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으...구만됴오오...찌부러져어버려어어엇...."
레이무들한테 실컷 두들겨 맞고 조온은 그로기 상태가 되어 벽면으로 나가 떨어져 있었다.
"어서 달콤달콤을 내놓으라구. 설마 없는건 아니겠지이?"
아빠 마리사 말고도 그때 그 요상한 레이무도 있었다. 아마 아직까지 같이 어울려 다니고 있었던 것 같다.
"그냥 내버려 두는거라구. 빈곤신한테 달콤달콤이 있을리 없다구."
"느읏! 저게 바로 레이무의 말로만 듣던 빈곤신! 씨인 것이로군요!"
"과연 느긋할 수 없다제. 그러니까 거지따위나 되는거라제"
다른 윳쿠리들도 과연 동요하고 있는 모습이였다.
확실히 시온이 느긋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평생 거지따위로 살아갈 수도 있다. 레이무의 말대로 빈곤신일 수도 있다. 불행에 찌들어서 최저의 밑바닥 윳생을 살아갈 운명이다.
확실히 빈곤신 따위가 무엇인지, 무엇을 하는 건지 아직도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지금까지 자신에게 일어난 일을 떠올려본다면, 똥구슬 게스가 아닌 이상 그게 뭘 의미하는지 알기 싫어도 아주 잘 알 수밖에 없다.
자신 혼자 느긋할 수 없다면 아무래도 상관 없다. 하지만, 자신과 엮여서 같이 불행을 겪은 윳쿠리들은 대체 무슨 죄란 말인가. 나같은 게스가 또 있을까. 하고 시온은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시온이 겪어온 윳생은 노숙윳이라면 흔하게 일어나는 일들 뿐이였다. 무리에 들어오지 못하고 1~2세대 단위로 모여사는 윳쿠리들에게는 너무나도 흔하디 흔한 일들 뿐이였다. 아니 이런 일들은 무리 내에서도 흔하게 일어나는 것들이다. 걸어다니는 사망 플래그라 불릴 정도로, 윳쿠리들은 죽기 위해 사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기껏해야 음식 따위가 야생에서 어떻게 생존할 수 있을 것인가.
그럼 저 레이무는 대체 뭔가. 기껏해야 아가야 한둘따위를 잃고 나서 신나게 갈궈댈 구실을 드디어 잡아낸걸까? 자신의 가족이 아무리 죽어나가도 저 망할 빈곤신의 탓으로 돌릴 수 있어서 신이 난 것일까?
맞다. 여기까지 오는 길에 자신의 소중한 아가야 레이뮤가 죽은 것도, 식량씨가 모습을 감춰버린것도, 자신의 노예들―레이무 일행의 10마리가량 되는 윳쿠리―들이 인간씨에게 붙잡혀 반 이상이 영원히 느긋해져버린것도.
모두 저 빈곤신을 만나서 생긴 일이다. 내 눈씨가 저 망할 녀석을 각인시켜버린 이상 더이상 내 삶에게 있어 행복이란 없다. 느긋하지 못한 일은 전부 저놈 탓이다.
뭐 대충 이런 생각 쯤이나 하고 있으려나.
만쥬들에게 줄창 얻어맞으면서 한번 해본 생각들이였다. 일부 앨리스들은 시온을 상대로 상쾌를 하기도 했다. 수많은 생각들이 들었지만 자신이 빈곤신이라는 사실을 부정할 수는 없었다.
시온의 이마에 줄기가 맺혔다. 시온을 닮은 아가야 둘, 그리고 조온을 닮은 아가야 하나였다. 앨리스는 다행히도 나오지 않았다. 조온의 내용물을 먹어왔던 탓인지 조온의 유전팥?꿀?이 섞여서 조온 아가야도 나온 것 같다.
"빈곤신씨는 이 마리사가 엑스칼리버씨로 제!재! 해주겠다제!"
시온의 아빠야는 이윽고 시온을 찢어죽이기 위해 달려들고 있었다. 아니, 기어들고 있었다.
