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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14 10:56

anko 10534 독만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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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kb짜리 긴 작품입니다.

 

그리고 긴만큼 의역도 많고

 

실수도 많을 겁니다

 

태클 환영합니다 

 

학대라고 분류했다가 

 

일반으로 재분류했습니다

 

다만 일반이기는 해도

 

작중에 

 

윳쿠리가 학대당하는 장면이 나오긴 합니다

 

 

 

 

 

 

 

 

 

 

독 만쥬

 

세 쌍둥이 아키 80KB

 

 

  

 

 

 

 

 ※주의 ※

 

· 자체 설정이 기가급으로 있습니다. 

. 취향 잔뜩 담긴 세계관 설정입니다.

. 인간이 괴롭힘을 당합니다

 

 

 

 

 

 

 

 

*****************

 

 

 

 

 

 

 

 

 

 

 

 

... 오늘도 덥다.

 

마리사는 칠흑 같은 노란색 하늘을 조금 원망스럽게 올려다 본다.

 

 황톳빛 구름이 두껍게 깔려 해님의 모습은 조금도 보이지 않았것만, 열기만큼은 차분하게 남아, 끈적한 공기를 덥히고 있었다.

 

 

적어도, 바람님이라도 불어줬으면 좋겠다제...

 

 

그런 생각이 마리사의 머릿속을 문득 스쳐지나 갔다. 하지만 마리사는 곧 자신의 생각에 쓴웃음을 짓는다.

 

 태어난 이후, 기분 좋은 바람을 느껴본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

언제나 부는 바람에는 굵고 단단한 모래가 섞여있었다.

 

 오히려 만약 바람이 불기라도 한다면, 바로 그늘에 몸을 숨겨야했다. 그렇지 않으면 온몸으로 날리는 모래를 맞게된다.

바람이 가져다주는 시원함을 즐길 여유따윈 없다.

 

마리사는 후우...하고 걱정이 섞인 한숨을 내쉰 뒤, 다시 길 앞을 노려보았다.

 

마리사의 시선의 끝에는, 곳곳이 풍화된 아스팔트 길이 쭉쭉 이어지고 있었다.

 

그리고 거기에 늘어선 것은 역시 어디까지 이어질지 알 수 없을 인간씨의 싱-들.

 

그 싱-들의 사이사이가 마리사와 무리가 살 수있는 장소였다.

 

마리사는 눈을 가늘게 떴다.

 

 인간 씨의 싱-은 다양했다. 큰 것, 작은 것, 붉은 색, 푸른 것, 검은 것 ...

이렇게나 크게 많들 수 있을까 싶은 만큼 큰 것들이 잔뜩의 종류로  헤아리기 힘들만큼 잔뜩 만들어져 있었다.

인간씨는 정말 대단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 물론, 그런건 아무래도 좋은 것이다.

 

 중요한 것은 이 잔뜩 있는 싱-들 중에 하나만이라도 문이 열려 있거나, 손상된 것이 있을까 하는 것.

 싱-은 상처 투성이로 너덜너덜하면서도, 딱 닫혀있는 문만큼은 무서울 정도로 굳게 닫혀있어 꿈쩍도 하지 않는다.

마리사의 무리와 같은 윳쿠리 힘으로 열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때문에 이미 열려있는 것을 찾을 수 밖에 없었다.

 

마리사는 잠시 싱-들을 훑어보았지만, 이내 곧 작은 한숨을 내쉬었다.

 

보이는 한에선 안에 들어갈 수 있을만한 싱-은 없었기 때문이다.

 

마리사는 살짝 뒤를 돌아 보았다.

 

마리사로부터 조금 떨어진 곳에는 마리사의 무리가 이어져있었다.

 

 앞장서선 마리사의 뒤를 따라오며, 모두 조용히 느린 걸음을 이어가고 있었다.

 

봉투나 아이들을 머리에 이거나 입에 문 채, 계속해서 이동해온 윳쿠리들은 하나같이 지친 얼굴을 하고 있었다.

 

마리사는 그 지친 표정들을 보며 마음이 저릿저릿 아파왔다. 하지만 그렇다고해서 쉬자고 말할 수도 없었다.

 

아직 안에 들어갈 수 있는 싱-을 찾지 못한 탓이었다.

또, 그런 싱-을 찾는다고 해도, 안에 음식이 있을 것이라는 보장도 없었다.

 

가뜩이나 부족한 식량이었기에 언제나 초조하게 다가오는 일이었다.

 

어두워지기 전에 조금이라도 걸음을 진행시켜, 조금이라도 좋으니 식량을 확보했으면...

 

조바심이 온몸을 지배하기 시작했다. 마리사는 얼굴을 찌푸렸다.

 

 

그 때 작은 소동이 후방에서 일어났다.

 

 

 

 

 

 

*

 

 

 

 

 

"쉬고 싶다졔에에에에에에에! 이제 지친고라졔에에에에에에! "

 

 "아, 아가야... 좀 더, 힘내자구? 지친건 다들 마찬가지라구... "

 

 "이제 더는 못 걷는다졔에에에에에!"

 

 "아, 알았어 ... 그러니까, 엄마야의 머리에 태워준다구...

 동생이랑 함께 엄마야가 옮겨준다구"

 

 "시른고졔에에에에! 여동쨍이랑 같이 타는건 느긋할 수 없는고졔에에에에에에에! 마리쨔는 당쟝! 쉬고 싶은고졔에에에에에! 그리고, 그리고 퐁퐁도 꼬륵꼬륵인고졔에에에에에에에! ! ! "

 

 "아가야아아 ... 자아, 모드들 기다리고 있다구... 제멋대로는 안되겠지, 그렇지? "

 

아스팔트 바닥에는 울면서 땋은 머리를 빙빙 휘두르며 떼를 쓰는 마리사 종의 아이 윳쿠리가 뒹굴고 있었다.

그리고 그 옆에 있는 것은 허둥지둥 아이를 진정시키려는 어머니의 레이무.

 

레이무의 머리에는 아직 제대로 걸을 수 있을 것 같지 않은, 아직 어린 레이뮤가 탄채, 어머니처럼 초조한 눈길로 언니야를 보고 있었다.

 

그 주위에는 무리의 윳쿠리들이 곤란한 표정을 하곤 이 모녀를 둘러싸고 있었다.

 

 "... 레이무"

 

 "아, 마리사 ..."

 

마리쨔와 레이무을 둘러싼 무리 윳쿠리들 사이에서 모습을 드러낸 마리사를 보며, 레이무는 표정을 일그러뜨렸다.

 

 "미, 미안해, 레이무가 ... 레이무가, 레이무가 제대로 이해시키지 못했서... "

 

 "레이무 탓이 아니다제"

 

마리사는 씁쓸한 표정을 띄운 얼굴로 말했다.

 

이 레이무는 마리사의 아내였고, 누워서 떼를 쓰고 있는 마리쨔는 마리사의 장녀였다.

 

(이번에도 이 아가야인거제 ...)

 

마리사의 마음 속 한켠에 어둠이 드리웠다.

 

어두운 표정을 지은 마리사의 앞에서 레이무는 무리의 윳쿠리들에게 몇번이고 고개를 숙였다.

 

 "모두들 이번에 또 폐를 끼쳐서 죄송합니다 ...아가야는 레이무가 제대로... "

 

 "레이무"

 

마리사는 레이무의 말을 가로 막았다.

 

 "레이무, 몇번이나 말하지만 그건 절대! 안되는거제. 이 아가야는 아직 걸을 수 있는거제.아가야가 지금 하고 있는 것은 단순한 이기심!인거제. 게다가 이렇게 맥이 풀린 아가야를 머리에 태워 나르면, 레이무가 지쳐 쓰러지게 될거라제.

...레이무가 죽는다면 어떻게 할꺼냐제? 그때는 레이무가 누군가에게 옮겨달라고 할거냐제? ! "

 

마리사의 말에 레이무는 뭔가를 말하려 입을 열다가, 이내 조용히 고개를 숙였다.

 

이 무리는 이외에도 마리쨔만한 크기의 아이 윳쿠리들이 있었다.

 

그 아이들도 불평없이 필사적으로 무리의 성윳들과 함께 걷고 있었다.

 

그 점을 감안할 때, 마리쨔가 아직 아이 윳쿠리이기 때문에 봐줘야 한다는 것은 변명조차 되지 못했다.

 

레이무도 이 무리에서 나고 자란 윳쿠리였다. 이런 사실은 스스로도 진작에 알고 있는 것이었다.

 

"...아가"

 

마리사는 험한 표정으로 마리쨔를 내려다 보았다.

 

그 박력에 순간 마리쨔가 움찔했다. 하지만 이내 다시 떼를 쓰기 시작했다.

 

"떼쓰는게 아닌고졔에에에에...마리쨔, 더는 한 걸음도 걸을 수 없다졔에에에에에... 게다가 죵말로 배가 꼬륵꼬륵인 고졔에에에... "

 

 "걷는 거제."

 

 "... 읏!"

 

마리사의 낮고 박력있는 목소리에 마리쨔는 움찔 몸을 위축시켰다.

 

평소라면 이 정도만으로 마리쨔는 눈물을 훔치면서도 일어나 느릿하게나마 걷기 시작했다.

 

하지만 오늘의 마리쨔는 무언가 심기가 나쁜 것인지, 아빠야의 표정에 떨면서도 머리채를 휘두르며 징징댈 뿐이었다.

 

 "... 시른고졔에에에에....! 

 어째셔 아빠야는 항상 마리쨔가 말하는 걸 들어주지 않는고졔? ! !

마리쨔는 아빠야의 보물!씨인고졔에에에! !

 좀 더 상냥하게 해주지 않으면 안되는 고졔에에에에에에에에! ! ! "

 

마리사의 첫 아가야인 마리쨔는 태어날때부터 조금 걱정스러운 아이였다.

 자존심이 강하고, 응석꾸러기였던 탓이었다.

하지만 그런 것은 여느 어떤 아기 윳쿠리와 마찬가지 였던 것이었기에 당시에는 크게 걱정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비슷한 시기에 태어난 다른 아이 윳쿠리들이, 자신이 처한 상황을 이해하기 시작하고, 응석이나 자기 주장을 조금씩 하지 않아가기 시작할때에도, 이 마리쨔는 변하지 않았다.

 

여전히 제멋대로였고, 응석을 부리며 주위를 살피지 않았다.

 

지금 이렇게 자기가 우는 것이 얼마나 무리의 다른 윳들에게 민폐가 되는 지에 대한 고려가 조금도 없었다.

 

마리사는 크게 한숨을 쉬었다. 그리곤 결정했다.

 

이제 결심을 해야했다.

 

딱 정해진 것은 아니었지만, 지금 마리사는 암묵적으로 무리를 이끄는 리더의 입장에 있었다.

 

그 마리사가 자신의 아이라는 이유로 이렇게 뚜렷한 민폐를 눈감아줄 수는 없는 것이었다.

 

마리사의 표정 변화에 레이무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동시에 지켜보는 무리의 사람들도 가볍게 숨을 삼켰다.

 

 "마,마리사 ... 그, 그러니까! 이, 이제 레이무가 제대로... "

 

당황한 레이무을 단호하게 제치며, 마리사는 아스팔트에 누워 뒹구는 마리쨔의 위로 조용히 다가갔다.

 

"...아가야...잘...가라제"

 

 "느? 느, 느구에!?!"

 

 갑작스러운 상황, 그리고 몸에 덥쳐온 압력과 충격에 마리쨔의 눈이 몇배나 커졌다.

 

그 표정에 레이무를 포함한 주위의 윳쿠리들이 저도 모르게 눈을 가렸다.

 

 "느, 느게, 느게에...

 아,아빠야 ... 아... 파 ... 아파 ... "

 

 자기 자식에게서 비어져 나오는 한심한 소리에 마리사는 저도 모르게 힘을 빼버렸다.

 

하지만 마리사는 이내 마음을 다잡았다.

 

이건 무리를 위한 것이었다. 하지 않으면 안되는 일이었다.

 

이번에는 해버리겠다는 생각과 함께 마리사가 다시 힘을 담는 순간,

 

 

 "비다!"

 

 

 무리 중에 누군가 소리쳤다.

 

그 목소리에 윳쿠리들은 누가 먼저라고 할 것도 없이 무심코 위를 올려다 보았다. 마리사 또한 그걸 따라 하늘을 보았다.

 

 

... 사실이었다.

 

 노란 구름이 어느새 어둑어둑한 회색이 되어있었다. 그리고 곧이어 새빨간 빗방울이 윳쿠리들의 뺨에 떨어지기 시작했다.

 

 "... 마리사"

 

어느새 마리사 바로 옆에 파츄리가 와있었다.

마리사의 친구라고 할 수 있는 윳쿠리였다.

파츄리의 표정이 지금 일어난 소란과는 어울리지 않게 고요했다.

 

파츄리는 마리사를 향해 생긋 미소를 지었다.

 

 "비야. 피해야지.

 자, 어서 가자구? "

 

그 목소리는 파츄리의 표정처럼 온화했지만 거절할 수 없게 하는 힘이 있었다.

 

마리사와 파츄리의 시선이 딱 만났다.

 

마리사는 조금 망설이다가, 천천히 마리쨔를 짖누르던 것을 그만두었다.

 

그리곤 히-, 히-,하며 공포와 고통에 시달리는 자신의 아이에게 눈길도 주지 않은채, 표정하나 바꾸지 않으며 무리의 윳쿠리들에게 큰소리로 지시했다.

 

 "... 비를 피하는거제!"

 

 

 무리와 레이무에게서 안도의 한숨이 새어 나왔다.

 

 

 

 

 

*

 

 

 

 

"감사합니다...인거제, 파츄리 ..."

 

마리사는 같은 싱- 아래에 숨은 파츄리에게 작게 감사를 표했다.

 

 "어라, 무슨 일이라도 있었어?"

 

파츄리는 뺨에 묻은 빗방울을 귀밑털로 털어내며 천연덕스럽게 대답했다.

 

마리사는 쓴웃음을 지었다.

 

2윳은 잠시 말없이 쏟아지는 붉은 비를 바라보았다.

 

무리의 다른 윳들도 각각 가까이에 있는 싱- 아래로 피해, 제각기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그러는 가운데, 아이 윳쿠리들 중 몇몇 윳들이 싱-아래에 숨지 않은채 비에 맞아가며 꺄아-꺄아- 환호를 지르며 놀고 있었다.

 

 "... 아가들! 너무 놀면 안되는 거제!

 비가 그치면 다시 걸을 거라제!

 제대로 쉬지 않으면 안되는 거라제! "

 

 아이들을 보며 무심코 그렇게 말을 해버린 마리사였다. 그때 그 옆에서 파츄리가 우두커니 중얼거렸다.

 

 "비씨는 아무래도 좋아할 수가 없어 ..."

 

마리사는 그 말을 들으며 크게 수긍했다.

 

 왜인지는 모르겠다.

 

비를 싫어하는 윳쿠리는 많았다.

 

마리사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다지 비를 맞으면 무언가 나쁜일이 일어난다거나 하는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수분을 얻을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할 수 있었다.

하지만 비는 싫었다.

 

지금은 없어져버린 마리사의 부모님들도 그랬다.

아니, 오히려 마리사보다도 훨씬 비를 싫어했다.

 

정확히 말하면 두려워했다는 것이 더 맞는 표현일지도 몰랐다.

 

왠지 몸이 녹아버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입모아 말씀하셨던 것이었다.

 

그리고 비를 싫어하기는 하지만, 두려워하지 않는 자신을 이상하게 여기곤 했던 것 같았다.

 

아가야들은 비씨가 무섭지 않은거제?....라며.

 

그때는 아직 작았던 마리사는 그런 어른들의 태도가 궁금할 뿐이었다.

 

하지만 지금이라면 어느정도 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빗속에서 즐겁게 노는 아가들을 보며 마리사도 비슷한 생각이 들었던 탓이었다.

