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선량한 무리가 사라진다

by 인오 posted Mar 02, 2019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대부분의 윳쿠리는 재해적인 생물로 지정되었다. 하지만 그 가운데서도 물론 개체차는 있으니 착한 윳쿠리도, 착한 윳쿠리의 무리도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런 선량한 윳쿠리조차, 윳쿠리라는 그 이유 하나 만으로 이상 끔찍히도 싫어하는 사람은 있기 마련이다. 머리만 통통 튀는 모습 자체가 너무 싫다든가 음식이 살아 움직이는 게 기분 나쁘다든가, 속앙금이 들어간 음식을 싫어한다든가....

 

 

[만쥬 따위가 사람마냥 자기들 학교에서 배우고 인정받아 거리를 활보하는 게 마음에 안 들어.]

 

 

거기다 이 마을의 윳쿠리 무리는 착하게 지내고 피해를 끼치지 않는다는 이유로 시청의 구제과는 움직일 생각도 하지 않았고 사람들도 윳쿠리를 싫은 눈으로 보는 이들을 오히려 이상하단 눈으로 보았다. 이런 이유로 윳쿠리를 싫어하는 이 아키는 친구와 함께 자신 마을의 윳쿠리를 말살할 계획을 세웠다.

 

아키는 친구와 함께 계획을 실행하기 전에 밑작업을 했다. 무리가 모여 사는 공원으로 이동해 마을에 사는 선량한 무리의 윳쿠리 중 우두머리가 아닌 가장 큰 개체 마리사를 노려,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팟 하고 빠르게 모자를 뺏었다. 순식간에 정체도 모를 것에게 목숨과 같은 머리장식을 뺏긴 마리사가 느느늣 하고 떨고 있었지만 그런 건 패스, 집으로 돌아간다. 이 마리사는 이후 헤매다 강에 빠져 스스로 증거를 없애 주었습니다. 미안 마리사야.

집으로 돌아온 아키는 가져온 마리사의 모자를 최대한 깨끗하게, 빡빡 씻었다. 모자 겉면은 물론 안쪽도 꼼꼼히. 아키는 깔끔하게 씻은 마리사의 모자를 머리에 뒤집어썼다. 사람 머리에 쓰기엔 조금 크지만 충분히 모자로 보였다. 모자의 확인이 끝나자 친구에게 전화를 건다.

 

 

[어, 어 준비 끝났어. 응, 지금 오면 돼. 어 그럼 거기서 보자.]

 

 

삑. 전화를 끊고 밖으로 나갈 채비를 한다. 한 손에 과자 한 봉지와 커다란 마리사의 모자를 들고, 집 밖으로 나간다. 조금만 걷자 곧 선량한 무리가 모여 사는 공원이 눈에 띈다. 공원 입구에 아키의 친구가 서 있다. 둘은 짧고 반가운 인사를 나누고 아키가 친구에게 세탁한 마리사의 모자를 건넨다.

 

 

[오, 잘 구했네. 사람한테 맞는 정도가 아니라 오히려 클 것 같은데?]

 

 

친구가 곧바로 모자를 쓴다. 모자를 쓴 채로 시험삼아 윳쿠리 무리 사이로 가보니, 평소 같으면 살갑게 [안녕하세요, 인간씨!!] 라던가 [알고 있다구!! 인간씨는 친절하단 걸 알고 있다구!!] 하는 귀여운 소리가 들렸을 텐데 아무 소리도 나지 않는다. 그냥 같은 윳쿠리 보듯이 아무렇지 않게 스쳐지나간다. 윳쿠리 무리 사이를 한번 슥 둘러온 아키의 친구는 성공이란 듯이 엄지를 들어 보였다.

 

 

[좋아, 제대로 동족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 성공이다.]

[그럼 지금 당장 고?]

 

 

아키와 친구는 윳쿠리 무리의 앞으로 들키지 않게 걸어갔다. 둘이서 계획한 건 바로 이것. 눈짓을 주고받은 후 친구는 바로 계획을 실행했다.

 

 

[인간!! 마리사에게 당장 그 달콤-달콤을 내놓는다제!!]