치이이이이익
라무네가 이 골목길을 가득 채우며 분사되었다. 다른 만쥬들이 모조리 요란한 소리를 내며 곯아떨어진 모습을 보며 서서히 의식이 희미해진다
시온은 일어나 생각한다. 아무 의미도 없는 회상씨 였던거네. 전혀 달라질 것이 없었다. 인간씨의 집에 잡혀들어온 이상 살아만 있어도 다행인 것이다. 아니, 지금 보니까 죽는게 더 나을거 같은걸?
다행히도 인간씨는 잠시 자리를 비운 것 같다. 당장이라도 뛰쳐나가 탈출하고 싶었지만 신중해야 했다. 인간씨에게 반항을 했다가는 그대로 윳생을 마감하는 수가 있다. 그래도 시온은 이런 밑바닥 인생을 살아왔지만 죽기는 싫었던 것이다. 사실 모든 윳쿠리들이 다 죽기는 싫다고 할 것이다. 그딴 인생밖에 못 사는 주제에 살아서 대체 무엇을 하나 싶겠지만 믿음의 힘이란건 꽤 굉장한 것이다.
그때 시온은 몸에 힘이 쫙 빠지는 걸 느꼈다. 몸이 너무 쇠약해져있었다. 아직 아이윳인데 아가야 세마리를 달아서 키우려면 영양분이 쫙쫙 빨려나가 힘이 빠지는것은 당연하다. 죽지 않은 것을 다행으로 여겨야 한다. 하지만 지금은 시온도 곧 영원히 느긋해질 수 있는 아찔한 상황이였다.
"오빠야...살려..주세요...."
너무 위험한 행동이였다. 인간씨에게 명령을 내리는 것은 제 명을 단축시키는 것 밖에는 되지 않는다. 게스들이나 인간씨를 깔보는 것이다. 본인도 자기 입으로 말을 해놓고서는 굉장히 놀랐다. 본능적으로 말해버린 것이다.
눈이 핑 돌며 곧 떠나기 직전에 시온의 눈에 달콤달콤이 들어왔다. 원래는 절대로 손을 대서는 안 된다. 하지만 아무 죄도 없는 아가야들을 그대로 죽일 수는 없었다.
"우...걱..우걱......"
죽을 죄를 지었다. 인간씨에게 바로 찌부려져도 할 말이 없었다. 아주 잠시 아가야를 살리기 위해서 어쩔 수 없었다는 변명거리가 뇌리를 스쳤다.
그건 그냥 비겁한 게스들의 변명거리일 뿐이다. 인간씨 앞에서, 느긋할 수 없게 자기 자신만을 생각했다. 자기 자신만의 이익을 생각했다. 인간씨의 달콤달콤을 멋대로 먹어버렸다. 자신과 자신의 아가야들만을 생각했다. 언제 나가뒤져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자신같은 똥만쥬들이 감히 느긋해지려 했다. 죄책감에 시달리면서도 죽기 싫다는 마음에 결국 남은 달콤달콤을 다 먹어버리고 말았다.
...생각해보니 이상한 일이였다. 시온은 한 번도 인간씨에게 교육이나 훈계를 받아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시온은 아주 잘 알고 있었다. 절대로 느긋할 수 없는 행동이라는 것을.
그때 인간씨가 방으로 들어왔다.
"으휴...아직도 스와코에 메달려있다니... 달라질 게 없는 녀석들 같으니..."
"오? 너 일어났구나?"
시온의 머릿속은 혼란 그 자체였다. 아무리 생각해도 알 수가 없었다. 대체 인간씨들이 왜 느긋하지 못하다는 걸까. 최소한 그 이유만이라도 알고 싶었다. 목숨을 감수하더라도 꼭 알고싶은 사실이였다.
"오빠야...."
"응? 왜?"
인간씨는 의외로 꽤 부드럽게 반응해주었다.
"오빠야.... 인간씨들은 왜 느긋할 수 없다는 거에요...?"
"...뭐?"
역시 질문을 하고 나서도 너무 바보같았다.
"그런게 그렇게 알고 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