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방으로 돌아와 이 파란리본 만쥬를 내려다보았다. 아직 라무네에 취해서 자고 있는 상태였다. 아직 아이윳으로 보이는 크기의 만쥬다. 이렇게 어린데 임신을 해도 괜찮았던걸까?
이름은 무엇이며, 내용물...말버릇... 아직 이 아이에 대해 모르는 게 너무 많았다. 이렇게 어린 나이에 엄마야가 된다는 힘든 일을 겪고 있는데 과연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이마에 줄기에는 자신을 닮은 아가야 둘과, 노란색의, 스크류바같은 양갈래 머리를 하고 있는 만쥬가...
잠깐, 아까 골목에서 죽어있던 그 만쥬와 닮은 아가야다. 그 녀석은 자매인건가 아니면 반려인건가. 어느 것이든 이 아이와 내용물을 함께 나눈 소중한 윳쿠리였을 것이다. 이녀석... 꽤나 정신적인 충격이 클 것 같다. 보통 이정도면 비윳증까지 갈 수도 있었을 것 같은데 그 정도까진 아직 도달하지 못한 것 같다. 이쯤 되니 더 궁금해지는걸. 이녀석에게 무슨 일들이 있었던 건지.
일단 아가야들이 충분히 영양분을 공급받을 수 있게는 해줘야겠다고 생각했다. 이녀석, 동정심을 유발하려는 게스일 거라는 생각도 잠깐 스쳐 지나다니기는 하지만, 이녀석은 게스는 아닐거라는 믿음이 더 강했다. 내 감이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그게 아니라면, 우리들의 뇌 속에 아주 깊디 깊게 자리잡은, 희귀종이라면 무조건 개념윳일거야. 라는 고정관념이, 내가 다른 생각을 하지 못하게 꽉 붙들고 있는 것일 가능성도 있었다. 이유야 어찌되었건, 난 이녀석을 미워하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깨어나면 옆에서 조금 더 돌봐주고 싶었지만, 슬슬 연구소로 출근해야 할 시간이라 아가야들을 돌볼 수 있게 먹이는 조금 두고 갔다. 뭐 아가야들의 크기를 보아 아직 태어날 때는 아닌 것 같았지만, 그래도 조금 챙겨주고 나왔다.
하지만 오빠야는, 그 아이의 목소리는 듣지 못했다. 불안에 떨고 있는 그 아이가 느긋할 수 있는 사람을 보고 간신히 꺼낸 그 목소리를.
"오빠야...살려..주세요......"
시온은 끝내 궁금증을 풀지 못했다. 이 비극씨는 왜 일어나는거야. 라는 질문이 아직도 머릿속을 맴돌고 있었다.
엄청 더럽고 낡은,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만 같은. 그곳에서 생명(푸흡)의 탄생이 일어난다. 자기 혼자 살기도 막막한 시온의 엄마야가 모든 것을 걸고 낳은 게 엄마야를 똑 닮은 시온이였다. 옆에서는 아빠야인 마리사가 같이 시온의 탄생을 축하해 주고 있었다. 이 마리사는 2017년 완전빙의 사건 이후로 생겨난 이 시온에게 반해서 반려가 된 것이다.
“아가야는 느긋할 수 있어”
고된 삶을 살아가는 윳쿠리들에게 마지막 힘이 되어주는 게 바로 아가야에 대한 꿈이다. 자신이 죽더라도, 어떻게든 아가야를 예뻐해주고 싶어. 그런 생각이 바로 아가야를 게스로 만드는 가장 빠른 지름길이지만, 엄마야가 된 윳쿠리에게 그런 것 만큼 삶에 대한 버팀목이 되어주는 것은 없다. 시온의 엄마야도 같은 생각이였을 것이다. 그러나 시온은 엄마야의 바람과는 달리 전혀 느긋할 수 없었다. 게스로 전향하지 않은 것을 다행으로 여겨야 할 정도로 시온이 겪은 일은 너무나도 힘든 일 뿐이였다.
"살려달라제에에에엣!!!"
일제구제가 시작되었다. 시온의 엄마야는 시온을 지키기 위해 골판지 집을 버릴 수 밖에 없었다. 인간씨들이 절대 찾아내지 못할 깊은 골목길로 숨어들었다. 시온의 아빠야인 마리사는 도중에 헤어져 버렸다. 뒤쳐져서 어디로 향했는지도 모르게 되어버렸다.
이대로는 시온을 키울 수도, 생존해 나갈 수도 없다는 것을 알고서는 엄마야는 공원으로 향했다. 어떻게든 무리를 만나서, 자신들을 키워달라고 부탁해 볼 생각이였다.
하지만, 무리에서는 너무나도 매몰차게 이 둘을 내쳐버렸다.
"저 윳쿠리들은 빈곤신 씨라고! 이 프리티한 레이무의 감이 그렇게 말하고 있어!"
"엄먀야, 빈굔신이 모야?"
"느긋할 수 없는 윳쿠리를 말하는 거라고!"
왠 똥만쥬 하나가 이상한 말을 한다. 무슨 의미인지도 모를 말이다. 빈곤신? 그런게 윳쿠리 따위에게 적용될 리 없잖아.
"말로 하는건 여기까지라제! 당장 꺼지라제!"