 

 

윳쿠리 마리사가 말한 게 아니다. 아키의 친구가 큰 소리로 공원이 떠나가라 외쳤다. 목소리가 공원에 울려퍼지자 무슨 일인가 하고 윳쿠리들이 모여 왔다. 특히 인간과 관련된 일이란 걸 알자 나름 체계적인 이 무리에서 중책을 맡고 있는 윳쿠리들도 서둘러 소리가 난 곳으로 달려왔다. 윳쿠리가 웬만큼 모여 [인간이라제..] [저 마리사 미친거냐구..] 등 떠들고 있는 걸 본 아키는 바로 다음 단계를 진행했다. 자신이 아는 최대한 건방진 포즈를 잡고, 이쪽도 크게 외친다.

 

 

[웃기지 마. 윳쿠리.! 너한테 달콤달콤을 내놓을 수야 없지.]

 

 

다만 어색했다. 미치도록 어색했다. 하지만 다행히도 단순한 윳쿠리들은 이 정도의 연기에도 잘 속아넘어가 주는 모양이다.

 

 

[그렇다면, 힘으로 뺏는거라제!!]

 

 

그에 비해 친구가 다시 외치는 말은 윳쿠리 말투를 넣었음에도 자연스러웠다. 이제 다시 아키가 외칠 차례. 아키는 눈치를 보다 슬쩍 소매 안쪽에서 종이를 꺼내고는 그걸 보면서 대사를 쳤다.

 

 

[윳쿠리 주제에 할 수 있겠냐.! 인간에게 대들면 어떻게 되는지 보여주지.!]

 

 

아키의 말이 끝나자 근처 윳쿠리들이 마리사의 모자를 쓴 친구의 주위를 둘러사고 웅성댔다.

 

 

[마리사, 왜 그러냐구. 이런 윳이 아니었잖냐구!!]

 

 

아마도 이 마리사를 아는 윳인 듯 했다. 이 모자의 원 주윳은 아마 지금쯤 어딘가를 아직도 헤매고 있겠지. 모자 찾으면서. 아닐수도 있고... 뭐 죽기야 했을라고..

 

친구는 이 모자의 주윳을 아는 듯한 윳쿠리들을 헹 하고 무시했다. 그런 마리사의 반응을 본 윳쿠리들은 없는 발을 동동 구르듯 했다. 선량한 무리답게 무리의 존속도 걱정하지만 함부로 인간에게 나대는 마리사의 안위도 걱정해주는 착한 반응을 보인다.

 

 

[마리사. 경고한다제. 당장 이리 들어오라제. 인간씨에게 사과를 드리고 오는거라제!!]

[마리사 부탁한다구요... 빨리 그만두고 오라구요...!!]

 

 

느읏느읏 무큐무큐 시끄러운 윳쿠리들을 뒤로 하고 아키의 친구, 윳쿠리 눈에 비치기에 마리사는 아키를 보고 섰다. 다음 대사를 치면서.

 

 

[말로 끝나지 않는다제, 오지 않는다면 이쪽에서 선공이라제!!]

 

 

그 말이 끝나자마자 친구가 아키에게 주먹을 뻗었다. 아키는 천천히 닿는다고 해도 될 친구의 주먹을 피하는 척 하다 슬쩍 얼굴에 맞곤 크게 휘청거렸다. 둘러싼 윳쿠리들이 크게 동요하는 게 느껴지자 친구는 곧바로 다음으로 윳쿠리들의 대표 공격 방법인 몸통박치기로 가볍게 아키에게 부딪혀 왔다. 아키는 그 작은 동작을 맞고서 갸아악 하는 어색한 비명과 함께 잔디밭에 살포시 주저앉았다. 그러자 윳쿠리들이 눈에 띄게 동요하는 게 눈에 보였다.

 

 

[설마, 진짜 영윳의 등장이냐구...]

[그럴리 없다구요, 인간은 이길수 없다고 분명...]

[하지만 저걸 보라제, 이기고 있다제...]

 

 

선량한 윳쿠리의 무리답게, 이런 일이 있어도 동조해서 아키를 친다거나 욕한다거나 하는 개체는 없었다. 하지만 인간에 대한 인식이 확연하게 바뀌는 것은 느껴졌다.

