레이무의 시체를 산에서 내려오는 길에 묻어주었다. 그것도 자기 집이 잘 보이는 곳으로.

 

앨리스는 너무 울어서 빨개진 그녀의 볼과 눈을 보았다. 앨리스는 왜 언니야가 우는지 알 수 없었다. 

 

그녀는 산을 내려오면서 나지막히 말했다.

 

"해피 뉴 이어. 레이무."

 

"해피 뉴 이어. 앨리스."

 

"언니야도 해피 뉴 이어 되라구요! 새드 뉴 이어는 느긋하지 못하다구요."

 

"그렇지?"

 

그녀는 앨리스를 꼬옥 안고 산을 뛰어내려가다 싶히하여 왔다. 뛰어가면서 오만가지 생각이 들었다. 처음 윳쿠리로 아기 레이무를 데리고 왔을때. 교육을 했을때, 은뱃지를 땄을때. 집을 나갔을때. 앨리스를 데리고 왔을때.....

 

어느 1월 1일의 아침이었다.

 

그 어느때처럼 고요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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