결국 내쫒겨나왔다. 뭐, 무리를 만난 것이 아닐 지도 모른다. 저 레이무와 레이뮤 뒤로는 그 어떤 윳쿠리도, 윳쿠리 플레이스도 보이지 않았다.
시온은 참 많은 것을 생각해보았다. 빈곤신... 대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그보다도 왜 빈곤신은 느긋할 수 없는 것일까.
엄마야와 시온은 전보다도 더 힘든 삶을 살아야 했다. 사냥은 여유로운 윳들의 사치일 뿐이였다. 공원 맨 끝 가장자리에서 풀만 뜯고 있어야 할 뿐이다. 쓰고 맛이 없다. 오로지 배에 쑤셔넣고 살아있기라도 하기 위해서 매일 아침 풀을 뜯었다. 운 좋게도 상자를 다시 구해서 집으로 삼을 수 있었다. 이전에 살던 집보다는 좋았지만 여전히 더럽고 누추하다.
그렇게 살아가던 와중, 시온에 앞에 아빠야가 나타났다. 옆에는, 그때 그 무리에서 시온을 내쫒았던 레이무와 레이뮤가 서 있었다.
"느...마리사...?"
"쓰레기 주제에 함부로 말 걸지 말아달라제."
시온이 기억하는 아빠야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였다. 두 가지 의미로 말이다. 아빠야의 귀밑털은 뜯겨나가고, 왼쪽 눈에는 상처가 나 있었다. 척 봐도 느긋하지 못한 모습이라는 것을 눈치챈 시온은 그저 가만히 있을 뿐이였다. 하지만 시온의 엄마야는 그러지 못했던 모양이다.
"마리사아아아! 느긋하게 있으라구우!"
"빈곤신씨는 필요 없다 말했다제. 어서 꺼지라제."
"느으...빈곤신이라니 무슨 말이야? 마리사, 시온은 시온이라고! 느긋하게 있어어!"
"여기 이 레이무는 모든걸 알고 있었다제. 지금까지 마리사가 학대 오니이상에게 잡혀 눈씨를 잃었던 것도, 돌씨에 깔려서 귀밑털 씨를 잃었던 것도, 전부 네놈 탓이였다제. 이 레이무는 모든것을 알고 있었던 거라제."
"빈곤신씨는 어서 꺼지라제. 더이상 공원에 이딴 쓰레기들이 돌아다니는 꼴을 볼 수가 없다제."
"느으으? 마리사! 뭘 망설이는거야아! 이 최고로 프리티! 한 레이무가 힘을 주겠다구! 어서 최!강!인 윳쿠리의 힘을 보여줘어!"
그 말과 동시에 레이무와 마리사는 엄마야에게 전력투구를 하기 시작했다. 레이뮤는 뒤에서 엄청난 표정을 지으며 잔뜩 비웃어주고 있었다.
결국 시온은 다시 뒷골목으로 돌아올 수 밖에 없었다. 뒷골목에서는 안그래도 고된 생활이 더욱 힘들기만 했다. 처음에는 쓰레기봉투도 뒤져보았으나 시온이 엄마야에게 그만두라고 말했다. 윳쿠리들이 쓰레기봉투를 뒤지다 인간씨에게 맞아죽는 모습을 엄마야가 없을 때 우연히 목격했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시온에게는 다른 윳쿠리들의 생활을 관찰하는 취미가 있어서, 때때로 다른 길윳의 생활상을 관찰하러 산책씨를 나가곤 했다. 그 덕에, 뒷골목에서 살아남는 법을 배우기에도 좋았다. 엄마야도 시온의 주의사항을 항상 귀담아 들었다.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고는 해도 결국 뒷골목에서 모을 수 있는 식량에는 한계가 있었다. 공원에서보다 더욱 적고, 더욱 맛 없는 잡초들 뿐이었다. 거기에다가, 가끔 구제용으로 뿌려지는 살윳제의 경우에는, 잘못 걸렸다 진짜로 큰일나는 경우도 많았다.
결국, 엄마야는 시온이 아직 자고있는 새벽, 쓰레기 봉투를 털러 나섰다. 아가야를 느긋하게 해 줄 수 있다면 아무래도 상관없던 것이다.
"느으...봉투씨... 꽤 질긴 거라고..."
그러나 쉽게 찢어지지는 않는 봉투였다. 곤란해하고 있는 엄마야의 눈에 들어온 것은, 구멍이 조금 나있는 다른 봉투였다.
"느! 이 봉투씨라면 쉽게 식량씨를 구할 수 있을 것 같다구!"
찌이이익
"느베엙?!"
그러나 봉투가 찢어져 있는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그 봉투는 유리 및 사기류 전용 봉투였던 것이다. 삼베 재질로 제작되어 다른 쓰레기봉투보다 훨씬 내구도가 강했지만, 그래도 날카로운 조각들을 버티지는 못했던 모양이다. 엄마야는 그대로 유리조각에 저부를 찔려, 고통에 울부짖고 있었다.
"으응? 뭐냐 이 신기한 똥만쥬는."
결국 아침에, 엄마야는 경비 오빠야에게 발견되어, 영원히 느긋해질 수 있던 것이다. 이대로 고통을 계속 느끼며 비윳화해가며 고통스럽게 느긋해지는 것보다는 훨씬 나은 경우였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