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호
2019.04.10 00:34

조온과 시온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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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온과 같이 생활한 지도 한달이 다 되어간다.

 

 

 기대가 조금 과했던 것일까. 이 녀석 의외로 똑똑하지 않은걸. 그래도 무려 한달간 귀여워해주었으니 정이 들어버렸다.

 

 이놈의 이름은 물어보았더니 의외로 쉽게 알려주었다. 뭐 따지고 보면 윳쿠리가 자기 이름을 안알려준적이 있었던가? 아무튼 굉장히 착한 아이다.

 

 아마 윳쿠리를 보고 처음으로 귀엽다고 생각해본게 아닐까 한다. 얼마 전에는 아가야도 무사히 낳는것에 성공했다. 아이윳이라 영양분 공급을 원활하게 하지 못해서 오래 걸렸을 뿐이지 게스끼도 전혀 없는 아가야들 뿐이다.

 

그.런.데.

 

 아가윳들을 분양해버리고 말았다. 그것도 친구놈들 세명한테. 그놈들이 인생에서 처음 보는 새로 생겨난 윳쿠리일 거라면서 희귀종중에서도 희귀종이라면서 하도 달라고 졸라대길래 결국 허락해버리고 말았다. 자기 아가야들을 빼앗기는 것이나 다름없을텐데 시온은 오빠야 친구분들이 느긋할 수 있다면 괜찮다면서 허락해주었다. 힘겹게 낳은 아가야들일텐데. 그래서인지 친구놈들도 시온을 좀 귀여워 해주고 돌아갔다.

 

 그래서 오늘은 그동안 미루고 미루어왔던 두블럭 아래 생긴 윳쿠리 펫샵에 다녀와보기로 한다. 시온이 겉으로는 괜찮다고 했어도 계속 우울한 것 같길래 그동안 조르는 거 떼쓰는 거 하나 없이 너무 이쁜짓만 하고 자라주어서 선물을 하나 해주려 해서 윳쿠리를 사러 나왔다. 사는 김에 혈통 있는 금뱃지로 사 주는게 났겠지. 그 이외에도 최근들어 이곳저곳에 윳쿠리 용품 상점이 들어서는 추세라 한번 다 돌아다녀 보기로 한다.

 

 ......그리고 생각해보니 콤포스트 윳쿠리들이 다 썩어버렸다. 으으으 냄새.... 그냥 갖다 버리고 온다. 그리고 거실에서 따로 기르는 윳쿠리들도 어느세 지들끼리 상쾌를 해대서 아가야들이 최소 열마리 이상 불어나있다. 뭐 내가 따로 안챙겨줄테니 책임은 알아서 지겠지. 그럭저럭맛 사료를 대충 잔뜩 부어놓고 나왔다. 한번에 많이 부어주면 한번에 다 먹어버리고 아사하는 경우도 많다는데 차라리 그랬으면 좋을것도 같다.

 

 그리고 혼자 밖으로 나온다. 아가야들도 같이 데리고 나왔으면 좋았겠지만 아직 너무 어려서 집에서 시온이랑 같이 있게 해주었다.

 

 그렇게 두블럭 아래 펫샵에 들어왔다. 겉에서 보기에는 전혀 이상하지 않은 가게일 뿐이다. 그냥 평범한 건물일 뿐이다. 간판에도 단순하게 플랑 윳쿠리 샵 이 여섯글자만 박혀있을 뿐이다.

 

 하지만 안으로 들어서면서 그 생각들은 전부 날라가버렸다. 이 가게 이상해...

 

 안에는 은은한 빨간색을 내는 조명이 켜져있었다. 이거 묘한 기분이 들게 한다. 유리창을 청록색 스테인드글래스로 달아놓아서 그냥 평범한 조명인것마냥 생각하게 만든 것인가..

 

 벽면에는 윳쿠리들이 종류별로 하나씩 전부 달려 있었다. 이거...모형이겠지?

 

 그렇게 가게 이곳저곳을 신기해하며 살펴보고 있을때 몸첨부 플랑이 다가왔다.

 

 

"우! 손님이라구우! 느긋하게 구경해줘!"

