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업?"
"실은 체인점을 여러 곳에 좀 세워보고 싶었던 거라구. 하지만 이런 방법이 식상하기도 하고 손이 좀 많이 가는 편이다 보니 나 혼자서는 도저히 운영을 할 수가 없을것 같아서 말이지. 직원 고용은 또 그거대로 문제가 있구."
살짝 솔깃하긴 했지만 지금 하던 일을 버릴 수가 없어서 거절해버렸다. 살짝 시무룩해진 플랑을 보며 동업자를 구하게 될 것이라고 위로해주고 포장된 텐시를 들고 펫숍을 나왔다. 라무네 지속시간이 2시간 내외이니 되도록 그 안에 집에 가져다 달라는 당부와 함께.
윳쿠리 말투를 절반정도 섞어서 썼다 안썼다가 하는 것을 보면 윳쿠레나이화가 얼마 남지 않은 아이인것 같은데... 여유만 됬었더라면 적극 지원해주고 싶었다. 지능도 인간 성인 정도로 굉장히 높은 것 같고 말이다.
어찌됬건 일단 텐시를 들고 집으로 향했다. 제대로 된 애완 윳쿠리를 길러본 적이 없는지라 애완용품은 하나도 사지 않았다. 뭐 시온도 딱히 원하는 것은 아닐 테고 말이다. 그래도 뭐 먹을거라도 사들고 가는 것이 났겠지.
전부터 생각했지만 시온한테 너무 잘해주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조금만 잘해줘도 기어오르려 드는 게스놈들과는 차원이 다른 개념을 소유중이고 이런 것을 마땅히 받을 짓만 하는 아이니까 그렇다.
그래도 요즘에는 아무리 그래도 윳쿠리인데 너무 과하게 잘해주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뭐 가장 결정적인 달콤달콤을 막 뿌리는 짓 같은 것은 하지 않고 있지만 말이다.
...그래도 텐시에 대해서는 조금 알고 가는것이 났겠지? 한번도 세상에 알려진 적이 없는 시온과는 달리 나름의 정보도 기재되어 있고 말이다. 라고 생각하며 서점으로 향했다. 뭐 2시간 이내로 집에 들어갈 수 있으니 라무네가 풀릴 걱정은 안 해도 좋을 것이다.
요즘 마리사―눈알 하나가 없는 그 마리사―는 굉장히 느긋하지 못하고 있었다. 어느센가 돌아와버린 기억 때문이다. 안그래도 저 망할 빈곤신만 주인이 차별하는데 그게 자기 아가야였다는 엄청나게 괴로운 기억 말이다. 윳쿠리들에게 한달은 억겁의 시간으로 충분한 시간대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일어났던 일을 속속들이 전부 기억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평소에는 들어와야 할 오빠야가 이때까지 안들어오는 것을 보고 지금이야말로 저 망할 놈을 조져버릴 수 있는 기회라고 인식하게 된 것이다.
사실 눈알없는 마리사도 지능은 금뱃지급에 속했다. 다만 성격이 글러먹을대로 글러먹었다는 것이 문제다. 게스도 머리좋은 게스가 더 문제다. 자신의 자칭 동!료!씨들은 어느세 그렇고 그런 관계로 발전해버려 오빠야가 던져주는 밥이나 대충 받아먹고 아가야들이랑 같이 굴러다니기만 할 뿐이다. 화장실을 안 가리는 것만 빼면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펫윳쿠리랑 생활 방식이 비슷한 것이다.
그럼 널린 응응을 어떻게 치우느냐 하면 아가야들이 죄다 먹어 치운다. 한달 쯤 지났으니 이제 아이윳 쯤 됐는데 아직도 응응을 퍼먹으며 살아간다.
원래는 이 윳쿠리들도 응응을 먹으려 하자 부모들이 말렸던 것이다.
"아가야아아아!! 오째서 응응을 먹으려 하는거야아아아! 느긋하게 그만둬어어어!!!"
"닥찌라졔! 이굔 달쿔달쿔 씨라졔! 달쿔달쿔을 몬머께 하는 게슈 부모는 쥬꺼어어어어엇!!!"
이런 코미디극을 벌이자 결국 지친 부모들도 아이들을 응응 노예로 삼아버린 것이다. 부모나 아이나 둘 다 팥소대가리는 팥소대가리다.