 

친구의 공격은 계속 이어졌다. 몸으로 부드럽게 밀치고, 나비가 더 빠를 정도로 주먹을 지르고 아키는 그럴 때마다 착실하게 당하는 척을 했다.

 

 

[어떻냐제, 인간!! 지금이라도 포기한다면 과자를 내놓고 꺼지는 것으로 봐주는 거라제!!]

[크윽, 어찌 이런 강한 윳쿠리가!! 아, 알겠습니다 마리사님!! 여기 과자를 드십시오!!]

 

 

아키는 과자를 친구에게 내놓고 쌩 도망갔다. 마리사..의 모자를 쓴 친구는 과자 봉지를 들고서 엣헴 하고 외쳤다.

 

 

[모두들, 아직도 인간이 무섭냐제!! 보라제, 마리사가 인간을 이긴거라제!!]

 

 

친구는 과자를 하나하나 윳쿠리들에게 나눠주었다. ‘인간이 주어서 입이 높아질 만한 건 먹지 않는 주의’인 윳쿠리들이라 망설였으나 상대적으로 참을성이 부족한 한 꼬마 마리샤가 과자를 삼키고 행뽁-!!!을 외치자 어른 윳들도 과자를 집어먹고 마찬가지로 행복의 소리를 내질렀다. 곧 친구에게 더 달라는 듯이 매달려왔고 친구는 여전히 마리사의 모자를 쓴 채로 우쭐거리며 과자를 모두 나눠주었다. 과자를 잔뜩 나눠주고 친구는 윳쿠리들에게 말했다.

 

 

[마리사가 방금 인간을 이긴 걸 못 본 윳 있냐제? 알겠다시피, 마리사는 희대의 영윳으로서 이 세상에 내려오게 된 거라제!! 언제까지 인간을 눈치를 살필 거냐제!! 마리사와 함께 인간을 이기고 세상을 얻는 거제!!!]

 

 

친구의 말에 반대하는 윳쿠리는, 일단 그 자리에서는 없었다. 사람이 없는 한적한 공원에 윳쿠리들의 함성이 울려퍼졌다. 그 함서을 들으며 친구는 먹혔다는 듯이 씩 웃고 아키에게 몰래 연락을 했다. 계획 1번, 성공.

 

친구의 연락을 받은 아키는 다음 계획을 준비했다. 방금 입었던 옷을 갈아입고, 처음 보는 모자를 쓴 채로 다시 밖으로 나갔다. 방금 전의 그 공원으로.

 

그 사이에 친구는 윳쿠리들과 대화를 계속했다. 최대한 시선을 낮추기 위해 쭈그려 앉아서, 윳쿠리들을 선동하는 데 몰두한다. 무리의 중책 윳이나 방금 전 싸움을 보지 못한 윳쿠리들은 오히려 인간을 이기자고 하는 윳쿠리들을 미친 취급했지만, 약간 남은 과자를 나눠주고 순진한 윳들의 증언으로 곧 설득되어버렸다. 그때부터는 일사천리. 친구의 지휘에 따라 선량했던 윳쿠리들은 게스짓에 조금씩 손을 대기 시작했다.

 

 

[보라제, 이렇게 하는 거라제.]

 

 

친구는 윳쿠리들을 다수 이끌고 한 골목의 슈퍼로 갔다. 윳쿠리들을 좀 떨어진 곳에서 기다리라고 하고 혼자 슈퍼로 들어갔다. 들어가서는 수상하게 보이지 않도록 마리사의 모자를 벗고, 평범하게 과자를 몇 봉지 사서 다시 모자를 쓰고 밖으로 나왔다. 아무것도 모르는 윳쿠리들에게는 영윳 마리사가 슈퍼에서 인간을 제제!! 하고 과자를 빼앗아온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 친구가 가져온 과자를 윳쿠리들에게 나눠주자, 자신감을 얻은 윳쿠리들은 곧 우루루 슈퍼로 뛰어들어갔고, 슈퍼의 직원이 갑작스러운 윳쿠리들의 변모에 당황하는 사이 응응을 싸지르고 과자를 잔뜩 가지고 나와 무리로 돌아갔다. 한번 성공을 하고 나자 그 다음부터는 쉬웠다. 곧 무리에는 선량한 윳쿠리는 거의 남아있지 않고, 대부분이 손댈 수 없이 자신감과 나쁜 짓으로 가득 찬 게스로 변해버렸다.