 

 

 깜짝이야. 그것보다 점원으로 몸첨부를 고용한건가. 참으로 대단한 가게라는 생각을 하며 윳쿠리들이 있는 지하 1층으로 내려갔다. 지상에서는 애완용 윳쿠리 전용 물품들을 팔고 있었고 지하 2층에서는 윳쿠리들의 포대기, 장난감, 옷 등등 장식품을 팔고 있는 모양이었다.

 

 

 그렇게 지하 1층으로 내려와 윳쿠리들을 살펴보기로 했다. 근데 이 가게, 살짝 신기한 점이 있다.

 

 윳쿠리들이 모두 라무네에 취해서 깊게 잠들어 있었다. 주기적으로 분사해주는 모양이다. 거기에다 엄청 어리다. 아기윳쿠리들만 판매하고 있다. 아직 꼭지가 머리에 달려있는 것으로 보아 태어나서 "느긋하게 있으라구!"를 외치지 않은 윳쿠리인것 같다. 왜 이렇게 판매하는지 플랑에게 물어보기로 했다.

 

 "그게 궁금한 거라면 인간씨에게 느긋하게 설명해주겠다고."

 

 플랑의 설명을 들어보니 일단 관리비가 적게 들어간다는 것이다. 라무네에 거의 반영구적으로 취해 있으니 먹이도 안먹고 유지비를 극한으로 절약할 수 있는 것이다. 거기에 지들 입장에서는 태어나자 마자 바로 만나는 주인이 자기 엄마야나 아빠야나 다름없는 것임으로 반항따위는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나름의 연구 결과라고.

 

"물론 아기윳들이 싫은 사람들을 위한 성체윳들을 파는 곳도 있다구. "

 

 그렇게 들어온 곳은 성체윳들이 진열된 곳이였다. 물론 이 녀석들도 라무네에 절여지다시피 해서 자고 있었다. 성체윳은 금뱃지 이상이 아니면 팔지도 않는다고 해서 가격도 굉장히 높고 또 개체수도 굉장히 적었다. 가끔 플래티넘 뱃지가 들어오면 거의 경매장 분위기가 형성된다고.

 

 들어와 있는 윳쿠리는 단 둘 뿐이였다. 금뱃지 레이무와 금뱃지 파츄리. 헌데 파츄리의 케이지는 거의 학대분위기 그 자체였다. 플랑에게 그 이유를 물어보니...

 

"저놈은 아마도 진짜 금뱃지가 아닌것 같다구. 아마 가짜 금뱃지 업체가 길윳 하나 주워다가 기본적인것만 교육시키고 가격만 불려놓은것 같다구. 일단 금뱃지는 금뱃지라 진열은 해두고 있지만 곧 처분 예정이라구."

 

 금뱃지 사기 수법이라는 건가. 뭐 그런걸로 호구 애호파들 돈을 빨아먹는 악덕 기업들이 꽤 된다는 것은 잘 알고 있었다. 그래도 동뱃지정도 되는 애들 가지고 시장 물가좀 쥐락펴락 해서 가격 뻥튀기 시키는 것이니 펫으로 못 써먹을 정도는 아니다. 하지만 금뱃지 가격으로 팔려나갈 윳쿠리는 절대 아니지.

 

 파츄리면 그래도 자체 지능이 높아서 말을 잘 따르긴 할 것이다. 그래도 일단 난 이 성체녀석들 안 살 거다.

 

 

 그리고 나서 다시 아기윳들이 있는 곳으로 돌아온다. 자신의 엄마야는 누구일까 느긋하게 고민하며 행복한 표정을 지으며 다들 잠에 빠져있다. 그런데 한가지 의문점에게 들어 플랑에게 질문했다.

 

"그런데, 이 아기윳들 가운데 게스라던가 섞여있으면 어떻게 하는거야? 아기윳들이 품질 보증서라던가 있을 이유가 없잖아."

"놀랍게도 존재한다구."

 

 그렇게 말하며 플랑이 진열장 아래 서랍을 열어 보여주니, 확실히 전부 부모 전부 금뱃지 이상인 아이들이다. 

 

"어...진짜 전부 혈통있는 아이들이네. 그런데, 이 아가야들은 어떻게 구하는 거야?"