 

아가야들은 비씨를 싫어하지 않는거제?...라며

 

 퍼 붓는 빗 속에서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높게 울렸다.

 

 

 

 

 

*

 

 

 

 

 

 

새빨간 비는 한동안 내리고 있었다.

 

마리사는 파츄리와 함께 무리 윳쿠리들의 모습을 보다가, 자신의 가족들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조금 당황해 주위를 두리번두리번거리던 마리사의 모습을 놓치지 않고, 파츄리가 작게 말을 걸었다.

 

 "... 괜찮아. 레이무가 마리쨔를 끌고가는 것을 봤다구.

 분명 마리사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이야기하고있는 것이라고 생각해 "

 

마리사는 파츄리의 말에 크게 숨을 내쉬었다.

 

분명 레이무는 구사일생한 마리쨔에게 필사적으로 말을 할 것이다.

 

... 다음은 없다구,라고.

 

다시는 그런 흉내를 하지 않도록, 이라고.

 

다시는 자신의 남편이 저런 흉내를 하지 않도록, 이라고.

 

어떤 부모일까 말하자면, 부드러운 어머니이라고 할 수 있는 레이무였지만, 오늘만큼은 질책이 부드러운 것이 될 수는 없을 것이다.

 

마리사는 눈을 감았다.

 

마리사는 방금까지 자신의 아이를 죽이려고했다.

 미수에 그치긴 했지만, 아버지에게 살해된다는 두려움과 절망에 빠진 마리쨔의 얼굴이 계속해서 마리사의 마음에 남아 있었다.

그리고 마리쨔에 마음에도 귀신같은 형상을 한 아버지가 새겨져 있을 것이 분명했다.

 

마리사는 입술을 바짝 깨물었다.

 

그때 갑자가 큰소리가 울렸다.

 

"마리사!"

 

"느...?"

 

마리사는 눈을 떴다.

 

 "마리사! 여기인거라구!"

 

 들려오는 방향으로 얼굴을 돌리자, 조금 떨어진 파란 싱-에서 첸이 상기된 얼굴을 한 채, 꼬리를 흔드는 것이 보였다.

 

 "... 무슨 일인거제? 첸?"

 

마리사 역시 큰 소리로 첸에게 물어보았다. 첸은 아까보다 더 크게 꼬리를 흔들며 대답했다.

 

 "여기! 여기 있는 싱-! 안에 들어갈 수 있다구---!"

 

첸의 말에, 마리사와 파츄리는 눈을 마주쳤다.

 

 

 

 

 

 

 

 

 

 "공적!인거제, 첸!"

 

첸의 말대로였다.

 

첸이 아래에 숨어있던 싱-은 문은 제대로 닫혀있었지만, 바닥의 일부가 크게 손상되어 있었던 것이었다.

 

문에만 주목하고 있었던 탓에 하마터면 놓칠 뻔했다.

 

마리사로부터 칭찬을 받자, 첸이 기쁜듯이 귀를 파닥파닥 움직였다.

 

"그럼, 바로 안으로 들어가겠다제!"

 

첸을 딛고 올라가, 마리사는 싱-의 균열에 몸을 끼어넣었다.

 

 "... 웃브!"

 

 안에 들어가던 찰나에 덜걱, 하고 백색의 단단한 것이 마리사의 머리에 떨어졌다.

동시에 먼지도 훅하고 올라와 마리사는 순간 시야를 잃고 크게 기침했다.

 

"...마리사? 괜찮아-?"

 

아래에 있던 첸이 불안한 듯 목소리를 높여왔다.

 

"...괜찮은 거제. 그냥 [뼈]씨인거제"

 

... 그러니까, 이 흰 것은 뼈라고 하는 것이라 했다.

그리고 이런 것이 모여서 인간씨를 이루고 있다고 한다.

 

마리사는 믿기 힘들지만, 이런 것이 원래의 인간씨라고 배워왔다.

그걸 가르쳐준 것은 마리사의 부모님이었지만, 부모님역시 그렇게 배웠다고 했을 뿐이지, 정말로 그게 인간씨라고 진심으로 믿는 것 같지는 않았다.

 

왜냐하면, 그 형상은 윳쿠리의 팥에 희미하게 남아있던 기억 속 인간씨들과는 전혀 달랐기 때문이었다.

 

도대체, 어떻게 인간 씨가 이렇게 될지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하지만 마리사들이 이해하든 말든, 그런 것 따위는 아무래도 좋은 일이다.

 중요한 것은 이 상태가 된 인간 씨는 "죽어"있는 것이며, 마리사들에게 아무런 짓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뒷좌석 쪽에 잠입한 마리사는 두리번 두리번 주위를 둘러보았다.

 

바로 옆에, 한층 더 작은 "뼈"씨가 있는 것을 확인하고 마리사는 작게 미소 지었다.

싱- 속에 작은 뼈씨가 있는 경우에는 음식이 있을 확률이 훨씬 높았기 때문이다.

 

마리사는 어떻게 든 좌석에 오르곤, 그 작은 뼈씨 옆에 있던 가방을 바스락 바스락하며 땋은 머리로 뒤적 거렸다.

 

 그 안에는 몇개의 상자가 있었다.

 

마리사의 미소가 짙어졌다.

이런 화려한 색채의 종이 상자 안에는 식량이 들어있다는 것을 마리사는 잘 알고 있었다.

 

서둘러 바닥에 난 구멍에 상자를 차례차례 떨어뜨렸다.

 

바로 아래에서 큰 환성이 울려왔다. 마리사는 오늘 처음으로 표정을 풀 수 있었다.

 

아무래도 오늘은 어떻게든 살아남을 수 있을 것 같았다.

 

"...마리사? 첸도 도울거라구-!"

 

아래에서 첸의 목소리가 울려왔다.

마리사는 힘차게 대답했다.

 

 "부탁한다제, 첸!"

 

 

 

 

*

 

 

 

 

차 안에서 여러가지 종이와 음식을 어느 정도 얻을 수 있었다.

 

 음식은 즉시 상자에서 꺼냈고, 종이들은 빈 상자와 함께 성체 윳쿠리들이 곧바로 입에 던져 넣어 씹기 시작했다.

 

종이를 잘게 씹어 굴리며, 다른 음식과 섞여 경단으로 만들어 휴대 식량으로 하기 위해서였다.

 

상자에 들어있는 식품과 달리, 맛도 끔찍했고, 식감도 불편하기 짝이 없다.

원래라면 식량으로 취급할 만한 것이 절대 아니었다.

하지만 손에 들어간 다른 것과 섞어 경단을 만들어낸다면, 적어도 삼킬 수는 있는 것이 된다.

이런 것이라도 먹지 않으면 이 세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수고했다구, 마리사"

 

첸과 함께 휴식하고 있던 마리사에게 파츄리가 다가왔다.

 

 "비는 이제 그쳤지만...오늘은 여기서 쿠-울 쿠-울하는게 어떻냐구. 밥씨도 손에 들어왔으니까"

 

마리사는 고개를 끄덕였다.

하늘은 이미 상당히 의미해져있었다. 무리하게 움직이는 것은 좋지 않았다.

 

마리사는 곧 그 자리에서 소리를 질렀다.

 

"오늘은 여기서 캠프!를 하는거다제!"

 

그 말에 놀고 있던 아이들이 꺄-아 꺄-아거리며 가까이에 있는 싱- 아래로 흩어져 갔다.

 

 "엄마야! 오늘은 여기가 마리쨔의 윳쿠리 플레이스인고제!"

 "엄마! 레이뮤는 요기 요기!"

 "아빠! 아리슈는 여기서 자꺼야!"

 

 아이들의 건강한 모습에 저도 모르게 마리사의 얼굴이 피기 시작했다.

그날 각 가족이 어떤 싱- 아래에서 잠을 잘 것인지 결정하는 것은 아이들의 역할이었다.

 굳이 따지면 역할이라고 하기에도 그런 것이지만, 아이들의 소소한 즐거움인 것이었다.

 

 "아빠야 ..."

 

 갑자기 들려온 작은 목소리에 마리사의 얼굴에서 미소가 움츠렸다.

마리사 앞에 머뭇 머뭇 장녀 마리쨔가 나타난 것이다.

 빨갛게 부은 눈을 한 채,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그 뒤에는 그 어느때보다도 어려운 표정을 한 아내 레이무가 있었다.

 

"자, 아가야."

 

 레이무의 말에 장녀 마리쨔가 마리사를 향해 깊게 고개를 숙였다.

 

"아, 아까는 죄송했던고졔... 앞으로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졔... 용서해줬으면 하는고졔..."

 

마리사는 그 모습을 차가운 눈으로 바라보았다. 그러자 아내 레이무도 함께 고개를 숙였다.

 

"미안해요, 마리사... 레이무가 엄하지 못했어요. 이제 절대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당부했어요. 그러니까 이번만은 용서해주세요."

 

마리사는 여전히 차가운 눈으로 고개 숙인 두 윳의 뒷통수를 응시했다.

그러나 이내 곧 크게 후우 하고 한숨을 내쉬었다.

 

 "아가야 ..."

 

 "네,네... 아빠야 ... "

 

 장녀 마리쨔가 덜덜 떨면서 얼굴을 들어올린다.

 

 "네가 사과해야 되는 것은, 마리사에게가 아니다제. 무리의 다른 윳들에게 해야된다제."

 

 "네 ... 알겠다졔 ... "

 

 "앞으론 다시 그러지 말라제.

 ... 알았으면 오늘 잘 곳을 선택해오라제."

 

 "아 ... 아, 아랐다졔 !!"

 

 용서받은 것을 알게되자마자 마리쨔의 얼굴이 밝아졌다.

즉시 발길을 돌려 아버지를 뒤로 한채 뿅뿅하고 튀어 나간다.

 

 "마리사, 고마워 ..."

 

 고개를 들고 물기어린 눈을 한 레이무였다. 마리사는 땋은 머리를 훼훼 흔들었다.

 

 "레이무도 같이 가서 아가야를 도와주라제.

 ... 마리사는 조금 쉬고 싶다제."

 

 "으, 응, 알았다구!"

 

 아내 레이무도 마리사 앞에서 물러갔다.

 

이러한 흐름을 옆에서보고 있던 첸이 조금 질린 얼굴을 했다.

 

 "마리사는 가족한테 너무 엄격하다구-"

 

 너무 엄격? 그럴까? 어쩌면 그런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마리사는 유사한 일이 다시 일어나면 또 같은 대응을 할 것이다.

 

 "뭐든, 마리사가 짊어지려는 것 같다구-"

 

 아무 대답도 하지 않는 마리사를 보며 첸이 말했다. 첸은 그러다 곧 작은 목소리로 말을 더했다.

 

 "... 음, 뭐든지 마리사한테 의존해버리는 첸들이 나쁜걸까..."

 

그 말에 마리사는 대답하지 않았다.

 

 

 

 

 

 

*

 

 

 

 

 

 

 

다음날도 무더웠다.

 

 여느때와 같은 풍경 속을 오늘도 마리사는 앞장서 ​​나간다.

 

... 언제까지 계속될까?

 

마리사는 땀을 땋은머리로 훔치며 생각한다.

 

회색 도로와 싱-, 도로와 싱, 도로와 싱...

 

마리사들은 쭉 이 길을 걸어왔다.

마리사 무리의 부모 역시 마찬가지였다.

만약 마리사들이 죽는다면, 다시 그들의 아이들이 이곳을 나아갈 것이다.

 

먹은 음식들이 한번 먹으면 다시는 자라나지 않는다는 것을 마리사 무리는 알고 있었다.

 

그래서 항상 싱-의 안이나 주변에 약간 남겨진 식량을 확보해가며 계속해서 계속해서 나아갈 수 밖에 없다.

 

이 사실을 알고 있어도 마리사는 이따금씩 나아가는 것에 대해 심한 허무감을 느끼곤 했다.

 

과연 이 앞에는 뭐가 있는 것일까.

 

마리사는 태어나서 싱-밖에 없는 길만을 보아왔다. 이렇게 나아간다고해서 이 앞에 모두가 안심하고 지낼 수 있는 집이나 밥씨가 마음대로 나오는 윳쿠리 플레이스가 과연 있기는 할까.

 

마리사는 도로 양쪽에 펼쳐진 붉은 갈색의 땅으로 시선을 옮겼다.

거기에는 여전히 잔디 하나 나지 않은, 고목 의외에는 어느 무엇도 존재하지 않고 있었다.

오직 수평선만, 끝모르게 계속될 뿐이었다.

 

가끔 무리의 동료 중 몇몇 윳들이 도로를 벗어나 수평선 저편으로 사라져갔다.

반드시 싱- 이외의 다른 무언가를 발견할 수 있을 거라고. 다른 세계가 있을거라고.

 

그들은 과연 무언가를 찾아냈을까?

 

마리사는 옛 동료를 생각하다가 시선을 돌린다.

 

 여전히 길 끝까지 싱-들은 쭉쭉 이어져있었다.

 

 오늘 역시 여느때처럼 그 밖의 다른 무언가는 ...

 

"... 느 ...?"

 

마리사가 웃음을 띄웠다.

 시선의 끝에, 싱-들의 사이 도로 위에 무언가 덩어리 같은 것이 있다는 것을 발견한 것이다.

 

마리사는 기억을 더듬었다.

 

왠지 본적이 있는 것 같았다.

그래, 저건...

 

마리사는 뒤돌아 외쳤다.

 

"모두들, 멈추는거제!"

 

 

 

 

 

 

*

 

 

 

 

 

마리사가 발견한 것은 뭉개져 무너진 윳쿠리 시체였다.

하지만 윳쿠리 시체라고는 해도, 그런 마리사 무리의 천적...포식종의 것이었다.

반쯤 으깨져 있었지만, 그 등에는 확실히 날개가 나있었다.

 

"...이건 플랑이라고 생각된다구."

 

파츄리가 귀밑털 끝으로 날개를 쓸어만지며 말했다.

 

"플랑..."

 

마리사는 시체 곳곳을 만지며 중얼 거린다.

 

 "레미랴, 는 아직 어린 시절에 한번 본적이 있다제. 그때도 죽어있었다제."

 

 "응, 나도 그때 봤었어."

 

파츄리가 끄덕였다.

 

 "그러니까, 이건 그때 레미랴랑 닮지 않았으니 플랑인것 같아."

 

 "... 죽은 것 같다구-"

 

첸이 마리사의 옆에 흠칫흠칫하는 느낌으로 시체를 들여다 보았다.

 

 "어째서 죽은걸까-?"

 

첸의 말에 마리사는 무심코 파츄리를 보았다.

파츄리는 시선을 받고 쓴웃음을 지었다.

 

 "있잖아, 나라도 알리가 없잖아?

 ...그래도 떨어져 죽은 것처럼 보인다구. "

 

 "왜 떨어진거냐제?"

 

 "그거야말로 알 리가 없잖아.

 자, 모두를 불러 모으자구. 이건 앞으로를 위해서라도 알아두는 편이 좋다고 생각하니까"

 

파츄리는 그렇게 말하곤 시체로부터 조금 떨어진 곳에서 대기하고 있던 윳들에게로 향해갔다.

그 뒷모습을 배웅하며 마리사에게 첸이 말을 걸었다.

 

"마리사 이 플랑에게는 동료가 있는걸까?"

 

"...모르겠다제."

 

 만약 이 플랑에게 동료가 있다면, 이곳으로 찾아올지 모른다.

그렇게 찾아온 플랑의 동료와 마리사의 무리가 만나게 된다면...

 

"도망쳐야되는거 아니냐구-?"

 

첸이 불안한 듯한 표정을 지었다.

마리사는 그런 첸을 향해 얼굴을 가로저었다.

 

"어디로 도망치는거냐제?

싱- 밑에 숨는 정도밖에 할수 없다제."

 

 "그, 그렇지만 ..."

 

 "뭐, 그런건 쓸데없는 걱정밖에 안된다제."