 

그 후에도 공원에 순수하게 놀러 온 아이를 공격해 울며 돌아가게 한다거나, 아무 곳에나 응응을 싸지르고 공원의 경관을 망치는 등 얼굴을 찌푸리게 하는 행동을 이어나갔다. 물론 친구는 다른 사람에게 들키지 않도록 앞장서서 게스짓을 하는 일 따위는 하지 않았다. 한 번 시범을 보인 것 만으로 (그것도 그냥 합법적으로 과자 산 거) 다른 윳쿠리들이 오히려 더 나서서 했기 때문에, 친구의 고생은 크지 않았다.

 

둘의 계획대로, 윳쿠리들은 차근차근 인간에게 미움을 받아가고 있었다. 윳쿠리들이 게스짓을 하는 데 익숙해지고 더 이상 선량한 행동이 잘 보이지 않는 걸 보자, 일의 처음부터 공원의 벤치에 앉아있던 아키가 친구에게 눈짓을 했다. 친구는 고개를 작게 끄덕이고 바로 윳쿠리 무리로 직행해 계획 2를 실행했다. 무리 중 게스짓에 특히 적극적이던 마리사를 찾아, 일부러 건방진 말투로 시비를 건 것이다. 큼큼.

 

 

[거기 마리사, 잠깐 서보라제. 인간을 이긴 이 마리사님이 할 말이 있는 거라제!!]

[뭐냐제, 마리사.]

 

 

친구가 상당히 거만한 말투를 썼음에도 마리사는 그렇게 동요하지 않았다. 아무래도 원판은 선량한 윳쿠리였던 데다, 이 마리사가 인간을 이긴 전적이 있으니 함부로 대하지 못하는 듯 했다. 여기서 곱게 끝나면 계획을 성공시킬 수 없으므로 친구는 죄없는 마리사에게 계속 시비를 털었다. 무리의 윳쿠리가 모두 모일 정도로 아주 큰 소리로. 곧 친구의 계획대로 무리의 대부분의 윳쿠리가 모여 나와 친구와 마리사의 싸움(아마도)을 지켜보기 시작했다.

 

 

[마리사가 요즘 하는 행동을 본 거라제. 너무 막나가는 거 아니냐제? 몸 사리고 다니는 게 좋을거라제.]

 

 

경고조로 하는 말투에도 마리사는 잠자코 있었지만 슬쩍 보기에도 짜증이 나는 게 보이는 듯 했다. 친구는 그런 마리사의 반응을 보고 더욱 입을 거칠게 놀렸다. 윳쿠리계의 수치라느니, 인간을 이긴 이 마리사님의 저부 끄트머리에도 겨우 미치지 못한다느니, 어쩌구 저쩌구... 한참 이어졌다. 경이로운 인내심으로 참고 듣는 마리사. 하지만 친구는 멈추지 않았다.

 

 

[계속 그렇게 나댈 거면, 마리사님의 응응을 먹고 노예로서 살아가는 것도 좋다제? 아니라면- ]

[더...더는 못참는다제-!!!]

 

 

드디어 말을 듣던 마리사가 폭발했다. 동그란 몸을 쭉 구부리더니, 몸통박치기를, 팟!! 친구에게 직격했다. 친구는 그 (자기 딴에는) 빠르고 강력한 동작을 재빨리 회피했다. 그리고선 마치 겨우 피했다는 듯이,

 

 

[제법이라제, 마리사!! 하지만 이 마리사님에게는-]

[시끄러운 거라제!!]

 

 

정해진 대사를 치던 친구에게 마리사가 다시 한 번 회심의 일격을 가했다. 이번 공격은 피하지 않고, 그대로 퍽 하고 맞은 친구는 눈에 띄게 어색할 만큼 크게 휘청댔다. 휘청댄 후에는, 분하다는 듯이 이쪽에서 분노의 일격!! 하지만 지나가는 저 굼벵이가 더 빠를 듯한 그 몸통 박치기는 마리사에게 너무 쉽게 회피되어버렸다.

