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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가 울긋불긋하게 물드는 이즈음의 산길은 도토리나 밤 같은 것으로 곧잘 뒤덮이곤 한다.

 

산의 초입 정도라면 등산객들이 모두 주워갔겠지만, 내가 지금 있는 곳은 깊다면 제법 깊은 골짜기.

 

물론 주인 없이 지천으로 깔린 산의 은혜는 군침도는 먹잇감이라 손님이 없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 느늣, 인간씨다제?! "

 

 " 오네에상은 느긋할 수 있는 인간씨야? "


 

나왔다. 템플릿 인사. 나는 주먹을 꽉 쥐고선 부르르 떨며 몸을 돌렸다.

 

내 눈앞에 있는 것은, 정말 흔하디흔한 야생 레이무와 야생 마리사 부부.

 

레이무는 태생 임신을 하고 있는지, 아랫볼이 불룩하게 부풀어 있었다.

 

가을에 잔뜩 먹이를 모은 다음 아이와 함께 월동하려는 케이스이다.

 

 

 " 나는 느긋할 수 있는 인간씨야. 증거로 달콤달콤씨를 갖고 왔어! "

 

 " 늣, 달콤달콤씨! "

 

 " 정말이냐제! 느긋하지 않게 내놓는다제! "

 

 " 알았어. 자. "

 

 

나는 품에서 오렌지향 음료수(과즙 없음)를 꺼내 적당히 윳쿠리들에게 흩뿌렸다.

 

갑작스런 일이라 윳쿠리들은 반응하지 못해, 혀에 운좋게 떨어진 한두 방울 정도를 빼면 대부분의 음료수는 곧바로 땅에 스며들어갔다.

 

 

 " 마시써어! 이거졸라마시써어! 아앗, 달콤달콤씨! 늣... 레이무의 달콤달콤씨! 느긋하게 땅씨 위에서 기다려줘!  "

 

 " 터무니없는 멍청이인 인간씨라제! 그렇게 흩뿌려 버리면 달콤달콤 먹지 못하는 거다제! "

 

 " 달콤달콤씨! 어째서 사라져 버리는 거야? 바보야? 죽는 거야? "

 

 

변함없이 성질을 긁으며 기어오르려 드는 것이 윳쿠리의 성질이다. 레이무는 어쨌건, 마리사는 무심코 밟아 뭉갤 뻔 했다.

 

 

 " 나는 거기 마리사가 느긋하지 않게 달라고 해서 그렇게 했을 뿐이라고? 달콤달콤을 제대로 먹지 못하게 된 건 마리사 네 탓이겠지? "

 

 " 늣! 그러고 보니 그 말대로야! 레이무가 달콤달콤 씨를 먹지 못하게 하다니, 마리사는 최악의 게스구나! "

 

 " 뭣?! 쵯강인 마리사님에게 무슨 소리를 지껄인 거냐제? 느긋하지 않은 게스 레이무는 제제다제! "

 

 " 느아아아! 찌뷰러져어어어! "

 

 

조금만 유도해 줬더니 예상대로 티격태격 다투기 시작했다. 변함없이 알기 쉬운 녀석들이다.

 

즐거운 광경이었지만 이대로 두면 정말 레이무가 찌부러져 버릴 것 같아서 마리사에게 말했다.

 

 

 " 잠깐만, 정말 제제해 버려도 괜찮겠어? 저 레이무는 마리사 네 아이를 임신한 거 아냐? "

 

 " 느와아앗?! "

 

 " 느휴우우... 느휴우우우... "

 

 

마리사가 황급히 비켜났지만 레이무는 이미 빈사상태.

 

마무마무에서 팥소가 조르륵 흐르는 걸 봐서 아이도 이미 늦은 모양이다.

 

 

 " 바디쟈의 아가야가아아아아아! "

 

 

당황하며 크게 울부짖는 것도 잠시, 마리사는 곧 내게 매도를 퍼부어 왔다.

 

 

 " 썩을노예에에에에에에! 당장 레이무와 아가야를 느긋하게 해라아아아아아아! "

 

 " 하이하이 윳쿠리 윳쿠리. "

 

 

윳쿠리의 말에 일일이 화내고 있다간 끝이 없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다.

 

적당히 흘려내며 오렌지 주스 병을 레이무의 마무마무 입구에 그대로 처박았다.

 

새파래진 낯빛으로 부르르 떨기만 하던 레이무는 언제 그랬냐는 듯 순식간에 건강하게 되었다.