 

그렇다. 어차피 걱정해도 어쩔 수 없다.

 자신들이 할 수있는 것은 결국 이 길을 나아가는 것 뿐이니까.

 

그러다 마리사는 생각했다.

만약 플랑의 동료가 온다고 하면, 그건 그것나름대로 재미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었다.

마리사는 지금껏 무리의 윳쿠리 이외의 생명체를 본 적이 없었다.

만약 플랑이 눈 앞에 나타난 준다면, 지금 이 순간 세계에서 살아 움직이고 있는 것이 마리사의 무리 윳쿠리뿐만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게 되는 것이었다.

 

하지만 분명 이 플랑에게는 동료가 없을 것이었다.

 

동료가 있다고 하기엔...플랑의 얼굴은 너무나도 쓸쓸해보였다.

 

마리사는 플랑의 창백한 뺨에 땋은 머리를 가져갔다.

 

반쯤 부셔져있으면서도 어째서 고통스럽다기보다는 슬프다는 얼굴을 하고 있는 것일까.

땋은 머리가 플랑의 얼굴에 닿을때, 땋은 머리가 순간 몹시 차갑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리 모두가 시체를 보고 난 뒤, [플랑]이었던 것은 무리의 성윳들에 의해 한 조각도 남기지 않고 경단이 되었다.

 

이건 제법 수확이라고 할 수 있었다.

 

약간의 운에 무리는 조금 들뜬 모드가 되었다.

 

뭐랄까, 가끔은 이런 일도 즐거운 것이다.

 

아직 어두워질 때까지 여전히 시간은 남은 듯 했지만, 경단을 나눠 가진 후 쉬기로 결정했다. 곧 각 가족이 적당한 싱- 아래로 각자 흩어졌다.

마리사도 경단을 받고, 가족에게로 돌아갔다.

 

 "수고했어, 마리사"

 

 보다 먼저 싱- 아래에 들어와 있던 레이무가 미소를 띄웠다.

레이무의 귀밑털에는 이미 꾸벅꾸벅 졸고 있던 레이뮤가 안겨 있었다.

장녀 마리쨔는 눈에 띄지 않았다.

아마 아직 친구들과 놀고 있는 듯 했다.

 

"레이무도 고생많았다제."

 

그렇게 말하면서 마리사는 안겨있는 레이뮤를 땋은 머리로 쓰다듬었다.

 

 "그...가끔은 안아보고 싶은거제."

 

레이무의 얼굴이 빛났다.

마리사의 입장에서 여유롭게 가족과 보내는 건 드문일이었다.

레이뮤가 태어난 이후, 마리사에게 안겨진 것은 윳쿠리로도 쉽게 셀 수 있을정도 밖에 되지 않았다.

 

"...제법 무거워진거제."

 

완전히 잠들어버린 레이뮤를 안은채 그렇게 중얼거렸다. 레이무는 그런 마리사를 보며 행복한 표정으로 쳐다보았다.

그때 손님이 나타났다.

 

 "...마리사. 가족시간을 방해해서 미안하다제."」

 

 "느? 무슨일이냐제, 마리사"

 

손님은 이제 막 성윳이 된 마리사와 앨리스였다.

2윳은 서로 사랑하는 것을 무리 모두가 아는 윳이었다.

 

 "어, 실은"

 

앨리스가 머뭇 머뭇하면서 말한다.

 

 "그, 앨리스들도 슬슬 결혼 할까해서"

 

 "느 ..."

 

 "어 ...!"

 

마리사와 레이무는 얼굴을 마주보았다. 그리고 곧 미소를 지었다.

 

 "축하한다제!"

 "능! 멋지다구!"

 

마리사와 레이무의 마음을 담은 축하게 두 윳은 기쁜 듯 얼굴을 붉게 상기시켰다.

 

"즉시 무리 윳들에게 알리는거제."

 

 "부탁한다제.

 하지만 지금 여기에 온 것은, 그, 그 ... "

 

 더듬더듬거리는 젊은 마리사의 말을 앨리스가 받는다.

 

 "아가야에 대한 거야. 앨리스는 아무래도 아가야를 원한다구요"

 

 진지한 표정의 앨리스였다. 마리사는 레이뮤를 안은 채 고개를 끄덕였다.

그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결혼하고 가정을 가지면 당연히 아가야를 가지고 싶어진다.

 

 "...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확인하는거제."

 

방금까지 축하의 말을 전할때와는 확 달라진 마리사의 말투에 신혼 2윳은 굳은 얼굴이 되었다.

 

 "임신!을 했다는 이유로 더 쉬거나 밥씨를 늘리거나 하는 일은 없는거제.

힘들더라도 다른 윳들과 똑같이 걷지 않으면 안된다제.

임산부라는 이유로 밥씨를 마음대로 먹을수도 없는거제.

아가야들은 낳은 뒤에도 스스로 아가야들은 옮겨야 한다제.

마리사와 앨리스들은 그 각오가 되어 있는거냐제?"

 

마리사의 말에 젊은 마리사와 앨리스는 서로의 얼굴을 보곤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곤 마리사를 향해 수긍해보였다.

 

"괜찮다구."

 

"마리사와 앨리스, 두 윳분의 밥씨만으로 꾸려나갈거라제. 앨리스가 걷는것이 힘들다면, 마리사가 땋은 머리를 내밀거라제."

 

"...알았다제. 그럼 아가야가 태어난다면 그만큼의 밥씨는 어떻게든 하겠다제."

 

 ""고맙다구, 마리사! ""

 

 "아, 그리고, 아가야는 한번에 한윳 뿐인거야"

 

 ""알겠다구!!!! ""

 

마리사의 허락을 얻은 젊음 마리사와 앨리스는 크게 기뻐하며 튀어 나갔다.

마리사는 무심코 쓴웃음을 지었다.

저 모습이라면 내일 당장 앨리스가 이마에 줄기를 기르고 나타난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았다.

 

 "... 레이무"

 

 "응, 마리사"

 

 "만약 앨리스가 너무너무 힘들어하면, 몰래 마리사에게 알려줬으면 한다제."

 

 "능, 알겠다구"

 

 무리의 동료가 늘어난다.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마냥 기뻐할 수 만은 없다. 마리사의 무리를 둘러싼 환경은 모든면에서 열악했다.

 

... 지킬 수 있을까.

 

그렇게 생각했을 무렵, 땋은 머리에 안겨있던 레이뮤가 갑자기 무거워진 듯한 느낌이 들었다.

마리사의 눈앞이 조금 삐걱하고 흔들렸다.

 

 "마리사, 괜찮아?"

 

 남편의 모습에 레이무가 눈살을 찌푸린다.

 

 "괜찮은거제. 그, 그냥 조금 졸린건 뿐이다제."

 

마리사는 억지로 미소를 만든다.

하지만 레이무는 마주 웃어주는 대신, 굳은 표정을 유지할 뿐이었다.

 

 "... 너무 무리하지마"

 

마리사는 대답하지 않고 다시 억지로 미소를 만들었다.

그렇지 않으면 쓰러져 버릴 것 같았다.

 

 

 

 

 

 

 

 

 

 

*

 

 

 

 

 

 

 

 

"아빠야, 빨리 가는 고제!"

 

마리사의 바로 앞에서 튀어가는 장녀 마리쨔가 그렇게 힘차게 외쳤다.

 

 "... 꼬마, 너무 빨리 걷는 것도 안된다제.

 지쳐서 못 걷게 되면 본전도 못 찾는거제.

 게다가 너무 빨리 걷다간, 들어갈 수 있는 싱-을 놓치게 된다제."

 

"알겠다졔"

 

마리쨔는 마리사의 말에 얌전히 따라 걸음을 늦췄다.

얼마전의 추태를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순종하는 모습이었다.

더 이상 자기 자식을 죽일 결심따윈 하지않아도 될 것 같다는 생각에 마리사는 내심 가슴을 쓸어내렸다.

 

앨리스의 임신과 동시에 마리사는 장녀 마리쨔를 바로 옆에서 따라 걷게 하도록 결정했다.

 

먼저 태어난 아이들에게 이제 여러가지 일을 가르쳐야 한다고 생각했던 탓이었다.

아이에게 일을 가르치면서 가게 된다면, 속도가 늦어질 수 밖에 없기에, 무리에 임산부가 있는 지금 딱 좋다고 할 수 있었다.

물론 마리쨔뿐만이 아니라 또래의 아이들도 각각의 일을 배우고 있을 것이었다.

 

 "아가야, 뭐든지 혼윳으로는 해면 안된다제.

혼윳만으로는 한계가 있는거제."

 

마리사는 주위의 싱-을 훑어보면서도 마리쨔에게 말을 들려준다.

 

 "모두 서로서로 돕지 않으면 안되는거제.

 무리의 모두는 각자 보물인거제.

 주위 모두를 소중히해야한다제.

 생각할때도 무리를 염두해두고 생각한다제."

 

마리쨔는 응응거리며 수긍한다.

 

... 제대로 이해하는 것일까?

왠지 쓸데없을 정도로 컨디션이 좋은 마리쨔에게 일말의 불안감을 느끼며 마리사는 이어 말했다.

 

 "밥 씨도, 그렇다제.

 자기만 잔뜩 우-걱 우-걱한다고 생각하면 안되는 거제.

 느긋함은 모두와 함께 나눠야 비로소..."

 

마리사가 거기까지 말한 순간이었다.

 

마리사의 눈 앞에, 지금까지 아무것도 없는 아스팔트 바닥이 있었다.

그리고 거기에 무언가 툭하고 마른 소리를 내며 자갈이 튀었다.

 

마리사의 몸이 굳어졌다.

 

 

 "...... 멈추라제, 아가야 !!!!!!"

 

 

 

마리사는 난생 처음이라고해도 좋을 정도로 큰 소리를 질렀다.

 

물론 옆에있는 마리쨔를 멈추기 위해서만 그런 것이 아니었다.

뒤따라오는 무리 모두에게 위험을 알리기 위해서였다.

 

 "느히에?!"

 

느닷없는 사태에 마리쨔가 다급히 마리사 뒤에 숨었다.

 

마리사는 마리쨔를 등 뒤로 숨기며 재빨리 앞을 노려보았다.

 

자갈이 튀었던 저 쪽에, 마리사의 무리가 나아갈 길 한복판에 어느새 큰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었다.

 

 "뭐야, 설마....윳쿠리?!"

 

그 그림자에서 경악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놀란 것은 마리사 역시 마찬가지였다.

 

분명 마리사의 팥 속에 남아있는 것과는 다른 모습이었지만, 그래도 저건 틀림없이...

 

"인간씨 ... ?!"

 

그것은 마리사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무리의 윳쿠리가 아닌, 살아 움직이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인간 씨"였다.

 

그래, 틀릴리 없었다.

 

 팥소의 안쪽에 희미하게 계승되어진 기억 속 윳쿠리들의 적.

 

플랑이나 레미랴가 윳쿠리들의 천적이라고 하면, 인간씨는 그 이상의, 이른바 일종의 재해라고 할 수 있었다.

 

 예상치도 못한 갑작스런 만남에 마리사의 이마에 주르륵하고 땀이 배어나왔다.

 

하지만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것은 인간씨도 마찬가지인듯 했다.

 

 "... 이건...놀랍다....

 어째서 이런곳에....

 설마 지상에 아직도 살아 있었다니"

 

놀라움을 감추지 못한 채, 인간은 윳쿠리들에게 다가갔다.

 

그 얼굴은 마리사가 물려밭은 팥소의 기억과는 많이 달랐다.

 

 그 눈은 유난히 둥글고 크고 반짝반짝하고 있었다.

입이 있어야 할 자리에는 짧은 통 모양의 무언가가 붙어있었다.

머리카락 대신 딱딱해보이는 둥근 무언가가가 머리를 덮고 있었다.

 

그 모습은 매우 섬뜩했고, 마리사에게는 없는 등골이 조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아, 정말 윳쿠리구나.

 한 방 먹은 기분인데."

 

인간씨는 그렇게 말하며 마리사의 눈앞에 우뚝 서서 마리사에게 물었다.

 

"야, 너 이 근처에서 살고 있는거냐?"

 

 "으 ... 아 ..."

 

 압도적인 힘의 차이가 가감없이 느껴졌다.

 지금까지 느낀 적 없는 공포가 마리사를 지배한다.

 

 "야, 윳쿠리니까 말할 수 있잖아.

 둥지는 어디있어?"

 

 인간이 마리사의 앞에서 손에 들고 있던 검고 긴 무언가를 흔들어 보였다.

 

 "으 ... 아 ... 마리사는 ..."

 

마리사는 떨면서도 살짝 뒤를 보았다.

 

거기엔 무리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마리사는 조금 안도했다.

 

둘 중 누구인지는 모르겠지만, 파츄리나 첸이 잘 지시를 내려 싱-아래로 급히 피신한 게 틀림없었다.

 

잘했다제. 마리사는 마음 속으로 칭찬을 보냈다.

 

 "그, 그게 마리사는...

 그러니까, 마리사랑 아가야는..."

 

마리사는 떨리는 땋은 머리를 무리 모두가 절대로 없을법한 방향, 인간씨가 있는 방향 쪽으로 향했다.

 

"그, 그러니까, 저, 저기에 있는, 싱-에서 사,사는거제..."

 

"싱-...? 아, 자동차 말하는건가.

...라고는 해도 밥은 어떻게..."

 

 인간 씨가 그렇게 말하고 고개를 갸웃했을 때, 마리사의 등 뒤에서 날카로운 괴성이 울렸다.

 

 "느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무섭다졔, 무서운고졔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 ! ! ! "

 

마리사의 등 뒤에 숨어 있던 마리쨔의 두려움이 한계에 다달은 것이었다.

마리사가 멈추려던 찰나, 마리쨔는 눈물과 시시를 흘려대며 뛰쳐나갔다.

 

그것도 무리의 윳쿠리들이 있을 방향으로.

 

"엄마야아아! 모듀드으으으으을!!! 살려달라졔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 마리쨔를 구해달라졔에에에에에에에에! ! ! !

 마리쨔 무서운고졔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 ! ! ! ! !

 죽고 싶지 않다졔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 ! ! ! "

 

 "읏!!! 아가얏... !!!!"

 

마리사는 제 자식이 취한 행동에 눈 앞이 깜깜해졌다.

 

끝이다. 이것으로 끝났다. 전멸이다.

어쩌면 희생은 마리사와 마리쨔만으로 끝났을지도 몰랐다.

 

 "아가야!!!!!"

 

레이뮤를 안은채 마리사의 아내인 레이무가 얼굴을 잔뜩 일그러뜨린채 싱-아래에서 튀어나왔다.

 

 "어째서!!!! 어째서 이러어어어어어어언!!!!!!"

 

마리쨔에게 호통을 치자, 마리쨔 역시 눈물을 흘리며 외쳤다.

 

 "어째셔 소리치는고졔에에에에에에에?! 마리쨔는 무서웠던고졔에에에에에에에에에!!!

어째서 마리쨔만 죽어야되는 고졔에에에에에에에에?!!!!

마리쨔만 희생되면 좋다는 고냐제에에에에에에에?!!!!

그런건 싫은 고제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엥!!!!! "

 

마리쨔의 그 말이 계기가 된 듯 했다.

 

무리의 사람들이 우루루 싱-아래에서 기어 나왔다.

그 표정들은 이미 포기하고 있는 듯 했다.

 

"그런...모두..."

 

마리사는 그 자리에서 더 이상 서 있을 수 없을 정도로 탈력감을 느꼈다.

발밑이 서있기 힘들정도로 어질어질 흔들리고 있었다.

 

그런 마리사를 제정신으로 되돌린 것은 인간씨의 말이었다.

 

"...야, 정신차려."

 

"느...인간...씨..."

 

 "그 꼬맹이를 비난하지 말라구? 상당히 무서웠을테니까."

 

인간씨의 눈씨가 웃는 것처럼 반짝반짝 빛났다.

