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겁하다제! 피하지 말라제!"
마리사가 절규하며 외쳤다.
"알았어 알았어. 그럼 진짜로 안 피할게."
"느푸풋! 각오하라제!"
간단한 대답에도 금방 기운을 차리고 덤벼오는 마리사였다. 나는 이번에도 피할까 생각해보았지만, 이번만큼은 약속을 지키기로했다. 나는 대신 발을 살짝 들어올린다음,
뻐어어억
걷어찼다
"...!"
고등학교를 종업한 이후로 축구 비슷한 것을 해본 기억이 없지만, 그때의 기억을 되살릴 만큼 장렬한 걷어차기였다. 물론 아까전에도 마리사를 걷어차기는 했지만, 그것과 비교하면 실례일 정도의 세기였다. 마리사는 상투적인 대사는 물론이고 비명조차 지르지 못한채 그대로 날아갔다.
퍽!
"어이쿠."
나는 순간 당황했지만, 이내 의외로 윳쿠리라는 것은 약한듯 하면서도 생각보다 튼튼하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다. 이정도 세기라면 응당 차는 순간 터질법도 했지만, 마리사는 용케 형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나는 천천히 마리사에게 다가갔다.
"아뺘야!"
"마리사!"
"아뿌따졔에에에!"
뒤에서 윳쿠리들이 뭐라뭐라 소리치는 것이 들려왔다. 솔직히 이제 이 패턴을 질린 상황이었기에 나는 상황을 조금 바꿔보기로 했다.
"어이쿠."
다만 나는 일단 약간의 준비물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꺠달았다. 가까이서 본 마리사의 상태가 생각보다 심각했더 탓이었다. 그럭저럭 형태를 유지하고 있는 줄 알았는데, 과연 내 걷어차기를 완벽하게 견디기는 무리였던 듯 싶었다. 얼굴 한가운데가 푹 파여있었고, 등쪽의 피부가 조금 갈라져 있었으며, 엉덩이나 입에서 팥소가 비어져나오고 있었다. 나는 냉장고에 있던 음료수를 떠올리며 잠시 부엌으로 향했다.
"늣! 똥인간이 다시 왔다꾸!"
"느으으으으! 똥인간! 레이무를 당장 풀어주라구! 그리고 달콤달콤을 가져오라구!!"
돌아오자마자 윳쿠리들이 나를 반겨주었다. 그 사이 용케도 아이 마리사의 이마에 박힌 가지를 빼내는 등의 일을 하고 있었던 듯했다. 물론 내게 있어서는 그다지 중요한 일이 아니었다.
나는 우선 아직까지도 정신을 못차리고 죽어가는 마리사를 보았다. 용케도 지금까지 덤비던 그 끈질김은 어디가고 이제 거의 생사의 경계에 서 있는 듯 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나는 가져온 오렌지 쥬스를 살짝 마리사에게 뿌렸다.
"오!"
과연 신비의 생물 윳쿠리다웠다. 오렌지쥬스가 닿자, 마리사의 상태가 눈에 띄게 호전되기 시작했다. 푹 패인 얼굴이 조금씩 올라오기 시작했고, 갈리진 피부가 아물기 시작했다. 당장 정신을 차리는 것까지는 무리인것 같았지만, 하여튼 순식간에 상태가 호전되기 시작했다.
나는 마리사를 꺠우고 다시 2차전을 시작할까 고민해보았다. 하지만 생각해보니 그다지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나는 잠시 고민하다가 수조에서 아직까지도 시끄럽게 떠드는 윳쿠리들을 보았다.
"일단은 힘의 차이부터 가르쳐줘야되나."
약한 생명체를 괴롭히는 취향따위는 없었다. 그리고 물리적인 힘을 남에게 과시하는 치기어린 나이도 아니었다. 하지만 그렇게 힘의 차이를 알려주지 않으면 저녀석들이 계속해서 떠들것 같았다. 아니, 분명 계속해서 시끄럽게 소음을 만들 것이 분명했다. 비록 이웃이라던가 윗층이라던가 하는 것이 없는. 그런 외딴 집이기는 했지만, 이런식으로 계속해서 떠들면 곤란했다. 일단 다른건 다 제쳐두고 내 귀에 거슬렸다.
"웃차."
나는 일단 오렌지 주스 범벅이 된 마리사를 들어올렸다. 마리사는 오렌지 쥬스때문에 더 질척해져있었다. 그렇기에 촉감은 아까보다도 더 기분나쁘게 되어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손을 안대로 들어올릴 수는 없었다. 나는 그렇게 마리사를 들고 걸음을 옮겨 수조 앞에 던졌다.