 

 

[마리사님의 일격을 피하다니 제법이라제-]

[그런 말 할 여유는 없을 거라제!!]

 

 

친구가 말하지 않아도 될 대사를 내놓는 동안 다시 한 번 공격을 가하는 마리사. 친구는 슬쩍 기회를 보다 마리사의 일격을 정확히 맞고 퍽- 하고 바닥에 쓰러졌다. 크윽-강하다제- 하는 전형적인 대사를 뱉으면서. 마리사는 이때가 기회라는 듯이 넘어진 친구의 위로 올라타 몇 번이고 뿅뿅 뛰었다. 마리사에게 몇 번 밟힌 친구는 슬슬 됐다고 생각했는지 바닥에 푹 쓰러졌다. 윳쿠리만 아니면 연기라고 알아챌 만한 대사를 하면서.

 

 

[강한 마리사라제... 인간을 이긴 마리사지만 더 강한 건 저 마리사였던 거라제...분하다제...]

 

 

친구는 모든 윳쿠리가 확실히 볼 수 있도록, 바닥에 고개를 푹 처박았다. 마리사가 졌다제... 하는 소리를 중얼거리면서. 패배 선언의 목소리는 덜덜 떨리고 있었지만, 바닥을 향하고 있는 얼굴의 표정은 완전 무표정이었다. 이걸로 계획 2 완료. 친구의 역할은 거의 끝났다.

 

(비록 짜고 친 고스톱이지만) 친구를 무너뜨린 마리사는 인간을 이긴 마리사보다도 자신이 강하다는 생각에 도야가오를 하며 우레시시를 지렸다. 물론 다른 많은 윳쿠리들도 그 마리사의 활약상(아마도)을 봤기에 이 마리사가 이제 최강의 영윳-!! 이라는 사실은 기정사실화 되었다.

윳쿠리들 사이 웅성거림이 퍼졌다.

 

 

[저 마리사, 뭐인 거냐제.... 인간을 이긴 마리사를 이긴 거라면, 인간보다도 이 무리의 누구보다도 저 마리사가 강한거라제....]

[그런거라구... 정말이지...존경스럽다굿..(두근)]

 

 

윳쿠리 무리는 마리사를 거의 존경어린 눈으로 바라보았고, 처음부터 게스의 기질이 약간이나마 숨어 있던 마리사는 이 일을 기점으로 자신감을 완전히 얻어 진정한 게스가 되어갔다.

 

무리의 선망의 시선을 받던 마리사가 외쳤다.

 

 

[늣-헴!! 들으라제!! 듣는거라제!! 이 마리사가!! 누구보다도 강한 준속!!의 이 마리사가 이제부터, 인간을 소탕하는 거라제!! 그리고서!!]

[기다리라구요, 무큐!!]

 

 

갑자기 처음 듣는 파츄리의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장내가 순식간에 조용해진다. 떠들고 있던 윳쿠리 무리도, 방금 전 자신감에 가득 찬 훌륭한 게스 마리사의 소리도.

 

 

[대, 대장...인 거라제..?]

 

 

그 파츄리는 이 무리의 우두머리였다. 보통 때는 숨어서 절대 나오지 않아 보이지 않았고, 이 무리가 선량하게 된 주 원인이기도 하고, 그 자체로 아주 똑똑한 파츄리였다. 저 멀리 벤치에 앉아있던 아키가 조용히 일어섰다. 친구가 혼신의 열연을 펼치면서 이 사단을 낸 건 바로 이게 목적이었다. 파츄리는 아마도 이 사태를 해결하러 숨어 있던 곳에서 나온 거겠지. 아키는 파츄리에게 모두가 정신 팔린 사이 조용히 무리의 뒤로 다가가 소리쳤다.

 

 

[아앗- 저기 마켓에 갑자기 달콤달콤이!!!]

[[[[[느늣--????]]]]]