당연히 마리사―눈 한쪽이 없는 마리사―도 처음에는 이들을 갱생시켜보려 했다.
그렇다. 사실 원래 이 무리도 시온에게만 극단적으로 적대적이였을 뿐 나름 개념이였다.
그런데 지금은 팥소뇌답게 그저 능능거리며 굴러다니는 똥덩어리들. 마리사는 이런 놈들에게 질릴대로 질렸다. 갱생 그딴건 집어치우고 그런 윳쿠리들은 영원히 똥노예로 살라며 냅두고 자신은 마침내 시온을 족치기로 결심한 것이다.
사실 전부터 시온을 반드시 족쳐버리리가 계획한 마리사였기에 여러가지 트랩이며 도구며 준비해왔다.
2주 정도 전부터 오빠야는 이 아이들이 인간에게 반항하려는 의지가 전혀 없다는 것을 깨닳고 거실에 풀어주었다. 아가야들이랑 느긋하게 있을 수만 있으면 좋은 윳쿠리들은 오빠야가 만들어준 놀이터 하나만 보고 환장해서 아무런 폐도 끼치지 않았던 것이다.
물론 마리사도 겉으로는 그렇게 했다. 하지만 오빠야의 물건들을 절대 눈치 못 채게 몰래 몰래 빼다가 여러가지 도구들을 몰래 만들어서 시온을 족친다 반드시 족친다 이 하나의 사명으로 오늘까지 온 것이다.
평소에도 시온은 거실에서 많이 논다. 다른 윳쿠리들도 빈곤신따위는 그게 대체 뭔데 하면서 응응으로 기억을 배출해버린 지 오래고 같이 신나게 놀고 있다.
물론 처음 시온을 빈곤신이라 했던 레이무는 콤포스트에서 썩어들어갔다. 이 덕분에 이제 시온을 보고 왜 빈곤신이라고 했는지 그 누구도 알 수 없게 되었다.
마리사는 베란다에 있는 선반의 틈새로 기어들어가 그동안 열심히 만든 시온을 찢어죽일 가공할 무기를 보고 늣헤헤 기분나쁜 웃음을 지었다.
마리사에게 지금 유일한 목표는 오로지 시온을 죽인다 였다. 그 다음에 자신이 어떻게 될지, 무슨 일이 벌어질 지는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시온 그 한 녀석 때문에 마리사의 지능은 순간 똥게스 급으로 퇴화해버린 것이다.
마리사가 만든 가공할 무기는 바로 연필깎기에다가 심 굵기를 가장 얇게 해놓고 아주 날카롭게 깎아낸 연필이였다. 윳쿠리들 사이에서는 가히 최강이라 불릴 정도로 위력이 엄청난 무기이다. 아주 날카로운 것은 둘째치고 이 무기에 찔리면서 흑연가루가 윳쿠리에 체내로 들어가 굉장히 느긋할 수 없는 상태로 고통스럽게 죽어나가게 된다.
마리사가 이 가공할 무기에 대해 알게 된 것은 오빠야가 깎아놓은 연필에 실수로 찔려버린 마리사―눈 잃은 마리사 말고 다른 마리사―에 실수로 찔려 고통스러워 하는 것을 목격했기 때문이다. 오빠야는 치료를 해주려 했지만 깊숙히 들어가버린 흑연가루들을 빼낼 자신이 없어 포기하고 영원히 느긋하게 해 주었다.
그래서 이 위험한 무기에 대해 아주 잘 알게 된 것이다.
마리사가 볼때 시온은 아무것도 모르고 거실에서 다른 멍청이들과 함께 능능거리며 멍청하게 있을 뿐이었다. 멍청한 게스를 한방에 찔러 죽이고 원래대로 자신의 삶으로 돌아온다. 마리사는 그렇게 생각하며 오빠야가 만들어준 놀이터로 향했다.
"게스를 한번에 찔러 죽이는 거라제"
라고 중얼거리며 놀이터로 달려가 단숨에 그 망할 파란리본을 연필로 찔렀다.
"느베에엙?! 느...느읏...."
흑연이 체내에 들어와 고통스러워 하는 것 같다. 심이 뿌러져 버릴 정도로 세게 찔렀으니 상처도 엄청 깊었다. 크지는 않았지만 중추팥소 바로 앞까지 심이 도달할 정도로 세게 찌른 것이다.