"일종의 틈새시장 비슷한 거라구."

 

 ...틈새시장? 윳쿠리 산업에 관심이 많은 나였기에 더 설명을 요구한다.

 

"일반 펫숍에서 펫 윳쿠리들을 팔지. 그리고 그 아이들도 당연히 상쾌 욕구가 있는 거라구."

"아무리 금뱃지라도 주인이 하지 말라고 해야지 완고하게 참을 뿐 기본적으로는 누구나 상쾌 욕구가 있다구. 그래서 펫숍에서는 상쾌를 시켜 줘."

"그런데 당연하게도 식물형 임신만 허용하고, 줄기도 마취하고 바로 잘라버려."

"그러면 그 아기윳들은 그대로 버려지는거잖아."

 

"잘 생각해보면 금뱃지가 늘어나는 건데. 그래서 거래처 펫숍들이 있다구. 그렇게 생겨난 아가야들을 태어나기 직전까지 부모의 느긋한 팥소를 물려받고 그대로 태어나기 전, 즉 꼭지에서 떨어지기 전에 꼭지채 따서 라무네로 재운 다음에 이곳에 오는 거라구."

"당연하지만 거기서 품질 보증서도 때어줘. 물론 동뱃지나 은뱃지 윳쿠리한테서 태어난 아이들은 부모도 품질 보증서가 없으니 아기들 품질 보증서도 없는 거라구."

 

"와우.... 그럼 이 모든 사업을 생각해낸 사람은 정말 대단한거네. 그러고보니... 사장님이 어디 계시니? 플랑?"

"느헤헤. 이게 다 플랑이 계획해낸 건데 뭘."

 

 으응...

 

 으응......?

 

"거래처 펫숍들도 다 섭외해내고. 몸첨부이긴 하지만 윳쿠리가 이런 사업을 혼자서 다 기획해낸다는 것이 기특해서였던지 협조를 하겠다고 하는 펫숍들이 꽤 되더라고."

 

"그래서 이렇게 일종의 순수한 윳쿠리들만을 파는 거라구. 순수하고 착한 아이들만을 파는 것이니 게스화가 될 가능성도 거의 없고 설령 된다고 해도 그건 전부 주인의 책임이지."

 

 대단한 아이였구나. 체인점 같은거 늘려 보면 돈이 억수로 쏟아질텐데...

 

 아무튼 감탄은 접어주고 윳쿠리를 고르기로 한다. 레이무...마리사....사나에....파츄리.......

...텐시....

.....텐시....?

 

 서랍을 열어 품질 보증서를 살펴본다. 엄마인 레이무는 플래티넘. 무려 플래티넘 뱃지고 아빠인 마리사도 금뱃지다. 완전 금수저 집안이네. 근데 생각해보면 통상종 부모에게서 초 희귀종이 나왔네. 거기다 시온이랑 크기도 비슷해보인다. 나이대도 거의 비슷하면 좋은 친구가 되어줄 수 있겠다.

 

"플랑? 이거 사도 되는거야?"

"당연히 사도 되는거지. 그런데 희귀종 몸값에 부모 팥소 유전자 생각하면 가격이 꽤 나올텐데 괜찮겠어?"

 

 20만원. 가격이 상당히 부담되어보이긴 하지만 산다.

 

"그런데 20만원이면 조금 싼거 아니야 플랑?"

"20만원은 기본값이라구. 여기 있는 모든 아기윳들이 기본 가격 20만원이고 품질이나 혈통에 따라 최종 가격이 결정되는거지. 이 아이는 플래티넘 혈통이랑 희귀윳 몸값 하면 기본 200까지는 뛰겠고, 거기다 잘 보면 아기윳이 아니라 아이윳이라 가격이 300까지는 뛰겠군. 뭐 거의 아가윳이나 다름없는 나이대겠지만."

 

 300...만원.... 그래도 왠지 시온을 생각하면 아깝다는 생각은 들어오지 않았다. 그 정도로 예쁜 아이다. 결국 크게 지르고 펫숍을 나올 때였다.

 

"아참 오빠야. 혹시 플랑이랑 동업 해볼 생각은 없어?"

 

 동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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