 

 "게다가 너네말고도 윳쿠리가 숨어 있다는 것은 진작에 알고 있어다."

 

"... 느 ..."

 

 인간씨의 말은 사실이다. 라고 마리사는 생각했다.

 인간씨는 윳쿠리보다 몇배나 강하고 몇배나 현명하기 때문이다.

 

 "뭐, 안심해라. 죽이거나 하지는 않을거야.

 적어도 지금은.

 그렇게 하고 싶었으면 진작에 그랬을 거다.

 나는 단지 조금 이야기 하고 싶을 뿐이다."

 

 이것도 사실이다. 라고 마리사는 생각했다.

 인간씨가 마리사와 무리를 죽이고 싶었다면, 벌써 그렇게 했을게 분명했다.

 

마리사의 안쪽에서 맥박치던 팥소가 조금은 진정되었다.

 

그래, 진정하자.

 

인간씨는 아직 마리사 무리에게 무언가 할 생각이 없다.

게다가 인간씨가 이야기하고 싶다고 말하는 것이라면...

사실 이쪽 역시 듣고 싶은 것은 잔뜩 있었다.

 

 마리사는 덜덜 떨리는 땋은 머리로 모자를 단정하게 썼다. 그리곤 인간씨를 향해 단정한 얼굴을 보이며 인사했다.

 

"처음 뵙겠다제! 인간씨! 마리사는 마리사다제! 느긋하게 있으라구!! "

 

 

 

 

 

 

 

*

 

 

 

 

 

 

"맙소사. 계속 도로에서 살아왔다는 말인가"

 

 

 

 인간씨는 우선, 마리사들이 어떻게 살아 왔는지를 알고 싶어했다.

 

그래서 가르쳐 주었다. 애당초 숨길 것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군데 군데 떠듬거리면서도 마리사는 열심히 말했다.

 

이 길을 계속, 조금씩 이동하면서 살아온 것.

싱-에서 밥씨를 구해온 것

다른 생물은 전혀 만나본 적이 없다는 것.

 

어느새, 말하던 마리사의 옆에 파츄리가 다가와, 마리사의 말에 부족한 부분을 보충해주었다.

 

마리사의 몇번이나 신음, 경악의 목소리를 냈다.

 

 

 "... 내가 알고있는 윳쿠리와 상당히 다르다. 너네들은."

 

 인간씨는 그렇게 말했다.

 

 "내가 알고있는 윳쿠리는 뭐랄까, 더 약했다."

 

그 말에 마리사와 파츄리는 무심코 서로의 얼굴을 보았다.

 

 인간 씨가 말하는 의미를 이해하기 힘들었다.

 

마리사나 파츄리에게 있어서 자신들은 지금도 이미 충분히 약했다.

무슨 일이 터지면 곧 동료들의 생명을 버려야했다.

이따금씩 불어오는 강한 바람이나 무언가라도 날아온다면, 맞은 것만으로도 곧장 치명상을 입고 죽어버린다.

 

혹여나 바로 죽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걸을 수 없게 되면, 그 자리에 두고 갈 수 밖에 없다.

 

다행히 마리사가 선두에 걷게되고 나서는 그런 사태가 일어나 않았지만, 마리사가 어렸을 적에는 비교적 자주 일어났던 일이었다.

 

 

 "비는? 비는 제법 자주 내릴텐데? 어떻게 지냈어?"

 

 "비씨 ...가 무슨 문제냐제?"

 

 "아니 ... 안 녹아?"

 

 "무큥...녹는다고?"

 

파츄리의 말에 남자는 다시 신음했다.

 

 "... 그런가, 녹지 않는 것인가."

 

 남자는 [진화]라던가 [환경 적응]이라던가하는 단어를 중얼중얼거리며 뭐라고 하기 시작했다.

 

그 단어의 의미를 모르는 마리사와 파츄리는 다시 서로를 보았다.

 

 "저, 저 인간 씨 ..."

 

 무슨 말을 작게 중얼 거리면서 뭔가 골똘히 생각하고 있던 인간씨에게 마리사는 과감히 말을 걸었다.

 

 "그 ... 인간 씨는 어디에서 온거제?"

 

마리사의 질문에 남자는 중얼거리던 것을 그만두고 마리사를 보았다.

여기서 질문을 했다고 혼나지는 않을까 긴장했지만, 남자는 맥빠질 정도로 쉽게 대답했다.

 

 "후타바 지역의 대피소에서 왔다."

 

 "후타바...지역?"

 

 "뭐, 그렇게 말해도 모르겠구나.

 이 도로에서 북동쪽 ... 너희들 말로 하자면, 쭈욱 쭈욱 먼 곳에 우리들 무리의 집이 있었다 "

 

 남자가 마리사 무리가 알 수 있을법한 말을 골라 이야기 해준다는 사실에 마리사는 조금 기뻤다.

하지만 이내 남자의 말에서 무언가 이상한 사실을 깨닫고는 눈썹을 찡그렸다.

 

 "[있었다]...?"

 

 "그래, 있었다"

 

 남자는 어깨를 으쓱거렸다.

 

 "지금은 더 이상 없다.

 내 무리의 사람들은 모두 죽어버렸다. "

 

마리사는 말을 잃었다.

 

 남자는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고 있지만 ... 그것은 굉장히 힘든 일이다.

 

 "어 ... 어째서 죽어버린거야?"

 

파츄리가 동요하면서도 그렇게 물었다.

 

그래, 왜 죽었 을까.

 인간 씨는 매우 똑똑하고, 아주아주 강한데.

 

 "병때문이다 ... 나 이외에는 백신을 가진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병 ...?"

 

어떤 병 일까.

마리사와 파츄리는 이어질 남자의 말을 기다렸지만, 남자는 더 이상 그에 대해 언급 할 생각이 없는 듯했다.

 그러다 남자가 갑자기 확 화제를 바꾼다.

 

 "그러고 보니 너희들 이제 어떻게 할거야?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 나아갈 건가? "

 

 "그, 그, 그럴 생각이다제."

 

그렇게 말하면서, 마리사는 무심코 뒤를 돌아 본다.

거기에는 먼발치에서 긴장한 표정으로 이쪽을 응시하는 무리의 윳쿠리들 모습이 있었다.

 선두에는 질려있는 레이무와 레이무에 매달려있는 마리쨔가 있었다.

 

 잠시 다른 세계에 있었던 것 같은 기분이었던 마리사였지만, 갑자기 현실로 되돌려졌다.

 

그래, 이야기는 꽤 즐거운 것이었지만, 이렇게 계속 있을 수는 없었다.

아직도 하루는 남았으니 조금이라도 나아가 식량을 확보할 필요가 있었다.

 

 "그 인간 씨 ..."

 

마리사는 머뭇 머뭇 말을 건다.

 

 "그, 이야기, 즐거웠던거제.

 하지만 마리사들은 이제가야한다제.

 밥씨를 찾지 않으면 모두들 배가 꼬륵꼬륵인..."

 

 "아니, 근데 말이야"

 

 남자의 목소리 톤이 조금 낮아졌다.

 

 "저 앞은 무너져 있을거야"

 

 "... 에?"

 

 남자의 말을 순간적으로 이해할 수 없어, 마리사는 무심코 이상한 소리를 냈다.

 

 "네가 솔직하게 여러가지를 가르쳐줬으니, 나도 말해주는 거다.

내가 실제로 본 건 아니지만...

확실히 과거의 조사대의 보고에 따르면 이 앞의 도로는 심하게 손상되 붕괴했던 걸로 기억한다.

너희로선 거기를 넘어가기 힘들 것이다"

 

 인간 씨가 사용한 말은 조금 어려웠다.

하지만 멈춰 생각해보건데 서서히 그 말의 의미가 팥소에 스며들어갔다.

마리사보다 조금 더 빨리 이해한 파츄리는 이미 얼굴이 창백해져있었다.

 

 "... 그러니까 ...계속해서 나아가면, 싱-도, 이 길도 없다는...?"

 

 "그렇다고 할 수 있다"

 

 남자는 크게 고개를 끄덕였다.

 

 "너희들이 하루에 어느정도 속도로 나아가고 있는지는 모르기 때문에 얼마만큼 가야 나온다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조만간 지금처럼 생활하는 건 불가능하게 될 거다."

 

마리사는  어느 정도의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지 모르겠다 때문에 정말 말할 수 없습니다 만 ...

조만간 지금과 같은 생활을 계속할 수 없게된다 "

 

마리사는 온몸이 순식간에 차가워지는 것을 느꼈다.

무심코 침을 날리면서 인간씨에게 다가갔다.

 

 "인간 씨 ... 인간 씨를 의심하는 건 아니지만 ...

그건 정말인거제? "

 

 "아까도 말했듯이, 내가 직접 보지는 않았어.

 하지만 조사에 간 놈이 그런 일을 거짓말 할리도 없었고, 실수했을거라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뭐, 믿든 말든 그건 너희 나름이지만"

 

마리사와 파츄리는 신음했다.

 

마리사의 무리는 계속해서 이 도로와 싱-의 사이에서 나아가며 살아왔다.

그 밖의 세상은 전혀 모르는 것이었다.

 

그런데 만약 인간씨가 말하는 것이 사실이라면 그들이 살아온 세상이 사라지는 셈이었다.

 

 "마, 마리사 ... 어떡하지..."

 

파츄리가 창백하게 질린 얼굴을 한채 마리사에게 묻는다.

 

마리사는 강하게 아랫 입술을 깨물고, 고개를 숙일 뿐이었다.

 

어떻게 할까,라고 해도 무슨 도리가 있는게 아니었다. 아무 생각도 떠오르지 않았다.

 

이 끝에는 무엇이 있을까, 라고 마리사는 길을 나아면서 늘 생각하곤 했다.

 

훌륭한 윳쿠리 플레이스가 갑자기 나타나는 것일 아닐까 싶기도 했고, 반면 갑자기 싱-도 도로도 없어져 이 생활의 끝이 오는게 아닐까 싶기도 했다.

 

그 생각은 나쁜 방향으로 정답이었던 셈이다.

 

단지 그런 것이 이토록 갑자기 올거라고, 그리고 그것도 인간씨에게 들을 것이라고는 상상한 적 없었다.

 

 "... 뭐, 지금까지 기적이었던 셈이다.

 도로가 이렇게 좋은 상태로 남아 있고, 게다가 이렇게 차량도 그대로 많이 남아있었으니까.

 여기서 조금 떨어진 곳에는 뭐든 엉망이다.

 음, 이 근처는 그대로 남아있는 "사정"이 있는 것 같은데 ... "

 

 창백하게 질린 2 마리를 위로하는 것 처럼 이렇게 말하는 남자였지만, 갑자기 말을 하다 입을 다물었다.

 

그 부자연스러운 태도에 마리사와 파츄리는 무심코 남자를 올려다 보았다.

 

"느...?"

 

 "무슨 일있는거야? 인간씨 ...?"

 

 "아니 ... 좀 생각해볼만한 있어서 말이야"

 

그렇게 말한 인간씨의 눈이 또 다시 반짝하고 빛났다.

그러다 인간씨가 말했다.

 

 "그래, 너희들.

 나를 잠시 무리의 동료에 넣는건 어때"

 

 

......

 

 ............

 ...............

 

 

""... 느 ...? 느우 ... ?!

 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 ! ! ! ! ""

 

 

마리사와 파츄리의 경악의 외침이 싱- 사이에 크게 울려 퍼졌다.

 

 

 

 

 

 

 

 

*

 

 

 

 

 

 

 

마리사 무리는 붉은 땅 위를 나아갔다.

 

 바닥에는 역시 아무것도 없다.

그리고 싱-조차도 없었다.

 

항상 주위를 둘러싸고 있던 싱-이 없다는 사실은 마리사에게 직접 장식을 벗었을때의 느낌과 비슷한, 그런 불안감으로 다가왔다.

 

 엉겁결에 파르르 떨리며 마리사의 뺨에 한층 강한 바람이 불며 모래가 날아올랐다.

 

... 이건 좋지 않다.

 

 "모두들! 모래를 조심하는거제!"

 

 뒤돌아 서며 이렇게 외치는 순간, 유달리 강한 바람이 불며 마리사의 입 안에 대량의 모래를 쳐넣었다.

 

켈룩켈룩 기침하는 마리사를 보며 무리 모두의 웃음 소리가 들려왔다.

 

"어이, 니가 조심해야될 거 같은데?"

 

무리의 새로운 동료...인간씨도 가볍게 웃으며 그렇게 말했다.

 

"느헤헤..."

 

마리사는 그런 인간씨에게 수줍은 웃음을 돌려주곤, 다시 고개를 돌렸다.

 

그래, 싱-이 안보이더라도 괜찮다.

 

왜냐하면, 지금 마리사 무리에는 "인간씨"라는 최강의 동료가 있으니까.

 

 

 

 

*

 

 

 

 

"나는 지금 그 어떤 무리에도 소속되어 있지 않아. 외톨이지."

 

 인간씨는 그렇게 말했다.

 

 "아까도 말했지만 내 동료들은 나 말고는 모두 질병으로 전멸해버렸다. 

... 혼자서 대피소에 있어봐야 의미가 없다. 외롭게 죽을 뿐이지.

라고 말했었지만, 뭐 이건 어차피 죽을거라면 밖이나 실컷 노다니자고 생각해서 했던 거다.

이르러 의미가 없다. 홀로 죽을 뿐이다.

 라고 말하는 것은, 어차피 죽을 거면 밖에서 마음껏보고 하자고 생각해서 말이야.

 이렇게 여행을 시작한 셈이다 "

 

마리사와 파츄리는 조금 멍한 표정으로 인간씨의 이야기를 조용히 듣고 있었다.

아직 인간씨의 제안을 마냥 믿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여기 지역은 오랫동안 아무도 들르지 않았다. 들어갈 수 없었다고 해야되나.

 몇 년 전에 간신히 조사가 가능해졌다지만 ......

우리 보호소의 조사대도 결국 딱 한 번 온 몰래 왔다갔을 뿐이다.

 하지만, 나로서는 더 이상 무서울 것도 없고, 모처럼이니까 이 지역에 와봤어.

 그랬더니 뭐야, 설마 윳쿠리를 만날줄이야"

 

 인간 씨는 웃음을 올린다.

 

 "정말 놀랐다.

 ... 뭐, 이것도 분명 뭐랄까 인연이겠지.

 아까도 말했지만 잠시 동안 나를 무리의 동료로 보지 않겠는가? "

 

그러면, 이라고 인간씨는 이어 말했다.

 

 "다른 도로까지 보내 줄게"

 

 "다른 도로 ..."

 

마리사는 눈을 깜빡거리며 그 의미를 생각한다.

 

 "저, 여기 말고도 여기랑 똑같은 곳이있는거제?"

 

 "있어, 아마 많을거다"

 

 순간 마리사는 기쁨의 목소리를 높일뻔했다...그러다 이내 고개를 숙였다.

 

 "하,하지만 없을지도 모르는거제?"

 

 "글쎄, 나도 실제로 본 것은 아니니까"

 

 남자는 태연한 어조로 그렇게 말했다.

 

 "하지만 지도에 따르면, 같은 도로가 서쪽 방향 ... 그쪽에 있을 것이다.

 거기가 어떤 상태로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가서 볼 가치는 있다고 생각한다."

 

 "하,하지만 ..."

 

마리사 옆의 파츄리가 머뭇 머뭇 끼어 들었다.

 

 "여기에서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데 ..."

 

 "아, 보이지 않을 정도로 멀리 있어.

 나만뿐만이라면 하루만에 도착할 수 있겠지만, 너희들의 경우에는 며칠은 걸릴려나.

아직 어린 얘들도 있는거 같으니 아마 빨리 움직일 수 없는거 같은데? "

 

그렇게 말하며 인간씨는 마리사의 뒤편으로 시선을 던졌다.

 

마리사도 몸을 돌렸다.