"느으으... 아...바야....어대셔어어어...."
드디어 이 망할 파란 리본을 죽여버렸다. 그렇게 생각하면서 헤븐! 상태에 빠져 기분나쁘게 실실거리고 있었다.
"역시나."
소스라치게 놀라며 마리사는 뒤를 돌아보았다. 분명히 그 망할 시온을 찔러죽여버렸는데 그 자리에는 자신의 소중한 아가야 레이뮤가 고통스럽게 죽어가고 있었다. 이 똥만쥬 마리사가 언제 아기를 만들었는지는 중요치 않다. 시온은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소중한 "자신이 죽인" 아가야에게서 파란 리본을 여유롭게 집어들어 쓰는 것이다.
시온은 이 만쥬가 아빠야라는 것을 잊어버린 것은 아니지만, 이딴 놈을 더이상 아빠야라고 부르기는 절대적으로 싫었다.
"마리사가 준비하던 일이라면 이미 눈치채고 있었지. 그 윳쿠리가 연필에 찔려 죽은 것을 목격해버린 이상 당연히 그걸로 나를 죽이려고 죽자고 달려들 것이란 것은 너무나 당연했다구."
"느느느읏?! 말도 안돼는 거라제.... 초능력!씨는 당연히 네놈따위에게 없다제. 무슨 수로 알아차린 거냐제. 다른 윳들에게도 전혀 말한 적이 없다제에에에!!!!!"
라고 발광하며 울부짖는 똥만쥬였다.
"......바보인거야? 죽는거야?"
"느갸아아아앗!! 닥쳐어어엇! 닥치라제엣!"
자신이 억겁의 세월―고작 3주 남짓―(풉)을 들여 준비해온 계획이 수포로 돌아갔다. 팥소 깊은 곳에서부터 엄청난 분노감, 오열감, 절망감이 솟구쳐 오른다. 이녀석을 반드시 찢어죽인다.
" 거기 가만히 있으라제에엣!! 네놈은 이미 죽어있다제에에에!!"
극도로 광분해서 시온을 마구 쫒아간다. 살짝은 낯선 방으로 들어가는 느낌도 들었지만 전혀 중요하지 않았다.
"이 망할 만...느베에에에에ㅔㅇ에에엙!!!! 아프다제에에에에엣!!!!!"
방금 전까지 분노라는 감정을 가지고 있어서 그런지... 감정의 격한 요동을 느끼고 있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목소리가 참 우렁차기도 하다.
시온이 막대기를 하나 밀어 넘어트리자 무거운 책씨 두개가 마리사의 발씨를 짓밟아버렸다.
"네놈 머리 위로 떨궈서 바로 죽여버릴 수도 있었어. 감사하게 생각해."
"느갸아아앍!!! 이 망할 파란리보오오온!! 오빠야가 내 저부씨를 치료해주면 바로 네놈을 뭉게버리고 오바야에게 자랑할거라제에에에엣!! 이 바리사는 애안유시라제에에에에!!!"
"너 같은 애완윳이 어디있어..."
마리사가 난동을 피운다. 찌부러진 저부가 아프지도 않은지 마구 난리를 치며 오열한다.
그렇다. 마리사는 눈치채버린 것이다. 자신의 엄청난 계획은 시온의 계획의 극히 일부분이였던 것이다. 자신의 그 엄청난 머리가 시온에게는 그저 한순간의 유희거리였다는 사실에 엄청난 분노가 끓어오른다.
한편으로는 자신이 시온의 한참 아래라는 생각. 고작해봐야 아이인 이 녀석보다도 멍청한 똥대가리라는 생각. 열등감이 머리를 덮쳤다. 그것을 인정하고 싶지 않아서 이렇게 날뛰는 것이였다.
시온은 마리사가 그래도 살아는 있을 수 있도록 오빠야가 하도 많이 들고 다니다 몇 개 흘린 오렌지 엠플을 하나 꽂아두고서는 눈을 가볍게 감고 잠시 무엇인가를 생각하는 듯한 자세를 취하더니 그대로 밖으로 뛰어나갔다. 도어락 소리가 들린 것을 보아서는 오빠야가 돌아왔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