"...늣!"
마리사는 던진 충격에 꺴는지, 천천히 꿈틀거리며 일어났다.
"느으...?"
"마리사!"
"아뺘야!"
"늣!"
수조 안에서 윳쿠리들이 마리사를 보며 소리쳤다. 그 소리에 마리사는 이내 정신을 차리곤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리고 이내 수조쪽을 본 마리사는 뭐라고 말하려했다.
물론 나는 마리사가 제멋대로 행동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뻑!
"느갹!"
그대로 내 주먹이 마리사의 뒷통수에 꽂혔다.
"아푸다제에에에에!"
마리사가 비명을 질렀다. 나는 다시 주먹을 마리사의 얼굴에 꽂아넣었다.
"닥쳐!"
뻐억!"
좋은 감촉은 아니었지만, 좋은 타격감이 주먹 너머로 느껴졌다.
"늣!"
마리사의 얼굴이 패였다가 꾸물꾸물 원래대로 돌아왔다.
"마리사! 뭐하는 거냐구!"
수조에서 레이무가 당황하며 소리쳤다.
"아뺘야! 똥인간을 어서 제제하라꾸!"
안타깝게도 이 일련의 폭행을 보면서도 힘의 격차를 알아차리지 못하는 윳쿠리들이었다. 물론 나 역시 이들이 당장 힘의 격차를 깨닫길 기대하지는 않았다. 그런 머리가 있었으면 인간의 집에 들어와 집선언을 할 일도 없었을 것이었다.
물론 마리사 역시 그다지 똑똑하지는 못했다.
"느아아아아! 무슨짓이냐제에에에에! 아푸다제에에에에!"
"닥치라고 했지?"
뻐억!
"느갹!"
소리지르는 마리사의 안면에 다시 주먹을 냅다 꽂았다.
"느아아아아! 제제해버리게따제에에에!"
"조용히해!"
뻐억!
"늑!"
주먹에 맞아 마리사가 몇바퀴 굴렀다. 마리사는 뭐라고 소리지르려했다. 하지만 아까와는 달리 마리사가 제멋대로 하는 것을 보고만 있지 않을 예정이었다. 나는 뭐라고 소리지르려던 마리사의 머리를 그대로 내려쳤다.
퍽!
"제제해봐."
"늣!"
퍼억!
"제재해보라고."
"느약!"
"마리사 뭐하는거야! 어서 똥인간을 울퉁불퉁하게..."
뻐억!
레이무의 외침에 조금 더 세게 마리사를 후려쳤다. 물론 이쯤되면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대강을 팥소뇌로도 알 수 있을 것이 분명했다. 레이무를 비롯한 윳쿠리들의 목소리가 서서히 잦아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렇게 조용해졌다고 마리사를 때리는 것을 그만둘 예정을 없었다.
뻑!
"이...이제...마리사가 진걸...로..."
뻐억!
"말하지 말라고."
"느아아아! 이데 디러! 딥에 도라..."
퍽!
"닥치라고 햇지?"
"늣...! 늣...!"
"후."
이제야 간신히 조용해진 집이었다. 마리사는 잔뜩 울퉁불퉁해진 모양으로 끙끙대고 있었고, 다른 윳쿠리들 역시 숨죽인채 이쪽을 보고 있었다.
"자, 마리사."
"...늣! 네...네..!"
마리사가 잔뜩 겁먹은채로 대답했다. 드디어 제법 공손해진 모습이었기에 나는 만족했다. 나는 몸을 살짝 낮추고 마리사에게 물었다.
"자, 너가 왜 맞는지 알겠니?"
"늣?"
갑작스러운 질문에 마리사는 당황한 기색을 보였다. 나는 정신적 한숨을 쉬었다. 하기야 그걸 알았다면 우리 집에 쳐들오지도 않았겟지. 나는 질문을 조금 바꾸기로 했다.
"야."
"늣!"
"여기는 누구집?"
"마,마리사의 유꾸..."
뻐억!
나는 그대로 마리사의 머리를 갈겼다. 마리사의 얼굴이 다시 움푹 들어갔다 나왔다.
"느아아아앙!"
맞자마자 마리사가 비명을 질러댔다. 나는 얼굴을 찌푸리며 다시 마리사를 후려갈겼다.
"시끄럽게 하면!"
뻐억!
"맞는다고!"
뻑!
"했지?"
나는 그렇게 마리사의 볼을 수차례 후려쳤다.