거기에는 여전히 무리의 윳쿠리들이 굳은 얼굴로 있었다.

 작은 아가야들은 당장에라도 울것 같았다.

 

... 아가야들.

 

마리사는 체내의 팥소가 꽉하고 움켜 잡힌 듯한 기분이 되었다.

 

마리사나 다른 성윳들은 아무래도 좋다.

 

하지만 아가야.

아가야 들의 미래만큼은 어떻게 해서든지 마리사가 지키지 않으면 안된다.

 

마리사는 다시 몸을 돌려 단정한 얼굴로 인간씨를 올려다 보았다.

 

 "이야기는 알겠다제. 인간씨.

만약 함께 가주겠다면 부탁하고 싶다제."

 

마리사의 뒤쪽과 옆에서 작은 소리가 새어나왔다.

하지만 그것은 마리사의 행동을 부정하려는 것은 아니었다.

 

그것 밖에 없다. 모두도 그 사실을 알고있다.

 

 "하지만 인간 씨 ....

 그, 파,파체의 무리에 들어온다고 해도...

인간씨에게 줄정도의 밥씨는 없어... "

 

마리사는 머뭇거리며 끼어든 파츄리의 말에 깜짝 놀랐다.

 

그렇다.

 

 인간 씨도 밥씨를 먹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아슬 아슬하게 유지해 온 무리에 비축된 밥씨가 있을 리가 없다.

게다가 몸이 가장 큰 인간씨가 그나마 있는 비축된 식량에 손을 뻗거나 하면, 그건 그야말로 순식간에 사라지게 될 것이 뻔했다.

 

게다가, 게다가 싱-이 없어지면 마리사들이 식량을 얻을 방법은 거의 없다고해도 좋은 것이다.

 

마리사는 신음했다.

 

모처럼 인간 씨가 무리의 동료가되어 준다고하는데, 이 상태로는 ...

 

그러나 인간 씨는 시원스럽게 그 문제를 해결했다.

 

 "음식이라면 가져온게 있어. 게다가, 그래 ....

 너희들이 먹는 양에 따라 다르지만 다음의 도로에 간신히 도착할때까지 나누어 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

 

 ""에 ...? ""

 

 믿기 ​​어려운 말이었다.

마리사와 파츄리는 시선을 나눈다.

 

 "그... 그니까, 너희 무리에 들어간다고 해서, 밥씨를 나눠주지 않아도 된다는거야"

 

 "그리고 파체들에게 밥씨를 나눠준다는거야?!"

 

 "뭐, 그런 것이지"

 

 인간씨가 가볍게 웃었다.

 

 "어때, 나를 동료로 하는건 괜찮은 거래일까?"

 

 처음에는 작게, 그리고 곧 천천히 물결 치듯 크게.

 

윳쿠리들 사이에서 환호성이 일어났다.

 

 

 

 

 

*

 

 

 

 

 

인간씨가 동료가 되고, 싱-들이 즐비한 길을 벗어나, 붉은 대지에 발을 내디딘 후에도 일행의 선두는 마리사였다.

 

마리사는 인간씨에게 무리의 리더로서 선두를 걸어달라고 부탁했지만, 그것은 거절 당했다.

 

리더는 지금까지 그대로여야한다고 인간 씨가 주장했기 때문이다.

 

 "나는 어디 까지나 무리의 일원으로서 너를 지원할뿐이다.

 ... 그래, 힘내라 리더 "

 

마리사는 지금껏 무리의 리더를 하는 것을 반기고 있는 것이 아니었다.

누군가 하지 않으면 안되는 역할이렀기에, 기꺼이 그 임무를 맡았을 뿐이었다.

 

때문에 만약 인간씨가 대신 리더가 되어준다면, 그거야말로 바라마지 않던 것이었지만, 거부된 이상 어쩔 수가 없었다.

 

 가야될 방향만 지시받았고, 마리사는 지금까지처럼 무리의 선두에 서게 되었다.

 

늘상 그랬듯 쉽지 않은 역할이었지만, 마리사의 몸과 마음은 지금까지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가벼웠다.

 

이제는 무슨일이 일어나더라도 의지할 수 있는 존재가 있기 때문이다.

 

파츄리와 첸을 비롯한 무리의 모두는 신뢰할 수있는 동료 였지만, 그래도 마리사가 전면적으로 의지할 수 있는 존재는 무리에 지금껏 없었다.

마리사가 무리의 모든 책임은 홀로 짊어지고 온 것이다.

지금도 책임을 지고 있다는 사실은 다를 것 없었지만, 그래도...

 

"어이, 마리사"

 

마리사는 인간씨의 목소리에 깜짝 놀라 되돌아 본다.

 

 "무, 무슨일이냐제?"

 

 "좀 더 천천히 걷는게 좋을 같다.

 모두 지쳐있는 것 같다 "

 

 "느 ..."

 

 인간씨가 말한 그대로였다.

 

 아무도 불평하지했지만, 뒤따르는 무리 모두의 표정에는 피로의 그림자가 짙었다.

 지금까지는 싱-을 훑어보며 걷고 있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걷는 속도가 조절되고 있었다.

하지만 이제 주위를 신경 쓸 필요는 없게되었으므로, 그만 속도가 빨라져 버리고 있던 것 같았다.

 

마리사답지 않은 실수.

 

 조금은 너무 들뜬 것인지도 모른다. 마리사는 마음을 단단히 먹었다.

인간 씨가 있다고는해도, 리더는 마리사인 것이다. 제대로 해야만 했다.

 

마리사는 인간씨에게 고개를 숙였다.

 

 "가르쳐줘서 감사인거제. 인간씨. 천천히 걷겠다제."

 

 "천만에.

 그리고, 이제 좀 쉬는게 어때? 조금 멀리에 차량이 보이네.

한대 뿐이지만, 바람을 피할 정도는 될것 같아."

 

 "... 느 ...?"

 

마리사는 인간씨가 보고 있는 쪽을 향해 자신도 고개를 돌려보았다.

하지만 마리사의 눈에는 붉게 이어진 대지 외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마리사는 몇 번 눈을 깜박거리다가 망설임없이 인간씨에게 말했다.

 

 "마리사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지만 ...

그래도 인간씨가 그렇게 말한다면 분명 있을거라ㅔ.

 그래서 휴식하게 할거라제."

 

 "너 ... 아니, 너희들 말이야 ..."

 

 "느? 무슨일이냐제?"

 

 "솔직하게 ... 정말 ...

윳쿠리들이, 이래왔던거야? "

 

또다.

 

마리사는 눈썹을 살짝 찌푸렸다.

 인간 씨는 만난 이래로 자꾸 이런 느낌의 질문을 던져왔다

 도대체 어떤 것과 비교하고 있는 것일까.

 

마리사는 이 인간씨가 조금 ... 아니, 상당히 좋아지고 있었지만, 이런 것을 말하는 것만큼은 좋지 않았다.

 

 인간 씨 마리사의 표정을 보며 얼굴을 가볍게 흔들었다.

 

 "아니, 미안 미안. 아무것도 아니야.

 그러고 보니 점심식사는 아직이지? 아니, 먹기는 할까?"

 

 "... 밥 씨 말이냐제?"

 

 "아, 그래"

 

 "밥 씨는 쿠-울쿠-울할 위치가 정해지면 먹는거제."

 

 "과연 ... 음? 그럼 하루 한끼인가?"

 

 인간 씨의 말에 마리사는 고개를 숙였다.

 

 "느 ... 사실은 더 밥씨를 주고 싶지만 ...

그랬다간 금방 밥씨가 없어져 버리니까...

뭔가 상당히 많이 얻는 날이 아닌 한, 하루 한끼인거제... "

 

이 사실을 입 밖으로 말하는 것은 조금 씁쓸한 것이었다.

어떻게든 식량을 손에 넣는다면, 마리사도 아침마다, 그리고 낮에 좀 출출할때마다, 맘껏 우-걱 우-걱할 수 있게 해주고 싶었다.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 그렇게 했다간 순식간에 식량이 바닥날 게 분명했다.

 

마리사의 말에 인간씨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런가, 항상 이동하고 있기 때문에 ....

 너희들이 가지고 다닐 수 있는 양은 비축한 게 전부고...그렇게 하루 한끼라는 건가...

그렇다면 한 번에 먹는 양도 꽤 적을것 같은데.

그래서 괜찮은가? 움직일 수 있는거야? "

 

마리사는 인간의 질문에 다시 눈살을 찌푸렸다.

 질문의 의도를 이해할 수 없었다.

 

 "움직일 수 있냐니, 움직이고 있는거제"

 

 "그래, 그렇지?"

 

 인간씨는 마리사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열량 소모가 효율적이게 진화한건가.

그렇게 되지 않으면 안되는 거였던건가"

 

 "저... 인간 씨 ..."

 

 "뭐, 아무래도 좋지.

 식사는 너희들에게 맞출게.

일단 저 차까지 가자."

 

 "아, 알겠다제 ..."

 

마리사는 인간 씨가 지시한 방향으로 몸을 돌린다.

 

 듣고 싶은 것이 잔뜩 있었지만,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닌 것이다.

게다가 듣는다고 해도 마리사가 알아들을 수 있을 것 같지도 않았다.

 

 (인간 씨는 ... 강하고 ... 머리도 좋은 ... 거지만 ...

뭘 생각하고 있는지 전혀 모르겠다제 ...)

 

마리사는 저부를 내딛으며 속으로 중얼거렸다.

 

 

 

 

 

*

 

 

 

 

 

"뭐, 뭐인거제, 여기는 ..."

 "무, 무큐 ......"

 "모르겠다구-- !!!"

 

마리사와 무리의 동료들은 처음 보는 광경에 눈을 동그랗게 떴다.

 

마리사 우리는 홀로 덩그라니 방치된 싱-주변에서 휴식을 취한 뒤, 인간씨가 가르쳐준 방향대로 더 나아갔다.

 

그러자 조금 주위가 어두워지기 시작할 무렵, 익숙한 아스팔트 대신, 싱-보다도 큰 무언가가 많이 늘어선 이상한 장소에 도착할 수 있었다.

 

인간씨는 마리사와 무리에게 여기가 무엇인지 설명해 주었다.

 

 "주거 지역이다. 일부 남아 있었구나"

 

 "주거...지?"

 

 "아, 집이다. 인간의 "

 

 "이게 전부 ..."

 

 "그래."

 

집. 인간씨의 집.

 

마리사는 파르르하고 떨었다.

 

 인간 씨의 집은 모두 튼튼한 것 같았다.

 

대부분이 무너지고 있었지만, 그래도 무너진 건축재 사이로 들어가는 것만으로도 싱- 아래보다 훨씬 편안해 보인다.

 본 적이 없는 것도, 잔뜩이다.

잘 찾아 보면 반드시 음식도 있을게 분명했다.

 

... 단 하루. 그 도로를 벗어나 단 하루 왔을 뿐이다.

그런데 이렇게나 간단히 이런 장소에 도달하다니.

 

 알고 있었다면. 과거의 어느 시점이라도 좋으니 만약 알 수 있었다면.

 

 "...... 마리사"

 

파츄리가 조용히 떨던 마리사에게 부드럽게 속삭인다.

 

 "인간 씨가 있었던 덕분이라구."

 

 "아, 안다제"

 

그래, 알고 있어. 알고는 있다.

알고는 있는 것이지만, 감정이 따라 가지 않는다.

 

 "어이어이, 마음대로 움직이지마"

 

 흥분 상태에서 당장에라도 각자 무너진 집들로 튀어가려는 듯한 윳쿠리들에게 인간씨가 말을 걸었다.

 

 "이런 곳은 위험이 크다.

 내가 좋다고 할때까지 움직이지 마 "

 

마리사와 무리의 윳쿠리들은 그 자리에 굳은채 고개를 끄덕였다.

겨우 단 하루 함께 이동한 것이지만, 윳쿠리들은 이미 인간씨를 완전히 신뢰하고 있었다.

인간씨가 하자는대로 하면 분명 모든게 잘될거라고.

 

 "느응 ... 부당한고졔 ... 마리쨔, 탐험!하고 싶은고졔... 조금은 가봐도..."

 

 어른들의 발밑에서 그렇게 나직하게 중얼거린 마리사의 장녀, 마리쨔를 아내 레이무가 조용히 쳤다.

 

 "느힛!"

 

 아픔에 소리를 높이는 마리쨔였다. 무리의 윳쿠리들은 모두 쓴웃음을 지었다. 마리사는 차마 얼굴을 들기 힘든 기분을 느끼며 무심고 몸을 작게했다.

아가야는 아직도 여러가지 타이를 것이 많아 보였다.

 

인간씨는 윳쿠리들로부터 조금 떨어져, 잠시 주변을 돌아다닌 후, 붕괴 되지 않은 집 한채로 들어갔다.

그 손에는 검고 긴 물건을 쥐고 있다.

인간씨와 처음 만났을때부터 지금까지 줄곧 몸에서 떨어뜨리지 않고 지니고 있던 것이다.

 

인간씨는 질문을 받는다면 거의 대부분 그냥 가르쳐줬는데, 저거에 대해서는 가르쳐주지 않았다.

도대체 저 검은 것은 무엇일까?

 

마리사 무리는 인간씨가 들어간 집의 입구를 지켜보며 인간씨가 당부한대로 얌전히 기다렸다.

 

곧 얼마지나지 않아 인간씨가 호잇 얼굴을 내밀었다.

 

"좋다. 여기를 오늘의 숙소로 하자."

 

환성이 울렸다.

 

윳쿠리 무리는 앞다투며 집 현관으로 뛰어갔다.

 

 "인간씨! 안에 탐험!해도 괜찮은고졔?!"

 

 "아, 괜찮아. 다만 물건을 맘대로 만지거나 하지는 말아라"

 

 "알았다졔! 얘들아! 마리쨔를 따르는고졔!!!"

 

 "인간 씨!이 폭신폭신씨 가져도 될까? 아가야 침대로 하고 싶은데"

 

 "응? ...... 아, 타올인가. 가져가"

 

 "고마워! 인간씨!"

 

 "있잖아, 인간 씨! 저건 ..."

 

 처음 들어가는 인간의 집.

그 모든 것이 재미 있어 보였고, 모두 인간씨에게 질문공세를 날린다.

이러한 윳쿠리들의 흥분이 어느정도 가라앉은 것을 확인하고, 마리사는 인간씨에게 다가갔다.

 

 "인간 씨, 수고했다제."

 

 "아, 리더냐? 너도 피곤하겠군."

 

 인간 씨는 짊어지고 있던 짐을 집의 중앙에 있는 큰 방 바닥에 내려 놓곤, 그것을 베개 삼아 벌렁 누워 있었다.

 

 "식량이 될만한 것은 아무래도 없을 것 같다. 그건 유감 이구나.

 음, 일단 좀 쉬자구. 그럼 내가 가지고 있는 밥을 나누어 줄게 "

 

 "아, 알았다제."

 

마리사는 그렇게 대답하곤 재차 집안을 빙 둘러보았다.

 

하늘이 보이지 않는다.

 이따금씩 몰아치는 바람도 없었다.

바닥은 뭘로 되어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지상과는 비교할 수 없을정도로 부드럽고 편안했다.

 

 "... 멋진멋진, 집인거제 ..."

 

이 얼마나 좋은 곳인가.

싱- 아래 따위보다 훨씬 넓고 튼튼하고... 무리 모두가 살기에 딱 좋았다.

무리의 모두가 누워 쿠-울 쿠-울 할 수 있다. 

아이들이 마음껏 놀 수도 있다.

새로운 아가야도 안심하고 태어날 수도 있었다.

 

 "인간 씨 ... 인간 씨 ....

 이곳엔 아무도 없었던거제...? "

 

 "... 응? 아, 그래, 지금은 누구의 것도 아니구나"

 

인간씨가 시원스럽게 말했다. 그 말에 마리사는 가볍게 흥분했다.

