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인 견해입니다만.
생각해보면 진짜 사람 말을 할 줄 안다는 것, 그리고 해당 표정의 변화가 알아보기 쉽게 뚜렷하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자 단점인 듯 합니다.
몸이 터무니없이 약한 것?
지능이 인간은커녕 원숭이랑 비교해도 한없이 낮은 것?
그 정도는 위의 특징이 장점으로 작용되었을 때 그다지 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단지 장점으로 적용되는 경우가 그다지 많지 않아서 그럴 뿐.
이 2가지가 장점으로 작용되는 건 윳쿠리의 속마음을 바로 알 수 있다는 것과 대화력 부족으로 타인과 커뮤니케이션이 힘든 외톨이들의 좋은 친구가 될 수 있다는 거죠.
하지만 이 경우는 결국 해당 윳쿠리가 인간의 기준으로 '선한' 윳쿠리여야 한다는 겁니다.
그렇지 않을 경우, 그러니까 '나쁜' 윳쿠리의 경우 이 장점은 무엇보다도 커다란 단점이 되는 거죠.
생각해보세요.
인간을 기준으로... 보통 지성체들은 좋기도 하고, 나쁘기도 합니다.
애초에 이 땅 위에 합법적인 지성체라고는 인간 뿐입니다만.
어쨌든 이건 윳쿠리의 경우도 마찬가지죠.
윳쿠리들 역시 선할 때도 있고, 나쁠 때도 있습니다.
다만 왜 나쁠 때가 더 자주 보이고, 부각되느냐?
그건 역시 윳쿠리가 사람과 말이 통하고, 그때의 표정이 확연이 드러나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가령 예를 들어 도축당하는 소나 돼지를 생각해봅시다.
우리는 필요에 의해서 해당 동물을 가축화하여 키우고 훗날 죽입니다.
과거에는 그런 동물의 마음 같은 건 무시하고 마구잡이로 도살을 해왔지만 현대에 들어서는 나름 인도적인 방법으로 고통을 덜 주는 방식으로 행하죠.
설령 과거에서조차 그러한 도살 행위가 불쌍해서 직접 하거나 보기가 힘들다는 게 보통 사람의 기준입니다.
이른바 동정심이라는 녀석.
이건 현대에 들어와서 인권을 발판으로 더욱 발전하여 생명존중과 환경보호 형식으로까지 발전되었습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오직 윳쿠리에 관해서는 이에 대해 무시합니다.
윳권은커녕 생명존중과 환경보호로조차 여기질 않죠.
심지어 학대 사실을 들켜도 여타 다른 동물학대와 달리 벌금은커녕 주의조차 주지 않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어째서일까요?
그건 역시 다른 동물들은 윳쿠리와 달리 사람처럼 말을 하지 않고, 그때그때 표정 변화도 보통은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희미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물론 전문가들은 그 희미한 표정변화를 알아봅니다.
하지만 일반인들은 잘 모르죠.
기껏해야 개나 고양이가 좋아하고 싫어하는 걸, 그리고 아파하는 경우를 약간 구별하는 정도가 한계입니다.
이와 상관없이 동물들을 제 기분대로 학대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런 부류는 극소수로 보통 사람이라면 이걸 나쁜 짓이라 여기고, 이에 혐오와 불쾌감, 그리고 당하는 동물들에 대한 안타까운 동정심을 느끼게 됩니다.
심지어 길거리의 미관을 해치는 들개나 들고양이 같은 부류조차도 말이죠.
반면 앞서 말했듯이 오로지 윳쿠리만은 다릅니다.
윳쿠리 역시 그들과 마찬가지로 살아있는 생명체임에도 불구하고, 나름 동글동글하게 생긴 것이 제법 귀엽게 생겼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녀석들에 대한 불행, 죽음, 열악함, 그리고 학대에 관해 무관심해합니다.
자칭 애호파라 칭하는 자들조차 자신들의 애완윳 이외의 거리의 들윳들을 그리 여기죠.
딱히 그들이 평소엔 선량하다거나 나쁘다거나 같은 건 상관없습니다.
그냥 어떤 형식으로든 자기들한테 민폐가 되는 순간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쓰레기, 스트레스 해소용, 더 나아가 평온한 삶을 위협하는 적으로까지 인식합니다.
어째서일까요?
윳쿠리와 일반 동물들의 차이점이 뭐길래?
그건 역시 앞서 말했듯이 윳쿠리가 사람처럼 말을 하고, 일반 동물들과 달리 제법 풍부한 표정 변화를 보여주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요컨대 이건 일종의 자기혐오인 셈입니다.
예를 들어 우리는 만화적 그림체, 예술적 그림체의 인간은 별 거부반응 없이 받아들이는 편입니다.
다만 극사실적, 아예 거울을 들여다보는 카메라 사진 같은 게 아닌 진짜 한없이 현실의 인간과 닮은 그림을 보게 될 경우 묘한 불쾌감을 느낍니다.
아마 이에 관해서 무언가 전문적인 용어가 있던 걸로 아는데, 조사하기가 귀찮... 아니아니, 힘드므로 그냥 단순하게 일종의 자기혐오라고만 생각합시다.
즉, 사람들이 인간의 기준에서 '나쁜' 윳쿠리를 보았을 때 거기에 불쾌감과 혐오감, 더 나아가 적의를 느끼는 건 이러한 이유에서가 아닐까 싶습니다.
마치 인류의 더러운 부분을 보게 된 것과 같아 보이니까 말입니다.