"아차."
힘조절에 살짝 실패했는지, 마지막에 날린 주먹에 마리사의 피부가 살짝 찢어져버렸다. 나는 황급히 주먹을 거두고 오렌지주스를 마리사에게 부었다.
"느느느느느느느ㅡ는! 캐캐캐캐ㅐ캐캐캥보오오오옥!"
"얼씨구."
정신이 있는 상태에서 오렌지 쥬스를 붓자, 마리사가 별 이상한 소리를 질러대며 행복해했다. 물론 내 입장에서는 결코 보기 좋은 모습이 아니었다. 나는 그 짜증나는 모습을 보면서도 일단은 찢어진 피부가 아무는 것을 보며 안도하기로 했다. 그러다 자신에게 부어진 오렌지 쥬스를 핥아먹던 마리사가 내쪽을 향해 소리쳤다.
"느푸풋! 똥인간! 마리사는 이제 완!벽!하게 회복한거다제! 지금까지는 봐줬지만, 이제 제재를 하겠다제!"
"느늣! 퍄퍄는 영윳이라꾸!"
"똥인간은 이제 주겄다꾸!"
지금까지 조용히 있던 윳쿠리들 역시 신나서 소리지르기 시작했다. 물론 이렇게 되면 내가 원하던 것과 전혀 다르기에 나는 그대로 봐주지 않았다.
"닥치라고 했지!"
뻐억!
조금 짜증이 섞인 탓인지 마리사를 조금 더 세게 후려쳤다.
"느갹!"
"마리사! 봐주지 말고..."
뻐억!
"이제부터!"
"압빠야!"
뻐억!
"규칙을!"
"마리사!'
뻐억!
"정한다."
"똥인간을 어서 제!재!하라꾸!"
뻑!
"니 가족이 한마디 할때마다."
"느아아아아아! 이뎨 띠러! 지베 도라갈래!"
"마리사 어서.."
뻑!
"한대씩 맞는다?"
"그게 뭐야야야야아아아아아!"
퍽!
마지막으로 살짝 쳐서 마리사를 옆으로 치웠다. 이미 수차례나 맞아 다시 울퉁불퉁해진 마리사는 그대로 굴러 수조 옆에 멈춰섰다. 그네들이 말했던 것처럼 정말 문자그대로 울퉁불퉁해진 마리사를 보자마자 윳쿠리들의 표정이 확 변했다.
"마리사!"
"어이쿠, 떠들었네?"
",.,,,늣!"
빡!
나는 그대로 마리사의 머리를 후려쳤다.
"마리사!"
"오! 또?"
뻐억!
"구...구만..."
마리사가 머리를 숙이며 힘겹게 말했다. 나는 간신히 조용해진 윳쿠리들을 한번 보고는 다시 몸을 낮춰 마리사를 보았다.
"그래. 조용해지니 좋네. 야. 마리사."
"네...! 네...!"
"여기는 누구집?"
"..."
마리사는 뭐라고 말을하려다 입을 다물었다. 그리곤 얼굴을 씰룩거렸다.
"마...마...."
"마아? 잘 안들리는데? 여기는 누구집?"
"마...."
제딴에는 이 집이 자기네들의 윳쿠리 플레이스라고 진심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그러니 이 집이 인간씨의 집이라고 대답한다는 생각은 전혀 못하고 있을 것이 뻔했다.
그러나 그걸 말하면 맞는다는 것도 방금의 경험을 통해 학습한 상황이었다. 그런 상황이니 마리사로서는 어떻게 대답을 하던 느긋할 수 없는 상황인 것이 분명했다.
그때 수조 안에서 조용히 하고 있던 마리샤가 통통 튀어나왔다. 그리곤
"느으으으으! 똥인간 우쭐하지 말라쪠! 아빠야가 봐죴더니!! 여기는 마리샤의 유꾸리 풀레이스다쪠!"
그 말을 듣자마자 마리사가 움찔했다. 그리곤 이내 얼굴이 살짝 풀어졌다. 물론 내가 원하던 대답이 아니었다. 그리고 내가 원하던 상황도 아니었다. 나는 조용히 주먹을 들어올리며 말했다.
"마리사 니네 가족이 말했네?
"...늣?!"
순간적으로 느긋한 표정을 짓던 마리사가 멍청하게 나를 올려보았다. 그리고 그렇게 자신에게 날아오는 주먹을 보았다.
뻐억!
"느갸아아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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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이 시리즈는 무사히 끝날 수 있을 것인가...