 

 "...그러면!그러면! 여길, 마리사들의 윳쿠리 플레이스로 해도 좋은거제?!"

 

 "여기를 너희들의? 글쎄,별로 상관은 없 ..."

 

 인간 씨의 대답에, 마리사의 흥분은 절정에 달했다.

 

 "느, 느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해냈다제! 해냈다제! 감사하다제! 그럼 바로 집 선언을 ...! ! ! ! "

 

 "하지만 여기에 살면 음식은 어떻게하게?"

 

 인간씨의 말이 마리사의 마음에 물을 찰싹 뿌렸다.

 

 따뜻했던 팥소가 급속히 식어 갔다.

 

 "아 ... 밥 씨 ..."

 

 "지금까지 이동해왔던 건 밥을 얻기 위해서였던거 아니야??"

 

그래, 그랬다.

 

밥 씨는 한 번 먹으면 다시 나오는 것이 아니었다.

그래서 마리사 무리는 계속해서 그 길을 나아갔던 것이었다.

 한 곳에 머무는 것은 죽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느, 느구우..."

 

 저도 모르게 마리사의 눈에서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이 멋진 집에서 다같이 행복하게 살겠다.

방금까지 이뤄졌다고 생각했었기에 실망도 그만큼 컸다.

게다가 밥씨라는 중요한 일을 잊고 있었던 자신에게도 화가 났다.

 

 "우 ... 우우 ...

그런 ...... 마리사들은 ... 마리사들은 ... "

 

 눈물이 다시 뚝뚝 떨어졌다.

뭔가 부셔진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렇다면 이제 마리사들은 어딘가 정착할 수도 없다는 뜻이었다.

 

 "계속 ... 계속 ... 이렇게 ... 매일 매일 다른 곳으로 ...

그렇게 ... 갈 수밖에 없는거제...? ! "

 

 "그래, 그럴지도 모르겠다"

 

 눈물 섞인 마리사의 말에, 인간 씨가 천장을 올려다보며 대답했다.

 

"그렇지만 뭐,이 집에 집착할 필요도 없는거다"

 

 "... 느 ..."

 

 "이 세상은 이제 너희들의 것이 될테니까"

 

 "... 느 ... 느에 ...느에?!"

 

 인간 씨가 나직이 중얼거린 말에 마리사는 흘리던 눈물마저 움츠릴 정도로 놀랐다.

 지금 인간 씨는 뭐라고 한거지?

 

 "아빠야!

 마리쨔 배씨가 꼬륵꼬륵인고졔! ! ! "

 

마리사는 허리에서 충격을 느꼈다.

마리쨔가 힘껏 달려든 것이었다.

처음 보는 것 투성이의 경험에 마리쨔는 꽤나 흥분하고 있었던 것인지, 날뛰며 힘껏 열이 올라와 있었다.

 

 "느... 조금 기다리라제. 아가야.

지금 아빠야는 인간씨랑 이야기를...... "

 

 "음, 배고파 하는 것같군.

 그럼 리더, 밥을 줄테니 모두에게 나눠줘"

 

 "느와이! 밥씨!인고졔 ー ー!"

 

 "느 ..."

 

마리사는 인간 씨와 조금 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인간씨가 했던 말의 뜻을 알고 싶었다.

하지만 이제 그런 대화를 할 분위기가 아니었다.

 

마리사는 한숨을 쉬곤, 몸을 돌렸다.

 

 "모두! 모이는거제!!!

 인간 씨가 밥씨를 주는 거제!!!

 순서대로 줄 서는 거제! ! ! "

 

 

 

 

 

 

 

 

 

 

 

 인간 씨는 소금기가 있는 작은 크래커를 모두에게 나눠주었다.

 

 비슷한 것을 싱-에서 몇번 찾은 적이 있었지만, 인간씨가 준 것이 바삭바삭해서 훨씬 맛있었다.

 

게다가 뭔가를 섞어 넣을 필요도 없다는 것 역시 기쁜 일이었다.

 

 모두 인간씨에게 감사를 표하곤, 맘껏 식사를 만끽했다.

 

"감사하다제, 인간씨"

 

마리사도 재차 감사를 표했다.

 

"천만에.

...무리 모두가 하루에 고작 크래커 한 봉지라...

정말 조금밖에 안 먹는구나.

이정도라면 아무것도 못찾더라도 당분간은 여유로울 거 같다."

 

"그,그렇다제?"

 

뜻밖의 기쁜 정보였다.

 

"그,그러면..."

 

인간씨의 말에 미소를 지으며 마리사는 모자 안에서 작은 경단 하나를 꺼냈다.

이건 마리사 몫의 보존 식품이었다.

 

얼마 전, 플랑의 시체를 발견했을 때 무리의 윳쿠리들이 만든 것이다.

 음식이 여유이라면 이것을 건네준다고 해도 괜찮을 것이다.

 

 "받기만하면 나쁜거라제.

괜찮다면 받아줬으면 한다제."

 

인간씨에 대한 마리사의 최선의 감사였다.

인간씨는 조금 놀란 표정을 지으며 마리사를 보았다.

 

 "이건 ... 너희들의?

 아니, 예의라면 별 신경 쓰지 않아도 좋다. 네가 가지고 있어라"

 

 "사,사양할 필요 없다제."

 

마리사는 당황하며 재차 말했다.

인간씨에게 이따위 경단은 낡고 맛있지 않았기에 거절하고 있는 것이다라고 생각하고 싶지 않았던 탓이었다.

 

 "마리사들은 얼마 전 '플랑'의 시체를 발견한거제.

 그래서 만든 것이 이거라제.

 아직 만든지 얼마 안됐고, 다른 경단씨보다 훨씬훨씬 맛있는거제."

 

 "[플랑]...?

 너네 말고도 윳쿠리가 있다는건가?

 그 녀석은 어디에 살고 있었어? "

 

 "느, 느응 그건 모르겠다제

마리사들이 발견한 것은 이미 죽은 상태였다제.

게다가 플랑을 본 건 그 때가 처음이었다제."

 

 "흠 ..."

 

 인간씨는 무언가 생각하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 밖에도 윳쿠리가 있다는건가 ....

 그나저나 그렇다면 이건 너희들에게 소중한거 같은데?

 네가 그냥 가지고 있는게 어때? "

 

 "... 느 ...하지만 ... 마리사는 ... 인간씨에게 ..."

 

마리사의 목소리에 힘이 빠졌다.

 

 인간씨는 조금도 경단을 원하는 것 같지 않았다.

 

역시, 이런 것은 인간씨에겐 반갑지 않은 것일까.

하지만 마리사가 인간씨에게 줄 수 있는 것이라곤 이 정도다.

 

마리사는 경단을 쥔 땋은 머리를 인간씨에게 재차 내밀며 고개를 숙였다.

 

 "그, 그 필요없는지도 모르겠지만 ... 받아 준다면 기쁠거라제..."

 

 그렇게 잠시 있었다.

 

 그러다 갑자기 땋은 머리가 가벼워졌다.

 

 "알았어, 고맙게 받지."

 이거 보존식품? 인거지? 여기에 넣어 둘게."

 

마리사가 얼굴을 들자, 인간씨는 포대기에 여럿 붙어있는 주머니 중 하나에 경단을 넣고 있었다.

 

"그, 배,배고파진다면, 어쩔수 없다면, 반드시 먹어줬으면 한다제!

 

"아, 알았어. 어쩔 수 없게된다면 먹기로 하지.

하지만 오늘 밥은 이걸로 할게."

 

그렇게 말하곤 인간씨는 은빛으로 빛나는 무언가를 꺼내 그 껍데기를 벗겨냈다.

 

그리곤 놀랍게도 자기 자신의 [얼굴씨]도 철컥 떼어냈다.

 

 "느, 느느느느느느웃?!"

 

마리사는 깜짝 놀라 경악의 소리를 질러버렸다.

 

그 고함에 이미 식사를 마치고 쉬고 있던 다른 윳쿠리들이 무슨 일이지 하고 다가왔다.

 

 "아, 미안, 놀라게 했구나"

 

마리사 무리의 기억 깊은 곳에있는 인간 씨와 똑같은 얼굴을 한 인간씨가 윳쿠리 무리를 보며 생긋 웃었다.

 

 "그러고 보니 너희들 앞에서 아직 한번도 마스크를 분리했던 적이 없었구나"

 

 "느느느느?! 어째서 얼굴씨 밑에 얼굴씨가 있는고졔!?!?"

 

 아버지의 목소리에 힘차게 달려온 마리사의 장녀 마리쨔 역시 아버지와 마찬가지로 경악했다.

 

 "내가 얼굴에 달고 있던 건 [가스 마스크]라고 하는 거다. 밖으로 나가는데 필요한 거지"

 

 인간 씨는 그렇게 말하면서 은색 껍데기에 싸여 있던 막대기를 베어 먹었다.

 

 "지금은 집안에 있기 때문에 잠시 정도는 분리해도 괜찮을 것 같은데 ... 기본적으로 밖으로 나갈땐 이걸 쓰지 않으면 안되"

 

 "무큥, 어째서 달고 있었던 걸까?"

 

어느새 와있던 파츄리가 [가스마스크]에 관심을 보이며 그렇게 물었따.

 

 "외부 공기를 그냥 마시면 병에 걸리기 때문이다."

 

 "" "병?" ""

 

 인간 씨의 대답에 마리사를 포함한 윳쿠리 무리는 의아한 얼굴을 했다.

이상한 이야기였던 탓이었다.

왜냐하면, 왜냐하면 지금껏 그 누구도...

 

"하,하지만 첸은[가스마스크]를 하지 않아도 질병 따위 걸리지 않았다구!!"

 

첸이 모두의 의문을 입 밖으로 냈다.

 

실제로 마리사와 윳쿠리들은 지금껏 [가스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계속해서 밖을 돌아다니고 있었다.

하지만 질병따윈 한번도 걸린 적 없었다.

 

 "그거야. 너희들이 대단한 점은"

 

 인간씨는 그렇게 말하곤 입가를 슥 닦았다. 그리곤 다시 가스마스크를 착용했다.

 

"자, 자자. 깜깜해질거야."

 

인간씨의 말대로 방안은 이미 상당히 어두워지고 있었다.

머지 않아 주위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어둠이 찾아오게 될 것이다.

 

"느... 정말인거제...다들 쿠-울쿠-울할 자리를 정하는거제!"

 

마리사의 말에 무리의 모두는 각자의 방향으로 흩어져갔다.

그 표정은 하나같이 밝았다.

 

당연한 것이었다. 이토록 편안한 장소에서 자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었다.

 

마리사도 밝은 표정을 지으며 이미 객실 한편에서 자리잡고 있었던 레이무에게로 튀어갔다.

 

"고생했어, 마리사."

 

마중 나온 레이무가 바싹 몸을 붙였다.

 

"아가야들은...이제...잠들었어."

 

그렇게 속삭이는 레이무 역시 눈꺼풀이 무거워 보였다.

 

"레이무도 피곤했을거제. 이제 자는거제."

 

"응..."

 

마리사의 말에 순순히 눈을 감는 레이무였다.

그 눈망울에서 문득 눈물 한방울이 흘러내렸다.

 

"...느? 레이무...?"

 

 "...... 아무것도 아냐 ... 아무것도 아니라구 ...

 하지만 ... 이렇게 ... 부드러운 바닥씨에서 잠자게 되다네...

한번도 생각해본적 없어서... 기뻐서..."

 

 "... 레이무 ..."

 

마리사가 땋은 머리를 뻗어 눈물을 닦아주고보니, 레이무는 이미 숨소리를 내며 자기 시작했다.

마리사는 그런 레이무와 그 옆에서 자는 아이들은 따뜻한 표정으로 돌아보곤, 자신도 눈꺼풀을 닫았다.

 

 (마리사도 ... 마리사도 이렇게 행복하게 잠들거라고는 생각해본적 없었다제...)

 

 어둠 속에서 마리사의 눈가에서도 한줄기의 눈물이 조용히 흘러 넘쳤다.

 

 

 

 

 

 

 

 

 

 

 

*

 

 

 

 

"인간 씨에게 부탁이있다제!!!!!"

 

마리사가 그런 말을 꺼낸 것은 다음날 휴식시간이었다.

 

 "부탁 ...? 뭐야 ...?"

 

 인간씨가 그렇게 묻자, 마리사는 인간씨에게만 들릴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 인간씨는 다음 싱-이 많은 곳에 도착하면 무리에서 떠나는 거제??"

 

 "그럴 생각이지만 ......"

 

 "어, 그 ..."

 

마리사는 자신의 소원이 뻔뻔한 것이라고 알고 있었다.

그래서 말하기 어려웠기에, 몸을 머뭇머뭇 움직였다.

 

 인간 씨는 그런 마리사를 보며 쓴웃음을 짓고 재차 물었다.

 

 "뭔데, 화내거나 하지 않을거니까 말해봐"

 

 "그, 그럼 말하는거제.

 마리사는 인간씨가, 계속 우리랑 같이 해줬으면 하는거제!! "

 

 "어 ......?"

 

그 목소리는 가스마스크 너머로도 인간씨가 당황했다는 것을 알기 충분했다.

마리사는 저도모르게 몸을 움찔했다.

 

 "계속?"

 

 "그, 계, 계속이라고는!

 그, 인간씨가 싫으면 언제든지 떠나도 된다제!

 더 좋은 무리를 만난다면, 그쪽으로 가되 괜찮은거제!

 하지만 그래도 일단은, 일단은 그런 결정을 하기 전까지만이라도..."

 

 인간 씨의 당황한 모습에 마리사는 말을 이어가기 힘들었다. 말끝이 점점 흐려졌다.

 

그렇다, 이것은 정말 뻔뻔하기 그지 없는 부탁이었다.

인간씨에게 있어서 마리사 무리와 함께 해서 좋을 것은 하나 없었다.

오히려 자신의 휴대용 식량을 나눠주고 있는 상황이었다.

 

더군다나 인간씨가 마리사 무리에 합류해준 것은, 인간씨의 변덕으로 인한 것임을 마리사는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마리사의 눈에는 인간씨가 무리와 함께하며 조금 즐거워하는 것 같았다.

 

그래서 마리사 역시 약간의 가능성에 매달려 인간씨엑  [부탁]!을 해본 것이다.

 

하지만 [부탁]!에 대한 대답은 여전히 인간씨에게서 들려오지 않았다.

 

어쩌면 너무한 부탁에 인간씨가 화가 나버린 것일지도 몰랐다.

 

마리사는 실망감을 억누르며,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인간씨에게 깊게 고개를 숙였다.

 

 "그 ... 죄,죄송합니다인거제 ....

 전언철회!하는거제

 기분 나쁘게 하고 싶었던건 아니었던 거제...... "

 

 "아니, 화가 난건 아니야. 오해하지 마라.

 그저 놀랐을 뿐이다 "

 

 인간씨의 목소리는 다정했다.

마리사는 조금 안심한다.

 

 "글쎄, 그 말은 나를 받아주겠다는 말이구나.

그 사실은 고마워. 정말 고마워. 그치만...... "

 

 "그치만?"

 

 "내가 너무 오래 함께 있으면 오히려 안될 것 같아서"

 

 "안될 것...이 뭐냐제?"

 

 "종으로서의 얘기다"

 

 "종?"

 

 "이런 혹독한 환경을 너희들끼리 살아왔기때문에 지금의 너희들이 있는게 아닐까 싶어서 말이지."

 

 인간 씨의 말은 마리사로선 전혀 이해할 수 없는 것이었다.

마리사는 단지 인간에게 무리의 일원으로서 함께 해달라고 부탁햇을뿐인데, 인간씨는 알 수 없는 말만 늘어 놓고 있었다.

 

 "저 인간 씨 ......

 역시 안되는거제 ......? "

 

 "으음. 조금 생각해 봐야될것 같다 "

 

역시 안되는 걸까.