그렇지 않고서야 마치 그 나이 때 특유의 철부지 인간 어린아이와 같은 행동(떼쓰기, 대소변 못 가리기, 비웃기, 업신여기기 등) 좀 했다고 그리도 싫어하거나 미워하거나 심지어 죽이기까지 하지는 않을 테니까요.
아마 윳쿠리가 지금과 달리 사람 말도 할 줄 모르고, 그냥 '느긋하게 있으라구!' 같은 인삿말과 '늣! 늣!' 같은 단순한 울음소리만 내뱉는다면 그 험악한 처우가 조금은 개선될지도 모를 겁니다.
더 나아가 그 제법 다양한 표정 변화도 다른 동물들과 마찬가지로 단순하게 그저 조금 기뻐한다든지, 슬퍼한다든지, 아프다든지 정도로 적게 줄어든다면 더욱 좋아지겠죠.
그 때쯤 윳쿠리 역시 일반 동물들과 크게 다를 바가 없어질 테니 함부로 학대하는 경우가 많이 줄어들 겁니다.
하다못해 사람들 사이에서 동정 여론이 일게 되겠죠.
이 말 못하는 생명들이 불쌍하다고.
애완윳이나 가공소의 가축윳은 이미 있으니 상관없겠지만 그쪽들 역시 나름 대우 개선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비전문가가 쓸데없이 잘못된 훈련으로 빡쳐서 화풀이로 죽여버리는 경우도 적어질 것이며, 인정이라고는 눈곱만큼도 없는 가공소의 환경도 어느 정도 약간은 개선될 겁니다.
그야말로 인간도 좋고, 윳쿠리도 좋은 win-win 이라고 할 수 있는 겁니다.
"그러니까 내가 너흴 지금 이런 식으로 학대하는 이유도 다 그런 의미에서란다? 너희들은 '믿음의 힘'인가 뭔가로 진화 속도가 다른 동물들에 비해서 엄청 빠르니까 아마도 가능할 거라고 봐. 길어봤자 대충 100세대 이전에 그런 윳쿠리가 태어나지 않을까? 아, 물론 미숙윳은 사절이야. 걔들은 못생긴 게 전혀 귀엽지 않다구우~"
"능야아아아아아아! 학대는 실타제에에에에! 느긋하지 아나아아아! 살려쭤어어어어어어어!!!!!"
"어이쿠, 아직 입 안이 덜 구워졌었나 보네. 이번에는 확실하게... 그쪽의 레이무도 조금만 기다려. 얼른 그 탱글탱글한 혀를 잘라 줄 테니까. 혀가 없으면 말하기도 힘들어서 안 하는 녀석이 태어나겠지? 맛 같은 걸 알아봤자 야생의 세계에서 그다지 쓸모없잖아? 이론상 너희들은 독조차 소화시킬 수 있으니까. 느긋하게 잘리라구~"
"시러어어어어어어어! 이제 지베 갈래애애애애애애애애!!!!!!"
윳쿠리들의 비명으로 매우 시끄러운 방 안.
그곳에서 수십 마리의 윳쿠리들이 '실험'이란 명목 하에 온갖 학대로 고통을 받고 있다.
하지만 특이하게도 그들의 외형은 겉으로 보기에는 매우 멀쩡한 상태다.
멀쩡하지 못한 것은 그들의 몸 속 안 뿐.
남자는 솜씨 좋게도 그들의 겉은 조금도 건드리지 않은 채 내부만을 온통 괴롭히고 괴롭혀, 또 괴롭힐 뿐이었다.
"후우, 힘들다. 이제 요령이 생겼지만 그래도 겉은 멀쩡하게 속만 괴롭히는 건 역시 너무 힘들어."
"느으. 느..."
"어때? 아파 보이지? 괴로워 보이지? 정말정말정말 끔찍하지? 이게 다 너희 부모들이 너흴 말하는 윳쿠리로 태어나게 해서 그래. 모자란 미숙윳이 아니라 정말 말 못하는 윳쿠리로 말이야."
"시러... 이런 건 이제 시러..."
"그 벌로 얘네들은 지금 이런 심한 꼴을 당하는 거야. 다음번에는 내가 원하는 윳쿠리를 낳을 수 있도록. 아, 물론..."
남자는 고개를 돌려 시선을 뒤로 했다.
그곳에는 이제 겨우 태어난지 얼마 안 되는 아기윳들이 여러 개의 수족관에 잔뜩 가두어져 있었다.
그 안에서 그들은 두려움에 가득한 표정과 시선으로 남자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런 아기 윳쿠들을 보며 남자는 환하게 미소 지었다.
그를 두려워하는 윳쿠리가 보기에도 너무나 눈부실 정도의 미소를.
"너희들도 실패작이니까 조만간 같은 '벌'을 받게 될 거야. 그러니까 부디 너희들의 아가야들은 내가 원하는 윳쿠리로 낳아달라구~"
""시, 시러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
가두어진 아기윳들은 일제히 비명을 질렀다.
사로잡힌 부모윳들은 그걸 그저 눈물을 흘리며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모든 것은 미래의 윳쿠리와 인간들의 평화를 위하여.
하지만 그때가 오기까지 현재는 너무나도 괴로울 뿐이었다.
과연 이 '현재'가 끝날 '미래'가 오기는 할런지.
아니, 어쩌면...
"햣, 하아~! 비명을 좀 더 최대로~"
"능, 야아아아아아!"
그런 미래가 온다해도 달라진 건 아무것도 없을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