 

 

파츄리를 제외한 거의 모든 윳쿠리가 깜짝 놀라 마켓 쪽을 바라봤다. 아키는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휙!! 하고 우두머리 파츄리의 모자를 빼앗았다. 제아무리 똑똑한 파츄리라고는 해도 몸은 병약했고, 파츄리가 아니라 하더라도 인간을 이길 수는 없어 무력하게 모자를 뺏겼다. 무큐- 하는 작은 소리를 내고 파츄리는 입이 막힌 채로 멀리 던져졌다.

 

마켓에 아무것도 없단 걸 확인한 윳쿠리들이 다시 시선을 돌렸으 때 그곳에는 뭔가 바뀐 듯한 우두머리가 있었다. 파츄리의 모자를 쓴 아키. 하지만 이상함까지는 느껴도 그게 사람이라고는 절대 깨닫지 못한 윳쿠리들. 친구가 아키에게 눈짓을 주고, 계획 3이 시작되었다.

 

 

[이게 무슨 소란이냐구요, 무큐.]

 

 

우선은 하던 일 마무리. 아키는 아무렇지 않다는 듯이 파츄리의 말투를 써가며 무리에게 말을 걸었다. 어느 윳 하나 이상함을 눈치채지 못한 채 아키를 우두머리 파츄리로 인식했다. 그 중 한 레이뮤가 앞으로 나와 떠들기 시작했다. 아마 말로만 듣던 그 파츄리를 처음 본 신기함도 있었을 것이다.

 

 

[이찌, 이찌!! 져기 져 몃찐 마리샤가 인갼을 이굤떤 마리쨔를 이긴 껴랴뀨!!! 떄땬하쥐!! 꾸리구, 구리구 이졔부텨 인갼을 묘-듀 이기구!! 최상냑원-을 갸지려 갸는겨랴-으븁-]

 

 

레이뮤의 부모가 다급하게 레이뮤의 입을 잡아 끌고 갔다. 레이뮤 말 자체는 틀린 게 없었지만 무리의 모두의 시선이 모인 자리에서 쫑알대자 왜인지 파츄리의 시선이 싸늘해졌기 때문이다. 사실은 아키인 파츄리는 어차피 이 사태를 처음부터 봤으므로 바로 해결하기로 했다.

 

 

[무큐 이해했다구요. 그러니까 요지는...] 이제는 게스가 된 마리사를 바라보며 말한다.

[그래!! 인간을 제제-하는 거라제!! 문제없다제, 마리사는 자신있는거라제!! 제아무리 대장이라도 막을수 없다-]

[막지 않아요 무큐-]

[느는???]

 

 

아키는 속으로 미소를 지으며 계속 윳쿠리들을 부추겼다. 지금껏 인간을 조심하고 위로 보라고 하기는 했지만 그건 우리가 인간보다 약했을 때의 이야기이다. 사실은 나도 인간들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오히려 환영이다!! 이제라도 영윳!! 이 나타났으니 인간을 제제하는 데 누구보다 앞장설 것을 나도 동의하는 바이다!!

 

아키가 한창 파츄리의 탈을 쓰고 연설할 때, 누군가 바짓자락을 잡아당겼다. 응? 하고 내려다보니 친구다.

 

 

[(계획...)] 친구가 원망스런 눈으로 올려다본다.

[(헉, 까먹었다...미안..)]

 

 

선동에 너무 몰두한 나머지 친구를 잊고 있었다.

 

 

[그, 그리고 거기 꼴사납게 져버린 인간을 이겼던 마리사는, 당장 추방이라구요 무큐.]

[분하다제-!!]

 

 

아키의 말이 끝나자 마자 친구는 그 상태로 떨어지지 않도록 모자를 붙잡은 채 슬금슬금 기어 공원 밖으로 도망쳤다. [마리사는 이제 졌으니, 살 수 없다제- 도망친다제 -] 하고 도망의 선언을 하면서. 주위의 윳쿠리들은 그 윳쿠리가 인간을 무찔러 선망의 눈빛은 보냈던 것은 잊은 지 오래인 듯 꼴좋다구-!! 추하다구요!! 등의 매도나 하고 앉았다. 덕분에 친구는 아무 걱정 없이 슬금슬금 공원 밖까지 벗어나, 지겹고 지겹던 마리사의 모자를 벗어 팽개쳐버릴 수 있었다.