 

실망한 얼굴을 감추는 마리사의 뒤통수를 인간 씨가 가볍게 탁 두 드린다.

 

 "미안해, 명쾌한 대답은 할 수 없어서. 

 그래도, 글쎄, 적어도 도로가 발견되자마자 무리를 나가는 것은 아니야.

 당분간은 함께 있을거다 "

 

 "에..."

 

마리사는 얼굴을 들어 올렸다.

 

 "저, 정말로 인거제?!

 도로가 발견 되어도, 당분간은 함께있어주는거제! ! "

 

 "아아, 약속이다"

 

 "느, 느, 느와이!"

 

마리사는 기뻐하며 제자리에서 튀어댔다.

이별이 조금 더 지연된 것이다.

그 사실만으로도 부탁한 보람이 있었다.

 

마치 아이 윳쿠리마냥 뿅뿅 튀는 마리사를 보며 인간씨는 웃음을 터뜨렸다.

 

 "아하하 ... 만족스러운걸까?

 그래 좋겠다 함께있는 동안은 음식에 지장이 없는터이니 "

 

 다르다. 밥 씨도 기쁘긴 하지만 그것때문만이 아니었다.

 

인간씨와 좀 더 사이좋게 함께한다는 것 그 자체가 단순하게 기쁜 것이었다.

 

마리사는 그렇게 생각했지만, 당황한 탓에 말로 표현하지는 못했다.

그래서 그냥 기쁨을 튀어오르는 걸로 표현했다.

그것만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순간.

 

 입 밖으로 말하지 못했던 것을 마리사는 두고두고 후회하게된다.

 

 

 

 

 

 

 

 

 

*

 

 

 

 

 

 

 

휴식을 마치고 얼마나 걸었을까.

 눈앞에 다시 아스팔트와 건물이 나타났다.

 어제 밤을 보낸 주택가와 비슷하지만, 큰 건물의 수는 적다.

 

 

 "내가 보고 온다. 여기서 기다려라.

 좋다고 말할때까지 움직이지 마 "

 

 인간 씨의 말에 따라 마리사 무리는 얌전하게 무너진 건물 그림자밑에서 기다린다.

 

 "오늘은 요기서 쿠-울 쿠-울하는 걸까?"

 "오늘은 인간찌가 어떤 밥씨를 주까 ??"

 "오늘은요, 있잖아, 아리슈도 선물씨를 받을 생각이라규

 정말 도시퍄스러울 거라규"

 "지금 이 곳에 응응할 때라구. 아가야들"

 

 기다리면서 속삭여대는, 어처구니없는 대화를 마리사는 행복한 기분으로 듣고 있었다.

 

 지금까지 바뀌는 것 하나없는, 보람없는 나날과는 다르다.

 이동이 힘든 것에는 변함 없었지만, 강한 보호자와 새로운 경험들을 손에 넣었다.

모두들, 오늘은 어떤 멋진 일이 자신들을 기다리고 있을지 설레고 있었다.

 

즉, 모두 정말 느긋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것도 이것도 인간씨 덕분인거제 ...)

 

 

벌써 몇 번째인지 모를 감사의 말을 마리사가 마음속으로 되뇌일 쯤이었다.

 

깡, 하고 뭔가가 부딪치는 것 같은 큰 소리가 주위에 울려퍼졌다.

 

 이어, 탕! 탕! 하는 파열음.

 

그리고 목소리.

 

...... 인간씨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다.

 

그렇게 이해한 순간, 어느새 마리사는 건물 그림자 밖으로 튀어나가고 있었다.

 

 "... 모두들 여기서 기다리고 있으라제!"

 

이렇게 크게 말하곤, 인간씨가 향했던 방향으로 전속력으로 달렸다.

 

마리사가 뭔가 할 수 있을 거라고는 스스로도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래도...!

 

 입술을 질근거리며 마리사는 달렸다.

그 시야의 한쪽 구석에서 따라오는 작은 그림자가 눈에 들어왔다.

 

마리사의 장녀 마리쨔였다.

 

 원래부터 신체 능력이 높은 편이었던 마리쨔였기에, 조금 걸리긴 했지만 아버지를 따라잡을 수 있었다.

 

 "너 ... 아가! 당장 돌아가라제!"

 

마리사는 이렇게 호통쳤지만, 마리쨔는 아버지의 말에 고개를 저었다.

 

 "싫은고졔 !! 마리쨔도 갈꺼라졔!!!!"

 

마리사의 눈썹이 분노로 치켜 올라갔다. 하지만 아가야를 설득해서 무리로 돌려보내는 시간조차도 아쉬운 상황이었다.

 

 맘대로해라, 그렇게 생각하며 그대로 건물 사이를 부녀가 튀어갔다.

 

그리고 마리사는 발견했다.

 

 몸을 붉게 물들인 채 바닥에 쓰러져 있는 인간 씨.

 

그리고 마리사 무리의 인간 씨의 옆에 서있는 ... 두 남자.

 

 

 

 

 

 

 

*

 

 

 

 

 

"뭐야, 저건"

 

 서있는 남자들 중 한명이 마리사 쪽을 보았다.

이 인간씨들은 마리사 무리의 인간씨와는 달리 가스 마스크를 쓰고 있지 않았다.

한족의 남자는 노란천을, 다른 한 명은 붉은 천으로 입을 가리고 있었고, 천의 가장자리는 그들의 뒤통수에 묶여있었다.

 

 "으악 기분 나빠. 살아있는건가?"

 

 노란 천의 남자가 일부러 기분 나빠하는 몸짓을한다.

 

 "... 저게 뭐냐. 알고 있다면 답해라"

 

 붉은 천의 남자가, 예의 검은 무언가를 내밀며 마리사 무리의 인간씨에게 그렇게 물었다.

 

 인간 씨가 꿈틀 꿈틀 움직이며 조금 몸을 일으켰다.

하지만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안 들려."

 

 노란 천의 남자가 마리사 무리의 인간에게서 [가스 마스크]를 벗겼다.

그러자 곧바로 심하게 기침을 하기 시작하는 인간씨였다.

 

 "어이쿠 ... 늙은이들은 역시 연약하네.

 어이, 할아범. 저건 뭐냐 "

 

 "... 윳쿠리"

 

 "뭐? 뭐쿠리?"

 

 "윳쿠리다.

 나 같은 노인에게 배운 적 없나 "

 

마리사와 함께했던 인간씨가 쿨럭쿨럭 기침을 하면서 그렇게 대답했다.

 

 "윳쿠리? 그게 저 녀석들의 이름인가"

 

 "... 그래. 살아있는 만쥬다"

 

 "살아있는 만쥬?!"

 

 남자들은 얼굴을 삼 간다.

 

 "뭐야 그 질나쁜 농담은"

 

 "...그러고 보니, 정찰 나갔던 놈들한테서 이전에 들어본 적 있어. 새인 줄 알고 쐈었는데 날아다니는 대가리였다고 했던가.

처음 들었을때는 약이라도 빨았던 것인가 했었는데, 이제보니 그냥  본 그대로 말했던 거였나.

날개는 없는 것 같지만, 그때 들었던 모습 그대로다.

야, 일단 그거 가져와봐."

 

"예이."

 

 노란 천을 입에 감은 남자가 굳어 있던 마리사와 마리쨔에게 다가갔다.

 

... 도망쳐야만 한다.

 

이 인간 씨는 친절한 인간 씨와 다르다.

말을 해도 통하지 않을 것이 분명했다.

빨리, 빨리, 빨리, 도망쳐야만 했다.

 

그렇게 생각하지만, 저부씨는 부들부들 떨려 한걸음도 움직여지지 않았다.

그건 옆에 있던 마리쨔역시 마찬가지였다.

다만 마리쨔는 입술까지 떨려 목소리도 낼 수 없었던 마리사와는 달리 소리쳤다.

 

 "느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오지마, 오지마는고졔!!

 마리쨔한테 손대지 말라졔에에에에에에에 ! ! ! "

 

 "우와악! 징그러!! 말했어!"

 

그렇게 말하면서, 노란 천의 남자는 마리쨔와 마리사를 간단히 잡았다.

 

마리사들은 그대로 벌렁 인간씨 앞에 던져졌다.

 

간신히 상반신만 일으킨 인간씨는 마리사들에게 시선을 보내지 않았다.

단지 나직히 중얼거릴 뿐이었다.

 

 "... 좋다고 할때까지 움직이지 말라고 했을텐데"

 

그 말을 듣고, 마리사의 눈에서 눈물이 주른 넘쳐흘렀다.

 

저질러 버린 것이었다.

 

마리사는 인간씨의 분부를 지키지 못했다.

이래서야 아가야에게 화를 낼 자격도 없었다.

 

 

 "당연하지만 짐은 전부 받는다. 뭐, 목숨만은 살려줄게.

어차피 곧 죽을 것 같지만.

....그나저나 이건 뭐야? 만쥬라고?"

 

 노란 천 남자가 마리쨔를 손가락으로 집어 올렸다.

 

 "뭐뭐뭐뭐! 뭐하는 고졔! 노라졔 !!!!

 아빠야! 아빠야아아아아아아! ! ! "

 

 들어 올려진 마리쨔는 공포에 질린 나머지 눈물과 시시를 흘려대며 씰룩씰룩 몸을 움직여댔다.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가야 !!!!"

 

 "어? 뭐야? 부모냐? 울고 있네?"

 

 노란 천 남자가 낄낄거리며 웃었다.

전혀 감정을 들어내지 않는 붉은 천의 남자와는 대조적이었다.

 

 붉은 천의 남자는 검은 색 무언가를 겨눈 채 재차 인간에게 묻는다.

 

 "그러고보니 방금 만쥬라고 했지?

 그 말은 이것들 먹을 수 있다는 거냐? "

 

 식량.

 

그 말에 마리사는 다시 굳었다. 그리고 이어진 인간씨의 말에 또 다시 굳었다.

 

 "아, 그렇다. 음식이다.

 그래서 함께 이동하고 있었다.

 식량이 스스로 걸어 주면 편하기 때문에 ...... "

 

그 대사에, 마리사는 물론 시끄럽게 아우성치고 있던 마리쨔도 잠시 말을 잃고 조용해졌다.

 

마리사의 눈앞이 일렁일렁 흔들리기 시작했다.

무슨? 인간씨는 지금 무슨 소리를 한거야?

 

마리사는 목구멍에서 억지로 목소리를 짜냈다.

 

 "무....무슨말을 하는 거제....인간씨....

인간씨는.....마리사 무리의....하나의 동료 ..."

 

 "거짓말, 했던고졔 !!!!"

 

마리쨔가 다시 소리치기 시작한다.

 

 "마리쨔들을 속이고 있었던고졔!!!!

 동료인 척하고 속이고 있었던고졔! ! ! !

 끔찍한고졔! ! ! 인간따윈 역시 믿으면 안되는 거였다졔! ! !

 마리쨔의 야생의 본능은 계속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졔! ! ! ! "

 

 "인간씨 ..."

 

마리사는 주륵주륵 눈물을 흘리면서, 슬-금 슬-금하고 인간씨에게 다가갔다.

 

 "아닌거제... 아까 말한게 거짓말인...거제......

인간씨는....마리사들을 속인게 아닌거제.....

뭔가 틀린거제.....마리사들을 먹으려한게 아닌거제......

거짓말이라고 말하는거제........"

 

마리사의 필사적 인 호소.

 

하지만 인간씨는 마리사도, 마리쨔도 완전히 무시했다.

 

 "내용은 ... 팥소다. 지금 와서는 절대 쉽게 구할 수 없는 것들이지. 그래서... 키워서...늘릴려고 생각했었다..."

 

 "인간...씨 ...? 그런 ......"

 

 "... 그렇군. 그리고 거기에 암매장에서 거래라도 하려고 했던걸까?"

 

 "에? 이걸? 먹는다고?! 정말?!"

 

마리쨔를 들고 있던 노란 천의 남자가 의아해하며 물었다.

 

 "이대로?! 징그러운디?!"

 

 "그 작은 것을 ...... 먹어봐라 ......"

 

 인간 씨는 괴로운듯한 기침을 하면서도 마리쨔를 가리켰다.

 

 "구우면 ... 라이터라도 가지고 있다면 구워봐라.

 ...구워서 먹어봐라... "

 

 인간 씨의 말에 남자들은 당황하면서도 시선을 주고받았다. 동시에 마리사와 마리쨔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무무무무무무무슨말을 하는고졔에에에에에에에에에!

마,마리쨔는 맛있지 않은고졔에에에에에에에에!!!!

 아빠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마리쨔를 도와죠오오오오오오오! ! ! ! "

 

 "아, 아가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안된다제에에!! 아가야를 먹으면 안되는거제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

 

마리사는 남자에게 매달렸다.

어떻게든 마리쨔를 구하기 위해 땋은 머리를 필사적으로 찰싹찰싹 두드렸다.

하지만 당연하게도 아무런 효과도 없었다. 그저 가볍게 걷어차이곤 끝났다.

 

"그럼 먹어볼까?"

 

"그럴까나"

 

그때부터 시간은 뚝뚝 끊어진 것처럼 흘러갔다.

 

뭔가를 꺼내드는 남자들.

 

그 뭔가에 쬐이는 마리쨔.

 

기절하다가 깨어다나가를 반복하며 고통 속에서 이 세상에 존재할 것 같지 않은 비명을 지르며 울부짖는 내 아이.

 

그렇게 맴돌기 시작하는 향긋한 냄새...

 

 

 

"... 정말이군.

 구우니까 맛있는 냄새가 난다"

 

노릇 노릇하게 구워지고, 하얗게 질린 눈을 한 마리쨔를 흔들며 노란 천 남자가 침을 흘리며 중얼거렸다.

 

"이건 좀처럼 참기 힘든데."

 

붉은 천의 남자도 동참했다.

 

"아가야! 아가야! 아가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안되는거제에에에에에에! 아가야를 먹으면 안되는거제에에에에에에!"

 

"시끄러! 어차피 이미 죽었어.

그리고 안심해. 이 녀석이 맛있으면 너도 맛있게 먹어주마."

 

"느힛?!"

 

노란 천 남자의 말에 마리사는 몸을 움찔거렸다.

 

아가야가 저 녀석들에게 먹혀버리면, 다음은 자신.

아가야처럼 고통받다가 절망 속에서 먹혀버리는 것이다.

 

 "느... 느기이 ......"

 

 상상만으로 공포에 질려 마리사는 꿈쩍도 할 수 없게 되버렸다.

 

눈물이 뺨을 타고 흘렀고, 시시가 새어 나왔다.

 

노란 천 남자는 낄낄 웃으며 마리사의 눈 앞에서 마리쨔를 양손으로 잡았다. 그리곤 좌우로 당겨 찢었다.

 

황금색 머리카락, 쫄깃쫄깃했던 피부, 부친인 마리사를 고스란히 닮은 모자씨가 찌직 소리를 내며 찢겨 나갔다.

 

마리사는 소리없는 비명을 질렀다.

 

"여기."

 

노란 천 남자가 두 동강된 마리쨔의 한쪽을 붉은 천 남자에게 건냈다.

 

그리고 남자들은 마리쨔의 몸을 각각의 입에 던져넣었다.

 

 "느가 ... 아 ......"

 

 남자들은 마리사의 눈에 슬로우 모션으로 보일 정도 천천히, 느긋하게 마리쨔를 씹고는 꿀꺽하고 삼켰다.

 

 "아 ...! 아 ... !!! 아가 ...... 아가야 ......아아 아아아 .........! ! ! ! ! "

 

마리쨔의 존재가 이 세상에서 사라졌다.

모자씨의 한 조각, 머리카락 한 올도 남지 않고 사라졌다.

 

 "그런 ... 그런 ... 그러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언........."

 

 자신이 죽일뻔 한적도 있었던 아이였다.

 

제멋대로였고, 쓸데없는 자신감만 있던 아이였다.

머리도 결코 좋다고 할 수도 없었다.

 

하지만 사랑했다.