 

초조해 하고 있던 마리사의 얼굴도 그것을 보고 한숨 돌린 표정으로 바뀐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 느 아 아 아 아 아 앗! 태 어 나 아 아 아 아 아 아! "

 

 

레이무의 마무마무가 빠끔히 열리기 시작했다.

 

출산이 임박한 것이다. 마리사는 명백히 당황한 표정이다.

 

그럴 수밖에 없다. 이 주스에는 약간의 윳쿠리 출산 촉진제가 섞여있으니까.

 

예상보다 한참은 빠른데다 식량도 충분히 모으지 않은 지금 아이가 태어난다면, 월동의 성공률은 현저히 내려가 버리는 것이다.

 

하지만 마리사는 이내 다부진 표정을 지었다.

 

자신의 팥통을 이은 아이다. 자신이 환영하지 않으면 누가 환영해주겠는가.

 

늣헴! 하는 소리가 날 정도의 도야얼굴로, 마리사는 큰 소리로 얼굴을 새빨갛게 한 채 끙끙대는 레이무를 응원했다.

 

 

 " 레이무우우우우! 인간씨를 노예로 한 쵯강! 마리사와의 건강한 아이를 낳는다제에에에! "

 

 " 느오오오오오오오! 느아아아아아아아아아! "

 

 

방금의 소동은 둘의 머릿속에서 싹 사라진 모양이다. 과연 팥소뇌.

 

 

 " 느삐아아아아아아아! "

 

 

풍.

 

비명과도 같은 절규 끝에, 레이무의 마무마무에서 강렬한 기세로 아이가 쏘아져 나와 마리사의 모자에 떨어졌다.

 

마리사는 웃는 얼굴로, 아이에게 첫인사를 했다.

 

 

 " 아가야, 느그타게 있으... 느느느느?!?!?!?!! "

 

 " 고보.... 고보오오..... "

 

 

마리사의 모자 안에, 아이는, 분명 태어났다.

 

단지 그것을 아이라고 할 수 있다면.

 

마음껏 주물러대다 적당히 던져놓은 찰흙 반죽처럼 찌그러진, 아이윳 몇을 합친 크기와 맞먹는 비대한 몸집.

 

얼굴의 제멋대로 점점이 박힌 다섯 개의 눈과 세 개의 입.

 

그리고, 점점이 드문드문 박힌 금빛과 검은빛의 머리털.

 

이러한 괴물이, 모자와 리본의 잔해 같은 것들을 온몸에 더덕더덕 붙이고서 휴우휴우 하고 불편한 숨을 내쉬고 있는 것이었다.

 

 

" 느삐에에에에에?! 괴물, 괴물이다제! 이런거 마리사의 아이가 아니다제에에에!!! "

 

 

어지간히 놀랐는지, 마리사는 모자를 챙기는 것까지 잊어버리고서는 등을 돌리고 뿅뿅 튀어가기 시작했다.

 

나는 즉시 도망가려는 마리사의 뒤통수를 꾹 발로 밟았다.

 

 

" 느게뵷! "

 

 

마리사의 몸통은 시원스럽게 무너져, 유언조차 말하지 못하고 마리사는 명을 달리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큰 소리로 절규해야 할 레이무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 늣, 늣, 느... 늣, 늣, 늣... "

 

 

레이무는 간헐적으로 중얼거리며 몸을 부르르 떨 뿐이었다.

 

과연, 아까부터 묘하게 조용하다 싶더니 마리사가 찌부러트릴 떄 중추팥소가 손상되었기 때문이었던 것이다.

 

뭐, 바보같긴 했지만 내게 딱히 무례한 것도 아니었으니 이대로 놓쳐 주는 것으로 하자.

 

만능의 명약, 오렌지 주스를 먹이면 돌아올 지도 모르지.

 

하지만 아깝구나, 레이무.

 

너는 다른 것은 좋았지만, 첫인사로 나를 화나게 했다.

 

 

 " 제대로, 오니이상이라고 불러 줬다면 먹여줬을 수도 있는데 말야. "

 

 

나는 조금 먼지가 묻어버린 치마를 툭툭 털며, 누효 누효오 하고 울부짖는 아가야가 든 마리사의 모자를 감싸쥐고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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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생님! 어째서 나의 탐구 과제가 인정되지 않는 것입니까! "

 

" 징그럽잖아. "

 

 

나는 힘없이 고개를 숙였다.

 

응.

 

편하다고 해서 윳쿠리 적당히 주물거려 과제로 하는 것은 그만두자.

  • ?
    륭돵 2019.04.06 22:47
    오네에상은 언니야일텐데 여장남자인가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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