 

친구의 모습이 공원 밖으로 사라지자 아키가 하던 말을 마무리했다.

 

 

[그래서, 내가 하려던 말은. 인간을 하루빨리 무찌르러 가자는 거라구요!! 마리사, 당신이 앞장서도록 해요 무큐!!!]

[알겠습니다제 대장-!!!]

 

 

파츄리의 말을 들은 윳쿠리들의 환호성이 메아리쳤다. 특히 게스 마리사의 사기는 하늘을 찔렀다. 게스 마리사는 따르는 윳쿠리들, 사실상 중책을 비롯한 무리의 전윳을 이끌고 게스짓을 하러 떠났다. 파츄리의 탈을 쓴 아키는 슬쩍 뒤로 빠져 모자를 벗고는 친구가 기다릴 집으로 사라졌다. 원래부터 파츄리는 무리의 누구에게도 들키지 않을 정도로 숨어 살았으니 무리의 그 누구도 갑자기 없어진 파츄리를 찾지 않았다.

 

이렇게 계획 3 완료, 이제는 기다릴 일 밖에 없다...

 

.

.

.

 

그 일이 있고부터 1주일 후. 그 마을에 더 이상 선량한 무리는 없었다. 어디에나 있을 법한 게스들이 모인 무리, 그 이상이면 이상이었지 절대 그 이하는 아니었다. 악랄한 게스 마리사를 중심을 한 게스 무리는 친구에게 배운 걸 잊지 않고 꼭 무리를 지어 한꺼번에 습격했다. 마트를 털 때도 한꺼번에 지저분한 들윳이 우르르 들어오면 사람들은 전혀 대처하지 못하고, 그렇게 대형 게스짓이 성공할 때 마다 무리의 자신감은 레벨업했다.

 

마트를 털고, 도둑질을 하고, 공원에 놀러오는 사람들을 습격했다. 그리고 대부분은 어마어마한 수의 윳쿠리에게 당하지 못하고 착했던 윳쿠리에게 폭력을 행사할 수 없던 마음 약한 사람들이 도망가는 것으로 윳쿠리에게 자신감을 심어주었다. 그렇게 게스짓을 하면 할수록 윳쿠리를 보는 사람들의 눈은 바뀌었다. 다른 마을의 사람들이 윳쿠리를 보는 눈과 같이. 이제 더 이상 윳쿠리를 귀여운 친구로 인식하는 사람은 없었다. 해충을 보는 눈으로 바뀌어갔다. 급기야 민원신고도 들어오기 시작했다. 이쯤 되면, 결국 누군가가 움직일 수 밖에 없다.

 

 

[알려드립니다, 최근 마을의 윳쿠리로 인한 피해가 심각한 바 저희 시는 어쩔 수 없이 윳쿠리의 구제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금일 오후 8시부터 구제가 시작되오니 가급적 밖으로 나오지 말아주시고...]

 

 

안내방송을 듣던 아키가 미소지었다. 성공이다. 내 손에 팥소를 묻히지 않고 무리 하나를 작살냈다. 계획 완료!! 아키도, 마찬가지로 윳쿠리를 싫어해서 아키를 도와준 그 친구도 미소지었다. 선량하긴 물론 선량하지만 윳쿠리의 최대 약점인 팥소뇌를 극복하지 못한 점을 이용해 자멸을 노린 몰살법이었다.

 

그날 저녁은 자신감에 가득 차 있는 윳쿠리의 비명이 대량으로 들렸다. 아키는 방의 창문에서 밖을 내다보았다. 사람 머리통같이 생긴 먹을 것이 통통 도망가는 게 보기 유쾌하지 않았고 비명이 석연찮았지만 내일부턴 저것들을 보지 않고 살 수 있다는 것에 감사했다. 이상 대인 공포증이 있어 사람 얼굴을 마주보는 게 힘들었던 아키가 조금이라도 보는 얼굴을 줄이기 위해 고안한 내용이다.

 

 

---------

 

 

마무리에서 모르겟다 식이 됐다 머 알게머람

컴으로 써서 폰으로 봤을때 좀 답답할수도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