진심으로 사랑한 내 자식이었다.

 

 "이거 맛있는데? 그치?"

 

 눈물을 흘리는 마리사에게 시선 하나 주지 않으며 노란 천 남자가 즐겁게 빨간 천 남자에게 말을 걸었다.

 

 "... 나에게는 너무 달아.

 하지만 우수한 식자재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거래에도 사용할 수 있을 것 같고.

...그러고보니 아까 이 녀석이 "늘릴려고 생각했다."라고 말하지 않았나?"

 

 붉은 천의 남자가 그렇게 말하며 이제는 그저 간신히 숨만 쉬고 있는 인간씨 앞에 앉아 얼굴을 들여다 보았다.

 

 "...... 저거 더 있지?

 아가야라고 한걸 보니 번식했다는 건데, 적어도 한쌍은 있겠군"

 

한쌍.

 

그 말을 듣는 순간, 눈물을 흘리고 있을뿐이었던 마리사의 머리칼이 곤두섰다.

 

뇌리에 레이무와 레이뮤의 모습이 떠올랐다.

 

 "...... 아 ...... 으으 ... 아 ..."

 

마리사는 인간씨를 기도하며 바라봤다.

 

부탁입니다. 뭐든지 하겠습니다.

마리사를 먹어도 괜찮습니다.

아가야처럼 구워 먹더라도 괜찮습니다.

아가야처럼 두동강 내어도 괜찮습니다.

 

그러니까, 그러니까 레이무와 무리에 대해서만은 아무말도 하지 말아주세요!

 

하지만 인간씨는 마리사에게 시선을 보내는 대신, 뭔가를 말하려는 듯 입을 달싹거렸다.

 

마리사의 눈앞이 캄캄해진다.

 

그 때였 다.

 

 노란 천의 남자가 비명 소리를 내며 바닥에 쓰러진 것이다.

 

 "우 ... 으아 ... 으구우 ...아파 ... 아파아아아아아아아아!!!"

 

 "...뭐야! 어떻게 된거야 ... !!"

 

 뭐라 추궁하려던 붉은 천 남자였지만, 이내 그 역시 쓰러졌다.

 

 "뭐 ... 뭐야 이건 ... 젠장 ... 배가 ... 배가아아 ......"

 

 "크아아아아아아아! 아파아아아아아아아아아!! 젠자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바닥에 구르며 고통스러워하는 두 남자.

 

무슨 일이 일어난지 이해할 수 없었기에 마리사는 멍하니 있었다.

 

그때 갑자기 인간씨가 요란한 웃음을 터뜨렸다.

웃을때마다 입에서 피를 쏟아냈지만, 그래도 정말 기쁜 듯 웃고 있었다.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바보들. 정말 바보다 ... 윳쿠리...만도 못하다...

 모르는 사람이...주는걸...받아 먹으면 안된다고 부모한테 배우지 않았...나...? "

 

 붉은 천의 남자가 인간을 노려보았다. 그는 널부러진 상태에서 덜덜 떨면서 손에 들고 있던 검은 무언가를 인간에게 겨누었다.

 

그 순간, 마리사는 순간적으로 돌진했다.

 전신의 힘을 담아 검은 것을 든 손에 전력 투구한다.

 

 검은 것은 남자의 손에서 튀어나가 아스팔트 위를 미끄러져갔다.

 

 "이 ...... !!!"

 

 붉은 천의 남자가 마리사를 노려봤다. 그 강렬한 시선에 마리사는 당황해 움찔했다.

 

 "... 잘 했어 ...... 마리사 ... 잘했어"

 

 "... 이새끼이이이이이! 잘도오오오 ......"

 

 노란 천의 남자가 얼굴에서 천을 벗으며 피거품을 입으로 뿜어내며 외쳤다.

 

 "뭘 먹인거냐아아아아아아아아아!!!!!"

 

 "...이 녀석들은.... 그 독 투성이가 된 그 지역에서 ......

수십 년 동안 사람이 들어갈 수 없었던 곳에서 ... 어떻게든... 어떻게든.... 살아남은거야 ......

오염된 공기를 마시고 ... 오염된 음식을 먹고 ...

그 붉은 비를 마시면서 ...... 계속 ......... 그게 무슨 의민지 알겠어? "

 

 붉은 천의 남자와 노란 천의 남자는 대답하지 않았다.

 여전히 독기 서린 눈으로 노려보고 있었지만, 더 이상 말할 경황이 없다는 것은 마리사조차도 알 수 있었다.

 

 

 "... 너희들은 ... 전후 태생으로 조금은 강할지도 모르지만 ....

 그래도 몇 년에 걸쳐 응축된 것을 ...... 체내에 쳐 넣는다면... 어떻게 될지 ...

 일단은... 독이라고는 생각했지만 ...... 기대 이상이었군 "

 

 

 남자들은 더 이상 인간 씨의 말을 듣고 않았다.

 고통 속에서 신음하며 피를 토하며 벅벅 땅을 긁고 있을 뿐이었다.

 

 

 

 

그렇게 절망적으로 날뛰던 두 사람은 거의 동시에 움직임을 멈췄다.

 

 

 

 

 

 

*

 

 

 

 

"인간 씨 ...이 인간 씨들은 죽어버린거제 ......?"

 

 "... 그래"

 

마리사의 물음에 인간 씨는 작은 목소리로 대답한다.

 

 "... 나도 곧 죽을거다 ..."

 

 "안되! 안된다제 인간 씨!

 지금 마리사가 낼름낼름 해주겠다제!

 그러면 나을 거라제! "

 

 인간 씨는 작게 웃는다.

 

 "아니, 무리 ...하지만 고맙다 ...

 네 아이의 일은 ...... 미안했다 ...... "

 

마리사는 덜덜 떨면서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가야의 일은 ... 마리사가 나쁜거였다제 ......"

 

 "그렇지 않다. 너는 좋은 아버지였다"

 

 "인간 씨 ... 하나 알고 싶은거제"

 

 "뭐야 ...?"

 

 "그 인간씨들은 ... 아가야를 먹어서 죽어버린거제?"

 

 "... 그래"

 

 인간 씨가 얼굴을 돌려 마리사를 보았다. 그리곤 마리사의 눈을 가만히 응시했다.

 

 "... 알았지? 방금의 것을 잘 기억해 둬라.

 잘하면 ...... 희생은 있어도 인간을 어떻게든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니까 ... "

 

마리사는 인간 씨의 무서운 분위기에 짖눌려 몸을 움츠렸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마리사는 인간씨의 눈을 응시하며 명확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다제 ... 기억하겠다제."

 

 "... 힘내라 ......

나는 이제 ... 더이상... 따라갈 수 없을테니 ...... "

 

 "인간 씨 ......"

 

마리사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 나왔다.

 

 "싫다제.

 함께 가고 싶다제.

 마리사가 모르는 것은 잔뜩, 잔뜩있는 거제.

 그러니까 여러가지를 잔뜩 알려줬으면 하는거제

 힘내라제. 힘내면, 아파아파도 나을거라제."

 

 "...... 말도 안되는 소리를."

 

 인간 씨는 그렇게 중얼거리며 웃었다. 인간씨는 웃으면서 포대기에 붙은 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냈다. 이전에 마리사가 건냈던 플랑의 경단이었다.

 

 "이거, 받았었지"

 

 어리둥절하는 마리사의 앞에서 인간씨는 곧 경단을 입에 밀어넣었다.

 

 "이,인간씨... ?! 그건 ..."

 

 "... 아아 ... 이거 맛있 ......"

 

 인간 씨는 다기 결렬하게 기침을 시작했다. 기침을 할때마다 입에서 콸콸하고 붉은 빛의 무언가가 넘쳐왔다.

 

마리사는 놀라면서 눈을 동그랗게 떴다.

 

"인간 씨! 입에서 뭔가가 나오고 있다제!"

 

 "아, 괜찮아, 이제 ... 고마워"

 

그것이 인간 씨의 마지막 말이었다.

 

 인간 씨는 말을 하자마자 신음과 함께 눈을 감았다.

 

그리곤 그 다음부터 꿈쩍도 움직이지 않았다. 마리사는 뭐라고 말을 해봤지만, 인간씨는 아무런 대답도 돌려주지 않았다.

 

 "느구 ... 느구우우우우우우우! 이거어어어어어어언......

인간씨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 ! ! "

 

마리사는 울었다.

 인간씨에게 기대어 엉엉 울었다.

 울고, 울고, 또 울어댔다.

 

얼마나 그렇게 있었을까.

 

 "...... 마리사"

 

파츄리의 목소리에 마리사는 눈물로 얼룩진 얼굴을 들어 올렸다.

 

어느새 파츄리를 선두에 근처에 무리 모두가 다가와 있었다.

 저물어가는 빛 사이로 전 윳은 기묘한 얼굴로 마리사와 인간씨를 가만히 응시하고 있었다.

 

 "... 무슨, 무슨일 있었던거냐구?

 인간 씨는 ...... 죽은거야? "

 

파츄리의 말에 마리사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무리에서 작은 소리가 새어 나왔다.

 

 "... 그래."

 

파츄리 슬프게 한숨을 쉬며 주위를 돌아 본다.

그리고 쓰러져있는 두 시체를 보았다.

 

 "다른 인간씨가 있었던거냐구.

 그럼 마리사, 이곳은 위험한 거 아닐까"

 

마리사는 크게 심호흡했다. 몇번이고 몇번이고 심호흡했다.

 

그리고 마리사는 단정하게 파츄리를 보았다.

 

 "......하지만 오늘은 늦은거제. 어디 갈 수는 없다제."

 

마리사는 땋은 머리로 눈물을 훔치곤 선언했다.

 

"오늘은 여기서 쿠-울 쿠-울하는거제!

 첸. 아무도 없다고 생각하지만, 혹시 모르니까, 거기 집 안을 수색해달라제"

 

 "... 느 ...? 아 ... 아, 알겠다구ー ー"

 

 근처의 참상에 어찌해야될지 머뭇거리던 첸이었지만, 마리사의 말에 정신을 차렸다.

그리곤 곧 마리사가 가르킨 문이 열려있던 한 채의 집에 들어갔다.

 

 "모두들 뭔가 먹을 수 있는 것을 찾는거제!

...파츄리... 챙길 수 있다면 인간씨의 짐 속에서 밥씨를 챙기는거제. 가지고 갈 수 있을만큼 가져가는거제."

 

 "아, 알았어"

 

 "아가야들은 ......"

 

마리사가 다른 지시를 내리려던 차에 레이뮤를 안은 레이무가 마리사의 앞에 나섰다.

 

 "마리사 ......"

 

 "무슨일이냐제, 레이무"

 

 "...마리사, 아가야는? 아까 뛰쳐 나갔었는데......"

 

그 순간 마리사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하지만 이내 표정을 되돌리며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

 

"...죽었다제."

 

"...어!? 어, 어째서어어어어어!"

 

 "어째서따윈 아무래도 좋은거제. 아가야는...죽은거제."

 

레이무는 마리사를 보았다. 그리곤 뭔가 말하려는 듯 입을 달싹달싹거렸다.

하지만 이내 마리사의 표정을 보곤 고개를 숙이곤 그 자리에서 조용히 울기 시작했다.

그 모습에 이마에 줄기를 기른 앨리스가 다가와, 뭐라 속삭이며 필사적으로 레이무를 위로하기 시작한다.

 

마리사는 입술을 잘근잘근 깨물며 그 자리에서 떠나 자신도 음식을 찾기 시작했다.

 

 지금은 레이무에게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저, 마리사 ... 잠깐 괜찮을까"

 

 이번에는 파츄리가 이동하려던 마리사에게 뭔가를 물어보려는 듯 쫓아왔다.

 

 "무슨일이냐제. 파츄리.

파츄리는 인간씨의 짐을 부탁했었다제."

 

마리사는 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그런 마리사의 태도에 파츄리는 조금 당황한 듯 했지만, 곧 자신도 마리사에 맞추어 걸으며 마리사의 옆에 다가갔다.

 

 "그건 걱정마. 하지만 내일 일에 대해 듣고 싶어서."

 

 "내일 ..."

 

 "오늘은 여기서 쿠-울 쿠-울해도 ...

 내일은 어떻게 하게? 잠시 여기에 있는거야? "

 

마리사는 겨우 저부를 멈춘다. 그리고 파츄리에게 던지듯 말했다.

 

 "평소처럼, 떠나는 거제. 그리고 도로를 찾는거제.

 계속 같은 곳에 머물러 있다간 언젠가 죽어버리는 거제."

 

 "어, 어, 하지만 ... 인간씨가 없다구?

 어느쪽으로 가야 될지 알고 있어? "

 

 "그건 모른다제. 하지만 우리가 온 쪽이 아닌 방향이면 좋은거제."

 

 "그건 너무 위험하잖아..."

 

 "위험하다고해도, 할 수 밖에 없는거제."

 

 "마리사 ... 그게 무슨 ..."

 

파츄리는 당황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않으며 멈춰 섰다.

몹시 불안한 모습의 파츄리을 그 자리에 남겨둔채, 마리사는 다시 저부를 앞으로 움직인다.

 

이렇게 멈춰 있어서는 안될 것이다.

 

 이 다음에 쉴 장소가 있는지조차 모른다.

어쩌면 며칠동안 아무일도, 식량도 물도 발견되지 않을지도 모른다.

최악의 경우, 포식종이나 입에 천을 두른 그런 인간을 마주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렇다고 멈출수는 없었다.

 

나아가야한다. 나아가고, 살아남고, 동료가 줄면 다시 늘리며 나아가야한다.

 

그렇게 나아가다 보면 ...

 

 

이 세상은 마리사들, 윳쿠리의 것이 된다.

 

마리사는 그렇게 작게 중얼거리며 더욱 힘차게 저부를 옮겼다.

 

 

 

 

 

 

 

 

 

 

 

 

 

 

 

 

 

 

 

 

 

  • ?
    감자맛고구마양당근 2019.03.14 15:32
    오...포스트 오포칼립스물이군요..독극물에 적응해서 살아남은 윳쿠리라니 ㄷㄷ 역시 생존만큼은 끈질겨!
  • ?
    ilil 2019.03.14 17:00
    와....설정도 맘에들고 번역도 굉장히 매끄러워요.. 간만에 장문작이라 만족하며봤어요ㅠㅠ 너무 감사합니다
    이렇게 무거운 소재 정말 좋아요..
    마리쨔 맘에안들었는데 어쨌든 그렇게 되는균요...
  • profile
    심심한인간 2019.03.14 17:44
    모래는 그렇다쳐도....붉은 비에서 이상한걸 느꼈지만...역시 그런거였나...
  • ?
    륭돵 2019.03.14 18:33
    윳포칼립스...
  • profile
    바이저와패치 2019.03.14 23:08
    후속편 있으려나...
  • ?
    세라폰 2019.03.15 00:39
    학대보다 일반 같지만 잘봤습니다
    윳쿠리와 아포칼립스가 이렇게 잘 어울리다니
  • profile
    다섯개 2019.03.15 01:45

    생각해보니 저도 그런 것 같아 일반으로 재분류했습니다

  • ?
    하올 2019.03.15 14:42

    명작이다...

  • ?
    얏얏 2019.03.15 18:14
    이런건또 처음보네요
    재밌게 잘봤어용!
  • ?
    느긋한날 2021.03.10 19:18
    흑흑 명작 인간쒸 살아있었으면 했지만 완벽한 결말이네 알고있어
  • ?
    J2yh 2021.12.03 08:13
    꿀잼!
  • ?
    시무라나무 2024.04.16 02:31
    이제 저 윳쿠리들이 몸첨부를 하면 제2의 인류 시작인가
  • ?
    alarm 2025.04.14 18:32
    좀비바이러스인가 했더니 핵전쟁이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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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4 일반 anko 9038 마리챠의 자랑인 보물 4 다섯개 2019.01.29 2093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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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쿠야상 호이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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